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제로 들어갔을 때 나름 깊게 파고들지만 정신 차리고 보면 순식간에 다른 주제, 그것도 기상천외한 주제를 가운데 둔 채 잡담을 나누게 된다. 나츠미와 몇 번 대화를 나누어본 일로 그녀의 대화 스타일이 어떤지는 어렵지 않게 깨달을 수 있었다. 오늘 아침 대화의 주제는 해파리에서 모기로, 모기에서 케이크로, 케이크에서 스마트폰으로, 연관성도 심히 의심되지만 여하튼 여기저기 정신없이 변하다가 이윽고 '지난 밤 사이에 일어난 화재 사건'이라는 곳에 닿아 있었다. 내가 먼저 꺼낸 이야기고, 나츠미가 센하에게서 들었다면서 아는 체를 했다.
"ㅡ저쪽이에요, 아마. 저어쪽. 저기."
나츠미가 난간을 붙잡고 조금 왼쪽으로 틀어져있는 방향을 향해 집게손가락을 주욱 뻗었다. 그 끝이 가리키는 곳이 정확히 어디인진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위치는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아마 저 건물일까. 그 밑이 조금 북적거리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것도 기분탓이 아닐 것이다.
"꽤 컸던 모양이에요, 불이. 한 2층 위치에 유독 많이 그을린 자리 있잖아요? 거기서부터." "아아..."
탄성을 내지르다가 이내 자신이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렀음을 깨달았다. 알고 보니 건물을 착각했던 나는 민망함을 숨기면서 시선을 몰래 살짝 오른쪽으로 틀어 이번에는 정확한 위치를 바라다보았다. 하하하하하, 아까 겉으로 생각을 드러내지 않아서 다행이다. 잘못해서 톡톡히 망신당할 뻔했다. 한 번의 실수를 거친 뒤 올바르게 찾은 자그마한 건물은 확실히 2층의 구석 즈음부터 검은색으로 크게 그을려 있었다. 좀 멀지만 확실하게 보였다. 진화나 구조 작업은 모두 끝난 모양이다. 경찰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인명피해는 없겠죠? 그랬으면 좋겠어요..."
나츠미의 목소리가 움츠러든 듯해서 고개를 돌려 보니 어딘지 모르게 쓸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여기서는 침묵을 지키기로 하였다. 지금까지 써온 소설의 많은 구절들을 떠올려보았지만, 이 상황에 침묵으로 대응하는 것보다 더 적절한 것은 없다는 결론을 내었다. 그렇게 한참동안 우리는 저 앞 어딘가를 각자 바라보고 있었다. 갑작스레 울려퍼진 짤막한 음악 같은 소리에 흠칫 놀라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나츠미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눌렀다. 딱히 엿볼 속셈은 아니었지만 어쩌다보니 시야에 화면의 모습이 들어왔다. 나츠미는 숨을 삼키는 것 같은 소리를 내며 라인의 대화창을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 나는 의문을 참지 못해 실례를 무릅쓰고 눈동자를 돌려 조금 더 자세히 보았다. '千八'라는 한자가 맨 위에 박혀 있었고, 그와 반대 위치인 맨 아래에는 위치 정보가 전송되어 있었다. 그 위치가 성류시의 어딘가임을 확인하기 무섭게 곧바로 메시지가 하나 더 들어왔다.
[今すぐ]
거 참, 그 녀석답다고 할지. 무뚝뚝하기 짝이 없는 세 글자였다. 아니, 그런데 잠깐. 이 녀석...원래 이렇게 짤막하게 메시지를 보냈었나? 조금 차갑기는 해도 메시지를 보낼 때는 완전한 문장의 형태로 보냈다는 기억을 끄집어낸 나는 당연히 의아해하였다. 다시 문제의 메시지를 보았다.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分かった] [今行く]
나츠미는 재빠른 손놀림으로 센하의 것과 마찬가지로 짤막한 두 메시지를 보낸 뒤 돌아서서 잰걸음으로, 어디론가로 급히 향하다가 앗, 소리를 내며 나를 돌아보았다.
"죄송해요. 갑자기 이래서 당황하셨죠? 정말로 죄송해요. 센하가 급하게 불러서."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말해주며 죄송해요, 를 또 반복하고는 정말로 미안해하는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아뇨, 죄송하실 건 없는데..."
정말로 그럴 필요는 없었다. 나는 한쪽 볼을 긁적이며 나츠미를 멍청하게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어떤 부탁을 입에 담은 순간, 나 스스로도 어떤 생각을 거쳐서 그런 부탁을 하게 된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저도 따라가도 좋을까요?"
눈에 띄게 당황하고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고개를 끄덕인 나츠미를 따라가면서도 난 내가 어쩌다 그 말을 입에 올렸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정말이지 나란 녀석은 뇌의 움직임보다 입의 움직임이 천 배는 빠른 녀석이었다. 뇌에게 채찍질을 하거나, 입에 무거운 짐을 얹어줘야 할 판이다. 어찌 되었든 나츠미를 따라가게 되었으니 지금은 아무래도 좋을 이야기였겠지만.
그렇게 나츠미가 센하에게서 위치를 받고, 예기치 못하게 나를 데리고 이동한 곳은, 눈치채고 보니까 방금 두런두런 이야기 나눈 주제였던, 그 불탄 건물의 근처였다.
"...네가 왜 여기 있어."
그곳에서 소꿉친구의 사나운 눈초리도 받을 수 있었다. 나는 멋쩍은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결국 어색하기 그지없는 환한 웃음으로 답했다. 이른 시각에 나츠미를 만났을 때부터 줄곧 느꼈던 것이지만...진짜 아침부터 장난 아니군.
음..음...다 올라왔군요! 그럼 지금부터 게임 룰을 설명하겠습니다! 지금부터 하는 것은 진실왕게임이라는 것으로서.... 왕게임과 진실게임을 섞은 것입니다! 일단 왕을 뽑습니다. 그리고 번호가 뽑힙니다. 그리고 왕인 사람은 질문을 해도 좋고 명령을 내려도 좋습니다. 단지...질문을 하게 될 때는 번호로만 지정을 해야 합니다. (EX-3번은 스레주의 장점을 얘기해보세요.) 즉...그렇기에 그냥 막 지를 수도 있다라는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하더라도 그것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사람이 적기에 명령을 듣는 사람은 2명으로만 한정하겠습니다..! 아무튼...!! 타미엘이 왕입니다! 자 시작 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