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말하고 있잖아!! 당신이 가장 잘 알고있을텐데 왜 그걸 다른 사람도 느끼게 하려고 하냐고!! 이 답답한 놈아!!!"
그녀는 오버 익스파를 사용하고자 손가락을 튕기려 했으나, 갑자기 논 이스케이프존이 나타나자 곧바로 시선을 구멍쪽으로 돌렸다. 서하, 살아있었구나. 그녀는 곧바로 서하가 공격을 받아 날아간 자리로 베어링 탄을 날린뒤에 텔레포트했다.
냉정을 잃었다. 지금이야말로 기회. 지금을 놓치면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상대다.
두번의 오버 익스파를 사용했고, 냉정함을 잃었음에도. 그는 최강의 상대였기에. 그렇기에 방심은 하지 않는다.
베어링탄이 서하와 이준의 사이에 도달했을때 텔레포트한 그녀는. 와이어 다발을 이용해서 이준의 양팔을 묶어 당기려하였다. 양팔이 안된다면 한손이라도 좋다. 한손이 안된다면 한 손가락이라도 좋다. 그녀는 어디 하나 날아가도 절대로 놓지 않을 각오로 그의 팔을 붙들려했다. 그러나 그 순간 그녀의 눈에 지현이 눈에 들어왔다. 라이플..? 저런건 또 어디서....
"......................."
저런걸 다 맞으면 아무리 서장님이라도. 그런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올랐을때 그녀는 최대한 몸을 비틀어 이준이 치명상을 입지 않게 움직이도록 유도했다. 물론 그런식으로 이동하면 총알에 자신까지 다칠것이 뻔했지만.
// 으아ㅏㅏㅏㅏ 레스주는 총알 맞게 냅둬라고 말하는데 캐릭터가 반대로 움직이는 기분이란!
서하씨가 살아돌아오는 걸 보고서,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걸 느낀다. 용서를 빌던 목소리가 뚝 끊긴다. 또 다시 반복할 셈이야? 제가 너무나도 한심하고 증오스럽지만. 지금은 자책할 때가 아니야. 냉정을 잃어서 일을 망치는 것은 과거로서 충분하다. 침착해지자.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걸어간다. 양손에는 츠바이 핸더를 꽉 붙들고.
"서장님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눈 앞에서 사람을 잃는 감각도, 무력하게 바라보기만 하는 것도. 그러니까... 더 이상 잃고 싶지 않아. 델타."
이준이 서하를 공격하기 위해서 다가가는 도중 모두가 일제히 움직였다.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지현이었다. 지현이가 총을 쏘자 그것은 이준에게도 그대로 전달되었다. 지금 둘의 감각은 링크되어있었으니까. 그렇기에 그는 빠르게 몸을 옆으로 움직였다. 피스톤이 향하는 방향, 방아쇠를 당기는 감각. 그 모든 것은 전부 그에게 전달이 되었으니까. 하지만 그가 그렇게 움직이면서 이준의 발은 묶일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베어링탄이 이준의 근처로 날아갔고 메이비가 텔레포트로 날아왔다. 이어 와이어를 이용해 그녀는 이준의 팔을 묶으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이준은 작게 혀를 차면서, 팔을 움직이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로제의 오버 익스파가 발동했고, 자신에게 주어지는 그 힘을 이준은 있는 힘껏 팔을 움직여서 받아쳤다. 간단하게 오버 익스파를 너무나 쉽게 깨버렸고, 그 때문에 팔을 움직인 이준은 메이비의 움직임을 대처할 수 없었다. 팔 하나가 와이어에 묶였고, 그는 그것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어떻게든 내 팔을 막아볼 참이로군.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무엇이 달라지나...? 메이비 양?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다. 지현 양. 그리고 로제 군. 총알은 물론이고 오버 익스파도 나에게 닿지 않는다는 것을...!"
"....그건 두고 봐야 알겠지."
이어 서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편 저쪽에선 렛쉬가 커다란 독수리로 다시 날아올랐고 권 주를 두 다리로 잡고 빠르게 앞으로 날아갔다. 그것은 권 주가 달려가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였다. 그 움직임을 눈치채고 이준은 묶이지 않은 팔로 대처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하윤이 테이저 건을 쏘았고, 이준은 반사적으로 그 테이저 건을 받아쳐버렸다. 그리고 순간 멈칫했다.
"...뭣..?!"
이내 권 주의 검이 이준을 그었다. 묶여있었기에, 막 움직인 탓에, 피할 수 없었다. 그 와중에 어떻게든 움직여서 치명타는 피하긴 했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베였다. 그것은 상당한 고통으로 전달되어 이준의 입에서 괴성이 나오게 만들었다.
"크아아아아악!!"
"....아빠... 이제 끝이에요..! 우리들은 포기하지 않아요. 아무리..아빠가 막아서도, 우리들은 앞으로 나아갈거니까..!"
이어 하윤이 제대로 테이저 건을 들었고, 이준을 향해서 발사했다. 검에 베여 비틀거리는 이준은 그것을 제대로 받아치지 못하고 제대로 몸에 명중했고 몸을 움찔했다. 그리고 한쪽 무릎을 꿇었다.
"....큭..! ...익스레이버...아롱범 팀...! 너희들..! 너희들...!!"
//반응레스를 부탁하겠습니다! 제압을 시도해도 좋고, 못 믿겠으면 딜을 더 해도 상관은 없습니다!
그녀는 재빨리 몸을 움직여서 다른 한쪽팔도 와이어로 붙잡아서 양손을 묶어 서하가 전송해준 수갑을 채우려 하였다. 솔직히 아직 저항할 힘이 남아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그냥 이대로 제압당해 달라고 속으로 빌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 사람이 더 상처입는 모습을 눈으로 보고싶지 않았다.
결국 보답받을것도 없는것을.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녀의 마음은 그쪽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이제 그만하죠.. 지금 서장님이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할것은 복수가 아니에요. 중요한건 하윤씨지 않습니까... 아내분이 지키고 싶어했던것을 미뤄두고 대체 어디를 보고 있는거에요. 눈 앞에 당신이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는 딸이 있는데. 차민경씨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자신의 동생이 저런 길을 걷는걸을 아내분이 바라고 있을리가 없습니다. 아직 남아있잖아요. 지켜야할 사람이, 소중하게 여겨야할 사람이. 제발 여기서 멈춰주세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다간 지현이 다가와 산탄총을 쏘려하자 아직 이준이 얼마나 힘이 남아있는지도 모르면서 그것을 몸으로 감싸 막으려했다.
메이비의 말에 서하는 힘겹게 손가락을 퉁겨서, 수갑을 전송시켰다. 힘없이 이준은 수갑이 채워졌고, 지현의 테이저 셀 공격도 맞았다. 하지만 데미지는 그렇게 강하게 들어가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이어 이준은 자신을 감싸려는 메이비와 사표를 내려는 로제. 그리고 자신에게 말을 하는 지현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자네들을 정말로 팀으로 끌어들인 것은 내 실수였어. 설마..이렇게 될 줄이야...! ...그 사표를 받으면, 그만둘건가? 자네? 핫..그러진 않겠지."
일단 지현의 테이저 셀 공격은 메이비가 끼어든 바람에 중단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어 이준은 아직 포기하지 않겠다는 듯이 바로 몸을 벌떡 일으켰다. 아직도 힘이 있는 것일까. 거칠게 호흡을 내쉬는 것으로 보아 받은 상처로 인해서 상당히 지친 것은 분명해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다시 일어섰고 수갑을 끊어버리려는 듯이, 팔에 힘을 주었고 쇠사슬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고작 이런 수갑 따위..! 자네들을 보낼 순 없네..! 절대로...!! 그래. 이것은 잘못된 일이고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네. 하지만...!! 나에겐 더 이상 이것밖엔 방법이 없단 말일세..!! ...하윤이를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두 번 다시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저를 지키겠다는 핑계로 그런 말 하지 마요!!"
이어 하윤이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고, 손을 들어 이준의 뺨을 강하게 내리쳤다. 그런 하윤의 눈에는 눈물방울이 살짝 맺혀있었다. 이어 하윤은 이준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나는 이런 것은 필요 없어!! 아빠! ...나는....모두에게 도움을 받고 있고, 내 몸은 스스로도 지킬 수 있어. 서하 씨도...나를 잡아가지 않았고, 익스레이버 아롱범 팀으로서 나는 그런 위험은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어! 나를 핑계대지 마..!! 나를 정말로 위한다면..! 이런 범죄는 그만둬..! 부탁이야! 아빠..!! 이제 더 이상...죄를 짓지 마... 이제...아빠는 정말로..괜찮으니까..."
이어 하윤은 눈물 방울을 뚝..떨어뜨리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푸른색 수갑을 꺼냈다. 뒤이어, 하윤은 큰 소리로 외쳤다.
"R.R.F의 간부, 델타! 강이준! 당신을 테러 혐의 및 살인 미수 등등의 혐의로 체포합니다..!!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발언은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철컥.... 그렇게 수갑은 채워졌다. 겨우, 겨우... 모두가 힘을 합쳐서 어떻게든 이준의 손에 수갑을 채울 수 있었던 것일까. 하지만, 이준은 아직 받아들이지 못하는지 이를 갈기 시작했다.
"나는....나는...!!"
ㅡ...이제 됐어. 형부. ....남은 것은 내가 할게. 이제 형부는 쉬어도 돼.
뒤이어, 이준의 주변에 무언가 빛이 비쳐지는듯 했다. 그리고 그 빛은 곧 차단막이 되어 완벽하게 이준과 다른 이들의 사이를 막아버렸다. 강제로 잠을 재운 것일까. 이준은 그 안에서 눈을 감고 있었다. 어떻게 깨보려고 해도 깰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단단한 그것에 더 이상 아롱범 팀은 이준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
ㅡ...여기까지 오는구나. 익스레이버 아롱범 팀. ...남은 것은 하나 뿐. 올라오도록. 옥상에서 기다리겠다.
내가 엿같아서 그만 두던가 해야지. 현장에서 뛰니 죽을 맛이거든. 당장에 건물이 무너진다던가—권주야 미안해..무너지는 건물 PTSD 설정을 나도 까먹고 있었어...— 그런 것도 그만 보고 싶고. 하윤이 이준의 뺨을 치는 것을 보고 잠시 떨리는 동공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월드 리크리에이터를 손에 넣고 융합이라도 했나."
유치하긴. 그는 혀를 차며 제 연인을 바라보았다. 그대는 죽음도 마다하지 아니하였지. 그게 내 심장을 갈기갈기 찢는 것도 모르고. 그대는 내가 지키리라.
철컹, 피가 묻은 검을 그대로 바닥에 떨군다. 전투의지를 모두 상실한채, 서장님의 발악같은 한마디 한마디를 가만히 들었다. 만약에, 아주 만약 내가 서장님이랑 같은 상황이였더라면, 서장님이랑 같은 선택을 했을까? 아니, 라고 즉답을 하기엔 확신이 서질 않는다. 내가 서장님을 막을 자격이나 있었을까?
...그런 잡념이 들기도 전에, 무언가 빛이 비췄다. 서장님을 건들이는 것을 막는듯한... 확연히 이상한 현상이였다. 기억에 따르자면 적어도 R.R.F단의 멤버들 중에는 그런 능력 따위는 없었을텐데. 불길한 예감이 든다.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향해 발걸음을 뗀다. 앞에 놓여있는 상황이 희망적이든, 절망적이든. 이 길고 끈질긴 이야기도 끝을 향하고 있었다.
센하는 손으로 옷 위를 툭툭 털었다. 혹여나 무언가가 무언가가 묻었을까, 불쾌하다는 듯이 그것을 털어내는 몸짓 같기만 하다. 물론 표정은 담담하기 그지없었다. 이윽고 그의 시선은 델타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델타는 마치 수갑을 끊어버리려는 듯이 양팔에 힘을 꽉 주었고, 여지없이 분노를 드러내는 모습은 처음과 비슷했다. 다만 처음은 조금 절제했지만, 현재는 괴성을 지르듯 노하고 있을 뿐.
하, 하하하하하.
센하는 비릿한 미소를 서늘하게 지었다. 예상대로다. 강하다며 거드름을 피우는 자가 짓밟힌 후에 보이는 꼴은 추악하기 그지없었다.
"좋은 추태야..."
미소가 뒤틀리고 일그러졌다. 그의 엉망친창인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는 듯하였다. 조금 뒤, 하윤이 애원하듯 목소리를 높이면서 델타에게 일갈하였다. 그러다 경찰로서의 본위를 다하겠다는 듯 강한 어조로 미란다 원칙을 외치고 델타에게 수갑을 채웠다. 서슬퍼런 쇠가 빛을 반사해내었다.
"...흐음."
마침내 자신의 손으로 부모를 끝장낸 건가. 지금만큼은 부럽군요, 강하윤 씨. 센하는 눈매마저 일그러뜨렸다. 델타와의 격전 전처럼. 조금만 기다려봐. 이 '놀이'만 끝나면... 센하는 다시 웃음을 낮게 터뜨렸다. 아아, 너무 기대된다.
차민경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델타는 수면 상태에 빠졌다. 벌써 월드 리크리에이터의 힘을 얻은 걸까? 하긴 주위가 고치로 바뀌어나가는 광경만 봐도 짐작할만하다. 옥상에서 기다리겠다, 라.
많이 지쳐있는 서하를 하윤이가 부축했고, 모두는 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천천히 올라갔다. 그 계단 하나하나의 무게가 보통 무거운 것이 아닐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올라가자 마침내 옥상의 문이 보였다. 하윤은 가장 먼저 그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바람이 강하게 부는 옥상의 풍경이었다. 저 편에 무언가 기계가 보였다. 그것은 사람 하나가 들어갈 수 있는 캡슐 같은 것이 놓여있었고, 거기에는 뭔가를 놓아둘 수 있는 지지대 같은 것이 보였지만...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캡슐 안에도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보이는 것은 한 여성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것은...익스레이버 아롱범 팀 중에서 본 이도 있는 얼굴이었다.
"환영할게. 익스레이버 아롱범 팀. 일단 소개를 할까? 내가 R.R.F의 총수. 차민경. 아니..차유나라고 해둘게."
그녀는 이전에 만났을 때와는 다르게 검은색의 무언가로 만든 펜던트 같은 것을 목에 끼고 있었다. 이어 그녀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능력은... '앱솔루트 오더'. ...그래. 절대적인 암시..였었지."
이어 그녀는 가볍게 손가락을 퉁겼다. 그리고 천천히 옥상의 난관을 넘어서 뛰어내렸다. 하지만 그녀는 떨어지지 않았다. 마치, 그 밑에 무언가를 밟고 있는 것처럼 아주 태연하게 서 있었고, 다시 천천히 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모두의 익스파 탐지기가 강제로 꺼져버렸다. 그것은 일종의 오류였다. 탐지를 할 수 없는 수치..그것은.....
"SSS급. 월드 리크리에이터. ...익스파 주입 장치를 이용해서 언니의 힘을 손에 얻은 자. 그것이 바로 나. 이해가 될까? 아롱범 팀."
SSS급. 감히 상상조차 가지 않는 힘. 솔직히 말해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 두려웠다. 무서웠다. 하지만 얼마나 이 앞이 험하든, 나는 끝까지 걸어 나가야 한다. 나는 경찰이니까. 오버 익스파는 꺼졌고, 다시 사용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일단 주변을 살펴보자. 능력으로 주변을 탐색하는 동안 그대에게 다가가 조용히 손을 꽉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