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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얼음조각이 되어서 미리내 지역에서 발견된 이유가 환영식을 위한 얼음동상을 만들기 위해서, 얼음을 캐러 갔다가 빙해에 빠졌다 이 말이더냐?"
수많은 신들이 비나리 지역의 중앙광장에 모이자 보이는 것은 새하얗게 반짝이고 있는 거대한 크기의 은호와 누리를 조각한 상이었다. 물론 은호와 누리를 알고 있는 이는 저 상이 누구를 조각한 것인지 알지도 모르지만, 지금 막 온 이거나, 온 지 얼마 안된 이들은 저것이 누구를 조각한건지 모를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아무튼 신들이 다 모였을때 쯤 그곳에는 상당히 큰 바람이 불었고 모두의 머리카락이 가볍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뒤이어 그것은 돌풍처럼 거대한 바람으로 바뀌었고, 이내 중앙광장의 앞쪽에 은여우 수인 2명이 등장했다.
(나레이션 - 누리)
"왔느냐? 내 영토에 살고 있는 수많은 신들이여."
엄마의 신통술 덕분에 나와 엄마는 빠르게 중앙광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수많은 신들이 있었고, 그 중에는 반가운 얼굴도 있었다. 저기 보이는, 스미레라던가, 나에게 묘하게 잘해주는 리스라던가, 그리고 토마토 매니아인 밤프라던가...! 아무튼 참으로 많은 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들 모두에게 가볍게 손을 흔드는 도중,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저것은 뭣이더냐? 누가 저런 걸 만들어서 갔다놓은 것이더냐."
엄마의 시선은 거대한 크기의 나와 엄마를 얼음으로 조각한 조각상에 고정되었다. 매우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 엄마는 쿨럭, 쿨럭 헛기침을 했고 신들을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이었다.
"저것이 뭔진 모르겠지만 일단 나하고는 상관없으니 각석하로 넘어가겠느니라. 아무튼 어서 오거라. 나를 아는 이는 나를 알 것이고, 모르는 이들은 모를 것이니라. 소개를 하자면 나야말로 이 라온하제의 지배자. 고위신의 일족. 은여우 수인 신, 은호라고 하느니라. 그리고 이쪽이, 내 딸인 은여우 수인 신. 마찬가지로 고위신의 일족인 누리라고 하느리라."
"아! 모두들 안녕!!"
생긋 웃으면서 두 손을 흔들면서 나는 모두에게 인사를 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던 엄마는 손가락을 탁 쳤고, 동시에 엄마의 구슬이 반작였다. 그리고 광장에는 커다란 테이블들과 그 위에는 수많은 음식들과 과일, 채소들이, 접시에 담겨 수저와 함께 놓여졌다.
"자. 자. 일단 들도록 하라. 너희가 좋아할만한 것들은 다 있느니라. 그래도 다 모였는데 뭐라도 대접해야 하지 않겠느냐. ...아. 참고로 이건, 지금은 자리에 없는, 내 보좌를 맡고 있는 이가 만든 것이니라. 나름 실력은 있으니 맛은 좋을 것이니라. 일단 들면서 듣도록 하라. 이야기를.. 나는 격식있게 서서 듣게 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느니라."
광장에 도착하자 먼저 보이는 것은 두 신을 조각한 조각상이었다. 령의 눈길은 거대한 조각상을 보고도 무심하였다. 아니, 정확히는 뭘 생각하는지 모를, 요요한 눈빛만을 내보일 뿐이었지. 이윽고 은호와 누리의 소개가 이어지고 은호가 음식을 차린 후 먹으면서 이야기하자고 하는 것까지 보고 난 후, 령은 알겠다는 듯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 앉고는 먹을 만큼의 음식만을 덜어갔다.
비나리 지역의 중앙광장에 이렇게나 많은 신이 있는 건 처음 봅니다. 만난 신의 슷자가 적은 건 아니었지만, 이렇게 모인 걸 보는 건 거의 처음이라고나 할까요.. 라는 생각으로도 충분합니다. 아이온은 얼음으로 조각된 상을 바라보다가 나타난 두 은여우 수인이자 지배자인 은호와 그녀의 딸 누리를 바라보고는 둘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존경하는 분이 만든 걸지도! 라고 결론을 내리고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격식있게 서서... 그건 별로입니다..? 라고 생각해보고는 그렇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간단한 것 위주로 식사를 가져오려고 합니다. 조그마한 것이라던가요.
비나리의 중앙광장에 도착하자 정말로 수많은 신 님들이 보였다. 게다가 은호 님과 누리 님을 조각한 거대하고 멋지고 아름다운 얼음 조각상까지...! 그에 멍한 눈빛을 크게 뜨고는 순간 와아...하고 작게 감탄했다. 누구의 실력일까?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다고 생각한 바로 그 순간, 큰 바람이 흔들리면서 은호 님과 누리 님이 나타났다.
"...앗...!"
위대한 '신' 님들. 더군다나 모두에게 손을 흔들어주는 누리 님의 모습에, 환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꾸벅, 공손히 숙여 답했다. 누리 님께서 인사해주셨어... 인사해주셨어...! 너무 좋아...!
영광 중의 영광을 가슴 속에 품으며 조용히 기뻐하다, 이내 들려오는 은호 님과 누리 님의 인삿말과 설명을 조용히 경청하여 들었다. 그리고 이내 광장에 나타난 엄청난 만찬들. 이어진 설명을 듣고는 가온이가 만들었음을 짐작하면서, 곧바로 테이블에 다가가지 못하고 잠시 그대로 우뚝 서있었다.
...신 님께서 만드신 음식을, 제가 감히 먹어도 되는 걸까요? 그래도 되는 걸까요...?
그러나 은호 님께서 저리 말씀하셨으니 안 먹을 수도 없는 노릇. 그렇기에 쭈뼛쭈뼛, 천천히 구석진 자리로 걸어가 거의 맨 마지막으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다른 신 님들이 음식을 먹기 시작하고 나서야, 그제야 천천히 앞에 놓인 딸기 하나를 조심히 두 손으로 집어들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소중하게 딸기 하나를 먹기 시작했다.
누가 조각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이 곳의 주인인 두 고위신의 자그마한 도자기 인형을 만들어보는 것도 꽤 괜찮겠다는 생각이 스쳐간다. 갑자기 떠오르는 영감을 적곤하는 작은 수첩을 가져오길 잘했다며 꺼냈다가, 지금 이것을 끄적이는 것은 그닥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머쓱하게 다시 주머니에 넣는다.
나를 포함한 신들에게 발랄한 인사를 하는 작은 은여우신을 보니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것을 느끼며 손을 작게 흔든다.
날개를 접어 사뿐히 중앙광장에 착지한 설에게 먼저 보여진 것은 그야말로 거대한 동상이였지. 같은 여우귀에, 두루뭉실해 보이는 꼬리. 그 외의 분위기를 따져보더라도 두 인물은 매우 닮아있었다. 아무래도 모녀와 같은 사이였으려나. 신들이 하나 둘 씩 모이고 있었다. 설은 그 무리에서 조금 떨어져서 기다린다.
이어 강한 바람이 일며 두명의 신이 등장을 하였다. 그 얼음 동상의 주인들이렸다. 그 둘의 등장을 보고도 설은 그저 길게 기른 앞머리가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천천히 매만질 뿐이였다.
은호가 손을 탁, 친다. 동시에 테이블 위에 음식들이 나타난다. ...이 정도 음식을 준비하는 것도 제법 귀찮은 일이였을텐데. 그 늑대 수인의 열정을 알리가 없는 설은 감히 그렇게 생각을 하였다.
"거기 토마토!! 토마토 음식도 있으니까 굳이 새로 만들지 말지어다!! 그리고 거기 플라밍고! 그대는 왜 제대로 먹지 않는가!"
다른 이들을 바라보면서 엄마는 그렇게 소리를 치기도 하면서 나름대로 음식을 가져왔고 나 역시 달콤한 음식들 위주로 가지고 왔다. 아무튼, 뒤이어 엄마는 계속해서 설명을 시작했다.
"아무튼 이야기는 계속 하겠느니라. ...그건 그렇고 저 조각상 진짜로 누가 만든 것이더냐?"
"...가온이가 아닐까? 엄마?"
"그 녀석 말이더냐? 그 녀석은 만들다가 얼음조각이 되어서 회수되었지 않았더냐?"
"하지만 가온이라면 또 만들고도 남잖아."
"...나중에 가온이와 얘기를 해야겠구나. 아무튼 이야기를 하겠노라. ...그래. 난 슬슬 라온하제의 지배권을 내 딸인 누리에게 넘기려고 하느니라. 이젠 나도 좀 쉬고 싶구나. 500년 정도 가르친 후에 넘겨줄 생각이니라. 그러니까 500년 뒤에는 내가 아니라 내 딸인 누리가 지배하게 될 것이니, 그렇게 알도록 하라. 사실 지금부터 조금씩 가르치긴 할 것이니라. 그렇기에, 아무래도 내가 이 땅을 모두 관리하기가 힘드니라. 그래서 너희들 중 일부에게 지역의 관리권을 넘겨주겠노라."
이어 엄마의 구슬이 또 다시 빛이 났고, 거기서는 각각 4개의 빛이 방출되었고, 신들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아마, 내가 아는 것이 맞다면 아이온, 사우, 밤프, 세설. 그 4명의 신에게 날아간 것이겠지. 엄마가 그 4명에게 주겠다고 이야기를 했으니까. 각각 분홍색, 녹색, 주황색, 파란색 빛이었고, 그 빛이 구슬에 닿는 순간, 구슬은 그 빛으로 반짝이게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 지금쯤, 변화를 알 수 있지 않을까?
"분홍색은 다솜, 녹색은 아라, 주황색은 가리, 파란색은 미리내. 그렇게 관리권을 나눠줬느니라. 너희들은 각 지역을 관리할 수 있느니라. 너희들의 취향대로 꾸밀 수 있고, 너희들이 원하는대로 관리할 수 있으나, 그렇다고 마음대로 하면 그 힘을 뺏을 것이니라. 잘 알아두어라. 너희들에게 자유를 주나, 오로지 너희들 멋대로는 안된다는 것을 기억하라. 너희들이게 맡기고, 나는 이제 좀 쉬면서, 누리를 교육할 것이니라. 이 비나리 지역을 상징하는 보라색 빛을 가진 이는... 나중에 보면 되느니라. 그리고 관리자들은 나처럼 보좌를 둘 수 있느니라. ...그건 너희들이 알아서 선택하도록 하라. 내가 내 보좌를 두고 있는 것처럼, 너희들도 보좌를 두도록 하라. 없어도 상관은 없겠지만 말이다."
이어 엄마는 설명을 끝내면서 오렌지 주스를 마신 후에 컵을 내려놓고서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그럼 기왕 모였으니 게임을 해보도록 하지.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이에겐 특별한 선물을 줄것이니라. 뭐..간단하도다. 그냥 둘 중에 하나를 택하면 되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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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지역 관리자들에게 실버 트로피 [너희에게 맡기노라]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보좌를 1명 둘 수 있습니다. 이것은 각자 일상으로 알아서 잘 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이어 반응레스를 받겠습니다! 9시 10분까지 받습니다!
비록 음식을 가져오긴 했지만 령은 그것에 손 끝 하나라도 대지 않았다. 말하면서 음식을 먹는 건 령의 취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령은 가만히 듣고만 있을 뿐이었다. 듣기로는 은호가 라온하제의 통치권을 누리에게 넘겨주고 각 지역의 관리자를 새로 뽑은 모양이다. 령은 그저 가만히 있었다. 자신에게 연관된 일이 아니었기에.
애초에 많이 먹는 취향은 아니라서 느긋하게 맛을 음미하고 있자니 은호씨가 지역의 관리자들을 새로 선출한다고 하신다. 음... 관리자... 욕심이 없는건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이미 관리중인 다른 땅이 있는만큼 그렇게 큰 욕심을 낼 필요도 없었다. 애초에 이 역할을 맡은지는 꽤 되어도 아직 모르는것 투성이니까 말이지. 중요한건 이런게 아니었다. 은호씨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신경쓰일 수 밖에 없었다. 살아남는다... 살아남는다...
"질문있습니다! 그... 살아남는다는 말이 굉장히 폭력적으로 들리는데 제 착각인가요!!!"
둘중에 하나? 뭐지? 삶과 죽음을 선택하는건가?! 이 선택이 끝나면 이곳의 신은 반만 남게 되는건 아니겠지? 분명히 은호씨는 믿을만한 사람이지만 어째 이런건 조금 심각하게 느껴졌다. 성격탓인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