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내 권 주가 서하를 감싸는 철판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것을 모두에게 옮겼고 그 철판은 멋지게 AE 소총의 공격을 방어해주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철판은 서하의 익스파 능력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단순하게 전송되는 것 뿐이었으니까. 그리고 그것은 별개로 서하에게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
무차별적으로 발사되던 AE 소총의 하얀 광선이 서하에게 제대로 명중했다. 큰 비명소리와 함께 서하가 몸을 움찔하면서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이어 정말로 고통스러운지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하고 기침을 내뱉으면서 그는 몸을 떨기 시작했다. 안티 익스파. 익스파를 발산하는 익스퍼에게 있어서 그것은 천적이나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털썩 쓰러지거나 하는 일은 없었지만, 그는 숨을 거칠게 내뱉으며, 몸을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한편 그와는 별개로, 텔레포트로 날아가던 메이비는 AE 소총을 잡는데 성공했다. 다행히도 폭격 공격은 어떻게든 멈추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안심할 순 없었다. 말 그대로 서하가 손가락을 퉁기기만 해도 그것은 다시 서하에게로 돌아올 물건이었으니까.
"서하 씨! 괜찮아요?!"
철판 뒤에서 몸을 막고 숨고 있던 하윤이 서하를 바라보면서 크게 외쳤다. 하지만 그럼에도 테이저건을 내려놓지 않았다. 그야, 지금의 서하는 지배당한 상태였으니까. 그런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서하는 피식 웃어보였다.
"....정말로 귀찮게 이런 일이... AE 소총에 맞아서...조금 희미해졌지만... 그래도 얼마나 버틸지..이거... ....결국..이렇게... 뭐가 동료냐..뭐가... 결국 아무런 저항도 못하는데..."
"서하 씨...?"
"...부탁이야... 아롱범 팀. 끝장을 내 줘. ...제압당한다고 하더라도...나는...나는... 아마도...또 다시... 그러니까...차라리 여기서 해방시켜 줘... 사살해 줘...부탁이야..."
"........"
"...빨리..."
AE소총에 명중해서 잠시나마, 아주 잠시나마 지배가 풀린 것일까. 그의 오른쪽 눈은 다시 원래의 색으로 돌아와있었다. 문양도 살짝 희미하게 흔들리고 있느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다시 붉게 물들어버리려 하고 있었다.
"...큭...! 으아아아!!"
이어 그는 정말로 고통스러운지 자신의 오른쪽 눈을 오른손으로 감싸고 괴로워하기 시작했다. 이어 그는 왼손으로 손가락을 퉁겼다. 그러자 하윤의 손바닥 위에 그의 핸드폰이 전송되었다.
"...이, 이건...."
"......오늘 있었던 이야기, 그리고... 그때 들었던 이야기... 그리고... 우리들이 아는 모든 이야기..그것을...그 안에... 나를....나를..끝장내고..그 이야기를 퍼뜨려줘... ....그것만으로도...그것만으로도... 빨리..! 또 다시 지배가 시작되면....내 능력으로...나는..."
"쓸데없는 짓을... 무슨 짓을 한다고 해도 네가 나에게서 풀려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거냐? 복종해라. 복종해라...복종해라...!!"
".......큭...!"
//서하를 사살하는 것도, 혹은 서하에게 말을 거는 것도, 혹은 다른 행동을 취하는 것도 전부 자유입니다. 반응레스를 부탁하겠습니다. 10시 50분까지 레스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다리에 찌릿, 하고 올라오는 격통을 무시하며 표정을 구겼다. 다행히 권주씨가 철판을 뺏어와서 맞지 않아 다행이지. 서하의 고통에 찬 비명소리에 그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그가 내뱉는 목소리에 모니터를 쳐다보며 두 눈을 떴다. 확실히 살기로 가득 찬 눈동자가 보였다. 윗대가리, 약육강식, 노답. 저게 내 미래가 될 뻔 했다니. 소름이 돋다 못해 두렵다. 그야 그럴것이, 저 남자는 천적이니까.
"거기, 아저씨. 사람은 장난감 다루듯이 다뤄봤자 좋을 것이 없더군. 폐기처분 할 사람을 폐기해도 좋을것도 없었어."
그는 철판을 거두고 비틀대는 서하를 향해 걸어갔다. 권총을 손에 쥔 상태였고, 그는 말 없이 서하를 걷어차려 하며 그의 머리에 총구를 겨눴다.
"그런데 더 엿같은게 뭔지 알아?"
그의 두 눈이 형형하게 빛을 발한건 또 오랜만이었다. 아버지의 교육에서 벗어난 이후론 보이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지배자는 그걸 몰라."
그는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총알이 단 하나도 없는 권총은 틱틱대는 소리를 내는 대신 서하를 향해 결계를 치려 하고 있었다.
팀원이잖아. 같은 팀원을 어떻게 해치겠어. 그 누가 트라우마로 남을 일을 편히 하겠냐고. 정말 저 익스파만 아니었으면. 짜증스레 소리치곤 관자놀이를 짚는다. 시간은 촉박한데 어떻게 해야할진 모르고. 말로써 버틴다면 좋겠지만 그렇게 막힐 거면 진작 막혔겠지. 복잡한 생각을 어떻게든 정리하다 메이비의 행동에 다급하듯 걸음을 옮긴다. 이어지 로제의 오버익스파에 멈짓한다. 안도한듯 숨을 내쉬다간 얼굴을 매만진다. 이걸로 버틸 수 있을까. 발을 동동 구르다 걱정스레 서하를 바라본다. 차마 아파하는 모습을 볼 수 없어 꾹 눈을 감는다.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건넨다.
서하의 말을 끝까지 듣고 있었다. 눈앞이 어질어질하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귀울림이 또다시 커지고 있었다. 서하의 모습으로 누군가가 오버랩되고 있던것은... 절대 환상 같은것이 아니였다. "잘도 그런 말을 쉽게 올리고 있군요... 들어줄 생각도, 가치도 없습니다."
턱 밑으로 흐르는 식은땀을 훔쳐내었다. 서하에게 화가 난듯 목소리를 높혔다.
"저, 그딴 부탁을 들어줄 만큼 좋은 사람 못 됩니다. 서하씨, 진심으로 당신 목숨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로 인해 상처 받고 괴로워할 사람들은 생각 못합니까?! "
분노를 터트리듯이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이내 고통에 몸부림치는 서하에 입을 닥쳐버린다. 누구에게 화를 내고있는 걸까. 서하? 아니면 저 간부? ...아니면 나? 눈을 뽑아줄 것도, 그렇다고 고통에서 시켜줄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게다가... 결국 저에게 하는 비난이나 마찬가지 였었다. 나는 아무것도 못 바꾸는 주제에, 좋은대로 말하고 있었다.
AE 소총 공격이 또 다시 서하를 한번 덮쳤다. 그에 서하는 몸을 움찔하면서 피를 작게 토했다. 그것은 역시 익스퍼에게 있어서 엄청난 천적인 무기인 것일까. 잡아둘 수밖에 없다고 하는 메이비의 표정은 그리 좋지 못했다. 이어 로제가 움직였고, 로제는 서하를 걷어찼다. 그리고 서하는 그대로 그 자리에 쓰러졌다. 이내 머리에 총구를 갖다대고 방아쇠를 당겼지만, 총알이 발사되는 일은 없었다. 이내, 그의 오버 익스파가 발동했고, 서하를 확실하게 잡았다. 이어 월하와 권주가 서하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 둘의 목소리는 필사적이면서도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였다.
그런 목소리들을 들으면서 민표는 가찮다는 듯이 피식 웃어보였다.
"아랫것들이 무슨 생각을 한다고 한들...알바라고 생각하나? 결국 아랫것들은 아랫것들. 내 밑에 있는 이를 내가 어떻게 다루더라도 내 맘인거고, 잔챙이들이 아무리 말을 해도 잔챙이일 뿐이지. 너희가 그렇게 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나? 복종의 낙인을 너무 우습게 보는 것 같은데... 그렇게 한다고 한들, 서하 군의 목숨이 붙어있는 한 무슨 짓을 하더라도..."
".....닥치세요."
이어 하윤의 목소리가 그의 목소리를 중간에 끊었다. 그리고 이어 하윤은 정말로 분한 표정으로 민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당신은, 언제나 그렇게 사람을 희생시키고.... 그렇게 안전한 곳에서 바라보기만 하고... 정말로 비겁한 사람이에요. 사람은 당신의 욕심이나 욕망을 위해서 희생당하고 희생해야하는 존재가 아니에요! 당신이 원하는대로 움직이는 체스판이 아니에요!"
이어 하윤은 고개를 내려 서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방금 전 월하와 권 주가 그랬던 것처럼 그녀 역시 큰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저를 지키기 위해서, 아롱범 팀을 배신하지 않기 위해서 배신을 택했잖아요! 당신에게 명령을 내린 저 사람을 배신했잖아요! 그렇다면...끝까지 책임지란 말이에요! 끝까지 책임지고 당산이 동료로 여기는 우리들을 위해서 힘내란 말이에요! 평소에는...평소에는 어떻게든 일을 빠지려고, 땡땡이치려고 별의별 짓을 다 하면서 왜 지금은 그런 일을 못하는 건데요! 평소의 땡땡이 정신으로, 지금 그 명령도 무시하고 땡땡이치란 말이에요!! 서하 씨! 당신의 의지는 그것밖에 없어요?! 고작 그런 명령을 들을 거예요?! 그럴 거면 평소에 일이나 잘 하던지..!! 이런 일이나 꾸미고...지금은 이렇게 되버리고...! 당신이 지키고 싶었던 우리들을 봐서라도...힘내요!!"
"큭....크으윽...."
결계 속에서 서하가 괴로워하는 목소리가 들리웠다. 그리고 이내 서하는 크게 괴성을 지르면서, 오른손을 움직여서 오른쪽 눈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그것을 꼬옥 집는 듯 하다가 있는 힘껏 집어던졌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그대로 털썩 쓰러져버렸다. 주변을 감싸고 있는 논 이스케이프가 사라져버리고, 방금 그가 집어던진 곳에는 붉게 빛나고 있는 별모양의 문양이 검은 빛을 내면서 떠올라 있었다.
"저건...."
"......! 그, 그럴리가...!"
이어 하윤은 자신의 익스퍼를 이용해서 그 문양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테이저건을 들었다. 그리고 그 문양을 향해서 쏘았다. 그리고 이야기했다.
"문양이에요. SS급 익스파를 분출하면서 서하 씨를 감싸고 있던 그거에요. 파괴해버려요! 모두들...!!"
"자..잠깐..! 기다려...! 이럴 리가...!"
정말로 당황했는지 민표의 목소리는 살짝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하윤은 그 말을 듣지 않았다. 계속해서 그 문양을 향해서 테이저건을 발사하고 발사하고 또 발사하기 시작했다.
//두 분의 반응도 살렸습니다. 반응 레스 부탁합니다! 11시 40분까지 받겠습니다. 이거...느낌이..새벽 1시까지는 해야 할 것 같은데...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