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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라는 날이 곧 찾아오는구나. 그렇다면 이런 날을 그냥 넘길 수 없지 않겠느냐. 받도록 하라."
아사: 240 동거인이 동물을 데려왔다면? 동거인이 없으니 상관없다...를 넘어서 일단 본인부터 동물신이다. 297 기쁨을 숨기는 방법 그냥 평소 표정으로 있는 건 둘째치고, 기쁨을 크게 느낄 일이 별로 없다. 158 특별히 애정을 가지고있는 책이 있나요? 모든 책은 애정대상에 가까움
"자고 싶은데 잠이 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 아사 : 안 자는데.
"어린아이가 달려온다면?" 아사 : 나에게? 왜?
"다 죽어 가는 식물을 발견한다면?" 아사 : 하나 정도라면 생명력을 나누어 줄 수 있지 않을까.
리스는 이곳이 저에게 있어 소중한 장소라고 했다. 과연 그럴만했다. 이렇게나 아름답고 신성한 장소라면 자신이라도 소중히 여기겠지. 령은 눈을 이곳저곳 굴려서 아름다운 성당의 내부를 관찰하고 있었다. 라온하제와 비견될 정도로 아름다운 그 모습이 마치 홀릴 것 같았다.
스테인글라스에서 찬란한 무지개빛이 쏟아져내리고 있었다. 령은 그 아름다운 빛을 고스란히 받아냈다. 무채색인, 검은색 투성이인 자신과는 다르게 스테인글라스의 빛은 각양각색이었다. 인간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물건을 만들어냈다니 믿기지가 않았다. 령은 진심으로 감탄하며 스테인글라스를 바라보았다.
"한마디로 신을 찬양하기 위한 곳이라는 거군요."
과연. 령도 성당에 대해서는 대략적으로 들은 적은 있지만 신을 찬양하기 위한 장소라는 것은 처음 들었다. 령이 눈을 굴려 성당 안을 바라보았다. 신을 찬양하기 위한 장소라... 그렇다면 자신은 신이니 이곳에 올 자격이 되는 건가?
령은 눈을 감고 생각에 빠졌다. 인간들이 모시는 신은 여러 종류가 있다고 들었다. 그럼 저 자리는 자신을 위한 장소인가? 그건 아닐 것이다. 자신은 인간들에게 신앙의 대상이었던 적이 없으니. 신이되 군림하지 않는 신, 그것이 령이었다. 그러면 여긴 누굴 위한 장소인가? 령은 그들이 숭배하는 신에 대해서 알고싶어졌다.
기도... 기도라. 령은 리스의 말을 듣고 생각에 빠졌다. 리스의 '신'은 과연 누구인가? 령은 고개를 들어 눈을 떴다. 눈 앞에 거대한 석상이 자신과 리스를 굽어 살피고 있었다. 저것이 리스의 신이구나. 리스가 그리도 숭배하던. 령은 리스를 바라보았다. 이 존재 때문에 리스는 자신이 신임을 부정하게 된건가?
"더 이야기 해줄 수 있나요? 리스가 왜 그 '신'을 믿기로 선택한 것인지. 리스는 '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부 다..."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선택은 리스의 몫이니까요. 령은 친절하게 덧붙이고 잠자코 기다렸다. 리스가 어떤 말을 할지.
스테인드 글라스의 빛은 무지개색으로 잘게 부서져내렸다. 그리고 그 아래에 서 있는 령 님과 자신. 찬란하고 성스러움이 가득한 성당 안에서는 누구나 한없이 작디 작은 존재가 되어 몸가짐이 경건해질 것만 같았다. ...물론 진짜 '신' 님이신 령 님께서는 다르게 느끼실 수도 있겠지만.
"...네."
령 님의 말씀에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신' 님을 찬양하기 위한 곳. 이곳보다 더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장소가 있을까? 아니, 이곳보다 더 자신이 '있어야 할' 장소가 과연 있을까?
캐롤 소리는 여전히 울려퍼졌다. 웅장한 오르간 소리가 성당 내부를 더욱 거대하게 채워주고 있었다. 빛이 쏟아져내리는 곳. 거대한 석상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석상과 같이 감각이 없는 하얀색 눈동자에도 무지갯빛이 쏟아져 빛을 흩뿌렸다. ...비록 하얀색 눈동자로는 그것을 볼 수는 없었지만.
이어서 령 님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에 천천히 고개를 옆으로 돌려 령 님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대답은 곧바로 이어지지 않았다. 다만, 몽롱한 눈동자는 미세한 깜빡임도 없이 령 님을 물끄러미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고, 그 모습은 너무나도 흐릿해보여 쏟아지는 빛들 사이에 섞여 금방이라도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저는..."
한참만에야 천천히 입술이 하얀색 목도리 사이로 열렸다.
"예전에 한 번 죽었었답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저를 되살려주셨어요. 그렇게 약한 존재에게 자비를 베풀고, 삶과 죽음을 관장하시는 존재를, 인간 씨들은 '신' 이라고 부른대요. ...그리고 실제로 은호 님께서도, 누리 님께서도, 삶과 죽음을, 생명을 다루시는 모습을 보여주셨어요."
그러므로, '신' 님. 그 한 단어가 자신에게, 자신의 이 생명에게, 자신의 이 목숨에게, 자신의 이 존재에게 미친 영향은 매우 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저는 저를 되살려주신 저의 '신' 님께 보답해드리고 싶어서 저의 '신' 님을 찾고 있어요. 그리고 그와 동시에 모든 '신' 님들은 저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아름다우시고, 멋지고, 위대하신 존재세요. 그렇게 한낱 미물인 저에게도 기회를 주시고, 이것저것 베풀어주신 '신' 님들이신 걸요."
령 님처럼 말이예요, 작게 헤실헤실 웃으면서 덧붙이는 목소리에 거짓됨이라고는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게 잠시 령 님께 부드럽게 두 눈을 접어 웃어보이다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석상을 바라보았다.
"...사실 저도 저의 '신' 님이 누구신지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인간 씨들도 그렇대요. 그래서 인간 씨들은 '신' 님의 모습을 상상을 통해서 이렇게 만들어놓은 거래요. 저도... 저의 '신' 님을 상상만 하고 있어서... 가끔씩 여기에 와서 '신' 님께 기도를 올리곤 했어요. 게다가 크리스마스 씨는 인간 씨들의 '신' 님께서 탄생하신 날이라고 하셔서, 거의 매년 여기서 기도를 올리곤 했어요. ...그래서 오늘도 그러고 싶어서 여기 왔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린 건데..."
자연스럽게 말 끝을 흐리면서 다시금 고개를 돌려 령 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
"...그래서... 잠시 기도만 하고 나가도 괜찮을까요, 령 님?"
아직 크리스마스를 제대로 즐기지 못 했으니.
/ 너무 리스의 이야기만 하는 것 같아서...(시선회피) 같이 크리스마스도 즐겁게 즐겨야죠! XD 아무튼 령주 어서 오세요! :D 그런데 몸은 좀 괜찮으신가요...?ㅠㅠㅠ(토닥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