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휴일을 반납하면서 까지 찾아온 곳은 성류시 인근의 교도소. 회색의 장벽이 길고 높게 늘어서 있고, 두꺼운 철문이 단단하게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 곳. 수많은 범죄자들을 수용하고 있다기엔 조용했다. 조용하고 삭막했다. 그들의 최후로는 가장 어울리기도 했다.
한때 우리들의 서장이였던 범죄자와 마주치는 것이 그닥 유쾌한 상황은 아니였다. 게다가 한때 존경했던 이라면...- 그래, 이제는 상관 없는 일이였다. 지금 그가 감옥에 갇혀있는 한, 그저 경찰 생활을 하면서 마주치는 범죄자 A에 지나지 않았으려나. 그래도, 마지막으로 얼굴을 보면서 제대로 대화하는 편도 나쁘지 않다. 라는 얼렁뚱땅인 생각으로 여기까지 찾아 온 것이다.
오토바이의 헬멧은 핸들에 걸어놓은채, 옆에 세워두고 나온다. 무거운 철문 앞 교도관에게 말을 거려는 순간. 익숙한 얼굴을 발견했다. ...아마도 목적이 비슷할 터이다.
"...센하 씨."
모른 척했다가 뻘쭘해지는 건 싫으니까. 그에게 들릴 정도로만 이름을 부른다. 느릿한 발걸음으로 다가간다.
창문을 통해 교도소를 바라다보면서, 앞으로 만날 사람에 대해 잠깐 떠올려서 특별히 느껴지는 애뜻한 감정은 없었다, 당연히도. 지금까지 타온 거리에 대한 요금을 툭 내놓은 센하는 택시에서 내리면서도 무감각한 표정을 바꾸지 않으며 철문으로 걸어갔다. 감옥 특유인가 싶은 무겁고 칙칙한 공기 속에 선 교도소의 낡은 듯한 모양새는 기분탓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센하를 불쾌하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웬만하면 내 손으로는 건들고 싶지 않다. 그것이 '더러운 것'을 싫어하는 센하의 소견이었다. 기분 나쁜 곳에서, 다음 행동으로 서둘러 넘어가지 않는 채 우뚝 서있는 그에게 말을 건 이가 있었다. 똑똑히 들리는 자신의 이름. 그리 달가워뵈진 않은 얼굴을 하며 시선을 느릿하게 돌렸다.
"...아."
무미건조한 탄식. 권주의 의중을 알겠다. 무례하기도, 센하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싫은 기색을 얼굴에 노골적으로 비추어내었다. 일단 기본적인 인삿말ㅡ안녕하세요ㅡ을 형식적으로 건넨 뒤 그 잘난 성격대로 본론부터 들어갔다.
"당신도 강이준에게로 가는 거죠? 기분 나쁜 우연이네요..."
글쎄, 무례하다니까. 센하는 허탈한 한숨을 내쉬고 권주를 곁눈질하며 체념의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어쩔 수 없죠. 나도 돌아가기엔 아까우니까 같이 가도록 합시다."
***
미리 예약하지 않았다. 그런고로 당일접수의 절차를 밟아야했다. 센하는 별다른 사족없이 접견신청을 하였다.
면회라. 누가 나에게 찾아온단 말인가. 하윤이인가? 일단 누구인진 모르겠지만 면회를 왔다고 한다면 만나러 갈 수밖에 없었다. 죄를 저지르고 그 죄값을 치루고 있는 나에게 있어서 선택지는 없었다. 면회 거부라는 선택지도 있긴 하지만, 그러기엔 내 딸이 찾아올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지금도 주기적으로 하윤이는 면회를 하러 오고 있다. 물론 하윤이는 아닌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만나러 가긴 가야 할 테니,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난 후에 간수의 뒤를 따라서 천천히 면회실로 갔다.
면회실로 들어가는 길은 그렇게 멀지 않았다. 닫힌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가자 유리벽 너머로 낯익은 이의 모습이 2명 보였다. 센하 군과 주 군인가. 그 모습을 바라보자 피식 웃는 소리밖에 나오지 않았다. 저 둘이 나를 보러 올 이유가 있었던가? 아니. 보러 올 이유가 있으니까 이렇게 만나러 온 것이겠지. 무슨 말을 할 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일단 들어는 보겠다는 마음으로 나는 의자에 앉았고 유리벽 너머의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허허허. 자네들인가? 면회를 왔다는 이가? 그래. 무슨 일인가? 자네들이 나를 굳이 만나러 올 이유는 없을 텐데. 내가 걱정되어서 온 것은 아닐테고 말이야."
너털웃음을 내뱉으며 나는 유리벽 너머의 두 사람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나름 진지하게 싸웠지만... 1대 다수라고는 해도 나를 이긴 이들이다. 과연...늠름한 느낌이 참으로 멋져보여 절로 미소가 흘러나왔다.
숙명이라고 해야 할 지... 이준은 이준대로 복수심을 이겨낼 수 없었으니까요. 그렇기에 모든 것을 준비했고... 모든 흑막으로서 움직이기도 했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익스레이버의 서장으로서 있었던 기억이 없어진 것은 아니라서 익스레이버에 대해서는 상당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요. 멤버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는 별개지만 말이에요.
핫 새로운 시스템인가....!!!!(반ㅡ짝) 오오오오오 역시 기대할게요 익스레ㅡ버 블루!!1 >ㅁ< 그리고...역시 실격이로군요! 당연스럽게도!(끄덕) 으으으으음 사실 2기 시트 짜보면서 궁금한 점이 너무 많아져서 탈이내오. 마음만 같으면 웹박에다 질문하고 싶은 그런저런..(하지만 안된다)
....생각해보니까 2기가 나오면 먼저 '익스레ㅡ버'드립도 못치겠내오...0ㅁ0(우럭) 제가 마음놓고 칠 수 있게(??) 먼저 쳐주셨음 바라요 레주우......(간절)(????)(안됨)
......(흐릿) 그...글쎄요. 드립이라...새..생각은 해보겠습니다...!! 그리고..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수밖에 없는 것이...1기와 배경이 달라졌으니까요. 사실 1기를 하면서 좀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답니다. ...음..굳이 말하자면 일단은 경찰인데...다들 레주가 알아서 잘 해주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막 지르는 이들이 솔직히 좀 많았던지라...물론 그 분들은 지금 없긴 합니다만... 아무튼......그런 이들 때문에 시스템의 보강을 좀 더 할 필요가 느껴졌거든요.
애초에 그런 사람인줄은 알고 있었지마는,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여유로운 태도를 고수하는 이준의 모습에 센하는 차갑게 실소하였다. 자신이 걱정되어서 온 것은 아닐터라는 농담까지 하며 웃을 수 있는 정신이 되는가보다.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이 정도 분노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태연한 생각으로 가벼이 넘어가며 자리에 앉았다.
"잘 알고 있네요."
이준에게 비웃는 조로 대꾸하던 센하가 미간을 좁히며 쓸데없는 생각이란 말을 차갑게 운운하는 권주를 가만히 본 것은 잠깐이었다. 허어, 그래. 언제부터 그렇게 냉정하셨어? 어렸을 적부터 지금까지도 고쳐질 기미를 도저히 보이지 않는 비뚤어지고 비관적인 사고에 그동안 잠시 빠져들었다. 퍼런 수갑을 차고 있는 수감자보다도 더욱 구제할 수 없는 사람이 바로 그라고도 할 수 있겠다.
어찌되었든 각설하고.
"뭐, 난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온 거예요. 예기치 못하게 다른 사람이 끼어들게 되었지만..."
여전히 무례하게 말하며 센하는 다시 권주를 잠시동안 흘깃 보았다.
"아무튼요."
아무리 할 말이 있었다 해도 그토록 증오했던 범죄자를 만나는 일, 그러기 위해서 만지기도 싫을 정도로 불쾌하기 그지없는 교도소로 오는 일, 어떻게 마음을 먹어서 왔는데 기대하지 않은 다른 사람과 같이 가게 되는 일. 그런 달갑지 않은 일들 밖에도 여러가지 일들과 복잡하게 서로 겹쳐서 현재 센하는 역시 아무리 보아도 그닥 기분이 좋아보이지 않았다. 침묵을 지키고 이준을 바라보며 미소를 옅게 띄워내지만, 그조차도 순수한 미소가 아닌 조소나 냉소 비슷한 뒤틀려진 무언가였다. 제 스스로 침묵을 깼다.
"이러나저러나, 그래봬도 한 때 복수하겠다며 세상을 바꾸겠다며 난리를 쳤잖아요. 그런데 결국에는 교도소로 들어가버리고."
눈을 가늘게 접어내며 센하는 오만하디 오만한 눈빛을 이준을 향했다. 입꼬리를 더욱 올리면서 확실하게 비웃음을 얼굴 위로 띄워내고 센하는 말을 이었다.
"둘 다 다른 목적으로 왔나. 허허허. 쓸데없는 생각인가? 이제와서 내가 무슨 생각을 한단 말이지? 그리고 기분이 어떻냐고? 글쎄? 자네는 내 기분이 어떨 것 같나? 기분 듣자고 온 것은 아닐거고... 날 비웃고자 온 것이 아닌가? 허허허."
아직은 미숙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나에게 이런 말을 하려고 왔다면 더욱더 말이다. 하기사 젊은 나이니까 아직 미숙할 수도 있는 것일까. 물론 젊다고 해서 생각이 항상 미숙하리란 법은 없지만, 적어도 저 둘의 말을 듣고 내가 떠올린 것은 '미숙함'이었다. 이어 나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필요없는 사족은 빼도록 하지. 무슨 목적으로 여기로 왔나? 자네들? 나에게 듣고 싶은 것은 없을 것 같은데... 혹여나 도망칠 것 같아서 온 거라면... 괜찮네. 이제와서 무슨 도망인가. 죄값을 치루기로 했네. 적어도 이런 것에는 도망치지 않아. ...무엇보다 내 목적은 다른 방향으로 달성이 되었으니 말이야. ...이런 느낌이면 그것으로 좋네. 물론...자네들이 그만큼 더 짐을 짊어져야겠지만 말이야."
지금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지는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또 다른 혼란의 시작일 것이다. 익스퍼와 익스파가 받아들여지려면 더욱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것은 100년의 시간을 들여도 힘들지도 모른다. 사람의 편견과 차별은 그만큼 무서운 것이니까. 그리고 차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서로를 혐오하는 그런 흐름이 나올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그들은...아마 앞으로가 더 바쁜 나날이 되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했다.
"...나를 신경쓰기보다는 자네들이 떠맡을 미래를 신경쓰게나. ...자네들은 점점 더 바빠질걸세. 그리고, 그 혼란과 혼단은 자네들이 짊어져야 하는 것이지. 느끼고 있지 않나?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은...그런 모습을...? 그리고 그 와중에 생기는 충돌을...? 자네들이 그 길을 택했다면...그 책임은 자네들이 짊어지고 살아가야 하는 법이지. 그것이 자네들의 선택이 아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