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하는 일은 위키에 스토리 추가적 부분이랍니다. 스레주로서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 그리고 다음 사건도 조금 정리해야하고 말이죠.
아무리 생각해도 진짜 스케일 큰 사건은 아이디어가 막막 떠올라요. 물이 공급되지 않는 사건이라니! (엄지척)
260After case - The edge of a precipice
(1861337E+6)
2018-02-05 (모두 수고..) 14:22:34
너는 언제나 그렇게 홀로 벼랑 끝에서. 벼랑 끝으로.
"울은?" "...출근했어." "그 애를 그렇게 그냥 보냈어?" "말려도 소용 없었어. 너도 알잖아, 걔 성격." "......젠장..." "......"
너무도 담담한 리키의 말에 프레이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그 사이로 짙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리키도 속으로 같은 숨을 내쉬며 거실 소파에 몸을 묻었다.
방금 전까지 울프의 집에 다녀온 리키의 상의엔 검붉은 피가 한줌 던진 것처럼 번져 있었다.
"왜...도대체 왜, 고작 그 때문에!"
프레이가 분한 듯 슬픈 듯 북받치는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감정 덩어리 그 자체인 외침은 허공으로 사라졌다. 그에 반해 리키는 한없이 조용했지만 얼굴에 떠오른 표정은 프레이의 외침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했다.
안쓰러움, 안타까움, 슬픔, 어이없음, 분함...
그 감정의 화살이 향하는 끝은 당연하게도 울프였다. 그들의 말은 뭐 하나 귀담아 듣지 않는, 제 몸 귀한 줄 모르는, 어리석은 한 여자 때문에 두 남자는 속이 까맣게 타다 못해 바스라져 내리고 있었다.
"하아...!"
욱 하는 기분에 프레이가 깊은 탄식을 터뜨렸다. 어떻게 해도 그녀를 이해할 수 없었다. 이미 그녀가 이곳에 경찰로 남아야 할 이유는 없을진데, 어째서 남으려 하는 것인가. 왜 자신들의 곁으로 돌아오지 않는 걸까.
사실 이유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납득하고 싶지 않을 뿐인, 멍청한 사랑 때문에 그녀가 자신들과 함께 가지 않으려는 그 사실을 이해하고 싶지 않을 뿐이었다.
전날 밤, 돌아오자마자 현관에서부터 붉은 덩어리들을 토하는 그녀를 붙잡고 프레이가 참다 못 한 말들을 터뜨렸었다. 리키가 그녀를 부축하며 프레이를 제지했었지만 막히지 않았다. 오히려 더 발악하듯 외쳤다.
"네가 그렇게 아파해도 그 사람은 한번 찾아오지도 않았어. 네가 사건에 지친 채로 돌아온 후에도, 연락 하나 없어! 봐! 그런데도 너는 도대체 무엇이 좋아서 여기 있겠다는 거야! 이제 있을 이유도 없잖아, 돌아가서 네 부모님이랑, 우리랑 같이 행복하게 살면 안 되는 거야? 저번에 그랬잖아. 예전처럼 돌아가고 싶다고."
현실 그 자체를 들이대며 돌아가자 갈구하는 프레이를 보며, 그녀가 비릿한 숨 사이로 말했었다.
"내가, 내가 좋아서 그래. 연락 한번 없어도, 찾아오지 않아도... 그냥 좋아하니까 그런다고..."
너까지 날 괴롭게 하지 말아줘, 제발.
힘없는 손이 프레이의 옷깃을 잡았다가 놓았다. 그 바보 같고도 가슴 아픈 말에 프레이는 망연해졌고, 리키가 그녀를 부축해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밤새 앓던 그녀는 아침이 되자 너덜한 몸을 이끌고 출근했다. '그 사람'이 있을 그곳으로.
"이해할 수 없어, 아니, 이해하고 싶지 않아! 너를 위해주는 것 같지도 않는 그런 인간이 뭐가 좋다고 매달리는 거야. 뭐가, 뭐가 널 그렇게 만드는 거냐고...그렇게...아프게..."
혼자 닿지 않을 외침만을 반복하던 프레이는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꼴사납지만 지금은 그것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프레이는 울고, 리키는 그 옆에서 싸늘하게 굳은 얼굴로 입술을 짓씹었다. 피가 맺힐 정도로.
"......"
불 꺼진 거실의 어슴푸레한 어둠 속에서, 맹수의 것을 닮은 금빛 눈이 서늘한 안광을 빛내었다.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
어긋난 톱니바퀴를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선 무슨 수든 쓰겠다 생각하는 한 사람과 그저 슬픔에 잠긴 한 사람의 시간은 그렇게 속절없이 흘러만 가고 있었다.
>>259 추리적 요소까지 끼어든 스토리라서 스토리 정리라든가 짜는 것이라든가 상당히 힘들 거라 생각해요...센하주는 엄두도 못내는 일..(._. ) 대단해요 레주...!! 언제나 감탄해요! 정작 저번 이벤트에서는 추리부분에 많이 참가하지 못했지만.....(무한점)(추리물 매니아는 웁니다)
...화, 확실히 물이 공급되지 않는 사건은 큰일이네요..!!(동공지진) 씻는 건 어쩌고 빨래는 어쩌고 설거지는 어쩌고 애초에 밥을 못하고...아니, 이건 즉석식품으로 해결가능하다 치고 아무튼 근본적으로 물을 못 마시고...(흐릿)
>>262 사실 조금 힘들긴 해요. 짜는 것이라던가... 진상을 파악하게 하는 것이라던가.. 난이도도 너무 어렵게 하면 안되고, 일단 저 혼자 재미를 보면 안되니 어느정도 팁도 주면서 힌트도 주고... 하지만 사실 제일 힘든 것은 그거네요. 너무 완벽한 것에 집착하는 그런 거. 그냥 스레주는 상황극이고 픽션인만큼 완벽하지 않아도 그냥 재미있게 즐겼으면 하는 바에요. 이 스레가 스트레스 요인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실 스레주도 그냥 머리로 짜는 거라서.. 여러모로 구멍이 있을 수도 있고 그런지라.. 으음..그렇다고 합니다. 네.
>>265 뭔가 레주의 고민이 묘하게 많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아니에요, 레주! 적어도 저는 엄청 즐기고 있는 걸요! 좀 궁예질을 해보자면(?) 다른 분들도 분명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이번 사건도 모두 훌륭하게 진상을 파악하고 체포까지 성공했잖아요. 저는 엄청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레주의 스토리텔링 능력이라든가 진행 능력이라든가 말이죠. 그 퀄리티 높은 이벤트 뒤에 레주의 고민이 많이 들어간다는 걸 이번에 새삼 다시 깨닫는 느낌이네요. 레주가 말씀하셨던 걸 가져오자면, 전혀 스트레스적이지 않아요! 재미있어요! 저는 한편 레주가 스토리를 진행하시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셨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레주도 즐기시기 위해서 익스레이버 스레를 이끄시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모두 즐겼으면 좋겠어요! 가볍게! 아, 말재간이 없어서 이렇게밖에 못 말하는 게 서럽네요 으아아 ;ㅁ;(제자신을 때린다) 결론은 모두 행복한 익스레ㅡ버☆스레가 되자는 겁니다! 유후!
>>266 아무래도 고민을 안할 순 없더라고요. 그냥 정해진 스토리대로만 짝짝 나아가면 편하긴 한데 그것도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런 것은 재미도가 조금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고..음..음..결론은 그렇습니다! 스레주도 그냥 나름대로 생각을 많이 한다라는 것만은 말하고 싶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면 정말로 다행이지만요! 저는 일단 여러분들이 즐겁게 즐기는 모습으 보면서 힘을 얻는답니다..!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자..이제 Case 12니까.. 봅시다.. 앞으로 케이스 11개만 더 하면 끝이군요! 이제 진짜 50% 했네요. 정말로.
사건이 끝났다. 범인이 타고 있는 경찰차의 뒤꽁무니를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오토바이를 세워 둔 자리로 걸어 갔다. 갖은 피로와 부하가 한꺼번에 걸린 듯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 어젯밤에도 그저깨 밤에도 잠을 지세웠었으니. 하지만 이끌리는 것처럼, 비틀거리면서도 가족이 있는 곳으로 향하기 위해 오토바이의 시동을 건다. 병원 로비에 도착하자마자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수 없어 비상계단으로 뛰어올라간다. 5층 5161호의 개인병실, 심호흡을 하고 문을 열었다. 떠들썩하게 서로 장난을 치고있는 강준이랑... 지연이. 기척을 눈치 챈걸까? 이쪽으로 돌아본다.
"아 오빠? 이제야 오면 어떻.... 화났어?" "...병실에서 떠드니까 형이 화난거잖아 권지연..." "엑? 아니아니, 그렇게 크게는 안 떠들었다고?"
___다행이야...
"그렇게 멀뚱히 서 있지 말고. 이쪽으로... 엇."
다짜고짜 지연이를 껴안아 버렸다. 당황했는지 어깨를 흠칫 떨었지만 다독이듯이 등을 토닥여준다.
"미안... 미안해..." "오빠가 왜 미안해 하는건데..." "미안해 정말..." " 이렇게 일어났잖아. 어떤 버섯머리 아저씨가 와서 고쳐줬으니까. 지금은 숨도 제대로 쉬어진다고! 의사쌤이 금방 퇴원해도 된다고 했어... 그러니까 울지마."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내가 바쁘지 않았더라면, 신경을 조금만 더 썼더라면, 만약 그 택배를 대신 받아줬더라면... 오만가지의 만약이 자꾸 떠오른다. 누워있을때 곁을 지켜주지 못해준것도 미안하고 미안해서...
__________
"뭔가... 엄청 깨네."
"그런 소리하지마..."
"하지만 니가 쓰러졌을때도 냉정하게 사무실로 가버렸었는데. "
"...하여간 너는 하나도 안 귀여워."
아 그래도 눈이 빨개질 정도로 울었던 건 좀 귀여웠는데, 그렇게 말하자. 얼굴이 새빨개지는 강준이.
하지만 나는 이해가 가는걸. 오빠도 그렇게 나가고 싶지는 않았을거다. 하지만, 마냥 슬퍼하는 걸로는 범인을 잡을 수 없었을테니까. 아마도 그저 침착한 척을 하고 있었을 뿐이겠지.
>>279 아마 차라리 다 폭발해서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 1. 그러면 안된다는 생각 2. 생각해보니 심연씨가 빡쳐서-내가 최고가입찰한 타미엘을 누가 손상시키려고!-뛰쳐나와서 깽판칠지도 라는 불길한 생각 3(실제로는 사이렉스 모습으로 나타나지 읺는 이상 나타나서 손 휘두르자마자 페널티 먹고 다시 공간으로 쫓겨나서 제대로 못한다지만) 등등으...로.. 센하를 대하는 건 당연히 잘못한 부분에 대해선 쌀쌀맞지만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 같아요.
그냥 무시를 했어도 상관없었다. 듣고 흘려도 무방했다. 내가 그 얘기를 한 것은 그가 어렴풋이 흘린 속내에 맞춰주듯 한 것이었으니까. 이제와 그 일은 내게 아무런 것도 아니었다. 지나간 과거의 편린이자, 내 배에 남은 흉터의 이야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래서 그것을 지병이라 말하는 센하의 말은 의외였다. 그럴 거 같지 않게 생겼으면서.
한동안 입을 다물고 있으니 우스개소리 같은 말이 이어졌다. 장난스러운 말이었지만 그 속에 담긴 의도는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대답을 피할 수도 있었지만... 헛소리 하는김에 조금만 더 해보자. 그런 생각이 취기 오른 머릿속에 돌았다. 그 생각이 입을 움직였다.
"고백한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면 잘못이었지... 아무것도 몰랐어, 나는.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 뒤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하란 본능과 안된단 이성이 부딪혀 내 대답은 어중간했다. 이도저도 아닌 말을 내뱉고 잠시 우물거리다가, 그가 그런 것처럼 숨을 크게 내쉬고 다시 입을 열었다.
"네 말대로 하자면, 나는 설명서도 안 읽고 물건을 작동시켰다가 피해를 본 셈이겠지. 그래서 회사를 탓할 수도 없고 그저 내 실수라고만 생각할 뿐인거야. 내 실수가 맞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