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극판 규칙 ☞ 상황극판은 익명제입니다. 본인이나 타인의 익명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삼가주세요. 하지만, 자신의 위치(스레주/레스주) 등을 밝혀야 할 상황(잡담스레 등에서 자신을 향한 저격/비난성 레스에 대응할 시 등)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모두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냅시다. 말도 예쁘게해요, 우리 잘생쁜 참치들☆ :> ☞ 상황극판은 성적인/고어스러운 장면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약물과 범죄를 미화하는 설정 또한 삼가해주세요. 각 스레마다 이를 위반하지 않는 수위 관련 규범을 정하고 명시할 것을 권장합니다. ☞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결코 아닙니다. 바람직한 상판을 가꾸기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만 잡담스레에서의 저격이나, 다른 스레에서의 비난성 및 저격성 레스는 삼갑시다. 비난/비꼬기와 비판/지적은 다릅니다. ☞ 상황극판의 각 스레는 독립되어 있습니다. 특정 스레에서의 인연과 이야기는 해당 스레 내에서만 즐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잡담스레에서 타 스레를 언급하는 일도 삼가도록 합시다. 또한 각 스레마다 규칙 및 특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해당 스레의 이용자들에게 문의해주시고,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해주세요. ☞타 스레와의 교류 및 타 스레 인원의 난입 허용 여부(이건 허용한다면 0레스에 어디까지 괜찮은지 명시해둡시다)와, 스레에 작성된 어그로성 및 저격성 레스의 삭제 여부, 분쟁 조절 스레의 이용 여부에 대한 결정권은 각 스레의 스레주에게 있습니다.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 "분쟁 조절 스레"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처음 오신분은 어려워말고 잡담 주제글에 도움을 청해주세요! 각양각색의 스레들을 가볍게 둘러보는 것도 적응에 효과적입니다.
이아나는 지금 아기를 엄마 대신 봐주는 중이였다. 분유를 먹고 우는 아기를 달래며 아기가 혹여나 감기가 걸릴지도 모르니 옷을 더 두텁게 싸매고 품에 안고 어른다. 그러기를 10분이 좀 넘었을까? 고개를 숙여 아무도 없는 해안가에서 몰래 두 눈으로 아기와 눈을 마주치며 아기를 달랜 이아나는 곧 아기가 잘 것 같자 조심히 아기를 부드럽게 흔들며 실눈을 뜨고 자장가를 조곤거린다.
"이리 날아오렴-. 작은 아이야ㅡ. 먼 꽃밭의 어디-에서 잠을 자는거니? 이리 날아와주렴. 작은 나비야. 엄마가 여기서 너-를 기다려ㅡ."
토닥토닥. 토닥토닥. 그렇게 한참을 있었을까? 실눈을 뜨고 있어서 평소처럼 눈동자를 가리던 이아나는 어느세 보이는 테오도르를 보며 고개를 까닥이고 소곤거리듯 다가가 말한다.
할 일 없이 별이나 세던 밤중에 온 문자 한 통은 나도 벌써 이렇게나 시간이 흘렀구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게 했다. 진로상담이라.. 난 좋은 의미로 관심학생(아마도)라 이사장실로 부르시겠지. 가을은 가을인지라 아직 추운 날씨를 생각 해서 옷을 고른다. 끝이 퍼진 단추 달린 원피스, 반바지 위에 무릎양말에 구두. 그 위에 후드를 걸치고 기숙사 밖을 나섰다.
두어개의 게이트를 거치고 십 여분 정도 걸어 도착한 이사장실 복도는 텐게르의 시간을 담은 밤의 풍경과 복도를 비추는 조명이 어우러져 꽤 조화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상은 이쯤하고, 이제 들어가야지.
훈련장에서 오후를 통째로 보냈더니 어느새 날이 저물어간다. 간만에 기분 좋게 능력과 체력을 써서 그런지 꽤 상쾌한 기분으로 기숙사를 향해 돌아갈 수 있었다.
돌아가는 길에 보니 삼삼오오 모여 저녁을 먹으러 가는 학생들이 보였다. 그러고보니 저녁때네. 나도 먹어야지 싶었지만 학생들이 드글대는 식당으로는 가고싶지 않았다. 어쩔까. 간만에 나가서 먹을까.
"고민이네..."
인적 드문 한켠에 서서 먼 곳을 보고 있을 즈음, 이쪽으로 걸어오는 듯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엔 그저 지나가는 건 줄 알았으나 방향이 바뀌지 않은 걸로 보아 명백히 나를 향하는 걸 알 수 있었다. 또 누가 무슨 시비(?)를 걸러 오는 건가. 평소처럼 날 선 반응을 보일까 하다가 지금 기분이 좋으니 조금 달리 대해보기로 했다. 순전히 변덕에 불과했다. 나는 변덕이 심하니까. 그래.
"...무슨 용건이라도?"
가볍게 몸을 반 돌려서서, 고저 없는 덤덤한 목소리로 먼저 말을 걸었다. 평소의 까칠함이나 쌀쌀함이 빠지니 그런 느낌이더라.
자신도 방에 묶여있느라 밥 시간도 놓쳐버렸으니, 왠지 모를 동질감도 함께 했다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프란츠는 그녀의 덤덤한 목소리와는 조금 다르게 평소보다 들뜬 듯한 목소리였고, 그건 몇시간 동안이나 말 한마디 못했기에 아직 성대가 적응이 되지 않았다는 증거였다. 프란츠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아무렴 어떻겠나라는 생각에 지나쳐 버린 모양이다.
" 음.. 아, 혹시 좀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갑자기 뒤에서 나타나서는.. "
프란츠는 약간 주춤하면서 말했다. 그녀의 분위기가 약간은 다가가기 힘든 느낌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런 것에 굴할 그는 아니었으니, 곧 친절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한가한건 사실입니다. 현재로서는 그저 학교에서 학문과 무예를 익혀 로머에 이른다는 정도니까요. 오라버니나 언니, 어머니가 하는일을 생각한다면 정말 한가하다고 생각합니다."
황위계승권을 버린 시점에서야 그저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다하는 정도에 불과한데, 그것을 바쁘다라고 말하기도 과분하다. 그저 미래에 있을일을위해 사람들과 어울리는 사교정도에 불과하니까.
"옹호해주니까 기어오르는겁니까? 이번엔 정통으로 맞아보시겠습니까?"
어디서 동질감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건지 순간적으로 손이 본능적으로 나가려는 것을 참으려했다. 추종해주는 이들에 대해선 말하지말자. 나는 원하지않는다. 그러한 인물은 참된 동반자가 아니라, 그저 내 타이틀에 욕심이 있는거다. 황위계승권조차 버린 입장인데도 단물이 있을거라 착각하는 멍청한 녀석들이다.
"이걸 사람한테 쓰는건 당신의 최초입니다만, 영광이라고 생각하세요. 하급 아바돈이랑 같은 취급으로 여기는 거니까 지금."
킥하고 웃음소리를 내고는 철선을 펼쳐서 방금전 추종자를 떠올렸을때의 본능적인 얼굴을 가다듬었다. 표정관리라는게 정말이지 귀찮은 일이다. 그렇다고 드러내는 순간에는 정말로 소문속의 저주받은 황녀라는 말을 들을테니까.
"흠 자유롭게라고 하니 생각났는데 강력한 자철석 두개를 가지고 당신을 실험해보고싶네요. 그걸로 사과를 으깨는 실험을 누가하는걸 본적이 있었는데."
적당히하고 이제 식사나 즐기자는 의미에서 손의 뼈마디를 우그덕 하는 소리를 내고는 반강제의 무언의 압박을 준다.
음,산책하러 나왔다고 해야하나...요즘 졸업하고 나서 무슨 길을 걸어야할지 하도 고민하다보니 속이 깝깝해서 몸이라도 좀 움직이고 싶었다. 고향으로 돌아가서 어머니를 돕는게 가장 좋겠지만,그럴거면 티엘린까지 와서 6년이라는 시간을 보낸게 너무 아깝잖아. 좀 더 의미있는 일을 하는게 나을것 같기도 하고. 그나저나 이아네는 참 착하네,이렇게 애도 봐주고. 나는 애 보는건 죽어도 못하겠던데 말이지. 나는 이아네의 곁에 다가가서 키득키득 웃고 말했다.
"으음,산책이라면 산책일까나? 그냥 속이 답답해서 좀 걸으려고 나왔지."
진짜 답답한데,담배라도 피면 좀 나으려나? 아냐,그렇게 담배피면 폐에 안좋아. 나는 한숨을 푸욱 내쉰다음 다시 씨익 웃고 이아나를 바라보았다.
"우리 귀여운 이아나가 듣기엔 조금 어둡고 답답한 이야기니 이건 여기서 끊겠습니다요. 테오 선배님은 후배의 마음을 헤아릴줄 아는 선배니까요."
음,그나저나 내가 여자가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여자 마음은 왜 그렇게 복잡한지 궁금했는데. 한번 이아나한테 물어볼까나.
"저번에 카페에서,처음보는 여자한테 말 걸었는데 아주 대놓고 무시당했다니까? 내가 그렇게 못생긴걸까? 아니면 너무 어려보이는걸까? 으음,잘 모르겠어! 이 몸,나이 22세치고는 나름 동안에 얼굴도 괜찮다고 생각했거든! 이아나,어떻게 생각해? 테오 선배가 한 행동이 잘못되었던걸까. ...커피나 마시는 성격 더러운 여자애한테 말을 건게 실수였을지도.헤헷★"
그냥 궁금해졌을 뿐이라. 여기 학생들은 왜 그렇게 타인에게 관심이 많은지 모르겠다. 혼자만의 의문에 고개를 슬쩍 기울이다가, 그 궁금증에 대답을 해주었다.
"잠깐 생각 좀 하느라고 조용한 곳으로 비켜있었을 뿐이야. 저녁을 어떡할까 싶어서."
지금 시가지로 나가면 맛있는 샌드위치를 파는 가게에 갈 수 있을테니. 마침 생각난 김에 거기나 갈까 하며 기울인 고개를 바로세웠다. 내 분위기가 버거웠는지 상대가 살짝 주춤하는게 보였다. 익히 봐온 반응이기에 뭐 기분이 상할 것도 없었다. 오히려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곤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아. 악의가 없었으니까. 몰래 다가온 것도 아니고."
이런 저런 쓸데 없는 말을 덧붙였다면 분명 짜증이 났겠지만, 이 상대는 그러지 않아 계속 차분히 있을 수 있었다. 지금 내 기분이 나쁘지 않은 것도 한 몫 하겠지만. 반쯤 돌아섰던 몸을 완전히 돌려 마주보듯 서다가, 스쳐지나가는 바람에 앞머리가 살랑였다. 행여나 눈이 보일새라 손으로 그 가벼운 살랑임까지 잡곤 상대를 응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