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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버섯이 아니라 여우니라! 그러니까 전혀 다른 것이니라!"
"엄마. 누구에게 말하는 거야?"
-누군가에게 항변하는 것 같은 어느 한 고위신과 그 고위신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어느 한 여우신의 모습.
미소짓는 리스를 보며 그녀는 자비로운 부처처럼 미소를 짓고 있다. 고맙다는 이야기에는 괜찮다는듯 손을 휘휘-흔든다. 그리고 맞잡을듯 말듯 망설이는 그 손을 향해 다시 한번 움켜쥔다. 친구 사이에 뭘-이라는 생각일까. 이어지는 잘 모르겠다는 말에는 미소지은채로 이야기한다.
"그럼 그걸 알아보도록 하자. 우리의 시간은 무한하니까."
누군가 죽이지 않는한 말이야. 굳이 앞의 이야기를 덧붙이지는 않으며, 한걸음 내딛는다. 추천하고 싶은 장소에 대해 이야기를 듣는다. 서약의 제단이라.
"음, 좋은 곳이네. 나라도 괜찮다면 얼마든지."
먹을 것을 마치고라, 내가 먹을 것을 가지고 잇떤가 생각하다 주머니에 손을 넣어봅니다. 그리고 잡히는 초콜릿의 기척. 안 녹앗으려나-하고 짤막한 생각이 스쳐지나간 후, 이어서 이야기한다.
"뭣하면 지금 갈까? 어차피 난 이후 일정이 없거든."
해봐야 집에 들어가서 이불 속에서 뒹군다-정도 밖에 없었다. 이런 예상 외의 계획 오차는 기분 좋은 일이니까. 마주 잡는 손에는 똑같이 마주 잡아주고는 그 손의 온도를 느낀다. 1200년 만일까. 이런 따스함은. 마음에 깃든 봄의 기운에 취할 것 같다. 나의 겨울은 이것으로 끝난 것일까 ───? 너의 말대로 내게도 친구가 생겼구나. 그것도 너와 달리 잃어버리지 않을 상대를.
잠깐 생각에 잠긴 것을 풀고는 리스를 다시 돌아본다. 그녀의 대답이 무엇일지에 대하여. 그리고 그녀에게 끊어졌던 봄 기운을 살살 불어오게 만든 최초의 상대를. 그것이 메귀리 신에게 있어 '행복'이 될 것이다. 그녀에게 잇어 외톨이 기간은 매우 길었으니까. 1200년 전 그 소년과의 이별 이후로 말이다.
"음, 나도 오래 살긴 했지만 친구를 사귄 것은 처음이어서 말이다. 뭘 해야할지 모르겠군."
미묘하게 왕스러운 말투. 평상시 그녀가 나름 억누르던 그녀의 본래 말투라고 해도 되겠지. 뭐, 엄밀히 따지면 그녀는 말투를 최대한 현대 기준으로 평범하게 하려는 노력파라는 것이다. 그래도 상식은 부족하지만 말이다. 살짝 고민에 잠긴다. 제단에 가게된다면 해결이 되려나? 그리 생각을 하는 에이렐이였다.
에이렐 님께서 같이 미소를 지어주시자, 덩달아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희미하지 않은 미소는 거의 처음이 아니었을까? 신기루는 환상에서 그치지 않았고, 맞잡을 듯, 말 듯, 작게 꼼지락거리는 손이 다시금 꽈악 잡혀오자, 결국에는 손가락이 천천히 굽혀졌다.
낯설었다. 이상한 느낌이었다. 맞닿아있는 손의 감촉도, 자신들의 시간은 무한하다는 에이렐의 말도, 그러한 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픈 자신의 모습도, 전부 다 낯설었다. 행복해서 낯설었고, 두려워서 낯설었다. 하지만... 지금은 행복의 편을 들고 싶었다. ...리스. 행복한 미소로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이미 죽음을 겪었던 자신에게는 이제 더이상 시간이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곱게 접어내어 속에 품어버렸다. 그리고 그 대신 '서약의 제단'에 대하여 에이렐에게 설명했다.
"에이렐이니까 같이 가고 싶은 거예요. ...에이렐은, 저의 첫 번째 친구니까..."
들려오는 에이렐의 반응 섞인 말에는 드물게 곧바로 당연하다는 듯이 얘기했다. 물론, 뒷말은 어색하고 낯선 부끄러움에 괜히 웅얼웅얼, 작게 중얼거리면서 소매로 입을 가렸지만. 멍한 눈동자들 역시도 옆으로 향한 채.
그러다 에이렐이 뭣하면 지금 가자고 얘기하는 말에, 다시금 에이렐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멍한 표정.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기쁜듯이 환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세게 끄덕끄덕였다. "...네!" 목소리마저도 기쁨에 물들어있었다.
에이렐은 이내 미묘하게 새롭게 바뀐 말투로 얘기해왔다. 하지만 그것에 놀라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마치 이것이 진짜 '에이렐 뮤즈'의 모습인 것만 같아서 기쁘기만 했다. 자신에게 진짜 모습을 좀 더 솔직하게 드러내준다는 것이었으니까.
"...그건 이제부터 천천히 알아가면 된다고 생각해요, 에이렐. 시간은 많으니까요. ...같이 알아가봐요. '친구'에 대해서."
배시시, 기분 좋은 미소가 물들었다. 그리고는 이내 잠시 두 눈을 감고, 에이렐의 손을 잡고 있지 않은 쪽의 한 손을 천천히 들어올려 자신의 구슬에 살며시 갖다대었다. 그러자 구슬이 점차 빛나기 시작했다.
"......'신' 님. 제가 감히 당신의 능력을 사용하는 것을 부디 용서해주세요."
그 말을 끝으로, 에이렐과 자신을 환하고 따스한 빛으로 감쌌다. 그리고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 바람이 그치면서 분홍색 봄의 기운이 잦아들자, 이내 주변에 보이는 풍경은 비나리의 폭포였다. 그에 두 눈을 살며시 뜨고, 이내 작은 제단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것이 그 '서약의 제단'이래요. 같이 가주었으면 해요. 에이렐. ...손, 도... 계속 잡았으면... 좋겠어요..."
부끄러움에 귀까지 살짝 빨개져버린 얼굴을 옆으로 돌렸다. 꼼지락, 꼼지락, 손가락이 작게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