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3830134> [1:1/NL] 연 - 1 :: 355

이름 없음◆GyZknqLERw

2018-08-10 00:55:24 - 2022-05-24 23:46:02

0 이름 없음◆GyZknqLERw (2410406E+5)

2018-08-10 (불탄다..!) 00:55:24

나 가진 것 탄식 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 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中>

203 이름 없음◆GyZknqLERw (3192502E+5)

2019-10-03 (거의 끝나감) 20:26:20

안녕, 윤주야! 답장 생각보다 늦어져서 ㅠㅠ 안부 전하러 왔어요! 저는 주말동안 좀 아팠어요. ㅠㅠㅠ 환절기 감기가 제법 독하더라구요.. 그래서 마지막 주말을 좀 아쉽게 보냈지 뭐예요. 지금은 거의 괜찮아졌어요! 히히 오늘은 공휴일이었는데, 잘 쉬었나요? 내일이 금요일이라 그런지, 벌써 주말 같은 기분이 들어요 ㅋㅋㅋㅋㅋ
올해는 유난히 태풍이 자주 오는 것 같아요. 여긴 어제 비가 많이 왔어요. 오늘은 깨끗이 개었지만, 비가 왔으니 다시 추워질 것 같아요. 한동안은 또 여름처럼 따뜻했는데 말예요. 어머나, 복슬복슬한 긴팔이라니 너무 귀여워요! 포근포근 하겠어요. 저는 아직 짧은 잠옷을 입거든요 ㅋㅋㅋ 도톰한 이불을 덮어서 그런가?
맞아요, 가을 옷들이 참 예쁘죠! 딱 적당한 두께로 멋 낼 수 있고, 특히 겉옷.. 코트도 예쁘고.. 트렌치, 라이더, 자켓, 가디건.. 흑흑 최고야.. 앗 공평하게 입어준다니 ㅠㅠㅠ 정말 좋은 주인님이네요! 흑 너무 귀여워요.. 매일매일 패션쇼 해주세요! 윤주가 가는 곳이 바로 런웨이..!! ㅋㅋㅋㅋ

늘 상냥한 말들 고마워요. 제게 이번 9월은 뭔가 할 게 많아서 조금 지치는 달이었지만, 그래도 초반에 추석도 있고.. 뭔가 이벤트가 많아서 좋았어요 ㅋㅋㅋ 9월도 윤주와, 공주님과 함께할 수 있어서 참 좋았고.. 정말 어릴 때는 시간이 참 안 간다고 생각했는데. 이 나이가 되어 보니 시간보다 빨리 가는 게 또 없는 것 같아요.
아, 벌써 10월이에요! 낮에는 이렇게 따뜻한데, 눈 깜짝 할 사이에 또 낙엽들이 바스락거리기 시작하겠죠. 우리 가을의 푸른 하늘을 최대한 즐겨 봐요. 이번 달도 윤주에게 다정한 달이길 바라요. 감기 조심하고 늘 건강해요! 이번 달도 잘 부탁하고, 답레는 너무 늦지 않게 가져 올게요. 안녕, 좋은 밤 돼요!

204 이름 없음◆3yPNMD/6aY (4524586E+5)

2019-10-08 (FIRE!) 01:49:27

안녕! 잠도 안 오구 해서 잠깐 들러봤어요. 헉 주말 동안 아팠다니... 일교차가 크더니 감기 걸렸었나보네요 ㅠ.ㅠ... 지금은 좋아졌다니 다행이지만, 오늘도 그렇고 앞으로는 꽤나 쌀쌀해지는 모양이에요. 옷 따뜻하게 잘 입고요. 건강 챙기길 바라요! 답레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느긋하게 부탁해요. 언제나 건강이 일순위인 거 알죠! 공휴일이긴 했는데, 사실 나는 쉬지 못했어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그래도 오후 시간은 비어서 보고 싶던 영화도 보고 책도 둘러보고 좋은 날 보냈답니다. 추연주도 잘 쉬었길 바랄게요.
뉴스에서 봤는데 올해가 몇십 년만에 태풍이 가장 많이 온 해라고 해요. 또 올라오는 게 있다고 하더라구요... 짧은 기간 내에 너무 많은 태풍이 와서 걱정이 커요. 큰 피해는 없어야 할 텐데... 조심히 잘 지내야 해요! ㅠ.ㅠ 날이 추워지면서 점점 옷과 이불도 두꺼워지게 되네요. 저는 최근에 온수매트도 꺼냈어요... 조금 이른가 싶기도 한데 따뜻하니까 좋긴 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잠도 잘 와요! 아마 이거 올리구 바로 잠이 들 것 같아요. 약간 잠결에 쓰고 있는 것 같기도 하구... 횡설수설해도 이해해주세요 ㅠ.ㅡ
맞아요! 블레이저랑 라이더 자켓, 니트... 다 정말 좋아하는 옷들이에요. 추연주 말대로 런웨이! 하고 뽐내고 싶은데 막상 손이 가는 옷은 큼지막한 맨투맨이랑 셔츠들뿐이라 슬프네요... 공평하게 입어주려고 다짐했는데 역시 부지런해야 그런 일도 가능한가 봐요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좋은 날에는 한 번씩 꺼내 입으려구요! 추연주도 이런 소소한 재미 찾아가며 즐겁게 하루하루 보내길 바라요.
상냥한 말이라고 이야기해줘서 고마워요. 저는 낯을 가리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사람을 좋아하는 편인데, 호의에 이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또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추연주가 해주는 말들이 저한테는 참 소중해요! 나도 늘 고맙게 생각해요. 9월 진짜 정신 없이 지나갔죠! 나도 처음 해보는 일들과 추석과... 이것저것 신경 좀 썼더니 어느새 10월이더라구요. 지금까지 추연과 추연주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게 제게도 큰 기쁨이에요. 생각해보니까 이번 상황까지 마무리히면, 추연과 윤이 사계절을 함께 보낸 게 되더라고요! 새삼 신기했어요 ㅋㅋㅋㅋㅋㅋ
추연주에게도 예쁜 단풍과 하늘, 이따금 마주치게 되는 작은 친절들이 좋은 기억으로 남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한 번 아팠다니까 걱정이 되는데 ㅠ.ㅠ... 아프지 말구요, 나도 이번 10월도 잘 부탁해요! 그럼 잘 자구 좋은 꿈 꿔요. 조만간 또 만나길 기대할게요. u.u

205 추연 - 서 윤 ◆GyZknqLERw (0263797E+5)

2019-10-10 (거의 끝나감) 01:46:20

첫눈이 내렸다. 눈은 소리도 없이 찾아와 무덤처럼 고요한 땅을 가볍게 덮었다. 황궁의 붉은 기와에도, 담장에도 흰 색이 얇게 덧칠되었다. 추연은 방에 앉아 둘이 나눴던 약속의 말을 떠올렸다. 어쩌면 윤은 그런 말을 했다는 걸 잊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상관없었다. 추연이 숨을 내쉬자 입에서 독한 연기가 피어올랐다. 독을 피우면 마음을 괴롭게 하는 생각도, 복잡한 마음도 연기와 함께 아지랑이처럼 희미하게 흩어지곤 했다.
희뿌예진 시야에 추연이 눈을 두어 번 깜빡였다. 윤이 보고 싶었다. 윤, 추연이 소리 없이 그 한 글자의 이름을 입 안에서 굴렸다. 윤, 윤……, 아이가 처음 배우는 단어를 말하듯 추연 역시 그 이름을 마음 한 곳에 새겨 나갔다. 이 한 글자 또한 제게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이름이 될 터였다. 작은 한숨을 내쉰 추연은 윤이 준 머리끈을 손목에서 풀어 손에 쥐었다. 보드라운 비단의 감촉이 윤의 손을 떠올리게 했다.
윤, 추연이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며칠 동안 추연은 윤의 처소로 두어 번 찾아 갔었다. 곱게 물들자마자 떨어지고 바닥에 묻혀 모양 하나 상하지 않은 예쁜 낙엽이나, 묻어둔 도토리를 찾으려다 길을 잃고 떠는 작은 다람쥐 따위를 들고서. 그러나 갈 때마다 지금은 곤란하다는 반응을 하던 상궁의 탓에 추연은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어디가 아픈 건지, 안 좋은 일이라도 있는지, 아니면 저를 만나고 싶지 않은 것인지. 문풍지를 뚫고 달빛이 들었다. 추연이 독을 태우며 멍하게 생각에 잠겼다.
혹시 그 날의 일이 환상이면 어쩌지. 다른 환상들도 저렇게나 진짜 같은데. 이 모든 기억이 제가 간절히 바란 나머지 만들어 낸 망상이라면……,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런 상황을 상상만 해도 장이 뒤틀리고 꼬이는 기분이었다. 아냐, 이게 있는 걸. 고개를 한 번 저은 추연이 머리끈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코 가까이로 가져가 냄새를 맡았다. 그럴 리 없겠지만 꼭 윤의 달콤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결국 답답한 마음을 견디다 못한 추연이 처소 밖으로 나왔다. 밤부엉이가 구슬픈 울음소리를 냈다. 뺨을 스치는 바람에서는 하얀 겨울의 냄새가, 그리고…… 윤의 향기가 났다. 나도 참 중증이다, 자조하면서도 추연은 홀린 듯이 걸음을 옮겼다. 눈이 내린 뒤 아무도 밟지 않아 하얀 마당을, 그 앞의 작은 덤불숲을 지나 문 밖으로. 본능처럼 움직인 그 발걸음의 끝에는 진짜 윤이 있었다.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아니, 꿈에서라도 보기를 바라마지않던 이지만, 네가 이 시간에, 여기에?
추연은 걸음을 멈추고 당황한 얼굴로 눈을 깜빡였다. 황금색 달빛이 윤의 얼굴 윤곽을 따라 촘촘히 빛나다 곧 어슴푸레한 밤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너, 는 정말……,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목이 턱 하고 막혀 달아나듯 시선을 돌리고 잠긴 목청을 가다듬었다. 성큼성큼 걸어 윤의 앞까지 간 추연이 발걸음과는 달리 조심스러운 동작으로 윤의 손을 쥐었다.

“너, 나를 그렇게 걱정하게 해놓고서. 뭐가 그리 즐거워?”

묻고 싶은 게 많았는데, 나오는 말은 타박 뿐이라. 어느새 추연의 얼굴에도 웃음이 걸렸다. 웃음 뒤에는 희미한 물감처럼 걱정이 묻어 나왔다. 휘어져 다정한 웃음을 짓던 추연의 눈이 윤을 위에서부터 훑고 내려가 윤의 발치를 헤맸다. 혼자 서성였는지, 눈 위에 발자국이 여럿 찍혀 있었다. 추운데 왜 여기까지 왔어. 왔으면 왜 들어오지 않고. 추연이 허리를 굽힌 채 윤의 겉옷을 단단히 여며 주며 작게 투덜거리다 고개를 들었다.
제법 가까운 거리에서 눈이 마주치자 그만 아까의 웃던 얼굴이 떠올라 얼굴에 확 열이 올랐다. 어색하게 시선을 피한 추연이 꼭 모자란 사람처럼 더듬거리며 말했다.

“그……, 걸을까? 아니, 아니면 추워? 들어갈까?”

206 이름 없음◆GyZknqLERw (0263797E+5)

2019-10-10 (거의 끝나감) 02:05:33

안녕, 윤주야! 앗, 잠 안 오는 밤은 참 괴롭지요 ㅠㅠㅠ 잠들기 위해 아무 생각 하지 말자..!는 생각을 하면 이런 저런 생각이 더 많이 나잖아요. 그러다 보면 더 잠이 깨구 ㅋㅋㅋㅋ 그래도 온수매트가 힘을 발휘해 준 것 같아 다행이에요! 푹 잘 잤길 바라요. 앗 걱정 고마워요! 요새는 과하게 따뜻하게 입고 있답니다. 세상에, 반팔 잠옷 입고 잠들었던 게 어제 같은데, 벌써 온수매트의 계절이 되었다니! 저는 전기장판을 쓰는데, 참 좋지만 이상하게 몸이 들러붙어서 ㅋㅋㅋㅋ 침대 밖으로 나가는 게 너무 힘들더라구요.. 겨울은 정말 움직이기 싫어지는 계절이에요..
공휴일날 쉬지 못했다니 ㅠㅠ 속상해요! 그래도 알찬 오후를 보낸 것 같아서 기뻐요. 오늘도 공휴일이었는데, 오늘은 잘 쉬며 좋은 날 보냈을까요? 이제 크리스마스 전까지 쉬는 날이 없다니, 조금 슬퍼요.. 그래도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사는 건 설레는 일이니까! 11월부터는 캐롤을 들을 거예요!
헉 맞아요, 태풍이 가자마자 또 다른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면서요 ㅠㅠ 어쩜 매번 안부 나눌 때마다 다른 태풍이라니.. 정말 걱정이에요. 무사히 지나가 줘..! 윤주도 조심히 잘 지내야 해요! 옷도 따뜻하게 입고 다니구요 ㅋㅋㅋ 다음주까지가 예쁜 가을 옷을 입을 수 있는 마지막 기간일 것 같아요 ㅠㅠ 벌써 밤엔 무지무지 춥고.. 저는 시험기간이라 수험생 룩으로 다니고 있지만요.. 부지런하게 뽐내 주세요! 공평하게 입어 주기로 했잖아요! ㅋㅋㅋㅋ

앗, 그러게요. 소소한 행복을 위해 주변을 둘러보며 다녀야겠어요. 하늘이 높고 푸르러졌는지, 단풍이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멍하게 앞만 보면서 걸어 다니고 있었네요. 내일은 두리번거리면서 다닐 테야..! 첫 단풍이 들면 또 안부 전할게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고마워요!
윤주는 처음 해보는 일을 시작했구나..! 새로운 걸 배우는 건 늘 힘들지만 또 즐겁기도 한 것 같아요. 한 달이 지났으니 이젠 익숙해 졌으려나요? 윤주가 편안한 10월 보냈으면 좋겠는데.. 헉 그러네요! 둘이 여름 밤에 만났는데, 벌써 겨울이에요 ㅋㅋㅋ 공주님 곧 나이를 한 살 더 드시겠어요..!
아, 그리고 저는 이제 시험 기간이라 자주 오지 못할 것 같아요 ㅠㅠㅠ 그래도 종종 안부 전하러 올게요! 답레는 천천히 여유 날 때 느긋하게 적어 주세요. 그리고 고마워요, 윤주야. 이번 달에도 덕분에 좋은 기억 많이 남을 것 같아요! 좋은 꿈 꾸고, 나중에 봐요! 앗 참 방금 느낀 건데 저는 느낌표를 너무 많이 쓰는 것 같아요.. 그치만 신나서 자꾸 쓰게 되네요.. ㅋㅋㅋㅋ 히히 진짜 안뇽!

207 서 윤 - 추연 (6180245E+5)

2019-10-21 (모두 수고..) 01:20:28

추연이 놀란 만큼 윤도 놀랐다. 윤은 그가 눈처럼 왔다고 생각했다. 기척도 없이, 어느 순간 성큼 다가온 것이 웃음 짓게 하는 모양이 꼭 갑자기 내린 눈 같았다. 제게 다가오는 추연을 본 윤이 한 걸음 다가섰다. 제 손을 쥐는 추연의 손을 맞잡은 윤은 제게 날아온 타박에도 웃기만 했다. 이 손을 아무런 이유 없이 맞잡을 수 있다는 사실이 꿈처럼 느껴졌다.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연이 왔잖아요. 내 책임 아닌걸요.”


배시시 웃은 윤이 장난스레 이야기했다. 제게 다가온 말부터 옷깃을 여며주는 손길까지 하나같이 다정하기만 해서 윤은 어디서 꽃이라도 피고 있는가 생각했다.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은 차갑기만 한데, 윤은 추운 줄도 몰랐다. 겨울은 온갖 것이 마르고 수그러지는 계절이라고만 생각했건만. 제 마음속에선 눈치도 없이 자꾸 무언가 돋아나고 있었다. 윤은 눈을 접어 웃으며 고갤 숙였다.
추연의 손길이 닿은 옷자락을 괜히 한번 만지작거리다 시선을 들어 올린 윤과 추연의 시선이 정확히 맞닿았다. 윤은 처음 만났던 날처럼, 추연의 눈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꽃잎이나 달, 별 같은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었다. 느리게 눈을 깜빡인 윤은 갑자기 멀어지는 그의 시선에 홀린 듯 양손을 뻗었다. 제 손을 조심스레 추연의 양 뺨에 얹은 윤은 곧 데인 듯 손을 떼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잠깐 생각해볼게요.”


손을 뒤로 감추고 눈을 굴리던 윤이 급하게 말하고 입을 닫았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실은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저 제 행동에 놀라 쿵쿵대는 마음을 진정시키기에 바빴다. 처음에는 허락되는 선에서 그의 곁에 있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지금 윤은 제 마음이 어디쯤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전과 같은 마음이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자꾸만 욕심이 커졌다. 그래서 가끔은 겁이 났다. 예쁜 당신께 해가 될까 두려워서 물러나고 싶어질 때가 있었다. 잠시 머뭇대던 윤은 곧 추연을 향해 손을 뻗었다.


“…손 잡아주세요. 그럼 어디든 좋아요.”


말을 마치곤 살포시 웃음 지었다. 그래도 오늘은, 이 밤만은. 못난 마음이라도 정성스레 감싸 당신께 드릴 테니 기껍게 받아주셨으면.

208 이름 없음◆3yPNMD/6aY (6180245E+5)

2019-10-21 (모두 수고..) 01:41:30

안녕! 잘 지내요? 답레가 늦었죠... 나도 시험을 보고 있어요 ㅠ.ㅜ! 이제 적응할 때도 된 것 같은데 시험은 정말... 매번 볼 때마다 적응이 안 되네요... 공부가 적성이 아닌가...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흑흑 아 정말 몸이 들러붙는다는 말이 딱인 것 같아요. 요즘 집에서 뭘 해보려고 하면 늘 실패해요 ㅠ.ㅠ 이불과 따끈한 매트를 포기할 수가 없어요! 잠옷도 복실복실한 걸 입으니까 외출복 입기도 귀찮아지구요... 그래서 이건 정말로 해야 한다! 싶으면 외출을 하고 있어요. 또 산만해서 자리를 옮겨다녀줘야 집중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본의 아니게 여러 군데 탐방을 다니고 있어요. 정말 내 비위 맞추기가 제일 힘들어요! 한편으로는 이렇게나마 여기저기 돌아다니니까 재밌기도 하지만요.
앗, 그러고 보니까 옷 공평하게 입어주기로 한 걸 홀라당 까먹고 있었어요... 난 나쁜 주인이야... ㅠ.ㅡ ㅋㅋㅋㅋㅋ 매번 입는 옷에만 손이 가더라구요. 요즘은 편한 옷이 좋아서 까맣고 헐렁하게 돌아다니고 있어요. 일주일 조금 지난 사이에 또 조금 더 추워졌죠. 다음 주부턴 이제 최고기온이 20도도 안 되는 것 같더라구요. 지난 해를 생각해보면 꽤 늦게 쌀쌀해지기 시작한 것 같지만, 감기는 또 모르는 새에 오더라구요 흑흑... 도톰하구 편하게 잘 입고 다니고 있길 바라요! 곧 11월이니까요. 추연주가 캐롤 듣기 시작할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네요 ㅋㅋㅋㅋㅋ

요즘 단풍놀이 가는 철이래요! 길 돌아다니다보면 나뭇잎들이 벌써 노랗게 빨갛게 변하기 시작한 게 보여요. 비록 할 게 산더미라 슬프지만 ㅠ.ㅠ... 문득 보이는 예쁜 풍경에 위로를 많이 받아요. 추연주에게도 그런 풍경이 소소한 기쁨이나 위로가 됐으면 해요! 히히 나도 매번 고맙구 또 고마워요. 새로운 일은 조금 익숙해진 것 같아요. 힘들긴 해도 주변의 응원도 많이 받아서 씩씩하게 잘 해나가보려구요!
앗 그러네요...! 이제 윤이 스물한살이 되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윤의 혼인... 혼인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추연이 있으니까 당연히 안 하려고 할 것 같긴 하지만요. 눈물의 이별은 안 돼 ㅠ.ㅠ!!!
추연주가 한 말 보고 봤는데 나도 느낌표를 엄청 많이 쓰고 있네요 ㅋㅋㅋㅋㅋㅋ 점도 많이 쓰구... 웃기도 많이 웃고... 나도 좋아서 그래요! 히히 u.u* 10월은 아무래도 부쩍 바빠지는 것 같아요. 나도 답레 바로바로 못 주고 있는 걸요. 텀은 너무 신경쓰지 말구요, 안부도 가끔 남겨주는 걸로 충분하니까 공부 열심히 하고 푹 쉬고 하루하루 잘 보내고 있길 바라요. 너무 많이 하는 말이라 진정성 없어 보여도 매일매일 고마워요! 진심이에요 히히 그럼 좋은 꿈 꿔요.

209 이름 없음◆GyZknqLERw (8022954E+5)

2019-11-01 (불탄다..!) 23:44:54

안녕, 윤주야! 으엉 ㅠㅠㅠ 내가 너무 늦었죠.. 아직.. 살아있어요.. 월요일 날 답레 가지고 올게요 ㅠㅠㅠㅠ 진짜 미안해요 ㅠㅠㅠㅠㅠ

210 이름 없음◆3yPNMD/6aY (9241939E+5)

2019-11-05 (FIRE!) 10:45:12

얍 갱신할게요! 많이 바쁠 텐데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ㅠ.ㅠ...! 나도 계속 많이 늦고 있는걸요... 어제 오늘 조금 쌀쌀하긴 해도 날씨가 좋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길 바랄게요! :)//

211 이름 없음◆GyZknqLERw (0922417E+6)

2019-11-10 (내일 월요일) 01:58:48

ㅠㅜㅠㅠㅠㅠ 헝.. 안녕 윤주야? 잘 지내고 있나요 ㅠㅠㅠㅠ 거의 한달만이네.. 이렇게.. 오래 걸릴줄이야... 저는 정말 뜬금없이 과제폭탄을 맞고.. 피피티.. 발표.. 영상노예가 되어서.. 이번주 화요일까지.. 정신이 없을 것 같아요.. 너무 미안해요.. 이러다 정말 첫눈 올 때 답레 가져오겠어.. ㅠㅠㅠㅠㅠ 헝...
어제부터 입동이랬나? 날씨가 엄청 추워졌지요! 완전 겨울 느낌이라 깜짝 놀랐어요! 날이 추워진 만큼 집 안에서도 밖에서도 따끈따끈하게 감기 조심했으면 좋겠어요. 주머니에는 천원짜리 들고 다니는 거 꼭 잊지 말구..
약속 매번 못지켜서 너무 미안하고.. 저는... 다시 과제하러 갈게요... 힝 여기 오니까 숨통이 트이는데 ㅠㅜㅠㅠㅠ 늘 고마워요! 잘 지내구.. 조만간 봐요..

212 추연 - 서 윤 ◆GyZknqLERw (945691E+53)

2019-11-24 (내일 월요일) 01:43:33

보고 싶었다는 윤의 말이 봄비처럼 추연의 마음에 내려앉았다. 켜켜이 쌓여 얼어있던 눈을 녹이고 황량하고 메마른 땅을 적셨다. 그렇게 제 마음을 흐물흐물하게 녹여 놓은 윤이 꼭 꽃이 피듯 웃었다. 아, 아직도 싹틀 것이 남아 있었는지. 꼭 뭔가가 심장을 뚫고 돋아나기라도 하는 것처럼 가슴 한 켠이 간지러웠다. 추연의 입꼬리가 느른하게 풀렸다. 아직도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추연이 몽롱한 기분으로 눈꺼풀을 팔락거렸다.
제 질문에 대답 대신 다가온 윤의 손이 꼭 나비처럼 제 뺨 위에 내려앉았다. 추연은 어미에게 목덜미를 물린 새끼 짐승처럼 얌전히 얼어붙었다. 네 손이 차가운 건지, 내 뺨이 뜨거운 건지 모르겠다. 네가 너무 좋아. 가만히 윤의 손에 제 얼굴을 맡긴 추연이 눈을 감은 채 가늘게 눈꺼풀을 떨었다. 제 심장 소리를 들킬까 두려웠다. 꼭 촛농으로 가득 찬 욕조에 목 끝까지 담근 것처럼 나른하고……, 뜨거웠다.
영원과도 같은 찰나의 순간이 지나고, 추연은 아쉬운 얼굴로 눈을 떴다. 윤의 손은 감춰진지 오래였다. 추연이 타는 눈으로 윤의 뒤에 감춰진 손을 좇았다. 너를 전부 가지고 싶어, 윤. 네 손길, 네 입술, 네 몸, 네 마음……. 다시 제게 내밀어진 윤의 손을 보며 추연은 숨을 삼켰다. 이 손을 잡아도 될까. 추연은 자연이었다. 변덕스럽고 투명한 욕망 그 자체였다. 아, 일평생 그런 그를 망설이고 고민하게 한 것은 오로지 윤 뿐이었다.
그의 마음은 날마다 새로워지고 깊어졌다. 윤을 생각하는 날마다 더 넓어져 갔다. 지금 이 상태에서 더 윤을 좋아할 수 있다는, 아니, 윤이 더 좋아지게 될 거라는 확신이 그를 너무도 두렵게 했다. 다시 해일처럼, 산불처럼, 그런 재해처럼 그녀를 집어 삼키게 될까봐. 너를 어쩌면 좋을까. 요 작은 것아. 깜찍한 것아. 맹랑한 것아. 멈추었던 숨을 한숨처럼 길게 내쉰 추연이 차게 식은 윤의 손을 쥐어 연신 입을 맞추었다.
사랑스러운 것아. 내 심장을 꺼낼 수 있었다면 네게 주었을 텐데. 이런, 다시 내가 고르게 됐구나. 추연이 윤의 양 손을 마주 쥐고 눈을 맞추어 웃었다. 어쩐다. “달빛이 좋으니 걸을까?” 곤란한 얼굴로 조금 망설이던 추연이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 처소에는 다음에 초대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윤이 좋아하는 것을 준비하고, 영 좋지 못한 것들은 치우고. 그녀에게 나쁜 것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다.
추연은 윤을 제 쪽으로 가볍게 당기며 손등에 입을 한 번 맞춘 뒤 그녀의 옆에 나란히 섰다. 한 손만 쥔 채 느릿느릿 걸음을 옮겼다. 아무도 밟지 않은 겨울의 첫 눈 위로 윤의 발자국이 새겨져 갔다. 저 멀리에서 희미하게 밤새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추연도 괜히 밤새처럼 목소리를 낮추어 속삭였다.

“곧 신년이네. 한 살 더 먹을 준비는 됐어?”

수도 없이 거닐었던 황궁인데, 너와 함께 하니 어찌 이리 새롭고 설레는지. 추연이 술렁이는 마음을 애써 가라앉혔다.

213 이름 없음◆GyZknqLERw (945691E+53)

2019-11-24 (내일 월요일) 02:32:13

안녕, 윤주야! 씩씩하게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나요? 새로운 일은 이제 많이 익숙해 졌을까요.
고작 이거 가져오는데 한 달 넘게 걸려서 미안해요. 그냥.. 변명 한 마디라도 하자면.. 저는 수업과 시험이 조금 많은 학과이고 6년을 다녀야 하는데.. 이제 4년 다녔고.. 시험 끝난 게 어제 같은데.. 과제 하다 보니까.. 참 믿기지 않게도 다시 시험기간이 되었어요..
헝 그치만 크리스마스 전에는 돌아올 수 있어요 ㅠㅠㅠㅠ 약속할게요.. 아니.. 내 약속이 지켜진 적이 있긴 한가.. ㅠ 이쯤 되니 제가 너무 욕심을 부렸나 싶은 마음도 들고 그래요.. 매번 이렇게 오래 계속 기다리게만 해서 미안한 마음 뿐이에요. 윤주는 늘 제게 괜찮다고 다정하게 말해 주지만.. 혹시라도 기다리기 힘들다 싶으면 주저 말고 말해 주세요.

요새 제가 사는 곳은 단풍이 정말 예쁘게 들었어요. 그래서 매일매일 위로가 돼요. 하늘을 구름 없이 푸르고, 나무들도 꼭 꽃 같구요. 자연이 이렇게까지 화려한 때가 있었는지.. 정말 예쁘고 화려한 불꽃같아요. 해가 일찍 져서 오래 볼 수 없는 게 아쉽지만요.
오늘은 날이 참 따뜻했지요. 그래서 왠지 집을 벗어나고 싶어서 집에서 조금 먼 곳까지 다녀왔어요. 처음 가보는 동네의 모르는 카페에서 과제도 하고 답레도 쓰고.. 약간 충전한 기분이에요! 새로운 것들은 영감을 주곤 하니까요. 집에 오는 길에는 비가 오는데 눈인줄 알고.. ㅋㅋㅋ 약간 설렐 뻔 했지 뭐예요.
아, 저는 캐롤을 듣기 시작했어요. 크리스마스 장식도 사야 하는데.. 케이크 불 생각을 하니 마음이 술렁술렁 해요.. 사실 제가 크리스마스를 좋아하는 건 크리스마스랑 종강이랑 비슷한 시기라 그런 것 같기도 해요.. ㅋㅋㅋㅋㅋ 편안한 마음으로 맞을 수 있는 연휴.. 빨리 종강했으면 좋겠어요!
흑 스물 한 살의 공주님이라니.. 너무.. 귀여워요.. 공주님 백 살 까지 건강하게 해주세요.. (눈물의 이별은,, 안 돼,, ㅠㅠㅠㅠ) 헉 그러고 보니 벌써 12월이 다 돼 가네요.. 공주님만 한 살 더 드시는 게 아니었어..! 흑흑 윤주가 한 해를 행복하게 마무리 했으면 좋겠어요. 뭔가 끝이 좋으면 늘 좋은 기억으로 남으니까..

지금은 좋은 꿈 꾸고 있을까요? 토요일은 행복하게 보냈을까요? 윤주가 잘 지내고 있는지 늘 궁금해요. 아픈 데는 없는지, 좋아하는 음식은 종종 먹으러 가 주는지, 잘 쉬어 주고 있는지. 윤주의 매일이 항상 좋은 일로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언제나 고맙고.. 보고 싶어요! 월요일엔 다시 추워 진다니 옷 따뜻하게 입고, 잘 지내요. 또 봐요 안녕!

214 이름 없음◆3yPNMD/6aY (8283512E+6)

2019-12-12 (거의 끝나감) 22:24:57

안녕, 추연주야. 잘 지내고 있어요? 그동안 좀 복잡한 일이 있었어서 시간적으로도, 심적으로도 여유가 없어서 오질 못했어요. 내가 너무 늦었죠... 추연주가 아직 있을지 모르겠는데 일단 짧은 안부라도 남겨야 할 것 같아서 부랴부랴 들렀어요. 머리가 굳었는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네요 ㅠ.ㅠ... 늦어서 정말 미안해요. 부디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기를 바라요.
추연주가 아직 있다면, 답레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아서요. 크리스마스 전후로 올려둘게요. 시험 준비 잘하구요. 이번 학기도 고생 많았어요. 마지막으로 혹시 모르니까 미리 인사할게요. 메리 크리스마스! u.u*

215 이름 없음◆GyZknqLERw (9247408E+5)

2019-12-20 (불탄다..!) 00:39:55

안녕, 윤주야! 앗 ㅠㅠㅠㅠ 일은 잘 마무리 했을까요? 크게 마음 쓸만한 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여긴 신경 쓰지 말구 미안해 하지도 말고 언제든지 편할 때 들러주세요! 답레도 천천히 편할 때 주세요!
저는 오늘 시험이 끝나서 맛있는 것도 먹고 맥주도 마시고 지금은 멍청하게 누워 있어요. 뭔가 엄청 바랐던 종강인데 막상 아무것도 안해도 되게 되니까 뭘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ㅋㅋㅋ 히히.. 고마워요!
앗 세상에 곧 크리스마스네요! 윤주는 올해 멋진 크리스마스 계획이 있을까요? 저는 여기 혼자 좀 있다가 크리스마스 지나고 올라갈 생각이에요. 이브날 밤부터 케이크 사다가 초도 꽂고.. 와인도 마시고.. 요리도 해 먹고.. 하루종일 크리스마스 영화를 볼거예요.. 그런 연말 영화만의 개연성에 같이 행복해 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싶어요.
벌써 한 해가 마무리되어 가네요. 요새 날이 추운데 따뜻한 연말 보내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갈 땐 목도리 둘둘 감고 다녀요! 따뜻한 음료도 자주 마시구요.. 히히 인사가 너무 설레네요! 고마워요! 저도 미리 인사할게요, 메리 크리스마스! ♥ 또 올게요. 안뇽..!

216 이름 없음◆GyZknqLERw (9966913E+5)

2019-12-25 (水) 20:24:44

안녕, 윤주야! 크리스마스는 잘 보내고 있나요? 저는 어제 와인이랑 케이크 사다가 밤새 크리스마스 영화 보면서 행복하게 보냈어요 ㅋㅋㅋ 어디 안 나가고 혼자 크리스마스 보낸 건 처음인데 이것도 참 좋네요.. 남은 하루는 뭘 하며 보낼지 고민이에요 ㅋㅋㅋ 부디 윤주도 선물 같은 하루 보냈길 바라요. 메리 크리스마스! ❤️

217 서 윤 - 추연 ◆3yPNMD/6aY (7895459E+5)

2019-12-29 (내일 월요일) 04:01:18

행복에 잠겨 자꾸 웃음이 나다가도 한 번씩은 마음이 뻐근하게 아팠다. 너무 좋아서 아플 수도 있다는 걸 윤은 추연을 만나고 나서야 알았다. 처음에는 허락된 만큼만 곁에 있고 싶었는데, 눈치도 없이 자꾸만 불어난 마음은 이제 평생을 함께 하고싶다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의 옆에 없었던 시간을 아쉬워하고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까 재어보다 보면 자연스레 제게 찾아올 끝에 생각이 닿았다. 당신이 나 때문에 흔들리고 애가 닳았으면 하면서도, 그저 좋아하는 마음 이상도 이하도 아닌 채로 남길 바랐다. 어느 날 내가 사라지고 당신이 홀로 있어도 아무렇지 않도록. 내게 끝이 온다면, 환생 같은 것도 없는 완전한 끝이라면 좋겠다. 기약 없는 기다림 같은 건 당신의 운명에 눈길도 주지 못하도록.
당신은 그저 그 자리에 있기만 하세요. 나는 내 온 마음 그대에게 기울일게요. 당신이 슬쩍 보여준 웃음에도 내 발아래서는 봄꽃들이 만개해요. 내 발밑에 꽃이 다 시든대도, 당신 하나는 온전히 있도록 하고 싶어요. 당신은 내내 어여쁘기만 하소서. 못난 것, 흉한 것은 다 내가 할 테니. 결국엔 손을 놓아야 할 때가 온다면, 난 그렇게 할 거예요. 다치지 않을 수 있다면 난 뭐든지 해요. …그러니 그전까지는 손을 꼭 붙잡고 있어요. 서로를 놓치지 않도록, 누구 하나 길 잃는 일 없도록. 윤은 추연을 보며 마주 웃었다. 천천히 고개가 위아래로 끄덕였다.


“좋아요.”


붙잡은 손에 조금 더 힘을 준 윤은 추연을 따라 그의 손등 위로 입을 맞췄다. 짧게 입술을 닿았다 떨어뜨린 뒤에는 추연을 보며 작게 웃었다. 칭찬이라도 기대하는 표정이었다. 발아래로는 새하얗고 깨끗한 눈이 밟히고 있었다. 문득 뒤를 돌아 지나온 길을 본 윤은 제 발자국만이 남은 게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란히 남은 흔적이 있다면 좋을걸.
그래도 윤에게는 이 순간이 수많은 금은보화보다 귀하고 소중했다. 윤은 이날의 풍경과 이따금 불던 바람, 맞잡은 손의 온기 같은 걸 기억하기 위해 애썼다.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함이었다.


“음…. 사실 큰 의미를 둔 적이 없어 잘 모르겠네요. 제겐 새해가 그저 해가 바뀌는 일일 뿐이라서. 추연에게는 어떤가요?”


곰곰이 생각하다 답을 내놓은 윤이 뒤이어 추연에게 물었다.


“아, 그래도 올해에는 다르지요. 연을 만났으니.”


뒤늦게 떠올리며 뱉은 말과 함께 윤이 웃음을 흘렸다. 입술 새로 나오던 뽀얀 입김은 웃음과 함께 흩어졌다. 추위에 눈부터 코, 뺨, 입술까지 얼굴이 전부 발갛게 얼어있는데도 윤은 그저 좋기만 했다. 당신이 앞에 있으니 이런 말도 할 수 있잖아요. “…연.” 윤이 조심스레 그를 불렀다.


”신년의 첫날, 우리 함께 있을까요.”


말을 마친 윤이 살포시 고개를 기울였다. 입가에 머금은 웃음은 여느때보다 다정했다.

218 이름 없음◆3yPNMD/6aY (7895459E+5)

2019-12-29 (내일 월요일) 04:13:52

안녕! 내가 많이 늦었어요 ㅠ.ㅠ...... 쓰기 시작한지는 꽤 됐는데 자꾸 외출하게 되기도 하구 자꾸 몸이 쳐지기도 해서 더 느렸네요. 이러다 새해에 올리면 어쩌나 정말로 걱정했는데, 이렇게라도 올리게 되어서 나는 기쁘네요 흑흑 ㅋㅋㅋ큐ㅠㅠㅠㅠㅠ
종강도 잘하구 크리스마스도 잘 보냈다니 다행이에요! 나도 사실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혼자 있는 걸 더 좋아해서 올해에도 친구들은 그 전후로만 만나고, 당일에는 혼자 맛있는 음식 해먹으면서 정말 푹 쉬었어요. 이제 슬슬 새로운 일을 해야 하는 타이밍이라 다시 움직여야 하지만, 31일까지는 내가 나를 봐주려구요... 너... 이번 달까지만 놀아라! 하구요 ㅋㅋㅋㅋㅋ
이제 한 해가 다 끝나가고 새로운 해가 오고 있네요. 나는 올해는 몇 개는 뿌듯하고 몇 개는 되게 아쉽게 느껴지는 해예요 ㅋㅋ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 복잡한 일들도 좀 있었구 건강이 좀 안 좋아져서 ^.ㅠ... 놀랐던 기억도 있구요. 그래도 잘 지나왔으니까 이렇게 새해를 기다리고 있는 거겠죠! 추연주에게는 올해가 어땠을지 궁금해요. 어떤 해였더라도 잘 마무리하고 함께 기쁜 마음으로 새해 기다려보아요!
음, 2020년은 벌써 우리가 함께 맞는 세 번째 해네요. 따로 감사를 전했던가 싶어서요. 늘 함께 해줘서 고마워요, 추연주! 캐릭터들 관계도 좋고 흥미로워서 이야기도 잘 이끌어나가고 이것저것 새로운 것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추연주가 함께 해주지 않았다면 이렇게 즐겁지 않았을 거예요. 또, 개인적으로도 응원을 많이 받고 있어요. 예쁜 말, 다정한 말 하는 것도 힘 써서 해야 하는 건데, 저에게 그렇게 해줘서 늘 정말 고마워요. 진짜 쉽게 기가 죽는 편인데 ㅋㅋㅋㅋㅋㅋ 추연주 예쁜 말 읽고 웃은 적 한두 번 아니거든요. 많이 고마워요! ❤️
시간이 늦어서 추연주는 아마 자고 있겠네요. 푹 자고 행복한 일요일 보내요. 안녕~ 다음에 또 만나~ u.u

219 이름 없음◆3yPNMD/6aY (7895459E+5)

2019-12-29 (내일 월요일) 04:15:36

말이 조금 엉망이라고 느껴진다면 내가 거의 잠결에 싸버려서 ㅋㅋㅋㅋㅋㅋㅋ ㅁ안해요 이해해줘요 ㅠㅠㅠㅠㅠㅠ 그럼 진짜 안녕! 또 만나요

220 이름 없음◆3yPNMD/6aY (6485215E+5)

2020-01-01 (水) 00:45:48

생각이 나서 잠깐 들어와봤어요. 해피 뉴이어! u.u

221 이름 없음◆GyZknqLERw (0984816E+6)

2020-01-03 (불탄다..!) 00:11:43

흑흑 공주님 넘 설레요.. 사랑해요.. 으앙 고마워요 윤주야! 새해 복 많이 받아요 ♥ 행복하고 건강하고 늘 행운이 함께하는 2020년 되길!

222 이름 없음◆GyZknqLERw (4550104E+5)

2020-01-15 (水) 02:34:58

안녕, 윤주야! ㅠㅠ 답레 들고 오려고 했는데..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는 것 같아 짧게 안부 먼저 전하구 가요.. 저는 최근에 A형 독감에 걸려서 ㅋㅋㅋ ㅠㅠㅠㅠㅠㅠ 격리당했다가 이제는 괜찮아 졌어요. 독감이 유행이래요.. 으으 작년에 비하면 따뜻한 겨울이라지만 해가 지면 시리게 춥더라구요. 옷 따뜻하게 입고 다니고, 감기 조심해요!
답레는 많이 써서 ㅠㅠㅠ 이번 주 안으로는 들고올 수 있을 것 같아요. 너무 늦어져서 미안하고, 조만간 다시 올게요. 좋은 꿈 꿔요! 안녕!

223 이름 없음◆3yPNMD/6aY (2871295E+5)

2020-01-23 (거의 끝나감) 01:24:00

안녕! 12시 지났으니까 내일부터 벌써 설 시작이네요. 명절 즐겁게 잘 보내라구 인사하고 싶어서 왔어요! 또 많이 늦은 것 같지만 ㅠ.ㅠ......
감기는 좀 괜찮아요? 독감은 아니지만, 나도 감기로 고생하고 있어서 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 아프면 서럽잖아요. 몸도 힘들구... 흑흑 평소보다 따뜻하다고 신나서 좋아하는 옷 꺼내입다가 아주 큰코 다쳤어요. 진짜 겨울은 겨울인가 봐 ㅠㅠㅠㅠㅠㅠ
추연주 지금은 다 나아서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음 좋겠네요. 또 명절 동안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즐거운 시간 보내구요!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나는 또 너무 늦지 않게 들러 안부 전할게요. 좋은 꿈 꾸고 있길 바라요. 안녕 u.u*

224 이름 없음 (0178982E+5)

2020-01-23 (거의 끝나감) 16:17:48

계속 하고 있다면 시트 받아줄 수 있어?

225 이름 없음◆GyZknqLERw (0722414E+5)

2020-02-03 (모두 수고..) 23:03:08

안녕, 윤주야! 너무 오랜만이죠..?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도 못했네요 ㅠㅠㅠ 저와 오랜 시간을 함께 해 온 컴퓨터가 갑자기 안켜져서 ㅋㅋㅋㅋ ㅠㅠㅠㅠㅠ 파일들도 다 날리고.. 좀 많이 슬픈 시간을 보냈어요.. 역시 백업을 생활화 해야해.. 이제 새롭고 반짝반짝한 친구를 맞이했답니다..
설 인사 고마워요. 저는 제때 전하지 못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아요! 설 연휴는 잘 보냈을까요? 올해가 시작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2월이 사흘이나 지났어요! 저는 요새 알바도 하고, 공부도 하고, 일기도 열심히 쓰고 있고, 책도 읽고 있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제법 오래 신년 계획을 실천 중이라 뿌듯해요..
아팠다니 ㅠㅠㅠ 몸은 좀 괜찮은가요? 요새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참 어수선하죠. 마스크 잘 끼구.. 손도 잘 씻구..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고 절대 절대 무리하지 말고! 건강 관리 잘 했으면 좋겠어요. 요새 갑자기 또 추워졌는데 옷 겹겹이 따뜻하게 입구요..

너무 하염없이 기다리게 한 거 같아 안부 먼저 전하구 가요.. 이번에는 정말 늦지 않게 올려둘게요.. 진짜 미안 ㅠㅠㅠ 늘 고마워요. 오랜만에 들러 미안해요 ㅠㅠㅠ 또 봐요. 안녕!

226 이름 없음◆3yPNMD/6aY (4078895E+6)

2020-02-04 (FIRE!) 23:02:23

>>224 이쪽으로 문의 주신 게 맞나요? 혹시 맞다면 이 어장은 1:1로 진행하고 있어서 다른 분의 참여가 어려울 것 같아요... ㅠ.ㅠ 관심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227 이름 없음◆3yPNMD/6aY (4078895E+6)

2020-02-04 (FIRE!) 23:18:38

안녕! 눈이 오길래 찾아와봤어요. 올 겨울은 유난히 따뜻해서 그런지 눈이 안 오더라구요. 그렇다고 비가 많이 온 것 같지도 않은데, 가뭄인가 싶기도 하네요. 아무튼, 12월쯤에 밀가루 같은 눈 잠깐 구경한 이후로 처음 보는 눈이라 기분이 좋더라구요. 처음에는 함박눈이 내리다가 소금알 같은 눈이 오는데 손에 닿자마자 녹는 게 귀엽구 신기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나한테는 이게 오늘 즐거운 일이었는데, 추연주한테도 웃음날 만큼 좋은 일, 즐거운 일 하나쯤 있었길 바라요.
몸은 약 먹었더니 금방 좋아졌어요! 예전에는 감기에 걸려도 병원 안 가구 며칠 푹 쉬면 금방 나았는데, 이젠 약의 도움 없이 혼자 낫지 않는다는 건 조금 슬프지만요 ^.ㅠ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이야 쌩쌩하지만, 또 며칠 추울 것 같아서 조심하려구요. 추연주도 옷 단단히 입어요!

컴퓨터는... 아이고, 어째... ㅠ.ㅜ 많이 속상했겠어요. 단순히 물건 망가지고 자료 날아간 것도 슬프지만, 오래 쓴 물건 보내줘야 해서 서운했을 것 같아요... 그래두 지금은 새 친구랑 좀 친해졌길 바랄게요 흑흑...
또 약간 잠결에 쓰고 있어서 말이 횡설수설한데... 새해 인사 고맙구요, 추연주도 감기랑 폐렴 둘 다 조심해요! 신년계획 잘 지키고 있다니 내가 다 뿌듯해요 ㅋㅋㅋㅋㅋㅋ 나는 조금 실패한 것들도 있거든요. 나도 다시 맘 다 잡구 열심히 해보려구요!
늘 말하는 거지만,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여기가 숙제가 아니라 쉼터 같은 곳이면 좋겠어요. 그리고 나도 늦는걸요... 그럼 잘 자구 좋은 꿈 꿔요! 나중에 또 만나! u.u

228 추연 - 서 윤 ◆GyZknqLERw (5612401E+5)

2020-02-12 (水) 02:34:58

윤이 제 손등에 입을 맞추자 그녀의 입술이 닿은 부분부터 꼭 도화선처럼 따뜻하게 열이 올랐다. 심장이 빠르게 뛰며 몸에 열이 올랐다. 윤은, 윤들은 제게 심장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이였다. 맞닿은 입술이, 마주 쥔 손이 이렇게 따뜻한데, 심장은 차가운 것에 찔린 것처럼 시큰거렸다. 추연은 다시 과거에 잠기지 않기 위해 윤의 향기를 들이마셨다.
인간의 생은 한정되어 있었기에 인간에게는 한 해 한 해가 크게 느껴질 줄 알았는데. 특히 인간들은 무언가에 의미를 부여하는 걸 참 좋아하지 않니. 너는 어리기에 더더욱. ……그러고 보니 네가 개인적으로 무언가를 바라는 걸 들어 본 적이 없구나. 윤 너는 참 고요한 호수같다. 윤의 답이 의외라 생각하며 고개를 갸웃 기울인 추연은 저를 향하는 질문에 조금 당황한 얼굴을 했다. “어, 나?” 조금 멍청해 보이는 대답과 함께.

새해라, 추연에게 새해란 어떤 의미도 없었다. 애초에 날이라는 것이 인간들이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던가. 그는 대자연이었고, 대자연은 곧 그였기에 그의 감정은 순리에 제법 영향을 받았다. 봄에는 제법 다정하게 수많은 생명을 피워냈으며, 여름에는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처럼 그의 마음도 넘실거렸고, 가을은 평화로우나 쓸쓸했으며, 겨울에는 한없이 침잠했다. 스스로를 견디지 못하는 날에는 비가, 거센 폭풍우가, 끝없는 눈보라가 가국의 바다를 뒤집고 대지를 적셨다.
그렇기에 그는 긴 세월 동안 끊임없이 스스로를 죽여 왔다. 감정이라곤 없는 욕망 그 자체였던 때가, 철저한 방관자였던 그 때가 더 자연다웠기에. 그는 상제를, 윤들을, 그리고 자신을, 그 애타는 마음을 원망하고 또 미워했다. 윤은 그에게 너무도 치명적인 꿈이었다. 그의 살을 베고 피를 빼내며 뼈를 갉아내는 꿈들……. 차마 윤의 질문에 답하지 못하고 어물거리던 추연이 조금 늦게 이어진 윤의 말에 몹시 황망한 얼굴이 되었다. 짧게 숨을 멈췄던 추연이 머뭇거리다 작게 되물었다. 아주 확신 없는 태도였다.

“내가, 네게 특별해? ……아니야, 윤. 대답 하지 마.”

윤이 저를 연모한다 말했지만 추연은 인간의 마음에 매달리는 게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 알고 있었다. 인간과 한 약속, 그 끝은 어찌나 희미하던가. 그저 어린 윤을 즐겁게 해 주고, 윤의 마음이 저를 향하는 시간만큼이라도 가장 가까이에서 그녀를 아껴줄 수 있음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욕심이란 놈은 배부름을 몰랐다. 저런 말 조각 한 마디에 다시 더 큰 마음 조각을 기대하고, 입김처럼 그저 흩어지는 말이 아니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고 마는 것.
그저 윤이 제게 주어진 천수를 누리는 것만이 추연의 바람이 된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지나 있었다. 그가, 그녀가 다른 이의 곁에서 수줍게 웃고 행복해하며 때로는 눈물짓는 것을 볼 때마다 추연의 가슴은 넝마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그는 괜찮았다. 그는 고통을 느껴도 죽지 않으니까. 기린에게 고통을 줄 수 있는 것은 윤 뿐이었지만 윤이 조금이라도 괴로워하거나 상처 입는 게 백 배는 더 두렵고 아팠다. 윤, 나는 내가 잘못된 선택을 한 걸까봐 무서워. 이번 생의 너를 괴롭고 아프게 할까 봐.

복잡한 얼굴로 눈 속에 어둠을 담던 추연이 함께 있자는 윤의 말에 휘둥그레 커졌다. 저도 모르는 새 걸음을 멈춘 추연의 얼굴이 곧 불이라도 붙은 것처럼 확 달아올랐다. 고민을 잠깐 잊게 할 만큼 파격적인 대사였다. 요 맹랑한 게.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하는 건지. 모르고 그러는 거면 그거대로 또 얄밉지 않은가. 그럼에도 고개를 기울이며 저를 보는 윤의 얼굴에 추연은 그저 속절없이 웃어버리고 말았다. 네가 그저 스치듯 흘긋 바라봐 주기만 해도 죽을 만큼 좋았는데, 그렇게…, 쳐다보니까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퍼낼 구멍도 없는데 끝을 모르고 차오르는 마음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추연이 제 손으로 윤의 두 뺨을 감싸고 눈을 마주했다. 엄지손가락으로 윤의 보드라운 뺨과 판판한 나비뼈 부분을 매만졌다. 뜨겁게 열이 오른 눈빛과는 달리 한껏 조심스러운 동작이었다. 너는 참 작고, 가냘파. 인간의 몸은 왜 이리도 약한 것인지. 봐라, 이 정도에도 뺨이 발갛게 익었잖니.

“좋아, 함께 있자.”

바깥 구경도 하고, 함께 앉아 불꽃놀이도 보자. 신년제는 가국에서 일 년 중 가장 큰 행사이니까, 제법 재미있을거야. 이렇게 손잡고 산책도 하자. 다들 들떠서 우리는 안중에도 없을 테니……. 낮고 다정한 목소리로 속삭이던 추연이 문득 말을 멈췄다. 애정어린 눈으로 윤의 얼굴을 바라보던 추연이 엄지손가락으로 윤의 코 끝을 꾹 눌렀다 뗐다.

“윤, 네 코에 꼭 꽃잎이 앉은 것 같아 귀여워.”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말한 추연이 눈을 휘며 윤의 코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229 이름 없음◆GyZknqLERw (5612401E+5)

2020-02-12 (水) 02:48:35

안녕, 윤주야! 맞아요, 저 날 눈이 왔지요. 일기장에 써놨네요 ㅋㅋㅋ 제가 직접 맞은 올 겨울 첫 눈이라 기억하고 있어요. 밀가루에.. ㅋㅋㅋㅋ 소금알 같은 눈이 녹는 게 귀엽다니, 세상에 어쩜 저런 생각을 한담.. 윤주가 더 귀여워요 ㅠㅠㅠ 즐거운 일이었다니 기뻐요! 저도 일기를 쓰면서 제법 소소한 행복을 많이 기억하게 됐답니다.
감기는 좋아졌다니 안심이에요! 앗 ㅋㅋㅋㅋ 우리 둘 다.. 몸의 노화를 느낄 나이가 되었나봐요.. ㅋㅋㅋㅋ 건강한 거 먹구! 짧게라도 운동도 하구요! 옷 단단히 입구요! 마스크! 손씻기! 뭔가 건강 전도사가 된 것 같네요. ㅋㅋㅋ 그치만.. 건강이 최고니까요..

히히 위로 고마워요! 근데 역시.. 새 컴퓨터가 좋아요.. ㅋㅋㅋㅋ 아주아주 쌩쌩하구.. 반짝반짝하고 가벼워요! 제 옛 친구는 좀 무거웠거든요.. 함께 할 때면 늘 승모근 운동하는 기분이었는데.. 저는 뭔가 전자기기에는 별로 애착이 없는 것 같아요 ㅋㅋㅋ 맨날 새 거 보면 사고싶고 그래요.. 히
정말로, 올 겨울은 유난히 따뜻하네요. 반짝 다시 작년만큼 추운가 했다가.. 다시 따뜻해! 내일은 오랜만에 비도 온다고 하구요.. 저는 추운 걸 싫어해서 따뜻한 건 환영이지만, 혹시 지구가 아파서 이러는 건가 싶어 걱정이네요.

졸리면 더 귀여워지는 윤주야, 신년계획은 다시 시작했을까요? 아, 요즘 읽고 있는 책에 나왔는데, 자기와의 대화가 정말 중요하대요. 하루 중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는 상대는 자기라 우리가 알게 모르게 정말 많은 영향을 받는대요. 우리 스스로와 나쁜 대화는 나누지 말아요! 남에게 다정히 대하듯이 칭찬해주고 다독여 줘요 ㅋㅋㅋ
윤주의 쉼터라는 말에 또 위로받았어요 ㅋㅋㅋ 히히 고마워요.. 이곳에 올때면 정말 다정하고 포근포근한 찻집에 오는 것 같아요.. 저도 좀 더 다정하고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말투를 쓸 수 있으면 좋을텐데..! 더 정진해볼게요! ㅋㅋㅋ
지금쯤이면 푹 자고 있을까요? 좋은 꿈 꿔요! 또 소식 전하러 올게요, 안녕!

230 이름 없음◆3yPNMD/6aY (2201436E+5)

2020-02-16 (내일 월요일) 00:45:37

안녕! 추연주 레스를 꽤 빨리 발견해서 답레 쓰는 중인데, 생각보디 속도가 느리네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아요. 답레 속 추연이 너무 다정해서 ㅠ.ㅠ... 예쁘게 예쁘게 잘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오랜 시간을 두고 쓰게 되나봐요. 진짜 이렇게 다정해서 어쩜 좋아요... 읽을 때마다 간질간질해서 배경은 겨울인데 꼭 봄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날은 눈이 왔는데 지금은 비가 오고 있어요. 내일부터는 기온이 쑥 내려가면서 지금 오는 비가 눈으로 변할 수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눈은 좋지만... 바닥이 얼 것 같아서 조금 떨고 있어요 ㅠ.ㅠ 흑흑... 미끄러울 수도 있으니까 조심하구요, 혹시 나갈 일 있으면 옷 단단히 입고 나가야 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확실히 전자제품은 새 거가 좋은 것 같아요. 추연주 말대로 반짝반짝하구... 쓰다보면 성능에 감탄하게 돼요. 아니, 내가 이렇게 좋은 걸 모르고 살았다니! 하구 억울할 정도로요 ㅋㅋㅋㅋㅋㅋ 사실 전... 물건을 잘 못 버리는 타입이라 몇 년전에 쓰던 휴대폰이나 노트북도 다 끌어안고 살지만요. 정리해야 하는데 맘 먹기가 쉽지 않네요. 그래도 차근차근 쓰지 않는 물건은 처분하려구요...! 이것도 올해 목표에 넣어야겠어요.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쿨하게 보내주기! 아니, 쿨하게는 못할 것 같으니까 ㅋㅋㅋ큐ㅠㅠㅠㅠㅠ 그냥 쪼끔 슬퍼하면서 보내주기...
올 겨울은 정말 그렇죠. 춥다가도 금방 봄 날씨처럼 따뜻해지기도 하구요. 뭔가 작년 말부터 환경문제가 계속 이슈가 되고 있어서 그런지, 저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더라구요. 일단은 텀블러 사용하고 있는데 조만간 빨대도 다회 사용 가능한 걸 장만하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또... 장바구니 사용이랑... 차근차근 쓰레기를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습관을 만들어보려구요!

신년계획은... 사실 다시 세워야 할 것 같기도 해요 ㅋㅋㅋㅋㅋㅋㅋ 큰 틀만 짜놓은 게 전부라서 시기랑 구체적인 실천계획, 전략 같은 것부터 다시 적어보려구요! 추연주는 어떤지 궁금하네요. 혹시 쪼끔 삐끗하더라도 또 다시 해나가면 되니까요. 우리 올해도 같이 잘 보내봐요!

에구, 다정한 추연주야... 나한테는 이 공간도, 추연주랑 주고받는 말들로도 큰 위로가 돼요. 앞서 말해준 거 있잖아요, 스스로와의 대화. 난 사실 나랑 나쁜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라 거기 매몰되지 않으려고 자주 애쓰거든요. 좀 과잉정보 같지만 ㅠ.ㅠ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여기와서 추연주가 남겨주는 안부레스나 답레를 보면 되게... 뭐라구 할까 맘이 편해진다구 해야 할까요. 환기가 돼요. 애쓰지 않아도 안 좋은 생각에서 금방 빠져나올 수 있게 해줘서 늘 고맙게 생각하구 있어요. 사람이 타인에게 다정함을 쏟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음음, 고마운 맘이 충분히 전해졌다면 좋겠는데... ㅋㅋㅋㅋㅋㅋ 내가 말을 조금만 더 잘했다면! 아쉽네요 흑흑
벌써 오늘이 한 주의 끝이네요. 마무리 잘 하구 푹 쉬길 바라요. 지금은 편안하게 푹 자고 있다면 좋겠어요. 다음에는 답레랑 같이 올게요. 또 만나!

231 이름 없음◆3yPNMD/6aY (7824692E+5)

2020-02-16 (내일 월요일) 07:24:35

눈 오는 아침이에요! 비록 밀가루 눈이긴 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잠깐 나가서 구경하고 왔는데 날이 엄청 춥더라구요. 따뜻하게 입고 따뜻한 차 마시고, 춥지 않게 보내길 바랄게요. 아니 답레랑 온다고 해놓구선 이런 말이랑 와서 미안해요 ㅠ.ㅜㅋㅋㅋㅋㅋㅋ 다음엔 진짜 답레랑 올게요...! 좋은 하루 보내요❤️❤️❤️

232 이름 없음◆GyZknqLERw (83252E+56)

2020-02-19 (水) 03:02:25

안녕, 윤주야! 헐! 저도 윤주가 저번에 눈 와서 들렀다구 해서 ㅋㅋㅋㅋㅋ 오늘 느지막히 일어나서 나갔는데 눈이 오는 거예요!! 그래서 윤주 생각 나서 왔어요 ♥♥ 근데 반가운 님이 먼저 왔다 가셨네요. 여기는 함박눈이 팡팡 내렸어요! 까지 쓰고 일요일날 고대로 잠들었지 뭐예요.. 흑 ㅠㅠ 늘 생각해줘서 고마워요! 윤주의 말들은 따땃한 차보다 더 따땃해요.. 바닥이 꽝꽝 얼었던데 걸을 때 조심 또 조심해요!
정말 요즘 날씨가 변화무쌍해요 ㅋㅋㅋ 요 며칠 엄청 추웠는데 예보를 보니 당분간 또 따뜻할 것 같아요. 그래도 겨울은 겨울이니 우리 따뜻하게 입기로 해요! 앗 텀블러에 장바구니라니 멋져요, 실천하는 지성이네요! ㅋㅋㅋㅋ 실리콘 빨대?도 괜찮아 보이더라구요. 저도 괜히 배달음식도 덜 시켜먹게 되고 그러네요.. 더 분발할게요 ㅠㅠ 지구야 미안해.. 아프지마..

ㅋㅋㅋㅋ 쪼끔 슬퍼하면서 보내준다니.. 너무 귀여운 거 아닌가요.. 정말이지..다정한 사람.. 윤주는 물건을 아껴서 커다란 집이 필요하겠어요! ㅋㅋㅋㅋ 참 버리는 것도 연습이 필요한 것 같아요.. 꽃이 좋은 선물인 이유는 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잖아요? 저는.. 꽃 받으면.. 못 버리고 말려놓지만..ㅠ... ㅋㅋㅋㅋㅋㅋ 좀 tmi지만 저는 그래서 좀 멀고 따뜻한 외국에서 한 달 정도 살면서 매일 새 꽃을 사와서 화병에 담아 놓고, 시들면 버리고 하는 게 꿈이에요. 저 먼 나라에 가면 새로운 나를 위한 시도를 좀 더 과감히 해볼 수 있을 것 같아...!
신년계획은 ㅋㅋㅋ 후 저렇게 말해놓고 부끄럽지만 사실 최근 며칠동안.. 아무 것도 안지켰어요.. 뭔가 하루이틀 빠지게 되니 또 관성처럼 안 하게 되네요! 작고 작고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겠어요! 윤주도 만족스럽고 행복한 2020년 보낼 수 있길! 세상에, 벌써 2월이 끝나 가네요 ㅋㅋㅋㅋ 시간 정말 빠르다.. 고마워요. 올 한 해도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해요.

흑흑 추연을 좋아해줘서 고마워요.. 저도 윤이 너무 귀엽고 다정하고 예쁘고.. 윤맘 하겠습니다.. 양심 없게 나이 많은 김추연은.. 저기 가서 손들고 서있어! 흑흑 윤주 묘사들도 너무 좋아서 몇 번이고 히히거리면서 읽어요 ㅋㅋㅋ 히히... 니가내..봄이다..★ 답레는 정말정말 여유로울 때 천천히 주세요! 늘 고마워요.
앗 세상에 저 부끄러워서 얼굴이 따끈따끈해졌어요 ㅋㅋㅋㅋㅋ 으악! ! 그렇게 생각해주다니 고마워요! ㅠㅠ 스스로에게 나쁜 얘기는 자제하기로 해요.. 나한테는 이렇게 좋은 얘기만 해주면서! 윤주는 제게 따끈따끈한 노란 햇빛 같답니다. 아님 봄날의 개나리? ㅋㅋㅋ 개나리는.. 좀 우울하게 학교 가는 길목에 갑자기 나타나서 행복하게 해주곤 하거든요. 다정한 말.. 예쁘고 설레는 레스.. 남겨져 있는 걸 보면 선물받은 것처럼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행복하고 위로되고 그래요 히.. 고마워요

아유 새벽이라 또 말이 많아지네.. 잘 자고 있을까요? 윤주의 내일 하루도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잘 자고 또 봐요, 안녕 ♥

233 서 윤 - 추연 (160413E+58)

2020-02-24 (모두 수고..) 01:42:24

윤은 가끔 제 어디가 고장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처음부터 이러진 않았던 것 같은데, 언제부턴간 무언가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게 되었다. 아침부터 까마귀가 우는 소리를 들었다며 축 쳐진 목소리로 말하는 어린 궁인에게 다정하게 위로를 건네면서도, 정말로 그게 나쁜 일을 불러올 것이라 생각하진 않았다. 소원을 빌어야 할 때에는 죄 그저그런 것들만을 바랐다. 나라의 평안이나 주변 사람들의 건강과 행복. 그건 어찌보면 가장 근본적인 바람이고, 어찌보면 모두를 위한 길이었으나 온전히 윤 자신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윤은 여즉 제가 원하는 게 무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경험한 세상이 너무 좁은 탓인가. 눈과 귀를 모두 닫고, 안전한 곳에서만 온실의 화초처럼 자란 탓인가. 제게 잘못된 부분이 있는 건 아닌지 고민이 들었다.
그러니까, 추연을 만나기 전까지는. 그를 만난 이후로 제 마음이 이렇게나 흔들릴 수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무언갈 바라는 일에 사적인 욕심이 섞여들었다. 의연한 얼굴을 하고 있을 뿐, 윤의 마음은 그 어느때보다도 흔들리고 있었다.

윤은 제게 다시 묻는 추연에게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수도 없이 새해를 맞이 했을 그에게 할 질문치곤 싱거웠을까, 생각하던 윤은 돌연 물어오는 질문과 추연의 얼굴을 보며 제 입술을 깨물었다. 왜 당신이 나에게 그런 걸 묻나요. 왜 그런 얼굴을 하나요. 윤의 얼굴이 속절없이 일그러졌다. 무슨 말로 당신을 웃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그냥, 그냥…… 당신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입술을 뗀 윤이 다시 입을 다물었다. 윤은 추연에게 대답하는 대신, 눈을 감으며 그의 손등에 깊게 입을 맞췄다. 당신은 내게 특별해요. 특별하다는 말이 부족하게 느껴질 만큼. …내 모든 건 이미 당신 거예요. 제 간절한 마음이 전해지길 바랐다.

윤은 추연의 얼굴을 바라보다 그의 얼굴이 달아오르는 걸 보고 저도 모르게 함께 붉어지는 얼굴을 느꼈다. 그런 뜻으로 이야기한 건 아니었는데. 윤은 그저 하루종일 추연과 함께 있고 싶었을 뿐이었다. 저도 모르게 짧게 숨을 들이킨 윤이 이리저리 눈을 굴리다, 결국엔 웃음을 터뜨렸다. 추연이 조곤조곤 늘어놓는 대답에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며.
“좋아요.” 다정하게 이야기한 윤이 웃었다. 정말로, 윤은 추연과 함께라면 어디든 좋았다. 그를 향한 마음으로 가득 채워진 잔은 이제 조금만 흔들려도 흘러 넘칠 것 같았다. 어쩌면 이미 넘쳐버렸는지도 모른다.


“이런 걸 귀엽다고 하는 건 연밖에 없을 걸요.”


윤이 추연의 입맞춤에 작게 눈을 감았다 뜨며 웃음을 흘렸다. 오히려 꽃잎 같은 건 그의 입맞춤이라 느껴졌다.


“연은… 꼭 눈에 달이 떠오른 것처럼 예뻐요.”


아니면 귀여운 봄꽃이 더 좋아요? 속삭이듯 물은 윤이 배시시 웃었다. 추연의 뺨을 감싼 채, 그의 뺨 언저리를 엄지로 살살 쓸어낸 윤은 발끝을 들어 그의 눈가에 가볍게 입 맞췄다. 다시 그의 눈을 바라보고 있으니 왈칵 마음이 흘러 넘치는 것 같았다. 윤의 얼굴이 삽시간에 일그러졌다. 정말로, 어느 새에 손 쓸 수도 없이 마음이 커져버렸다. 누군가를 이렇게까지 애닳게 생각할 수 있다니. 촉촉히 젖어들어가던 윤의 눈가에서 후두둑 눈물이 떨어졌다.


“……나,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 것 같아요.”


다정한 목소리로 뱉은 말끝이 조금 떨렸다. 시선을 떨어뜨린 윤은 다시 조심스레 고갤 들어 추연의 얼굴을 살폈다. 당신이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겁이 나요. 하지만 더는 묻어둘 수가 없었어요. 이기적이라고 욕해도 좋아요.


“아니, …당신을 사랑해요.”


조용히 뱉은 고백에 윤은 제 어디가 무너졌음을 느꼈다. 이제 다시는 돌이킬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후회는 없었다. 윤이 추연을 보며 엷게 웃었다. 윤은 정말로, 그가 좋았다.

234 이름 없음◆3yPNMD/6aY (327965E+56)

2020-02-24 (모두 수고..) 02:04:25

잠잘 시간이라 그런지 뒤에 인증코드를 안 남기는 실수를 저질렀네요 ㅠ.ㅠㅋㅋㅋㅋㅋㅋ 나예요! 잘 지내고 있나요? 저는 최근에 코로나 확산이 심해지면서 기존에 있던 일정이 전부 사라져버렸어요... 정말로 강제 칩거생활을 해야 하는데, 집에 있는 걸 좋아하면서도 이런 식으로 있게 되니까 영 달갑지만은 않네요. 날씨 좋은 날에는 조금 서운하기도 하구요... 부디 큰 문제 없어 이 고비를 잘 넘길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ㅜ.ㅠ... 그래도 손발 잘 씻고 마스크 착용만 잘해도 전염률은 많이 낮아진다고 하더라구요! 마스크 꼭꼭 잘 쓰고 나가야 해요! 우리 건강하게 이 시기를 잘 보내기로 해요.

답레는... 뭔가 짬짬이 써서 그런지 묘하게 끊기는 느낌이 들어서 미안하네요 ㅠㅠㅠㅠㅠㅠㅠ 늘 말하지만, 시간은 신경 쓰지 말고 답레 천천히 주세요! 갑자기 우는 상황이 등장해버려서 미안한 마음도 있구(...)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근데 일상 돌릴 때마다 추연이 여태 만난 윤들 중에는 이번에 만난 윤이 가장 성격이 무난한(?) 축일까 궁금해지곤 해요. 나중에 이벤트 형식으로라도 과거 얘기나, 현대에서 만난 둘이나 여러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네요. 물론 추연주에게도 부담이 아니라면요!

눈 오는 얘기를 너무 많이 했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억해줘서 고마워요! 저 날 밀가루눈이라고 해놓구선 나중에 되니까 막 함박눈이 내리는 거예요! 어제도 눈 구경하구... 나한테는 올겨울의 노란구슬들로 남을 것 같아요. 눈 얘기를 너무 많이 했나 머쓱하기도 하지만, 기억해줘서 고마워요 u///u...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꽃 선물이 버리기 좋다는 말이 있었어요? 나도 말려두는 사람이라 전혀 몰랐어요... 추연주 계획은 진짜 낭만적이네요...! 언젠가 꼭 이루는 날이 오길 바랄게요. 따뜻한 나라의 햇볕과 향기롭고 예쁜 꽃이라니 ㅠ.ㅠ 상상만 해도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계획... 저도 늘 언제쯤 잘 지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다시 시작해보고, 작은 거라도 이루면 꼭꼭 자기 자신에게 칭찬해주는 시간 가져봐요!

으악 추연주가 부끄러워하니까 나도 덩달아 막 부끄러워지네요 ㅋㅋㅋㅋㅋ 나 아미 저것도 잠들기 전에 썼던 것 같은데... 좀 더 담백하게 쓸걸! 너무 솔직힜나봐요! ㅋㅋㅋㅋㅋ 그래도 고마운 맘은 잘 전해진 것 같아서 기쁘네요 ^.ㅠ... ㅋㅋㅋㅋㅋ 잎으로는 나랑 더 좋은 얘기 많이 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추연주도 같이 그렇게 하기로 약속해요! 또.. 또... 햇볕이랑 예쁜 꽃에 비유해줘서 고마워요 ㅋㅋㅋㅋㅋㅋ 나도 진짜 좋아하는 것들이라 더 기쁘고... 부끄럽네요...... u////u... 하지만 진짜 기뻐요! 고마워요 히히
잠들기 전이라 나도 말이 많아졌네요 괜힌 말을 한 건 아닌가... 또 혼자 오바한 구석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나 진짜 너무 잡담을 길게 한 것 같아서 확인할 엄두가 안 나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혹시 이상한 말 있음 잠결이 무섭구나... 생각하며 넘겨주었으면 좋겠어요 ^.ㅠ 으아악 그런 말 없었으면 좋겠다! ㅋㅋㅋㅋㅋ 그럼 추연주, 푹 자구요. 나는 또 나중에 안부 남기러 올게요. 꿈 꾸지 말구 푹 잘 자고 있음 좋겠어요. 안녕, 또 봐요!

235 이름 없음◆GyZknqLERw (7124219E+5)

2020-03-04 (水) 00:06:48

안녕, 윤주야! 제가 급히 해외를 다녀왔는데 ㅠㅠ 정신없이 준비하느라 말 남기고 갈 경황이 없었어요 미안해요 ㅠㅠ 오늘 들어와서 후다닥 소식 남기구 가요.. 요번 주 안에 답레랑 돌아올게요 곧 봐요 안녕!
코로나 조심 또 조심해요!

236 추연 - 서 윤 ◆GyZknqLERw (0840925E+5)

2020-03-10 (FIRE!) 02:04:50

넌 내가 하는 말이면 다 좋다고 하는구나. 네가 좋으면 나도 좋다. 추연은 윤을 보며 다정히 웃었다. 그는 이 행복이 영원하지 못할 것을 알았다. 그러나 꽃은 지고 봄은 가기에 아름다운 것처럼, 그렇기에 더 소중하기도 했다. 윤의 입술이 나비처럼, 꽃잎처럼 제 얼굴 곳곳에 내려앉았다. 추연이 기분 좋은 웃음을 흘렸다. 늘 그랬다. 윤의 말 한 마디에, 피부에 와 닿는 짧은 숨결 한 조각에 추연은 봄 햇볕을 쬐는 배부른 고양이처럼 행복하고 나른해졌다.
네가 귀여운 걸, 이렇게 반짝반짝 예쁘게 빛나는 걸 나밖에 모르다니, 인간들은 대체 얼마나 멍청하단 말야. 심미안이라곤 어느 짝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들. 내게는 좋은 일일까. 제게 입 맞추려 발끝을 드는 윤을 보고 추연은 얼굴을 낮췄다. 내가 좀 봄꽃처럼 작고 귀엽긴 하지, 장난스럽게 답하며 눈을 접어 웃던 추연이 일그러지는 윤의 얼굴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황망한 얼굴로 윤의 얼굴로 손을 가져가던 추연이 이어 후드득 떨어지는 눈물에 어쩔 줄 모르고 머뭇거렸다. 내가 뭔가 실수를 했나. 윤, 울지 마. 네가 울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윤의 눈물방울처럼 추연의 마음도 함께 아래로, 아래로 끝없이 추락했다.

곧 이어진 말에 추연이 숨을 멈춘 채 얼어붙었다. 윤의 말들이 칼날처럼 폐부를 후벼 팠다. 제 귀에 들린 말을 감히, 믿어도 될까 싶은 생각에 그는 신음했다. 심장이 굳어 멈춘 것 같았다. 아니, 멈췄다기엔 갈비뼈를 뚫고 튀어나올 것처럼 빠르게 뛰고 있었다. 멀미가 날 정도였다. 심장을 입으로 토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와중에 뱃속 어드메에는 깊은 구멍이라도 있는지, 명치가 뻥 뚫려 새카만 구정물이 몸 밖으로 콸콸 쏟아져 나오는 느낌이었다.
저를 보며 웃는 윤을 마주한 채 멍하게 눈만 깜빡이던 추연이 윤을 꽉 껴안았다. 제 품에 가려질 만큼 가냘픈 몸을 단단히 안고 그녀의 작고 둥근 머리에 뺨을 댔다. 차게 식은 몸을, 둥근 어깨를 부드럽게 문지르던 추연이 눈을 감았다. 이대로 죽어버리고 싶었다. 저렇게 맑고 곧은 마음을 고백하는 소중한 이에게 그와 같은, 아니, 비슷한 것조차 돌려줄 수 없다는 사실이 목이 죄도록 안타까웠다.
그도 한 때는 사랑을 알았다. 애틋하고, 가련하고, 보기만 해도 피를 당겨 애가 타는……. 그래, 그저 떠올리기만 해도 눈물이 날 정도로 가슴이 미어지는. 외쳐도 외쳐도 돌아오지 않는 마음에 애달파 했던 적도 있었다. 하물며 메아리도 돌아오는데, 왜 제가 외친 사랑은 돌려받을 수 없는가. 다음 생이 있다면 너로 태어나고 싶다고. 그리 태어나 한 번은 나를 사랑하리라, 그렇게 빌었던 적도 있었다.
추연이 조심스럽게 안고 있던 윤을 떼어냈다. 소중하고 찬란하여 차마 입 밖으로 함부로 꺼내어 훼손할 수 없는 이름이라는 듯이 주의 깊게 숨을 고르고 나서야 추연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사랑해, 윤.”

사랑한다고, 그렇게 추연은 거짓으로 고했다. 때로는 참회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그러므로 참회는 유죄이고 거짓말은 선량하다. 둘의 뺨 위에 차가운 눈송이가 내려앉았다. 어느새 쌀가루 같은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다. 흰 얼음 결정들은 바람 한 점 불어옴 없이 고요하게 사위를 뒤덮었다. 천지간에 둘 뿐 이었다.

237 이름 없음◆GyZknqLERw (0840925E+5)

2020-03-10 (FIRE!) 02:25:17

안녕, 윤주야! 앗, 일정이 사라져 버렸다니 ㅠㅠㅠ 세상에 정말 속상한 일이에요.. 맞아! 칩거생활은 자유의지로 해야 한다구요! ㅋㅋㅋ 요새 바깥 날씨가 제법 좋은 것 같아요. 벌써 매화도 피었대요! 이런 날 방콕이라니, 정말 윤주 말대로 서운하지만.. 모두를.. 위해서.. ㅠㅠㅠㅠ 다 함께.. 이겨내자..! 고마워요! 윤주도 마스크 잘 끼구 ㅠㅠ 손도 꼭 꼭 잘 씻고!
저도 혼자 자취방에 내려와 있어요. 방도 돌보고.. 본가에서는 못 했던 방탕한 생활도.. 하는 중이에요 ㅋㅋㅋ 힝 개강이 미뤄지는 바람에 애매하게 여름방학만 짧아졌지 뭐예요! 어쩔 수 없지만요.. 그래서 방에서의 생활을 즐겨 보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ㅋㅋㅋ 내일은 저도 그 유명한 달고나 커피 도전해 볼거예요! 숟가락으로 저을 건데 행운을 빌어 주세요.

답레 쓰려고 윤주 레스 읽을 때 마다 내내 광대가 아파서..! 힘들었어요 ㅠㅠㅠ 잇몸만개..! 진실의 광대..! 우리 공주님 너무 사랑스러운 거 아닌가요..!! 윤이는 나긋나긋.. 우아하고.. 다정하고..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내가 사랑해..
으악! 너무 재밌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 과거 얘기도.. 현대도.. 아님 막 서양 같은 AU라던가! 고등학교..! 이런 캐릭터 외형이랑 성격만 가져와서 돌리는 것도..! 으아아 아니면 역할만 바뀌는 것도! ㅋㅋㅋㅋ 히히.. 저는 공주님에 대해 많은 게 알고 싶어요.. 잘 때는 정자세로 주무시는지..? 어린이 때는 얌전하셨는지? 가장 좋아하는 과일은,, 글씨체는 어떤지.. 태몽.. 주량..!!! 이런거까지.. 모든 tmi를 알려주세요.. 앗 나 너무 들떴나..! 함께 나눌 이야기가 너무 많아요.. 우리 오래오래 함께 해요.

노란 구슬은.. 인사이드 아웃의 그 노란 기억 구슬일까요? ㅋㅋㅋㅋ 기쁜 추억을 만들었다니 저도 같이 기뻐요! 이렇게 눈이 조금 오고 따뜻했던 겨울은 뭔가 처음인 것 같아요. 어쩌면 그래서 더 눈왔던 게 기억에 남을지도 모르겠어요!
ㅋㅋㅋ 저도 처음 듣고 와~ 했던 말이었어요 ㅋㅋㅋ 맥시멀리스트인 저에게.. 좋은 선물.. 앗 히히 고마워요.. 윤주가 응원해 주었으니 언젠가 꼭 꽃과 함께 행복한 소식 전할게요. 저는 전생에 얼어 죽었는지.. 따뜻한 나라가 참 좋아요.. 이번에도 따뜻한 나라를 다녀왔어요. 코로나 때문에 우여곡절도 많았고 계획도 없었고 가는 당일까지 못 갈 줄 알았지만 ㅠㅠ 여차저차 정신없이 가서는 바닷속을 잔뜩 보고 와서 행복했어요. 저는 바다가 참 좋은데 깊은 바다는 뭔가 무서워서.. 다음 생엔 고래로 태어나고 싶어요.. ㅋㅋㅋ
새로운 좋은 습관을 만들기 힘든 가장 큰 원인은 완벽하게 하지 못하면 전부 소용없다고 생각하는 거래요. 정말정말 작은 거라도! 조금이라도 해냈다면 칭찬해 주기! 한 발자국씩 나아가고 있다는 게 중요한 거지요.

잠들기 전의 윤주는 정말 귀여워요! 평소에도 늘 다정하고 귀엽지만.. 잠들기 전에는 좀 더 사랑스러운 수다쟁이가 되는 것 같아요 ㅋㅋㅋ 윤주와는 늘 기분 좋고 예쁜 이야기들만 나눴던 기억 때문에 여기 오면 늘 행복하고 좋은 얘기밖에 생각이 안 나요!
어디에는 벌써 매화가 피었대요. 우리가 방에 갇혀있는 사이에도 계절은 성큼성큼 오고 있었나 봐요. 저는 개강이 미뤄진 덕에 올해 꽃놀이를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반팔 입고 중간고사 보게 생겼어..! 앗 물론 그 전에 코로나가 잠잠해져야 할 텐데 말예요.

저도 오랜만이라 말 너무 많이 했나봐요..! 윤주가 몸도 마음도 건강히 잘 지내고 있길, 지금은 잘 자고 있길 바라요. 또 안부 전하러 들를게요. 또 봐요, 안녕. 아 참, 답레는 천천히 천천히 주세요! (- 자주 황망해지는 김추연이)

238 이름 없음◆3yPNMD/6aY (7890564E+5)

2020-03-12 (거의 끝나감) 23:58:43

잠깐 들렀다가 갈게요! 갑자기 일이 생겨서 한동안 정신이 없는 바람에 너무 늦었네요 @.@... 조금만 더 정리하고 올게요. 그래도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예요.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다 했는데, 내일은 또 춥다고 하더라구요. 건강 조심하구 곧 만나요! 또 올게요!

239 이름 없음◆GyZknqLERw (1869821E+5)

2020-03-14 (파란날) 19:21:01

안녕, 윤주야! 헉 여유 있게 천천히 꼼꼼히 잘 마무리하고 와줘요! 맞아요, 창문 열 때 보니까 공기가 확 차가워진 것 같더라구요 ㅋㅋㅋㅋ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 윤주도 건강 관리 잘 해요! 넘 정신 없다구 무리하지 말구요 ㅠㅠ 또 봐요! 안뇽

240 서 윤 - 추연 ◆3yPNMD/6aY (8384728E+5)

2020-03-17 (FIRE!) 02:37:08

뱉고 나서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감정들이 있었다. 반대로 뱉고 난 뒤에 오히려 마음을 더 혼란스럽게 만드는 감정 역시 존재했다. 그러나 그 두 가지가 동시에 떠올라 충돌하는 일은 겪어본 적이 없었다. 윤은 추연의 다정한 얼굴이 바뀌는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사랑을 느낌과 동시에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추연을 보며 깜빡이는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윤의 눈물은 그렇게 멎었다. 대신에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양뺨이라도 달아오른다면 좋으련만, 윤은 도리어 제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지는 않았는지 걱정해야 했다. 무너진 틈으로 봄바람이라도 불어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서늘한 기운이 뱀처럼 살갗을 감아 몸을 떨게 했다. 불안이었다. 윤은 불안했다.
추연의 품에 안긴 윤이 가만히 눈을 감았다. 눈을 감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제가 그에게 닿아있고, 그가 제게 닿아있음만이 느껴질 뿐. 제 삶을 책 한 권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마지막 장에는 서로를 끌어안은 이 장면만이 기록되었으면. 윤은 뒷장을 넘겨 보고 싶지 않았다. 무엇이 적혀 있을지 두려웠다. 짧게 숨을 들이켠 윤이 엷게 웃으며 말했다.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윤은 말끝에 묻은 물기를 털어냈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정말로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까진 우연에 의지하거나 사소한 명분이라도 만들어 그를 만나야 하지 않았는가. 적어도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 정도로도 윤은 기꺼웠다. 기대는, 욕심은 버리는 편이 나았다. 비겁한 방법이라 비난해도 어쩔 수 없었다. 내려놓는 일은 상처를 피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다. 제가 아픈 건 두렵지 않았다. 윤은… 추연의 황망한 얼굴이 두려웠다. 길을 잃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것 같은 눈.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눈은 아주 고요하게 내렸다. 바람 한 점 없는 데서 부는 눈은 제 발자국을 감추어 줄 것이다. 언젠가 당신에게서 나도 이런 식으로 지워질까요. 뺨에 눈송이가 내려앉았다가 녹는 것을, 윤은 그대로 두었다. 잔잔히 추연을 바라보다 조심스레 손을 뻗었을 뿐.


“돌아갈까요? 처소까지 바래다 드릴게요.”


늦은 봄눈 같은 제 고백들은 꽃노래가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아도 받아들이는 수밖에.

241 이름 없음◆3yPNMD/6aY (8384728E+5)

2020-03-17 (FIRE!) 03:08:19

(* 답레의 마지막 문장은 가을방학 - 이브나의 가사를 조금 가져왔습니다.)

안녕! 또 잠들기 전에 오는 거라 오늘은 무슨 말을 길게 늘어놓게 될지 무섭네요 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여전히 칩거생활을 하고 있어요. 알러지가 있어서 원래 환절기에는 자주 훌쩍대고 재채기를 하는데, 요즘 상황이 상황인지라 외출이 꺼려지더라구요. 정말... 최소한의 외출만 하고 있어요... 마스크 쓰고 잠깐씩 요앞 나갔다가 들어오는 날에는 정말 행복하더라구요 ㅋㅋㅋㅋㅋ 내일 할 일이 있어서 또 아주 잠깐 외출할 예정인데 벌써부터 설레요... 바깥공기가 이렇게 소중하게 느껴지다니 웃기고도 슬프네요 ^.ㅠ ㅋㅋㅋㅋㅋ
앗, 맞아요. 개강이 밀려서 대체로 이제야 새학기가 시작됐죠... 원격강의들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처음 해보는 거라 떨리네요. 실수하지는 않을까 걱정이에요 ㅋㅋㅋ큐ㅠㅠㅠㅠ 우리.. 이번 학기도 무사하게. 건강하게 잘 보내봐요! 건강도 잘 챙기구요. 마스크! 소독제! 손 씻기! 손 소독제 자주 사용하고 씻기도 자주 씻으니까 손이 쉽게 건조해지더라구요 ㅠ.ㅜ 살 트지 않게 크림도 잘 발라줘야 해요! 이렇게 되니까 어쩐지 잔소리 같네요(...) 걱정에서 나온 말이랍니다... u.u* 참, 달고나 커피는 시도해봤나요? 성공했는지 궁금해요...!

나도 추연레스 읽을 때마다 좋아요 ㅠ.ㅠ... 늘 윤을 예쁘게 봐주고 다정하게 대해줘서 고맙구... 일단 멋지짆아요! ㅋㅋㅋㅋㅋㅋ 또또 귀엽구 사랑스럽구... 그냥 세상에 있는 좋은 말들을 다 주고 싶어요. 헉 나 진짜 살짝 꺼내본 얘긴데 혹시 추연주에게는 이야기 보따리가 있나요? 다 재밌을 것 같아요... 천천히 하나씩 다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내 작은... 아니 큰 소망이에요 ㅋㅋㅋㅋ
앗, 질문시간인가요! 잠잘 때는 얌전히 자구, 어릴 때는 얌전했는데 가끔씩 혼자 쏘다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되는 일은 종종 있었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태몽은 햇볕 받아 반짝이는 앵두! 좋아하는 과일은 귤! 주량은 약한 편일 것 같고... 글씨체는 의외로 각진 편이에요. 획이나 꺾임이 두드러지는... 어른글씨...! 정말 다 대답하고 있는 게 민망하네요(...) 근데 나도 추연에 대해서 궁금한 게 많아요 ㅠ.ㅠ 잠버릇이랑 과일이랑 주량이랑 글씨체랑... 취미도 궁금해요! 처음 인간세상에 내려왔을 때는 어땠는지두요. 태몽을 물어볼 수 없는 게 슬프네요... 흑흑... 저도 오래오래 함께 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늘 고마워요! ^.^//

맞아요, 그 노란구슬! 해외여행 계획은 보통 이전부터 세워놓는 편이니까, 갑자기 상황이 급변해서 당황했겠어요 ㅠ.ㅠ 그래도 무사히 다녀와서 다행이구 또 따뜻한 나라에서 좋은 날씨 만끽하고 온 것 같아서 나도 기뻐요! 히히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을게요. 헉 사실 나두 깊은 물은 좀 무서워해요 ㅋㅋㅋㅋㅋ 예전에 한 번 떠내려간 적이 있거든요(...) 다행히 별일없이 무사히 귀환했지만요! 그래도 닌 한 번도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없는데, 고래라니... 추연주 엄청 용감하게 느껴져요. 또... 멋있는 생각이에요...!
한 발씩 나아가고 있다는 말 좋은 말인 것 같아요. 맘에 새기구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생각하고 싶네요. 그래도 어제보다는 오늘이 더 나을 테니까...!

나도 여기서는 늘 좋은 이야기, 즐거운 이야기만 나눠서 좋아요. 가끔 예전 대화들 읽어보면 힐링되고 그래요 ㅋㅋㅋㅋㅋㅋ 앗, 정말로 매화가 피었더라구요. 집앞에 매화나무가 있는데 꽃망울이 맺히고 몇 송이는 이미 피었어요. 산수유도 피었대요. 무슨 일이 있어도 정직하게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는 건 가끔 야속하게 느껴져도, 한편으로는 큰 위안이 되더라구요. 올 봄이 추연주에게 작은 기쁨이나 위안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네요.
앗, 나도 꽃놀이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생각해보니까 정말 시험부담없이 꽃구경 하는 게 처음이네요...! 한시라도 빨리 사태가 잠잠해지길 바라야겠어요. 내 답답함도 답답함이지만, 너무 많은 분들이 아프고 고생하시니까 맘이 안 좋아요 ㅠ.ㅠ 걱정도 되구...

와, 나 오늘도 말 진짜 많이 했다... 벌써 느껴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인사할게요. 좋은 꿈 꾸고 있길 바라구요, 건강하구요, 내일도 행복한 하루 보내길 바라요. 또 만나요! 참,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242 이름 없음◆3yPNMD/6aY (8384728E+5)

2020-03-17 (FIRE!) 23:36:46

어제 자기 전에 내가 또 엄청 떠들고 갔네요... 그와중에 중요한 얘기를 까먹어서 ㅠ.ㅠㅋㅋㅋㅋㅋ 만약에 저대로 같이 돌아갔다면 제 레스를 막레로 해도 될 것 같아요...! 히히 좋은 꿈 꾸고 있길 바라요.

243 이름 없음◆GyZknqLERw (4819766E+5)

2020-03-18 (水) 21:25:10

안녕, 윤주야! ㅠㅠㅠㅠ 공주님.. 흑 속상해요.. 추연이 매너있는 척 자기가 데려다주겠다고 하고.. 어찌저찌 둘이 손잡고 돌아갔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 막레 고마워요.

첫 데이트 설레고 즐거웠어요! 다음 선레는 제가 써 올게요. 혹시 보고싶은 상황이나 장면 같은 거 있나요? 위기나 시련.. 도 좋고.. 가벼운 거.. 무거운 거.. 아무 거나요 ㅋㅋㅋㅋ 둘이 대화했던 대로 신년제 구경을 가도 좋을 것 같고..
혹시 보고싶은 거 있으면 알려주세요 ❤️ 자주 확인할게요!

244 이름 없음◆3yPNMD/6aY (6289366E+5)

2020-03-19 (거의 끝나감) 22:48:14

아니야 윤은 추연이랑 손 잡구 갈 수 있어서 좋았을 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같이 돌려줘서 고마웠어요!

음, 어, 정말 새로운 상황 들어갈 때마다 느끼지만, 상상력이 부족하네요 ㅠ.ㅠ... 심지어 결정도 오래 걸려... ㅋㅋㅋㅋㅋㅋㅋㅋ 어... 음... 아직 한 번도 없었으니까 위기나 시련 한 번 거치구 가볼까요? 근데 구체적인 상황은 생각이 안 나서 같이 얘기해보거나 추연주가 원하는 게 있으면 그걸로 써주면 좋을 것 같아요...! 흑흑 나두 자주 확인할게요! 으앙 이런 답변이라 미안해요 ㅠ0ㅠ~!

245 이름 없음◆GyZknqLERw (8235133E+5)

2020-03-19 (거의 끝나감) 23:54:23

안녕, 윤주야! ㅋㅋㅋㅋㅋㅋ 히히.. 둘다 신중한 편이라고 해요! ㅋㅋㅋㅋ 새 상황ㅇ은 늘 기대만땅이에요.. 흑흑 뭔가 둘 사이에 오해 생기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오해는.. 공주니 정혼자 보고 우울해지기.. 이런 거..? ㅎ.. 아니면 황실에 뭔가 위험한 사건사고가 일어난다던가..! 그치만 우리 공주님 다치면 안되는데 ㅠㅠㅠㅠ ㅋㅋㅋㅋ 제 낡은 머리는 이 두 가지 정도밖에 생각을 못했어요 ㅠㅠㅠㅠ 혹시 저 중에 해보고 싶은 거 있나요? 제 3의 상황도 박수치며 모시겠습니다

246 이름 없음◆3yPNMD/6aY (6347948E+5)

2020-03-20 (불탄다..!) 01:03:19

앗 자기 전에 와보길 잘했네요! 칭찬해, 나 자신! ㅋㅋㅋㅋㅋㅋㅋㅋ 음, 어... 어어...... 일단 정혼자 분 끼워서 가볍게(...) 오해 상황 만들어볼까요? 황궁에 일 생기는 건 나중에 넣어봐두 좋을 것 같아요...! 이러니까 나 사악해보인다...! ^.ㅠㅋㅋㅋㅋㅋ

247 이름 없음◆3yPNMD/6aY (6347948E+5)

2020-03-20 (불탄다..!) 01:06:12

아니, 나 아직 다 안 썼는데 왜 작성버튼이...!(억울) 윤이라면 정혼자 분 만나서 정리하려고 했을 것 같은데, 아마 그런 과정에서 황궁에서 한 번쯤 만나지 않았을까 해서요.
혹시 괜찮다면 이 상황으로 선레 부탁해도 될까요? u//u... 여유될 때, 느긋하게 부탁해요. 또 선레 선뜻 써주겠다구 먼저 말해준 것도요! 이제 시간이 제법 늦어서 잘 시간인데, 부디 좋은 꿈 꾸길 바라요. 또 만나!❤️

248 이름 없음◆3yPNMD/6aY (6347948E+5)

2020-03-20 (불탄다..!) 01:08:02

나 레스 너무 잡아먹는다... 선레 선뜻 써주겠다구 한 거 고맙다구 말하고 싶었는데 그걸 쏙 빼먹고 말해서 진짜진짜 마지막으로 레스 남겨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 추연주 늘 고맙구요, 좋은 밤 돼요!

249 이름 없음◆GyZknqLERw (1496719E+5)

2020-03-20 (불탄다..!) 01:17:47

아앗 ㅠㅠㅠ 넘 다정해요 우리 공주님.. 윤주도 넘 귀엽고 다정해요.. 고마워요 덕분에 맘이 따끈따끈해졌어요.. ㅋㅋㅋㅋ 진짜 고마워요! 제가 토요일까지 뭐 준비할 게 있어서 ㅠㅠ 그거만 끝내구 호다닥 써올게요! 안뇽 잘 자구 좋은 꿈 꿔요 ♥ 오늘도 만나서 반가웠어요 !

250 이름 없음◆3yPNMD/6aY (6347948E+5)

2020-03-20 (불탄다..!) 22:55:25

추연주도 언제나 다정한걸요 히히 고마워요! 일 마치구 천천히 부탁할게요! 좋은 밤 되길 바라요 u.u*

251 이름 없음◆GyZknqLERw (3154979E+6)

2020-03-25 (水) 03:19:53

안녕, 윤주야! ㅠㅠㅠㅠㅠ 으악 선레 써오겠다고 큰소리 땅땅 쳐놓고 ㅠㅠㅠ 생각보다 넘 늦어져서 미안해요.. 요 며칠간 엄마 일을 좀 도와드릴 게 생겨서 ㅠㅠㅠㅠㅠㅠㅠ 내일까지만 도와드리면 될 것 같아요 ㅠㅠ ... 암튼 덕분에 강제로 바깥엘 나가게 되는데 요새 날씨가 정말 좋더라구요! 정말 한강 나들이 가고 싶어지는 날씨예요!
길가에 목련도 개나리도 활짝 피었어요 정말 예뻐서 보면서 윤주가 생각났어요 히히.. 아직 겨울의 추위가 완연히 가시지는 않았지만 봄은 봄인가 봐요! 그래도 언제 꽃샘추위가 찾아올 지 모르니 매일매일 날씨를 잘 확인하기로 해요! 밤에는 쌀쌀하기도 하구요.. 암튼 미안하구 ㅠㅠ 짬짬이 써서 얼른 들고 올게요. 곧 봐요, 안녕! 좋은 꿈 꾸고 있길 바라요

252 추연 ◆GyZknqLERw (8877957E+5)

2020-03-27 (불탄다..!) 01:48:26

아직 하늘은 겨울의 끝자락을 붙들고 있음에도 날이 많이 따사로웠다. 올해는 영 사납지 않은 겨울이었다. 겨우내 추연의 기분이 제법 좋았던 탓이다. 마른 풀들로 덮여 누렇기만 한 땅 밑에서 목전까지 다가온 봄을 느끼며 사부작대는 생명들이 느껴졌다. 빛바랜 청회색 하늘에서 은은한 햇볕이 내렸다. 궁인들의 옷차림이 한 꺼풀 얇아졌다. 침잠해 있던 공기도 옷을 한 겹 벗은 양 가벼워졌고, 그 아래 더 선명해진 맥박이 느껴졌다.
그간 추연은 독을 피우는 횟수가 줄었다. 윤에게 취한 나머지 다른 것에는 도무지 취할 방법이 없었다. 그에게서는 다시금 계절의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추연은 느린 걸음으로 궁 안을 산책했다. 어느 볕 잘 드는 화단에는 수선화가 노랗게 피어 있었고 또 어디에는 앙상한 가지에 매화가 점점이 담벼락을 장식했다. 이 꽃을 윤이 좋아할까, 고민을 하다 보면 다시 한 번 저는 참 윤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곤 했다. 여름에는 윤과 연꽃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저 어드메의 호수를 가야겠다.
무의식중에 머릿속을 채워 가는 그림에 추연은 그만 한숨을 내쉬었다. 내일을 꿈꾸지 않아야 한다고 계속 다짐해도 결국 이리 되고 마는 것이다. 바람이 불면 속절없이 흔들리는 갈대처럼. 그래서 추연은 더더욱 윤에게 큰 의미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저를 사랑하는 동안만큼은 누구보다 다정한 연인이 되어줄 수 있었지만, 그녀가 저로 인해 아플 일이 없기를 바랐다. 딱 아프지 않을 만큼 적당한 감정만 제게 쏟기를. 해가 뜨고 지면 흘러가는 세월과도 같이 덧없는 감정이기를.
그리 걷다 보니 어느덧 야트막한 담벼락과 원형의 문을 넘어 황궁의 후원에 들어섰다. 겨울이면 사슴과 연못의 잉어들에게 밥을 주고 눈과 낙엽을 쓰는 어린 시동들을 제외하고는 후원을 찾는 발걸음이 많지 않았다. 추연이 제법 좋아하는 곳이었다. 자연을 깎아 만드는 다른 궁들과 달리 후원은 자연과 최대한 어우러지는 방식을 택해 보기가 편안했다. 추연은 연못과 이어진 개울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날이 풀려서인지 곳곳의 정자와 누각들의 창문과 장지문이 열려 있었다.

253 이름 없음◆GyZknqLERw (8877957E+5)

2020-03-27 (불탄다..!) 02:32:53

안녕, 윤주야! 이런 생각보다 짧네요 ㅠㅠ 휴 계절감을 어떻게 할지 엄청 망설였는데 ㅠㅠㅠ 뭔가 추운 겨울로 하기에는.. 공주님이랑 정혼자님이랑 실내에서 만나야 하잖아요? (절대안됨) 그래서 덜 춥게.. 적당히 벽이 있는 야외로.. 골라 보았어요.. 혹시 윤주가 답레를 쓰기 어려울까 걱정이에요.. 적당히.. 뭔가.. 두 분이 아무 대화나.. 행동이나.. 하시면 추연이 음침하게 몰래 보고.. 비틀린 마음의 소유자답게 강하게 오해해 볼게요! ㅋㅋㅋㅋㅋ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오래 기다려 줘서 고마워요.

헉, 환절기 알러지가 있군요 ㅠㅠㅠ 많이 힘들겠어요 ㅠㅠㅠ 흑흑 훌쩍훌쩍 재채기 하면 눈총 받아버려.. 속상해요 ㅠㅠㅠㅠ ㅋㅋㅋ 맞아요.. 저도 집 밖에 나가는 거 별로 즐기는 편은 아닌데.. 막 강제로 못 나가니까 ㅋㅋㅋ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할 때 너무 행복해요! 요새는 막 날씨도 따뜻하구.. 나갈 때마다 꼭 꽃 피었는지 슥슥 둘러봐 주세요!
ㅋㅋㅋ 원격강의는 잘 듣고 있나요? 실수는 하지 않았구요? ㅋㅋㅋ 참.. 살다 살다 이런 경험도 해 보고.. 약간 등록금이 아깝지만.. 이 사태가 무사히, 빨리 끝나는 게 우선이니까요 ㅠㅠ 고마워요. 핸드크림 챙길게요 ㅋㅋㅋ 윤주도 늘 건강해야 해요! 느낌표 대 잔치야 귀여워 ㅋㅋㅋㅋ 그런 게 잔소리라면 매일 들을 수 있겠어요! 앗 달고나 커피는 성공했어요! 생각보다 어렵지 않더라구요 ㅋㅋㅋ 근데 생각보다 커피 가루가 엄청 많이 들어가서 해먹고 싶으면 아침에 먹어야 할 것 같아요 ㅋㅋㅋㅋ

세상에 멋지다고 해줘서 고마워요 ㅠㅠㅠ 멋진 척 하려고 늘 노력하고 있어요.. ㅋㅋㅋㅋㅋ 으악 좋아요! 넘 기대돼요! 나랑 이거저거 다 해보기로 약속했어요.. 제 망상보따리..! 대개방..! 흑흑 살짝 말 꺼내 주어 고마워요 저는 윤주가 하고 싶은 건 다 좋아요.. 늘 하고싶은 게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편안하게 얘기해 주세요! 저도 다 말할게요 ㅋㅋㅋ

세상에.. 앵두 공주님이었군요.. 너무 귀여워.. 세상에.. 귤을 좋아한대.. 너무 귀엽잖아.. 너무 귀여운 거 아닌가.. 얌전한데 가끔 뿅 뿅 나타난대 ㅠㅠㅠ 요정인가? 세상에.. 어른 글씨인 것 까지 귀여워요.. 흑흑 공주님 얌전히 주무시는 옆에서 구경하고 싶다! 사랑해요..!
ㅋㅋㅋㅋ 추연은.. 생명 유지에 잠이 필요한 건 아니구.. 자연이라(?) 말이 좀 이상하지만.. 암튼 좀 계절을 타요! 겨울 되면 얌전하고 깊은 잠이 많아지는? 봄여름에는 얕게 자주 깨는 그런? 그래서 좀 강제로 자고 싶으면 독을 피우는데.. 그러면 죽은 사람처럼 잘 수 있어요 ㅎ 헉 저 윤주가 부끄럽다고 말한 게 뭔지 알 것 같아요.. 부끄러워요 ㅋㅋㅋㅋㅋ
처음 인간세상에 내려왔을 때는 무감하고 무정하고 흥미 본위의 욕구에 충실한 편이었어요! 그냥 정말 자연처럼요. 그러나 윤을 만나고.. 인간 세상도 배우고.. 사랑의 아픔도 겪고....★ 감정에 하나하나 이름도 붙일 수 있게 되고.. 해도 신경써서 비추고.. 비도 뿌리고.. 날씨도 따뜻하게 만들고.. ㅋㅋㅋㅋ
앗 과일은 대체로 다 좋아해요! 근데 좀 알알이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귤 포도 석류 이런거요 ㅋㅋㅋ 글씨체는.. 진짜 글씨 쓸 줄만 알아요..! 섬세하지 않고 굉장히 투박한 글씨체.. 글씨에서 어떤 멋도 느낄 수 없는 그런..
취미는.. 예쁜 거 모으기.. 공예품, 예술품 구경하고 수집하기.. 특히 막.. 보석 공예품 같은 거 좋아해요.. 반짝거리는 거.. ㅋㅋㅋㅋ 그리구 정말 뜻밖에 독서.. 아 악기 소리 듣는 것도 좋아해요 ㅋㅋㅋ 공주님 취미는 뭔가요? 가장 좋아하는 차는요! 단 거는 잘 드시나요? ㅋㅋㅋ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시는 일은!
헉 둘은 근데 어떻게 연락하고 데이트 약속잡고 그럴까요? 뭔가.. 아직까지는 비밀연애 하느라 비밀편지 쓸까요..?ㅋㅋㅋㅋ 뭔가.. 비밀장소에 편지 갖다놓기..? 이런 거? ㅋㅋㅋㅋ 흑흑 공주님이 편지 써주면 다 보석함에 보관할테야..

좋은 말 고마워요! 정말 심란한 마음으로 갔는데, 막상 가니까 정말 평화롭고 행복했어요.. 헉 물에 떠내려 간 적 있다니 너무 너무 무서웠겠어요 ㅠㅠㅠㅠ 별 일 없었다니 다행이에요.. ㅠㅠ 이제는 수영 할 줄 알아요? 구명조끼 꼭 꼭 입기로 해요.. ㅋㅋㅋ 고래는 뭔가 커다란데 다른 생명을 해치지도 않고.. 위협 받지도 않고.. 영물 같은 느낌이고.. 또 고래가 되면 깊은 바다도 안 무서울 것 같아서요 ㅋㅋㅋ 사실 인어랑 고래 중에 아직 고민중이에요 ㅎ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ㅋㅋㅋ 응응 너무 자책하지 않기로 해요..! 자책하지 않는 사람이 오히려 새로운 습관 만들기에 더 성공한다고 하더라구요! 그치만 포기해도 괜찮아요! 뭐 어때요 그럴 수도 있지 ㅎ
앗 예전 대화들 읽어본다니..! 더 신경써서 말 쓸 걸 그랬어요..! 세상에 산수유 자잘한 노란 꽃이 정말 귀엽죠 ㅠㅠㅠ 헉 집 앞에 매화나무가 있다니 좋겠어요! 계절 알리미! ㅋㅋㅋ 뭔가 앞으로 볼 수 있는 봄이 백 번도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소중해지는 거 있죠. 늘 그런 말 고마워요. 봄은 늘 따뜻하고 예뻐서 기쁘고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윤주의 말이 꼭 봄같네요!
ㅠㅠㅠ 맞아요.. 다들 훌훌 털어버리고 걱정 없이 꽃구경 갈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지금은 도덕적 의무를 지키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안타까워요 ㅠㅠ 안타깝다 하니 생각나서 하는 말이지만.. 요새 n번방 때문에 밤낮으로 정말 속상해요. 청원이니 탄원서니 최대한 같이 싸우려 노력하면서도 가슴이 답답하고.. 피해자분들이 전부 무사히 구제받고.. 가해자들은 제대로 된 수사와 엄정한 처벌 받았으면 좋겠네요.

휴 윤주 덕분에 답장 하면서 하루 중 가장 행복했어요 고마워요! 좋은 꿈 꾸고 있을까요? 행복하고 건강한 금요일, 그리고 주말 보내요! 아 어떡해 내가 말 더 길게 한 것 같아.. ㅠㅠ 답레 천천히 주세요 늘 고마워요.. 또 봐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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