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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것은 그의 입장에서 높기만 그지없는 신의 말에 거역할 수 없음에 나오는 수긍이지, 결코 스스로 그러한 생각을 순수히 해본 적은 없으리라. 엉큼한 홍학이 맞다라니, 그로부터 은근히 느껴지는 장난기에 농일 수도 있겠거니, 생각은 했지만서도 조금 전에 내렸던 결론이 무서운 기세로 그것을 덮어버렸다. 진지하게도 과장적인, 그렇기에 백지마냥 순수한 신이다. 금방 그 판단에서 벗어나기엔 보통 일이 아닐 테다.
"그으~래애~ 너라면 그런 말들을 충분히 전해주고도 남겠어."
기세 좋게 운을 떼었다가도 금방 웅얼거렸다. 삿갓은 도무지 놓지를 못하엿다. 그와중에 또다시 들리어오는 그놈의 죄송합니다. 스스로도 신이거늘 어찌하여 이렇게도 타신을 숭배하다시피 할까. 슬슬 기가 차려고 한다.
호통 이후에 아마 한 박자 뒤였을 게다. 늦은 대답이 줄줄 나오고 끄트머리엔 감사합니다, 라는 거짓 일 말도 없는 소리가 수수하디 화려하게도 장식해버린다. 마주친 이색의 눈은 마냥 진심이란 듯 호를 그렸다.
......속내로 정직히 고한다. 사뭇 우스웠다고. 그리도 실소하게 만든 것이 무엇인지는, 도무지 인정해내지 못한다. 활짝, 시원하기 그지없는 미소를 한껏 보여냈다. 그러는 데엔 익숙하였고 게에 진심이 들었는지 아니하였는지는 별개의 이야기가 되었는데, 현재는 어떠한지 토해보건대 솔직히 반은 어거지였다.
"그렇구나! 리스야, 그 '신'님이란 자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마는 너한텐 굉장히 대단한 존재로 남아있는가보네. 그치?"
깍지로 삿갓 뒤를 푹 누르며 장난적인 얼굴을 동작 자연스레 그에게로 향했다. 참고로 난 너 걱정한 적 없다~ 바람결 따라 목소리를 흩어내면서 시선을 잠깐 개울에 떨어뜨리더니, "꼬리는 하가에 빠졌는고"라 나즉이 종알거린다. 대번에 성체로 자라나겠구만. 깍지를 놓고 대신 아무렇게나 내린 무릎이나 툭 잡았다. 쳐다본 리스를 향해 싱거웁게 웃어보이고.
"슬슬 너만의 유의미한 시간을 보내야하지 않겠냐."
개구리만 바라보다간 시간 낭비라구. 농처럼 이야기하고선 삿갓 옆을 잡은 채 이쪽은 개울을 들여다본다.
사우 님께서는 자신더러 엉큼하다, 하셨지만, 그 말도 다 맞는 말씀이었다. 물론 첫 번째 이유는 사우 님께서는 '신' 님이셨기 때문에,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자신은 '신' 님이 아니었기 때문에. 물론 그렇게 수긍하는 목소리에는 희미한 장난기가 녹아있었지만, 그러면서도 그 말씀에는 전부 다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이어진 사우 님의 가벼운 웅얼거림에도 그저 희미한 미소로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덧붙일 뿐이었다. 무엇이 감사하냐, 물으신다면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셔서, 라고 대답하지 않았을까. 물론 감사 인사만큼 사과 인사도 몸에 배어 있었기에, 결국 사우 님께 사과의 말씀도 올렸지만.
사우 님께서는 삿갓을 놓지 않으셨다. 그에 얼굴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음에도, 들려오는 호통 소리에도, 결국에는 마지막에는 감사하다는 인사를 덧붙여 올렸다. 마주친 사우 님의 모습에 마냥 기쁘다는 듯이 두 눈동자를 부드러이 접어 웃으면서. 그러자 사우 님께서는 곧 활짝, 시원한 미소를 보여주었다. 실소... 에 가까운 미소였을까? ...물론 신 님의 깊으신 생각을 감히 제가 헤아릴 수는 없겠지만요.
"네. 저에게 있어서는 정말로 그 무엇보다도 대단하시고, 또 대단하신, 아주 소중하신 존재이시랍니다. 저의 '신' 님께서는."
드물게 대답이 느릿하게 나오지 않고 곧바로 나왔다. 확신에 가득찬 목소리는 고개를 몇 번이고 위아래로 끄덕이게 만들었고, 이내 배시시, 작은 미소마저 짓게 만들었다. "...물론 사우 님께서도 아주 대단하신 신 님이시지만요." 하고 덧붙여지는 목소리도 마냥 부드러웠을 정도로. ...저를 걱정도 해주신 것도 맞으시니까요, 하는 뒷말은 그저 따라서 머리카락을 살짝 쓰다듬고 지나가는 바람결에 삼켜버렸다. 이것은... 그저 제가 혼자 마음 속에 소중히 간직할 사우 님의 따뜻함 하나로. 희미한 미소가 더욱 깊게 피어났다.
"...저는 사우 님과 함께, 그리고 개구리 씨와 함께 이렇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유의미하고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답니다. 하지만... 혹시 제가 방해가 되신다거나, 사우 님께서 혼자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고 싶으시다면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그러니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사우 님."
개울을 들여다보는 사우 님을 향하여 다시 공손히 두 손을 앞으로 모았다. 생명의 신비로움의 시간을 체험하고 있는 개울 속의 장차 개구리가 될 올챙이들에게도 부드러운 미소를 보이면서.
/ 슬슬 상황을 마무리하셔도 좋고, 더 이어가셔도 좋답니다! 사우주께서 편하신대로 해주세요! XD 그리고 답레 쓰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사우주... ㅠㅠㅠㅠ(토닥토닥)
스스로에게 있어 그 무엇보다도 숭고하여 소중히 여길 법한 존재가 있다는 것은 과연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대체로 인간들에게 있어 그런 존재는 '신'이었는데...본인 또한 신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신을 숭배하는 모습은 몇 천여년의 일생동안 보아온 것이 손으로 꼽을 정도다. 이제 오늘로 또 하나의 손가락을 접게 되었다. 동시에 리스란 신이 어떠한 모습으로 제 기억에 남았는지는 반히 보이는 일이 되었다. 뵈는 모습은 여전하다.
"그러하냐."
단지 그리 대답하는 것으로 모든 생각을 대신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아, 음, 그러니까! 방해...라고 할지, 나만의 여유로운 시간이라기 보다는...!"
보기 좋게 허둥대다가 톡톡 두드리던 삿갓을 푹 눌렀다. 젠장. 잠깐의 정적이 있었다.
"...그래! 지금은 조금 혼자 있고 싶다! 내가 그리 자상해보였더냐?! 바보 중의 바보로군! 흥!"
...... 삿갓은 계속 누르고 있기로 하였다. 다른 한 손까지 거들면서.
//으아아 리스주도 고마워요!! :3 그리고 상황의 느낌이 막레이므로....막레 부탁드리겠습니다 리스주! <:D
ㅎㅎㅎ이렇게 화력이 세니까 아마 모두가 이해해주실 거랍니다! :) 저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315 앗...! 세설이가 답이 없다니요! 얼마나 멋진 설정들인데요! 카페를 운영한다는 것도 그렇고, 신통술 부분도 까치에 어울리게 정말 참신하게 잘 지으셨다고 감탄했다구요!ㅎㅎㅎ 리스는...그냥 제가 여러분들 캐릭터를 덕질하려고 그렇게 설정했다는 뒷이야기가...ㅋㅋㅋㅋㅋ(???)
그리고 오작교 콤비...! 오오! 멋져요! XD(박수)
>>316 아니, 요령이도 얼마나 매력적인데요! 검은색 너울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는 것도 너무 예쁘고, 오른쪽 뺨에 꽃무릇 잎 무늬가 있다는 것도 그렇고...! 너무 아름다워서 감탄했답니다!ㅎㅎㅎ 리스는 그저 그런 멋쁜 신들을 찬양할 뿐...!(끄덕)
>>320 거므누리주 어서오세요!:D >>321 않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요령이 꽃찻잎 건넴)(??????)그저...그저 요령이는.....네...가장 처음에는 저 너울을 안썼지만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고마워요 리스주:D 리스도 엄청 말로 표현 힘들만큼 매력적이에요!
비록 오늘 처음 뵙게 된 사우 님이셨지만, 의외로 많은 것들을 알고, 많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소중한 정보는 바로... 사우 님께서는 매우 자상하신 신이시라는 것이겠지요. 비록 사우 님의 '장난'에서는 조금 놀랄 수도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그렇게 올챙이들을 키워내어주는 사우 님의 모습은... 감히 생각하여 보자면, 귀엽고 천진난만한 신 님으로 느껴졌었기에.
그리고 이어진 자신의 말에 보여지는 사우 님의 살짝 허둥대는 모습들도 그러한 조금은 무례한 생각에 해당되는 것이었기에, 그저 희미하게 웃어보였다. 두 손을 들어올려 소매로 자신의 입가를 살며시, 자연스럽게 가리면서.
사우 님께서는 결국 삿갓을 푹 눌러 쓰셨다. 그리고 잠깐 동안의 정적. 그러나 의외로 무겁지 않은 그 정적의 끝에, 사우 님께서는 답을 말씀해주셨고, 그에 당연하다는 듯이 순진해보이는 얼굴로 열심히 고개를 작게 끄덕끄덕였다.
"...네, 물론입니다. 사우 님께서는 정말로 자상하시고 대단한 신 님이세요. ...바보 중의 바보여도 좋습니다. 사우 님께서 저를 그렇게나마 생각해 주신다는 것이 정말 기뻐요."
헤실헤실, 희미한 미소가 새어나왔다. 그리고는 천천히 꿇고 있던 무릎을 일으켜, 완전히 일어났다. 그리고 잠시 겉옷자락을 톡, 톡, 가볍게 정리한 후에 두 손을 다시금 앞에 공손히 모아 허리를 꾸벅, 숙였다.
"...함께 대화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사우 님. 괜찮으시다면, 부디 다음에 또."
예의 바르게 인사를 올리고는 이내 천천히 분홍빛의 날개를 펼쳐냈다. 그리고는 서서히 가벼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하늘로 날아올랐다. 다솜으로 돌아가는 그 길이, 오늘의 만남으로 마냥 행복할 것만 같았다.
/ 그럼 이렇게 막레 드리겠습니다! 함께 돌려줘서 정말 감사해요, 사우주! XD 사우 정말 귀엽고 너무 매력적이예요...!ㅠㅠㅠㅠ(야광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