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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누리 님께서 지시를 내리시게 되었다. 그에 계속해서 느릿하게 신과주를 홀짝홀짝이면서 누리 님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이번엔 과연 어떤 질문이 나올까, 싶었기 때문에. 물론 '신' 님의 질문에 거짓을 고하면 안 되겠지만. ...아, 열기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어요. 이제는 거의 홍당무가 될 정도였다.
그러한 낯선 느낌에 몽롱한 눈빛이 더욱 멍하게 풀려갈 무렵, 누리 님께서는 이내 질문을 해왔다. 그리고 그것은...
"......네...?"
특별한 관계가 되고 싶을 정도로 좋아하는 상대... 요...? 으음... 으으음... 양손가락을 꼼지락꼼지락거리면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보았다. 물론 취기 때문인지 그 와중에도 꼼지락거리는 손가락들이 은근히 서로 어긋나고 있었지만.
"...으음... 잘 모르겠어요..."
애매했다. 그야 자신은... ...어쩔 수 없이 애교를 부려야할 판이었다. ...그런데... '애교'라는 게 뭐죠? 그건 어떻게 하는 걸까요...? 으음, 으음. 다시 또 고민이 깊어졌다. 그러다 문득 자신의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는 어떠한 기억들. ...그것들을 '애교'라고 할 수 있는 걸까요? 제가 과연 할 수 있는 걸까요...? 그렇지만... 신과주 때문일까. 자신도 모르게 이상한 용기가 샘솟는 듯 싶었다.
그렇기에 이내 두 손바닥을 쫙 펼친 채, 그대로 자신의 턱 아래에 받쳤다. 그리고 신과주 때문에 빨개진 얼굴을 살짝 옆으로 기울이면서 활짝 웃어보였다.
"...예전에 우연히 보았는데, 이게 인간 씨들 사이에서는 '꽃받침'이라는 거래요. 그러니까아... 쨔잔, 저는 리스 꽃이랍니다아! 그리고오... 이건 예전에 백호 님께 배운 거예요."
이내 한 쪽 눈을 찡긋, 천천히 감았다가 떴다. 그 후로 나름대로 열심히 연습해왔던 윙크. 조금은 뿌듯한듯한 표정이 얼핏 스쳐지나갔다.
단칼에 잘라 이야기 하며 술을 입에 댄다. 몇잔 째인지는 모르겠으나 실은 술맛이 마음에 든 것 아닐까. 애초에 신과라는 과일이 입맛에 따라 바뀌는 술이였으니. 달디 단 술이였지만 설은 잘만 마셨다. 이내, 리스가 꽃받침을 하며 애교를 피우는 것을 보곤, 약하게 큿... 앓는 소리를 낸다. 하마타면 술을 흘릴뻔 했네.
"...설마 없다고 대답할거면 애교를 부려야 하는 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불합리하다고 따질거야."
마지막으로 지시를 내릴 '신' 님은 바로 아사 님. 질문을 잠시 생각하시던 아사 님은 결국 다른 동영상 하나를 틀었고, 취기가 도는 상태에서도 그 영상을 보며 멍하니 동공지진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그, 그러니까... 저 의상을 입고 인간 씨들이 추는 춤을 추면 되는 걸까요...?
그나마 혼자가 아니라서 다행인 것일까. 그렇지만 누리 님께서는 혼자서 노래를... ...괜찮으실까요...? 조금 걱정되는 마음을 품고 은색으로 반짝이는 옷을 입고 검은색 선글라스를 썼다. ...이러니까 꼭 은갈치 씨 같아요. 와아...! 괜히 자신도 모르게 두 팔을 퍼덕퍼덕여 보았다.
아무튼 이어서 노래가 들려오기 시작하자 결국엔 다른 '신' 님들과 함께 춤을 추기 시작했다. 물론 처음 춰보는 춤인데다가 머리가 약간 어질어질해져와, 다른 '신' 님들에 비해 춤 동작이 한 박자씩 느렸지만. 그렇지만 무려 '신' 님의 지시이니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춤을 추었고, 약간 비틀거리며 자리에 앉은 이후에는 이어지는 누리 님의 독창을 귀기울여 들으며 박수를 짝짝, 쳤다.
"와아...! 누리 님, 잘 부르세요!"
와아, 박수는 누리 님의 노래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아, 졸려오는 것 같기도... 해... 요... 하암, 두 손으로 가린 입에서 하품이 작게 새어나왔다.
술이 찰랑거리는 술잔을 흐릿한 시야로 바라보았다. 아무리 신과주의 도수가 낮더라도 강제로 취기가 오를 수 밖에 없는 양을 마셨던가. 그러고보니 이제까지 몇잔을 마셨더라. 헤아려보던 설은 생각을 포기한다. 맑지 못한 정신으로는 눈 앞에 술잔이 몇개인지 조차 분간이 되지 않았으니.
넘칠 듯한 한잔을 더 받아든 설은 초점이 흐릿한 시야로 아사를 바라본다. 진실은 항상 적당히 말해야 한다. 과해봤자 믿지 못하는 이에게 약점을 남기는 것 뿐. ...기본적인 것도 판단이 잘 서질 않았으니.
"무엇을 하고 자시고... 이미 소멸했겠지."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마저 받아든 한잔을 들이킨 설은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곤, 자리에서 일어선다. 즐거운 연회도, 달아오르는 분위기도 슬슬 막을 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