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 스레 주소 - http://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33308414/recent ☆위키 주소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 ☆웹박수 주소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cur2qMIrSuBL0kmH3mNgfgEiqH7KGsgRP70XXCRXFEZlrXbg/viewform ☆축복의 땅, 라온하제를 즐기기 위한 아주 간단한 규칙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s-4
가을이 점점 깊어지는 어느 날이었다. 모두들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르는 시각. 은호에게서 텔레파시가 들려왔다. 이제는 나름 익숙할지도 모르는 그 목소리가 모두의 머릿속에 울리는 것은 정말로 짧은 순간이었다.
ㅡ다들 잘 보내고 있느냐? 아무것도 없이 평화로운 일상만 즐기는 것은 재미가 없지 않느냐. 그래서 내가 특별히 상품을 하나 걸고 게임을 준비해보았느니라. 참가할 생각이 있는 이는 비나리에 있는 그....나를 본따서 만든 얼음동상 있지 않느냐. 광장에. 거기로 오면 되느니라.
이내 은호의 여유롭고 능청스러운 목소리는 곧 끝이 났다. 꽤 여러 날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얼음동상은 익숙하지 않은 것일까. 아무튼, 목소리는 점점 녹아 사라졌고 남은 것은 참가를 하느냐, 하지 않느냐였다.
만약 참가를 해서 비나리의 광장에 도착한다면, 은호를 중심으로 해서 왼쪽에는 가온, 오른쪽에는 백호가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앞에는 먹음직하게 생긴 비빔국수가 담겨있는 접시가 놓여있었다. 둘은 테이블에 앉아 아직 먹지 않고 있었지만, 곧 먹을 것처럼, 손에 각각 젓가락을 쥐고 있었다.
더욱 붉어져가는 가을의 어느 날. 꽃들에게 말을 걸기도 하면서 천천히 이어지던 산책은 이내 머릿속에 들려오는 은호 님의 목소리에 자연스럽게 끝이 났다. 은호 님께서 특별히 상품을 하나 걸고 준비하신 게임. 자신으로서는 참가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신' 님께서 직접 준비하신 게임인 걸요. 그러니... 열심히 참여하겠다는 마음을 안고, 천천히 두 날개를 펼쳐냈다.
-
언제나와 같은 비나리의 광장. 그리고 은호 님을 본 딴 얼음 동상. ...저 동상은 분명 '신' 님의 힘 덕분에 녹지 않는 거겠죠? 역시 '신' 님들께서는 대단하세요. 새삼스레 다시 숭배의 마음을 안고 천천히 땅에 내려앉아 날개를 접었다. 그리고 두 손을 모아 신 님들께 허리를 꾸벅, 숙여 인사를 올렸다.
"...안녕하세요, 신 님들. 은호 님께서 준비하신 게임이라 하셔서 참가하러 왔습니다. ...열심히 참여할게요. 잘 부탁드립니다."
한 박자 늦은 인삿말과 희미한 미소가 덧붙여졌다. 왼쪽의 가온 님, 가운데의 은호 님, 오른쪽의 백호 님. 그리고... ...무엇인지 모를 빨간색 음식 씨?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
/ 다들 어서 오세요! :D 그리고 아샤 가챠 전부 다 너무 예뻐요...!ㅠㅠㅠ(야광봉) 전 특히 천사 아사를 갖고 싶네요!ㅎㅎㅎ
신들이 찾아오자, 은호는 싱긋 웃으면서 모두를 바라보면서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리고 두 손에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야기했다.
"그래. 어서들 오라. 이렇게 와줘서 참으로 감사하느니라. 아무튼, 내가 하고자 하는 게임은 '선택'이니라. 자고로 인간의 말 중에는 이런 것이 있다. 인생은 B와 D 사이의 C. 즉 탄생과 죽음 사이에는 선택이 있다는 것이니라. 그렇기에 너희들이 얼마나 선택을 잘 하고 너희들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지 지켜보겠느니라. 그런 의미에서 1번째니라. 저들을 보라."
이어 은호는 손가락을 들어 가온과 백호를 가리켰다. 그와 동시에 가온과 백호는 앞에 놓여있는 비빔국수를 먹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은호는 싱긋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일단 여기까지 왔으니, 직접 만든 국수를 대접하겠노라. 하지만 하나는, 정말로 달콤하고 맛이 좋은 것이지만, 하나는 정말 매우니라. 그러니까 너희들은 둘 중에 한 곳에 앉아서 먹으면 되느니라. 간단하지 않느냐."
일단 상황을 살피기 위해서 둘의 모습을 바라보면, 가온은 꽤 쩔쩔매면서 국수를 먹고 있는 느낌이었고, 백호는 아주 맛있다는 듯이 국수를 먹는 모습이 보였다. 어디를 선택할지는 자신의 자유였다.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도 자신의 자유였다.
//자..골라..! 골라...!! 선택을 하면 됩니다. 그리고 령주...(토닥토닥) 고생하셨습니다... 8ㅅ8
은호 님께서 직접 손을 흔들어 인사에 화답해주시자 희미했던 미소가 조금 더 기쁨에 밝아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은호 님의 게임에 대한 설명. 그 중에서도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라는 말이 인상 깊게 자신의 귓가에 들려와 멍한 눈동자를 조용히 깜빡이며 생각에 잠겼다.
탄생과 죽음 사이에는 선택이 있다. 탄생도, 죽음도, 둘 다 이미 겪어본 자신으로서는... 이제 또다른 선택이 남은 것일까. 이질적인 두 눈동자가 잠시 감겼다가, 다시 느릿하게 떠졌다. ...제 선택. 제 운명은 모두... 저의 '신' 님을 따라서. 저의 '신' 님의 계시를 받아. 다시 받은 자신의 생명은 '신' 님으로부터 온 것. 그러니...
은호 님의 말씀에 따라 가온 님과 백호 님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맛이 좋든, 맛이 맵든, 그것들은 전부 다... 조용히 자신의 '신' 님께 기도를 올렸다. 그리고 은호 님께 희미하게 웃어보였다.
"...저는 가온 님 쪽을 선택하겠습니다. ...'신' 님께서 혼자 힘들어하게 하실 수는 없으니까요."
'신' 님께서 저렇게 조금 힘들어 보이시는데 자신 혼자 편안할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천천히 가온 님 쪽의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비빔국수를 느릿한 동작으로 조금 입에 넣고 먹어보았다.
령은 혀에 닥쳐오는 매운 맛에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백호가 매운 맛을 좋아했었나? 그것에 대해서는 기억에 없었다. 령은 국수를 모두 먹어치웠다. 간신히 승리한 전투의 흔적은 아릿한 혀와 입에 남았다. 령은 고개를 들었다. 은호님은 붉은색 카트와 검은색 카트 중에서 고르라고 하였다. 령은 부디 이번이 제대로 된 선택임을 빌었다.
이내 리스와 령은 붉은색 카트로, 아사는 검은색 카트로 이동했다. 곧 백호와 가온이 각각 이동을 했고, 백호는 능숙하게 시동을 건 후에, 빠르게 카트를 움직여서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다는 것은 곧 가온이의 카트는....
"체력에는 자신이 있습니다! 갑시다!! 아이온 씨!"
이어 가온은 정말로 빠르게 다리를 움직이면서 카트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무동력으로 움직이고 있는 발로 움직이는 카트였다. 당연히 그 속도는 엄청나게 차이가 있었다. 아사가 도와줬건 도와주지 않았건, 이내 차량은 둘 다 아라에 도착했다. 정확히는 아라에 있는 워터파크였다. 그곳에서 미리 테이블을 깔아두고 있는 은호는 아주 자연스럽게, 모두에게 각각 두 개의 음료수를 보여주었다.
"후후. 여기까지 온다고 수고가 많았느니라. 특히 가온이의 카트에 탄 너. ...아무튼 국수를 먹었으니 목도 축여봐야 하지 않겠느냐? 이렇게 병이 두 개 있느니라."
은호가 보여준 보라색 병과 녹색 병에는 각각 보라색 액체와 녹색 액체가 들어있었다. 그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면서 은호는 피식 웃으면서 얘기했다.
"하나는 매우 달콤하고 시원한 음료수지만, 다른 하나는 좀 많이 짠 음료수니라. ...자...무엇을 먹어보겠느냐?"
백호 님께서 시동을 걸고 운전하시기 시작하는 붉은색 카트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자신으로서는 쉽게 느껴보지 못 하는 속도감. 바람이 기분 좋게 자신의 머리를 흩날리게 하는 것을 손으로 살짝 짚으며, 아사 님과 가온 님 쪽을 살짝 걱정스럽게 지켜보았다. ...두 분, 괜찮으실까요...?
아무튼 그렇게 해서 이내 도착한 곳은 아라의 워터파크. 그 곳에서는 은호 님께서 계셨고, 천천히 카트에서 내려 은호 님께서 보여주시는 음료수들을 바라보았다. ...이번엔 보라색이랑 녹색이예요.
하나는 달콤하고 시원한 음료수, 다른 하나는 많이 짠 음료수. 자신의 선택은 어느 쪽이든 상관 없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신' 님께 조용히 기도를 올렸다. ...모든 것은, '신' 님의 뜻대로.
"...저는 이 보라색을 선택하겠습니다."
가끔씩 새벽 하늘을 올려다 볼 때면 볼 수 있는 색. 조용히 머릿속에 고요한 새벽의 하늘을 다시금 그려내며 천천히 자신의 운명을 맞이했다.
보라색 병 2명, 녹색 병 1명. 그렇게 나뉜 운명의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녹색 병 안에 들어있는 것은 매우 달콤한 멜론 주스였다. 하지만 보라색 안에 들어있는 것은 아주 짠 맛의 소금물이었다. 아마 금방 뱉지 않았을까? 그 모습을 바라보며 은호는 싱긋 웃으면서 모두에게 이번엔 정말로 제대로 된 체리주스를 나눠주면서 미소를 지었다.
"일부로 보라색에 넣어둬서 피하게 했는데 굳이 보라색을 고르는 이유를 모르겠구나. 함정이라고 생각했느냐. 아무튼 이것은 진짜 체리 주스니라."
만약 그 내용물을 마셨다면 체리의 달콤한 향이 입 안 가득 퍼졌을 것이다. 그러는 도중에도 가온이와 백호는 뭔가 빠르게 저편으로 이동했고 준비했다.
이내 은호는 모두가 체리 주스를 다 마시는 것을 바라본 후에, 저 편에 있는 해변가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곳에선 각각 가온이와 백호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역시 여름 하면 또 수박이 아니겠느냐. 둘 중에 하나는 수박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하나는, 수박 빈 껍데기만 가지고 있느니라. 후후. 잘 선택해보거라. ...누가 수박을 남기고, 누가 수박을 먹을지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니라."
은호는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특유의 능글맞은 미소를 내비쳤다. 어서 골라보라는 듯이...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은호는 무언가를 계속 기록하고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은호만이 알 일이었다.
보라색 병을 두 손으로 잡아들고 천천히 마시... 려는 그 순간, 아주 짜디 짠 맛이 강타하기 시작했다. 그에 자신도 모르게 뒤로 돌아 그대로 "부웨에엑...!!" 하면서 금방 뱉어버렸다. 그러나 뱉고 나서도 자신의 입 안에는 짜디짠 맛이 가득해, 약간 희미하게 울상인 듯한 표정을 지으며 두 소매로 입가를 가렸다. 자신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강렬한 맛이었다.
"...가... 감사... 하... 함미다, 으노 님..."
발음이 살짝 새어버렸다. 그럼에도 은호 님께 감사를 전하며 살짝 떨리는 두 손으로 체리 주스를 받아들었다. 달콤한 체리의 맛이 아직 남아있는 짜디짬을 씻어내려 주었다.
그렇게 체리 주스를 다 마시자 이번에 이어진 선택은 다름 아닌 수박 선택. 가온 님과 백호 님이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을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신' 님, 저는... 이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전 가온 님을 선택하겠습니다."
희미하게 웃었다. 어차피 자신의 운명은 자신의 '신' 님만이 아실 것이었다.
/ 선택 바꾸기 찬스를 미처 못 봤네요.ㅋㅋㅋㅋ 뭐, 어차피 전부 다 제가 선택한 거니까 제가 책임지는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