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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혀있는 홍보 내용도 좋고 다 좋은데 왜 쿠키 영상이 1시간이나 되는 것이더냐? 이 홍보 영상."
령이 방울을 움켜쥠에 따라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정적 같은 조용함. 그 한 가닥이 해변 한 데에 살포시 드리워졌다. 정말로 침묵이 내려앉은 듯이 느껴지다가도 이따금 귀를 간지럽히는 바람의 소리와, 마침내 입을 연 령의 말소리에 아니었음을 이내 깨닫게 된다.
만족스럽지 않았음에 떠돌아다녔다.
그 말에는 마치 풍문으로 주워 들은 남의 이야기, 혹은 아예 전설처럼 떠돌아다니는 이야기의 한 부분을 빌려온 것처럼만 들리게 하는 어느 가벼움이 당연하단 듯 깃들어 있었다. 그 모양새가 퍽도 자연스러워서 까닥하였다가는 그새에 꼭꼭 숨어있는 어색함을 못 잡아낼 뻔하였다. 령이 소리도 없이 천역덕스레 웃어서 무심코 시선을 주었다. 그러자, 새삼스럽게도 목전의 신이 아름답구나, 싶던 것이었다. 그제야 젖어든 생각이었다. 구슬 같은 눈동자에는 그 좁은 공간 어디 부럽다고 우주가 속에 가득이었고, 검은빛의 비단이 흩날리며 머리카락인 시늉을 하였으며, 전체를 놓고 보니 한 점의 그림 속에 있어야 할 여인이 태연스레 현세로 나와 고고하게 눈을 휘었더라. 과연이지 본래 근원이었을 흑조다웠다. 누가 감히 그 고요하고 잔잔한 우아함을 흉내나 낼 수 있을까. 바람마저 소리를 죽였다. 한동안은 사색에 젖어 있었나. 그 사이 흑조 신이 다시금 입을 열어 정확한 말을 짚어내었다. 방랑을 가리키는 말이었어.
"쓸쓸하구나."
받았던 감상을 구태여 마음 속에만 담아놓지 않았다. 말을 듣고 받아들이자마자 툭, 어딘가에 떨어뜨리듯이 말한 뱀 신의 눈빛에는 어느 감정이 절실하게도 물들어 있었다. 앉은 자세에 힘이 줄어들더니 사우는 얼굴을 원래 방향으로 휙 돌렸다. 어쩐 이유에선지는 몰라도 정수리를 짚어낸 오른손이 머릿결을 따라 내려가서는 눈두덩을 지그시 눌렀다. 얼굴 반쪽을 슬며시 가려낸 것 같은 보임새가 자연스레 만들어졌다가, 손가락이 조금 더 내려가 눈 바로 밑을 가로로 쓸었다. 비 내리는 숲의 색을 띤 검은자위가 해변의 모래 위로 시선을 떨구었고, 금세 다시 들었다. 힘을 풀어낸 눈이 표현하기 어려운 다름의 두 푸른빛 한복판을 아득하게 바라보았다. 수평선이었다.
"이런 이야기로 넘어온 건 필시 내 탓이니까 책임은 지겠어. ...야. 이곳은 부디 마음에 들길 바라."
알겠어? 어쩐지 조금 따지는 듯한 목소리로 들렸더라 싶더니, 아니나 다를까 다시 령을 향한 그녀의 얼굴이 마치 쏘아보는 인상을 강하게도 띠고 있었다더라. 하기야 이 뱀 신이 스스로 어느 일을 내 탓이요 인정하는 일이 극히 드물다보니까 현재 이렇게라도 자존심을 챙겨들려고 하는 뒤늦은 움직임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사우는 작아서 무슨 말인지 모를 불만어린 소리를 툴툴거리더니, 옆에 내려놓았던 삿갓을 집어 머리 위로 푹 눌러썼다. 양쪽 챙을 소매에 가려진 손으로 잡고선 폴짝 일어나는 움직임을 봐서는, 아마 얼른 돌아가려는 것이다. 낯간지러운 일에 약했더라지.
"기후는 나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못하지. 아니, 분명히 추위를 느낀다만 내가 이렇게 버틸 수 있는건 전부 토마토덕이다!"
또 한 번 그는 양 손을 휘둘러 망토를 크게 펄럭이고선 목소리를 높였다. 말 끝마다 토마토, 토마토. 아마 처음보는 이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정말이지 토마토에 미쳐있는 것으로 보일것이다. 허나 실제로도 토마토에 미쳐있기에 그리 생각한다 한들 딱히 반박할 거리가 없었다(...).
"하얀 설원이라. 덕분에 미리내는 라온하제의 전 지역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외관을 갖고있지 않은가."
큰 외침 이후 숨을 고르던 그는 온통 새하얀 눈밭들 뿐이라 아쉬워하는듯한 그녀를 향해 돌아보며 침착하게 내려앉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새하얀 세상의 몽환은 그 어느곳과 비교해보아도 뛰어난 미를 품지 않았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제 아무리 가리나 비나리일지언정 미리내의 몽환적인 풍경의 아름다움은 이길수가 없다며 그는 작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