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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혀있는 홍보 내용도 좋고 다 좋은데 왜 쿠키 영상이 1시간이나 되는 것이더냐? 이 홍보 영상."
조용한 사우의 반응에 령은 드디어 웃음을 멈추었다. 기분 상했나봐. 어떡해. 령은 겨우겨우 자신을 추스리고 다시 사우를 바라보았다. 이제 더 이상 귀엽다는 말은 하지 말아야지. 령은 사우를 보며 다짐을 했다.
어쩌다보니라... 령은 그 수많은 세월이 '어쩌다보니'라는 한마디로 압축되는 게 놀라웠다. 령에게 있어서 수백이란 시간은 결코 짧은 게 아니었다. 그걸 저 뱀신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니... 령은 짧은 순간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그것을 얼굴에서 지워냈다. 뭐 자신도 필요하다면 라온하제에서 수백년동안 지낼 수도 있는 노릇이니까.
"그렇구나. 나도 한 곳에서 오랫동안 정착했음 좋겠어."
령은 다정히 말하고는 사우의 역마살이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방랑을 자주 한 령의 행적에 따르면 역마살이라는 말이 무심하지 않을 정도였다. 어쩌면 진짜로 역마살일지도 모르지. 령은 제 행적에 대해 생각하다 그것을 갈무리했다. 지금은 이것을 떠올릴 때가 아니다.
“ 뭐어, 이 지역 놀거리라 하면 단연 스케이트가 먼저 떠오르기도 하고... 재미있거든요. 은근히. “
문득 처음 스케이트를 타보았던 날이 떠오르는 그녀였다. 한껏 무언가를 걸치고 나와 둔해진 몸으로 얇쌍한 철판이 박힌 신 하나에 의지하여 빙판 위를 움직이려다보니 펭귄 마냥 뒤뚱거리다 기어코 바닥에 넘어지길 여러번, 결국에 한 걸음 가량 나아가는 데 십 분이 넘게 걸렸었지. 그녀가 느릿히 제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만, 그 미소는 목도리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을게 분명했다.
“ 미리내에 놀러온 김에,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예요. “
느릿히 대답을 마쳐낸 그녀는 뒤이어 돌아온 그의 대답에 두 눈을 깜빡이며 토마토..., 라고 작게 웅얼였다. 가리가 토마토로 유명했던가? 가을하면 토마토였던가. 나쁘지 않은 조합이라 생각하며 그녀가 느려진 발걸음 뒤로 다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 토마토 농장도 있었군요... 꼭 한 번 가볼게요. 밤프씨가 초대해주신 거니까. “
눈꼬리가 살짝 접혀내려가며 햇빛에 미소가 비추어졌다. 언제나 한 장소에서 세월을 마중보내던 그녀에게 새로운 장소로 떠난다는 사실은 기대되고 두근거리는 감정이면서도 동시에 두려운 감정이었다. 길을 잃어 우물대는 어린아이의 꼴이 되는 것은 무서웠으니. 낯설고 아는 이 없는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것이 무서웠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다만, 길을 떠나 그곳에 도착했을 때 맞이해줄 이가 있다면 그건 두렵지 않은 일이겠지.
“ 거의 다 온 거같아요. 아까보다는 바람이 덜 한 것같기도... “
아닌가요..., 한 번 거세게 불어온 찬 바람에 다시금 목도리에 얼굴을 묻으며 그녀가 팔을 뻗어 조금 멀리, 꽤 넓은 규모의 빙판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