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피: 역시 인간을 멀리하고 동물을 가까이 해야겠어요.. 니베스: 오라버니, 죽은 동물은 더이상 동물이 아니지요. 니피: 으응...? (갸우뚱) 니베스: 가문원 시체는 유기죄로 잡혀가지요? 니피: 으으응...? (동공지진) 성인 가베: 어머. 할아버지는 박제까지 하셨는걸요. 니베스: (미간짚)
>>766 머글 사회에서는 도도새로 부른다고, 사실은 멸종된 게 아니라는 다니엘 교수님의 말에 빠르게 필기를 휘갈겨 내려간다. 머글 사회에는 살아 있다는 것을 비밀로 붙인다는 말에는, 잠시 필기하던 손이 멈춘다. 아니꼽다. 지애가 일장연설을 늘어놓는 것을 들어 본 사람이라면 믿기 힘든 소리겠지만, 지애는 사실은 마법 사회를 좋아했다.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사랑했다. 그런데도 지애가 자꾸 불평하게 되는 것이 바로 이런 태도다. '머글들은 아직 마법을 받아들인 준비가 안 되어 있어', '디리코울이 살아 남은 걸 알려주지 않으면, 무자비한 남획에 대해 머글들이 경각심을 가질 수 있겠지?' 그런 걸 다 누가 결정하는데. 자녀를 타이르는 부모와 같이, 자신들을 우위에 두고, 아랫사람을 위해 대신 판단을 내려준다는 듯한 그 태도다. 마법사들도 나을 게 없는 주제에. 머글들은 도도새를 멸종시켰지만, 자신의 혈육을 산제물로 바치거나 숙청시지는 않는다. 최소한, 21세기에 이르러서는 말이다. 요란한 소리를 내며 등장한 디리코울 무리에 상념에서 빠져나온다. 복슬복슬한 깃털. 종종종 움직이는 짧은 다리.
"귀, 귀여워..."
아, 아니, 안 귀엽거든. 복슬복슬하긴 하지만 안 귀엽거든. 토동토동하긴 해도 안 귀엽거든! 그, 그래, 이건 따지가면 흥미로운 거다. 17세기에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생물이 눈 앞에 멀쩡히 살아 숨쉬고 있다.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이게 흥미롭지 않다면 과학도로서 실격이다.
디리코울이 놀라지 않도록 모이를 내미는 손길이 능숙하다. 구스타브를 통해 단련된 기술이다. 그동안 쪼여 가며 먹이를 준 것은 다 오늘을 위함이었던가! 조심스럽게, 놀라지 않도록, 손을 내미는 지애의 얼굴은 근래에 본 중 가장 밝았다. 생각에 잠길 때마다 좁히는 버릇이 있는 미간도 완전히 펴 졌고, 눈을 반짝이며 디리코울을 쓰다듬는 그 모습을 보면... 지애를 아는 학생 중에는 기분 나쁘다고 느끼는 이도 있을 법 했다.
아쉬워하는 학생도 디리코울을 귀여워하는 학생도 조심스럽게 밥을 먹는 걸 보는 학생들로 다양합니다. 처음에는 몇 마리에 불과했던 디리코울들은 이 곳에 굉장한 식당ㅡ이 아니겠지만요ㅡ이 있다는 입소문이 퍼진 것처럼 점점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 꽉!! ' ' 꾸아아악! '
그때, 현 호의 거울에 저 멀리 유독 선명한 인영이 있었습니다. 그 인영을 제외한 모든 비춰지는 것은 흐렸습니다. 저 멀리서, 그것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학생들에게서 밥을 얻어먹고 있던 디리코울들은 무언가를 느꼈는지 일제히 날갯깃을 퍼득였습니다. 그리고, 순식간에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 모두 행동을 멈추고 다니엘 교수의 뒤로 가세요! '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다니엘 교수님과 유키마츠 교수님은 지팡이를 빼들고 외치셨습니다. 심상치 않습니다. 멀리서, 무언가가 점점 다가옵니다.
아니 지금 다 읽어보고 왔는데 얘들 다 너무 무해해서 정화되네요... 그럼 남들 무해할 때 지애는 마법사회ㅉㅉ 시전한 게 되는 건가요ㅋㅋㅋ 얘 성격 진짜 꼬인듯(<-그 원흉(네가 제일 나빠)) 아 진짜 가람이는 굳은거 너무 귀엽고 이와중에 안네케 아쉬워 하는 것 같아서 뿜었고 현호가 거울을 썼을때 레주 반응 의미심장하시고....
아, 왔다. 와줬어! 아연은 만면에 웃음을 피웠다. 총총 다가와 제가 흩어놓은 먹이를 먹는 그 둥그런 새는 점점 더 귀여웠다. 순심이도 이렇게 얌전한 아이라면 좋을텐데. 소년은 지금도 동화학원 어딘가를 빙빙 헤메고있을 자신의 패밀리어를 떠올렸다. 어제 쪼인 상처가 아직도 따끔따끔하다.
"많이 먹어, 응. 아직 잔뜩 남았어."
빙글빙글 웃으며 조금 더 먹이를 풀어놓는다. 점점 모여드는 디리코울들 때문에 시야 전체가 털뭉치다. 귀여워라!
순간, 디리코울이 날갯짓을 시작했다. 먼지가 훅 날리더니 눈 앞의 새들이 모두 사라진다. 지시를 내리는 교수님의 목소리가 심각하다. 뭐지, 갑자기? 순간 긴장이 덮쳐 아연은 얼굴을 굳혔다. 바닥에 대충 내려놓았던 교과서를 옆구리에 끼고 -이번엔 다행스럽게도 날뛰지 않았다- 지시대로 뒤로 물러섰다.
그녀는 콜록, 하고 차오르는 기침을 몇 번이고 반복해 내뱉으며 가만히 주위를 바라봅니다. 순간 머리가 띵하고 어지럽습니다. 아찔한 기분이 들어서 주위를 돌아보다가 이내 살짝 비틀대다가 지팡이를 고쳐쥐고, 교수님 쪽으로 갑니다. 어질어질해. 맨날 이런 징크스 비슷한 거 때문에 진짜 미치겠어.
점점 몰려오는 디리코울이 얼마나 귀여운지. 그러나 그 평화도 오래 가지는 않았더란다. 쏜살같이 도망쳐버리는 디리코울과 함께 목가에 돋는 소름이 그리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지. 천천히 주머니에서 비밀 탐지기를 꺼내본—의미가 있을지는 모를터였다.— 그는 입술을 자근 깨물며 책을 팔가에 끼곤 지팡이를 짚었다.
"대체 이게 뭔지."
다니엘 교수의 뒤로 물러나며 그는 표정을 구겼다. 참 재밌는 수업이란 말야. 당황스러운 첫 수업이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