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 스레 주소 - http://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33308414/recent ☆위키 주소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 ☆웹박수 주소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cur2qMIrSuBL0kmH3mNgfgEiqH7KGsgRP70XXCRXFEZlrXbg/viewform ☆축복의 땅, 라온하제를 즐기기 위한 아주 간단한 규칙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s-4
"우리는 버섯이 아니라 여우니라! 그러니까 전혀 다른 것이니라!"
"엄마. 누구에게 말하는 거야?"
-누군가에게 항변하는 것 같은 어느 한 고위신과 그 고위신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어느 한 여우신의 모습.
미소짓는 리스를 보며 그녀는 자비로운 부처처럼 미소를 짓고 있다. 고맙다는 이야기에는 괜찮다는듯 손을 휘휘-흔든다. 그리고 맞잡을듯 말듯 망설이는 그 손을 향해 다시 한번 움켜쥔다. 친구 사이에 뭘-이라는 생각일까. 이어지는 잘 모르겠다는 말에는 미소지은채로 이야기한다.
"그럼 그걸 알아보도록 하자. 우리의 시간은 무한하니까."
누군가 죽이지 않는한 말이야. 굳이 앞의 이야기를 덧붙이지는 않으며, 한걸음 내딛는다. 추천하고 싶은 장소에 대해 이야기를 듣는다. 서약의 제단이라.
"음, 좋은 곳이네. 나라도 괜찮다면 얼마든지."
먹을 것을 마치고라, 내가 먹을 것을 가지고 잇떤가 생각하다 주머니에 손을 넣어봅니다. 그리고 잡히는 초콜릿의 기척. 안 녹앗으려나-하고 짤막한 생각이 스쳐지나간 후, 이어서 이야기한다.
"뭣하면 지금 갈까? 어차피 난 이후 일정이 없거든."
해봐야 집에 들어가서 이불 속에서 뒹군다-정도 밖에 없었다. 이런 예상 외의 계획 오차는 기분 좋은 일이니까. 마주 잡는 손에는 똑같이 마주 잡아주고는 그 손의 온도를 느낀다. 1200년 만일까. 이런 따스함은. 마음에 깃든 봄의 기운에 취할 것 같다. 나의 겨울은 이것으로 끝난 것일까 ───? 너의 말대로 내게도 친구가 생겼구나. 그것도 너와 달리 잃어버리지 않을 상대를.
잠깐 생각에 잠긴 것을 풀고는 리스를 다시 돌아본다. 그녀의 대답이 무엇일지에 대하여. 그리고 그녀에게 끊어졌던 봄 기운을 살살 불어오게 만든 최초의 상대를. 그것이 메귀리 신에게 있어 '행복'이 될 것이다. 그녀에게 잇어 외톨이 기간은 매우 길었으니까. 1200년 전 그 소년과의 이별 이후로 말이다.
"음, 나도 오래 살긴 했지만 친구를 사귄 것은 처음이어서 말이다. 뭘 해야할지 모르겠군."
미묘하게 왕스러운 말투. 평상시 그녀가 나름 억누르던 그녀의 본래 말투라고 해도 되겠지. 뭐, 엄밀히 따지면 그녀는 말투를 최대한 현대 기준으로 평범하게 하려는 노력파라는 것이다. 그래도 상식은 부족하지만 말이다. 살짝 고민에 잠긴다. 제단에 가게된다면 해결이 되려나? 그리 생각을 하는 에이렐이였다.
에이렐 님께서 같이 미소를 지어주시자, 덩달아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희미하지 않은 미소는 거의 처음이 아니었을까? 신기루는 환상에서 그치지 않았고, 맞잡을 듯, 말 듯, 작게 꼼지락거리는 손이 다시금 꽈악 잡혀오자, 결국에는 손가락이 천천히 굽혀졌다.
낯설었다. 이상한 느낌이었다. 맞닿아있는 손의 감촉도, 자신들의 시간은 무한하다는 에이렐의 말도, 그러한 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픈 자신의 모습도, 전부 다 낯설었다. 행복해서 낯설었고, 두려워서 낯설었다. 하지만... 지금은 행복의 편을 들고 싶었다. ...리스. 행복한 미소로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이미 죽음을 겪었던 자신에게는 이제 더이상 시간이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곱게 접어내어 속에 품어버렸다. 그리고 그 대신 '서약의 제단'에 대하여 에이렐에게 설명했다.
"에이렐이니까 같이 가고 싶은 거예요. ...에이렐은, 저의 첫 번째 친구니까..."
들려오는 에이렐의 반응 섞인 말에는 드물게 곧바로 당연하다는 듯이 얘기했다. 물론, 뒷말은 어색하고 낯선 부끄러움에 괜히 웅얼웅얼, 작게 중얼거리면서 소매로 입을 가렸지만. 멍한 눈동자들 역시도 옆으로 향한 채.
그러다 에이렐이 뭣하면 지금 가자고 얘기하는 말에, 다시금 에이렐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멍한 표정.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기쁜듯이 환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세게 끄덕끄덕였다. "...네!" 목소리마저도 기쁨에 물들어있었다.
에이렐은 이내 미묘하게 새롭게 바뀐 말투로 얘기해왔다. 하지만 그것에 놀라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마치 이것이 진짜 '에이렐 뮤즈'의 모습인 것만 같아서 기쁘기만 했다. 자신에게 진짜 모습을 좀 더 솔직하게 드러내준다는 것이었으니까.
"...그건 이제부터 천천히 알아가면 된다고 생각해요, 에이렐. 시간은 많으니까요. ...같이 알아가봐요. '친구'에 대해서."
배시시, 기분 좋은 미소가 물들었다. 그리고는 이내 잠시 두 눈을 감고, 에이렐의 손을 잡고 있지 않은 쪽의 한 손을 천천히 들어올려 자신의 구슬에 살며시 갖다대었다. 그러자 구슬이 점차 빛나기 시작했다.
"......'신' 님. 제가 감히 당신의 능력을 사용하는 것을 부디 용서해주세요."
그 말을 끝으로, 에이렐과 자신을 환하고 따스한 빛으로 감쌌다. 그리고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 바람이 그치면서 분홍색 봄의 기운이 잦아들자, 이내 주변에 보이는 풍경은 비나리의 폭포였다. 그에 두 눈을 살며시 뜨고, 이내 작은 제단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것이 그 '서약의 제단'이래요. 같이 가주었으면 해요. 에이렐. ...손, 도... 계속 잡았으면... 좋겠어요..."
부끄러움에 귀까지 살짝 빨개져버린 얼굴을 옆으로 돌렸다. 꼼지락, 꼼지락, 손가락이 작게 움직였다.
첫 번째 친구. 사실 '친구'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그것은 무척이나 기쁘고 행복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야, 누군가에게서 직접 '나랑 친구가 되겠나?' 하는 말을 들은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었으니까. 그것도 '신' 님에게서 직접.
...그렇다면 이제 '친구'가 무엇인지 에이렐과 함께 천천히 알아가면 되겠지요. 배워나가면 되겠지요. 시간은 많으니까요. 계절의 흐름 역시도 이 라온하제에서는 시간에 따라서 진행되지 않으니까요.
그렇기에 드물게 솔직하게 기쁜 미소를 지어, "...저도 정말로 기뻐요." 하고 대답했다. 그야 에이렐도 똑같이 기쁘다고 얘기해주었으니. 하지만 이번에는 잃을 일도 없을 거라는 에이렐의 말에는 잠시 멍한 두 눈동자로 물끄러미 에이렐을 바라보았다. ......잃을 일. 그것은... 그 말에는 그저 슬쩍 시선을 아래로 떨구며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대답하지 못 했다. 그저 닿아있는 손을 꼬옥 잡으면서 다른 손은 자신의 구슬 위에 살며시 가져다 댈 뿐.
이내 따스한 봄의 빛이 자신들을 감쌌다가 신기루처럼 바람에 실려 사라지자, 곧바로 비나리의 폭포로 이동해졌다. ...감히 '신' 님의 신통술을 사용해버렸지만... 그래도, 지금만큼은 부디 저를 용서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의 '신' 님. ...죄송합니다.
그렇게 자신의 '신' 님께 마음속으로 사과의 인사를 올리면서, 이내 서약의 제단을 가리켜 에이렐에게 소개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자신의 말에 들려오는 에이렐의 장난스러운 대답에는 순간 놀란 듯이 멍한 두 눈동자를 크게 떠서 에이렐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한 박자 늦게 황급히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 그건 괜찮을 것 같아요...! 말씀은 정말 고맙지만... 아무리 에이렐이라고 하더라도 '신' 님과 함께 잘 수는 없기도 하고... 제 침대는 많이 좁을테니까요. ...이미 론도 저와 함께 잠을 자주거든요."
조금 부끄러운 듯이 양 볼에 살짝 홍조가 피어났다. 하지만 헤실헤실, 순수해보이는 미소는 그저 기쁘게만 보였다. 아마도 가볍게 힘을 주어 잡혀진 손의 따스한 온기 때문이겠지. 제단을 향해 걸어가는 발걸음마저 마치 구름 위를 걸어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제물은 이걸로 괜찮을까요? 에이렐에게서 받은 소중한 것이니까..."
들려오는 에이렐의 물음에, 이내 품 속에서 메론맛 사탕을 천천히 꺼내어 보여주었다. 비록 다른 신 님들의 관점에서는 이것이 그저 작고 별 거 아닐 수도 있었지만, 자신에게 있어서는 '첫 번째 친구'에게 받은 선물이었으니까.
농담이라는 에이렐의 말에 그제서야 조금 안도한 듯 싶었다. 그 대신 '초대'라는 말에 한 박자 늦게 반응을 보이면서 작게 헤실헤실 웃어보였다.
"...에이렐의 초대라면 언제든지 고마운 마음으로 날아갈거예요. 그 곳이 어디이든지 말이예요. 아라도, 미리내도 괜찮아요. 그러니... 얼마든지 초대해주세요, 에이렐."
에이렐의 초대라면 더위나 추위 쯤은 견뎌낼 수 있었다. 무려 첫 번째 친구의 초대인 것이니까... 그 곳이 어디라도. 설령, 제 목숨을 다시 바쳐야 한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찾아갈 것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제물을 올릴 시간. 들려오는 에이렐의 물음에 그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아쉬운 마음을 참아내면서 천천히, 느릿하게 에이렐과 잡았던 손을 놓았다. 그리고는 이내 천천히 제단의 바로 앞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품 안에서 꺼낸 메론맛 사탕을 두 손으로 소중히 제단 위에 살며시, 조심스럽게 올려두었다.
다음으로 이어질 것은 서약의 기도를 올리는 것. 이내 천천히 눈을 감고는 두 손을 가슴께에 꼬옥, 모았다. ...자신이 예전에 보았던 모습. 인간들 씨께서 '신' 님께 기도를 올리던 모습. 그러니,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기도를 올리겠습니다. 은호 님, 그리고 저의 '신' 님. 부디... 부디...
......에이렐과 제가 그 누구도 외롭지 않게 서로 진짜 친구가 되도록 해주세요. 에이렐에게 제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에이렐이 언제나 행복하도록 해주세요.
"......부디..."
간절한 소망이 담긴 맹세의 기도를 올렸다. 그러자 이내 곧 들려오는 듯한 은호 님의 목소리.
ㅡ외톨이 두 명이 모여 친구가 되었더냐? 그렇다면 더 이상 외톨이가 되지 않게 서로를 잘 지탱해서 사이좋게 지낼지어다. 자신이 악신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자신이 신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도 그 정도의 행복은 당연히 주어질 수 있는 것이니, 두 신에게 축복을 내리겠다.
......'신' 님의 계시. '신' 님의 축복. 그에 이내 천천히 감았던 두 눈을 뜨자, 제물로 바쳤던 메론맛 사탕이 사라져있었다. 그 모습을 순간 놀란듯이 멍한 눈동자를 가만히 깜빡이며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 에이렐을 올려다보았다. ...외톨이와 외톨이. 둘이 서로를 만난다면, 서로의 외로움은 아마도... 이내 에이렐을 담던 서로 다른 색의 두 눈동자가 부드럽게 접혀졌다. 입가에는 갓 피어난 벚꽃처럼 따스한 미소가 걸렸다.
"...이제 돌아가봐요, 에이렐. 같이, 함께."
...두려움을 뒤로 한 낯선 행복이 자신의 하나 밖에 없는 시야 속 세계를 가득히 채워주었다. 즐거운 내일, 라온하제. 미래의 시간을 기대할 수 있는 또다른 행복이, 지금 이 순간 또 하나 새겨졌다.
/ 네, 그럼 이렇게 막레를 드리겠습니다! 일상 수고 많으셨습니다, 에이렐주! 함께 돌려주셔서 정말 감사해요!ㅎㅎㅎ XD
ㅋㅋㅋㅋㅋㅋ그리고 어제 글을 읽어보니까 뭔가 급전개스럽게 리스가 '친구' 제안을 받아들인 것 같아 캐붕처럼 보이네요...ㅋㅋㅋㅋ(시선회피)
그래도 에이렐은 무려 처음으로 자신의 '외로움(외톨이)'를 눈치채어주고, 직접 '친구'가 되지 않겠냐고 물어봐준 첫 번째 신 님이었기에 리스도 받아들인 거랍니다! :) 사실 솔직하게, 처음에는 '신' 님의 권유이니까 거절할 수 없다는 이유도 있었어요. 하지만 에이렐이 솔직한 자기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었을 뿐더러, (스포일러)라는 이유 때문에 에이렐의 친구 신청을 받아들인 거랍니다!
하지만 '친구'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리스이기에 지금처럼 아직은 무의식적으로 '에이렐=친구=신 님'이라는 인식이 어느 정도는 남아있어요. 하지만 앞으로 만나면서 함께 친구로서 보내는 시간이 점차 쌓여간다면 리스도 어쩌면 나중에는 진짜로 동등한 친구 의식을 갖게 될 지도 모르겠네요. :D
......네, 이렇게 당위성이나 개연성을 부연시키려 설명을 드려보지만, 사실은 오너인 리스주가 어제 새벽감성이 터짐+브금의 분위기 때문에 감격스러운 마음으로 곧바로 승낙한 거랍니다... 분위기가 너무 찡했어요...ㅋㅋㅋㅋㅋ 떡밥도, 키워드도 터져버리고...ㅋㅋㅋㅋ(시선회피)(쥐구멍)
제 저녁은...어..김치찌개+구운 소시지가 될 것 같습니다..! 아직 안 먹어서 모르지만요!
그리고 두 분 일상 정말로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80은...음..그렇군요! 이런저런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군요. 사실 친구를 사귀는 것에 대해서 캐붕이 있을까...싶기도 하지만요. 결론은 앞으로의 리스의 모습이 기대가 되는군요! 팝콘 튀기면서 앞으로를 기대하면 되는 겁니까? 이거? ㅋㅋㅋㅋ 참고로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려 계획대로라니...(동공지진) 그리고...학식...으윽..여전히 학식은 맛이 없는 것만 나오는 모양이군요.. 8ㅅ8 그리고 외로움 키워드의 차이 유무라..! 좋아! 그러면 어떻게든 알아내는 수밖에! (안됨) 하지만 이제 친구가 생겼으니 외로움은 좀 줄어들지도 모르니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야겠군요! (??
>>85 (동공대지진)(하지만 왠지 납득 가능)(???) 아무래도 에이렐도 비슷한 외로움을 느껴서 더 그랬던 걸지도 모르겠네요.ㅎㅎㅎ
>>86 네, 학식만 먹으면 다이어트를 할 수가 있죠!ㅋㅋㅋㅋㅋ(???) 그리고 얼마든지 알아내셔도 좋습니다! 하다못해 '론(Lon)'도 아직 던지지 않았던 떡밥이었으니까요.ㅋㅋㅋㅋㅋ 그래도 아무래도 첫 친구가 생겼으니 외로움은 조금은 줄어들었겠죠? :) 다른 방향이라... 호오, 과연 무엇인가...! 기대되네요!ㅋㅋㅋㅋ
NMPC들 사이의 관계 형성은 이미 완료가 된거나 마찬가지기에...! 아...또 다른 MPC인 사우는 제외하고 말이죠. 아무튼 물론 변동은 있을지도 모르지만요! 과연...저 역시 어떤 관계 형성이 이뤄질지 궁금해집니다! 이 스레는 제가 힐링하려고 만든 스레니까 저도 열심히 힐링 할겁니다! 와아아!
1.여우 부스터 1개 (앞의 한 명을 다이스로 앞지르기 가능) 2.여우 부스터 3개 (앞의 한 명을 다이스로 앞지르기 가능 X 3) 3.순풍 (앞의 한 명을 확정적으로 앞지르기 가능) 4.보호막 (뒤에서 날아오는 공격을 1회 방어하는 것이 가능) 5.집게손 (자신을 앞지르는 이를 1명 다이스로 붙잡아서 앞지르지 못하게 하는 것이 가능) 6.자석 (자신을 앞지르는 이를 1명 확정적으로 잡아서 앞지르지 못하게 하는 것이 가능) 7.푸른색 공 1개 (앞의 한 명을 다이스로 명중시키는 것이 가능. 명중한 이는 2등이나 뒤로 밀려난다) 8.붉은색 공 1개 (앞의 한 명을 다이스로 확정적으로 명중시키는 것이 가능. 명중한 이는 2등이나 뒤로 밀려난다) 9.대포 발사 (앞의 세 명을 확정적으로 앞지르기 가능) 10.은호의 기적 (다이스를 굴려서 자신과 다른 이의 순위를 바꾸는 것이 가능)
내일 이벤트때도 공개를 하겟지만... 미리 공개를 하는 내일 레이스에서 나오게 될 아이템 일람이랍니다!
아무말 웹박. 동영상 링크를 잘못 걸었다! 이거일 걸..? https://youtu.be/HNXia2i9anQ
돌아온 [오늘의 토마토 토막상식] 오토토. 오늘은 토마토가 과일인지 채소인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토마토. 문득 한 번쯤은 생각해본게 있을것이다. 과연 이 토마토가 과일인가, 채소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토마토는 1893년 미국 연방법원에서 토마토를 채소로 판결내렸다. 이유는 즉슨 후식으로 나오지 않기 때문인데 서구권에서의 토마토는 이곳과는 달리 주 요리의 재료로 소비되는 경향이 강해 채소로 볼 수 있다. 허나 분명히 토마토는 개화식물의 씨방이 발달해 맺어나온 열매이므로 과일의 조건도 충족시킬 수 있으며 이에 따라 토마토를 후식으로 자주 섭취하는 국가에선 대중들에게 과일로도 인식될 수 있다.
눈캐야 너 귀여워
저는 무지무지 귀엽습니다.
개미는(뚠뚠) 오늘도(뚠뚠) 열심히 일을 하네(뚠뚠)
호에에에엑
흑흑 스레주가 너무 취향이에요 스레주를 주세요
//..스레주 자체는 연플이 불가능한 존재이니 스레주의 캐릭터를 노리세요! 아무튼...동영상은....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밤프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지척) 그리고...이번에도 눈캐를 앓는 이가 있군요. 호오..호오...
ㅡ아, 아. 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 잘 들리시나요? 지금부터 제 1회 라온하제 카트 경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엄마와 가온이, 그리고 내가 열심히 준비한 나름의 이벤트야! 다들 즐거웠으면 좋겠는데 어떨지 모르겠어!
비나리의 광장. 그곳은 상당히 북적거리고 있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야 오늘은 이전부터 홍보를 했던 라온하제 카트 경기가 있는 날이었으니까. 이미 광장에는 여러 대의 카트의 엔진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 중에는 가온이와 백호 언니도 있었다. 가온이는 검은색 늑대를 연상시키는 카트, 백호 언니는 하얀색 여우을 연상시키는 카트. 확실하게 늑대와 여우의 문양과 그 밑에는 비나리를 상징하는 여우 문양, 가리를 상징하는 낙엽 문양도 그려져있었고, 카트 앞쪽에는 늑대의 눈과 여우의 눈을 떠올리는 라이트도 붙어 있었다.
저 앞에는 신통술로 만들어낸 홀로그램이 떠 있었다. 저것은 카트가 달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종의 중계창이었다. 그거야 우리가 일일히 따라가면서 볼 순 없으니까. 이렇게 하는 것이 맞겠지.
ㅡ지금부터 가벼운 룰을 설명할게! 그냥 카트를 끌고 달리는 간단한 경기야! 비나리에서 시작해서 다솜, 아라, 가리, 미리내, 비나리로 돌아오는 경기야! 그렇게 코스가 길진 않지만, 중간중간에 순위를 바꿀 수 있는 강력한 무언가가 있으니 참고해도 좋아! 참고로 다른 이를 위험한 곳으로 일부로 밀거나 하는 것은 안돼! 코스에서 벗어나면 안되는 것도 알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그런 경기야! 아무튼 지금부터 엄마에게 마이크를 잠시 넘길게! 자! 엄마!
ㅡ나야말로 이 라온하제에서 최고 높은 고위신인 은호니라! 나름 즐거운 경기가 되길 바라며, 길게 말은 하지 않겠느니라! 그냥 재밌게 즐기고 안전하게 경기를 정정당하게 하도록 하라! 이상! 아. 그리고 선수들의 각오라도 들어보는 것이 좋겠느냐? 한번? 자. 각자 소개와 각오의 한마디라도 해보도록 하거라.
이어 하늘에서 날아다니는 새 수인 신들이 들고 있는 카메라들이 각각 선수들을 향하는 거이 보였다. 어떤 이들이 참가했을지, 기대가 되었다. 우선 맨 처음 보인 것은 가온이의 모습이었다.
"아! 저부터입니까?! 비나리 지역의 관리자인 가온입니다! 이번에는 은호님과 누리님의 지시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반드시 우승하겠습니다! 우승해서 트로피를 반드시 은호님과 누리님에게 바치겠습니다!"
ㅡ아하하. 그럴 필요는 없는데.
가온이의 말이 끝나자 이어 카메라는 백호 언니에게로 향했다. 백호 언니는 여유로운 모습으로 이야기했다.
"가리 지역에서 살고 있는 백호에요! 후훗. 오늘은 재밌게 즐겨보도록 할게요. 우승은 노릴 거지만, 그래도 치열하게 하진 않을테니, 안심해주세요. 모두들."
//이제 여러분들의 차레입니다! 여러분들이 가지고 온 카트를 가볍게 묘사해주시고 각오의 한 마디를 하면 되겠습니다! 8시 20분까지 받을게요!
령은 잠자코 다른 선수들의 인터뷰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의 카트는 검정색으로 도색되었으며 양 사이드에 흑조를 묘사한 듯한 검은 깃털로 뒤덮인 날개가 붙어있었다. 날개 끝에는 령이 하고다니는 방울 장식과 비슷한 모양의 방울 장식이 붙어있어 카트가 움직이면 딸랑거리는 소리가 날 법했다.
"미리내에 살고 있는 령입니다. 모쪼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령은 각오를 간단히 압축해서 말하고는 다시 다른 선수들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각기 다른 카트들의 모습이 신기했나보다.
오늘은 예전부터 홍보를 해왔었던 라온하제 카트 대회가 열리는 날. 물론 은호 님과 누리 님께서 준비하신 대회이니만큼 꼭 참여할 생각이었지만, 백호 님께 '카트'까지 직접 선물 받았었기에 더더욱 참여를 하겠다는 마음이 강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오늘 역시도 자신은 비나리의 광장에 있었다. 이번에는 '카트'라는 것과 론과 함께.
자신의 카트는 전체적으로 분홍색이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그리고 양쪽 문이 자신의 날개처럼 끝이 빨간색, 검은색으로 바뀌는 날개 모양이었다는 점이 나름대로 스스로가 새 수인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포인트인 듯 싶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카트의 앞쪽에는 작게 하얀색 여우의 얼굴이 그려져있었다. ...이것은 카트를 설명해주신 백호 님께 감사하다는 마음의 표시예요. 헤실헤실, 작게 희미한 미소가 지어졌다. 그야 카트의 라이트 역시도 두 개 모두 다 환히 밝혀졌으니. ...자신과는 다르게도.
아무튼 이내 이어지는 진행과 설명을 열심히 경청해보니, 각자 소개와 각오의 한 마디를 해야 하는 듯 싶었다. 그에 가온 님과 백호 님의 각오를 귀기울여 들으면서 짝짝짝, 박수를 쳤다. 응원의 마음을 담아 작게 미소 지으면서. 그렇게 다른 신 님들의 말에도 응원의 박수를 보내다가, 이내 자신 차례가 다가오자 멍하니 있다가 한 박자 늦게 "...아." 하고 입을 열었다.
"...저는 다솜 지역에 살고 있는 플라밍고 수인, 리스입니다. 이 아이는 '론'이라고 해요. ...은호 님과 누리 님, 그리고 백호 님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자신의 무릎에 앉힌 론까지 두 손으로 살짝 들어 보이며 소개를 하고는, 이내 고개를 작게 끄덕이며 나름대로의 각오를 밝혔다. 그리고 카트를 조용히 내려다보았다. ...카트 씨는 처음이지만... 부디 잘 부탁할게요.
1.여우 부스터 1개 (앞의 한 명을 다이스로 앞지르기 가능) 2.여우 부스터 3개 (앞의 한 명을 다이스로 앞지르기 가능 X 3) 3.순풍 (앞의 한 명을 확정적으로 앞지르기 가능) 4.보호막 (뒤에서 날아오는 공격을 1회 방어하는 것이 가능) 5.집게손 (자신을 앞지르는 이를 1명 다이스로 붙잡아서 앞지르지 못하게 하는 것이 가능) 6.자석 (자신을 앞지르는 이를 1명 확정적으로 잡아서 앞지르지 못하게 하는 것이 가능) 7.푸른색 공 1개 (앞의 한 명을 다이스로 명중시키는 것이 가능. 명중한 이는 2등이나 뒤로 밀려난다) 8.붉은색 공 1개 (앞의 한 명을 확정적으로 명중시키는 것이 가능. 명중한 이는 2등이나 뒤로 밀려난다) 9.보라색 공 1개 (앞의 한 명을 확정적으로 명중시키는 것이 가능. 명중한 이는 2등이나 뒤로 밀려난다. 보호막으로 막기 불가) 10.대포 발사 (앞의 세 명을 확정적으로 앞지르기 가능) 11.은호의 기적 (다이스를 굴려서 자신과 다른 이의 순위를 바꾸는 것이 가능)
그리고 이번 레이싱에서 나올 아이템 일람입니다. 9~11번은 5~6등에게만 해금되는 아이템입니다! 1~4등은 저 아이템이 나오지 않아요! 그리고 아이템은 2개까지만 가질 수 있습니다. 아이템을 바로 안 쓰고 아껴도 되지만 아이템을 2개 소지하고 있으면 또 아이템을 얻어도 아이템이 얻어지지 않는다는 점 주의해주세요!
ㅡ자. 자. 그럼 소개도 끝났고 모두의 카트도 잘 봤느니라! 모두 개성적인 느낌으로 잘 만들지 않았더냐! 후후...그럼 지금부터 시작이다! 그 전에...
엄마는 말을 하면서 손가락을 가볍게 퉁겼다. 그러자 리스가 가지고 있을 그 물건이 하얗게 반짝였다. 저것은 이번 레이스를 위해서 엄마가 만든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하얀색 빛이 모두를 덮었고, 차례대로 카트가 나열이 되었다. 저것은 첫 출발순서를 정하기 위해서 주어진 것이었다. 리스가 생각한대로 순서가 정해지는 일종의 아이템. 하지만 리스가 맨 마지막이네. 어째서...?
ㅡ자! 그럼 지금부터 시작이니라!
이어 엄마는 다시 한 번 손가락을 퉁겼다. 그러자 삐이익! 하는 소리가 비나리의 광장에 울러퍼렸다. 그리고 아사, 밤프, 백호 언니, 가온이, 령, 리스 순서대로 카트가 출발했다. 당연하지만 카트에서는 검은 연기가 나오거나 하지 않았다. 그런 연기는 좋지 않으니까.
ㅡ아. 지금부터 출발이야! 비나리 광장을 지나서 다솜으로 향하면 돼! 가는 것은 어렵지 않을 거야! 하지만 가는 길에 무지개색 아이템 박스가 있을 거야! 그것을 얻을 수 있다면 얻는 것을 추천할게! 아주 유용할테니 말이야! 얻으면 자동적으로 어떤 용도인지 알 수 있을 거야! 자! 그럼 행운을 빌게!!
자신에게 주어진 순위는 꼴찌만 겨우 면한 상태였다. 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의치 않는 듯 카트를 출발시켰다. 상쾌한 바람이 자신의 얼굴을 강타했다. 기분이 좋다. 가끔 카트를 가동시켜 드라이브를 해볼까? 령은 미소를 지은 채로 달렸다. 맨 처음 코스는 비나리에서 다솜으로 가는 길이군. 령은 코스를 따라 달렸다.
ㅡ현 상황, 1등은 아이온! 2등은 밤프, 3등은 백호, 4등은 가온, 5등은 령, 6등은 리스야! 그리고 뒤의 트리오가 각각 아이템을 얻었어! 잘 활용하길 바랄게!!
중계창에 보이고 있는 카트들은 정말 빠르게 앞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대로 달려가면 자연스럽게 다솜의 벚꽃나무 숲으로 들어갈 것이다. 코스가 그렇게 정해져있으니까. 그렇게 코스를 달려가다보면 또 다시 무지개빛 아이템 박스가 놓여있다. 그것을 얻을 수 있을진 잘 모르겠지만! 그리고 아이템 박스 앞에는 벚꽃나무 잎들이 떨어지는 구간이 있다.
이곳은 엄마가 신통력을 사용해서 일정시간마다 정말로 빠르게 떨어져서 시야를 가려버리는 느낌의 트랩이 만들어져있다. 만약 시야가 가려지면 빠르게 달라진 못할테니... 조금 곤란하지 않을까?
ㅡ자! 자! 다솜을 과연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은 누구일까?! 아이템 박스도 놓치지 말고 벚꽃나무 잎 트랩도 무사히 통과하길 바래!! 모두들! 화이팅이야!!
//1번째 구간. 다솜의 벚꽃나무 숲에 도착했습니다. 아이템 박스가 놓여있고 앞에는 트랩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걸리면 뒤쳐지게 됩니다. 1등은 2등이 되고 2등은 3등으로 떨어지고요! 아이템 박스도 있으니 아이템 박스도 돌리면 되겠습니다! 트랩은 트랩대로 말이죠! 그리고 아이템을 쓰실 분들은 쓰셔도 됩니다! 푸른색 공의 경우에는 1은 명중, 2는 빗나감으로 하면 되겠습니다!!
대포 아이템인가... 령은 아이템을 넣어두고는 열심히 운전을 했다. 운전을 하다보니 벚꽃나무 숲이 나왔다. 전에도 와본 적 있지만 여전히 이 숲은 아름답군.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즈음 트랩이 나왔다. 앗차 이런 것까지 만들어뒀나. 령은 그런 생각을 하며 난감한 얼굴표정을 지었다.
"뭐... 어쩔 수 없나."
다음 순간 령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직진을 했다. 기왕 트랩에 걸릴 거라면 빨리 걸려서 벗어나자. 그런 생각을 한 것 같았다.
ㅡ아아아! 가온이와 백호 언니가 트랩에 걸렸어!! 덕분에 뒤로 밀려나겠지만 이 와중에 가온이가 자석을 사용해서 앞지르려는 령이를 막는데 성공했어! 일단 순위는 변동이 없네.
뭔가 엄청난 일이 벌어진 것 같지만 가온이의 자석으로 인해서 순위의 변동은 없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차량들은 빠르게 이동해서 다음 코스인 아라로 들어섰다. 아라에서 볼 수 있는 코스는 다름 아닌 해변 코스였다. 말 그대로 모래밭을 달리는 코스였다. 시원한 파도소리가 잘 들리겠지만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여기서도 트랩은 존재했다.
일정주기로 파도가 빠르게 몰아치고 그 파도에 맞은 이는 단번에 튕겨나가기에 순위가 뒤로 밀려나게 된다. 그 파도를 뚫고 잘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다들 잘 할 수 있을 거야! 응! 그렇고 말고.
ㅡ자! 아라 코스에서는 파도가 치기 전에 빠르게 나아갈 수 있느냐가 포인트! 맞지 않게 조심하는 것이 좋아! 그리고 파도가 밀려오는 곳 전에 아이템 박스가 있으니 아직도 못 얻은 이는 빨리 얻어봐!
"이번에도 자석은 쓰겠습니다!! 아무도 앞으로 갈 수 없습니다!!"
"그래봐야 나는 너보다 앞인걸. 가온아! 후훗. 나 먼저 갈게!"
ㅡ여기서 가온이가 자석을 쓰고, 백호 언니가 부스터를 3번 사용! 과연 1등은 바뀌게 될 지 모르겠어! 완전 흥미진진한 상황이야!
//이번 트랩은 파도입니다. 파도에 맞게 되면 등수가 뒤로 밀려나니 조심해주세요..! 기준은 아까전과 같습니다! 그리고 아이템을 사용하실 분들은 사용하시면 되겠습니다. 단...아이템은 파도 트랩 이전에 작용되니까 그 점을 잘 알아주세요! 또한 아이템은 1등부터 차례대로 사용하는 것이 적용됩니다. 그리고 은호의 사용의 경우 .dice 1 6. = 2 으로 돌리면 되겠습니다! 해당 등수와 령의 등수가 바뀌게 됩니다.
ㅡ아아아! 가온이와 백호 언니를 빼면 전부 파도에 흽쓸려버렸어! 모두들 괜찮아?! 아무튼 그로 인해서 순위가 완전 변동되었어! 1등은 백호 언니! 2등은 아이온! 3등은 가온이! 4등은 령, 5등은 밤프! 6등은 리스! 이렇게 되었어!
ㅡ나의 기적을 발동했는데도 어재서 아직도 하위권이더냐. 저 흑조는...
엄마는 작게 혀를 차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하지만 역시 트랩의 무서움이 엄청났으니 어쩔 수 없었을지도 몰라. 그렇게 코스는 계속해서 쭈욱 이어졌고 드디어 이번엔 가리에 도착했다.
가리의 코스에는 붉은 낙엽이 하늘하늘, 아름답게 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도 당연히 트랩은 존재했다. 저 앞의 아이템 박스를 넘어가면 바로 그곳에선 수많은 토마토가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토마토에 맞는 것도 그렇지만 혹시나 차가 미끄러지면 당연히 순위가 아래로 떨어질테니까. 그것이 가장 위험한 일이었다.
ㅡ이번엔 토마토 장애물이 있어! 덧붙여서 밤프가 직접 기른 토마토인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다들 조심해!! 차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특히 조심하고 말이야!!
"알겠습니다! 누리님!! 이대로 1등까지 가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3등이면서 어딜 1등을 넘봐? 1등은 나 백호꺼란다. 후훗."
ㅡ다른 이들도 화이팅이야!! 꼭 1등을 노려봐!!
//이번에는 토마토 트랩입니다. 여기도 방식은 똑같으니 아이템을 굴려주시면 되겠습니다! 덧붙여서 집게손은 다이스를 굴리셔야 하니 참고해주세요! 1.잡기, 2실패. 이렇게 됩니다.
"가리인가, 헌데... 토마토가, 토마토를 이런식으로 낭비하다니!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은호!"
물보라를 헤쳐나와 단숨에 가리지역까지 뛰어오른 것은 별개로 그는 2등이던 순위에서 한참이나 뒤쳐져버렸기에 더욱 더 악셀을 밟았다. 그럼에도 하늘에서 떨어지는 토마토를 밟지않기위해 열심이 운전하는 그 였지만, 아무래도 토마토를 이런식으로 사용하는것에 대해서는 꽤나 불만인 모양이었다.
ㅡ토마토 트랩에 의해서 완전 대혼란 상태야...!! 차가 미끄러지기도 하고, 공격이 빗나가기도 하고, 그 와중에 령이 대포를 사용해서 단번에 역전해버렸어! 뭔가 그 와중에도 아이템을 다들 얻은 것 같아!! 현재 순위는 1등은 령! 2등은 백호! 3등은 아이온! 4등은 가온이! 5등은 밤프! 6등은 리스야! 가온이는 왜 또 원래대로 돌아온 거야?!
"면목 없습니다!! 누리님!!"
중계창에서 가온이가 면목이 없다는 듯이 크게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에 나는 고개를 옆으로 돌렸고 못 본 척하기로 했다. 아무튼 카트들은 그대로 앞으로 쭈욱 날아가서 마침내 미리내로 향했다. 미리내는 딱히 트랩이 없는 곳이다. 하지만 문제는 코스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빙해 지역이었다.
만약 저기서 드리프트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빙해로 풍덩 빠지게 될 테고...그 후는...상상도 하고 싶지 않았다. 물론 감기가 걸리지 않게 잘 장치가 되어있긴 하지만...그래도 조금 추운 것은 어쩔 수 없는걸.
ㅡ모두들 빙해를 조심해! 바로 눈앞에 아이템 박스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것을 얻으려다가 빙해에 떨어지면 엄청 추울거야! 가온이가 전에 저 빙해에 2번이나 빠졌는데 얼음조각이 되어서 비나리로 돌아왔어.
"정말로 면목 없습니다! 누리님!!"
ㅡ저 녀석은 레이싱을 하면서도 왜 저리 시끄러운 것이더냐!
결국 옆에서 엄마가 소리를 지르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젓고 말았다. 저런 모습만 없으면 좋을텐데... 가온이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흥미진진하게 현장을 바라보았다.
아무튼 카트들은 빙해지역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과연...저기서 빠지는 것은 누가 될까... 그리고 누가 무사히 지나갈까...
//
자...지금까지와 룰은 똑같습니다. 하지만 빙해에 떨어지는 이는...차량이 잠시 얼어붙어서 2명에게 추월당합니다. 1등이 3등이 되고 3등이 5등이 되고 그런 느낌입니다. 여기서 대혼란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은데...일단 보도록 하죠! 아이템은 당연히 이전에 사용됩니다.
가온 아이템 .dice 1 2. = 1 빙해 지역 .dice 1 2. = 1 아이템 사용 - 푸른색 공 .dice 1 2. = 2 1.명중 2.실패
백호 아이템 .dice 1 2. = 1 빙해 지역 .dice 1 2. = 2 아이템 사용 - 집게손 .dice 1 2. = 1 1.잡기 성공 2.잡기 실패
모두가 풍덩풍덩 빠지는 모습에 나는 조마조마하게 볼 수밖에 없었다. 빙해에 빠져서 차가 어는 동안 또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녹아내리고 움직이고 하는 와중에 결국 순위는 또 다시 바뀌고 말았다. 그러니까....
ㅡ현재 1등은 령! 2등은 백호 언니! 3등은 리스! 4등은 가온이! 5등은 아이온! 6등은 밤프야! 아직 좀 더 남았으니까 힘을 내!!
이대로 미리내를 통과하면 다음에는 마지막 비나리로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비나리에서는 모두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도록 엄마가 아이템 박스를 그냥 일렬로 짜악 깔아둔 상태였다. 이 상태에서 역전이 가능할지 불가능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문제는 비나리에서는 직접 가온이 트랩을 설치해두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풍선 트랩이었다.
주변에 있는 대포에서 풍선이 발사되고, 그것은 카트를 밀어내는 구조이다. 그것에 밀려나면 저 멀리 튕겨나가기 때문에 여러모로 보통 힘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꽤 탄력이 있게 설치를 한 것으로 알기에 아마..좀 많이 밀려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ㅡ풍선 트랩을 조심하고 모두 조심하는 거야! 알았지?!
이제 이곳만 통과하면 마지막 결승점이 있다. 과연...1등은 누가 하게 될까?
//
여기서는 아이템을 모두가 다 얻게 됩니다. 1등에서 4등은 바로 .dice 1 8. = 8 로... 5등에서 6등은 .dice 1 11. = 7 로 돌리면 되겠습니다! 그리고..풍선트랩의 경우는... 걸리게 되면 뒤로 쭈욱 밀려나가서 빙해처럼 2명에게 추월당하는 구조가 됩니다. 자..그럼 행운을 빕니다!!
ㅡ아아! 가온이가 날아갔어! 아사도!! 그리고 여러 아이템의 사용으로 현재 순위는 1등은 령! 2등은 백호 언니! 3등은 가온이! 4등은 리스! 5등은 밤프! 6등은 아이온이야! 아이온. 방금까지 1등이었는데 어쩌다가... 하지만 아직 역전의 기회는 있어!
이제 남은 것은 마지막 직선코스. 하지만 그 도중에는 엄마가 막판뒤집기용으로 설치한 부스터 구간이 있다. 이것을 이용하면 순식간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물론 집게팔로 잡을 수 있긴 하지만, 집게팔로 잡을 수 있을 지 없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기도 하니까. 그리고 이대로 쭈욱 앞으로 나아가면 골인점이 나오게 된다. 그리고 거길 통과하면 이번 레이스는 끝이 난다. 이 정보는 지금쯤 카트에 타고 있는 이들도 모두 알게 되었을 거고...
ㅡ모두들! 골인점까지 이제 얼마 안 남았어! 모두 화이팅이야!!
//자..이제 마지막입니다. 아이템은 따로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는 아이템을 사용하고, 다이스로 부스터 구간에 들어갈 수 있을지를 돌려주시면 되겠습니다. 덧붙여서 부스터 구간에 도착하면 2명을 앞지를 수 있습니다! 덧붙여서 아이템의 적용은 부스터 구간에 들어간 후에 적용됩니다. 즉...부스터 구간에 들어가고 순위가 바뀐 후에 아이템이 적용이 됩니다. 단...집게손은 그 특성상 바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자..마지막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가온 .dice 1 2. = 2 1.부스터 구간 성공 2.부스터 구간 실패 아이템 집게손 사용 ..dice 1 2. = 1 1.잡기 성공 2.잡기 실패
백호 .dice 1 2. = 1 1.부스터 구간 성공 2.부스터 구간 실패 아이템 붉은 공 사용
이어 엄마는 손가락을 가볍게 퉁겼고 백호 언니에게는 1등 트로피, 령에게는 2등 트로피, 그리고 밤프에게는 3등 트로피를 주었다. 안타깝게도 4~6등에게는 트로피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것은 조금 아쉬운 일이었기에...나는 손가락을 퉁겼고, 아이온과 리스, 가온이의 목에 다솜의 벚꽃으로 만든 벚꽃 목걸이를 만들어서 걸어주었다.
ㅡ모두들 정말 수고 많았어! 재밌는 레이스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어땠어? 그리고 백호 언니가 1등일줄은 몰랐어!
"후훗. 당연하죠? 아직 제 실력은 죽지 않았답니다."
"...제가...제가...꼴등이라니..!! 좀 더 노력하겠습니다!!"
아무래도 가온이는 자신이 꼴등을 한 것이 너무 분한 모양이었다. 정말로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면서, 두 손으로 머리를 쥐면서 가온이는 좌절하는 포즈를 취했다. 정말...언제나의 가온이라고 하면 좋을까.
ㅡ자. 모두들 수고했으니..내 특별히 너희에게 따로 선물을 주겠느니라. 받도록 하라.
이어 엄마는 다시 손가락을 퉁겼고, 모두에게 여우 모양의 노릇노릇한 버터 쿠키를 하나씩 선물로 주었다. 그것은 모두가 레이스를 하고 있을 동안, 엄마가 신통력으로 굽고 있던 쿠키였다.
ㅡ노력을 했으니 이런 포상도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다들 수고가 많았느니라. 또 언제 할 진 모르겠지만 2차 때도 잘 부탁하느니라.
그렇게 제 1회 라온하제 레이싱은 끝이 났다. 또 다시 이것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구경하는 나로서는 정말 재밌었다. 언젠가...또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또 다시 즐거운 내일이 채워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렇기 이벤트를 마치겠습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일단 령주에게는 실버 트로피인 [영광의 은메달]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밤프주에게는 브론즈 트로피인 [멋진 동메달]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벤트에 참가하신 모든 분에게는 브론즈 트로피인 [달려라! 노을빛 저 너머까지!]를 드리겠습니다..!! 모두들 정말로 수고하셨습니다!! 재밌었을진 모르겠습니다만...더욱 노력하는 스레주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음..음...저는 다시 한번 하이하이를 날리면 되나요? 하이하이에요! 세설주! 음....음... 글쎄요. 참여가 저조하다고 해도 무엇이 저조한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참여율 이런것은 계산을 안하는 사람이라서... 뭐...하지만 일상물이고... 일단 길게 가는 초장기고... 그냥 느긋하게 하셔도 좋지 않을까 싶어요. 세설주!
...자꾸 전통 이야기를 가지고 오는 것은 좋은 것은 아니지만...일단 필요할듯 해서 말을 하자면 호은 시리즈는 앞의 두 시리즈가 전부 1년을 목표로 했고..각각 1년, 그리고 10개월을 운영한 스레였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1년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까요. 이제 한달이에요.
1/12 클리어했네요. 앞으로 11/12만 더 지나가면 됩니다. 그러니까..느긋하게 가면 되는 겁니다. 그렇고 말고요.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재밌게 놀고 힐링하면 되는 겁니다. 그런 거예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물론 너무 느긋해서 갱신도 잘 안하고 모습도 안 보이면 시트 잘립니다만...그 정도는 아닐 거라고 믿기에...
쏴아아, 시원한 폭포의 물소리를 조용히 들으면서 그 물가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었다. 특유의 그 멍한 눈동자는 여전한 모습으로. 그러나 이번에는 두 눈을 감고 있지 않았고, 고개를 살짝 위로 들어올려 몽롱하게 뜬 두 눈동자 안에 아름다운 무지개를 담아냈다.
한 눈에는 무지개를, 두 귀에는 폭포 소리를. ...자연 씨께서 주시는 아름다움이란 바로 이런 것일까요. 폭포 근처의 물가 앞에 앉아있기 때문인지 간간이 튀어지는 물방울들을 맞기는 했지만, 그것마저도 그저 시원하게만 느껴져서 기분이 좋았다. 때로 그 물방울들에 두 손을 느릿하게 뻗어, 일부러 두 손을 적셔볼 정도로. 이 곳은... 저에게 있어서 무척이나 행복했던 장소니까요. 한 쪽에 있는 서약의 제단을 바라보면서 배시시, 행복하게 웃기도 하면서.
그렇게 멍하니 비나리의 명소를 즐기다가, 문득 시선이 저 너머로 닿았다. ...그러고보니, 누리 님께서 저번에 저 쪽으로 가면 과수원이 있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한 번 가볼까요. 느릿하게 무릎을 펴고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기억을 더듬어 가면서 누리 님께서 알려주셨던 방향을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겨보았다.
그러다보니 운 좋게도 헤매지 않고 한 번에 도착하게 된 과수원. 수많은 신과 나무들이 늘어서 있는 광경에, 자신도 모르게 "...와아..." 하고 한 박자 늦은 감탄의 소리를 내었다. ...이 곳이 그 과수원이 맞겠지요...? 왠지 동작이 더욱 조심스러워져, 머뭇머뭇, 천천히 한 걸음을 내딛으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혹시 누구 계신가요...?"
/ 아무 생각 없이 비나리의 폭포로 쓰다가 레주의 말을 보고 급히 과수원으로 옮겨 시간이 좀 걸려버렸습니다...ㅋㅋㅋㅋ(시선회피)
오늘도 열심히 나는 나에게 주어진 이 작은 낙원, 신과 과수원을 가꾸고 있었다. 이것은 은호님이 나에게 준 소중한 장소! 신의 과일이라고 불리는 '신과'를 관리하는 것은 비나리 지역의 관리자가 되기 전에도 내가 계속 맡고 있었던 일이었다. 백호 선배가 관리자의 자리에서 은퇴하고 내가 관리자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이 신과 과수원만큼은 쭈욱 내가 관리하고 있다. 오늘도 신과 나무는 아름답게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었고 나무마다 붉은 신과는 탐스럽게 열려, 절로 군침이 돌게 하고 있었다. 먹는 이의 입맛에 맞는 단 맛을 내는 과일 신과. 저것이야말로 진정한 신의 과일이 아니겠는가.
잠시 가지치기를 하다가 잠시 쉬는 도중, 갑자기 누군가가 다가오는 발소리와 함께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목소리의 주인은 아마... 내 기억이 맞다고 한다면...
"여긴 무슨 이로 찾아오셨습니까? 신과가 필요해서 온 겁니까?"
목소리가 나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긴 후에, 나는 눈앞에 보이는 플라밍고 수인 신, 아마 이름이 리스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나 못지 않게 은호 님과 누리 님을 신봉하고 있는 존재. 즉, 내 자리를 뺏어가려고 하는 것이 분명한 존재인 그녀를 바라보며 나는 무슨 일로 왔냐고 물어보았다. 가끔 내 자리를 뺏으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경계심은 들지만, 그렇다고 그녀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다. 여기에 찾아오는 것은 자유이고 그녀가 은호 님과 누리 님에게 해를 끼칠 존재가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으니까.
나는 근처 나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정확히는 그 나무에 열려있는 탐스러운 붉은색 신과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신과가 필요하면 많이 있으니까 얼마든지 따셔도 됩니다! 이번에도 신과 나무가 아주 잘 자라고 있어서 신과의 맛이 아주 좋습니다! 하하하!"
오늘은 운이 좋게도 한 번에 가보지 못 했던 낯선 장소, 과수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물론 제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예전에 누리 님께서 저에게 방향을 알려주셨던 것이 제일 크겠지요. ...역시 누리 님은 대단하세요. 저보다 많은 것들을 알고 계세요. ...누리 님께서는 '신' 님이시니까 당연한 것이겠지만요.
아무튼 이곳에 도착해보니 보이는 것들은 온통 새빨갛고 탐스러운 신과들이 달려있는 나무들이었다. ...비나리의 과수원은 신과 씨만 재배하는 곳인가봐요. 뭔가 모두 다 예쁘게 생겼어요. 절로 꼴깍, 침이 넘어가는 것이 느껴졌지만, 그것은 두 손으로 입을 막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어 숨겼다. 그리고 그 대신 혹시나 누군가가 계실까, 싶어 목소리를 내어보자 들려오는 대답. 그에 잠시 제자리에 멈춘 채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보이는... ...가온 님...?
"...아... 안녕하세요, 가온 님. 만나뵙게 되어서 정말 영광입니다. ...그게..."
순간 한 박자 늦게 두 손을 앞에 모아 허리를 꾸벅, 숙였다. 이 곳에 찾아온 이유를 물으시는 말씀에는 그저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슬쩍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지만. 하지만 가온 님께서 아예 신과를 가리키면서 하는 말씀에, 드물게 곧바로 고개를 들어올려 세차게 좌우로 저어 대답했다.
"시, 신과 씨 때문에 온 것은 절대 아니예요! 제가 어떻게 감히... 그냥... 전에 누리 님께서 과수원 얘기를 해주신 적이 있어서 궁금해서 찾아온 것이랍니다. ...혹시 방해가 되었다면 나가볼게요, 가온 님. 죄송합니다."
다시금 두 손을 모아 허리를 꾸벅, 숙였다. 그렇지만... 역시... 이내 다시 들어올린 고개를 천천히 움직이면서 주변을 둘러보다가,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그래도 이렇게 예쁜 신과 씨들을 봐서 영광이예요. 모두들 정말로 예쁜 붉은색이예요."
/ 앗, 아니요! 괜찮습니다! 어차피 폭포에서 이어질 수도 있었고, 오히려 새로운 장소에도 가보게 되어서 전 좋아요! XD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것입니까? 마치 당신은 신과를 먹을 수 없다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만... 신과는 모든 이들이 먹을 수 있는 과일입니다! 물론 통째로 너무 많이 먹으면 그건 곤란합니다만, 그냥 한두 개 먹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보다 신과 씨입니까? 신과는 과일입니다!"
신과 씨라니. 신과를 높이는 그녀의 모습이 이해가 가지 않아 나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신과에게 씨라니. 그런 신이 있을 수도 있지만,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기에 조금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녀 특유의 말버릇일까? 사실 그보다 누리 님에게 과수원 얘기를 들어서 찾아왔다는 그 말에 나는 근처 나무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내 손에 감춰진 늑대의 발톱을 꺼내서 그것을 힘껏 휘둘렀다.
그러자 아래로 신과 두 개가 떨어졌고 나는 빠르게 그 두 개를 잡은 후에 그 중 하나를 그녀에게 가볍게 던져주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내가 들어서 입에 넣어 한 입 베어물었다. 달콤한 꿀 맛이 입 안 가득 퍼져나갔고 만족스럽게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누리 님의 소개를 받아서 왔다고 한다면 더욱 그냥 보낼 수는 없습니다! 손님으로 왔다고 한다면 편안하게 있다가 가시면 됩니다! 방해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지금은 일을 끝내고 쉬는 중입니다! 가지 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만, 누군가가 찾아왔으면 대접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겁니다. 저는 비나리 지역의 관리자. 비나리 지역을 찾아온 이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기 위해서 일을 하고 있으며, 손님은 대접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다만 지금은 이 신과밖에는 대접할 수 없기에 그것이 유감입니다!"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어서 먹으라고 말을 한 후에 나는 다시 신과를 베어 먹었다. 달콤함이 입 안 가득 번져 나도 모르게 기분 좋게 웃으면서 귀를 쫑긋 세웠다.
"...하지만 신과 씨는 '신' 님들의 과일 아닌가요? 물론 저도 예전에 누리 님께서 주셔서 먹어본 적이 있기는 하지만... 저는 '신' 님이 아니니까 스스로 신과 씨를 먹으려고 여기 온 건 절대 아니예요...! ...그리고... 저도 모르게 말버릇이 그만..."
가온 님의 말씀에 믿어달라는 듯이 고개까지 작게 끄덕끄덕이면서 하던 말은, 이내 입가로 가져온 손가락들을 꼼지락꼼지락거리는 것으로 바뀌어 버렸다. 당연하게도, 시선은 아래로 떨군 채. ...그러고보니 누리 님께서도, 은호 님께서도 이걸 지적해주셨던 것 같은데... 역시 아직 입에 배어있는 걸까요...?
그렇게 조금은 멋쩍게 그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고 있자, 이내 가온 님께서 근처 나무로 뛰어오르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휘둘러지는 가온 님의 발톱. 그에 순간 놀란듯이 멍한 두 눈동자를 크게 뜨고, 가온 님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자신과는 다른 재빠르고 날카로운 동작. 왠지 모르게 등골이 오싹한 느낌이 드는 건... 그저 저의 착각인 걸까요.
그렇게 조금은 굳은 듯이 제자리에 꼼짝도 안 한 채 그저 바라보고 있자, 가온 님께서는 떨어지는 신과 두 개 중 하나를 던져주셨고, 그에 순간 한 박자 늦게 손을 뻗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신과는 잡을 수 있었고, 이어진 가온 님의 말씀을 조용히 경청하다가 이내 희미하게 웃으면서 입술을 열었다.
"...방해가 아니라면 정말로 다행이예요. 정말로 감사합니다, 가온 님. 제가 손님... 이라면, 이 신과만으로도 충분히 기뻐요. 이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저어게는 과분한 '신' 님의 대접... 정말로 감사해요, 가온 님.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꾸벅, 다시금 고개를 숙인 후에 두 손을 들어올려 천천히 신과를 입가로 가져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한 입 베어물자 느껴지는... '아이스크림' 맛과 '사과사탕' 맛...? 그에 놀란듯 멍한 두 눈을 크게 뜨고 가온 님을 바라보았다.
"...가온 님, 신과 ㅆ... 아니, 신과가 맛이 달라졌어요...! 예전에 먹어봤을 때에는 딸기 맛이었는데...?"
어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한 멍한 눈동자가 두 손에 들고 있는 자신의 신과와 가온 님을 천천히 번갈아 바라보았다.
"당신은 신이지 않습니까? 물론 당신이 신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누리 님이나 은호 님에게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신입니다. 플라밍고 수인 신. 이것 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일전에 서약의 제단을 쓰지 않았습니까? 그것은 오로지 '신'만이 사용할 수 있는 제단입니다. 그것이 당신이 '신'이라는 가장 큰 증거입니다. 그리고 '신'님들의 과일이 아닙니다. 신의 과일입니다. 그만큼 달콤하고 맛이 좋고 영양도 좋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망를 듣고 하나하나 지적하면서 나는 마지막으로 신과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설명했다 확실히 신들이 먹는 과일이긴 하지만 그것은 이곳에 신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신들이 먹는 과일인 것이지, 신이 아닌 이들이 먹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신이 아닌 동물들도 가끔 따먹는 것이 바로 이 신과이다.
아무튼 그녀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굳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나로서는 왜 그러는지 알 수 없었다. 내가 무엇을 했던가? 그런 생각이 들어 나는 그녀를 향해서 바로 그것에 대해서 확실하게 물어보기로 마음 먹었다. 그야, 내가 뭔가 실수를 했다면 사과를 하는 것이 당연하니까. 그것이 비나리의 관리자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이었다.
"그렇게 굳는 이유가 뭔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제가 뭔가 이상한 짓이라도 했습니까? 그저 신과를 따서 줬을 뿐인데. 그리고 신과의 맛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 입맛이 달라진 겁니다. 신과는 먹는 이의 입맛에 따라서 좋아하는 달콤한 맛을 내는 과일. 입맛이 달라지만 당연히, 그 맛도 다르게 느껴지는 과일입니다. 덧붙여서 저는 꿀맛이 느껴집니다."
아삭아삭. 천천히 씹으면서 나는 신과 하나를 꿀꺽 삼킨 후에, 입가에 묻어있는 과즙을 털어냈다. 그리고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피식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어쩐지 모두가 저에게 같은 말씀을 해주고 계세요. 저는 '신' 님이 아닌데도... ...그래도, 한결같이 감사하고 기뻐요. 모든 신 님들께 정말로 감사해요. 그러니 가온 님께도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아셨나요, 가온 님...?! 저, 에이렐이랑 같이 서약의 제단에 갔었는데..."
희미하게 기쁨이 어린 미소를 짓던 표정은 이내 곧 깜짝 놀란듯이 한 박자 늦게 멍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깜빡깜빡, 느릿하게 깜빡이는 두 눈동자가 미세하게 살짝 동공지진을 일으켰다. 물론 그 뒤에 이어진 신과를 설명하는 가온 님의 말씀에는 그저 고개를 끄덕끄덕이면서 경청해듣고는, "...신과 ㅆ... 신과는 굉장하네요." 하며 희미하게 헤실헤실 웃었지만.
하지만 이어서 보여진 가온 님의 모습에는 순간 온 몸이 굳을 수 밖에 없었다. ...그야... 매우 작디 작은 움직임. 그러나 가온 님께서는 역시 '신' 님이셔서 그런지 그러한 자신의 작은 움직임마저도 잡아내신 듯 했고, 이어진 가온 님의 물음에 순간 신과를 조심스럽게 매만지던 손가락들이 살짝 멈칫했다. 그리고 시선이 슬쩍 아래로 떨구어졌다. 잠시간의 침묵. 그 끝에 고개를 작게 좌우로 저어 대답했다.
"......가온 님께서는 이상한 행동 같은 거, 전혀 하시지 않았습니다. ...그... 냥... 조금 놀라버려서..."
말끝이 점점 희미하게 사라지듯이 작아졌다. ......그냥... 전... 이내 괜히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왼쪽 눈가를 손가락으로 매만졌다. 그러다 다시 고개를 들어 화제를 신과로 가져왔고, 그에 이어지는 가온 님의 대답과 웃음에 다시금 헤실헤실, 평소와 같이 부드럽게 웃어보였다.
"...그렇군요. 역시 신과... 는 대단하네요. 가온 님께서는 꿀 맛으로 느껴지시는 군요. ...저의 입맛이 달라졌다라... 왠지 신기해요. 모든 존재들에게 있어서 제각기 다 다른 맛을 드릴 수 있다는 게."
솔직하게 감탄 어린 말을 얘기하다가, 문득 주변에 있는 수많은 나무들을 천천히 주욱 둘러보았다. 정말로 수없이 많은 신과 나무들. ...이 곳은...
"...그러면 혹시 이 과수원의 모든 신과 나무 씨들은... 전부 다 가온 님께서 혼자서 돌봐주시는 건가요? ...힘들지 않으세요, 가온 님...?"
"애초에 그 제단을 관리하고 있는 것이 저입니다. 서약의 제단은, 은호님에게 관계를 약속받고, 축복을 받고자 하는 이들이 사용하는 신성한 제단입니다. 비나리의 전 관리자인 백호 선배도 그 제단을 관리했고, 지금은 제가 관리하고 있습니다. 제단에 이상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정확히는 무지개가 피어나는 폭포에 위치한, 신성한 수정을 누군가가 함부로 건들지 못하도록 그 근방은 확실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어 나는 손가락을 퉁겨서 내가 가지고 있는 구슬에서 홀로그램이 나오게 만들었다. 거기에는 무지개가 피어나는 폭포 주변의 모습이 떠올랐다. 잠시 그녀가 볼 수 있도록 잠시 둔 후에 나는 손가락을 퉁겨서 홀로그램을 꺼뜨렸다.
아무튼 그와는 별개로 조금 놀라버렸다는 그 말에 나는 내 손을 바라보았다. 내가 뛰어오르고 신과 열매를 따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면, 역시 이 손에 감춰진 늑대 발톱 때문일까. 그런 생각이 들어 잠시 내 두 손을 바라보다가, 그녀에게로 시선을 돌린 후에,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제가 늑대라는 것이 두렵습니까? 당신은 플라밍고 수인 신. 본시 저는 당신의 천적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런 것을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다른 수인 신을 잡아먹거나 하지 않습니다. 물론 고기는 좋아합니다만, 그렇다고 당신을 잡아먹거나 하진 않을 겁니다."
그 점은 확실하게 하기로 했다. 아무리 그래도 신을 잡아먹을 수는 없었고 그럴 마음도 없었다. 그 점을 확실하게 한 후에, 나는 곧 그녀에게서 들려오는 감탄과 걱정스러운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힘들지 않냐는 그 물음에 나는 이번에는 조금 높게 뛰어올라서 발톱을 꺼내지 않고 가볍게 신과 하나를 딴 후에, 그것을 씹어 먹으면서 그 말에 대답했다.
"비나리 지역의 관리자에게 주어진 일을 힘들다고 느끼진 않습니다! 당연하지만 이 과수원은 제가 관리하고 있고 제가 키우고 있습니다! 은호 님이 저에게 준 일이자 지금도 제가 하고 있는 일은 이제 저에게 있어서 일상입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만, 힘들거나 하진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렇게 때때로 신과를 먹을 수도 있으니, 참으로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신과 나무 씨입니까? 당신은 그런 말이 편한 모양이니 굳이 고칠 필요는 없습니다! 저도 편하게 이야기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와아... 가온 님께서 서약의 제단을 관리하고 계셨었군요. 전혀 몰랐어요. ...비나리 관리자 님은 정말로 많은 일들을 하고 계시는 것 같아요. 특히나 더요. ...그래도 관리자 님들은 전부 다 대단하세요, 정말로. 존경스러워요. 가온 님, 아사 님, 사우 님, 밤프 님, 세설 님, 모두 다요."
헤실헤실, '신' 님들을 향한 존경과 신뢰, 숭배의 마음이 가득히 담긴 미소가 작게 지어졌다. 그러다 가온 님께서 비나리의 무지개 폭포 주변의 모습을 보여주시자, 잠시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자신도 모르게 멍하니 그 홀로그램을 향해 한 손을 뻗다가, 홀로그램이 사라지자 그제서야 한 박자 늦게 정신을 차리고 "...아..." 하는 소리를 작게 내었다. 멋쩍게 희미한 미소를 보이면서 손을 가슴께로 다시 가져오고는 작게 꼼지락거렸지만.
하지만 이어진 자신의 대답에 가온 님께서는 자기 자신의 손을 바라보셨다. 그리고 이어서 조심스럽게 들려오는 가온 님의 목소리. 그에 잠시 멍한 두 눈동자로 가온 님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어진 잠깐 동안의 침묵. ......그렇지만... 저는...
"아니요, 두렵지 않아요. 저는 가온 님이 두렵지 않아요. 왜냐하면... 가온 님께서는 '신' 님이신 걸요. 그러니까 저는 가온 님이 두렵지 않아요. 만약 저를 잡아먹으신다고 하시더라도, 저는 두렵지 않아요. 만약에 가온 님께서 그렇게 하심으로써 행복하시다면... 저는 기꺼이 목숨을 내놓을 수 있어요. ...물론 가온 님께서는 그러시지 않을 테지만요."
부드럽게 접혀지는 두 눈동자는 흔들림이 없었다. '신' 님을 향한 믿음, 그리고 존재를 위한 호의. 이미 한 번 죽음을 겪었던 자신에게는 이제 더이상 죽음은 두렵지 않았다. 그저... '신' 님께서 행복하시기를, 기쁘시기를 원할 뿐.
하지만 이어서 가온 님께 걱정스레 여쭤보자, 가온 님께서는 이번에는 발톱을 꺼내지 않고 신과 하나를 따내셨다. 그 따스한 배려가 그저 감사하게만 느껴져 기쁜듯한 미소를 희미하게 짓다가, 이내 들려오는 가온 님의 말씀에 대답했다.
"...힘드시지 않으시다면 다행이지만 그래도 가온 님 혼자서는 일이 너무 많아 보이셔서... 과수원, 각종 행사, 은호 님과 누리 님을 지켜드리기, 서약의 제단 관리, 비나리 폭포의 수정 지키기..."
천천히, 오른손을 이용해 왼손의 손가락을 한 손가락씩 접어가면서 조용히 읊는 일들은 역시 많게만 느껴졌다. 그렇기에 이어진 가온 님의 말씀에도 그저 고개만 작게 끄덕이면서 손가락들을 꼼지락거리며 신과를 매만지는 등, 머뭇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다가, 이내 조심스럽게 가온 님을 올려다보았다.
"......가온 님. 혹시 저도 뭔가 도와드릴 일이 없을까요...? 저, 가온 님께 이렇게 신과도 받고 여러모로 많이 도움을 받아서 저도 보답해드리고 싶은데... 저는 비나리 지역을 홍보하는 일도 좋아요...! 아주 작고 사소한 것이라도 좋으니까... 조금이나마 저도 도움이 되어드리고 싶어요. ...안 될까요...?"
"기꺼이 목숨을 내놓는다는 말은 하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당신에게는 서약을 맺은 친구가 있지 않습니까? 그 친구가 들으면 슬퍼할 말이고, 은호 님은 물론이고 누리 님, 그리고 백호 선배도 슬퍼할 말이며, 저 역시 그런 말은 슬픕니다. 자신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셨으면 합니다! 죽으면 정말로 모든 것이 끝입니다. 신이건, 동물이건, 식물이건, 인간이건..."
그것은 내가 뼈저리게 느끼는 사실 중 하나이다. 인간계에서 살아가던 내 동생 늑대는 이제는 죽어서 더 이상 만날 수 없다. 죽음이란 그런 것이다. 영원히 사라져버리는 것. 목숨은 쉽게 내놓을 것이 아니다. 동물들도 자신이 잡아먹힐 것 같으면 필사적으로 도망쳐서 살려고 하지 않는가. 목숨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이기에 다신은 그런 말을 하지 않을 것을 말하면서 나는 신과를 아삭아삭 씹어먹었다. 달콤한 꿀맛이 이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뒤이어 나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손가락으로 내가 하는 일들을 세면서,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던 그녀는 나에게 뭔가 도와줄 것이 없냐고 물어왔다.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을 하며 보답하고 싶다고 말을 하는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가 나는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당신은 다솜에 살고 있는 신이 아닙니까? 그렇다면 저보다 다솜의 관리자인 아이온 피아사. 그 신을 돕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관리자들은 각각의 지역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즉, 당신이 살고 있는 다솜의 관리자 역시 일을 하고 있고, 저보다는 그 아이온 씨를 돕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것에 대해서 납득하지 않겠지요. 당신이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을 리가 없을테니까."
그렇기에 나는 그 대신 나에게 있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그녀에게 부탁하듯이 말했다.
"정말로 저를 돕고 싶다면 다솜 지역에 벚꽃잎으로 만든 풀장? 앵화...뭐라고 하더라. 아무튼 그런 것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거기서 파는 먹거리가 있으면 저에게 가져다 주었으면 합니다! 혹은 그냥 가끔 와서 말동무를 해도 괜찮습니다! 비나리는 라온하제의 중심이자 가장 중요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중심부. 이곳을 관리하는 신은 일이 많은 것이 당연합니다! 이것은 은호 님과 누리 님이 저에게 주신 일이니 굳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부탁할 것은 그 정도입니다만, 괜찮겠습니까?"
일을 하거나 지금처럼 쉬고 있을 때, 누군가가 옆에서 말동무라도 해주면 그것만큼 기분이 좋은 것도 없다. 혼자서 일을 하는 것과 누군가와 대화를 하면서 일을 하는 것은 천지차이였으니까.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입가에 미소를 지은 후에 그녀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가온 님의 말씀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물끄러미 가온 님을 바라보았다. ......'슬프다.' ...에이렐, 은호 님, 누리 님, 백호 님, 가온 님. ...모두 슬퍼해주실까요? 저의 첫 번째 친구와 '신' 님들께서, 모두 슬퍼해주실까요? ...저의 '신' 님. 당신은...... 제가 죽는다면 슬퍼해주실 건가요?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위대하신 자신의 '신' 님께 있어, 자신의 목소리는 그저 하나의 작은 신기루일 뿐이었으니. 닿지 않는. 잡으려 해도 잡힐 수 없는. 환상이자 환각.
"......'죽음'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한 번 죽었다가 되살아난 존재이니까요. ...그래도... 가온 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노력해 보겠습니다. ...저는 신 님들께서 슬퍼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신 님들, 동물 씨들, 식물 씨들, 인간 씨들,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것이 바로 자신이 바라는 것. 헤실헤실, 부드럽고도 희미하게 미소는 꽃 피어났다. 하지만 결국 확답의 약속을 드리지는 못 했다. 그저 노력하겠다, 정도로 대답했을 뿐. 지키지 못 할 약속은 거짓말이예요. ...'신' 님께 감히 거짓말을 할 수는 없어요. ......그래도... 아직은 친구가 있으니까요. 저의 '신' 님께도 보답해드려야 하니까요. 그러니까... 괜히 시선을 살짝 아래로 떨구면서 두 손으로 신과만 매만지다가, 이내 천천히 다시 야금야금 신과를 먹었다. ...아, 이번엔 딸기 맛이예요.
그러다 다시 걱정스러운 말과 함께 선의로 도움이 되고 싶다는 뜻을 조심스럽게 밝히자, 가온 님의 대답이 들려왔다. 하지만 그것은 이미...
"...맞습니다. 그래서 이미 아사 님께도 종종 찾아뵈면서 혹시 도와드릴 건 없는지 계속 여쭤봤었는데... 아사 님께서는 딱히 도움을 받을 건 없으신가봐요. 사실 다른 신 님들께도 보답을 해드리고 싶은데 오히려 찾아뵐 때마다 계속 저만 도움을 받고 그래서..."
조금은 시무룩한 듯이 두 어깨와 날개가 살짝 아래로 축 처졌다. 꼼지락꼼지락, 작게 손가락을 움직이면서 아래를 향해 떨구어졌던 시선이, 이내 들려오는 가온 님의 말씀에 다시 멍하니 떠진 채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잠시 동안 아무런 말도 못 한 채 그저 느릿하게 두 눈동자를 깜빡깜빡이다가, 이내 기쁜 듯이 희미하게 헤실헤실 웃었다. 고개를 좌우로 도리도리 저으면서.
"...아니요! 절대로 힘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도와드릴 수 있게 되어서 기뻐요, 정말로. 앵화영장... 네, 알겠습니다. 거기에는 분홍색의 맛있고 예쁜 음식들이 정말로 많아요. 꼭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가온 님. 말동무도 얼마든지 해드릴게요. ......사실 앵화영장은 직접 보시는 편이 더욱 아름다운데... 가온 님께서는 아무래도 많이 바쁘실테니까 대신 먹거리들이라도 많이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잠시 자신의 환각 능력을 이용해서 앵화영장을 보여드릴까, 하는 생각도 해보다가 이내 그 생각은 조용히 지워버렸다. ...아무래도 가온 님께서 나중에 직접 보시는 것이 더욱 감동적이실 테니까요. 그렇기에 그저 다시금 두 손을 앞에 모아 허리를 꾸벅, 숙였다 올리고는 희미하게 배시시 웃어보였다.
"......이렇게 맛있는 신과도 주시고, 발톱도 숨겨주시는 배려에 정말로 감사합니다, 가온 님. 이렇게나 친절하신 가온 님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드릴 수 있게 되어서 정말 영광이예요."
/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레주...!ㅠㅠㅠㅠ 여러가지 일을 하다보니... 아무튼 답레와 함께 갱신이예요! :) ㅋㅋㅋㅋ그리고 진짜로 이미 도와드리려 했지만 거의 아무도 도와드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의 선관이었기에...(끄덕)
"앵화영장이라고 합니까? 그 곳? 사실 다른 지역에도 가끔 가긴 하지만, 아무래도 비나리 지역을 떠나는 일이 잘 없다보니, 이름까지는 확실하게 알지 못했습니다. 분홍색의 맛있고 예쁜 음식이라. 딸기 같은 겁니까? 아니면 벚꽃잎으로 뭘 만든 겁니까? 잘 모르겠습니다만, 가지고 와주신다면 감사합니다! 그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물론 태생이 늑대다보니 채식보다는 육식을 더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채식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지금의 나는 늑대가 아니라 늑대 수인이니까. 신으로서 살게 되면서 채식도 할 수 있게 되었고 육식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간 먹지 못한 것들을 먹을 수도 있게 되었고... 이것이 신에게 허락받은 것인지, 아니면 수인이나 화인 특유의 특성인진 모르겠지만 그 분홍빛의 음식들은 참으로 맛이 좋을 거라고 확신하며 나는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앵화영장에 대한 것은 언젠가 다솜에 제대로 가게 되면 그때 꼭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솜에 사는 당신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확실히 아름다움이 가득하겠지요! 추천 감사합니다! 그리고 역시 발톱이 무서운 거였습니까?"
내 두 손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두 손을 슬그머니 아래로 내렸다. 역시 플라밍고로 살던 습관이나 공포는 남아있는 것일까. 내 발톱을 무서워하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 일단 그녀의 앞에선 발톱을 최대한 내밀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면서 나는 곧 들려오는 말에 해맑게 웃으면서 한 손으로 내 가슴을 가볍게 치면서 이야기했다.
"하하하! 모든 것은 은호 님과 누리 님이 바라는 것! 또한 이 라온하제를 평화롭고 아름답고 '즐거운 내일'로 만들기 위해서 당연히 관리자로서 해야하는 것! 저는 그저 제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뿐입니다! 모든 감사는 저에게 이런 기회를 준 은호 님과 누리 님에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무튼, 비나리 지역에서 도움이 필요하면 뭐든지 말만 해주십시오! 비나리 지역의 관리자로서 찾아온 손님은 정중하게 대접할테니 말입니다!"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다시 손을 내렸다. 뒤이어, 바람에 떨어지는 신과를 빠르게 잡은 후에 다시 그것을 입에 쏙 집어넣었다. 응. 맛있어. 맛있어.
//그리고 답레와 함께 스레주가 갱신하겠습니다! 하이하이에요! 리스주!! 여러가지 일이라니...괘...괜찮으신가요?! 그리고 답레는 그냥 편하게 편하게 쓰시면 되는 겁니다!
"...네. 그 곳은 '앵화영장'이라고 한답니다. 벚꽃잎들이 마치 물처럼 커다란 구멍 속에 가득히 들어있는 곳이거든요. 저는 나중에 '장미영장'으로 바뀐 모습을 보았지만요. ...음... 아사 님께서는 벚꽃잎... 으로 만드셨던 것 같아요. 저도 벚꽃 에이드 씨를 마셔보았거든요. 정말로 예쁘고 맛있었으니, 가온 님의 입맛에도 꼭 맞으셨으면 좋겠어요."
애초에 먼저 은혜를 입은 쪽은 다름 아닌 자신이었다. 이렇게 맛있는 신과도 받고, 도움을 드리는 것도 허락 받을 수 있었으니. 그렇기에 보답을 해드리기 위해서라도 꼭 최고로 맛있는 앵화영장의 음식들을 가져오리라, 마음 속으로 굳게 다짐했다.
"...네, 나중에 꼭 다솜에 와주세요, 가온 님. 앵화영장의 벚꽃나무 숲 안에 있답니다. 정말로 아름다운 곳인데다가 가온 님이시라면 금방 찾으실 수 있을 거예요. ...혹시 못 찾으시겠다면 저를 불러주세요. 곧바로 날아가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희미하게 웃던 것도 잠시, 가온 님께서 두 손을 슬그머니 내리시는 모습에 조용히 말 끝을 흐렸다. 자신도 모르게 슬쩍 시선을 옆으로 피하면서. ...그렇지만... 이내 다시 고개를 들어 가온 님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부드럽게 두 눈을 접으면서 고개를 작게 좌우로 천천히 저었다.
"......무섭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냥 편하게 드러내주셔도 괜찮아요, 가온 님. 아까는 그저... 조금 놀랐을 뿐이니까요. ...가온 님께서도 원래는 알파 늑대 씨이셨다고 은호 님께 전에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발톱을 드러내시는 게 더 편하실테니 부디 그렇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정작 열린 입술에서 나온 것은 또다시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닌, '신' 님을 위한 말이었다. ...그렇지만... 저는 정말로 괜찮으니까요. 물론 가온 님의 배려는 정말로 감사하고 영광이지만요. 그리고 이어진 가온 님의 해맑은 웃음과 말씀에, 그저 조용히 경청하여 듣다가 이내 희미하게 헤실헤실 미소 지었다.
"...은호 님과 누리 님께는 이미 계속해서 감사해하고 있었답니다. 그러니 저는 가온 님께도 감사해요. 결국 그 모든 일들을 혼자 도맡아 해주고 계시니까요. 이 '라온하제'의 비나리 관리자 님으로써 언제나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해주시고 계시니까요."
...덕분에 자신 역시도 '라온하제'를 꿈꿀 수 있게 되었으니.
"...가온 님께서는 언제나 은호 님과 누리 님을 위해 일하시는 것처럼, 저 역시도 가온 님을 포함한 다른 신 님들을 위해 도움이 되고 싶어요. 그러니... 저야말로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가온 님. 저는 손님이 아니라 일손으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은호 님과 누리 님을 위한 일은 저도 돕고 싶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그 많은 일들을 혼자 다 하시다보면 나중에는 가온 님께서 많이 힘드실지도 모르니까요."
...'신' 님께서는 아프시면 안 돼요. 그렇기에 그 전에 조금이나마 거들어드리고 싶은 선의 뿐이었다.
"은호 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까? 확실히 저는 무리를 이끌던 늑대였습니다. 은호 님의 가호로 지금은 이렇게 신이 되어서 여기서 살고 있었습니다만... 발톱은 꼭 필요할 때가 아니면 내밀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그 점은 오해가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당신을 일손으로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당신이 도움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이 라온하제의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일손으로 생각해달라는 그 말에는 조금은 단호하게 거절의 의사를 보였다. 그야 당연한 일이었다. 딱히 나 혼자서 다 일을 해야한다는 고집은 아니었다. 나도 피곤을 느끼고 지칠 때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를 일손으로 쓰는 것은 역시 무리였다. 잠시 생각을 정리한 후에 나는 입가에 남아있는 신과를 마저 깔끔하게 먹어치우면서 꿀맛을 목구멍에 통과시키면서 얘기했다.
"확실히 저나 관리자들은 은호 님의 명으로 각 지역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각 지역에 자율권을 주고 관리자들에게 자유롭게 지역을 관리하라고 맡긴 것. 물론 일이라고 할 순 있겠지만 은호 님은 그냥 맡기기만 했지. 그곳을 어떻게 하라는 지시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즉, 너희들부터가 이미 은호 님의 지시와는 별개로 자유롭게 이 지역을 관리하는 겁니다. 자고로 일손이라는 것을 일을 하는 존재. ...아름다운 내일이 가득할 이 라온하제에는 어울리지 않는 존재입니다. 서로 돕고 돕는 이라면 모를까. 일손이라는 것은 일방적으로 일을 하는 존재가 아닙니까?"
나의 생각을 확실하게 밝히면서 나는 근처에 있는 나무그늘로 천천히 걸어들어간 후에, 신통력을 나무에 주입하면서 미소를 지으면서 이야기했다.
"무엇보다, 은호 님과 누리 님의 보좌는 저입니다. 그 일을 누군가에게 대신 부탁하면, 보좌로서 실격이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당신은 이미 저에게 도움을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그 벚꽃 에이드라는 것으로 말입니다. 하하하! 이런 작은 도움은 도움이 아니라고 생각하십니까? 도움이라는 것은 크고 작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법입니다."
그렇게 웃다가 나는 아. 하는 소리를 내면서 그녀를 바라보면서 확실하게 단언하듯이 이야기했다.
"하지만 은호 님과 누리 님에 대한 충성심은 절대로 당신에게 지지 않습니다! 제가 훨씬, 훨씬, 훨씬 도움이 될 겁니다!!"
...가온 님께서도 은호 님의 가호로 신이 되셨던 거군요... 뭔가 새로운 깨달음의 빛이 안개로 자욱한 자신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간 느낌이었다. 그에 자신도 모르게 두 눈을 크게 뜨고 멍하니 가온 님을 바라보았다. ......어쩌면, 저의 '신' 님은 역시...
......하지만 아직 속단은 일렀다. 그렇기에 애써 마음을 차분히 진정시키려 노력했고, 동그랗게 뜨여졌던 두 눈동자 역시 예의 그 몽롱한 듯이 멍한 눈동자로 돌아왔다. 그리고 뒤이어지는 가온 님의 조금은 단호한 말씀에 그저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아무래도 저의 단어 선택이 잘못 되었었나봐요. 감히 '신' 님께 이런 실수를 저질러 버리다니... 앞으로 모은 두 손과 조금은 시무룩한 듯이 살짝 추욱 쳐지는 두 어깨와 날개. 아래를 향해 떨구어진 시선까지. 다른 신 님께서 본다면 완벽하게 혼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이내 천천히 기어들어가는 듯이 작은 목소리를 내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가온 님... 저의 생각이 너무 짧았어요. 그런 뜻으로 드린 말씀은 아니었는데... 혹시 불쾌하게 만들었다면 정말로 죄송합니다. ...저는 그저..."
'신' 님이 아니라 그저 평범한 홍학일 뿐인 자신은 손님보다는 일손인 편이 더 잘 어울리고 편할 것 같다는 생각도 있기는 했었기에. 하지만 차마 그것까지는 말하지 못 하고 숨긴 채, 괜히 입가까지 올린 손가락만 작게 꼼지락꼼지락 거렸다.
그렇게 그저 죄송스러운 마음에 어찌할 바를 모른 채 서 있자, 이내 다시 가온 님의 목소리가 들려와 느릿하게 떨구었던 고개를 살짝 들어올렸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 그 말씀을 조용히 똑같이 중얼거려보다가, 이내 다시 덧붙여지는 가온 님의 말씀에 두 눈을 한 박자 늦게 깜빡깜빡였다.
"...하, 하지만 저도 위대하시고 아름다우신 은호 님과 누리 님께 도움이 되고 싶어요, 가온 님...! 이미 은호 님과 누리 님께 받았던 은혜들도 많아서... 물론 그만큼 가온 님도 도와드리고 싶지만요. ......그런데... 정말로 무례한 말씀이라는 걸 잘 알지만, 가온 님... 혹시, 혹시 말이예요..."
묘한 긴장감에 머뭇머뭇, 손가락을 꼼질꼼질거리다가 이내 조심스럽게, 아주 조심스럽게 가온 님을 바라보았다.
"아니. 불쾌하지 않습니다! 신마다 생각은 다 다른 법! 그냥 그것은 저의 생각일 뿐입니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저는 당신을 일손으로 볼수는 없다는 겁니다!"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확실하게 나의 생각을 밝혔다. 물론 이렇게 말한다고 생각을 바꿀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말을 해서 나쁠 것은 없었다. 적어도 난 누군가를 일손으로 쓸 마음은 없었다. 서로 힘들 때 돕는 것이라면 모를까. 그것은 알파로서의 나의 본능일지도 모른다. 언제나 나는 알파였기에, 다른 늑대들보다 앞에 섰었으니까. 알파란 자리는 절대로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모두를 이끌어야하고 힘든 일은 앞장서서 해야만 했다. 그렇기에 나는 그 날...
.........
잠시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그 당시의 일을 머릿속에서 지워냈다. 그러는 순간, 갑자기 그녀에게서 말이 들려왔다. 그리고 그 말은 나는 멍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녀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네...?"
라이벌 의식? 어째서 그런 것을 나에게 묻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니까, 이건 뭐라고 해야 하지. 그런 생각을 하는 도중, 나는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겠다고 생각을 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손을 올려 그녀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 그렇습니다! 당신은 가만히 바라보면 저보다 더 은호 님과 누리 님에게 뭔가를 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보좌인 저의 일입니다!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히 좋은 것입니다만, 절대로 당신에게 뒤지지 않을 겁니다! 저의 충성심은 절대로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습니다! 비나리 광장의 얼음 동상도 그 충성심을 보이기 위해서 세운 것입니다!"
뒤이어 나는 손을 내린 후에 미소를 올리면서, 두 손으로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야기했다.
단호하고도 확고한 가온 님의 말씀에, 그저 한 박자 늦게 조용히 고개를 끄덕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신' 님께서 그러시다면, 분명히 그런 것이겠지요. ...저를 일손으로 봐주지 않으신다는 것은... 역시 영광스럽고 감사한 일이겠죠? 물론 저는 그렇게 봐주셔도 그저 감사하겠지만요.
이런저런 생각들은 그저 조용히 마음 속에 곱게 접어냈다. 물론, 가온 님께서 갑자기 고개를 작게 도리도리 저으시는 것에는 고개를 살짝 갸웃하면서 가온 님을 바라보았지만.
하지만 이어서 자신 조심스럽게 질문을 여쭤보자, 가온 님께서는 마찬가지로 멍한 표정을 보이셨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가온 님께서는 고개를 끄덕이시더니 그대로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켰고, 그에 살짝 놀란 듯이 두 눈을 멀뚱멀뚱, 느릿하게 깜빡였다. 그리고 들려오는 가온 님의 말씀. 라이벌 의식을 긍정하는 그 말씀에, 잠시 멍하니 입술마저 살짝 벌어진 채 가온 님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이내 곧 그 입술은 입꼬리가 올라가 부드러운 미소를 만면에 꽃피워냈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왠지 기뻐요. 제가 감히 가온 님의 라이벌 의식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도, 가온 님께서 보시기에도 제가 신 님들께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 받은 것이니까요. ...가온 님의 위대하신 충성심, 정말로 존경스러워요. ...'가장 도움이 되는 존재'... 그 목표를 응원하겠습니다, 가온 님. 하지만 저도 가온 님을 포함해서 다른 신 님들께 그러한 존재가 되고 싶으니, 저도 반드시 열심히 노력할 거예요...!"
한 없이 작디 작은 존재인 자신도, 진짜가 아닌 분홍색 허상의 신기루도, 결국 누군가에게 아주 조금이나마는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일까. 그러한 사실이 왠지 모르게 기쁨과 행복으로 마음을 희미하게 물들이는 것이 느껴졌다.
그렇기에 두 주먹까지 작게 꼬옥 쥐면서 마찬가지로 고개를 끄덕끄덕여 보였다. 물론 감히 자신이 직접 '신' 님의 라이벌을 직접 자청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 목표만큼은 자신 역시도 확고했기에. 그렇기에 나름대로의 의지를 멍한 두 눈동자 속에 반짝였다.
영문을 알 수 없어 멍한 눈으로 나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되면 방금 전까지 경쟁 의식을 불태우고 있는 내가 이상해지는 것이 아닌가 싶어 멍한 느낌이 들었다. 그 와중에 자신도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점프를 한 후에, 신과 하나를 더 따서 그녀에게 가볍게 던져주었다.
"왜 웃는건진 모르겠지만, 그렇게 말해도 절대로 지지 않을 겁니다! 절대로 말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역시, 쉽게 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확실하게 지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고 다시 팔짱을 끼면서 경계하는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곧 그 눈초리를 내리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애초에 당신은 왜 그렇게 다른 신들에게 도움이 되려고 하는 겁니까?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겁니까?"
그 이유가 묘하게 궁금했기에 그 이유를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잘은 모르겠지만, 뭐 듣는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겠지만 괜히 궁금한 느낌이 들었으니까.
"...." 새 울음소리만 간간히 들리는 하늘입니다, 거리를 걷는다는 것은 생경하면서도 익숙한 감각입니다. 가끔은 황조롱이 사이즈로 돌아다니기도 하는 터라. 하늘을 날았던가,,? 사뿐히 내려앉은 곳은 여름의 꽃이 많이 핀 곳이네. 그 곳을 잠깐 둘러보던 중, 누군가가 노래를 부르는 것을 발견합니다.
"잘 부르는 거려나." 무표정으로 들으려 합니다. 감상하다보면 좀 달라지지 않으려나. 하는 생각도 있으려나요?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무척이나 무감정한 듯한 시선을 에이렐이 느낄지도 모릅니다.
"...그야 가온 님께서 라이벌 의식을 느끼시고 계신다는 것이 저에게는 무척 영광인 일이니까요."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가온 님의 멍한 말씀에도, 그저 헤실헤실, 악의 없는 웃음만 희미하게 보이면서 솔직하게 대답했다. '신' 님께서 무려 저의 존재를 인식해주시고, 그것에 라이벌 의식까지 느껴주시는데, 어떻게 이것이 기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요즘 들어서 특히 더 행복한 일들이 너무나 많이 생겨나버렸다. 라온하제에 들어온 이후, 조금씩, 조금씩, 행복들이 자신의 마음에 똑, 똑, 노크를 하며 들어오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낯설어 두려울 정도로.
하지만 그러한 감정에 잠시 빠져들었기 때문일까? 이내 가온 님께서 던져주시는 신과에는 미처 반응을 한다는 것을 깜빡해, 그만 이마에 신과를 맞아버렸다. 그리고 이내 아래로 툭, 떨어지는 신과를 두 손으로 받아내면서 한 박자 늦게 "...아얏..." 하고 늦은 반응을 보였지만.
그렇게 조금 얼얼한 이마를 한 손으로 문지르면서도 이어진 가온 님의 말에 그저 헤실헤실, 기분 좋은듯이 웃어보이면서 고개를 끄덕여 대답했다. 비록 가온 님께서는 경계하시는 눈초리로 바라보셨지만... 그래도, 이것 역시도 어쩌면 열정적인 가온 님께 자신 나름대로 도움을 드리는 일들 중 하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조금은 스쳐 지나갔기에.
그렇기에 그저 "...네, 응원하겠습니다, 가온 님. 신과, 정말로 감사합니다." 하고 꾸벅, 허리를 숙여 예의 바른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하지만 가온 님께서는 이어서 한숨을 내쉬더니 한 가지 질문을 물어왔다. 그에 잠시 시선을 신과 쪽으로 천천히 떨구었다, 다시 느릿하게 들어올려서 가온 님을 바라보았다.
"...저는 예전에 저의 '신' 님께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신' 님들을 모두 다 숭배하고 존경해요. 그리고 특히 저를 도와주신 저의 '신' 님께 보답을 해드리고 싶은데 아직 찾지를 못 해서... 다른 '신' 님들께도 도움이 되어드리면서 저의 '신' 님을 찾고 싶어요. 어쩌면 누군가는 알고 계실지도 모르니까요."
자신의 '신' 님에 대해 얘기하는 그 순간만큼은 부드러운 미소가 희미하지 않고 선명하고 짙었다. 애초에 다른 존재들에게도 모두 다 호의와 친절을 베푸는 자신이었지만... 특히나, '신' 님들은 자신에게 있어서 정말로 소중한 존재였기에.
정말로 가볍게 던졌을 뿐인데 그것에 맞아버린 그녀의 모습에 나는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정말로 크게 당황해서 나도 모르게 그녀의 바로 앞까지 간 후에, 그녀를 바라보면서 다친 곳이 없는지, 정확히는 맞은 곳을 살펴보았다. 크게 다친 것 같지는 않지만... 아무튼 크게 쿨럭 쿨럭 소리를 내면서 나는 다시 뒤로 물러섰다. 다친 곳은 없어보이니 괜찮겠지.
아무튼 뒤이어서 들려오는 그녀의 대답에 귀를 기울이면서 '신'님에 대한 그녀의 마음을 들었다. 그러니까, 나에게 있어서 은호 님 같은 이가 그녀에게도 있다는 것일까. 찾지 못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며, 찾고 있다는 그 말에, 나는 잠시 침묵을 지키면서 생각을 하다가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그것은 아마도...
"만약 누군가에게 신통력을 받았다고 하다면, 몸 내부에 그 신통력의 파편이 남아있을 겁니다. 은호 님에게 가서 여쭙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저는 무리지만 은호 님이라면 파악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녀가 한 말 중 하나인 내가 충성심을 보이는 이유. 그것에 대해서 딱히 숨길 것은 없었다. 하지만, 이것은 말해도 되는 것일까. 잠시 고민이 되었다. 은호 님에 대한 것은 그렇다고 쳐도 누리 님은... 잠시 고민을 하다가 그녀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당신이 이유를 말해줬으니 저도 조금만 이야기하겠습니다! 대신 이것은 비밀입니다! 은호 님의 경우에는 저의 생명의 은인이고, 저에게 신으로서의 두 번째 삶을 살게 해줬으니 당연히 제가 모실 이입니다. 저에게 있어서는 은인이니 말입니다! 제가 이끄는 무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도, 전부 은호 님 덕분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이곳으로 왔고, 은호 님을 위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누리 님의 경우에는... 속죄입니다. 한 때, 저는 누리 님에게 정말로 심한 짓을 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그것은 이 라온하제를 위해서, 은호 님을 위해서 어쩔 수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죄 자체는 누리 님에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누리 님에게 죄가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태어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어찌되었건 그때의 속죄를 위해서 누리 님에게 충성을 다하고 있고, 누리 님의 보디가드로서, 누리 님을 지키고 있습니다. 물론 누리 님은 저보다 훨씬 강한 존재입니다만... 그래도 저는 비나리 지역의 관리자이자, 은호 님의 보좌. 당연히 은호 님의 딸인 누리 님에게 충성을 다하고 누리 님을 지키는 것이 당연한 겁니다."
누리 님에 대한 것을 전부 밝히진 않았다. 그것은 누리 님에게 있어서도 그리 좋은 기억은 아닐테니까. 그렇기에 나는 오른손을 들어 쉿 소리를 내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비밀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방은 상관이 없습니다! 어차피 뿌리라고 있는 것이 떡밥이니까요! 그리고 다녀오세요! 리스주!
"네, 전 괜찮습니다. ...죄송합니다, 가온 님. 손을 뻗는다는 걸 그만 깜빡해버려서..."
당황한 듯이 자신에게로 다가와 자신의 이마를 바라보는 가온 님의 모습에 드물게 곧바로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반응했다. 안심시켜 드리려는 듯이 헤실헤실 웃는 모습도, 마지막에는 결국 희미한 창피함에 묘하게 시선이 어긋나 버렸지만.
아무튼 이어서 자신이 자신의 '신' 님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들려드리자, 가온 님께서는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이어서 들려오는 가온 님의 목소리. 이번에는 자신이 그 말씀에 조용히 귀를 기울이다가, 이내 한 박자 늦게 조금 난감하다는 듯이 "...아..." 하고 중얼거렸다.
"......말씀은 정말로 감사합니다, 가온 님. 하지만... 어쩌면 은호 님께서 저를 구원해주신 저의 '신' 님이실지도 몰라서... 직접 그렇게 여쭤보는 것은 조금... 아직은 전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정말로 죄송합니다, 가온 님. 기껏 도와주셨는데..."
묘한 두려움인 것일까. 만약에 은호 님께서 자신의 '신' 님이 아니시라면, 자신은 자신의 강력한 '신' 님 후보 분들 중 한 분을 잃어버리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것은... 전... 무의식적으로 왼쪽 눈가를 매만지는 작은 손가락 끝이 미묘하게 떨려왔다. ...죄송스러움과 묘한 두려움이 희미하게 이질적인 하얀색 눈동자 너머로 삼켜졌다.
그리고 이어서 잠시 고민을 하시는 듯 하던 가온 님께서는 이내 비밀 한 가지를 들려주셨고, 그것에 귀를 기울이면서 한 글자, 한 글자, 놓칠세라 열심히 들었다. 그리고... 결국에는 목소리를 잃은 채, 그저 바들바들 떨리는 두 손을 힘겹게 들어올려 자신의 입가를 가렸다. 충격에 젖어 커져버린 살짝 흔들리는 눈동자 역시도, 가온 님을 멍하니 올려다보면서.
......속죄. 그리고 누리 님의 죄, '태어난 것'. 유난히도 그 단어들이 자신의 마음 속을 깊숙히 찔러오기 시작했다. 푹, 푹. 하지만 아프지 않았다. 눈물마저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그저, 한낱 평범한 홍학인 자신이 알고 있기에는 너무 큰, '신' 님들의 비밀을 알아버렸다는 것을 직감했을 뿐. 그리고... ...가온 님과 누리 님께 감히 자신 역시도 공감과 이해를 할 수 있었을 뿐.
'죄악'. 예전에 은호 님께서 자신에게 하셨던 말씀이 다시금 스쳐지나갔다. 푹. ...누리 님... 그리고 가온 님... 태어나신 것이 죄가 되어버리신 누리 님과, 은호 님 덕분에 두 번째 삶을 살게 되신 가온 님. ...이것은 정말로... ......저의 '신' 님. 운명이란 것은 이렇게도 끔찍하고 아름다운 것일까요. 삶과 생명이란 것은 원래 이렇게 슬프고 행복한 것일까요. 동전의 양면. 그러나 그것이 누리 님과 가온 님께 보인 면은 서로 달랐다. ......그렇다면... 저의 동전은 과연 어떤 면인 걸까요.
"......네, 알겠습니다. 목숨을 함부로 말하지 않으려 노력하겠다, 했지만... 제가 다시 죽을 때까지, 저의 모든 것을 다 걸고 비밀을 지키겠습니다. ......다만... ...슬퍼요. 누리 님께서도, 가온 님께서도, 아무런 잘못이 없으실텐데 어째서 태어나신 것만으로도 죄가 되고, 그에 속죄를 하셔야 하는 거죠...? ...저는... 저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그래도..."
......마음이 너무 아파요. 조용히 덧붙여진 목소리. 그러나 여전히 눈물은 나오지 않았고, 표정 역시도 평소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멍한 표정이었다. 다만 심장 부근의 옷자락을 꾸욱 움켜쥔 두 손과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 묘하게 더 어두워진 얼굴은 그 말이 거짓 없는 진심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 그리고 떡밥 개방+진지한 분위기에 답레 길이는 결국 다시 폭발해 버렸습니다...ㅋㅋㅋㅋㅋ(시선회피) 이것은 예전의 그 떡밥이군요! 오오...! 아무튼 답레와 함께 다시 갱신합니다! :)
"잔혹한 현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라온하제에는 악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악신은 이 결계를 절대로 뚫고 들어올 수 없습니다. 정말로 막강한 신이 아닌한 말입니다. 하지만 이 라온하제의 밖에는 사악하고 나쁜 신도 가득합니다. 그들 중에서는 정말로 잔혹한 방법을 써서 재앙을 만드는 이도 존재합니다."
확고한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내가 알고 있는 그 어느 신도 그러했다. 그 신은 참으로 잔혹하고 잔혹했다. 그렇기에 나는 송곳니를 제대로 들어내면서 적대했었지. 물론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그 이후로 보이지 않았으니까. 아무튼 조금 어두워진 분위기를 느끼면서 나는 끄응 소리를 내며 기지개를 켠 후에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것은 이미 지나간 일입니다! 하하하! 잊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에도 굳이 답을 해야한다고 한다면... 세상의 운명이라는 것은 때로는 매우 잔혹할 때도 있다....정도입니다! 지금의 누리 님은 500년 후에, 이 라온하제를 받으실 분이고, 더 이상 저도 그 분을 적대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쭈욱 저는 신으로서의 생이 끝나기 전에는 쭈욱, 정말로 쭈욱 누리 님을 보좌할 생각입니다!"
단호하게 나의 의지를 강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 밝은 분위기를 내면서 미소를 보였다. 그리고 그녀를 바라보면서 두 손을 휘저으면서 안심하라는 듯이 이야기를 했다.
"당신은 정말로 마음씨가 따뜻한 신인 것 같습니다. 당신과는 관련이 없는 이런 일에도 마음이 아프신 겁니까?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겠습니다. 누리 님도 같은 말씀을 해주실 겁니다. 아파하지 마십시오! 이제는 아무 상관도 없는 과거 이야기입니다! 하하하!"
정말로 괜찮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야...정말로 이제는 지나간 옛 이야기니까.
가온 님의 확고한 목소리를 듣던 눈동자가 서서히 아래로 떨구어졌다. 잔혹한 현실. ...라온하제는 역시 유토피아였던 것일까요. 라온하제의 밖에는 사악하고 나쁜 존재들 역시도 가득하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애초에 그 세상 속을 방황하듯이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라온하제에 들어오게 된 자신이었으니까.
더군다나 자신은 마냥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하고 순수한 존재가 아니었으니. 그러한 세상의 어두운 일면은 이미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 ...다만... 그럼에도, 저는... ......그 모두를 믿고, '사랑'하고 싶은 걸요.
하지만 그러한 자신의 마음까지는 말하지 않았다. 그저, 이어진 가온 님의 말씀에 다시금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려 가온 님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을 뿐. 그렇게 일부러이신지, 더더욱 밝은 분위기로 말을 이어나가시는 가온 님의 모습에, 어두웠던 표정이 조금은 풀렸다. 그럼에도... 조용히 고개를 도리도리, 작게 저어 대답했다.
"......그것은 이미 저도 알고 있는 사실이니, 정말로 죄송하지만 잊을 수 없습니다, 가온 님. ...물론 저는 가온 님도, 누리 님도, 전부 다 믿고 있어요. 하지만... 그래서 더욱 마음이 아프고 슬퍼요. ...두 분 다 행복하셨으면 좋겠는데..."
......리스. 저의 행복을 바라듯이, 모두가 행복해지셨으면 좋겠어요. ...저의 '신' 님, 부디 저의 기도를 들어주세요.
"...그래도 그 과거는 가온 님과 누리 님의 중요하고 소중한 이야기예요. 물론 저와는 관련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것은 가온 님과 누리 님의 이야기예요. 그러니 저는 소중하게, 조심스럽게 기억하고 싶어요. 저의 마음씨를 떠나서 말이예요. 그래도... 정말로 감사합니다, 가온 님. ...당연히 비밀은 지키겠습니다."
쉿, 한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는 헤실헤실, 언제나와 같이 희미하게 웃어보이고는, 받았던 신과를 다시 한 입 작게 깨물어 먹었다. ...아이스크림 맛. ...누리 님의 맛이예요. 목을 타고 넘어가는 달콤함에, 자신의 과거 이야기 역시도 조용히 실어 흘려보냈다.
"저로서는 잊어버리고 싶습니다. 그때의 기억은. 하하하! 아무튼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하겠습니다!"
굳이 어두운 이야기를 계속 이어갈 필요는 없었다. 그렇기에 웃으면서, 늑대로서 무리를 이끌 때, 나의 무리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크게 웃는 것처럼 정말로 크게 웃었다. 그리고 나와 누리 님의 행복을 바라는 플라밍고 수인인 그녀를 바라보았다. 소중하고 조심스럽게 기억하고 싶다고 말을 하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모른다. 어째서 그런 일이 있었는지... 사실 모르는 것이 그녀에게 있어서도, 그리고 누리 님에게도 좋은 법이다. 그렇기에 확실하게 피식 웃으면서 나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두 손을 휘저었다
"억지로 잊으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마음을 아파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지금은 그런 것은 없다는 겁니다! 하하하!"
혹시나 누리 님이 어딘가에서 보고 있지 않을까 싶어 말을 끝내면서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역시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것에 안심을 하면서 나는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을 잠시 바라보았다. 슬슬 일을 시작해야 할 시간일까? 어느새 태양은 꽤 움직여있었으니까.
"그렇다면 저는 다시 과수원을 가꾸러 가보겠습니다. 신과는 드시고 싶으면 드시셔도 됩니다만, 나무 하나를 통째로 비울 정도로 많이 드시진 마시고, 푹 쉬시면 됩니다! 비나리 지역은 오늘도 평화로우니 말입니다!"
꾸벅 인사를 한 후에, 나는 저쪽의 나무로 다가갔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가며 신통력을 모아 주변 나무로 뿌리듯이, 양분을 뿌리듯이 앞으로 천천히 걸었다. 신과 나무를 관리하는 것은 나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였으니까.
음...여러분들에게 뭐라고 하려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그러니까...이건 조금 제 개인 사정인 부분인데... 너무 자세하게는 이야기를 하지 않을게요. 그냥 간단하게 말해서 제 동생이 좀 다쳤고 수술을 해야하는 상황이거든요. 일요일에 입원을 하고 다음주 월요일에 수술을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아마 제가 월요일부터...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어요. 2~3일이 될 지, 아니면 퇴원할 때까지가 될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그건 가봐야 알 것 같기에.. 확실하게 공지를 할 수 없고... 병원에 제가 보호자로 있어야 하거든요. 그래서...아마 다음주 월요일부터 제가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는 잘 안 보일 수가 있어요.
음..일단 갑자기 말 없이 안 보이게 되면 여러분들이 걱정할 수도 있고, 혹여나 불안해할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 이렇게 이야기를 남기겠습니다. 스레를 세운 이상 여러분들에게 엔딩을 맞이할 때까지는 스레를 이끄는 것이 당연한 약속인만큼, 스레는 끝까지 이끌겠습니다. 다만... 이 시기에는 제가 잘 안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을 공지하겠습니다.
>>933 ......그러셨었군요. 우선 레주, 이렇게 직접 공지를 남겨주셔서 정말로 감사해요. :) 하지만 전 레주를 믿고 있기 때문에 불안하지 않답니다. 그것보다는... 레주와 레주의 동생 분께서 괜찮으신지 걱정돼요. 동생 분께서 수술을 하실 정도면 많이 다치신 것 같은데...(꼬옥)(토닥토닥)
부디 동생 분께서 수술이 잘 되고 회복도 빨리 되어 금방 쾌차하시기를 기도할게요. :) 밤~새벽의 라온하제 스레는 제가 열심히 지키고 있을테니 레주께서는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동생 분의 간호에 힘써주셨으면 해요.(부둥부둥) 두 분 다 괜찮으시길 바래요...
음....수술이 결정된만큼 가벼운 것은 아니긴 합니다만...일단 어쩔 수 없는 것이니까요. 아무튼... 갑자기 말 없이 사라지거나 하는 스레주가 되고 싶진 않기에 일단 그 시기는 제가 잘 안 보일 수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말해두는 것이 좋을 것 같기에 남겼습니다. 위로와 격려 감사합니다..모두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입으로 펑이라니요..!! 이벤트 프롤로그라..이번에는 경쟁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하는 포카포카한 이벤트입니다...!! 그리고 모두의 창의력이 중요시되는 이벤트지요..! 후후후... 그리고..스폰지밥은 일요일에 가게가 쉰다고 슬퍼하는 에피소드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아..저도 그 에피소드 본 적 있답니다! 정말 좋은 에피소드중 하나였지요! 갑자기 막막 보고 싶어지네요. 저 스폰지밥 되게 좋아하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 음..음... 하지만 역시 스폰지밥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는 것이 좋겠죠. 여긴 스폰지밥 스레가 아니니...결론은 제가 만들고 싶은 라온하제는 바로 그 스폰지밥 시리즈처럼 정말로 평화로운 분위기의 스레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