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 스레 주소 - http://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33308414/recent ☆위키 주소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 ☆웹박수 주소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cur2qMIrSuBL0kmH3mNgfgEiqH7KGsgRP70XXCRXFEZlrXbg/viewform ☆축복의 땅, 라온하제를 즐기기 위한 아주 간단한 규칙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s-4
이 몸이 여기로 온지도 꽤나 시간이 지났다. 그 메이드 녀석은 여전히 모르는 곳은 위험하네 뭐네 하면서 시끄럽지만 이 몸이 그런 걸 신경 쓸리 없지 않더냐! 뭐 저번에 있었던 그 악신 사건은 조금 놀라기야 했었다만 그것 뿐이니라. 그저 주제파악을 하지 못하는 녀석이 강대한 힘 앞에 무릎을 꿇고서 사라진 일. 그 정도는 조국에서도 꽤 자주 있는 일이 아니더냐. 애당초 왕의 책임은 백성을 지키고 나라를 유지하는 것. 외세의 침략이나 악으로부터 자신이 서 있을 땅을 지키는 것 또한 무릇 왕족의 도량! 음, 그런 것이니라!!!
“그나저나 역시 지상의 먹거리는 신기한 것이 많구나…”
저번 축제가 끝나 갈 때 쯤에 메이드 녀석에게 닭고기가 마음에 든다고 했더니 몇 일동안 계속 닭고기가 나오는 일도 있었지… 음, 내가 선택한 녀석이라고는 하나 역시 도가 지나친 것은 똑바로 혼을 내야 하는 것이라고 아바마마에게 가르침을 받았으니 언제 날을 한번 잡아야 하겠구나. 맛이 있어서 괜히 더 짜증이 나지만… 비단 육류만이 아니라 수중에서는 구하기 힘들었었던 나물이라는 것도 꽤나 맛이 좋았었지. 왠지 조국에 있을 때 보다 건강해지는 느낌이라 백성들에게 미안한 느낌이 적지않게 들어.
“그나저나 그 녀석은 집안일을 도우라고 데리고 왔는데 감히 짐에게 심부름을 시키다니… 아직 업무가 남았단 말이다!! 아아… 빨리 돌아가기나 해야겠구나… 여기서 화를 낸다 한들 아무것도 되지 않겠어…”
기대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나름 궁궐의 요리장을 맡았던 인물이니 맛은 확실히 보장되지만 오히려 그게 문제다. 이 녀석 내가 데리고 와서인지 아니면 아바마마의 명인지 엄청나게 참견쟁이였던 것이다. 궁에선 수십 수백명이 기본이니 잘 눈에 띄지 않았지만 둘이서 살다보니 알게 되는 것도 있었던 것이다. 백성 하나하나의 마음을 보듬는 것이 참된 왕의 행보. 하지만 이런 심한 보살핌은 내가 백성에게 해주어야 하는것이지 이 몸이 받아서 되는 것은 아니지 않더냐!!
받아놓은 종이를 한번 천천히 읽어보고서 장바구니를 다시 한번 어깨까지 올렸다. 음, 카레. 카레… 처음 먹는 것이라 기대되기야 하지만 그래, 그런 것이 아니더냐!!! 아바마마가 짐을 이곳으로 보낸 이유는 더 많은 경험을 위해! 식사 경험도 경험의 일부인 것이니라!! 대충 장터로 가면 파는 곳이 있을터, 인간계로 가기는 조금 멀고… 시내 정도면 괜찮겠지.
호은제는 전부 끝이 났고, 인간계의 축제도 끝이 난지 꽤 되었기에 그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맛있는 음식은 먹기 힘들어졌지만, 이곳의 먹거리도 나쁘진 않았다. 간만에 간식을 가득 사두기 위해서 나는 번화가로 나왔고, 실제로 많은 것을 산 상태였다. 손에 수북한 장바구니를 들고서 나는 휘파람을 불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아. 붕어빵!"
그러는 도중, 붕어빵을 파는 노점이 보였다. 당연히 그곳으로 쪼르르 달려간 나는 바로 주문을 했다. 당연히 내가 먹기로 한 것은 카레 맛 붕어빵! 이것을 간만에 먹고 싶었어!
가볍게 7개를 산 후에 나는 그 중 하나를 먹으면서 다시 길을 걸었다. 입 안 가득 녹아내리는 카레의 맛은 참으로 내 입에 딱 맞아서 절로 행복한 미소가 지어졌다. 가온이를 불러서 같이 먹자고 해볼까? 그렇게 생각을 하는 도중, 저 앞에서 누군가의 모습이 보였다. 직접 사적으로 얘기를 나눈 적은 없지만 이곳에 찾아왔다고 하는 다른 먼 지역의 공주님이었던가?
오케이. 타킷 발견! 그렇게 생각을 하며 나는 슬금슬금 뒤로 달려가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툭 치면서 이야기했다.
꼬리가 나올 뻔 하지 않았더냐!!! 다치면 본인이 알아서 해야 한단 말이다!!! 혹시라도 모른다. 꼬리가 튀어나오지는 않은 것 같지만 확인하기위해 손을 등쪽으로 가져다 댔지만 다행히도 입고있던 옷의 감촉 말고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큰일 날 뻔했었구나….
“으으… 다칠 뻔 하지 않았더냐! 짐에게 함부로 닿으면 위험하느니라!! 특히 뒤에서 오는 건 어명으로 금지하겠노라!!! 금지!!!”
다친 사람도 없는 것 같으니 그나마 다행인가… 뒤를 돌아보면서 나를 건드린 여인에게 호통치듯 말했다. 음, 아리따운 모습이로구나. 아니 신들 중에 안 그런 사람은 없다만 그래, 어느 쪽이냐 한다면 어째 누리와 약간 비슷한 기운이 느껴지는구나. 음… 누리에게 가까이 있는 심복이라고 한다면 가온이라는 늑대녀석말고는 들은 적이 없었다만… 혹 은호가 보호를 맡긴 누리의 다른 보좌인 것인가? 그렇다면 조금 더 경계를 했을테지. 짐이 사고를 일으키는 건 국격에도 손상을 입히는 일. 확실히 경계를 했을 것이야.
“후우… 그래, 하얀 신이여, 위험을 무릅쓰고 짐의 뒤에 선 호기로움은 칭찬해주마. 허나 위험하지 않더냐! 하마터면 깔려서 죽을뻔 한 것이니라!!! 다음부터는 주의하거라! 그래, 그렇게 위험을 각오하고서 짐을 불러 세운 이유는 있을테지? 좋다, 발언을 허하겠노라. 짐은 지금 바쁜 몸이니라. 헛된 일이라면 짐은 가보겠노라.”
그러면서 들고있던 장볼 목록을 들이밀었다. 바쁘다는 증거가 아니더냐. 맡은 바 일은 성숙하게 해내는 것이 왕이 될 자의 자질. 본인은 이런 사소한 일마저도 전력으로 해낸다는 것이다.
상당히 크게 놀라는 모습에 나는 살짝 당황하며 뒤로 빠졌다. 뭔가 손을 등쪽으로 가져다대고 이것저것 확인하는 모습을 보아 상당히 놀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장난에 놀라다니. 정말로 재밌는 아이인걸? 괜히 장난기가 슬슬 올라와서 미소를 지으며 눈앞의 이를 바라보았다. 특히 어명이라고 이야깋나 것에 대해서는 키득거릴 수밖에 없었다.
"어명이라. 여기는 라온하제. 은호님의 영지. 은호님의 영지에서 어명을 거론하다니. 은호님의 이름을 빌리는 거야? 후훗. 아. 미안. 미안. 장난이 내가 심했나?"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나는 이유를 묻는 이 여자애를 바라보면서 싱긋 웃으면서 내가 손에 쥐고 있는 붕어빵을 꺼내서 내밀었다. 그건 그렇고 누가 공주님 아니랄까봐 엄청 말투가 고상하네. 아아. 은호님도 저런 것은 좀 배우는 것이 좋을텐데... 괜히 그런 아쉬움을 품으면서 나는 이 아이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별 거 없어. 너, 전에 여기로 온 애지? 만난 기념으로 붕어빵 하나 어때? 카레맛이라서 맛이 좋아. 되게 따뜻하기도 하고! 후훗. 어때? 뭐 안 탔으니까 괜찮아."
정 바쁘면 어쩔 수 없고. 그렇게 말을 남기면서 나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그건 그렇고 귀엽네. 얘.
“은호님의 영지인가. 그렇다 한들 지상의 생물은 무릇 위대한 바다에서 비롯된 것. 넓게 본다면 그대들 또한 짐의 백성. 왕이 될 짐이 짐의 백성에게 어명을 이야기하는 것이 어디가 잘못된 것이지? 그대들이 위대한 바다의 백성이라면 그대들을 품는 것 또한 짐의 역할이 아니던가!”
확실히 이곳은 타국, 완전히 새로운 땅. 이곳엔 이곳의 룰이 있고 그것에 따라야 하는 것은 맞지만 백성에게 놀림을 당하는 것은 왕가의 명예에 먹을 칠하는 것과 같지 않은가! 지금은 고대의 로마가 아니다. 이 하얀 신은 어찌보면 왕가의 이름을 가지고 논 것과 같으나 어쩔 수 없지 않나! 이곳은 짐의 땅이 아니기에 무어라 할 수는 없지만 뿌리를 따지고 보면 이 하얀 신 조차 본인이 품어야 할 만백성의 한 명. 그래, 메이드녀석도 품을 수 있거늘 이런 정도라면 평범한 수준이니라.
“그래, 짐이 이곳에 온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만 그것이 큰 문제는 되지 않겠지! 짐이 보건대 이곳의 주민은 모두 친절한 것 같으니 말이다. 저번에 음식을 샀더니 덤을 받은 것이니라. 왕을 알아본 것이겠지!! …붕어빵이라 하였느냐?”
붕어빵… 이름만 본다면 굉장히 잔악무도한 음식처럼 들리기야 하지만 빵이라는 것이 밀가루를 반죽해 만드는 걸 모르는 것은 아니다. 붕어빵… 이름이 이상하지 않더냐! 거기에 카레맛은 무엇이냐!! 카레면 카레! 붕어빵이면 붕어빵! 제대로 하란 말이다!!! 필시 붕어를 갈아넣은 잔악한 음식인 것 같지ㅁ… 저것이 무엇이냐?
“흠… 넓은 견문을 쌓아두는 것이 향후의 통치에 도움이 될 터이지. 그 붕어빵이라 하는 것을 짐에게 진상할 기회를 주마. 영광으로 여기거라!!”
하얀 신이 가지고 있는 봉투에서 얼핏 보인 것은 적당하게 익은 붕어와 같은 모습의 무언가 였도다. 강렬하게 풍겨오는 스파이스의 냄새와 갓 구워낸 빵의 조화. 마치 머나먼 나라의 사랑을 모르던 인간들이 서로 만나 감정을 깨우치게 된 것 같은 향이로구나!!! 갓 구운 빵은 필시 맛있을터… 거기에 갓 조리한 음식은 조리시 이상하지 않다면 맛이 없지는 않지! 맛있는 것+맛있는 것=더 맛있는 것 이라고들 하지 않더냐!! 본인이 한 번 먹어보아야겠구나!!! 그래 저녁의 예비 같은 것이니라!!
“흠… 평소엔 기미를 할 시종이 필요하다만 오늘은 괜찮도다. 그대가 이미 먹어본 듯 하니… 자, 어서 짐에게 하나를 건내 보거라!”
고개를 갸웃하며 나는 이 아이를 바라보았다. 물론 못 봤을 가능성도 크겠지. 신들이라고 해서 전부 다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뭐, 그 와중에 나를 포함해서 은호님도 자신의 백성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냥 조용히 넘어가도록 할까? 너무 깐깐하게 볼 필요도 없고 은호님도 저 정도는 그냥 귀엽게 넘어갈테니 말이야.
아무튼 붕어빵에 관심을 보이는 이 아이는 바라보자, 향후의 통치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하면서 나에게 영광으로 알라고 말해왔다. 그 모습이 묘하게 높은 분을 따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미소가 지어졌다. 다행이네. 다행이야. 가온이가 봤으면 조금 태클을 걸었을지도 모르지만, 상대가 나라서 말이야.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싱긋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기미라. 너무하네. 내가 독을 넣었을 거라고 생각해? 이런 곳에서 독을 넣는 이는 없어. 이곳은 누리님이 '즐거운 내일'이라고 이름지은 곳. 즐거운 내일이 가득한 이곳에서 그런 끔짝한 일이 벌어질거라고 생각해? 봐봐. 아무것도 없잖아."
새로운 붕어빵을 꺼내서 맛있게 냠냠 우물우물 씹으면서 나는 그녀의 손에 붕어빵을 직접 쥐어주었다. 그리고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머리나 꼬리부터 먹는 것을 추천할게. 옆부터 먹으면 터져서 먹기 힘들어질 수도 있으니 말이야!"
“흠, 심해엔 아무래도 인간의 문명이 들어오기 힘드니 말이다. 독자적인 기술은 발달했지만 아무래도 인간의 것을 일부러 모방할 필요는 없다고 다들 생각하는 것 같더구나.”
하얀 신이 건낸 붕어빵이라는 것을 받아들고서 조금 생각해보았다. 침착하자. 이미 늦은 것 같지만 본인은 아틀란티스의 위대한 왕족, 체통을 지키는 것은 왕족의 기본중의 기본이 아니더냐. 이런 음식에 현혹되는 것은 왕족으로서의 수치… 수치가 아니더ㄴ… 손에 전해지는 이 따스함과 은은히 올라오는 동방의 향기. 아틀란티스에서도 향신료는 흔한 것이거늘 이리도 감미로운 향신료의 배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냐! 인간의 문명도 마냥 얕잡아 볼 만한 것은 아니구나… 확실히 예전엔 인간계에서 향신료가 화폐처럼 거래되었다던가… 음, 이런 맛을 본다면 누구라도 매료되는 건 당연하겠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독을 넣었을 거라 생각하느냐…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그렇다. 짐의 역할은 백성들의 보호와 통치. 일어날 수 없는 가능성 따위는 없느니라. 수억분의 일의 확률이더라도 그보다 더 작더라도 수많은 경우에 대비하는 것이 왕의 책임. 백성이 피를 흘려서는 안되지 않더냐. 끔찍하더라도 이해하도록 하거라. 짐은 어디까지고 지키는 자. 아무리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 한들 짐은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왕의 자리는 신하의 의견을 윤허하고 그들의 책임을 묻는 자리라고 선생이 그랬던가. 왕으로서 태어난 자, 결단을 내려서는 아니된다. 확신을 가져서는 안된다. 본인의 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본인의 책임이고 본인의 잘못이다. 그렇기에 아무리 안전하더라도 그 안전마저 긍정해서는 안된다. 백성을 지키는 데에 사적인 감정을 가져서는 안되지 않던가.
말을 마치자 마자 들고있던 붕어빵의 머리를 덥썩 물었다. 이렇게 과격하게 식사를 하는 것도 어릴적말고는 없었구나… 지금껏 맛보지 못했던 바삭한 빵의 식감과 그 사이에서 빛을 발하는 매운 듯 하면서 약간 다른 수십가지의 맛이 느껴지는 향의 강이 자그마한 빵을 가르면서 흘렀다. 이것이 카레 붕어빵인가… 음, 확실히 맛있구나!! 맛있어!!! 본인이 먹어본 과자류중에서는 상위권에 올라갈 수 있을 것 같구나!! 아니, 과자류라고 할 수 있는건가? 분명 카레는 일품요리라고 들었다만 그것과 빵이라… 식사류로 봐야 하는 것인가…!!
“음!! 음음!!! 확실히 맛있구나!!! 이 경험은 성공이다! 굉장히 성공적이라고 짐이 보장하도록 하마!!! 마음만 같아서는 이런 맛을 알려준 그대에게 상이라도 하사하고 싶다만… 그래, 지금은 딱히 줄 것이 없구나. 후일 지금의 거처를 알려줄 터이니 오도록 하는 건 어떤가? 지상의 맛을 알려주었으니 짐이 바다의 맛을 보여주도록 하마!!!” ////
>>798 밸린은 그런 말을 듣고도 네 맞워요! 할만한 성격이라... 어떻게 될지는 직접 만난후에...?
"너무하네. 그렇게 경계할 필요는 없는데 말이야. 하지만 그렇게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지. 아. 그리괴 내 이름은 백호. 가리에 살고 있어. 그리고 전 은호님의 보좌이자 전 비나리의 관리자. 물론 지금은 은퇴하고 쉬고 있지만 말이야."
그래도 언젠가 다시 돌아갈지도 모르지? 그때가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러다가 다른 지역의 관리자로 들어갈지도 모르고... 물론 나로서는 이대로 푹 쉬면서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최고긴 하지만 말이야. 아무튼 내 소개를 하면서 나는 이 아이가 붕어빵을 먹는 것을 바라보았다. 상당히 맛이 좋은지 만족스러워하는 표정을 짓는 것처럼 보였다.
이어 그녀에게서 맛이 좋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뭔가 상을 하사하고 싶다니, 거처를 알려줄 터이니 어쩌고 저쩌고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 말을 들으면서 처음에는 거절을 하려고 했다. 딱히 뭔가를 바라고 한 행동은 아니었으니까. 조용히 붕어빵을 먹으면서 거절을 하려고 하는 순간, '바다의 맛'이라는 말에 나는 멈칫했다. 바다의 맛? 바다의 맛?
"...맛있는 것을 대접해준다는 거지? 그거?"
바다의 맛. 그것은 어떤 맛일까? 아라에서 주로 나오는 해산물의 맛, 그런 것일까? 괜한 기대가 생기고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뭔가 체면이라는 것이 있으니...
"딱히 뭔가를 바라고 한 것은 아닌데. 후훗. 그래도 여기서 내가 거절하면 너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겠지? 좋아. 그럼 다음에 시간이 되면 찾아갈게. 바다의 맛이 뭔지 조금 궁금하기도 하고 말이야. 아. 그리고 이것은 지상의 맛이라고...하기에는, 여기서는 참 별의 별 음식이 다 있으니까 꼭 이 맛만 있는 것은 아니야. 다양하게 먹어보는 것은 어때?"
“그러게나 말이다. 경계할 필요가 없다고 한들 경계를 하게 되는구나. 짐의 안좋은 버릇이니 잊어버리도록 하라.”
백호라 하는 이름인가. 분명 지상에 올라오기 전에 읽었던 책에 적혀있던 사신수의 하나가 이런 이름이었던 것 같구나. 뭐, 실제로도 방위를 수호하는 동물신이라는 점에서는 어느정도 들어맞는 것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만… 은호의 예를 봤을 때 여우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터. 한자는 역시 익숙해지지가 않는구나.
“맛있는 것! 그렇다, 위대한 바다 아틀란티스의 궁정요리장이 직접 그대를 위한 요리를 할 것이다! 수천 수백만 가지의 해양 식재와 지상의 것에도 절대 지지않는 훌륭한 곡물! 모든 방식을 동원해 그대의 위장 뿐만 아니라 정신마저 혼미해 질 정도의 만한전석을 약속하도록 하마!! 이 짐이 직접 말이다!!!!”
뭐 이정도라면 지금 같은 상황에서도 편안하게 내릴 수 있는 상일 터. 분명히 아틀란티스까지 이동은 할 수 있을테고 식재를 가지고 올 수 도 있을 테니 이곳에서 대접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뭐 무엇보다 왕실의 식탁을 책임지는 자가 지금 나와 함께 있으니 식재를 조금 가져온다 한들 문제는 없을 것이다. 어찌보면 외교로서의 노릇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니 문제는 없고.
“애써서 돌려 말할 필요는 없도다! 미식은 모든 생명의 태생적인 욕구, 이해하느니라! 아, 다음에 올때는 그 누리와 은호님도 데리고 오거라. 제대로 된 인사를 하지 못하였으니 그때라도 날을 잡아 인사를 나누고 싶구나.”
별의 별 음식이라… 확실히 조리법에 따라 모든 재료는 다른 맛을 낸다고 했었지. 이 카레라는 것도 기본은 향신료의 배합인 것 같다만 그에 들어가는 재료들에 따라 수많은 맛을 내는 것에 틀림이 없구나. 신선한 식재를 가지고서 재료 본연의 맛을 극대화 시키는 조국의 음식과는 달리 지상의 것들은 이리도 복잡하게 새로운 맛을 추구하는 것인가…
“아, 그러고보니 오늘은 메이드녀석이 부탁한 일이 있도다. 미안하지만 오늘은 여기서 작별해야 할 것 같느니라.”
미식에 대한 고찰이 끝나자 어깨에 무게감이 느껴졌다. 장바구니… 그러고보니 부탁한 게 있었지… 지금부터라면 늦지 않을지도 모른다. 해가 기울기 시작했으니 곧 있으면 닫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어쩌지. 지금 꺼 진짜 혹했어. 아틀란티스라고 하면 저 바다 깊게 있는 그 곳 아니야? 거기 음식을 맛보여주겠다고 하는 거야?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킬 수밖에 없었다. 어쩌죠. 은호님. 저 진짜 너무 혹했는데요. 이 제안. 하지만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일단 어떻게든 그 생각을 떨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좀처럼 떨쳐지지 않기에 나도 모르게 다시 침을 꿀꺽 삼켰다. 하지만 이어 들려오는 말에 나는 미소를 지었다.
"누리님과 은호님도? 응! 얼마든지! 그런데 비나리의 관리자인 가온이는? 걔는?"
물론 가온이는 오지 말라고 하면 오지 않겠...지? 아마? 그것만은 나도 어떻게 확신을 할 수 없었기에 뭐라고 말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가온이...어쩐다...?
잠시 생각을 하다가, 뭔가 부탁받은 일이 있다고 하면서 가봐야 한다고 말하는 그 아이를 바라보며 나는 가볍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바쁘다고 하는데 붙잡을 수는 없으니까.
"응! 잘 가!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잘 하고..!"
남아있는 붕어빵 중 하나를 입에 넣고 우물우물 씹으면서 나는 나대로 나의 집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제 이 간식거리들을 보관해서 틈틈히 먹는 일만 남았으니까. 아...조만간에 또 운동 집중해야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