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응, 미안. 조금 멍청한 질문이였네. 하하. 너는 멀쩡히 살아있는데. 뭐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불가능하다, 였지만. 도중에 힘이 빠져서 기절 직전에 손이 풀려버릴걸? 혀를 깨물어 죽는 방법은? 드라마에서 많이 나오긴 하는데 생각외로 죽기까지는 못해. 인간의 생명력은 쓸데없이 질기니까.
그래, 그럼 다른 방식을 생각해보자고. 가령 그라목손을 마셔버린다던가. 그런가, 요즘은 안 파는구나... 나는 칼로 목을 째버리는 방법을 제일 추천하긴 하지만. 경동맥을 자르면 뇌로 가는 피가 바로 끊겨서 고통이 길지 않게 바로 죽을 수 있거든. 딱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아, 너는 이미 실패했었나?
오늘도 다사다난한 하루였다. 지은은 한숨을 쉬었다. 어째 경찰이 되고 나서부터 굉장한 일에 휘말린 느낌이다. 물론 자신이 경찰이라서 싫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었지만 사회 초년생에 가까운 지은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일이었다.
“으... 어떻게 된 일일까...”
터덜터덜 길을 걷다가 합류한 서하 선배님을 보았다.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했다.
“잘 풀린다 싶더니 이렇게 꼬이네요.”
너무 많은 사실이 밝혀졌다. 하윤 선배님 어머니의 정체도, 정부가 해온 실험도, 그리고 다시 조명된 비밀요원의 존재도. 갑작스럽게 다가왔다. 분명 하윤 선배님도 심란하실 거야, 그리고 정부가 그런 실험을 하다니. 내가 하는 일이 맞는 걸까? 비밀 요원은 누구지? 동료를 의심하기는 싫은데. 의심. 이제는 지긋지긋한 일이다. 너무 많은 의문이 머리를 꽉 매웠다. 지은은 한숨을 쉬고 다시 서하를 보았다.
“선배님은 이번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너무 복잡해요!”
딱히 어느 하나를 콕 집어 물은 것이 아니었다. 혼자 고민하고 있기에는 너무 혼란스러웠다. 지은은 투덜거림에 가까운 한탄을 했다.
으응, 미안. 조금 멍청한 질문이였네. 하하. 너는 멀쩡히 살아있는데. 뭐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불가능하다, 였지만. 도중에 힘이 빠져서 기절 직전에 손이 풀려버릴걸? 혀를 깨물어 죽는 방법은? 드라마나 영화 많이 나오긴 하는데 생각외로 죽기까지는 못해. 인간의 생명력은 쓸데없이 질기니까.
그래, 그럼 다른 방식을 생각해보자고. 가령 그라목손을 마셔버린다던가. 그런가, 요즘은 안 파는구나... 나는 칼로 목을 째버리는 방법을 제일 추천하긴 하지만. 경동맥을 자르면 뇌로 가는 피가 끊겨서 몇 분 안되서 바로 죽을 수 있거든. 딱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아, 너는 이미 실패했었나?
여러모로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알고 싶지 않은 사실도 알아버렸다. 왜 하필... 왜 하필 이렇게 되는 건데. 정말로 하늘이라는 것이 보통 원망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내가 들은 정보가 거짓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렇다고 한다면...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들은 이야기에 따르자면, 그 사람이 말한 그 지시자는... 나의 상사인 그 사람이다. 틀림없다. 정말..과거부터 얼마나 해먹은 거야. 그 사람. 해도해도 너무하는 수준이잖아.
괜히 머리가 복잡해지는 것이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세게 긁적였다. 왜.. 왜 이렇게 일이 되는건데. 대체 왜..! 답답하기 그지 없어서 한숨을 내쉬는 도중, 지은 씨가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이내 지은 시는 나를 바라보며 인사를 했다.
"...네. 뭐, 그렇네요. ....정말.. 이렇게 일이 귀찮게 되는 것은 질색인데."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내 입장에서도 일은 상당히 귀찮게 되었으니까. 나는 대체 어떤 선택을 하면 좋을지 보통 답답한 것이 아니엇다. 그런 와중에 나에게 오는 질문은 나를 더 심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것을 굳이 표현하지 않았다. 그저 평소처럼, 나른한 느낌의 목소리를 내면서 지은 씨의 말에 대답했다. 그것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귀찮지 않은 방법이었으니까.
"....뭐, 그만큼 많이 얽혀있다는 거겠죠. ...일단 심플하게 생각해요. 심플하게. ...귀찮게 뭘 복잡하게 생각해요. 비인도적인 실험이 있었고 그 차유리라는 사람은 희생되었다. 그리고..하윤이를 지켜야 한다. ...그리고 우리들은 연구원 2명을 만나서 여기로 데려와야만 한다. ...간단하잖아요."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나는 손가락을 퉁겨서 내 손에 커피를 하나 전송했다. 역시 심란할 때는 커피를 마시는 것이 최고니까. 이어 지은 씨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938 일단 제가 이해한게 맞다면 익스퍼를 만들기 위한 실험에 두 자매가 이용되었고, 비인간적인 대우에 반발한 경비원이 둘을 데리고 도망. 그 후 자매 중 하나를 협박하기 위해서 딸(하윤이)를 죽이려다 자매 중 하나가 죽는 결과가 나왔습니당. 그리고 되돌아와서 언니(...)는 기계를 받기 위한 조건으로 하윤을 보호하고 자신의 동료 연구원 2명을 데려와달라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