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체에게만 걸 수 있어요. 물체를 움직이게 하는 주문들은 따로 있습니다. 사람 정도의 덩치가 있는 거대한 물체를 움직이는 [모빌리코르푸스]와 작은 물체를 움직일 때 사용하는 [모빌리아르부스], 그리고
미셸 교수님은 물체를 움직일 때 사용하는 주문들을 모두 읊으셨습니다. 그리고 방어할 수 있는 것으로 프로테고를 쓰면 안되냐는 도윤의 질문에 로날드 레프먼과 미셸 교수 모두 난감한 빛을 띈 미소를 지었습니다.
' 아쉽지만, 모든 마법사가 그렇듯 모든 마법은 마법사의 '역량'에 따라 위력이 달라져요. 역량이 뛰어날수록 프로테고를 더욱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겠죠? 다행히, 이것은 저항력을 갖고 있는 유일한 마법입니다. '
즉, 상대 마법사보다 더욱 역량이 뛰어나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 특징.. 특징이라면... 흐리멍텅하게 풀린 동공과 평소와 다른 분위기 일까요. '
이것은 사람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큰 특징이었죠.
' 마치 꿈 속에 있는 느낌이라고 합니다. 거스를 수 없을 만큼 편안하고 안락한 기분에 빠지게 되죠. 그리고, 고통 또한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움직일 수 있는 생명체들은 그 무엇이라도 사용 가능할 것으로 보여요. '
미셸 교수가 말을 하다가 얼굴이 창백해 보이는 세연을 보곤 로날드에게 턱짓과 눈짓을 했습니다. 곧, 모든 학생들의 앞에 로날드가 소환한 핫초코가 담긴 머그잔이 놓여졌습니다.
' 최대한 안전하게 여러분의 수업을 마칠 것을 약속 드립니다. '
그러다, 한성의 질문에 로날드는 잠시 양해를 구하더니 입을 열었습니다.
' 이것은 교수님보다 제가 설명하는 게 더 와닿을지도 모르겠군요. 자기 스스로에게 임페리오를 걸 수 있습니다. 또한, 쓴 사례까지 존재하죠. 임페리오 주문은 유일하게 그것으로 어떤 끔찍한 일을 저질러도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범죄자들이 사용하고 있죠. '
그 어둠의 마법사들을 잡기 위해 오러인 자신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그는 말을 아꼈습니다.
' 혹시나 [이 주문이 재밌어 보인다] 하는 학생들이 계실까봐 염려가 돼 말씀드리자면, 시전자는 아즈카반 최하층에 수감된다는 걸 알아두세요. '
[마법약]
' 잘 되었나ㅡ 세상에나! '
아비게일 교수님은 학생들을 살피다가 손을 벤 월하를 보고는 그녀에게로 황급히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액체가 담긴 작은 병을 꺼내더니 월하에게 손을 내밀어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 괜찮아요? 손을 내밀어 주겠어요? 이건 머트랩 용액이에요. 상처에는 특효약이죠.'
칼에 베이는 경우가 꽤 많으니까 조심하라고 덧붙이면서 그녀는 다른 학생들을 바라봤습니다.
' 튤립 꽃입을 모두 부쉈으면, 불사조 깃털의 털만을 잘라서 준비해두세요! '
불사조 깃털... 주작의 깃털은 학생들의 책상 위에서 빛나고 있었습니다.
' 깃털은 아직 넣지 말고, 꿀을 한 숟가락 더 넣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10번 저어주세요! 반드시 10번 입니다! '
차라리 임페리오에 걸려서 꿈꾸는 몽롱한 기분이였다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지 아가야? 오, 아가야. 동요하지마렴. 눌러놓은게 터지면 곤란한 건 네가 아니니 아가야? 악의섞인 웃음소리와 함께 미셸 교수님과 레프먼의 목소리가 멀었다. 안온한 학교 생활을 하길 바란단다. 호야 현직 오러가 와서 용서받지 못할, 용서 받을 수 없는 저주를 시범보이는게 안온한 생활이라 생각하십니까. 어머니. 그러하시다면 아들, 그러하다고 생각하겠습니다. 소년은 안전하게 수업을 마치겠다고 약속한다는 로날드의 말에 미미하게 흩어질 미소를 지었다가 그대로 지워버렸다.
입가를 매만진 소년의 손이 핫초코가 담긴 머그잔을 가만히 옆으로 밀어냈다. 토할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런 상황에 놓인 것 자체가.
소년의 가문의 소각되어버린 역사에도 이것을 스스로에게 쓴 이들이 있을지 모르는 노릇이다. 소년은 남아였으니.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잠시 스친 컵의 온기에 소년은 차갑던 손끝이 아릿하게 저린 느낌이였다.
깃펜이 부러지며 아마도 찔린 모양이지. 소년은 담담한 무표정으로 차분하고 고요한 눈동자로 미셸 교수님과 로날드를 바라본다. 소년은 머리를 쓸어넘겼다. 아무렇지도, 너무나도 괜찮다는 무심하고 차분한 표정을 짓고.
생명체에게만 걸수 있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하긴 임페리우스는 정신을 조종하는 거니까,이미 정신이 사라진 시체한테는 걸어봐야 별 소용이 없겠지. 그리고 들려오는 말에 다시금 흥미롭다는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꽃받침 자세를 했다.
"그렇군요!결론은 임페리우스를 쓰는 상대보다 더 강하다면 프로테고를 사용해서 상쇄시킬수 있다는 말씀이시군요!감사합니다!"
자기 질문에 대한 답은 전부 들었지만 그걸로 그치지 않고,다른 사람들이 한 질문에 대한 답에도 귀를 기울여 열심히 들었다.꿈 속에 있는 느낌.고통 없이 편안하고 안락한 기분..이라니.묘하게 혹했다.남에게 조종받는다는 걸 뺀다면 좋은 마법인거 같은데.왠지 죽기 전에 자기 자신한테 써도 좋을 마법 같지만...나는 그럴 일이 없으니까!늙어서라면 모를까! 그러다가 곧 앞에 놓여지는 핫초코에 눈을 반짝 빛냈다.
"와아,아저씨 엄청 친절하고 좋으신 분이군요?!"
이번에 핫초코 소환해주신걸로 완전 마음에 들었어요!하며 꺄아 웃고는 핫초코를 한 모금 마신다.아아,달달해.짱이야.최고야. 엄청나게 행복한 표정을 하고 있던 도윤은 곧 들려오는 말에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진정 물약을 들이킬 정도라면...음, 비화 교수님은 심약한게 너무 문제였다. 그럼에도 교수로 임명되신걸 보면 심약함을 뭉갤 정도의 무언가가 있다는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했다.
"..."
거대한 고래는 바다 깊숙한 장소로 사라졌다. 밝아질수록 여러 색의 물고기가 헤엄쳤고, 그는 이것이 현실이 아님을 알면서도 흥미롭다는 듯 책상에 양 손으로 턱을 괴며 입꼬리를 픽 올렸다. 한편으론 꽤 이상한 생각이 들은 듯 싶었다. 갈 수 없는 장소를 보고 싶어서 이런 것을 만든건가? 아니면 직접 가고 싶지 않아서 그런건가? 고개를 옅게 기울여보이며 그는 생각에 잠겼다. 순간이동을 하면.... 아, 머글들은 마법을 못 쓰지.
핫 초콜릿을 한 모금 들이킨다. 달콤하면서도 뜨거움 음료를 입 안에서 굴리며, 교수님이 말씀하신 사항을 곱씹는다.
모든 걱정이 사라지는, 달콤한, 꿈. 그걸로 된 것일까, 차라리 잘 된 것인가. 납득하기 어렵다. 거부감이 든다. 확실히 나머지 용서불가 저주보다는 나을 지도 모르겠다. <clr linen>하지만, 권지애는 원래부터 진실을 중시하고, '안 되면 되게 하라'는 말에 살아온 인간이었다. 그런 걸로 납득할 수 있을리가 없다.<clr> '스스로에게 임페리우스 저주를 거는 사람도 있다. 특히 범죄자-무죄 판결을 받기 때문.'
처음으로 알게 된 내용이 있기에 노트에 필기하고는, 볼펜을 빙빙 돌린다. 시전자는 아즈카반 최하층에 수감된다,라. 그래, 충분히 그럴 만한 주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