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 스레 주소 - http://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33308414/recent ☆위키 주소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 ☆웹박수 주소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cur2qMIrSuBL0kmH3mNgfgEiqH7KGsgRP70XXCRXFEZlrXbg/viewform ☆축복의 땅, 라온하제를 즐기기 위한 아주 간단한 규칙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s-4
"고상하게 노는 것도 좋지만, 질릴 대로 질리면 원초적인 회귀본능도 가끔 있게 마련이거든." "물론 그런 건 자제해야 하지만?" 현실에서 노는 건 그다지 경험은 많지 않지만. 이라고 덧붙인 다음 나머지 신들을 멀뚱히 바라보면서 나 이것들 많이 나눠줘야 하니까. 이거 받고 가. 라고 합니다. 물론 그 안에 든 건 리얼해보이는 벌레젤리와 쿠키같은 것이었지요?
"으응. 별로였어?" 별로인 게 당연합니다만은. 아사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세설을 바라보고 두 신을 바라봤습니다. 이런 걸 줬는데도 정 안 가겠다고 하면 강제로 미리내의 빙해 위로 보내버릴거야. 라고 말하지만.. 어디까지나 농담에 가까운 것이었지요? 그런데 진담같아보이는 건 아사가 헛말은 잘 안하는 평소를 보였기에 그런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갈까나?" 세설을 보면서 바보털을 까닥까닥거립니다. 미소도 묘하게 4차원적인 미묘한 모습이 있는 느낌이네요.
어느 때와 다를바 없는 라온하제. 그곳은 정말로 평화로웠다. 조용하고 고요한 그 특유의 분위기는 라온하제를 가득채웠고, 수많은 동물은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고, 식물은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었고, 신과는 오늘도 붉게 물들어있었다. 하지만 신들은 마냥 한가한 상황은 아니었다. 그들은 각 지역의 대청소를 하고 있었다. 1년에 딱 하루 있는 그 대청소 날은 말 그대로 라온하제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날이었다. 모두가 그룹을 이뤄서 자신이 사는 구역 여부를 떠나서 청소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날은 은호와 누리, 백호, 가온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곳은 다솜의 벚꽃나무 숲 부근. 그 근방을 신들은 깨끗하게 청소하고 있었다. 은호와 백호는 다른 곳의 청소를 하고 있었기에 그곳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가온과 누리였다. 둘은 정말로 열심히 청소를 하면서 벚꽃나무 숲 구석구석의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었다. 한참 청소를 하고 있는 도중, 잠시 쉬는 시간이 된 것일까. 누리는 모두를 불렀다.
"모두들 수고가 많아! 조금만 쉬었다가 하자! 가온아!"
"네! 알겠습니다!"
누리의 말에 가온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손가락을 퉁겼다. 그의 신통술의 영향으로 신과가 가득 들어있는 바구니가 그의 앞에 놓여졌다. 그리고 그는 모두를 바라보면서 큰 목소리로 외쳤다.
"모두들 싱싱한 신과 먹으러 오세요! 잠시 쉬었다 합시다! 누리님이 쉬었다 하자고 하십니다!"
"응! 쉬었다가 하자. 충분히 많이 청소했잖아? 그러니까 쉬자! 알았지?"
가온의 말에 누리는 쉬어서 신과를 먹으라는 듯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바구니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라온하제의 나날은 언제나 평화로웠다. 그 어떤 두려움도, 불안도, 위협도 없는 곳.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자신은 감사했다. 그렇기에 오늘의 대청소 날에도 최선을 다해 임했다. 더군다나 '신' 님들이 사는 곳이니만큼 더더욱 이곳저곳을 꼼꼼히, 열심히 청소를. 썩어버린 낙엽들을 줍는 손길은 조심스럽고도 확고했다.
그리고 지금은 다솜의 벚꽃나무 숲. 자신이 맡은 범위를 비롯하여 다른 '신' 님들께서 청소하시는 범위 역시도 도와드리면서 청소를 하고있자, 이내 쉬는 시간이 되었는지 누리 님과 가온 님의 목소리가 크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에 한 박자 늦게 천천히 아래로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
"...네,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희미하게 웃어보았다. 뒤이어 느릿하게 쪼그려 앉아있던 무릎을 펴고 섰다. 그리고 그 때까지 두 손에 꼬옥 붙잡고 있던 쓰레기 봉투는 조심히 옆에 내려놓은 채, 천천히 '신' 님들께서 모이신 장소로 걸어갔다. 그곳에 멈춰서서는 신과에는 손 대지 않으면서, 그저 작은 미소로 다른 '신' 님들께 수고 많으셨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령은 말없이 정해진 구역을 쓸고 있었다. 대청소라 힘들긴 하지만 자신도 라온하제의 주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하니 어쩔 수 없긴 했다. 령은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 힘들다고 징징대봐야 청소에서 빠지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도 다들 열심히 하고 있잖은가? 한참을 청소에 열중하던 령은 신과라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신과라..."
마침 지쳐있었으니까 상관없겠지. 령은 바구니를 향해 터벅터벅 걸어갔다. 신과의 달곰씁쓸한 맛에 저도 모르게 군침을 삼켰다.
"응! 나도 먹을 거야. 그러니까 다들 먹어! 아이온도 리스도! 봐. 령은 벌써 먹고 있잖아?"
"정말로 잘 익은 것들만 따온 겁니다. 그러니까 먹으시면 됩니다. 맛있게 말입니다."
이어 누리와 가온은 보란듯이 각각 잘 익은 신과를 하나씩 들어서 먹기 시작했다. 그 달콤하고 싱싱한 맛이 마음에 들었는지 둘의 꼬리는 천천히 양옆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그렇게 다들 각자 휴식을 취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도중, 갑자기 그 근방에서 파직- 하는 소리가 모두의 귓가에 들렸을지도 모른다. 그 소리를 들은 누리는 귀를 쫑긋 세웠고 가온은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어 가온은 모두를 바라보며, 특히 누리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잠시 자리를 비우겠습니다. 금방 올테니 기다려주십시오."
이어 가온은 어디론가 빠르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곳은 벚꽃나무 숲을 넘어 저 편. 밖과 근접해있는 경계선 부근이었다. 이어 누리는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가온이 향한 방향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하지만 10분, 20분, 30분... 아니, 1시간이 되어도 가온은 돌아오지 않았다. 조금 불안해진 것일까. 누리는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뒤이어, 누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모두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신과의 맛은 마치 커피와도 비슷했다. 그것은 신과를 먹는 주체인 저가 커피를 좋아하기 때문이겠지. 령은 마음껏 신과를 음미했다. 신과의 달곰씁쓸한 맛 덕에 저는 다시 기운을 낼 수 있었다. 중간에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가온이 확인하러 갔을 때도 별 일이 아니라고 느꼈다. 하지만 가온은 돌아오지 않았다. 령은 이 일이 심상찮다고 느꼈다.
"나도 갈래."
같이 가자, 누리. 령은 벌떡 일어서서 누리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짐승 특유의 감이 영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 같다고 말했기 때문인가.
누리 님과 가온 님께서 직접 먹으라고 말씀해오시자 한 박자 늦게 반응을 보였다. 멍한 눈동자를 돌려서 령 님과 아사 님의 모습을 확인하다가, 제일 늦게 느릿한 동작으로 가장 작은 신과 하나를 두 손으로 조심히 집어들었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신과를 깨작깨작 먹으며 그 맛있음에 희미하게 웃던 중, 갑자기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 하나. 그에 본능적으로 재빨리 몸을 작게 움찔, 하며 고개를 팍 치켜들었다. 두리번두리번, 소리가 들려온 곳을 찾는 눈동자는 이곳저곳 움직였고, 누리 님께서 벌떡 일어나시자 그대로 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이어서 어디론가로 빠르게 달려가기 시작하는 가온 님. 그 모습에 고개를 느릿하게 끄덕이며 조심히 다녀오시라는 말을 천천히 덧붙였다.
그러나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가온 님. 그런 가온 님의 부재에 누가봐도 안절부절 못하며 불안해보이는 듯한 누리 님께 옆에서 괜찮을 거라고 위로를 건네며 어떻게든 안심시키려 노력했다. 그러나 결국에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누리 님. 그리고 이어지는 누리 님의 말에, 잠시 누리 님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다가 덩달아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섰다.
"...그럼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저도 가온 님이 걱정되기도 하고... 누리 님께서도 위험하실까봐 걱정 돼서...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저도 같이 가고 싶어요. ...괜찮을까요, 누리 님...?"
비록 이것이 무례한 행동이라고 할 지라도. 멍한 두 눈동자에 서린 걱정되는 마음이 더욱 크고 강력했다. 하지만... 만약 누리 님께서 남아있으라고 한다면, 그 뜻에 따를 터였다.
"안 먹는단 소리는 안했어." 흥흥 거리면서 신과를 잡아서 먹으려 합니다. 오물오물거리며 먹으려 하는데... 어디선가 들린 파직. 이란 소리에 삐쭉 섰습니다. 무슨 일이지..? 가온이가 갔고... 안 오네. 그리고 누리도 간다라고 말하려 합니다. 그러자 고개를 갸웃합니다.
"가온이가 안 와서 가려는 거야?" 같이 가야 하는 게 아니려나? 라고 파닥거리며 말하려 합니다.
"하필 경계선이잖아." 음. 예전 일을 꺼내긴 그렇지만 새끼줄놈도 다솜 경계선 근처에서 나타났는걸? 라고 덧붙입니다. 당연히 새끼줄놈은 악신입니다.
"만일 가온이에게 진짜 무슨 일이 생겼다 해도, 그러면 더더욱 혼자 못 보내지." "가온이는 누리의 호위랬잖아? 그럼 가온이가 무슨 일이 생겼으면 은호님의 옆에 갔으면 하겠지. 오는 걸 원하지 않고." "솔직히 가온이 성격(?)상 오라고 하면 그게 더 거짓말 같은 거 아니야?" 라온하제의 지배자가 될 거라고 했잖아? 아무래도 걱정이 많아지네. 라고 느릿하게 말하려 합니다.
"응. 말이 너무 많았다. 그러니까. 같이 가는 건 같이 가는 거고. 일단 그거 보고 해야 하려나?" 어디 나갈 때에는 뭐라고 하던, 알리고 가는 게 더 안전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