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극판 규칙 ☞ 상황극판은 익명제입니다. 본인이나 타인의 익명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삼가주세요. 하지만, 자신의 위치(스레주/레스주) 등을 밝혀야 할 상황(잡담스레 등에서 자신을 향한 저격/비난성 레스에 대응할 시 등)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모두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냅시다. 말도 예쁘게해요, 우리 잘생쁜 참치들☆ :> ☞ 상황극판은 성적인/고어스러운 장면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약물과 범죄를 미화하는 설정 또한 삼가해주세요. 각 스레마다 이를 위반하지 않는 수위 관련 규범을 정하고 명시할 것을 권장합니다. ☞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결코 아닙니다. 바람직한 상판을 가꾸기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만 잡담스레에서의 저격이나, 다른 스레에서의 비난성 및 저격성 레스는 삼갑시다. 비난/비꼬기와 비판/지적은 다릅니다. ☞ 상황극판의 각 스레는 독립되어 있습니다. 특정 스레에서의 인연과 이야기는 해당 스레 내에서만 즐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잡담스레에서 타 스레를 언급하는 일도 삼가도록 합시다. 또한 각 스레마다 규칙 및 특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해당 스레의 이용자들에게 문의해주시고,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해주세요. ☞타 스레와의 교류 및 타 스레 인원의 난입 허용 여부(이건 허용한다면 0레스에 어디까지 괜찮은지 명시해둡시다)와, 스레에 작성된 어그로성 및 저격성 레스의 삭제 여부, 분쟁 조절 스레의 이용 여부에 대한 결정권은 각 스레의 스레주에게 있습니다.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 "분쟁 조절 스레"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처음 오신분은 어려워말고 잡담 주제글에 도움을 청해주세요! 각양각색의 스레들을 가볍게 둘러보는 것도 적응에 효과적입니다.
뒷 편에서 천천히 다른 목소리가 들리자 디트리히는 능력을 멈추고 가만히 얼어붙었다. 탱그랑 소리를 내며 캔이 허공에서 둥둥 떠다니다가 땅바닥에 낙하했으며 이후 날카로우면서도 묵직한 금속음이 울렸다. 저 소리를 들으니 방금 맞은 곳이 욱신거리는 것 같았지만 디트리히는 포기하지 않고 방긋 웃으며 말했다.
"아 정말, 기숙사실 문을 찌그러트린 건 정말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이 잘생긴 후배는 선배님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작은 장난을 쳤었다. 그러나 깜빡하고 문을 되돌리는 걸 잊어버려서 결국 일이 크게 번졌다.. 라고?"
사실 디트리히는 문을 펼치려고 했다. 그러나 그의 능력은 염력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자력이나. 문이 철문이긴 했으나 자성으로 펼치려고 하면 할 수록 문은 기괴하게 비틀려갔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일이 너무 크게 번져있어서... 거기다 사실 그 문 뒤에 유현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
"좋게 좋게 생각하는게 어떨까요? 선배?"
양손을 착 하고 모으며 방실 거리던 그는 은근슬쩍 집게를 내려두고 가까이 다가가 입을 열었다.
"이렇게 지루하게 둘이서 쓰레기를 멍하니 줍는 것 보다는.. 같이 근처의 카페나 디저트가게로 향해서 시간을 때우다가 끝내는게 좋지 않을까요? 저는 선배님의 조국에 굉장히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어떨까요? 네? 네에?"
아마 저 철선이 정말로 보석 5개를 모을 수 있는 것 이였다면 디트리히는 어디 한 곳 부러진채로 쓰레기를 다시 줍고 있겠지.. 하지만 보석 5개를 수집하는 철선이 아니더라도 지금 당장 디트리히는 유현에게 맞을 것 같았다.
"그게 저의 능력이 조금 만 더 강했더라면 문을 고쳤을 겁니다. 하지만 제 실력이 모자랐기에 크윽! 하지만 이것도 세계선의 의지라고 생각하시고 넘어가 주실수는 없겠습니까? 선배?!"
여러가지 헛소리를 꺼내지만 유현의 표정은 싸늘해져만 간다. 그는 조금 곰곰히 생각하는 척 하다가 가짜 공주와 만나니 황녀라는 부분에서 풋 하고 웃음을 흘리며 방긋 거린다.
"와 그 별명 정말 어울리시.. 아니, 도대체 어떤 작자들이 황녀님에게 그런 말을! 이 부드러운 금발과 반짝이는 은색 눈동자가 증거라면 증거 아니겠습니까! 황녀님은 단지 문이 고장나서 창문으로 뛰어내리신 건데 누가 이상한 별명을 붙일까요?! ..뭐 매트리스를 밑에 설치하는 사람들을 보자면 새로운 별명이 붙을 것 같기도 합니다."
집게를 발로 툭툭 차 풀숲에 숨기고는 팻말을 벗어 휙하고 버려버린다. 그렇게 누군가가 직접 그린 귀여운 이모티콘 팻말은 버려졌다.
"우와 저 같이 미천한 후배와 밥을 먹어주시는 겁니까? 기쁘네요.. 아니 정말 기뻐서.. 저 점심 누군가랑 같이 먹은 적이 없거든요."
보통 혼자서 밥을 먹었으니까. 어째서인지 이상한 문제아 소문 때문에 가까워질만한 사람이 없었다.
싸늘하다못해 질색하는 표정을 지으며 온갓 드립으로 점철된 농담을 듣고있자니 실시간으로 썩어들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다만, 추문으로 붙은 별명에 대해 풋 하고 웃는 그를 보고 순간적으로 표정유지가 안될뻔 한걸 뒷말을 듣고 겨우 가다듬을수가 있었다. 그쪽 치들이랑 비슷한 소리를 지껄이는 거였다면 취급하는 태도를 달리 했을지도 몰랐겠으나, 단순히 입이 방정인 녀석이다라고 판단을 유보했다. 입을 닫고 있으면 그래도 사람값은 할거같은데, 어쩌다 이런 괴짜랑 얽히게 됬는지 참 사람의 일은 모르는 법이다. 신이 기록을 이렇게 썼다라고 흔히들 표현하지만.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로 유현의 근처에 가서 과장된 제스처를 취하며 안내를 시작한다. 이대로 주욱 전진하면 학생식당이 있기는 하다. 학생식당. 그는 학생이면서도 학생식당을 이용하지 못했다. 문제아라는 낙인도 문제지만 몇 번 출입 금지를 당한 전적이 있기 때문이였다. 이유는 정말 단순했다. 1 홀로 밥 먹는데 학생식당에 혼자 앉아있으면 조금 그래서 안가다가 어느날 우연히 가게 되었다. 2 누군가 뒤에서 혼자 밥 먹는다고 흉봤기에 철로 된 식판으로 조금 장난을 쳤더니.... ... 아직도 왜 혼났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멈칫) 황녀님도 제법.. 신랄하게 비난을 하시는 군요."
아무렇지도 않은 척 안경태를 만지작 거리지만 흡사 거대한 공성추가 가슴에 퍽 하고 치는 느낌이였다. 피도 눈물도 없는 황녀...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말을 할려던 찰나 철선을 만지작 거리는 황녀의 모습에 기가 죽어 입을 다물어버렸다.
특별히 날이 좋은 때였다. 당분간은 수업이 없을테니 마음만큼은 신나게 놀고 싶었지만, 어쩌다보니 기숙사에 박혀 공부만 하고 지내던 프란츠는 저녁이 다 되어서야 겨우 방 밖으로 나올수 있었다. 물론 저녁에도 딱히 덥다거나 춥지는 않았고, 때때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그를 즐겁게 했다. 그 덕분인지 마음도 저절로 풀려왔다.
그가 한 여학생을 발견한 것은 딱 그 시점이었다. 주변에 다른 사람이 없는 곳이었으니, 그녀의 모습이 더 잘 보였음은 분명했다. 그는 괜한 호기심이 생겨 그녀의 뒤로 저벅저벅 걸어갔다. 다른 학생이라면 벌써 저녁밥을 먹을 시간인데, 왜 저 여학생은 이곳에 있는걸까? 하는 생각이었다.
" 흐음.. "
그는 조용히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갑자기 말했다 삑사리라도 난다면 곤란해질 테니까.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곧 프란츠는 그녀도 알아차릴 만한 거리에 도달했다. 그는 먼저 말을 걸어볼까 하며 약간 고민하는 자세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