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Noir...Regarde la lumière... ◆SFYOFnBq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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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4 (모두 수고..) 22:19:13
상황극판 규칙 ☞ 상황극판은 익명제입니다. 본인이나 타인의 익명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삼가주세요. 하지만, 자신의 위치(스레주/레스주) 등을 밝혀야 할 상황(잡담스레 등에서 자신을 향한 저격/비난성 레스에 대응할 시 등)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모두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냅시다. 말도 예쁘게해요, 우리 잘생쁜 참치타치☆★☆★☆:> ☞ 상황극판은 성적인/고어스러운 장면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약물과 범죄를 미화하는 설정 또한 삼가해주세요. 각 스레마다 이를 위반하지 않는 수위 관련 규범을 정하고 명시할 것을 권장합니다. ☞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결코 아닙니다. 바람직한 상판을 가꾸기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만 잡담스레에서의 저격이나, 다른 스레에서의 비난성 및 저격성 레스는 삼갑시다. 비난/비꼬기와 비판/지적은 다릅니다. ☞ 상황극판의 각 스레는 독립되어 있습니다. 특정 스레에서의 인연과 이야기는 해당 스레 내에서만 즐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잡담스레에서 타 스레를 언급하는 일도 삼가도록 합시다. 또한 각 스레마다 규칙 및 특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해당 스레의 이용자들에게 문의해주시고,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해주세요. ☞타 스레와의 교류 및 타 스레 인원의 난입 허용 여부(이건 허용한다면 0레스에 어디까지 괜찮은지 명시해둡시다)와, 스레에 작성된 어그로성 및 저격성 레스의 삭제 여부, 분쟁 조절 스레의 이용 여부에 대한 결정권은 각 스레의 스레주에게 있습니다.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 "분쟁 조절 스레"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처음 오신분은 어려워말고 잡담 주제글에 도움을 청해주세요! 각양각색의 스레들을 가볍게 둘러보는 것도 적응에 효과적입니다.
누아르. 검은 채색의 세상.
그것은 리에츠의 시대에 성행하던 뒷골목의 배신과 마약과 괴물들이 드글거리던 세상을 기억하던 이들의 심상이었다.
로라시아라는 지역은 마피아와 삼합회와 야쿠자와 조폭을 다 섞어놓은 듯하며 구룡성채만큼이나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조성되어 있었으니.
모두는 그에 맞게 살아가고 있겠지.
이 로라시아 지역의 가장 큰 조직은 티엘린 조직이었다...
느와르 AU!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입니다! 그냥 원래로도 돌릴 순 있습니다!
주의! 데플은 없지만 부상 등으로 구를 수는 있습니다. 어두운 분위기도 존재하고요. 개인설정, 개인 이벤트, 환영합니다. 완전 초보라 미숙한 스레주입니다.. 잘 봐주세요..(덜덜덜) 모두들 서로를 배려하고 활발한 어장생활! 캡이 응원합니다! 인사도 바로바로 하고, 잡담에서 끼이지 못하는 분이 없도록 잘 살펴보자고요!
전투 시스템에서 다이스를 사용합니다!! 기본 다이스 .dice 0 10. = 3 0-크리티컬 1-5 빗나감 6-10 명중 인챈트나 다른 다이스가 필요하신 분은 위키에 기재해 둬야 하며, 자신이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앓이도 보내고, 개인 이벤트도 보내고.. 온갖 걸 보낼 수 있는 웹박수: https://goo.gl/forms/SKs7SBRwrQZfsmfr2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D%8B%B0%EC%97%98%EB%A6%B0%20%EC%82%AC%EB%A6%BD%20%EC%95%84%EC%B9%B4%EB%8D%B0%EB%AF%B8 시트스레: >1525406542> 이전스레: >1527935001> 임시스레 겸 선관스레: >1525430363>
새카만 드레스와 오페라 글러브. 검은 담뱃대를 물고 신발은 스트랩 뮬 형식의 힐인 그야말로 전투에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의상과 외모였지만. 그 모습으로 적대 조직을 멸살시켜버린 그녀야말로 이 로라시아를 평정한 티엘린의 보스. 아라 한 티엘린이었다.
정말로, 정말로 변명을 하자면 이아나는 술을 자기 돈 내고 먹으려고 하였다. 그나마 여기가 미성년자도 티만 안내면 받아주는 곳이라-애초에 이런곳에서 일을 하는게 안되니까 말이다.-이아나같은 사람도 뻔뻔스럽게 구는 것이다. 그런데 그 뻔뻔스러운 짓이 통한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미모가-그래. 그녀도 양심은 있다. 슬쩍 가슴 어딘가가 죄지은 것 처럼 찔렸다.-먹히는 것일까...
갑자기 생긴 공짜술에 그녀는 이게 뭔지를 알지 못 하는 생물처럼 술잔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까닥이며 받는다. 공짜를 싫어하진 않으니까.
"음. 이걸 바라고 온건 아니였는데... 어쨋든 고마워요."
그리고는 처음이라는 말에 역시! 라고 말하며 아마 자신과 같은 나이로 보일... 것 같은 이 남자에게 적어도 술값만큼은 해주겟다는 생각에 말을 건다.
"확실히, 나도 여기 자주 오진 않았지만 당신같은 분위기의 사람은 좀 더 조용한 곳을 찾았거든요. 사실 반은 찔러본건데 정말이였네?"
솔직히 말하자면 피곤해서 늘어질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좋은 핑계가 생겼으니 조금 늦게 들어가도 되겟지... 라는 생각이 들어 적당한 거리를 두고 그의 얼굴을 비스듬하게 바라보며 다시 말을 건다.
"그런데 여긴 날 쓸만큼 비싼 곳인데 쏜다는걸 보면... 혹시 오늘 한 건 했어요?"
사실은 당신이 노래를 부르는 내내 날 보지 않았다는게 꽤 신경쓰여서 온거라고 하고싶었다. 물론, 다른 사람중에서도 그런 사람이 몇명 있긴 했지만 이번엔 그런 사람중에 유독 당신이 보였다. 그야, 옆에 있던 그 사람은 넋이 나간 표정이였는데 당신은 전혀 남이라던가 뭔가 원수마냥 그 사람이랑은 정 반대로 있어서 그게 더 궁금해서 기어코 다른 자리 놔두고 당신한테 온건데... 마음에 들었어? 오늘 나 어땟어? 라고 묻긴 면이 서질 않으니 대신 이런말을 한다.
"아! 만약 좋은 건수를 물었다고 해도 술은 이것까지만 받을게요! 나 술은 약해서 3잔부터는 옆사람 붙들고 바지에 개워버리거든... 처음 온 사람한테 그러면 너무하잖아."
적당히 술맛 떨어지는 화두를 일부러 섞어 싸보이는 여자인 척 일부러 자신의 매력을 죽이려고 하였었다. 그야 팬이 생기는건 나쁘지 않지만 만에 하나라도 하룻밤 사이에 너무 친해지면 골아파지니까 말이다.
이러니저러니해도 일류킬러였던 소녀에게 있어서 방금같이 거래처의 사원을 무사히 돌려보낸다는 사실만으로도 빚을하나 늘린셈이 되버리니 소모품을 비싸게 매입한다고해서 소녀가 손해볼일은 없었던 것이었다.
"아. 그리고 소모품 조달때는 또 한번 연락할게. 그때는 로라시아 해협 에서 거래를 하던가해야지. 나도 하루종일 뇌에 자극받는건 좀 지치거든."
다음거래도 잊지않고 그렇게 둘은 건물을 나섰다. 그리고-. 눈앞에 남은 잔당이 달려나왔다.
"멍청한 것."
총을 난사하며 앞으로 돌진하는 잔당을 같잖지도 않은듯 소녀는 웃지도 않은채, 날카롭게 갈린 손톱으로 선혈을 튀기고 목을 깊게 베어갔다.
"정말로 이제 끝이네. 방금으로 말이야. 총기닦는건 뭐.. 내알바아니지만 열심히해. 하하하하!"
소녀는 어깨를 툭치고는 슬며시 남자의 바지 뒷주머니에 티켓하나를 집어넣어뒀다. 언제 주웠더라 하고 머리속으로 떠올리고는 그 티켓의 이름을 이내 떠올렸다. 이곳에서 그나마 방탄유리창에 시큐리티시스템을 갖추고 안전하다고 소문난 어떤 리조트. 아마 티엘린 소유였던가. 그곳의 하루 숙박권이었다.
수도복을 입은 무리들은 손에 묵주를 쥐고 앞으로 걸어갔다. 무리라고는 말해도 많아봐야 일곱명 정도인가. 그 반대편에 서있는 사람들은 모두 정장을 차려입고 손에 권총을 쥐고 있다. 대부분 건장한 체격의 남성들이나, 드문드문 여성이 섞여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프란츠와 갈색 머리의 소녀도 무리에 함께 섞여 앞으로 걸어갔다. 꽃으로 장식된 커다란 가방을 두손에 꼭 쥐고 하얀 프릴 드레스를 입은 모습은 소녀를 그곳과는 이질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소녀가 그랬듯이 그의 옷차림도 피아노 앞에서의 모습과 같았다. 두 사람은 서로 보폭을 맞추며 뒤에서 일행을 따라갔다.
" 그딴 옷 입고 총이나 제대로 쏘겠나. "
반대편에 서있던 맨 앞의 남성이 빈정대며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뒤에서 남성을 보호하려는 듯이 튀어나온 조직원들은 모두 총을 손에 들고 있었다. 그에 마주 답하듯이 입꼬리를 올려 웃어보인 중년의 신부가 입을 연다.
" 우리는 싸우기 위해 온 것이 아닙니다. 그저.. " " 니들이 정신 나간 새x들이란걸 모를줄 알고. 집어치우고 본론이나 말해. "
그 말에 신부는 동요하지 않고, 뒤를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일행이 일제히 가장자리로 물러서자 그것을 가만히 지켜보던 소녀가 앞으로 나선다. 그는 그 뒤를 따라 미소지으며 함께 걸어갔다. 소녀는 남성과 눈을 마주친 뒤, 어린 아이처럼 밝은 목소리를 내었다.
" 소녀가 그대들에게 원하는 것은 하나 뿐이어요. 앞으로 이 주변에 오지 말아준다면 소녀도 평안한 나날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으니, 그대들이 그리 해주는 것을 바라고 있어요. "
말투는 매우 부드러웠지만, 뜻을 풀이해보자면 '앞으로 여기를 침범한다면 내 기분이 아아주 뭐같을 것이다.' 정도가 되시겠다.
" 하, 그렇게 말하면 내가 예예 하면서 물러날줄 알고? 저번에 니네 똘마니들이 우리 아지트를 개판으로 만들어 놨잖아. 그게 x같으니까 온거 아니야. "
코웃음을 치며 답한 남성이 돌연 팔을 들고 총구를 소녀에게 향한다. 아마도 가벼운 위협. 소녀는 그렇게 생각했기에 고개만 갸웃할 뿐이다. 단지 남성 옆에 서있던 조직원이, 격발음과 함께 성대히 머리가 날아갔다는 사실만은 존재했다. 남성은 순간 시선을 옆으로 돌리고, 또 위를 쳐다본다. 그리고 다시 앞을 본 순간.
"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에요. '우리는 잘못이 없다.' "
여전히 평화로운 소녀의 모습과는 다르게, 묵주를 쥐고 있던 신부들의 손에는 권총이 한 자루 들려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서는 기관단총을 든 또다른 신도들이 신부의 앞으로 뛰쳐나와 반대편을 향해 마음껏 총을 갈겨댔다. 그들의 표정을 적당히 표현해보자면, 아마도 광기라고 할 수 있겠다.
" 조심해요. " " 당연한 일입니다. "
피가 터져나오는 상황에서도 소녀는 가방을 그에게 건네주었다. 그는 그 가방을 열어 안에 들어있던 것을 꺼내 소녀에게 다시 쥐어준다. 그리고는 방금 가방에서 꺼낸 것인지, 먼저 총격을 벌이고 있는 신도들이 든 것과 같은 총기를 들고 앞으로 달려나갔다.
" 걱정하지 마십시오. 다치지 않고 돌아올테니. "
그것이 안타까운 듯 소녀는 탄식을 내질렀으나, 곧 프란츠가 손에 쥐어주었던 무언가를 바라본다. MP7. 상대적으로 가볍다고는 하나 연약한 소녀가 들기에는 그마저도 버거워 보였다. 맞은 편에서, 조직원들 사이에 숨은 남성이 보였다. 소녀는 망설임없이 가는 팔로 총구를 앞으로 향하고, 손가락으로는 방아쇠를 당겼다.
" 어서 죽어주세요. 그래야, 한시라도 빨리 구원을 이룰 수 있단 말이에요. "
총소리가 계속되던 골목 안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의 고통스러운 신음으로 가득해졌다. 애초부터 서로가 방어같은 것은 상정도 하지 않았기에, 쓰러진 사람은 평소보다 훨씬 많았다. 그럼에도 프란츠는 소녀를 이끌고 땅바닥에 주저앉은 남성 앞으로 향했다. 남성이 총에 맞은 복부를 부여잡고 그들을 노려보았지만, 소녀의 표정은 한결같았다.
이 의도적이라면 의도적이고 충동적이라면 충동적인 만남이 생각보다 길어지자 이아나는 슬쩍 걱정했었다. 보통 저런 과묵한 사람들은 계속 말을걸면 귀찮아하는 티라도 내는데 설마 지금 엄청 취한걸까? 그래서 내쫒는것도 못하는 그런것이라면 어디 매상좀 올.....려주기에는 그정도까진 간이 크지 않아 그만두고 술잔을 천천히 입에 기울여 나눠마신다.
'담배는 빨리 익숙해졌지만 말이지, 이건 여전히 낮설단 말이야...'
사실 겉으로 먹을때는 무슨 술이든 맛을 못 느끼는걸 티내지 않으며 먹을 수 있긴 하지만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그녀는 술만은 제삿날 먹는 음복만큼이나 낮설고 맛도 즐길 수 없는 물이였다. 그런데 왜 마시냐고? 하하. 그거야 당연한거 아닌가?
'이대로는 도저히 거기 들어가고 싶지 않아.'
가끔 유독 맨정신으로는 스스로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때는 머리를 어떻게 해서든지 멍하게 만달고 몸을 느른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이아나가 약에 손대기라도 했다면 그런것이야 주사 한방만 있어도 어떻게든 되는 일이였지만 아직은 그렇게 인생을 쫑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매번 가까스로 주삿바늘을 대려다가 멈춘다.
"어? 그랬어요? ...아. 하긴. 눈마주친 적은 없었죠? 아까 무대에 있을때 말이에요."
이런곳에 있는 여자들이 제일 먼저 익히는 익살이랑 능청스러움을 표정에 두르며 이번엔 재즈를 하는듯 피아노랑 트럼펫을 갖고있는 2인조가 나오자 잠시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다가 생기있는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오늘은 진짜 오너가 무대에 공을 들였네... 저 두 사람도 여기선 꽤 괜찮은 사람들이거든요. 아! 못 믿겟다면 돈을 걸어도 좋아요."
그렇게 말하며 다시 술잔을 홀짝이다가 잔이 비어버리자 잠깐동안 한 여름의 낮에 계산대에서 스무디를 주문할 것 같은 표정으로 고민하다가 바텐더에게 슬로 진 피츠를 한 잔 주문하고 다시 진을 바라보았다.
합의된 사이 아니었냐는 헤일리의 물음에 큰일날 소리를 한다는 듯이 혀를 한번 가볍게 차면서도 비류는 느긋하게 헤일리를 끌어안은 채 어깨에 턱을 기댔다.
"어이구, 큰일날 소리를. 난 친구랑은 합의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여왕님라던가, 여우자기라던가. 친해진지 얼마되지 않아서 비류가 대체 왜 그렇게 부르냐는 물음을 던진적이 있었다. 여우라는 단어야 자신이 쓰고 다니는 가면이 여우가면이니까 그렇다고는 쳐도 도통 여왕님은 모르겠더라. 그게 자신과 언니를 칭한다는 것을 알고 한번 크게 기함했지. 비류는 상냥한 기색이 느껴지는 미소를 짓다가 슬금 눈을 찌푸렸다.
장갑을 끼고 있다곤 해도 도드라진 헤일리의 갈비뼈는 충분히 느껴졌다. 옷을 입으라는 말도 한두번이다. 비류는 잠시 잠자코 헤일리의 손에 이끌리듯 손을 가만히 두다가 키득키득 웃었다.
"잘나셨어 아주. 이럴 줄 알았으면 뭐라도 챙겨올걸. 나한테 있는 거라고는 초콜렛바밖에 없는데 그거라도 먹을래?"
몸에 타인의 손이 닿는 감각은 언제 닿아도 짜릿했다. 민감도가 높기도 했다. 자랑이랄까, 응. 자랑이다.
"에이. 아쉬워라."
친구랑은 합의 안 한다는 말에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아쉬워 아쉬워~ 그러곤 잡고 있던 손을 조물조물하다가 놓고 한발짝 뒤로 물러섰다.
"초코바 싫어하지는 않지만 지금은 안 땡겨~ 응. 잠시만 있어봐? 옷 입고 올게."
저기저기 적당히 앉아 있어! 거래할 때 쓰는 테이블을 가리키며 말하고 안쪽으로 향했다. 나왔을 때랑은 다른 문을 열고 들어가서, 뭔가 부스럭거리고 달그락거렸다. 그러다 어디 부딪혔는지 넘어졌는지 쿵 하는 소리와 악 하는 단말마가 흘러나온다. 무슨 일인가 싶을 즈음 반바지에 헐렁한 후드티를 입은 내가 정보상 쪽으로 나왔다. 양 손에 음료캔을 들고서.
"옷 입다 걸려서 넘어졌어...."
그렇게 말하며 이마를 문질문질하는데 제대로 박은 듯 하다. 아이고 두야. 궁시렁대면서 비류가 있을 쪽으로 다가와 음료수를 내밀었다. 탄산과 이온 두 개였다.
초기에 비류는 헤일리의 장난에는 익숙해질 수 없었다. 애인이 없는 날이 손에 꼽지 않아? 라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기는 하지만 언니 외의 스킨십을 해본 적도 없는 - 언니와도 자매간의 애정행각이 드물기도 하다 - 비류로서는 헤일리의 장난에 귀가 빨갛게 물들었던 흑역사 아닌 흑역사가 있다.
지금이야 익숙해져서 헤일리의 아쉽다는 기색이 느껴지는 반응이라던가 장갑을 낀 자신의 손을 조물거리는 것을 느긋하게 넘겨낼 수 있었다.
"아쉽기는? 임자도 있는 여자가 그러면 못쓰지. 네 애인한테 길 가다가 죽고싶지는 않아."
농담도 할 수 있게 됐고. 비류는 헤일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넥타이를 조금 느슨하게 당기고 재킷을 벗어 테이블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손에는 가면을 놓지 않은 채 의자에 벗은 정장 자켓을 걸어놓고는 의자가 아닌 테이블에 걸터 앉았다.
안쪽에서 쿵하는 소리가 들리자, 장갑을 벗을까말까하는 사소한 고민에 빠져있던 그녀가 헤일리가 나오자 상냥하고 온화한 목소리로.
"옷정리를 제대로 안하니까 그렇지. 나중에 내가 날 잡아서 정리해줄까? 저번에 정리하고 얼마나 됐어?"
걱정스레 묻는다. 잔주름은 커녕 빳빳하게 칼주름이 잡혀있는 검은 셔츠 차림으로 그녀는 말을 마치고는 한손의 장갑을 벗으면서 탄산쪽으로 장갑을 벗은 손을 내밀었다.
그러니까, 도통 이런 모습은 익숙해질 수 없다. 비류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탄산 음료를 한손으로 따고는 자신의 다리에 머리를 기댄 헤일리의 머리에 장갑을 벗은 맨손을 올렸다. 탄산을 단숨에 반정도 비워낸 뒤에야 그녀가 자신의 친구의 말에 대답하기 위해 입을 연다.
"됐네요. 친구님. 네 애인에게 행여나 내가 얼굴을 보여줄 수 있겠다."
한번쯤은 얼굴이라도 보고 싶기는 하지만 말야.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면서 바지에 얼굴을 부비는 것에 비류는 헛웃음을 터트리고 만다. 이거 사람이 아니라 사실 고양이 아냐? 머리를 쓰다듬는 그녀의 손길은 조금 주춤하는 느낌이 드는 조심스러운 느낌을 잔뜩 풍기고 있다. 당연하다. 익숙하지 않으니까.
"한달이면 방안이 어떤 꼴인지 상상도 하기 싫은데. 빨래는 제대로 널으라니까? 귀찮으면 옷을 사서 입어."
이게 뭐야. 구깃구깃한 후드티의 주름을 보면서 살짝 미간을 좁힌 비류가 더 잔소리를 늘어놓으려다가 탄산음료로 그 터지려는 방언과 같은 잔소리를 꾹 눌러 삼켰다. 정보쪽에서는 빠릿빠릿하면서 정리정돈에는 나태하기 짝이 없다. 비류는 스스로가 너무 완벽하다싶을 만큼 깔끔하게 지내는 거라는 생각은 아예 안하고 있다.
"지금 당장 방에 쳐들어가서 싹다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좀 참을게. 아무래도 약냄새가 고스란히 있을 거같아서."
애인이 오지 않았냐는 뉘앙스를 가볍게 풍기며 비류는 헤일리를 바라보던 시선을 들고는 자신의 여우가면을 바라봤다. 갈아입었다고 한들 은연중에 배어있는 약냄새에 그녀는 민감하다. 이 로라시아에 있는 이들 중에서 약도, 흡연도, 하다못해 술도 입에 대지 않는 독특한 케이스였으니 당연할지도. 비류는 걸터 앉은 자세를 바꿔서 다리를 꼬곤 조용히 음료수를 비웠다.
어지간해선 여길 나가지 않으니 새 옷을 사는 건 어불성설이었다. 그러면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되지 않느냐고? 여기로 시킬 수도 없는데 그건 더더욱 없을 말이다. 결국 사러 나가야 하는데 귀찮단 말이지. 응.
"조만간 나갈까나. 쇼핑 좀 할 겸..."
옷이랑 먹을거랑 사올까... 쓰다듬을 받으며 말하다보니 목소리가 늘어진다. 불 위에 올린 엿처럼 주욱 죽. 몸도 반쯤 늘어져서 비류의 허벅지에 기댄게 지탱축이었다. 거기서 미끄러지면 그대로 바닥으로 낙하할지도. 음료에 꽂은 빨대를 물고 우물우물 하고 있으니 약냄새 어쩌구 하는 소리가 들렸다. 으-음. 그러고보니 그렇겠네. 그이가 다녀간지 고작 하루 지났을 뿐이니.
"뭐어, 난 청소 안 하는 편이 좋지만~ 그만큼 잔소리를 덜 들으니까."
냄새 빠질 즈음 다시 오라고 할까나. 그렇게 중얼거리며 꼬는 다리에서 얼굴을 들었다. 그리고 다시 댔다. 조금 자세를 바꿔서. 그대로 한숨을 푸욱 내쉬곤 지나가듯 물었다.
"그러고보니까아, 거래는 잘 했어? 그 은발 도련님이랑~"
비루가 말해준 적도 없는 건이지만 나는 이미 알고 있다는 말했다. 알고 있었으니까. 어떤 거래가 오가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나무에 매달려있는 나무늘보 같은 모양새로 자신의 다리에 체중을 온전히 실은 채로 불 위에서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네모난 떡처럼 늘어지는 목소리로 말하는 헤일리의 머리를 가지고 손장난을 치면서 비류가 온화하고 상냥한 목소리로 짐짓 중얼거리고는 반듯하게 땋아진 머리에서 손을 떼어내자마자 그대로 헤일리의 뺨을 손등으로 쓸어내린다.
"하여튼 귀차니즘 환자라니까? 너 너무 나를 청소부로 생각하는거 아냐? 내가 청소해주는 것도,큼.. 한계가 있어."
조금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잠기려는 것을 헛기침을 섞어서 말하는 건 슬퍼서가 아니라 하루의 대부분을 침묵으로 보내기 때문이다. 패밀리 내의 유일한 킬러로서 움직이는 건 언제나 죽음이랑 왈츠라도 추는거기도 하고. 그녀에겐 죽음이 가깝고 피냄새가 익숙하고 또 카게무샤로서 보스인 언니를 대신해서 기꺼이 죽어야하는 일도 생길지도 모르니. 우울하기 짝이 없는 생각을 관두고 그녀는 헤일리의 말을 들었다.
여전히 헤일리는 자신의 다리에서 몸을 일으킬 생각이 없어보였기에 탄산음료를 테이블에 내려놓고 그녀는 다른 손의 장갑도 벗어서 양손으로 헤일리의 뺨을 쥐고 몸을 억지로 일으키게 한다.
"은발 도련님? 아. 그 귀엽게 굴어대던 아가 말이야? 나쁘지는 않은 거래였어. 기왕 나를 흔들거였으면 정보나 제대로 알아두고 왔으면 더 귀여워해줬을텐데."
목다칠라. 비류는 헤일리가 앉아있는 의자에 한쪽 다리를 걸면서 키득거리는 웃음과 함께 대꾸했다. 꼬았던 다리를 내리고 헤일리의 상체를 일으켜서 걸었던 다리로 의자를 조금 바짝 당긴다.
"우리 패밀리에 대해서 1도 모르면서 하는 짓이 제법 귀엽더라구. 키스라도 해줄까했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