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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너무 신나게 홍보를 하다가 카트와 함께 미리내 지역의 빙해에 빠져서 얼음동상이 되었다 그 말이더냐?"
말을 놓으라는 것을 돌려서 표현한 것인데도, 아무래도 전혀 그럴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주인의 입장에서도 기대는 안했다는 듯이 퉁명스레 대답한다.
"괜히 입맛에 맞지 않는걸 시켰다가 다 버리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것 뿐이야."
쓴 맛을 싫어한다면 카라멜 마끼아또라던가. 말해보았자 무엇을 말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대충 그런 것을 만든다는 선언을 해본다. 커다란 유리잔을 꺼내어 카라멜 시럽을 두번 펌핑. 스팀우유를 만들려는 것인지 찬 우유팩이 어딘가에서 나타난다. 스팀피쳐에 우유를 따라놓고 스팀완드를 우유의 표면에 살짝 담... 이하생략하도록 하자. 그냥 우유에 스팀을 집어넣고 데우는 단계라고 생각하면 쉬우니. 스팀이 분사되는 소리가 조용한 카페에 울렸다.
"...딱히 누군가 구원을 해주지 않아도, 신은 태어나. 지금 네가 살아있는 것도 너의 의지가 만들어낸 결과일 수도 있다는 것이지."
미묘하게 긍정적으로 말하는 듯하면서도, 리스의 그 고집스런 신념을 부정하는 듯한 말이였다. 당연히 리스의 주장대로 어떤 다른 신의 변덕으로 신으로 다시 태어난 신도 있을 것이였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 하지만 주인은 어째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뭐, 알았어. 굳이 그런 주제로 입 아프게 논쟁하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그래... 네 '신'이 어딘가에는 꼭 있었으면 좋겠구나."
없는 것을 쫓다가 괜히 좌절하는 꼴을 보기는 싫거든. 중얼거리는 말은 리스에게는 닿지 않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였다지. 그리고 그 조용한 말은 따뜻한 카페의 공기에 흩어져 사라져버렸다. 그런 인간 군상을 한두번 봐온 것도 아니였지만...
달콤한 카라멜 시럽의 향이 커피의 온기와 함께 훅 끼친다. 하얀 접시에는 자그마한 크기의 피낭시에 두 조각과 작은 포크. 리스가 앉아있는 테이블 위에, 컵과 접시를 올려놓았다.
"...굳이 말하자면 난 들어주는 쪽이야."
'이름없는 까치'의 이야기, '주인'의 이야기, ...'세설'의 이야기. ...그래, 리스의 말대로 어느 쪽이든 말 할 생각은 없었지? 굳이 자의로 청자의 위치에 서있으려 하는 것도, 그런 이유였잖아. 그러나 글쎄,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으로서의 태도는 썩 좋은 편은 아니였지. '주인'은.
"...그러셨군요. 그래도 세설 님께서 직접 만들어주시는 거라면 저는 그게 무엇이든 다 먹었을 거예요. 그래도 역시 그렇게 친절히 물어봐주셔서 정말로 감사해요, 세설 님. ...'카라멜 마끼아또'...? 잘 부탁합니다."
헤실헤실, 세설 님의 퉁명스러운 대답에도 희미한 미소는 끊이지 않았다. '카라멜 마끼아또'라는 말을 따라해보기도 하면서. ...'카라멜 마끼아또'... 라는 게 뭔지는 잘 모르지만, 그래도 세설 님께서 직접 만들어주시는 것이라면 분명 맛있을 거예요. 그런 확신과 신기함이 어린 반짝반짝이는 멍한 두 눈동자가 세설 님의 손 끝을 따라 가만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로 인하여 들려오는 소리들에게도 귀를 기울이고 있자, 이내 들려오는 세설 님의 말씀. 묘하게 긍정적이면서도 자신의 신념을 부정하는 듯한 말이었지만, 그럼에도 그저 계속해서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말씀은 정말로 감사해요, 세설 님. 하지만 그럴만한 의지와 힘은 저에게 있지 않답니다. 저는 평범한 홍학인 걸요. ...단순히 제 의지만으로 제가 감히 다시 되살아날 수는 없을테니까요. 그건 '신' 님의 영역이신 걸요."
믿음과 숭배 어린 마음은 올곧고, 여전히 반짝였다. 물론 세설 님의 말씀도 받아들이는 자신이었지만, 역시 자신의 출생을 생각해보면 그것은 적어도 자신에게 있어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기에. 하지만... 역시 세설 님께서는 정말로 다정하시고 좋은 '신' 님이신 것 같아요. 자신의 '신' 님의 존재를 기원해주는 세설 님의 말씀을 듣고는, 행복한 듯한 웃음이 더욱 꽃피워졌다.
"...감사합니다." 이미 몇 번이고 말씀드렸던 감사 인사가 또다시 덧붙여지듯이. 물론, 세설 님의 중얼거림까지는 미처 듣지 못 했지만.
...아. 좋은 냄새... 킁킁, 달콤한 향에 작은 코가 저절로 살짝 움직여졌다. 그리고 세설 님께서 내주신 잔과 접시의 음식들을 보고 멍한 두 눈을 크게 떴다. "...와아." 하는 감탄사가 한 박자 늦게 새어나올 정도로.
"...너무 맛있을 것 같아요. 제가 정말로 감히 이것을 먹어도 되나요...? ...세설 님께서는 안 드셔도 괜찮으신가요?"
감히 '신' 님께서 계시는데 자신 혼자 맛있는 것을 먹을 수는 없었기에. 그렇기에 세설 님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곤 이어진 세설 님의 대답에 다시금 헤실헤실, 희미하게 웃어보였다.
"...들어주시는 쪽. 그것도 정말로 대단하고 멋진 위치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들어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니까 말이예요. ...그러니 저만 이야기할 수는 없는데... ...혹시... 궁금한 것을 질문드리는 건 괜찮으신가요...?"
여담이지만 백호는 은호의 소꿉친구랍니다. 물론 그럼에도 아무래도 고위신과 고위신이 아닌 신이다보니, 백호는 은호를 은호님이라고 부르고, 백호의 딸인 누리에게도 확실하게 누리님이라고 부르고 있고요. 물론 은호도 백호를 제일 편하게 여긴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가장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한 신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