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낮은 온도인 얼음은 자수정보다도 단단하다. 이걸 녹이거나 없애려면 더 큰 힘이나 열이 필요하지만 힘을 주면 기계가 부숴지고 열은 공급할 방법을 모른다. 자신의 능력으로 독들의 반응으로 열을 만들어낼 수 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따뜻한 정도고 무지무지 잘쳐줘봐야 100도를 넘지 않으니 얼음을 조금 얼리는 듯 하다가 다시 얼것이 분명했다.
"폭발시킬 수 도 없고"
황화수소를 이용해서 폭발을 일으키면 확실히 100도는 넘는 열이 나오고 얼음도 부숴질 수 도 있겠지만 기계가 망가질 우려가 있으니 역시 기각
"녹이려고 시도해봤지요. 하지만..전혀 녹지 않네요. 난감해요. 우리들도. 물을 전혀 공급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언제부터 얼어붙어있었냐면.. 3일 전이었을까요? 언제나처럼 이곳에 와서 기기를 점검하려고 들어왔는데... 글쎄. 이런 상태였답니다. 대체 어떻게 된건지 알 수가 없어서...그래도 어떻게든 방법을 생각해보는데, 도저히 방법이 없더라고요. 이거 참..."
난감하다는 듯이 새훈은 둘의 말에 대답했다. 이어 그는 가볍게 기계쪽을 뒤덮어버린 얼음을 가볍게 톡톡 쳤다. 그러자 가볍게 깡깡하는 소리가 그곳에 울러퍼졌다. 말 그대로 아주 제대로 얼어붙은 상황이었다. 정말로 강력한 열을 발산한다고 해도, 기계가 무사할 거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었다. 누가 봐도 익스퍼가 개입한 것이 분명한 상황. 그리고 그 모습은 서하와 하윤에게로 그대로 전해지고 있었다.
이어 서하에게로 유혜의 통신이 들어왔다. 그러자 서하는 잠시만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서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약 10분 정도 후에 유혜의 말에 대답했다.
"수자원공사에 근무한 공기업 직원들 중에서 그런 익스퍼는 존재하지 않아요. 경비원이나 청소부, 그런 이들은 잘 모르겠지만요. ...애초에 그쪽은 아예 외부업체와 계약을 하는 형식이니.. 이름이나 그런 것을 모르면 어떻게 찾을 수도 없고요. ...하지만 그런 이들에겐 범죄가 불가능할 거예요. ...애초에 그곳에 들어갈 때 카드를 찍었죠? ...보통 그런 중요시설은 관련업자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어요. 경비원이나 청소부에게 그런 카드를 줄리도 없고요."
적어도 서하는 그쪽 관련으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의 의견일 뿐이었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유혜의 자유였다.
이어 호민은 모두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이것이 정말 신기한것이 말일세. CCTV에서조차도 아무런 자료가 없다는 걸세. 이 건물에는 CCTV가 군데군데 설치되어있네만... 말 그대로 거기에 찍혀있는 이는 없네. 그리고 이 지하 3층의 CCTV는...보다시피 얼어버려서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네. ...곤란한 일이지. 간단하게 말해서, 이런 일을 저지른 이의 정보를 찾아볼 수가 없다는 걸세."
>>924 음. 그렇게 하셔도 상관은 없습니다만... 기계에게 영향이 안 가는 것은 불가능할 거예요. 말 그대로 기계 자체가 통째로 너무 꽁꽁 얼어버려서, 얼음속에 갇힌 것처럼 보이는 거니까요. 그러니까 얼음을 공격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기계를 공격한다는 것과 동일하답니다.
"그런데 진짜 건물 근방 CCTV에 아무것도 안 찍혔어요? 보통 한 두명정도 지나가지 않나?"
단순 온도를 다루는 능력이라면 이정도의 얼음이 생성되지는 않아. 얼음을 다루는 능력이 틀림없어. 내부 CCTV에 찍히지 않은 것을 보아 분명 내부 CCTV를 계속 보고 있어서 그것의 사각지대를 잘 아는 사람일꺼야. 아무리 내부 직원이라고 해도 CCTV의 사각지대를 다 아는건 힘들어, 그렇다면 역시 경비원인가? 카드야 훔치면 그만이고...아니야, 무턱대고 의심하면 안돼
범인이 얼음이나 냉기 관련 익스퍼라는 가정하에, CCTV에 찍히지 않았다는 것을 보아 두 가지 가능성으로 나누어진다. 하나, 그 범인의 능력은 원격조작이 가능하다. 둘, 공범이 존재한다. 만일 공범이 존재할시 그 공범의 능력은 투명화가 가능한 능력이 아닐까 싶다ㅡ지은이의 능력처럼ㅡ. 하지만 내가 무언가를, 어느 다른 가능성이라도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가, 라는 의심은 언제나 뒤따라온다. 결론은 머리가 아프다는 것밖에 없게 되었다. '흐음'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면서 꽁꽁 얼어붙은 시설을 둘러보았다.
뭐어...좋아, 초반이니까 찬찬히 가자. 주먹을 쥔 손을 얼어붙은 기계에 가볍게 부딪치면서 그리 생각했다. 가벼운 깡 소리가 작게 울러퍼졌다.
"물의 공급 경로는 어떻게 되나요?"
여전히 시선은 기계를 향한채, 목소리를 살짝 높여서 물어보았다. 관계자들이 있으니 그들에게 전체적으로 한 질문이다. 물이 공급이 되는 경로가 있을테니, 그걸 이용해서ㅡ물이 공급되는 역방향으로 능력을 썼다든지ㅡ '코어'나 다름없는 이 시설에 영향을 주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초보적인 발상이었다.
여담이지만 익스레이버 추리파트를 볼 때마다 앞으로 판타지계열 본격 추리소설을 좀 찾아읽어봐야하나...라는 생각을 간혹 하게 되네요. 으아아, 저는 완전히 현실적인 트릭이 들어간 신본격 추리소설 밖에 못 읽어봤단 말이에요오오..!! 아야츠지 유키토라든지, 아리스가와 아리스라든지, 아유카와 데쓰야라든지이이....!!(땡강)(끌려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