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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계에서는 지금이 추석 연휴라고 들었느니라. 그렇다면 내가 추석 연휴를 잘 보냈을터니 선물을 주겠느니라."
어느 날, 은호님은 아침 일찍부터 나를 호출하셨다. 당연히 나는 호출을 받자마자 은호님의 저택으로 향했고 그 안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은호님을 마주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은호님은 나에게 무언가를 지시하셨다. '그것'을 준비하라는 것이었다. 그것이라고 하면... 역시 전에도 이야기한 그것이겠지. 고개를 끄덕인 후에 나는 은호님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준비는 그다지 힘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무슨 일로...?"
"아니, 별 거 없느니라. 그냥 이전에 고양이 일로 모두가 꽤 힘들었지 않았느냐. 그래서 가볍게 놀거리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그러느니라. 하지만 놀거리에 아무것도 없으면, 재미가 없지 않겠느냐. 그러니까 그것을 줄까 해서 말하는 것이니라."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최대한 빨리 구해오겠습니다!"
"기대하고 있겠느니라."
"그런데 무슨 놀거리를 만드실 생각인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그것도 제가 준비를 해야..."
당연히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은호님이 지시하는 것이라면, 그리고 은호님이 뭔가를 만들려고 한다면 당연히 보좌인 내가 해야하는 것이기에 당당하게 물어보았다. 하지만 은호님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셨다.
"후후. 그럴 필요 없느니라. 놀거리는 내가 만들도록 하겠느니라. 그건 그렇고, 가온아. 너 그 말 들어본적 있느냐.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라는 것을 말이다. 마침 지금 내가 보는 프로그램에서 그게 나오는구나."
"...죄송합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모르면 됬느니라. 아무튼 너는 하루 빨리 그것을 준비하도록 하라. 남은 것은 내가 알아서 하겠느니라."
"잘 알겠습니다!"
고개를 강하게 끄덕인 후에, 나는 신통술을 써서 라온하제의 밖으로 향했다. 그것을 구하려면 라온하제의 밖으로 나가야만 했으니까. 사악한 기운은 지금 이 근처에 없으니까 크게 위험할 것은 없겠지.
아무튼 은호님이 무엇을 하려는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고 생각을 하며, 나는 내 일에 몰두하기로 했다.
네 명의 실루엣은 리스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대답을 하지 않았다기 보다는 리스가 주목한 거대한 체구의 실루엣은 언어능력이 '없는'것 같아 보였다. 겁을 먹은듯한 작은 신을 뒤로한채 네 명의 실루엣은 자신들의 정체를 꽁꽁싸매고있던 로브를 벗어던졌다.
"핫! 뒤늦게 따라붙었습니다 바아아암프님!"
그리고 그 중 세번째 자리에 위치해있던 실루엣, 밤프와 비슷하게 생긴 존재가 입을 열었다.
"아, 어. 너희냐."
밤프를 존칭으로 불렀던 점이나 올 거라는것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한 밤프의 태도를 미루어보아 이 네 명의 존재는 어떤식으로든 밤프와 무슨 연관이 있을거라고 생각하게끔 만들었다. 밤프와 세 번째의 짧은 인사가 오가고 두 번째, 제일 작은 실루엣이 입을 열었다. 이 역시 밤프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던 여성이었다.
"완전 지겨운데. 슬슬 돌아가도 괜찮죠?"
첫 번째 실루엣, 이번에는 밤프와 느낌이 확연히 다른 자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밤프님이 내려주신 임무! 오늘 하루는 불태워야 하는거다!"
딱 봐도 상대하기 피곤해보이는 첫인상이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리스가 지레 겁을 먹었던 거대한 체구가... 이미 인간이라고 볼 수 없을법한 이가 입을 열었다.
"그어."
입 만 열었을 뿐, 말은 하지못했다. 밤프는 네 사람의 한마디가 끝나자 미간을 짚고 작게 한숨을 푹푹 내쉬었으며 손사레를 휙휙 내저으며 입을 열었다.
"아, 그래그래. 이제 너희가 따라올 이유는 없으니까 그만 돌아가도 좋아. 그리고 다음부터는 다른 사람 놀래키면서 등장하지마라. 특히 너."
그는 거한을 손가락으로 가르켰다. 순간 주눅들어 움츠러들었던 거한이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 군 말 없이 사라져가는 세 명을 따라 사라졌다. 아마 라온하제로 향하는 것이겠지. 가리 지역의 밤프의 성으로.
한 순간의 폭풍이 지나간 뒤 팔짱을 낀 채 말없이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던 그는 리스를 향해 넌지시 말을 건넸다.
"이거야 원. 부하들 관리가 시원찮아서 미안하다 리스여. 그럼 다시 한 번 축제를 둘러볼까?"
애써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걸었지만, 네 명의 인간 아닌 인간의 실루엣들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아니, 오히려 저 거대한 체구의 누군가는 이야기를 할 수 '없는' 것만 같은 느낌이었기에 자신도 모르게 그 쪽을 조금 더 올려다보며 응시했다. 꼬옥, 론을 끌어안은 팔에 자신도 모르게 좀 더 힘이 들어갔다. 적어도 론 만큼은 자신이 지켜려는 듯이.
그런데 이내 곧 온 몸을 쌔매고 있던 로브를 일제히 벗어던지는 네 명. 그리고 이어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한 박자 늦게 놀란듯이 멍한 두 눈동자를 크게 뜨고 깜빡깜빡였다. 세 번째 자리에 서 있던 존재는 밤프 님과 비슷하게 생겼기에 더더욱 눈동자가 동그랗게 떠졌다. "...아...?" ...한 박자 늦은 얼빠진 소리는 덤으로.
하지만 밤프 님의 반응으로 미루어보아, 한 땐 실루엣들이었던 네 명은 서로 알고있는 사이였던 듯 싶었다. 그에 밤프 님과 네 명을 번갈아 바라보는 눈동자가 한없이 깜빡깜빡였다. 평소보다도 조금 더 멍한 표정이었다.
다음엔 두 번째 자리에 서 있던 밤프 님과 비슷한 분위기의 여성과 첫 번째 자리에 서있던 밤프 님과는 완전 다른 느낌의 존재가 차례로 입을 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제의 네 번째, 거대한 체구의 인간 씨... 가 아니라...?
"...그어...?"
자신도 모르게 그 존재의 말을 한 박자 늦게 따라하며 두 눈매를 동그랗게 떴다. 그어 씨...? '그어'가 이름이신 걸까요? 묘한 오해를 마음 속에 품으면서 이어진 밤프 님의 가벼운 주의에 시무룩해진 그어 씨(?)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살짝 눈치를 보듯 한 박자 늦게 "...아..." 하는 소리를 중얼거리며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렸다. ...괜히 제가 살짝 놀라버려서 그어 씨가 혼나버리셨어요...
"...놀라버려서 정말로 죄송합니다. 부디 안녕히 가세요."
죄송스러운 마음에 결국 사라져가는 네 명의 존재들에게 일일히 꾸벅, 허리를 숙여 사과를 드렸다. ...부디 기분이 나아지셨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작은 기도를 살짝 올리다가 이내 들려오는 밤프 님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희미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살짝 저었다.
"...아니예요, 밤프 선생님. 오히려 밤프 선생님의 멋진 부하 님들이신 줄도 모르고 놀라버린 제 탓이 더 큰 걸요. 특히 그어 씨께 제일 죄송해요... 다음 번에 혹시 만나뵙게 된다면 한 번 더 사과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네. 축제 씨, 가보고 싶어요!"
기대감에 부푼 마음이 미소를 조금 더 선명하게 자아냈다. 괜히 품에 안고있는 론의 날개도 살짝 파닥여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갸웃하면서 궁금증을 살짝 덧붙여 여쭤보았다.
"...그런데... 밤프 님의 부하 님들께서도 전부 다 밤프 님처럼 '신' 님이신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