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주랑 로제 보고싶다... 아직 커플엔딩도 못내고있고 일대일도 파고싶은데 제가 너무 자주 안와서 로제주도 실망하신걸까요. 애초에 매일 흔적을 남겼더라면 조금은 달라졌을까요. 이대로 끝내기는 싫은데, 제가 이런 말을 꺼내도 되는지 부끄럽기도 미안하기도하고 싱숭생숭하네요.
강한 빗소리가 얇은 창을 때리는 밤이다. 바로 옆 침대의 아이들이 깨지 않도록 주는 이불을 덮어쓰고 손전등을 킨다. 조금 불편해 보이는 자세였지만, 익숙한 듯 머리 맡에 손전등을 두고 조용히 스케치북에 연필로 무언가를 그려나갔다. 갑자기 빛이 번쩍, 방 안을 가득 매우더니 이어서 들려오는 위협적인 콰르릉... 오늘의 번개는 조금 가까이서 치나보네. 잠시 그렇게 생각하던 주는 잠시 멈췄던 연필을 다시 움직였다.
찰칵 문고리 움직이는 소리에 주는 황급히 불빛을 끄고 열린 문 사이를 가만히 지켜보았다. 선생님이였을까?
"오빠아... 나 잠이 안와..."
베이지색 머리칼의 여자아이, 주의 동생이였다. 주는 느른하게 눈을 깜박이고선 작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아직도 천둥이 무서운거야?" "우으... 그게 아니..." 번쩍, 타이밍 좋게 내리치는 번개에 말을 하다 말고는 꺅, 하는 소리를 내는 지연이였다. 이어서 들리는 천둥소리엔 그저 울상이 되어 그저 주만 빤히 바라볼 뿐이였고... 그 모습을 보고 한숨을 내쉬고선 침대에서 내려온다. 스케치북하고 손전등도 챙기고.
"잠들때까지만이야. 같이 있어줄게." "...고마워 오빠야..."
조심스럽게, 깨지 않도록 까치발을 들고 천천히 걸어간다. 입구 쪽에 있던 침대를 지나쳐 가려다, 누군가에게 손가락이 붙잡혀서 흠칫 놀라며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8살 남짓의 남자아이.
"나도 데려가아 형아..." "...그래, 그래. 강준이도 같이 가자."
그날의 날씨가 좋지않아서, 계획없이 시작한 작은 일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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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 이라고는 했지만 그리 멀리 나가지는 않았다. 여러 방문이 모여있는 그 앞, 복도 한 구석에 자리를 잡고 가져온 이불을 깔고 뒤집어 쓰는 것 뿐. 그리고 바닥에 주의 스케치북을 펼쳤다. 그림책을 읽어주는 대신이였다. 지연이는 익숙한 듯이 손전등을 키고, 강준이는 주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뭘 그려줄까. 그렇게 말하는 순간 앞다투어 말을 꺼냈다.
지연이와 강준이 조용히 티격태격 하는 와중에도, 주는 스케치북 위에서 금방이라도 바람에 흔들거릴 듯한 꽃 몇송이를 피워냈다. 양도 하얀 백지에서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다툼을 멈춘 둘이 스케치북과 손을 쳐다보았다. 집중하는듯 숨만 색색 내쉬면서. 완성할 적에는 작은 감탄사를 내놓는 것은 잊지 않았다.
그렇게 일방적인 리퀘스트와, 고객의 요구에 맞춰 손을 멈추지 않고 새하얀 종이에 흑연을 채워나가는 것이 한동안 이어졌다.. 주가 연필을 내려놓은 건, 스케치북을 비추고 있던 빛이 사라졌을 때였다. ...강준이는 언제인지도 모르게 잠들어있던 것 같다. 지연이도 손전등을 이불 위로 떨구고, 주에게 기대어 잠이 들었다. 중간에서 둘의 버팀목이 되어주던 주는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바람 빠지는 소리와 같은 웃음소리를 낸다. 이내 옅은 색깔의 눈동자도 어둠속으로 자취를 감췄버리고, 그저 고양이가 그릉거리는 듯한 행복한 목소리만이 선명하게 들릴 뿐이였다.
>>148 새벽감성을 조금 살리자면... 정말로 많이 좋아했거든요. 아실리아. 그래서 시트가 내려가고 솔직히 좀 힘들긴 했는데... 뭐 어쩌겠나요. 스레 이끌어야지. 여러분들에게 약속을 한 것도 있고, 저도 엔딩을 보여줄 의무가 있었으니까요. 티 안 낸다고 힘들었습니다. (흐릿) 그냥 마음 속으로만 묻으면서 이전에 돌리던 거 보면서 떠올리고 그런 느낌이에요. ....음... 스레가 엔딩이 났고 지금은 걍 마지막에 썰 풀거 풀고 일상 돌릴거면 돌리라는 느낌으로 열어둔거니 조용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어요. 제가 딱히 뭐 진행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원래 즐거운 것은 언젠간 끝나는 법이죠. 그런 겁니다.
>>149 그 분은 뭔가 안타깝더라고요 저도... 아무래도 많이 힘들어 보이는 것이 티가 났으니까요. 뭔가, 다독여주고 싶어도 그게 잘 안되서 죄송했던것도 기억이 나고요. 그렇죠... 그럴 수 밖에 없는 건 이미 알고 싶지만... 하지만 그 시절을 떠나보내기 힘든 건 역시 어쩔 수 없나봐요. 마냥 글을 못 쓰고 접속이 잘 되지 않았어도 되게 즐거웠었는데... 아, 그냥 잡담 할때도 엄청 재미있었어요. 레스주도, 스레주도 유쾌하게 이끌어주셨던게 기억에 남네요. ...진짜 다른 곳에서 익명으로 계속 있더라도,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진심으로...
>>151 힘든 것이 보이지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것이 익명의 한계죠. (침묵) 그래도 권주주의 마음은 잘 전달이 되지 않았을까요? 그렇다고 생각해요. 그래도...스레주로서 티 안 내고 엔딩까지 잘 진행한 것 가아서 기쁩니다. 정말로... 음...음...그리고 그것은 또 다른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요? 그때 놀았던 기록은 다 남아있으니 말이에요. 여러분들의 멋진 모습은 잘 기억하고 있어요. 이를테면.. R.R.F 최종병기인 델타와의 대전때의 대사나 활약이라던가, R.R.F 수장인 유나에게 하는 명대사라던가...말이죠. ㅋㅋㅋㅋㅋㅋ 잊지 못한다면 감사합니다. 이런 스레주도 있었다...라고 생각하면 감사하죠. ...음..네. 그냥 제 스레의 설정에 흥미를 느끼고 찾아와주시는 분이 계신다면...그냥 저는 엔딩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가 준비한 이야기의 끝을 보여주고 싶었고, 딱 그것만 보고 달렸습니다. ...물론 그것이 너무 차갑게 느껴지신 분들도 있겠지만...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
>>152 크으윽ㅋㅋㅋㅋㅋㄱㅋㄱㄱㄱ그때 남겼던 반응들도 되게 지금 보면 부끄럽더라고요...! 분위기에 취한다! 으어어어... 이런 느낌이라...(흐릿) 그래도 다들 멋있었어요! 엔딩 장면에 석양이 지는 풍경도. 뭔가 스레주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을 전부 보여준 느낌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