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연님께서 이 방아쇠를 당기면 가장 소중한 사람이 소멸하고, 당기지 못하면 당신은 웃음을 잃게 됩니다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당신의_선택 https://kr.shindanmaker.com/772466
//알바하는 아연주입니다! 진단으로 갱신하고 갈게요! 오늘은 약속도 있어서 10시 넘어서야 리갱할 수 있겠네여... 아연이는 못 당길 것 같죠. 웃음을 잃는 게 뭐가 대수겠냐는 듯 굴텐데, 본인은 자신이 한평생 웃으며 살았다는 사실을 지각하지 못하겠죠. 그야 너무 익숙하게 습관처럼 웃었을테니까. 뭐야, 아무 일도 없네, 하고 안도하려다 평소처럼 표정근육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당혹할 것 같은... 의사소통 대부분이 웃으면서 이뤄졌고 웃음도 많았던 아연이니까 웃는 법을 잊었다는 게 참 힘들긴 하겠지만 '당길걸 그랬다'라는 생각은 죽어도 못할듯요. 차라리 사람들과의 대화를 피하고 말겠지...
현 호님께서 이 버튼을 누르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소멸하고, 누르지 못하면 당신의 친구 4명이 죽게 됩니다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당신의_선택 https://kr.shindanmaker.com/772466
아연주 어서와요! 알바 힘내세요 8ㅁ8 (우럭 약속도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현호 진단이 참.. 그렇네요 .. 버튼을 누를 바에 자기 목에 대고 셀프 아바다를 날릴 겁니다. 현호는 그런 아이니까요. 사랑하는 사람이 소멸(죽음)을 봤고, 지금 소중하게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 중에 4명이 죽는다면 얘한테는 엄청난 충격이 될테니까. 누가 누르라고 시켜도 자기가 죽겠다고 할 아이네요. 버튼은 안누를 거 같습니다. 절대로요.
마치 유령같이 바깥쪽의 눈이 가득 쌓인 구석진 곳에서(숲 근처) 첫 발자국을 남기면서 앉을 만한 바위를 찾아냈습니다. 정작 앉지 않고 눈밭 위에 앉고 바위는 그저 기댈 뿐이었지만요. 왠지 화끈거리는 것 같은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려나요. 상처를 입으면 아무리 흉조차 없이 잘 낫는다고 해도 열이 나는 법이지요.
무원이 그녀의 팔에 앉아서 깃을 털더니 나뭇가지로 날아가 무겁게 내려앉자. 세연의 위로 눈들이 쏟아졌습니다. 차가움을 느끼고서는 무원을 나긋나긋하게 불렀지만 똑똑해서 그런지 바로 날아가버렸습니다.
검을 뽑아서 그 면에 얼굴을 비췄습니다. 어떤 얼굴이 비치나요? 오팔아이를 뜬 얼굴? 은은한 달빛같던 오팔아이를 정말 좋아했었다고 하셨는데. 왜.. 아니면, 평소대로의 세연의 얼굴? 파르라니 날이 잘 선 거울같은 검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품에 안았습니다. 여기에서 행한다면 너무 눈에 띄는걸요. 하얀 눈에, 약간 반짝이는 푸르스름이 반사되는 검은 머리카락. 붉은 피.
멍청하진 않아요. 그건 너무나도 눈에 띄어요. 파랗게 질린 입술을 매만지고는 기댄 채로 차라리 너무 아팠으면. 했다고 생각합니다.
소년은 흰 눈이 아직까지 쌓여있는 곳을 기숙사의 창문으로 바라봤다. 창문을 조금 열어두고 막 닫으려던 찰나였다. 가문에서 기르는 연락용이자 공용으로 애용하고 있는 Owl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중 소년은, 제 다리에 몸을 부비는 자신의 패밀리아를 안아들고 그 눈이 쌓인 곳으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날씨가 많이 풀렸다고는 하나 여전히 바람이 불면 쌀쌀한 날씨였지만 사화가 바깥을 보지 못한지도 꽤 되었다.
하지만 사화, 자신의 패밀리어를 안고 밖으로 나온 소년은 깔끔한 가디건을 니트 위에 입은 깔끔한 느낌으로 밖으로 걷는다. 눈이 쌓인 곳으로 향하고 있었을 때 소년의 검은 눈동자에 누군가가 비쳤다. 검을 바라보는 것, 그리고 그 검을 소중하다는 듯이 품에 안는 여학생의 모습을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던 소년이 미양 - 우는 사화의 몸을 추슬러 자신의 어깨 위로 올리면서 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눈 위에 앉으시면 차가울 것 같습니다만. 이세연양. 잘 지내셨습니까?"
차분하고 고요한, 목소리로 소년은 세연을 향해 인사와 같은 평이한 말을 중얼거리며 내뱉고는 살짝 목례를 해보였다. 방금 전에 봤던 것을, 전혀 보지 못했다는 것처럼. 소년은 그렇게 말하고, 파랗게 질린 세연의 모습에 그저 느릿하게 눈을 깜빡일 뿐이였다. 소년은 세연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또한 소위 말하는 소년의 배려가 세연에게 배려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러서, 도출해낸 결론은 소년은 필요하다면 세연을 도와줄 용의가 있었다.
한참이나 앉아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따끔거리는 감각이 기묘하게 멀게 느껴질 즈음. 자신을 향해 인사를 하는 그를 보았습니다. 진정해요. 의식하고 한 마디 한 마디를 신경쓰는 거예요.
한동안 켜지 않다가 켰더니, 시야가 어지럽습니다. 약간 인상을 찌푸렸다가 미간을 손으로 짚어 펴고는 그를 바라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현호군. 보시다시피 춥기는 하지만 딱히 불편하진 않아요." 눈을 얻어맞기는 했지만.. 라고 중얼거리며 어깨에 내려앉은 지 오래된 듯 밑부분이 살짝 녹아 젖은 옷 위의 눈을 살짝 털어냅니다. 그리고 현호의 어깨 위의 패밀리어를 바라보더니 그쪽은 당신의 패밀리어? 라고 물어봅니다.
확실히 오팔아이를 켜면 의식하지 않는다면 지배자답게 약간 말투부터가 달라지는 걸까요? 현호는 소중하다는 듯 품에 안았다고 표현하긴 했지만-실제로도 소중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서도.- 그녀는 검을 거의 무신경할 정도로 내동댕이치듯 내려놓고는 그를 올려다보았습니다. 새파랗게 산 날이 그들을 비추었을지도.
안녕하세요, 현호군이라는 인사에 소년은 가볍게 다시금 인사를 되돌려주듯이 사화를 한손으로 받치고 세연을 향해 목례를 한번 더 해보인다. 미간을 짚는 세연의 모습을 느릿하게 깜빡이던 시선을 돌려내고 어깨에 내려앉아서 녹고 있던 눈을 털어내는 것을 차분한 시선으로 응시하던 소년이 경계의 눈빛을 보이는 사화를 조심스럽게 추슬러서 제 팔 안에 안아들었다.
"날이 아직 쌀쌀합니다만. 눈을 맞은 채로 꽤 오랫동안 계신 모양입니다. 그렇게 얇게 입고 오신 것은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이세연양."
사화를 품안에 안고 있다가 잠시 바닥에 내려놓은 소년은 자신이 걸치고 있던 가디건을 벗어서 세연에게 한발 가까이 다가가서 가디건을 조심스럽게, 닿지 않도록 신경쓰면서 몸에 배인 배려와 의식하지 않은 깍듯한 친절함으로 그것을 젖은 세연의 옷 위에 천천히 걸쳐준 뒤에 발치를 맴돌면서 귀찮게 구는 사화를 다시 안아들고 그 발에 묻은 눈을 털어내고는 천천히 입을 열어 대답했다. 예. 사화라고 합니다. 평이하고 차분하게 높낮이가 일정한 목소리로 말한 뒤 바닥에 내동댕이치듯이 내려놓은 검으로 시선을 옮겼다.
"이세연양의 지팡이인데."
새파랗게, 자신과 세연을 비추는 검날을 응시하던 시선을 느릿하게 한번 깜빡이고, 소년은 한호흡 말을 끊고 세연과 시선을 맞춘다.
"저리 두셔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쓸때없는 참견이라면 사과드리겠습니다. 라고 덧붙히는 것도 잊지 않고 소년은 저를 올려다보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되려, 무심하리만치 차분하게 응시했을 뿐.
"건강에 안 좋은 일이지만, 딱히 하지 않을 이유를 찾지 못해서 그러니까 말이지요." 건강하지 않기를 바라는 듯한 건조한 목소리였습니다. 그리고 사화라고 불린 고양이를 바라보다가 너무 오래도록 쳐다보면 공포에 질릴지도 모를 일이니. 라고 중얼거리고는 조금 편하게 바위에 기대고는 그가 말하는 것을 좀 더 기울여 들어야 했습니다. 심한 상태에선 기울여 들여야 합니다. 접근해서 가디건을 둘러주자. 그걸 만지작거리면서 잠깐 침묵했습니다. 따뜻하네. 라고 작게 중얼거리고는 검에 관해서는 뭐라 말할 건 없었습니다. 본인의 것이었으니 가지고 가야겠지요. 실려 있을 거예요. 실려있지 않는다면 존재조차 잊힐 지팡이인 것을.
"그렇던가.." 내 지팡이였지. 라고 느릿하고 작게 중얼거리고는 지팡이를 집어들어 검집에 꽃아넣으려 합니다. 스릉 하고 들어가는 소리가 선명했습니다.
"어쩐 일로 이쪽까지 온 건지 궁금해지네요." 패밀리어를 위해서? 혹은 산책이려나요. 라고 말하면서 차가운 입술을 열어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어쩔 수 없죠. 일단은 인간인 이상 어쩔 수 없는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