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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얼음조각이 되어서 미리내 지역에서 발견된 이유가 환영식을 위한 얼음동상을 만들기 위해서, 얼음을 캐러 갔다가 빙해에 빠졌다 이 말이더냐?"
딸기 하나만 두 손으로 꼬옥 잡은 채 깨작깨작 먹고있자, 은호 님의 소리침이 들려왔다. 그에 순간 놀라 움찔, 하면서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다. 더, 더 큰 걸 먹어야 했나...? 다시 시선을 올려 멍한 눈빛으로 열심히 과일들을 훑어보았다. ...아. 저게 좋겠다. 그리고 겨우겨우 찾아내어 두 손으로 집어든 것은 딸기보다는 아주 조금 더 큰 자두였지만.
그리고 들려오는 은호 님과 누리 님의 대화에 의하면, 저 위대한 얼음 조각상을 만드신 분은 바로 가온 님인 듯 했다. 그에 결국에는 다시 작게 와아, 하고 멍하니 감탄했다. 역시 은호 님과 누리 님을 보좌하시는 신 님...!
그리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은호 님의 말씀. 그것은 각 지역의 관리자를 임명하는 것이었고, 반짝이는 4개의 빛을 두 눈을 크게 뜨고 초롱초롱히 바라보았다. 4명의 신 님. 전부 다 위대하셔...!
선택받은 4명의 신을 순수하게 축하하는 마음에, 환하게 웃으면서 박수를 쳤다. 4명에게 꾸벅, 공손하게 고개 숙여 인사까지 확실히 올리면서.
그리고 다시 자두를 야금야금 먹고 있자, 이내 은호 님의 말씀이 다시 들려왔다. 그러니까...게임...? 특별한 선물, 이라는 말에는 조금 흔들렸지만, 자신이 감히 신 님들의 게임에 참여해도 되는지가 걱정이었다. ...그래도... 참가... 안 하면, 더 걱정하실지도 모르니까...
그러니까 딸을 교육한 뒤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말- 중간에 플라밍고라는 단어에 잠시 너울 속으로 안그래도 가느다란 눈을 더욱 가늘게 떴다- 과 각 관리자에 대한 이야기, 보좌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너울 너머로 사과를 야무지게 먹은 뒤 잠시 어깨에 걸치고 있던 하오리를 끌어올리고는 이번에도 다시 사과를 향해 손을 뻗었다. 푸릇푸릇한 색감도 색감이지만 식감이 마음에 들었다. 작게 조각내어서 절이면 나중에 꽤 맛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하던중 들려오는 말에 불을 붙히지 않은 곰방대를 입에 물곤 너울 너머로 은호님을 바라봤다.
"어머, 게임이라니 재미있겠네. 과연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
곰방대와 사과를 든 채 용케 박수를 치고는 후후 웃었다. 즐겁다는 기색이 드러나는 웃음이였다.
눈을 가늘게 접어내며 중얼거리고 있을 무렵에 네 가지 색을 띠는 빛 중 하나가 이쪽으로 날아와서 잠깐 멈칫하였다. 기어이 제 소매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빛에게 엄하게 호통이라도 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세로 왼손목을 드러내자 그에 걸린 팔찌의 구슬이 영롱한 녹빛을 자랑하였다. 허? 분명히 저의 구슬은 우중충하디 컴컴한 흑빛을 띠지 아니하였던가. 상황이 어찌 돌아가는지 파악한 것은 바로 그 직후였다.
"아하..."
연홍빛은 다솜, 녹빛은 아라, 주홍빛은 가리, 청빛은 미리내를 상징한단 색이었다. 그중 아라의 것이 자신에게로 왔단 것은.
"뭐, 어떻게든 잘 해보겠습니다~"
한 손을 대충 흔듦에 따라 소매도 펄럭였다. 손을 내리고는, 게임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듣더니 미소를 스윽 지었다.
두 사람의 대화에 조용히 귀를 기울이던 설은 팔짱을 끼며 조용히 중얼거릴 뿐이였지. 설은 간단한 한줄요약을 좋아했지. 그렇다고 해도 글쎄, 조금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 좋지 않으려나. 어쨌든 본인의 일은 아니려니. 그런 생각도 잠시였다. 갑자기 어젯밤 시간이 남던 차에 본 타로점이 상기되었던 것은 무엇이였을까. 황제와 운명의 수레바퀴.
"어... 잠깐...?"
순간적인 미래는 설도 차마 예측을 못한 것이라. 푸르게 빛나는 빛덩어리가 설에게 다가온다. 잠시 피하려는 듯이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그보다 빠르게, 빛은 다가와 길게 내린 머리카락새로 파고 들어갔다. ...오, 이런 기껏 숨겨왔던 이유가 사라져버렸네? 다소 황망스러운 눈빛으로 은호를 바라본다.
"...하아..."
이것은 행운인가, 불운인가. 다만 설은 귀찮은 일이 늘어나버렸네, 머리카락 사이로 미미한 푸른 빛을 발하는 오른눈을 만지작 거릴 뿐이였다. 그 눈으로 무엇을 보아왔는가, 다만 수많은 운명은 보아온 그도 자신에게 다가온 행운은 예상치 못하였겠지.
"...선물인가."
모든 것이 귀찮음에도 적어도 물욕은 제법 나쁘지 않았다. 내향적인 성정의 그도 그 신들의 무리에 잠시 섞여들어가기로 하였다.
아마 인간이 보기엔 연꽃에서 신이 된 화인신이 고기을 먹는 장면은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나 또한 신이된 직후, 나에게 영력을 나눠준 고위신께서 고기를 즐겨먹는 것을 보며 옆에서 물만 홀짝이며 흔들리는 눈동자로 보았었지. 그리 오래 전은 아니지만 나름의 추억거리에 작은 미소를 흘리곤 은호의 말에 집중한다.
각각의 구슬들이 4명의 신에게 날아가는 것을 호기심이 깃든 눈빛으로 보며 먹던 것을 멈추곤 박수를 쳐준다. 이 넓은 곳의 관리자가 된다는 것은 축하를 받아 마땅한 일일 것이다. 그만큼 할 일이 생긴다는 말일지도 모르니 마음 속으로 그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게임..? 게임 말인가요?"
연꽃으로 태어나 신이 될 때까지 게임을 해본 적이 없어 포크를 내려놓고는 빛나는 눈빛으로 은호를 본다. 하지만 살아남기라니, 어렵게 살아남아 신이 되었는데 저는 게임이라는 것에 이 한 목숨을 바쳐야 하는 것인가요... 빛나는 눈빛은 잘게 흔들리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