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은 투명화를 풀고 한숨을 쉬었다. 어차피 예상한 일이기는 했지만 혹시 모를 희망이 있었는데. 어찌되었든 서하 선배님 덕에 살았다. 지은은 메이비의 텔레포트를 타고 연기 밖으로 나왔다. 미리 표식을 받아두길 잘했다. 지은은 탁 트인 시야에 감사하며 메이비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감사의 의미였다.
"감사합니다."
메이비 선배님 아니었으면 지금쯤 저 곳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을지도... 안 좋은 상상이 들어 어색하게 웃어보인다.
정확히 독기만 사라지고 금속독은 그대로다. 한발에 하나의 익스파만 없앨 수 있다면 여러개의 익스파를 주위에 두르면 사실상 적의 공격을 무효화 시킬 수 있지 않을까? 내 몸에 독액을 바른다던지 독가스를 살포한다던지. 물론 다른 이들도 비슷한 방법으로 총알을 낭비시킬 수 있겠지. 총알은 유한하다. 총알이 다 떨어지면 우리가 이긴다. 물론 내 가설이 맞을 때 이야기지만...그럴듯 하지만 실패시 위험이 너무 커. 일단 서하를 믿고 후퇴하는 수 밖에...
괜히 기운만 빠진 느낌이야. 익스퍼를 무력화 시키고 익스파로 생성된 것 마저 지워버린다. 저 소총, 범인을 제압할 때 있었으면 정말 편했겠군. 그건 동시에, 한번 뿐이지만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방어벽을 만드는 것은 포기했지만... 저 총탄에 금속 조각을 명중시킨다면 무력화는 가능할 것이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지현 선배의 능력이라면...
모두가 연막 밖으로 이동하는 것을 바라보며, 그리고 자신의 몸에 결계가 쳐져있는 것을 확인하며 서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고, 자신의 손에 쥐어진 테이저건을 떨어뜨리지 않게 제대로 쥐엇다. 그리고 모두와는 반대로 앞으로 달려나갔다. 앞에서 A.E 탄알이 날아오긴 했지만 몸을 옆으로 굴리고 또 옆으로 구르는 식으로 일단 회피는 해나갈 수 있었다. 그 또한 지현이 걸어둔 오버익스파의 힘이었다. 일단 방아쇠가 당겨지는 소리는 들을 수 있었으니까. 이어 그는 어느 정도 앞으로 달려갔고, 그곳에서 멈춰섰다. 동시에, 또 다시 탄알이 발사되는 소리가 들렸다. 이에 서하는 그것을 피하지 않았다. 탄알은 정확하게 그에게 쳐져있는 결계에 명중했고, 결계는 산산조각 나버렸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서하는 큰 목소리로 외쳤다.
"오버 익스파...! 발동..!"
이어 그를 중심으로 주변 50M 가량에 존이 하나 설치되었다. 그것은 그의 오버 익스파. 논 이스케이프 존이었다. 들어가는 것은 자유이나, 나가는 것은 아닌 기술. 모든 것을 강제로 가둬버리는 기술. 존 밖에 설치되어있는 연막은 천천히 사그라 들었고, 아롱범 팀의 눈에 보이는 것은 홀 안에 갇혀있듯이 갇혀있는 연막의 모습이었다.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그들로서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홀로 왔나...? 내가 누구를 가장 노리는지 알고 있을텐데?"
"......."
연막 속에서 들리는 것은 서하를 향한 적대적인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를 들으면서 서하는 자신이 귀에 장착하고 있는 이어셋을 꺼낸 후에 그것을 땅에 떨어뜨리고 발로 짓밟았다. 아그작...거리는 소리와 함께, 이어셋은 깨졌고 그로 인한 노이즈가 모두의 귀에서 울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ㅡ....서하 씨의 이어셋이 파손..! 무슨 일이 일어난건진 모르겠지만...일단 서하 씨가 오버 익스파를 사용했어요! 여러분들의 핸드폰으로 일단 안의 모습을 전송할게요!
이어 모두의 핸드폰에 영상 데이터가 들어왔다. 거기에선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일단 하윤이 모니터링으로 확인하고 있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연막 속에서 서하의 모습이 보일 뿐이었다.
한편 그 안에 있는 서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손에 쥐고 있는 테이저 건을 꽈악 잡았다. 그리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당연하지만 모두에게는 그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거리가 멀었으니까.
"...지금 당장은 이것밖엔 없으니까. 계속 움직이면, 잡을 수 없을테니, 이렇게 공간을 고정시켜버리면 결국 이 안 어딘가에 있을 수밖에 없지."
"훗. 의외로군. 아니면, 나중에 임무를 수행할 때, 이렇게 빚을 만들어서 방해하지 못하게 할 참이냐?"
"...그런 일을 꾸민다면 이런 귀찮은 짓은 안 해."
"그럼 왜 하는 거지?"
"...범죄자인 너를 잡기 위서. 팀으로서. 나는 경찰. 익스레이버 아롱범 팀 소속, 오퍼레이터 최서하. 그와 동시에 저들의 동료다."
https://www.youtube.com/watch?v=TJhtszwlI5c
진지한 목소리가 그 공간에 조용히 울러퍼졌다. 이어 연막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 아주 희미하게지만, 그의 앞 쪽에서 용성의 모습이 조금씩 보였다. 그는 피식 웃으면서 서하에게 이야기했다.
"동료..? 네가 동료라고? 바보같은 소리를... 너는 요원이지?"
"하지만 경찰이다."
"훗. 바보같군. ...복종의 표식이 남아있는 네가, 저들의 동료로서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무엇보다...너의 정체를 알게 될 때, 저들이 널 동료라고 생각할 것 같나? 네가 맡은 임무를 듣고도...?"
"...확실히 용서받을 수 없고, 동료로서 인식받지 못할지도 모르지. ...그리고 분명히 나는 동료로서 있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르지. 하지만...그때까진 나는 동료다."
"이해가 안 가나? 너는, 언젠가..."
"그때가 찾아온다고 하더라도...나는, 저들이 나를 구해줄 거라고 믿으니까 상관없어!!"
이어 그는 테이저 건을 여기저기 방향으로 쏘기 시작했다. 그것은 누군가를 명중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테이저 건에서 날아오는 하얀 광선은 제각각의 방향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이어 그는 손가락을 퉁겨서 자신의 주변에 아주 거대한 투명한 유리막을 전송했다. 이어 여기저기로 날아가는 테이저 건의 하얀 광선은 존의 바깥으로 날아가는 듯 했으나, 다시 안으로 [전송]되었고, 또 다시 [전송]되고 [전송]되어 안에 있는 이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약 20개의 광선은 점점 더 빠르게, 빠르게 날아가기 시작했고, 서하의 주변에 부딪치는 듯 해도 유리막에 반사가 되어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
"...애석하게도 이 테이저 건은 익스퍼에게 쏘는 것이 아니면 별 파괴력이 없어. ...솔직히 그 A.E 소총보다는 좀 떨어지는 물건이지. 하지만...그렇기에 이런 응용도 가능한거다..!"
이어 그는 자신의 핸드폰을 모두에게로 전송했다. 그곳에는 [공격을 시작하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옅어진 연기 속에서, 감마는 주변에서 날아드는 하얀색 광선을 피하기 위해서 몸을 여기저기로 움직이고 있었다. 논 이스케이프 존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이동할 수 있는 위치는 한정되어있고, 그나마 그것도 여기저기서 빠르게 [전송]되어 날아드는 테이저건의 아선을 피하고 있었기에 그의 위치는 거의 고정화되어있었다.
//대화는 듣지 못한겁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그저 영상으로만 상황을 살펴본 겁니다. 고로 딜 타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