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비는 엘리베이터를 통해서 밖으로 나갔고 밖의 환풍기를 찾아보았다. 그것은 신혜의 모습이 비추던 모니터의 바로 근처 벽에 달려있었다. 하지만 평범하게 올라가기에는 너무 높은 높이였다. 의자를 가져와서 대지 않는한, 올라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리고 폐허인 연구소 건물에는 그 어디에도 발을 딛고 올라갈 곳이 보이지 않았다. 일단 눈으로 보이는 높이로만 따지자면 환풍기의 뚜껑은 단단히 벽에 붙어있는 것처럼 보였고 상당히 녹이 슬어있었으며, 그 근방에는 거미줄이 여럿 쳐져있었다. 한편 영혼 상태로 환풍기 통로를 지나가던 월하의 눈에 보이는 것은 중간을 가로막고 있는 단단한 철창이었다. 녹슬어있긴 하지만, 단단하게 붙어있는 철창은 공기 이외에는 그 누구도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상당히 촘촘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근방은 먼지와 거미줄로 가득했다. 청소를 하지 않은 것일까. 확실한 것은 그 철창이 있는 한 누군가가 그 안으로 지나다니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보였다.
[지은]
지은은 복도를 천천히 둘러보았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었다. 어디에도 파손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고, 어디에도 인위적으로 들어온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로제, 타미엘]
로제가 자료를 읽는 도중, 타미엘이 자료실 안으로 들어왔다. 한편, 로제가 읽고 있는 서적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있었다. 상당히 내용이 길었지만 중요한 부분만을 잘라내서 보자면 이런 느낌이었다.
[SSS급 익스퍼, 유리를 찾기 위해서 그 사람은, 데이터베이스라는 것을 만들었다. 거기에 모든 익스퍼가 등록을 해야만 했으니, SSS급 익스퍼인 유리가 등록을 하면 그것을 토대로 잡아낼 생각이었다. 유리가 희생당하고, 더 이상 그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가 사라지긴 했지만, 세계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익스퍼를 계속 관리해야만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그 사람은 그것을 받아들였다. 익스퍼 보안 유지부. 그것은 익스퍼가 밖으로 세여나가지 않도록, 익스퍼가 아닌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관리를 하는 일종의 비밀 기관이다. 그 안에 소속되어있는 요원들은 간이 리크리에이터로 간단하게 사람들의 기억을 조작해서 바꿀 수 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볼 수 있는 권한이 있으며, 엑세스를 하는 것으로, 등록된 익스퍼의 랭크나 능력, 주소지를 볼 수 있다. 그 사람의 밑에 있는 이들의 경우, 그 사람의 익스퍼 능력으로 인해서, 몸의 어딘가에 붉은색 별표 문양이 세기게 된다. 그것이 어디인지는 그 사람의 자유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그 문양이 있는 이는 그 사람의 아래에서 일하고 있는 요원이라고 할 수 있다.
덧붙여서 그 사람의 현재 목표는 이 성류시에서 내가 빼돌린 월드 리크리에이터를 되찾는 것이다. 정보에 의하면, 요원 하나를 파견했다고 하는데... 그 요원이 어디의 누구인진 알 수 없다. 하지만, 반드시 그 요원을 잡아낼 생각이다. 그렇기 위해서, 나는 장치를 해두었다. 만약에 이곳에 침입자가 들어오면, 나는 그 장치를 이용해서 그 요원이 월드 리크리에이터가 있는 방으로 쉽사리 들어올 수 없게 만들 뿐만이 아니라, 문에 설치해둔 철창 시스템으로 시간을 끌어서, 그 요원을 잡아낼 생각이다. 물론 그 요원은 유리의 딸을 찾는 것이 목적이라고 듣긴 했지만...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이다.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으니까. 확실한 것은, 나는 그 자를 잡아내고 그 자를 직접 내 손으로 처단하고 싶다. 그것만이 내가 유리에게 저지른 죄값을 치루는 방법일테니까. 장치는 완벽하다. 투시 능력이라도 가지지 않는 한, 절대로 이 장치를 뚫고 나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이외의 더 중요해보이는 자료는 없어보인다. 물론 더 조사를 하고 싶다면 해도 상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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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리크리에이터를 찾는 것이 목표이고. 그리고 장치를 이용해서(아마도 밖에 있던 이들이 말하던 벽이 그것이었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를 잡아내는 것이 목표다. 라는 것일까요.
자료실에서 투시 능력이 없이는 못 빠져나간다는 말을 듣고는 그렇지만 뚫렸지요. 라고 생각하고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어쨌거나. 이 많은 자료들을 전부 조사할 순 없을 것 같으니. 적당히 마무리하고는.. 뭐. 미궁을 빠져나가는 방법처럼 손을 대고 빠져나가기라도 했나요? 란 생각도 들기는 했습니다..
일단 붉은 별 문양이 있는 이가 있다면 그건 요원이라는 것일 텐데. 화장이나 렌즈 다 빼라 하거나 혓바ㄷ.. 음. 이건 너무했나요..?까지 뒤져야 하나요. 란 생각을 하고는 한숨지었습니다.
메인 연구실도 한번 둘러봐야 할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해제되는 곳이 그 곳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침실도 있었고.. 화장실도 있었고..
두 사람은 나란히 화장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보이는 것은 파란색 타일이 돋보이는 말 그대로 가정집에 있는 작은 화장실이었다. 변기도 있었으며, 세면대도 존재했고, 치약이나 칫솔도 존재하고 있었다. 수건도 걸려있었고 거울도 있었다. 물론 저 편에는 긴 샤워기와 욕조도 보이고 있었다. 특이한 것은, 바닥의 타일은 물로 젖어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변기에 설치되어있는 비데 플러그가 콘센트에서 빠져있었다. 그리고 이상한 점은, 그 콘센트 부분도 젖어있었다는 점이었다. 아주 살짝 탄 냄새가 나는 것은 절대로 기분 탓이 아니었다.
누가 이곳에서 샤워라도 한 것일까? 그렇다고 한다면, 대체 이 탄 냄새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것은 도저히 알래야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꽤 방음이 잘 되는지, 안에서의 소리가 바깥으로 새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타미엘]
메인 연구실로 향한 타미엘의 눈에 보이는 것은 한숨을 내쉬고 있는 신혜의 모습이었다. 그 옆에는 박한민과 김한민이 나란히 서 있었고 그녀를 위로하고 있었다.
"...대체...어떻게 이런 일이.."
"진정하게나. 일단 침착해야지. 경찰이 조사를 하고 있지 않나."
"그래요. 누님. 일단 진정하세요."
"진정할 수 있을리 없잖아! 애초에 카드키는 내가 가지고 있는 이 1개밖에 없고, 복제가 불가능한데... 어떻게, 그 문을 연 거야? 이건 말도 안돼. 말도 안돼. 과학적으로 있을 수 없어."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다는 듯이 신혜는 계속해서 중얼거리고 있었다. 일단 정보를 얻고 싶다면 말을 걸어보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침실 안은 말 그대로 커다란 침대 하나가 놓여있는...말 그대로 침실이라는 느낌이었다. 특별히 눈에 보이는 무언가는 없었다. 말 그대로 잠을 자기 위한 공간이었으니까. 침대 옆에는 불이 꺼져있는 전기 스탠드가 놓여있었고, 핸드폰 충전기가 꽂혀있는 콘센트가 있었으며, 그 근처에는 서랍장이 놓여있었다. 그 서랍장 위에는 무언가 글이 써져있는 메모장이 놓여있었다. 그 메모장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있었다.
[아마도 내 예상이 맞다면, 그들 중에 요원이 섞여있을 가능성이 크다. 절대로 놓치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그러기 위해서 나는 그들을 이곳으로 불러들였다. 확실하게 잡아내기 위해서... 절대로 그 작자가 원하는대로 하게 두진 않을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욕실로 들어서서 이곳저곳 살펴본다. 바닥의 타일이 물로 젖어있다,라. 무릎을 꿇고 물을 자세히 본다. 그대로 고개를 들어 플러그가 빠진 콘센트를 확인했다. 저건 또 뭐야. 수상한 느낌이 들어 혀를 찬다. 조사의 필요가 있겠다싶어서 자세히 들여다봤다. 콘센트가 빠져있고 젖어있다. 그리고 탄 냄새도 나는데 누전 사고가 있었던 걸까? 분명 아까 서하 선배님이 화장실에 오셨었지.
"언니..?" 고개를 갸웃갸웃거리면서 호칭을 불러보며 말을 걸어보려고 합니다. 한민한민 연구원들에게도 시선을 흘깃 주기는 했지만 신혜씨를 바라보면서 몇 가지 물어보려고 합니다.
"음..여기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게 신혜 언니였던가요?" 그러면 신혜 언니라면 그 곳에 들어와서 훔쳐가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 같나요? 라고 물어보려 합니다. 그리고 카드를 복제는 안 된다고 하셨는데. 그 원본을 계속 손에 쥐고 있지 않았다면 그 키가 왔다갔다를 했을 가능성은 없었으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