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 웃을 수 밖에 없었다. 확실히 <특수 수사대 익스레이버>와 관련된 게시글ㅡ공식 사이트의 시청자 게시판에 있는 글도 그렇고ㅡ에서 대체로 개그처럼 사용되는 모양이다. 작중 하윤은 진심으로 팀원들을 위해 건강즙을 만들고 선물하지만 그 맛이 복불복인 탓에 정작 팀원들은 여러모로 꺼려한다. 외전으로 찍으면 아마 재미있지 않을까, 세나는 잠시 생각하였다.
"재미있는 소재죠. 그러고 보면 평범한 주스를 먹고 맛없는 연기를 하는 것도 처음 해보면 생각보다 어려운 듯해요~ 가끔씩 감독님이 리얼한 연기를 위해 진짜로 맛없는 주스를 내오시는 게 아닐까 걱정도 했고~"
말을 그렇게 하지만 하하, 여유롭게 웃는 모습이 역시 낙관적인 사람이다. 가령 감독이 정말로 리얼한 장면을 추구하여 그에게 진짜배기 맛없는 건강즙을 카메라 앞에서 먹으라며 내오더라도 그걸 마시고 난 뒤 맛없어 하는 모습은 그 맛에 의한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것이 아니라, 그 맛에 대해 '센하가 보일만한 반응'을 이끌어내어 보이는 것일테다. 분명하다. 카메라를 치우면 아무렇지도 않게 마시고 유유히 떠나지 않을까.
"언젠가 반드시 그럴 날이 올 거예요~ 하윤 씨라면 지금의 저보다 훨씬 더 여유롭고 선배다우실 걸요?"
마지막에 고개를 한 번 끄덕이며 진심을 한층 더 강조하는 듯하다. 칭찬을 받는 일은 꽤나 익숙한 모양이다. 그나저나 하윤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보이더니 담 위로 뛰어오른 직후의 길고양이 같이 슬금슬금 다가와서 세나에게 말을 속삭였다. 엔딩은 역시 연인인 유혜와의 공동 엔딩이냐고 묻는 질문은 통상적이었다. 그런데 그 뒤를 잇는 질문은 조금 예상밖이었다. 아니, 열애설이 터지기도 했지만.
"아직 대본을 받아보지 못해서 대략적으로 밖에 모르지만, 역시 그렇게 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우선은 첫번째 질문에 답했다. 그 다음 질문은 어찌하랴. 하윤에게 역공을 하려고 해도 이미 서하와 사귀고 있다는 사실은 만천하가 다 알고 있는 것이라서 그 방향으로는 건덕지가 없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세나 씨는 나보다 연기 경력이 훨씬 긴 선배이다. 나는 이제 곧 데뷔 1년이 다 되어가는 신인일 뿐이고. 그런 선배에게 저렇게 이야기를 듣는 것은 나로서는 꽤 영광인 일이었다. 장차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인정받는 것이니까. 그에 기쁜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해맑게 웃으면서 세나 씨를 바라보았다.
그와는 별개로, 내 물음에 대해서 세나 씨는 두 가지 답을 내왔다. 역시 그렇게 되지 않을까...라는 것. 역시 커플이니까 함께 촬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일까. 그리 생각이 들어 그것은 납득할 수 있었다. 하지만, 2번째 답. 그것은 나에게 물음을 여유롭게 내는 것이었다. 그에 대해서 나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손뼉을 탁 쳤다.
"사귀는 거 아니에요? 그렇게 여유로운 느낌이니까 더 수상한데? 흐응? 흐응? 흐응?"
[세나 씨 너무 괴롭히지 마. ...정말..]
그 순간, 저 편에서 서하 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감독님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은데, 이쪽을 보면서 말을 건 모양이었다. 그 말에 나는 배시시 웃으면서 손을 흔들면서 이야기했다.
"에이. 괴롭힌 적 없어! 나중에 애기 다 끝나면 말해줘! 같이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맛있는 거 아~ 해줄게."
[...뭐, 뭐래. 이, 일단 알았어.]
작중에서는 서하에게 말을 높이지만, 현실에서는 나와 서하 씨는 이렇게 반말을 사용한다. 아무튼 부끄러워하는 듯한 서하 씨의 모습을 바라보며 키득거리면서 웃었고 이어 나는 다시 세나 씨를 바라보았다.
그저 여유롭게 웃기만 하니까 오히려 더 수상한 느낌이라며 하윤은 더욱 끈질기게 물어왔다. 아예 처음부터 사귀는 게 아니냐고 못박아두는 듯한 질문을 하면서. 표정부터 동작까지 호기심 가득이다. 연애 관련 이야기를 할 땐 그 호기심이 배가 되는 듯하다. 세나는 그저 환하게 하하하 웃었더랜다. 어떻게 보면 질문 내용이 사실이어서 대답을 기피하는 것으로 보이고, 어떻게 보면 사실은 아닌 것으로 보이고, 어떻게 보면 후배를 그저 잘 놀아주는 것 같이도 보였다. 이런 때에는 참, 본심도 자연스럽게 감춘다.
"수상해보이는 건가요~"
그렇게 느긋한 목소리로 답할 무렵, 다른 목소리가 멀리서부터 찾아왔다. 감독과 대화를 나누던 서하의 목소리였다. 세나를 너무 괴롭히지 말라는 내용의 말에 하윤은 괴롭힌 적 없다고 적당히 대꾸한 뒤 이따가 맛있는 걸 먹으러 가자고 애교 섞인 말을 던졌고, 그 사이에서 당사자는 그저 밝게 웃었다. 별로 괴롭혀졌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지만~ 눈을 가볍게 깜박이면서 하윤과 서하의 대화를 듣고 바라보는 눈빛은 그저 그 장면을 흐뭇하게 여기는 어른 특유의 그것이었다.
부끄러워한 걸까, 서하가 그예 말을 더듬고 말며 알겠다고 답하자 하윤은 그 모습이 귀여웠는지 키득거리며 웃었다. 세나는 그 둘을 꽤 어울리는 한쌍이라 생각했는지 따라서 작게 웃으며 다시 감독과 하던 이야기를 계속하려는 듯한 서하의 뒷모습을 잠깐 응시하다, 아까 하다만 이야기를 도로 꺼내오는 하윤을 바라보았다. 하윤의 호기심은 여전했고 세나의 여유로움 또한 그랬다.
"나중에 유혜 씨를 만나면 물어보는 걸 추천할게요~ 더 재미있는 대답을 얻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장난치듯 가벼운 분위기로 말하며 애매하게 고개를 옆으로 잠시 기울였다. 여유로움과 마찬가지로 웃는 상도 여전했다.
"유혜 씨를 만나면 물어보라니. 흐응. 수상한데...이거... 하지만 저도 굳이 억지로 캐낼 마음은 없어요! 하지만, 언젠간 꼭 그 진실 알아낼 거예요!! 익스레이버의 이름을 걸고!"
작품에서 연기를 할 때처럼, 나름의 자세를 잡으면서 척하는 느낌으로, 세나 씨에게 이야기했다. 이렇게 말하면 엄청나게 신경이 쓰이는데 나도 억지로 캐내거나 할 마음은 없었다. 그것은 아무리 그래도 실례이니까. 그렇기에 수상한 눈빛만 가득, 세나 씨에게 보내면서 능글맞은 미소를 지었다. 물론 작중의 '하윤'은 이런 미소를 절대로 짓지 않지만 나는 가끔씩 짓는 편이다.
"꼭 유혜 씨를 만나서 이것저것 물어볼 거예요! 진실은 하나 뿐이니까요! ...그런데 만약 사귄다고 한다면, 숨기는 것은 그다지 의미 없지 않아요? 저만 해도 서하 씨와 사귀는 거 완전 오픈했는걸요."
오히려 그쪽이, 다른 이들이 눈독 들이는 일도 없고 편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만약 서하 씨를 누군가가 눈독을 들이고 댓쉬를 하거나 하면...나는 반드시 하윤이의 익스파를 익혀서 그 사람을 계속 감시할 거다. 질투냐고? 응. 질투 맞다. 그렇게 자문자답을 하면서 배시시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아무튼...! 만족스러운 결말이 나와서 너무 좋았어요! 세나 씨도 센하 역 연기한다고 정말로 수고하셨어요!!"
잠깐갱신합니다.. 다들 안녕하세요오.. 물리치료실은 심심하네요.. 혼자서 막 누워서 음악 듣고 있으니 (흐늘)
졸기라도 할까 했는데. 잠은 안 오네요... x레이 찍었는데. 예전에 삔 데 있는 튀어나온(?) 조각을(대략 그런 느낌) 문제는 없지만 뺄까 라고 농담처럼 제안하시던데. 그..그건 무섭습니다..(더 큰것도 했었으면서 왜 저래)(그건 말랑말랑했던 데다가 그래도 걸어다닐 수는 있... 아니 걸어다니는 걸 장려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