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사건이 어떻게든 종료되었고 월드 리크레이터의 힘이 깃든 큐브는 하윤이 꼬옥 집었다. 절대로 잃어버리지 않게, 확실하게 입고 있는 제복의 주머니 속에 집어넣고 주머니도 확실하게 잠근 후에, 하윤은 우선 밖으로 향했다. 그리고 다른 아롱범 팀 멤버들도 연구실 밖으로 향했다. 다시 한번 엘리베이터로 올라가는 도중, 붉은색 레이져가 모두를 비췄다. 그것은 모두의 몸에 남아있을 익스파의 흔적을 지우는 것이었다. 물론 그것도 S급 수준이었지만...
아무튼 모두가 밖으로 나오자 갑자기 어딘가에서 프로펠러 소리가 들리고 있엇다. 이어 하윤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자 거기에는 모니터가 달려있는, 드론이 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아까부터 계속 말이 없던 서하가 순간 움찔하는 모습을 보였다.
"....저건...!"
"서하 씨? 왜 그러세요?"
그런 그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하윤은 고개를 갸웃했다. 동시에 모니터에 화면이 들어왔다. 거기엔 어림잡아도 중노년으로 보이는 사내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턱수염이 상당히 인상적이고 권위적인 눈빛이 참으로 인상적인 그 사내의 모습에 서하는 순간 뒷걸음질을 쳤다. 이어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모니터에 담겨있는 사내는 피식 웃는 모습을 보였다. 이내 아롱범 팀 모두에게 스피커를 통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아. 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 처음 뵙겠네. 익스레이버 아롱범 팀. 물론 처음이 아닌 이도 있지만 말이야. 크큭... 일단은 소개를 하도록 하지. '익스퍼 보안 유지부' 소속 간부를 맡고 있는 '장민표'라고 하네. 용건은 별거 아니네. 자네들이 가지고 있는 물건. 그것을 넘겨주지 않겠나? 월드 리크리에이터. 그것은 본시 우리의..아니, 내 것이라서 말이지. 가능하면, 거기에 있는 자네도 좀 따라와줬으면 하는군."
자신을 민표라고 소개한 그의 시선은 정확하게 하윤에게로 향했다. 그에 서하는 크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모니터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왜, 왜 당신이 여기에...?"
"왜라고 했나? 배신자. 자네가 나에게서 거리가 멀어지면 안전할 거라고 생각했나? 어차피 자네는 모든 것을 다 말한 것 같으니까 이쪽도 숨기지 않고 말하도록 하지. 자네의 눈에 심어놓은 표식은 말이야. 자네를 지배하는 복종의 표식. 복종을 한 이가 어디서 뭘하는지 확인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나? 간단하게 말하자면 표식이 남아있는 한 난 마음만 먹으면 자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무엇을 보고 있는지도 다 알 수 있네. 자네가 한 연설. 자네가 한 행동, 자네가 짠 계획. 다 잘 들었네. 크크큭... 그래봐야 소용없는 것이었지만 말이야. 애초에 자네에게 월드 리크리에이터를 회수하라고 지시를 내려놓았는데, 내가 성류시에 안 내려왔을 거라고 생각하나? 물론 거기까지 가는 것은 번거롭기에 드론을 보냈지만 말이야. 아아. 이야기가 길었군."
이어 그는 아롱범 팀을 바라보면서 피식 웃어보였다.
"그럼...넘겨주지 않겠나? 경찰이면 자고로 잃어버린 물건은 원주인에게 돌려줘야 하지 않겠나? 크큭..."
메이비가 드론에 나이프를 던지고, 서하를 기절시키려고 공격해왔지만, 드론은 정말로 가볍게 회피해버리고, 서하의 팔은 정말로 빠르게 움직여서 메이비의 공격을 가드하면서 받아쳐냈다. 그 움직임에 서하는 자신도 크게 당황했고 순간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내, 내가..움직인 것이..."
"...크큭...뭘 그리 놀라나? 자네의 몸은 내가 마음만 먹으면 마음대로 지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잊었나? 서하 군? 그리고 어떤 이에게서 뺏었다니. ...무슨 소릴 하는 건가? 자네는? 그건 처음부터 내것이었네. ...자네들의 말을 들어보니까 대충 무슨 일이 있었는진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아서 이야기하도록 하지. 그 여자도, 그 실험체도 처음부터 내 지시로 만들어진 이니까 당연히 내것이 아니겠나. 그리고 그 딸인 그 여경도 당연히 나의 것이지. 당장 나오라고? 내가 왜 자네를 상대하기 위해서 거기까지 가야 하나? 자네는 으르렁거리는 개를 직접 상대하나?"
전혀 상대할 마음이 없다는 듯이 피식 웃으면서 민표는 두 어깨를 으쓱하는 모습을 모니터로 비쳤다. 이어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서하는 아랫입술을 윗입술로 꽉 깨물었다. 아주 살짝 붉은색 핏방울이 그의 입술에 맺히고 땅에 뚝 떨어졌다. 이어 그는 작게 중얼거리는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모두들... 지금부터 무슨 일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당황하지 마세요. ...그저 경찰로서, 경찰로서 일을 해결해주세요. .....가능하면....사살도 좋으니까..."
"...서하 씨.. 무슨 이야기를...?"
"...나는 아마도...."
서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아래로 푹 숙였다. 그리고 그 상태로 작게 중얼거리듯이 이야기했다.
"...어차피 이렇게 될 것은 알고 있었으니까. ...귀찮긴 하지만, 피하고 싶었지만 피할 수 없었으니까. 아예 처음부터 전부 감시받고 있을 거라고는.....하하...정말...바보같아.. 정말로... ...모두들. ...절대로, 지지 마세요. ...어떻게든 살아남고, 어떻게든 살아남아서.... 지금 있었던 일들을 모두, 모두 퍼뜨려주세요. ...그것으로 충분하니까."
"자네는 혼자서 뭘 그리 중얼거리나? 자네는 늘 그랬지. 처음부터 말을 잘 들으면 얼마나 좋아. 말을 잘 듣는 개는 쓰다듬어줄 수라도 있지. ....반항적인 개는 아무 쓸모도 없네. 서하 군. 자...그럼 움직이도록 하게나."
이어 모니터로 비치는 민표가 손가락을 가볍게 퉁겼다. 그와 동시에 서하가 두 손으로 머리를 쥐어잡고, 크게 비명을 질렀다. 이어 그는 한쪽 무릎을 꿇었고, 정말로 고통스러운지 마구마구 몸을 흔들면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때문에 눈에 있는 붉은색 컬러렌즈는 땅에 떨어졌다. 이내 보이는 것은 오른쪽 눈이 붉게 물들어있고, 별 모양 문양이 정말로 징그럽게 붉은 핏처럼 타오르고 있는 서하의 모습이었다.
"......."
"서, 서하 씨?"
"아. 참고로 말해두겠네. 나는 SS급 익스퍼이고, 내 능력이 남을 지배할 수 있는 그런 것이라는 것은 자네들도..뭐 들어서 알고 있겠지? 하지만 내 오버 익스파는 말일세. ...내 명령을 강제가 아니라 자발적인 자신의 마음으로 따르게 하는 그런 힘이네. ...간단하게 강제로 말을 잘 듣는 개로 만들어버리는 거지. 그것도 진심으로 충성을 다하는 그런 개로 말일세."
"........"
이어 서하가 손가락을 가볍게 퉁겼다. 그러자 주변에 논 이스케이프 존이 펼쳐졌다. 간단하게 아무도 도망칠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민표는 피식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자. 서하 군. 저들을 전부 없애버리게나. 자네의 목숨이 다하도록 말이야."
"알겠습니다. ...요원의 이름을 걸고..."
그것은 평소의 나른한 목소리의 서하가 아니었다. 상당히 진지하고 무게감이 있는 목소리였다. 이어 그는 손가락을 가볍게 퉁겼고 오른손에 AE 소총을 전송시켰고 그것을 들었다. 이어 조용히 입을 열어 이야기했다.
"마킹은 상관없긴 하지만... 지금 논 이스케이프 존이 펼쳐진 상태에요. 이대로는...."
논 이스케이프 존. 그 누구도 탈출 할 수 없는 공간 안에서 어딘가로 텔레포트를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말 그대로 그것은 아주 커다란 링에 가까운 무언가였다. 이어 서하는 아롱범 팀을 바라보면서 전투 태세를 갖췄다. 오른손에는 AE 소총, 왼쪽 허리춤에는 테이저 건을 확실하게 찬 후에, 그는 왼손을 가볍게 퉁겼다. 그러자, 메이비의 위쪽에서 커다란 철판이 여러개 연속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어 그는 계속해서 손가락을 퉁겼다. 나이프가 꽂힌 곳마다 전부 철판을 낙하시키면서 딱 하나만을 남겨두었다.
그리고 AE 소총의 총구를 비어있는 딱 한 곳으로만 향한 후에, 그는 왼손으로 테이저 건을 뽑아들었다. 그리고 낙하하는 철판과 함께 메이비가 있는 곳을 향해서 하얀색 광선읇 발사했다. 말 그대로 메이비의 입장에선 위에서는 철판이 떨어지고 있고, 앞에서는 테이저 건 공격이 날아오는 상황이었다.
"이, 일단 모두들 어떻게든 버텨주세요! 서하 씨의 상황을 제 오버 익스파로 확인해볼게요! 어쩌면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고요! 그리고...이건 만약의 경우지만... 경찰로서 서하 씨를 제압하는 것도 고려해주세요! 서하 씨의 의지가 아니라고는 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까요!"
정말로 괴롭다는 듯이 하윤은 모두에게 그렇게 요청했고, 우선 몸을 여기저기로 움직이면서 테이저 건으로 견재를 하면서 서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는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오버 익스파를 사용하고 있다는 증표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민표는 피식 웃으며서 말했다.
"무의미한 짓을 해서 무슨 의미가 있지? 자네들이 무슨 짓을 한다고 해도 이 상황은 바뀌지 않아. 크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