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을 간지 10년, 칼을 버린지 2년. 스스로 입을 틀어막은걸 여는덴 많은 시간을 필요로했다. 비단 무엇하나에 국한된 게 아닌 모든게 힘이 들었다. 다 놓아버리니 편해졌으나 현상을 유지하는데는 힘이 들었다. 그러게 왜 白을 살렸어요,어린애는 죄가 없잖아. 문가에 잠시 시선을주다 다시 한모금 들이켰다. 씁쓸하였다. 아, 그래도 소리없이 웃는 당신을 보니 맘이 놓인다. 괜찮냐는 말에 있지도 않은 옆머리를 넘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구말구요. 전 괜찮아요, 괜찮아야죠.
"그보다 언니가 더 궁금한데. 어떻게 지냈어요. 저야 워낙 단조롭게 지내가지고. "
이유없이 본가를 옮긴 시점에서 단조롭게 지냈다기엔 무리였으나 묻는 낯만은 태연하였다. 아무일 없는것처럼 보이고싶었다. 무리인걸 알면서도.
"언니도 옮겼다했죠. 편지에서 봤어요. 새 저택 편해요? 지내기 좋아요? "
시선을 맞추며 당신에게 묻는다. 그 꼬맹이도 잘 지낼것이다, 어릴때 자주 봤었지 찾아갔을때. 찾아갔을 때에.
당신이 준 것인데 무엇인들 마다할까. 제인의 입술이 부드럽게 호선으로 휘어졌다. 흐릿하고 어렴풋한 미소에는 붉은 눈시울이 무색하게도 그 녹빛 눈을 휘어 환하고 맑은 미소로 화답한다. 허나 갑자기 끌어당겨졌을 적에는 조금 놀랐더랬다. 뭐, 예전처럼 화들짝 놀라지는 않았다만 아예 놀라지 않은 것도 아니니. 새삼스레 갈 길이 멀다고 생각했다.
" 환청.. 스트레스. 그렇구나. "
그 이상으로 묻지는 않았다. 당장 물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 것은 둘째치고 이 정도만 말해주면 괜찮다고 제멋대로 단정지은것이다. 스트레스랬지, 아마도 조금 전 숲에서의 그 일 때문일까. 아, 이러면 조금 화가 날 지도 모르겠다. 내 속만 긁어놓은 것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의 속까지 득득 긁어놓았구나, 그것은. 교수님들이 말리더래도 조금 더 확실히 조져놨어야 했을텐데. 제인은 목 끝에 작은 후회를 남겼다. 역겨운 문장이 시야 앞을 맴돌았다. 그에 부러 미소를 지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잖아? 지금 중요한 것은 당신의 스트레스를 어찌 풀어주면 좋을까, 그것뿐인데. 그러다가, 또 다시 그 품에서 떨어져나와 뺨에 가벼운 키스를 받았을 때에는 조금 더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더랬다. 그리고 그에 이어지는 말의 내용에는 그보다 배는 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니까, 이건.
은색의 반지를 바라보는 눈빛이 가늘게 떨려왔다.
" ....이거, 설마. 프러포즈야? "
적당히 돌려 말하는 것 따위를 할 정신이 남아있지 않았다. 만나기 시작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갔지만 솔직히 제인에게는 그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람 마음이 가는 데에 속도가 정해져있지는 않으니까. 단지 걱정되는 것은 이후의 일이다. 저는 단명할것이고, ■■할것이며, ■■시킬것이다. 어쩌면 그 과정에서 ■■되어버리거나 ■■버릴지도 모른다. 이런 리스크를 안고 편안한 마음으로 이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글쎄. 제인은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아문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입술에서 다시금 피가 맺혔다. 송글송글 맺히는 핏방울이 어두컴컴한 밤하늘 아래에서도 몹시 선명히 빛났다.
" 조금 놀라운걸. 이렇게 진도를 빠르게 빼는 사람이었다니.. 뭐, 그건 아무래도 좋아. "
제 손으로 입에 맺힌 피를 닦아낸다. 손 끝에 스치우는 혈향이 비리다. 붉게 말라붙은 피는 혐오스럽다. 마치, 그 때의 그 곳으로 돌아간 것만 같아서 두려워진다.
....지금 이것은 그 두려움과는 다르지만.
" 호야. ...말해줬잖아. 너도 알잖아. 나는 일찍 죽어. 정말로 일찍 죽어버릴지도 모른다고. 그게 20대가 될 지, 30대가 될 지는 나도 몰라. 무슨 뜻인지 알겠어? 사귀는 건 당장이니 그렇다 치고, 약혼이나 결혼은 한다 해도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이 적단 말이야. 게다가 나는... 과연 그게 괜찮을까? 내가, 너는 괜찮을까? 다시 한 번 생각해 봐. 그리고 결정해 줘. "
침묵. 가빠진 숨을 애써 억누른다.
" 나는, 널 정말로 좋아해.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 불행해지는 건 두눈 뜨고 못 봐. 그러니까 잘 생각하고 대답해 줘. 정말 이런 것에게 그런 중요한 약속을 하자고 할 수 있는지... 그러니까. "
>>445 온 세상의 축복을 다 담은 피토스가 명중률 축복애 위력강화 축복 등등의 버프란 버프는 다 걸고 공격을 쏟아낸다던가.. 만삭의 몸으로도 180 가까이 되는 건장한 남자를 발차기로 벽에서 벽까지 날려버리는 괴랄한 신체스첵(feat. 세연의 어머님이 가장 약했을 때)을 가진 어머님보다 더 괴랄한 신체스펙의 정율의 사람이 물리공격+마법공격으로 나아간다던가.. 마법약 분수가 네빌의 마법약같은 병기를 쏟아낸다던가.. 를 생각해보니. 도망이..좋을 것 같습니다..
>>442 그렇긴 한데;;; 아니 옆에서 막 불타고 있는데 어캐 제 캐가 눈치없게 행복해요;;;;;;; 근데 페이 어캐하면 불행할지 잘 모르겠음 ;;;;;;;;;;;;;;;;;;;; 아무리 생각해도 과거의 저 절 너무 잘알고 있는 듯;; 설정으로 걍 배드엔딩을 막아버리네;; 쨌든 그러니까 34세때 죽여주삼;;;;
>>445 페이 불꽃길 왜 용납안되요 ㅠㅠㅠㅠㅠㅠ 저도 가끔은 새벽 감성으로 막 아련 터지는 거 쓰고 싶다구요...? ㅎㅎㅎㅎㅎㅎ 글고 도윤이 세연이랑 백년만년 잘살아라~~~
>>449 으어어...(날아가는 월하주를 붙잡는다) >>450 응원할땐 하는 사람이셨군요ㅋㅋㅋ 처음알았네요ㅋㅋㅋㅋㅋㅋ 네네 아마 1차 개인이벤트에서 배드엔딩 루트 갈리고 2차 개인이벤트에서 굿엔딩 트루엔딩 갈리지 않을까하고 구상해 보고 있어요! >>451 앗앗 어째선지 선이 익숙하다 했더니 그래서였군요!(하파☆) 포토스케이프 안 써봤는데 한번 써봐야겠어요! >>452 앗...! 와 지애 자기 주관 뚜렷하면서도 0.7%부족한게 포인트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걸 알아봐 주신 것 페이주가 처음이에요...(감격) 진짜 페이주 캐해석 장인이신 것 같아요 오늘 페이주랑 잡담하면서 몇번을 동공지진했었는지bbbbbbbbbbbbbbbbbbb
>>459 근데 솔직히 츸사 정도면 ㄹㅇ루 꽃길아님?? 얘 제 캐 답지않게 너무 행복한 인생이라 저 살짝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긴 하거든요;;;;음;;; 울 왕비님 불행할 방법 몬가 많이 떠오르긴 하는데요;; 이거 말하면 님이 진짜 실현시킬가봐 그냥 말 안할래요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옆에 불타고 있으니까 더 행복해야 되는거 모름?? 지금 선박자격증 따고 있담서요;
>>46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요 ^ㅁ^ 걍 꽃길 걷겠음;;; 그래서 님한테 물어보는 건데 정부 고위 관리가 좋을까요 아니면 공산당 일원이 좋을까요;;; 저 밤새 고민중임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 페이는 대충 80세까지 살다가 죽으려고요;; 3남매중 가장 빨리 죽을거임 ㅇㅇㅇㅇㅇ 얘는 남매 죽으면 슬퍼할 애라 ^ㅁ^
>>463 헐 님 창의력 대장이신듯;;;; 그걸 생각해내신거임???? 진짜 궁금해서 그럼;;;; 하나만 말해주삼;;;; 저 차피 필력 딸려서 배드엔딩 거의 불가능 ㅇㅇㅇㅇㅇㅇㅇ 일캐 부탁드립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글고 츸사 꽃길 맞긴 맞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금 더 오래 보고싶어서 그럼;;; 34살까지만 살아주셈;;;; 진짜 제 마지막 부탁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선박 자격증 따고 바로 질려서 안하고 있음;;;; 이거 따려고 배도 따로 샀는데;;;;; 생각해보니 아깝네 ㅠㅠㅠㅠㅠ
>>472 억 헐 감사해여 페이주마저 불꽃길로 가시면 저 외로움 못 이기고 얘 꽃밭에 불질렀을 거에여;;;ㄷㄷㄷㄷ 그거 어감만 들어봐서는 정부 고위 관리가 훨씬 높을거같은데 그걸로 ㄱㄱ하는건 어떠심..? 헐 80세면 장수하는거쟎..!!ㄷㄷㄷㄷ 남매애가 엄청 강한가보네여 8ㅁ8.. 얘는 엄..음 솔직히 몇살까지 살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못함 헿..
가벼운 말투로 그가 내민 제안을 승낙하는 그녀였다. 제가 혹여나 이상한 일이라도 벌일까 걱정이 되는건지, 아니면 진심으로 저를 위하는 말이었는지는 잘 알 수가 없었다. 남의 감정을 파악하는 일을 즐기는 성격이 아니었거니와, 지금은 그런 것을 살필 여력도 남아있질 않았으니. 그녀는 느릿히 제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제 눈동자를 움직여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 악몽을 꿔서, 조금 답답하지만. 너도 피곤해보이는데. "
하품을 하는 그를 보며 그녀가 너른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어젯밤 저를 만나 그 늦은 시간까지 그 숲을 지키고 있었으니. 저도 힘든 마당에 그라고 힘들지 않았을까. 발목이 욱씬거려 고개를 내려 제 발을 바라보니 새빨간 생채기가 가득 그어져있었다. 그제야 저가 어젯밤 부러진 구두를 신고 달린 것도 모자라 그 구두를 벗어던졌던 게 생각이 나는 그녀였다. 왜그랬지, 짧은 후회는 더욱 깊고 커다란 후회를 물어오는 법이었다. 그 커다란 파도가 몰아치기 전에 제 생각을 끊어낸 그녀가 다시 고개를 들어 시선을 옮겨냈다.
" 그러게, 기쁘네. 누가 내 머리를 빗어준다는 거. "
누군가의 진심이 전해진다던가, 마음을 전달하는 행위는 아니었지만. 그것이 그리도 좋았을까. 그가 펴낸 손가락을 따라 원목 의자에 제 몸을 기댄 그녀가 느릿히 제 눈을 감아내렸다. 조용한 집안과 포근한 분위기 속에서 금방이라도 잠들어 버릴 것과 같은 몽롱한 정신을 겨우 붙잡으며 다시금 두 눈을 떠내는 그녀였다
"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더이상 그 이야기는 꺼내지 않도록 할게. "
그런가,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 자신에게는 별달리 영향을 미치는 말은 아니었다. 정해진 죽음에서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벌었을 뿐. 참 정상적이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그녀는 제 머리칼을 츠카사에게 맡겨내며, 다시금 느릿히 마른 입술을 달싹였다.
" 그런데 오늘은 뭘 할거야? "
일주일이란 시간 동안, 네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기로 했으니. 퍽이나 궁금했던 모양인지, 그녀가 느릿히 고개를 돌려 그의 눈을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다.
>>477 아 싫어요;; 저 장난으로라도 페이 비참해지는거 못 보는 사람이라;; 다음에 알려드릴게요;; 근데 솔직히 34살 좀 길지 않아요? 츸사 내기 전에 제 캐중에 젤 오래 살아있던 애가 23살까지 살았거든요;; 그런데 츸사 혼자만 30살 넘기려니 좀 그렇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근데 님의 마지막 부탁이니까 고려해보겠습니다;; 대신 님도 울 페이쨩 꽃길보장해주셈;;; ㅋ ㅋ ㅋ ㅋ ㅋ아니 그거 이미 딴거였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댕귀엽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럼 이젠 뭐에 관심 가지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