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황극판은 익명제입니다. 본인이나 타인의 익명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삼가주세요. 하지만, 자신의 위치(스레주/레스주) 등을 밝혀야 할 상황(잡담스레 등에서 자신을 향한 저격/비난성 레스에 대응할 시 등)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모두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냅시다. 말도 예쁘게해요, 우리 잘생쁜 참치들☆ :> ☞ 상황극판은 성적인/고어스러운 장면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약물과 범죄를 미화하는 설정 또한 삼가해주세요. 각 스레마다 이를 위반하지 않는 수위 관련 규범을 정하고 명시할 것을 권장합니다. ☞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결코 아닙니다. 바람직한 상판을 가꾸기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만 잡담스레에서의 저격이나, 다른 스레에서의 비난성 및 저격성 레스는 삼갑시다. 비난/비꼬기와 비판/지적은 다릅니다. ☞ 상황극판의 각 스레는 독립되어 있습니다. 특정 스레에서의 인연과 이야기는 해당 스레 내에서만 즐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잡담스레에서 타 스레를 언급하는 일도 삼가도록 합시다. 또한 각 스레마다 규칙 및 특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해당 스레의 이용자들에게 문의해주시고,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해주세요. ☞타 스레와의 교류 및 타 스레 인원의 난입 허용 여부(이건 허용한다면 0레스에 어디까지 괜찮은지 명시해둡시다)와, 스레에 작성된 어그로성 및 저격성 레스의 삭제 여부, 분쟁 조절 스레의 이용 여부에 대한 결정권은 각 스레의 스레주에게 있습니다.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 "분쟁 조절 스레"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처음 오신분은 어려워말고 잡담 주제글에 도움을 청해주세요! 각양각색의 스레들을 가볍게 둘러보는 것도 적응에 효과적입니다.
알렌 그레이엄은 오늘도 느린 발걸음으로 걸었다. 어느 순간부터 빠른 발걸음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느리게 걷기 시작한 뒤로부터 볼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늘었다. 그러나 빠르게 걷는 것보다 볼 수 있는 것은 많아졌다. 알렌이 느린 발걸음으로 걷자 그를 따르던 성기사 제미니는 알렌의 뒤를 성큼성큼 걸으며 따라왔다. 그는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섬세한 마음을 가진 성기사였다. 눈물도 많고 웃음도 많기에 알테이르로서는 가장 마음에 드는 성기사였지만 알렌으로서는 영 미덥지 않은 성기사였다.
"오늘은 어딜 가시려고 하심까." "그러게요. 오늘은 어디에 가보면 좋을까요."
가문을 집안 사람들에게 맡긴 것도 수년이 지났다. 지금은 알렌이 아니라 알테이르가 주도하는 기간이었다. 알렌은 지금도 알테이르에게 말을 걸었고 알테이르는 자신의 친우에게 답했다. 물론 그 사이에서 가끔 제미니가 소외되곤 했지만 그는 그답게 '아직 제가 서투른감다!'라며 웃어 넘겼다.
"제미니 씨." "예. 알테이르 님."
알렌은 문득 흔들리는 풀을 바라보았다. 지금 떠나는 길이 어쩐지 저 풀과 비슷해보여서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도 무섭진 않은 것이 이상했다. 오히려 두근거리는 마음에 더 기대가 되는 듯 느껴졌다.
"뒤를 부탁드립니다." "허어. 언제나 제 일 아니겠습니까."
제미니는 웃으며 제 가슴을 퉁퉁 두드렸다. 알렌은 다시 느린 발걸음으로 주위를 바라보았다. 앗, 철새가 날아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제 곧 겨울이 올 듯 싶었다. 겨울에 아름답게 피는 눈꽃이 보고싶다. 그렇게 발걸음을 결정하곤 알테이르는 기도를 올렸다.
하늘에서 땅으로, 공중에 떠올랐던 괴물의 몸체가 땅으로 떨어졌다. 망가진 시체를 짓밟고 화마를 뽑아내며 티르는 자신의 얼굴에 눌어붙은 피를 떼어냈다. 오늘과 같이 몬스터들이 늘어나는 기간에는 이상하게 몸이 근질거려서 창을 들고 뛰쳐나오곤 했다. 물론 안에서는 말이 많았지만 남편도 막을 수 없는 그녀였기에 결국 그녀의 행동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도 없었다. 자신의 애인과 결혼하기 위해 외모를 가꿨던 탓인지 윤기있는 검푸른 머리카락을 타고 땀이 한 방울 땅에 툭 하고 떨어졌다. 오랜만에 몸을 풀었더니 개운하다. 화마를 땅에 박아 지지대로 삼고는 그녀는 불어오는 바람을 느꼈다. 눈을 번뜩이며 다가오려는 몬스터들에게 슬쩍 화마에 기대어 손끝을 까닥거렸다. 한 마리가 질주하며 달려오는 그 순간에 티르는 들고 있던 돌을 던져 몬스터의 머리를 꿰뚫었다.
"우리 돌 던지기 놀이 할까? 내가 돌을 던지는 역할이고 너희가 표적이야."
몬스터들은 그런 그녀의 도발에 포효했지만 정작 다가가지는 못했다. 그녀의 발치에 있는 몬스터가 바로 그들의 대장이었다. 그런 대장이 죽었으니 그들로서는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지 그르렁거리기만 할 뿐. 덤비진 않았다.
"안 와?"
화마를 뽑아내고 그녀는 살짝 숨을 내뱉었다. 고혹적인 느낌이 있는 연붉은 입술을 타고 나온 숨은 화마를 폭주시켜 불타오르게 만들었다. 타오르는 불의 창을 들고 화염의 창사는 미소를 지었다. 오늘은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
호레이쇼는 주먹을 들어 거대한 마수의 머리통을 깨부쉈다. 원래의 세계와는 다른 이 세계는 이상하게 몸이 가볍고 힘이 넘치게 만드는 공기가 좋았다. 사사시노아라를 원래 세계에 데려다주겠단 일념 하나로 이 세계에 뛰어든 것도 어느덧 삼 년이 지났다. 제 세계로 돌아온 사사시노아라를 땅에 심어주고 돌아가는 길을 찾아 세계를 떠돌았지만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도 언젠가는 길을 찾을 수 있겠지.
"호레이쇼~ 나 이거 먹어도 돼?" "그거. 맛있는 거냐?"
호레이쇼가 마계에서 사귄 새로운 친구. 꿈의 몽마 에플리아는 맛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 말에 호레이쇼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에플리아는 마수의 심장을 꺼내어 그 피를 햝고는 단숨에 입에 넣어 씹었다. 잠시 친구의 식사를 기다리며 호레이쇼는 열매를 꺼내어 우걱 씹었다. 과육이 가득 있는 이 음식은 사사시노아라가 이별 선물로 가득 맺어준 열매였다. 하나만 먹어도 몇일은 배가 고프지 않을 정도로 영양분이 넘치는 열매였기에 호레이쇼는 퍽 열매가 맘에 들었다.
- 그대를 남작의 작위에 봉한다.
언제는 기사에 봉한다던 목소리가 이번에는 남작에 봉한다는 말을 전해왔다. 호레이쇼의 몸에 힘이 넘치는 것이 아마 또 강해진 듯 싶었다. 이 세계에서는 싸워서 이기면 더욱 강해진다. 그러니 긴 생각 없이 싸우기만 하면 됐으니 족했다. 호레이쇼는 날개를 펼쳤다. 더 강한 적을 찾고, 더 멋진 것을 찾아 친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그는 돌아가는 길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