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 스레 주소 - http://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33308414/recent ☆위키 주소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 ☆웹박수 주소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cur2qMIrSuBL0kmH3mNgfgEiqH7KGsgRP70XXCRXFEZlrXbg/viewform ☆축복의 땅, 라온하제를 즐기기 위한 아주 간단한 규칙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s-4
"우리는 버섯이 아니라 여우니라! 그러니까 전혀 다른 것이니라!"
"엄마. 누구에게 말하는 거야?"
-누군가에게 항변하는 것 같은 어느 한 고위신과 그 고위신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어느 한 여우신의 모습.
쏴아아, 시원한 폭포의 물소리를 조용히 들으면서 그 물가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었다. 특유의 그 멍한 눈동자는 여전한 모습으로. 그러나 이번에는 두 눈을 감고 있지 않았고, 고개를 살짝 위로 들어올려 몽롱하게 뜬 두 눈동자 안에 아름다운 무지개를 담아냈다.
한 눈에는 무지개를, 두 귀에는 폭포 소리를. ...자연 씨께서 주시는 아름다움이란 바로 이런 것일까요. 폭포 근처의 물가 앞에 앉아있기 때문인지 간간이 튀어지는 물방울들을 맞기는 했지만, 그것마저도 그저 시원하게만 느껴져서 기분이 좋았다. 때로 그 물방울들에 두 손을 느릿하게 뻗어, 일부러 두 손을 적셔볼 정도로. 이 곳은... 저에게 있어서 무척이나 행복했던 장소니까요. 한 쪽에 있는 서약의 제단을 바라보면서 배시시, 행복하게 웃기도 하면서.
그렇게 멍하니 비나리의 명소를 즐기다가, 문득 시선이 저 너머로 닿았다. ...그러고보니, 누리 님께서 저번에 저 쪽으로 가면 과수원이 있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한 번 가볼까요. 느릿하게 무릎을 펴고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기억을 더듬어 가면서 누리 님께서 알려주셨던 방향을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겨보았다.
그러다보니 운 좋게도 헤매지 않고 한 번에 도착하게 된 과수원. 수많은 신과 나무들이 늘어서 있는 광경에, 자신도 모르게 "...와아..." 하고 한 박자 늦은 감탄의 소리를 내었다. ...이 곳이 그 과수원이 맞겠지요...? 왠지 동작이 더욱 조심스러워져, 머뭇머뭇, 천천히 한 걸음을 내딛으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혹시 누구 계신가요...?"
/ 아무 생각 없이 비나리의 폭포로 쓰다가 레주의 말을 보고 급히 과수원으로 옮겨 시간이 좀 걸려버렸습니다...ㅋㅋㅋㅋ(시선회피)
오늘도 열심히 나는 나에게 주어진 이 작은 낙원, 신과 과수원을 가꾸고 있었다. 이것은 은호님이 나에게 준 소중한 장소! 신의 과일이라고 불리는 '신과'를 관리하는 것은 비나리 지역의 관리자가 되기 전에도 내가 계속 맡고 있었던 일이었다. 백호 선배가 관리자의 자리에서 은퇴하고 내가 관리자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이 신과 과수원만큼은 쭈욱 내가 관리하고 있다. 오늘도 신과 나무는 아름답게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었고 나무마다 붉은 신과는 탐스럽게 열려, 절로 군침이 돌게 하고 있었다. 먹는 이의 입맛에 맞는 단 맛을 내는 과일 신과. 저것이야말로 진정한 신의 과일이 아니겠는가.
잠시 가지치기를 하다가 잠시 쉬는 도중, 갑자기 누군가가 다가오는 발소리와 함께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목소리의 주인은 아마... 내 기억이 맞다고 한다면...
"여긴 무슨 이로 찾아오셨습니까? 신과가 필요해서 온 겁니까?"
목소리가 나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긴 후에, 나는 눈앞에 보이는 플라밍고 수인 신, 아마 이름이 리스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나 못지 않게 은호 님과 누리 님을 신봉하고 있는 존재. 즉, 내 자리를 뺏어가려고 하는 것이 분명한 존재인 그녀를 바라보며 나는 무슨 일로 왔냐고 물어보았다. 가끔 내 자리를 뺏으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경계심은 들지만, 그렇다고 그녀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다. 여기에 찾아오는 것은 자유이고 그녀가 은호 님과 누리 님에게 해를 끼칠 존재가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으니까.
나는 근처 나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정확히는 그 나무에 열려있는 탐스러운 붉은색 신과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신과가 필요하면 많이 있으니까 얼마든지 따셔도 됩니다! 이번에도 신과 나무가 아주 잘 자라고 있어서 신과의 맛이 아주 좋습니다! 하하하!"
오늘은 운이 좋게도 한 번에 가보지 못 했던 낯선 장소, 과수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물론 제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예전에 누리 님께서 저에게 방향을 알려주셨던 것이 제일 크겠지요. ...역시 누리 님은 대단하세요. 저보다 많은 것들을 알고 계세요. ...누리 님께서는 '신' 님이시니까 당연한 것이겠지만요.
아무튼 이곳에 도착해보니 보이는 것들은 온통 새빨갛고 탐스러운 신과들이 달려있는 나무들이었다. ...비나리의 과수원은 신과 씨만 재배하는 곳인가봐요. 뭔가 모두 다 예쁘게 생겼어요. 절로 꼴깍, 침이 넘어가는 것이 느껴졌지만, 그것은 두 손으로 입을 막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어 숨겼다. 그리고 그 대신 혹시나 누군가가 계실까, 싶어 목소리를 내어보자 들려오는 대답. 그에 잠시 제자리에 멈춘 채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보이는... ...가온 님...?
"...아... 안녕하세요, 가온 님. 만나뵙게 되어서 정말 영광입니다. ...그게..."
순간 한 박자 늦게 두 손을 앞에 모아 허리를 꾸벅, 숙였다. 이 곳에 찾아온 이유를 물으시는 말씀에는 그저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슬쩍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지만. 하지만 가온 님께서 아예 신과를 가리키면서 하는 말씀에, 드물게 곧바로 고개를 들어올려 세차게 좌우로 저어 대답했다.
"시, 신과 씨 때문에 온 것은 절대 아니예요! 제가 어떻게 감히... 그냥... 전에 누리 님께서 과수원 얘기를 해주신 적이 있어서 궁금해서 찾아온 것이랍니다. ...혹시 방해가 되었다면 나가볼게요, 가온 님. 죄송합니다."
다시금 두 손을 모아 허리를 꾸벅, 숙였다. 그렇지만... 역시... 이내 다시 들어올린 고개를 천천히 움직이면서 주변을 둘러보다가,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그래도 이렇게 예쁜 신과 씨들을 봐서 영광이예요. 모두들 정말로 예쁜 붉은색이예요."
/ 앗, 아니요! 괜찮습니다! 어차피 폭포에서 이어질 수도 있었고, 오히려 새로운 장소에도 가보게 되어서 전 좋아요! XD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것입니까? 마치 당신은 신과를 먹을 수 없다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만... 신과는 모든 이들이 먹을 수 있는 과일입니다! 물론 통째로 너무 많이 먹으면 그건 곤란합니다만, 그냥 한두 개 먹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보다 신과 씨입니까? 신과는 과일입니다!"
신과 씨라니. 신과를 높이는 그녀의 모습이 이해가 가지 않아 나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신과에게 씨라니. 그런 신이 있을 수도 있지만,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기에 조금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녀 특유의 말버릇일까? 사실 그보다 누리 님에게 과수원 얘기를 들어서 찾아왔다는 그 말에 나는 근처 나무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내 손에 감춰진 늑대의 발톱을 꺼내서 그것을 힘껏 휘둘렀다.
그러자 아래로 신과 두 개가 떨어졌고 나는 빠르게 그 두 개를 잡은 후에 그 중 하나를 그녀에게 가볍게 던져주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내가 들어서 입에 넣어 한 입 베어물었다. 달콤한 꿀 맛이 입 안 가득 퍼져나갔고 만족스럽게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누리 님의 소개를 받아서 왔다고 한다면 더욱 그냥 보낼 수는 없습니다! 손님으로 왔다고 한다면 편안하게 있다가 가시면 됩니다! 방해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지금은 일을 끝내고 쉬는 중입니다! 가지 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만, 누군가가 찾아왔으면 대접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겁니다. 저는 비나리 지역의 관리자. 비나리 지역을 찾아온 이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기 위해서 일을 하고 있으며, 손님은 대접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다만 지금은 이 신과밖에는 대접할 수 없기에 그것이 유감입니다!"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어서 먹으라고 말을 한 후에 나는 다시 신과를 베어 먹었다. 달콤함이 입 안 가득 번져 나도 모르게 기분 좋게 웃으면서 귀를 쫑긋 세웠다.
"...하지만 신과 씨는 '신' 님들의 과일 아닌가요? 물론 저도 예전에 누리 님께서 주셔서 먹어본 적이 있기는 하지만... 저는 '신' 님이 아니니까 스스로 신과 씨를 먹으려고 여기 온 건 절대 아니예요...! ...그리고... 저도 모르게 말버릇이 그만..."
가온 님의 말씀에 믿어달라는 듯이 고개까지 작게 끄덕끄덕이면서 하던 말은, 이내 입가로 가져온 손가락들을 꼼지락꼼지락거리는 것으로 바뀌어 버렸다. 당연하게도, 시선은 아래로 떨군 채. ...그러고보니 누리 님께서도, 은호 님께서도 이걸 지적해주셨던 것 같은데... 역시 아직 입에 배어있는 걸까요...?
그렇게 조금은 멋쩍게 그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고 있자, 이내 가온 님께서 근처 나무로 뛰어오르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휘둘러지는 가온 님의 발톱. 그에 순간 놀란듯이 멍한 두 눈동자를 크게 뜨고, 가온 님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자신과는 다른 재빠르고 날카로운 동작. 왠지 모르게 등골이 오싹한 느낌이 드는 건... 그저 저의 착각인 걸까요.
그렇게 조금은 굳은 듯이 제자리에 꼼짝도 안 한 채 그저 바라보고 있자, 가온 님께서는 떨어지는 신과 두 개 중 하나를 던져주셨고, 그에 순간 한 박자 늦게 손을 뻗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신과는 잡을 수 있었고, 이어진 가온 님의 말씀을 조용히 경청하다가 이내 희미하게 웃으면서 입술을 열었다.
"...방해가 아니라면 정말로 다행이예요. 정말로 감사합니다, 가온 님. 제가 손님... 이라면, 이 신과만으로도 충분히 기뻐요. 이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저어게는 과분한 '신' 님의 대접... 정말로 감사해요, 가온 님.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꾸벅, 다시금 고개를 숙인 후에 두 손을 들어올려 천천히 신과를 입가로 가져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한 입 베어물자 느껴지는... '아이스크림' 맛과 '사과사탕' 맛...? 그에 놀란듯 멍한 두 눈을 크게 뜨고 가온 님을 바라보았다.
"...가온 님, 신과 ㅆ... 아니, 신과가 맛이 달라졌어요...! 예전에 먹어봤을 때에는 딸기 맛이었는데...?"
어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한 멍한 눈동자가 두 손에 들고 있는 자신의 신과와 가온 님을 천천히 번갈아 바라보았다.
"당신은 신이지 않습니까? 물론 당신이 신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누리 님이나 은호 님에게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신입니다. 플라밍고 수인 신. 이것 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일전에 서약의 제단을 쓰지 않았습니까? 그것은 오로지 '신'만이 사용할 수 있는 제단입니다. 그것이 당신이 '신'이라는 가장 큰 증거입니다. 그리고 '신'님들의 과일이 아닙니다. 신의 과일입니다. 그만큼 달콤하고 맛이 좋고 영양도 좋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망를 듣고 하나하나 지적하면서 나는 마지막으로 신과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설명했다 확실히 신들이 먹는 과일이긴 하지만 그것은 이곳에 신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신들이 먹는 과일인 것이지, 신이 아닌 이들이 먹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신이 아닌 동물들도 가끔 따먹는 것이 바로 이 신과이다.
아무튼 그녀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굳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나로서는 왜 그러는지 알 수 없었다. 내가 무엇을 했던가? 그런 생각이 들어 나는 그녀를 향해서 바로 그것에 대해서 확실하게 물어보기로 마음 먹었다. 그야, 내가 뭔가 실수를 했다면 사과를 하는 것이 당연하니까. 그것이 비나리의 관리자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이었다.
"그렇게 굳는 이유가 뭔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제가 뭔가 이상한 짓이라도 했습니까? 그저 신과를 따서 줬을 뿐인데. 그리고 신과의 맛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 입맛이 달라진 겁니다. 신과는 먹는 이의 입맛에 따라서 좋아하는 달콤한 맛을 내는 과일. 입맛이 달라지만 당연히, 그 맛도 다르게 느껴지는 과일입니다. 덧붙여서 저는 꿀맛이 느껴집니다."
아삭아삭. 천천히 씹으면서 나는 신과 하나를 꿀꺽 삼킨 후에, 입가에 묻어있는 과즙을 털어냈다. 그리고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피식 웃으면서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