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재빨리 몸을 움직여서 다른 한쪽팔도 와이어로 붙잡아서 양손을 묶어 서하가 전송해준 수갑을 채우려 하였다. 솔직히 아직 저항할 힘이 남아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그냥 이대로 제압당해 달라고 속으로 빌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 사람이 더 상처입는 모습을 눈으로 보고싶지 않았다.
결국 보답받을것도 없는것을.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녀의 마음은 그쪽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이제 그만하죠.. 지금 서장님이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할것은 복수가 아니에요. 중요한건 하윤씨지 않습니까... 아내분이 지키고 싶어했던것을 미뤄두고 대체 어디를 보고 있는거에요. 눈 앞에 당신이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는 딸이 있는데. 차민경씨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자신의 동생이 저런 길을 걷는걸을 아내분이 바라고 있을리가 없습니다. 아직 남아있잖아요. 지켜야할 사람이, 소중하게 여겨야할 사람이. 제발 여기서 멈춰주세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다간 지현이 다가와 산탄총을 쏘려하자 아직 이준이 얼마나 힘이 남아있는지도 모르면서 그것을 몸으로 감싸 막으려했다.
메이비의 말에 서하는 힘겹게 손가락을 퉁겨서, 수갑을 전송시켰다. 힘없이 이준은 수갑이 채워졌고, 지현의 테이저 셀 공격도 맞았다. 하지만 데미지는 그렇게 강하게 들어가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이어 이준은 자신을 감싸려는 메이비와 사표를 내려는 로제. 그리고 자신에게 말을 하는 지현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자네들을 정말로 팀으로 끌어들인 것은 내 실수였어. 설마..이렇게 될 줄이야...! ...그 사표를 받으면, 그만둘건가? 자네? 핫..그러진 않겠지."
일단 지현의 테이저 셀 공격은 메이비가 끼어든 바람에 중단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어 이준은 아직 포기하지 않겠다는 듯이 바로 몸을 벌떡 일으켰다. 아직도 힘이 있는 것일까. 거칠게 호흡을 내쉬는 것으로 보아 받은 상처로 인해서 상당히 지친 것은 분명해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다시 일어섰고 수갑을 끊어버리려는 듯이, 팔에 힘을 주었고 쇠사슬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고작 이런 수갑 따위..! 자네들을 보낼 순 없네..! 절대로...!! 그래. 이것은 잘못된 일이고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네. 하지만...!! 나에겐 더 이상 이것밖엔 방법이 없단 말일세..!! ...하윤이를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두 번 다시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저를 지키겠다는 핑계로 그런 말 하지 마요!!"
이어 하윤이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고, 손을 들어 이준의 뺨을 강하게 내리쳤다. 그런 하윤의 눈에는 눈물방울이 살짝 맺혀있었다. 이어 하윤은 이준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나는 이런 것은 필요 없어!! 아빠! ...나는....모두에게 도움을 받고 있고, 내 몸은 스스로도 지킬 수 있어. 서하 씨도...나를 잡아가지 않았고, 익스레이버 아롱범 팀으로서 나는 그런 위험은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어! 나를 핑계대지 마..!! 나를 정말로 위한다면..! 이런 범죄는 그만둬..! 부탁이야! 아빠..!! 이제 더 이상...죄를 짓지 마... 이제...아빠는 정말로..괜찮으니까..."
이어 하윤은 눈물 방울을 뚝..떨어뜨리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푸른색 수갑을 꺼냈다. 뒤이어, 하윤은 큰 소리로 외쳤다.
"R.R.F의 간부, 델타! 강이준! 당신을 테러 혐의 및 살인 미수 등등의 혐의로 체포합니다..!!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발언은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철컥.... 그렇게 수갑은 채워졌다. 겨우, 겨우... 모두가 힘을 합쳐서 어떻게든 이준의 손에 수갑을 채울 수 있었던 것일까. 하지만, 이준은 아직 받아들이지 못하는지 이를 갈기 시작했다.
"나는....나는...!!"
ㅡ...이제 됐어. 형부. ....남은 것은 내가 할게. 이제 형부는 쉬어도 돼.
뒤이어, 이준의 주변에 무언가 빛이 비쳐지는듯 했다. 그리고 그 빛은 곧 차단막이 되어 완벽하게 이준과 다른 이들의 사이를 막아버렸다. 강제로 잠을 재운 것일까. 이준은 그 안에서 눈을 감고 있었다. 어떻게 깨보려고 해도 깰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단단한 그것에 더 이상 아롱범 팀은 이준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
ㅡ...여기까지 오는구나. 익스레이버 아롱범 팀. ...남은 것은 하나 뿐. 올라오도록. 옥상에서 기다리겠다.
내가 엿같아서 그만 두던가 해야지. 현장에서 뛰니 죽을 맛이거든. 당장에 건물이 무너진다던가—권주야 미안해..무너지는 건물 PTSD 설정을 나도 까먹고 있었어...— 그런 것도 그만 보고 싶고. 하윤이 이준의 뺨을 치는 것을 보고 잠시 떨리는 동공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월드 리크리에이터를 손에 넣고 융합이라도 했나."
유치하긴. 그는 혀를 차며 제 연인을 바라보았다. 그대는 죽음도 마다하지 아니하였지. 그게 내 심장을 갈기갈기 찢는 것도 모르고. 그대는 내가 지키리라.
철컹, 피가 묻은 검을 그대로 바닥에 떨군다. 전투의지를 모두 상실한채, 서장님의 발악같은 한마디 한마디를 가만히 들었다. 만약에, 아주 만약 내가 서장님이랑 같은 상황이였더라면, 서장님이랑 같은 선택을 했을까? 아니, 라고 즉답을 하기엔 확신이 서질 않는다. 내가 서장님을 막을 자격이나 있었을까?
...그런 잡념이 들기도 전에, 무언가 빛이 비췄다. 서장님을 건들이는 것을 막는듯한... 확연히 이상한 현상이였다. 기억에 따르자면 적어도 R.R.F단의 멤버들 중에는 그런 능력 따위는 없었을텐데. 불길한 예감이 든다.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향해 발걸음을 뗀다. 앞에 놓여있는 상황이 희망적이든, 절망적이든. 이 길고 끈질긴 이야기도 끝을 향하고 있었다.
센하는 손으로 옷 위를 툭툭 털었다. 혹여나 무언가가 무언가가 묻었을까, 불쾌하다는 듯이 그것을 털어내는 몸짓 같기만 하다. 물론 표정은 담담하기 그지없었다. 이윽고 그의 시선은 델타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델타는 마치 수갑을 끊어버리려는 듯이 양팔에 힘을 꽉 주었고, 여지없이 분노를 드러내는 모습은 처음과 비슷했다. 다만 처음은 조금 절제했지만, 현재는 괴성을 지르듯 노하고 있을 뿐.
하, 하하하하하.
센하는 비릿한 미소를 서늘하게 지었다. 예상대로다. 강하다며 거드름을 피우는 자가 짓밟힌 후에 보이는 꼴은 추악하기 그지없었다.
"좋은 추태야..."
미소가 뒤틀리고 일그러졌다. 그의 엉망친창인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는 듯하였다. 조금 뒤, 하윤이 애원하듯 목소리를 높이면서 델타에게 일갈하였다. 그러다 경찰로서의 본위를 다하겠다는 듯 강한 어조로 미란다 원칙을 외치고 델타에게 수갑을 채웠다. 서슬퍼런 쇠가 빛을 반사해내었다.
"...흐음."
마침내 자신의 손으로 부모를 끝장낸 건가. 지금만큼은 부럽군요, 강하윤 씨. 센하는 눈매마저 일그러뜨렸다. 델타와의 격전 전처럼. 조금만 기다려봐. 이 '놀이'만 끝나면... 센하는 다시 웃음을 낮게 터뜨렸다. 아아, 너무 기대된다.
차민경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델타는 수면 상태에 빠졌다. 벌써 월드 리크리에이터의 힘을 얻은 걸까? 하긴 주위가 고치로 바뀌어나가는 광경만 봐도 짐작할만하다. 옥상에서 기다리겠다, 라.
많이 지쳐있는 서하를 하윤이가 부축했고, 모두는 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천천히 올라갔다. 그 계단 하나하나의 무게가 보통 무거운 것이 아닐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올라가자 마침내 옥상의 문이 보였다. 하윤은 가장 먼저 그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바람이 강하게 부는 옥상의 풍경이었다. 저 편에 무언가 기계가 보였다. 그것은 사람 하나가 들어갈 수 있는 캡슐 같은 것이 놓여있었고, 거기에는 뭔가를 놓아둘 수 있는 지지대 같은 것이 보였지만...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캡슐 안에도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보이는 것은 한 여성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것은...익스레이버 아롱범 팀 중에서 본 이도 있는 얼굴이었다.
"환영할게. 익스레이버 아롱범 팀. 일단 소개를 할까? 내가 R.R.F의 총수. 차민경. 아니..차유나라고 해둘게."
그녀는 이전에 만났을 때와는 다르게 검은색의 무언가로 만든 펜던트 같은 것을 목에 끼고 있었다. 이어 그녀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능력은... '앱솔루트 오더'. ...그래. 절대적인 암시..였었지."
이어 그녀는 가볍게 손가락을 퉁겼다. 그리고 천천히 옥상의 난관을 넘어서 뛰어내렸다. 하지만 그녀는 떨어지지 않았다. 마치, 그 밑에 무언가를 밟고 있는 것처럼 아주 태연하게 서 있었고, 다시 천천히 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모두의 익스파 탐지기가 강제로 꺼져버렸다. 그것은 일종의 오류였다. 탐지를 할 수 없는 수치..그것은.....
"SSS급. 월드 리크리에이터. ...익스파 주입 장치를 이용해서 언니의 힘을 손에 얻은 자. 그것이 바로 나. 이해가 될까? 아롱범 팀."
SSS급. 감히 상상조차 가지 않는 힘. 솔직히 말해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 두려웠다. 무서웠다. 하지만 얼마나 이 앞이 험하든, 나는 끝까지 걸어 나가야 한다. 나는 경찰이니까. 오버 익스파는 꺼졌고, 다시 사용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일단 주변을 살펴보자. 능력으로 주변을 탐색하는 동안 그대에게 다가가 조용히 손을 꽉 잡았다.
센하는 한숨을 잠시 푹 내쉬면서 제 머리카락을 헤집었다. 설마하기는 했는데 아니, 확신하고는 있었지만 그것에 대한 증거를 눈앞에서 직접 보게 된다니. 앞머리를 느릿하게 쓸어올리면서 센하는 한쪽 입꼬리를 스윽 올렸다. 쓴웃음이었다. 왜 그래, 토오야. 방금까지의 여유는 어디 갔어? 응?
"...조금 많이 나가버렸다."
SSS급. 방금 상대했던 SS급보다 고작 한 단계 더 위이지만, 이건 절대로 '고작'의 수준이 아니었다. 익스파 탐지기가 꺼졌다. 다른 말로 이 강함을 더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오늘동안 거친 두 개의 전투로 꼴이 엉망이 된 센하가 권총을 쥔 손의 힘을 풀었다 주었다하는 모습은 어딘가 초조해보였다. 아아, 비굴한 자식.
쯧. 혀를 차는 소리가 나직히 들리는 듯했다. 이윽고 이를 살짝 가는 소리. 센하가 짓는 일그러진 미소는 묘하게 위태로운 듯했다. 그래, 그럴 줄 알았어. 고작 그 수준. 꼴사납다.
"......"
입을 벌렸으나 이상하게 말은 나오지 않았다. 도로 입을 다문다. 센하는 짜증난다는 듯이 시선을 다른쪽으로 옮겼다. 그래서 감상은 어때, 토오야?
월드 리크리에이터, 세계를 개변시키는 익스파. 그 행적을 듣노라면, 그야말로 신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전지전능한 힘이였다. 아마도 이전 소유자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고, 나쁜 마음을 먹었더라면. 분명히 커다란 재앙을 불러 일으켰을 것이다. 지금 이 상황처럼.
"...결국은..."
발동 되려면 얼마나 남았지? 감조차 잡히지 않아 불안에 몸을 떤다. 완전히 개변이 일어나기 전에 막아야 한다. 그것도 S급 몇명이서 말이다. 정말이지, 말도 안되는 상황이 한 두가지가 아니였다. 하지만 할 수밖에 없었다. 100퍼센트 지는 싸움이라도 싸워야 한다. 그 앞에 죽음이 있더라도 불사해야 한다. ...떨림을 진정시키고서, 차유나...월드 리크리에이터에게 말을 걸었다.
"...신이라도 된 기분이겠군요."
그래, 신. 사람의 운명을 갖고 노는 것이 신과 똑같았다. 그리고, 우매한 인간의 목숨따윈 개미랑 똑같이 보는 것도. 그래서 난 신따윈 안 믿는다.
"...떨고 있는 거니? 후훗. 귀엽구나. 그리고 하고 싶은 말. 글쎄? 무슨 말을 할까? 여기까지 올라온 너희에게 포기하라는 말을 해도 안할 거잖아? 그리고 정상인을 찾기는 힘들다라. 후훗. 글쎄. 정상은 무엇이고 비정상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쪽의 가장 호전적인 이는...왜 아무런 말도 없을까? 겁 먹은거니? 이해해줄게. 하지만 경찰이 그렇게 시선을 돌리면 안되지 않을까? 그리고 신이 된 기분..? 글쎄? 외치면 좋을까? 나는 신세계의 신이라고 말이지. ...굳이 말하면 딱히, 그런 감정은 느껴지지 않아. ...굳이 말하면 분노와 슬픔이지. 고작 이런 힘 때문에 나의 언니는 희생되어야만 했으니까."
모두를 바라보며 조용히 그녀는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녀는 손가락을 퉁겼고 하늘 위에서 갑자기 빛 5줄기가 땅으로 떨어졌다. 그것이 어디로 떨어졌는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하윤은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이모... 그만두세요. 이런 일은... 이모는... 아무것도 못 느끼는 거예요? 아빠도 그렇고 이모도 그렇고..."
"...무리야..하윤아. ...애초에 그만둘 것 같으면 이런 일은 시작도 하지 않았어. ...저들은, 각오하고 하는 행동이야. 아니, 이것이 옳다고 믿는 행동이야."
"그래. 당연하잖아. 그쪽의 요원은 이해가 빠르네. ...그래. 이것은 언니가 바라는 일이야. 월드 리크리에이터. 그 큐브에는 나름의 의지가 담겨있지. 언니가 이런 것을 거부한다면, 나를 부정하고 나에게 들어오지 않았겠지. ...하지만 나는 언니의 힘을 손에 얻었어. 이것이야말로, 언니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 그래. 이 세상에 대한 복수를 언니는 바라는 거야."
김호민 경위와 김오진, 그리고 그 외 다른 익스퍼들은 일제히 R.R.F 5명을 밀어내고 있었다. 처음에는 대등하게 싸웠던 R.R.F도 조금씩 밀리면서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중 먼저 입을 연 것은 다름 아닌 알파였다.
"...망할..!! 대체 이것들 뭐야! 평범한 민간인 주제에..! 경찰도 있지만 익스퍼도 아니고..!"
"보아하니, 더 늘어나고 있군요. 익스퍼가 아닌 이도 있어요."
"....솔직히 위험하군..."
하지만 여기서 물러설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지금은 그들도 최종작전 중이었으니까. 이 이상 누군가가 들어가는 것은 막아야만 했다. 그렇기에 필사적으로 그들은 입구를 사수하고 어떻게든 아롱범 팀을 돕는 이들을 밀어붙이려고 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갑자기 하늘 위에서 빛 다섯 줄기가 내려왔고 그것은 R.R.F 5명에게 정확하게 떨어졌다. 그와 동시에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다. 그 후폭풍은 엄청나게 강력했고 주변 사람들을 날려버리기 충분했다.
"뭐...뭐냐! 저 빛은...!"
"경위님..! 익스파 탐지기가...!"
경찰 중에서 한 명이 호민에게 보고를 올렸다. 이어 자신이 들고 있는 탐지기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호민은 그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비치는 것은.....
"....말도 안돼..SS급...! 그것도 다섯체...무슨 소리냐..! 이건..!"
"...오오..뭔지 모르겠지만 엄청나게 힘이 솟구치는데..?"
"이건..틀림없이 그 분이 보낸 힘이로군요."
이어 연기 속에서 알파와 베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연기가 걷어지자, 방금 전까지 힘이 빠져서 지쳐있던 그들과는 오히려 쌩쌩하게 힘이 넘쳐나는 듯한 R.R.F의 모습이었다. 그들의 몸에는 하얀색 오라 같은 것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알파가 가장 먼저 앞장서서 손에 쥐고 있는 창을 휘둘렀다.
그러자 아까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강한 물보라가 몰아쳤고 단번에, 자신들과 대치하던 이들을 밀어버렸다.
"크아아악...!!"
"으으윽..!"
"뭐, 뭐냐...! 이건..!"
"....SS급... 그 분이 우리에게 내려준 힘이다. ...알겠느냐..?"
호민의 말에, 감마가 조용히 대답했다. 이어 아연이 피식 웃으면서 모두를 바라보면서 비웃듯이 이야기했다.
"너희들에겐 더 이상 희망은 없다 이거야...! 자..포기하고 집에 돌아가서 운명이라도 받아들이지 그래? 하하하하하!!"
"...그럴 순 없지."
이어 호민과 다른 익스퍼들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익스퍼가 아닌 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확실히 날아가긴 했지만 그래도 그들은 다시 어떻게든 자리에서 일어났고 다시 전투 태세를 갖추었다. 이어 호민은 피식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우리들을 믿고 나아간 이들이 있다. 그들은 우리보다 더 힘든 싸움을 하고 있겠지. 그런 판국에...우리가 물러산다고? 웃기지 마라. 익스퍼가 아닌 경찰이라고 해서 익스퍼를 보고 도망치면 누가 시민을 지킨단 말이냐! 우리 경찰들은 절대로 물러서지 않는다!!"
"그렇습니다. ...제 딸을 구해준 은인입니다. 그리고 제 딸은 익스퍼가 아니란 말입니다. ...딸을 잃을 순 없습니다. 그리고 그들에 대한 은혜도 갚아야 한단 말입니다."
"우리도야..! 그들이 지켜줬기에 우리는 그 지배에서 해방될 수 있었어!"
하나둘씩 말하는 목소리는 매우 거대하게 바뀌었고, R.R.F에 대치하는 이들은 다시 한번 기합소리를 내면서 앞으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베타는 피식 웃어보였다.
"...어리석네요. 아무리 해도, 이제는 승산이 없는 것을..."
"승산은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법이고, 경찰은... 승산이 없더라도 시민을 위해서 싸운다. ...너희가 시민을 상대로 테러를 저지른다면, 설사 이 목숨 다하는 날이 있더라도 경찰로서 너희들을 막을 뿐이다..! 각오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