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 노답아. 코우스케인지 뭔진지가 보던 말던. 그 코우스케가 보면 잘하는 짓이라고 하겠다. 아. 그 코우스케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식의 인성 쓰레기라면 좀 그럴 수도 있겠다. 그래. 그럼 그쪽이 정말 맛대가리가 가서 그런 거라 쳐도. 다 죽이려고 작정한 거네. 이거이거..팀킬? 팀킬하는 쓰레기 인성 가지고 경찰 해먹을 거면 당장 나가." 코우스케가 부터는 완전 빈정대는 듯한 말투로 말하고는 경찰이면 경찰의 방식으로 해결해야지.(정신연령상 고등학생인 TO가 그런 말을 하는 건 명백히 이상했지만 일단 타미엘은 경찰이니 넘어갑시다) 범죄자가 되려고 작정했냐. 라고 마스크를 낀 채로 일갈하고는 한대 처먹이려고 둔기같은 셉터를 복부 쪽으로 휘두르려 합니다.
그 뒤. 셉터의 아래로 만들어진 긴 그림자에서 닉시를 한 마리 꺼내. 범인을 구속하라고 명령을 내립니다.
센하 선배님의 무모한 행동에 지은은 인상을 약하게 찌푸렸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지금 상황은 상당히 안 좋았다. 다른 선배분들이 센하 선배를 막는 듯 해보이니 일단 자신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도 해야겠다.
어쩌면 자신의 능력이 원조 선배님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지은은 마스크를 재빨리 쓰고 범인과 최대한 멀어졌다. 괜히 싸움에 휘말렸다가는 모든 투명화가 풀릴 수 있으니 조심해야한다. 지은은 마른 침을 삼키며 자리를 잡았다. 처음 응용하는 것이지만 연습은 충분히 해두었다. 할 수 있어, 지은아. 지은은 심호흡을 하고 오버익스파 '하이딩'을 발현했다. 원조 선배님은 물론 유혜 언니의 분신 모두 투명화 시키는 것이 목표. 지은은 실수하지 않기 위해 눈을 가늘게 뜨고 만반의 준비를 갇추었다. 며칠 앓아 누을 지도.
저 미친, 순식간에 사람들이 쓰러져가는 모습을 보며 유혜가 원조에게로 달려갔다. 우선은 최대한 많은 분신을 이용해 인명 구조를 해야 했으니. 유혜가 원조의 어깨에 손을 올리더니 순식간에 15명의 분신을 구현해낸다. 으, 온몸에 근육통이 몰아치는 감각은 역시나 익숙치 않았다.
“ 야 센하 너 뭐하는거야! “
유혜가 다급한 목소리로 센하에게로 달려나갔다. 지금 손에 든 거 나이프지? 폭발 시키려는 나이프? 다같이 죽자는 셈인가? 유혜는 센하의 오른팔을 잡아끌며 왁, 소리를 지른다. 몸은 천근만근 무겁고 근육통이 밀려왔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센하의 오른팔을 냅다 끌어내린다.
행동이 벌어지자 모두가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선 먼저 움직인 것은 메이비였다. 그녀는 오버 익스파를 발동했고, 빠르게 움직였다. 그 움직임에 찬기는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말 그대로 그것은 엄청난 속도의 텔레포트였으니까. 이어 메이비의 말을 들으면서 그는 병을 뺏기지 않으려고 병을 꽉 잡으려고 하면서 입을 열었다.
"후훗. 당연한 거 아닙니까? 돈을 벌기 위해서죠. 이 일을 성공시키면, 엄청난 돈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애초에 백화점에서 제 동료를 죽인 것도...돈 문제였다구요.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까? 그리고 안 걸릴 자신이 있었죠. 운 나쁘게..물뿌리개에서 걸렸잖아요? 그것만 아니었으면 당신들은 증거가 없었을테니까요. 재수가 없으려니.."
병을 뺏고 뺏는 치열한 분위기 속에서 센하가 갑자기 공격을 감행했다. 하지만 그것은 곧 정말로 위험한 일이었다. 여기서 폭발이 일어나면 그 결과는 물 보듯 뻔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찬기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동시에 다른 이들이 움직였다. 울프가 바람을 일으켜서 나이프를 다른 곳으로 날려버렸고, 지현과 타미엘이 센하를 막기 위해서 공격을 감행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그는 자신을 잡으려는 닉시를 막으려고 하면서 피식 웃어보였다.
"...정말 형편없군요. 그 경찰은. 후훗. 상황 파악도 못합니까? 여기서 폭발이라니. 여러분들이 얼마나 고생이 많을지 이해가 되는군요. 그런 이는 팀에서 빼버리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저라면 그렇게 할 겁니다."
말 그대로 그것은 도발이었다.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듯한...뱀의 속삭임과 같은 말이 모두의 귓가에 울려왔다. 한편 그와는 별개로 지은, 유혜, 원조는 협력해서 피해를 입고 있는 이들을 구조하기 시작했다. 지은의 오버 익스파가 발동했기에 그 움직임은 확실하게 보이지 않았고, 다행히 찬기의 눈에도 들어오지 않았다. 이어 그와 동시에, 권 주가 찬기를 향해서 돌진해왔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찬기는 피식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이 경찰들은 왜 이리 돌진을 좋아하는지..저에겐 이 병이 있다는 것을 잊으셨습니까?"
이어 금방이라도 깨뜨릴 것 같은 행동을 하면서, 그는 여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그것은 자만.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 자만이 곧 독이 된 것일까. 아주 잠깐의 방심을 풀어버린 사이, 메이비의 각인이 병에 세겨졌고 그 병은 곧 메이비의 손으로 이동했다.
"...뭣...?!"
한순간의 방심. 너무나 자만한 찬기의 눈빛이 크게 흔들렸다. 이어 그는 뒤로 돌아섰고, 메이비를 밀치면서 앞으로 달려나갔다. 자신의 능력은 공격계열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단번에 거리를 띄우고 그는 다시 손에 입자를 모았다. 그리고 그것을 정말로 크게, 크게 뭉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것은 마치 보석처럼 반짝이는 날붙이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는 피식 웃으면서 그것을 앞으로 날렸다. 그 끝에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권 주와 메이비 둘이었다.
"후훗. 위협적인 공격은 아니지만..입자도 이렇게 모이면 커지는 법이죠. 터트려도 좋습니다. 입자가 더욱 퍼지고, 아무리 마스크를 썼다고 해도.. 영향을 받을지도 모르니까요. 물론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한번 시험하는 것도 좋겠지요."
심리전을 걸면서, 그는 여유롭게 웃었다. 색색으로 반짝이는 입자가 뭉쳐서 만들어진 날붙이들은 정말로 빠르게, 빠르게 앞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제대로 이해를 못해서인지.. 나름대로 의견을 내봤는데 그냥 흘러가듯 넘어가니까 슬푸다.... 내가 말한 게 별로 답하기 애매하고 그래서 넘어간거겠지만 역시 끼기 힘든건 사실이네. 열심히 열심히 계속해서 말하면 받아줄까? 저번 이벤트에선 어떻게든 끼려고 노력해봤는데 이번엔 잘 못하겠다. 힘이 없는지도 모르겠어. 나는 여기에 있어도 되는걸까..
...방금 전에 웹박수로 들어온 메시지입니다. 모두들...조금만 상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도록 합시다. 자신의 레스가 스루되고 그러면... 여러모로 많이 불편하지 않겠습니까. .....덧붙여서..진행 때문에 스레주가 신경쓰기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좀 더 신경을 쓰지 못해서..정말로 죄송합니다.
역시 20명에 가까운 인원을 한번에 투명화하는 것은 무리였다. 이대로라면 며칠간은 앓아 누을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사람들을 구할 수만 있다면. 지은은 애써 긍정적이게 생각하며 열심히 사람을 돕고있는 원조를 보았다. 아직까지는 순조롭다. 그리고 원조를 지나 권찬기를 보았다. 위험한 상황. 다행히 선배님들이 세하 선배는 막은 것 같지만 저렇게 된다면 선배님들이 위험해진다. 지은은 조바심을 내며 크게 움직일 수 없는 자신의 몸을 한탄했다.
그리고 저녀석. 지은은 권찬기를 노려보았다. 고작 돈 때문에 사람들을 죽이다니. 역겨워서 구역질일 나올 정도이다. 최악이야.
그녀는 병을 잘 보관하면서 와이어와 일체화가 된 나이프를 꺼냈다. 새롭게 주문 제작한 비밀병기 그 첫번째. 당연하지만 만화처럼 닿으면 잘리고 그런 먼치킨적인 무기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포박용 줄이란 소리.
"돈이라... 그래, 그렇다면 더 할 말은 없다."
사실, 나이프를 사방에 던져서 사방에서 텔레포트 시키면 간단한 문제였다. 하지만. 그러다 우연히 죽여버리고 실수했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녀는 입술을 꾹 깨물면서 와이어 나이프를 사방으로 날렸고, 그 날아가는 도중에 찬기의 주변으로 텔레포트 시켰다. 정교한 조정으로 나이프가 찬기에게 맞지는 않고 그를 묶을 목적으로 사방으로 나아가고 그녀의 손에 연결된 와이어들의 끝을 잡고 잡아당겨 움직임을 구속하려 한다. 잘 통할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실전에서 사용하는건 처음인걸. 움직이지 않는 나무토막에는 성공했는데..
다리가 후들거리는 감각에 유혜가 그대로 다리를 굽혀 웅크려 앉았다. 저 자식이 뭐라고 말하던, 이제는 귓가가 웅웅 거릴 지경이었기에 겨우 몸을 일으킨 유혜가 힘겹게 원조씨가 사람들을 구조하는 공간으로 자리를 옮겨 대충 벽에 기대 주저앉는다. 더이상 움직여봤자 민폐만 될 것 같고, 우선은 인명 구조가 먼저였으니. 혹여라도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저가 막을 심산으로 벽에 기댄 채로 뒷목을 쓸어내린다. 으으, 죽겠다.
능력의 사용 때문인지 지은과 유혜는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고, 원조는 정말로 애써서 사람들을 구조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뒤에서 3명이 열심히 움직이는 동안, 울프가 자신의 능력을 써서 날붙이를 되돌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찬기는 피식 웃으면서 자신의 손에 입자를 모았고 그것을 뭉치고 뭉쳐서 커다란 벽을 만들었다. 그것에 부딪치자, 날붙이는 산산조각 나면서 주변으로 입자화 되어 퍼져나갔다. 하지만 뒤이어 앨리스가 날리는 창이 그 벽에 충돌했고, 창이 아래로 떨어지긴 했지만, 입자로 만든 벽은 산산조각 나버렸다.
".....!"
빠르게 찬기가 다시 입자를 모으려고 했지만, 그 사이에 권 주가 앞으로 달려왔고 공격을 날렸다. 그에 찬기가 빠르게 뒤로 피하려고 했지만 그것을 완전히 피하진 못했다. 조금 베이면서 그는 자신의 상처에서 피가 나는 것을 바라보면서 당황했다.
"피...? 피라고..! 지, 지금..사람을...사람을 벤겁니까?! 경찰이..?!"
하지만 그의 몸은 곧 묶여버렸다. 메이비의 나이프 와이어가 제대로 그의 움직임을 잡았다. 조금 미세한 미스가 있어서 아주 살짝 찬기의 몸이 쓸리긴 했지만 그래도 피해는 최소화가 되었다. 말 그대로 전투 능력이 없는 이였기에 어쩌면 쉽게 제압당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런 그가 제압당하면서 쓰러지자, 하늘에 깔려있는 입자들이 사라졌고 주변에 퍼진 입자들도 사라졌다.
이어 서하가 손가락을 퉁기면서 울프에게는 새로운 마스크를... 그리고, 메이비와 센하에게는 파란색 수갑을 전송했다. 그것은 익스퍼 전용 수갑이었다.
"...일단 센하 씨는 시말서 쓸 준비를 하세요. 아무튼 체포해주세요. ...그건 그렇고.. 두 사람. ...괜찮은 거예요? ...일단은...그... 과거의 연이 있는 것 같은데."
"젠장..! 이거 놔! 이대로..이대로 잡힐 수는...!"
어떻게든 풀려나기 위해서, 찬기는 바둥바둥 저항을 하기 시작했다. 재빠르게 체포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 이렇게 보내게 되면... 그것은 경찰로서의 결말이지. 개인적인 사적인 결말은 볼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렇기에 이것은 선을 자르게 되는 순간일 수 있었다. 두 사람이 무슨 선택을 할지는 알 수 없었다.
그제야 긴장이 풀린건지 주륵, 기댄 몸을 앞으로 뻗어내며 유혜가 숨을 내쉬었다. 미세먼지가 걷힌 가을 하늘마냥 온통 뿌옇던 시야가 깔끔해졌고, 남자는 메이비씨의 와이어에 묶여 구속되었다. 유혜는 원조씨와 지은이의 도움으로 살아난 사람들을 힐끗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 하여튼간, 범죄 저지르는 놈들 치고 제정신인 놈은 없다니까? “
그제야 남을 농락할 생각이 든건지 흥, 인상을 찌푸리며 찬기를 향해 툭 말을 내뱉어낸다. 으, 손가락 까딱 할 힘도 없어. 그 자리에 주저앉은 그대로. 가만히 센하와 메이비를 바라본다.
"테러리스트는 여러가지 판단나면 사살 허가도 나는데 네가 한 짓을 생각해봐. 폭파테러에. 무작위 병원행까지. 어떤 교단의 가스테러나 다름없고 빼박 테러리스트네." 이 멍청아. 까지 피..피라고 말하며 경찰이 그래도 되냐는 권뭐시기에게(...) 히스테릭하게 말하고는 센하의 근처에 있으니. 센하를 보면서 가서 한 방 날리던가. 라고 말합니다. 네가 안하면 내가 뺏어서 채운다. 라고 말하고는-그렇게 날카롭게 말하긴 했지만, 실재로 그렇게 하진 않을 것이었습니다. 설마. 진짜로 그렇게 할 리가요.-팔짱을 끼고는 예의주시합니다.
앞으로 전송된 푸른 수갑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손을 뻗어 움켜쥐었다. 정신이, 어느 정도 든 것 같다. ...그러니까 난 모두를 죽일 뻔한 거구나. 자신까지 포함해서. 그래서 저지당한 거고. 정당한 것이었다. 공허한 눈빛인채, 눈을 천천히 감았다 떴다. 시말서나 통증은 아무래도 좋았다. 천천히 몸을 일으켜세웠다. 눈을 살짝 내리깔면서 권찬기, 증오스러운 원수를 노려보았다. 코미키 코우스케를 죽인 인간. 내 사촌동생을 죽인 인간.
"...젠장...그 녀석은 겨우 18살이었다고..."
쥐어짜듯 겨우 목밖으로 말을 꺼내 중얼거리면서 수갑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그러니까, 코우스케. 그 때 내가 말했잖아. 따라오지 않겠냐고. 그런데도 바보같이 고집이나 피우고. 멍청한 자식... 난...10살 때 진 신세도 못 갚았단 말이야.
무겁게 발걸음을 떼 권찬기에게로 걸어갔다. 그러다가 잠시 우뚝 써서 그의 머리를 향해 검지만을 편 손을 겨누었다.
"...역시 죽여야..."
지금이라도 얼마든지 죽일 수 있다고. 지옥에 떨어져야할텐데. ...아. 코미키 텐마. 너는 성공한 거야, 그 때. 자신을 위해서라면 어떤 짓이든지 할 수 있는 이기심과 무자비함. 코미키 토오야에게 그것을 심는 데에 성공한 거야. 그를 어두운 방에 갇히게 하고, 나가기 위해 고양이를 죽이게 하면서.
"......"
억지로 손을 내렸다. 역시 당신의 뜻대로는 싫단 말이야. 코미키 텐마. 그대로 천천히 걸어가 권찬기에게 수갑을 채웠다. 복잡한 표정으로.
"...다시는 엮이지 말자."
나지막히 중얼거리듯 말하고는 가는 듯 싶었다가도... ...성이 안 찼다. 테이저건을 냅다 꺼내 세 발 정도를 그에게 막 쏘았다.
사건은 어떻게든 마무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일단 병은 무사했고 범인도 어떻게든 제압이 되었다. 메이비도, 센하도... 어떻게 보면 후련하진 않지만 자신만의 결론을 냈을지도 모른다. 어찌되었건 더 이상의 피해자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고, 성류시를 위협하는 괴사건도 어떻게든 정리가 된 듯 보였다. 하지만 사건이 끝난 후에 아롱범 팀은 힘이 쭉 빠진 상태였다. 아직도 S급 익스파는 익숙하지 않은 것일까. 편법이라면 편법이라고 할 수 있는 랭크업이 이뤄졌으니 당연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서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고 하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모두를 바라보았다.
언제나처럼, 김호민 경위가 그곳으로 달려왔고, 체포되어있는 찬기를 이송했고, 메이비가 확보한 병의 약을 이용해서 쓰러져있던 사람들은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났다. 적어도 사건은 그렇게 해결이 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바라보는 이가 있었다.
"...과연. 점점 성장하고 있군. 아롱범 팀. 허허허."
지하철 역 안 쪽에서 모두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아롱범 팀을 이끄는 팀인 서장, 이준이었다. 그가 어떤 이유에서 거기에 있었는지, 어떤 이유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는진 알 길이 없었다.
그저 그는 훈훈하게 웃으면서 안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지하철이 달리고 있는 곳을 향해서 나아갔고, 지하철을 타고 어디론가로 나아갔다. 그가 어디로 향하는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그저 그의 손에는 하얀 국화꽃으로 만들어진 꽃다발이 들려져있다는 것 뿐이었다.
"...인사를 가야겠지. 너에게."
그런 작은 말을 중얼거리면서 그는 저 너머로, 너머로 모습을 감추었다.
Fin.
//사건은 무사히 해결되었고 스토리도 이렇게 정리가 되었습니다. 이후 사이드 스토리와 Case 12의 예고편이 올라오겠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지하철 역 내부에서 조용한 전화 통화 소리가 울려왔다. 요원 출신의 R.R.F의 멤버. 용성은 안쪽의 화장실에서 전화를 받고 있었다. 전화 너머에서 들려오는 말은 상당히 나른하기 짝이 없는 여성의 목소리였다. 다름 아닌 민경. 바로 그녀의 전화였다. 그녀의 목소리에 용성은 작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무뚝뚝한 느낌으로 대답했다.
"...앞으로도 그렇게 일을 만들 겁니다."
"리크리에이터를 발동시키기 위함이겠지? 그건?"
"...그렇습니다. ...이 정도 수준의 일을 계속해서 만들어내면, 결국 리크리에이터가 발동하게 되겠죠. 그래서 확실하게 위치를 알아낼 생각입니다."
"월드 리크리에이터를 찾으려는 노력이 참으로 보기 좋아. 하지만, 절대로 무리는 하지 마. 그리고...우리 하윤이에게 피해가 가면 안된다는 것은 알지?"
"...노력하겠습니다."
전화통화를 뚝 끊으면서 용성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그는 핸드폰을 꺼냈고 거기서 요원이라면 접속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했다. 그리고 리스트를 쭈욱 둘러보다가 어느 한 리스트에서 멈춰섰다. 이어 그는 피식 웃으면서 작게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당신이라면 이 성류시를 혼란에 빠뜨리는 것이 가능하겠지. 조만간에 찾아가도록 하지."
피식 웃는 그의 주머니 속에선 S라는 포스트잇이 붙어있는 보라색 액체가 들어있는 작은 유리병 하나가 흔들리고 있었다. 그 안의 보라색 액체는 참으로 불길하게 빛나며, 그 존재감을..정말로 강하게, 강하게 보이고 있었다.
센하주가 아침 갱신합니다! 어제 이벤트 다들 수고하셨어요!(뒷북)(둥둥) 어제 저는 난리가 아니었네요...이벤트는 꼭 참가하고 싶은데 공부를 어서 끝내야하기도 했고 부모크리의 위험이 도사리기도 했고...그러다보니 진짜 거의 반응레스만 딱딱 써올리고...잡담은 거의 참여못하다시피 하고...이벤트 끝나서는 휘리릭(?) 사라져버렸네요...으아아(눈물펑펑) 그래도 참가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어요! 센하는 금방 리타이어하기는 했지만...ㅋㅋㅋ.ㅋ..ㅋㅋㅋ(웃김) 이것이 바로 미친놈의 최후...... 좋아 이제 앞으로는 과거 마저 다 풀고 앞으로의 스토리 신경쓰면 되겠다!
캔을 버리고 나서 자리에 도로 앉은 다음, 하늘ㅡ아니, 오히려 허공이 더 정확하려나ㅡ을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이래서 내가 과거를 떠올리기 싫어하는 거야. 좋은 기억이 있어야지. 아니, 그냥 그 때 완전히 미쳤어야 했을지도. 미친다는 건 어떤 느낌인 걸까. 정말로 아무런 걱정도 없어지는 건가. 그렇다면 역시 그냥 그 때 미쳤다면 좋았을텐데. ...아니, 그러면 아키야나, 스즈나나, 코우스케를...그래, 아직은 미치지 말라는 이야기인가. 아직은. 그런 두서없는 생각을 다소 혼란스럽게 하고 있었는데, 울프 씨가 입을 연 것이었다. 느긋한 목소리였지만, 내용은 예상하지 못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와 연결이 되지 않으니.
"......"
저 사람도 어지간히 술에 취했는가보다. 솔직히 다 듣고 나서 바로 든 내 생각을 말하자면, '그래서 나더러 어쩌라고'였다. 아니, 방금 건 술기운 때문이었던 것 같다. 뒤늦게 천천히 그녀가 이해가 되는 것 같았다. 나도 남을 쉽게 무시하지 못하는 성격이었었지. 나중에 불타죽은 유키를 데려온 것도 나였다. 이름은 아키야에게 지으라고 했지만. 그저 주인없이 외로워보이길래, 어린 마음에 먹이를 줘보기도 하고 나중에 데려온 것이었다. 그런데 그 행동을 나중에 가서 후회했다. 그랬다는 건, 유키가 죽어버린 것도 내 탓이었다는 이야기가 된다는 것이니까. 아, 데리고 오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후회하지만...다행스럽게도 아직 나에게는 인간성이라는 것이 남아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여전히 남의 고통을 쉽게 무시하지 못한다. 유혜를 찾아갔던 것도, 그 점에서 우러나왔던 거겠지. 그러나 내 뜻과 어긋나는 순간 차가워진다는 건.
"...그게 전에 말한 지병인 모양이네요."
살짝 눈을 돌려 울프 씨를 바라보았다. 흉터에 피가 가끔씩 난다는 것, 그것이 그 지병이라고 나는 연관지어버렸다. 감이다. 술에 취하면 누구든지 헛소리를 하기 마련이죠, 라고 마찬가지로 나른하고 능청스럽게 덧붙였다. 그러면서 잠시 그녀가 한 이야기를 곱씹어보다가.
"그런데, 그 때 당신이 무언가 잘못하기라도 했나요? 찔리는 것이 맞는 일이었다니, 뭔가 어설픈 제품 설명서를 보는 기분이네요. 그렇다면 회사에다가 전화를 걸어 문의를 해야겠죠. 이게 무슨 소리냐."
약간 사차원적인 방향의 화법으로 끌고 나갔다. 외투 주머니에 도로 두 손을 넣고, 크게 숨을 쉬었다. 입김을 보려고. 아이 같은 이유였다. 난 흥미가 동하는 일에는 집중하는 사람이라서, 궁금한 것도 그냥 대충 넘어가는 성격은 아닌 것 같다. 상황에 따라서 말아버리기도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나는 판단한 것이다.
상기 본인은 어쩌고 저쩌고. 의식의 흐름대로 시말서를 모두 작성하고 물 흐르듯 서에서 빠져나왔다. 바람이 쐬고 싶었던 것이다. 술도 마시고 싶었고. 차가운 공기 사이로 흩어지는 하얀 입김을 바라보다가 나는 선술집으로 향했다. 차가운 바람도 쐴 수 있고, 술도 먹을 수 있는 적당한 장소. 나는 팔짱 낀 팔을 선반 위에 걸터 올리면서 적당한 술과 안주를 주문했다. 진심으로, 오늘은 진짜 취하고 싶다. 미쳐주지 않는 이상 도피하려면 역시 이 방법 밖에는.
5년 전 코미키 하루나와 코미키 코우스케가 한국에서 백화점 폭발에 휘말려 죽었다. 코미키 하루나는 죽어야 마땅했다. 그 점에서 나는 옅은 미소를 짓고 있었던 것이었다. 사람을 둘이나 죽인 살인마. 분명 고통스럽게 죽었겠지. 아니, 고통스럽게 죽었어야해. 건물 파편에 몸이 깔리든지, 머리를 맞든지, 배를 찔리든지 해서...최대한 고통스럽게. 가만히 생각하다가 정신을 살짝 차렸다. ...나도 역시 제정신은 아니구나. 그렇네. 나도 '그 사람'이 죽는 모습을 보면서 좋아했어. 웃었어. 절경이라면서. 그 때의 기분은 여간 복잡한 것이 아니었지. 사실, 행복했던 기억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니까. 그 기억을 순간 떠올리고 그 때의 꼬마는 웃는 동시에 울었다.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몰라서. 불에 휘감긴 그 사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할지 몰라서. 동생을 끌어안고 웃었더라. 아키야, 그 사람은 이제 죽었어. 너도 기뻐해. 7살짜리가 그런 말을 입에 올렸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눈물은 멈추지 않았지.
"......"
이 기억은 그만 떠올리자. 그 사이에 술과 안주가 나왔다. 나는 한 손으로 병을 집어 천천히 잔에 술을 따랐다. 액체가 잔에 부딪치는 소리가 고요하면서도 여간 경쾌한 것이 아니었다. 거의 끝까지 채우다가 병을 내려놓고 잔을 기울였다. 한 번에 다 마시고 잔을 든 손을 도로 선반 위로 떨어드리듯 올렸다. 시원한 술의 맛이 머리까지 올라왔다.
...코우스케는 허무하게 죽은 것이다. 시간을 조금 돌려 조금 더 과거로, 스즈나의 장례식 이후에 나는 그 녀석을 따로 불러서 조만간에 가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종사촌 누나의 죽음에 슬퍼하던 그 녀석은 내 말을 금방 이해하지 못하였고, 이해하고 나서는 납득하지 못하였다. 토오야 형, 무슨 소리야. 있잖아, 형, 방에서 나오고 난 다음부터 이상해졌어. 성격이 달라졌어. 지금은 무슨 소리야? 가출이라니. 할아버지께서 뭐라고 하시겠어. 라면서. 뭐, 걱정하는 느낌의 소리였다. 나는 그 녀석의 의문을 풀어주지 않았다. 그저, 어쨌든 따라오지 않겠냐는 질문을 더했다. 코우스케는 물었다, 어째서 자신한테만 말하는 거냐고. 사실 유우카를 싫어했던 점도 있었지만 나는 그냥 10살 때 진 신세를 갚을 생각인 거라고 말했고, 그 녀석은 이해하지 못했다. 그게 정상이라고 답했다. 반지를 부수고 나서의 변화는 나만 알았으니까. 아무튼 코우스케는 결국 거절하였다. 자신은 못하겠다면서. 그리고 나를 설득했다. 가출하지 말라고. 그러나 나는 얼마 가지 않아 코미키 가와 절연하고, 떠났다. 이 다음에 해야할 것도 있었기에. ...그 때, 억지로라도 끌고 갈 걸 그랬나. 그랬다면 백화점 사건에 휘말릴 일도 없었을텐데. 잔을 쥔 손에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손이 잠시 부들 떨린 것 같기도 하다. 코우스케, 그 때 최대한 편안하게 죽었기를 바래. 분명 너는 내가 떠나고 나서는 코미키 히로시 다음의 후계자로서의 즐거운 삶은 만끽했었을지도 모르겠지만...그래도 너는 내 동생이니까. 아아, 물론 코미키 유우카는 이야기가 다르다. 분명 그 녀석도 내 동생이지만, 그 녀석은 인간성이 없다시피하다. 가정부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그걸 본 나에게 못 본 척 해달라고 했을 때부터 알았다. 그저 코미키 텐마의 광신도일 뿐이다, 그 녀석은.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다시 술을 따라 마셨다.
아무튼 그리고 오늘...그 사건의 범인을 만났다. 코미키 유우카와 코미키 히로시는 순간 나를 의심했던 모양이지만, 멍청한 인간들이다. 분진 폭발이었다고, 분진 폭발. 이름은 권찬기였더라. 능력은 미스트 파우더. 그걸로 분진 폭발을 일으킨 것이다. 범행 뒤의 사연은 살인을 감추기 위해서. 그리고 돈 또한 엮여있었다. 이번 사건 또한 마찬가지. 떠올리며 으득 이를 갈았다. 고작 그런 이유로 코우스케가 죽은 거야. 고작 그런 이유로. 제압을 하려고 할 때, 나는 이성을 잃었었다. 그래서 가루가 넘쳐났던 그곳에서 무모하게 폭발을 시도했고, 철저하게 저지 당했다. 마지막에 프레스티 씨와 직접 수갑을 채우기는 했는데...감정을 가라앉히려고는 했는데...지금 와서 갑자기 또 생각이 든다. 역시 그냥 죽였어야했나. 내 능력으로, 그 자식의 머리를 산산조각내는 거야... ...정신차려, 아키오토 센하. 표정을 살짝 찌푸리면서 술을 다시 마셨다. 경찰이라면 죽이지 않는 게 맞는 거야. 테이저건 세 방이면 충분했잖아. 그러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서 계속해서 완전한 복수를 외쳐서, 나는 혼란스러웠다. 잠시. 증거가 모두 모아지고, 코미키 텐마를 만나면 나는 어떻게 될까... 순간적으로 스스로가 두려워졌다. ...이제 이런 생각은 이쯤하자. 그리 생각하며 나는 안주와 함께 술을 계속 마셨다.
"뭐야뭐야, 센하 여기서 뭐해? 헉, 또 술? 아, 진짜. 몇 년만에 만나는데 또 술이야. 좀 적당히 마시라고..."
점점 취하려고 하는데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여성의 목소리. 일본어다. 술기운에 머리를 손에 받친채로 고개를 천천히 돌려 상대를 보았다. 역시나. 호시야마 나츠미가 질린다는 얼굴을 나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오늘 아침에 성류시에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받았지.
"...오랜만이네, 나츠미. 3년...만인가?"
헛웃음을 흘리면서 중얼거리듯 답하니.
"바보, 2년이야. 진짜, 그 때도 술부터 마시고 있더니 이번에도. 아니, 애초에 술에 강했으면 이해라도 하지. 약한 주제에 무슨 맨날 술이야..."
그렇게 말하면서 내 옆으로 와 선반에 팔을 얹는다. 나는 다른 잔을 하나 꺼내와 술을 거기에 따라 나츠미 앞으로 밀었다.
"그래서 어떠셨대, 한국 여행은...아, 한국의 타치노미야에 어서오세요. 한국어로 선술집. 자아, 너도 마셔. 그냥." "후후, 재미있었어. 다시 들러도 즐거운 데도 많았고...앗, 응. 선술집이구나. 잘 먹겠습니다."
나츠미는 손바닥을 마주모아 말하고는 술을 들었다. 아까 나 보고 술에 약하니 어쩌니 말하기는 했지만, 이 녀석도 똑같다. 사실. 술을 조금 넘기고 눈살을 찌푸리는 모습에 잠시 웃었다.
"...할 이야기는 많지만 진지한 건 모두 나중으로 미루고...지금은 즐거운 이야기만 하자. 나 오늘 기분이 별로라서 여기 온 거니까. 응." "응?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것도 진지한 이야기니까 나중에. 내일이라든지..." "너무하네에...뭐, 응. 알겠어. 나도 진지한 건 모두 나중에 말할게. 그나저나 센하 벌써 취한 모양이네."
사건이 끝나고, 퇴근하고. 현재는 집. 나는 조금 멍한 눈으로 천장을 바라보며 담배를 입에 물고 있었다. 원래 집에서 담배를 피는 스타일은 아닌데, 그냥 밖에 나가기 귀찮았다. 침대 위에서 옷도 제대로 벗지 않고 이러고 있자니 백수라도 된 기분인걸.
어쨌든간에 사건은 끝났다. 뜻하지 않게 원수를 만나서 체포하고. 넘기고.... 아마도 이게 옳은 선택이었을것이다. 그렇겠지. 처음에는 당황했고, 원망스러웠고, 직접 마주쳤을때는 뚜껑이 열릴뻔 했지만. 그래도 경찰로서 잘 행동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돈 때문에 죽은건가, 그 사람들은.."
사고라고 생각했을때가 나았다고 생각한다. 고작 돈 때문에 벌인 범죄에 희생당했다는 사실이 더더욱 허무하게 느껴졌다. 충분히 탈출할 수 있었을텐데. 그 분들은 사람을 구하고자 다시 안으로 들어갔고.. 다시는 나오지 못했다. 왜지. 위험하다는걸 알고 있었을텐데. 딸이, 가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원망스러웠다.
- 특히나 자기 자신이.
"................."
왜 말리지 못했지, 끝까지 물고 늘어졌더라면 들어가지 않았을것이다. 하지만 부모님의 성격을, 신념을 알고 있었기에 결국에 손을 놓고 말았다. 그 이후에 능력이 각성한것도 짜증난다. 하지만 알고 있으니까.. 그 당시 각성한 능력 정도로 그곳에서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을것이다. 그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과 이것은 별개. 짜증났다. 하나뿐인 딸을 두고 가버린 부모님도. 아무것도 못하고 무력하게 있던 나 자신도. 강한척 쿨한척 범인을 체포한 오늘의 나도. 그러고 싶지 않았는데. 언제나 나는 내 감정을 우선시하지 않은 선택을 하고만다. 당장에라도 죽이고 싶었는데. 나는 경찰이니까. 경찰로서 행동해야 한다고 나 자신을 다그쳤다. 앞에 사람들도.. 자신의 원수를 전부 경찰로서 처리했다면서. 그러한 사실을 들먹이면서 나 자신을 속였다.
"아.. 젠장."
어지럽다. 한쪽 손으로 이마를 짓누르며 물을 찾았으나 근처에 있을리가 만무했으므로 그대로 그냥 벽에 등을 기댈뿐이었다. 나는 왜 경찰이 된걸까. 만약 내가 경찰이 아니었으면 이번에 그 범인을 만날 일도 없었겠지. 그 사람이 백화점 사고의 범인이라는것도 몰랐겠지. 나는 그냥 부모님을 기리며 평범하게 살 수 있었을텐데. 왜 그런 쓰레기의 별것도 아닌 동기로 일어난 사건에 부모님이 희생당한걸 알게 된걸까. 절대로 부모님의 희생이 개죽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부모님 덕분에 빠져나온 사람들에게 위로와 감사인사를 들었을때. 자랑스러웠으니까. 하지만..... 하지만 결국 나는 혼자 남겨졌잖아. 타인에게 듣는 위로따위 필요 없었는데. 그저 내 옆에 있어주면 되는거였는데. 사람이라는건 간사해서, 처음에는 관심을 주던것도 점점 시들어져 갔고. 친척들 사이에도 날 어떻게 해야할지 서로 떠넘기며 부담스러워 했다. 부모님은 그것을 바랬던걸까.... 아니, 그럴리는 없지만. 오늘따라 생각이 부정적으로 치솟는건 어쩔 수 없다고.
"경찰이라..."
나는 그 사건에 범인이 있다는걸 지금 알았으니까, 경찰이 된 이유에 범인을 잡기 위해서 같은 이유는 없었다. 그렇다고 남을 돕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그러면 왜 경찰이 되고 싶었던걸까. 어릴때부터 어째선지 동경하고 있어서였을까. 그렇다면 남을 돕기 위해서가 맞을지도 모르지.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상은 옮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나는 오늘 잘 해낸거겠지? 경찰이 개인 감정에 휘말려서 저항하지 못하는 범인을 쏴 죽였다면 그것은 이미 경찰이라고 부를 수 없을테니까. 나는 잘 해낸거겠지?
"윽, 흑..."
그럼 이제 어째야 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때 눈물이 나오는것을 느꼈으나 입을 꾹 다물어도, 이마를 짚은 손으로 눈을 가려봐도 멈추지 않았다. 경찰로서 잘 해냈다고 쳐도, 나 자신으로서, 메이비 프레스티라는 사람은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범인은 모양만 있는 사형제도에 적용되지는 않을것이다. 아마 몇년 정도의 형을 받고, 평범하게 출소하겠지. 빨간줄이 그일테지만 그뿐이다. 그로서 그 사람이 어떤 미래를 맞이할지는 나랑 관계없다. 중요한건 이제 내가 그 사람에게 할 수 있는게 없다는것. 죄를 청산하고 나온 그 사람을 한 사람으로 죽여버린다면 이쪽이 범죄자가 되는것이고. 그러니까 넘어가야한다. 이제 내 일은 끝났으니까.
그게 마음대로 될리가 없잖아.
죽이고 싶었고-
원망하는 말을 쏟고 싶었고-
어떻게 그렇게까지 할 수 있냐며 묻고 싶었고-
- ... 보고 싶었다.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고,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좋겠고. 내 생각에 공감해줬으면 좋겠는데. 주변엔 아무도 없었으니까. 그렇게 만든것도 나 자신. 언제나 친구를 만들어도 거리를 뒀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도 내 이야기는 하려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건 자업자득. 결국엔 혼자서 풀어나가야 할 이야기.
"..."
지금 할 수 있는거라곤 울음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입을 꾹 다무는것 밖에 없었다.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았으면 했으니까. 결국 나라는 사람은.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는거겠지..
정말 여러의미로 경찰이기에 잔혹한 상황이 많죠. 경찰이기에 사적 복수는 불가능하고 법에 맡길수밖에 없는 것. 그 고통이 센하와 메이비주의 독백에서 너무나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해요. 상대는 사정이 있던 것도 아니고 철저한 악당이었으니까요. 정말로 잔인무도한 악당. 그것도 인성 갑급.... 제가 생각해도 참으로 씁쓸한 결말이라고 생각해요. 정말로...
"제가 성공하면 된 거잖아요! 역대 초능력자의 자료를 분석하고, 그것을 데이터로 변환해서, 제 뇌에 주입하는 실험..! 그리고, 당신들이 말하는 그 [익스파]라는 것을 제가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잖아요! 월드 리크리에이터라고 불리는 그 힘을 제가 쓸 수 있게 되었는데 무슨 실험이 더 필요해요!"
"그래. 너는 확실히 성공했어. 그것에 대해서는 축하한다고 말해둘게.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너 하나로 만족할 순 없어. 네가 무슨 일이 생기거나 하면..."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들이 [익스파]라고 불리는 뇌파를 방출할 수 있게 되었다. 이 힘으로 세계를 바꾸고 개변할 수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이 힘이 위험하기에, 지금의 나는 구속구를 차고 있다. 이 구속구가 있으면 마음대로 내 힘을 쓸 수가 없다. 내가 힘을 쓸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들이 원할 때 뿐. 그래도 받아들이기로 했다. 내가 실험이 성공했으니 내 여동생이 이제, 더 이상 그런 끔찍한 실험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유나가 더 이상 그런 고통스러운 실험을 안 받아도 되니까. 하지만, 저들은 나만으로 만족하려고 하지 않았다.
유나에게도 계속 실험을 해서 나와 같은 힘을 만들겠다는 그 욕심이 추잡하기 그지 없었다. 당장에, 당장에... 어떻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구속구가 채워져있는 나는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분노하고 또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절망스럽고 피눈물이 흐를 것 같았다. 저들의 추잡한 욕망에, 욕심에, 슬픔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차유리. 네가 무슨 말을 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아. 너는 성공했지만 네 동생은 아직 성과가 나오지 않았어. 그러니까 너는 당분간 조금의 더 실험을 해보고, 유나는 계속해서 실험을 받게 될 거야. 그것이 이 나라를 위한 길이야. 힘들겠지만 버텨줬으면 해."
"...웃기지 마..! 웃기지 마! 뭐가 나라를 위한 길이야! 아직 어린 아이인데..! 이런 실험을 계속해서 받으면 버틸 수 없단 말이에요! 유나는! 지금도 얼마나 힘들어하는데! 그래서 제가 꾹 참고 더 받아온건데..!"
"네가 뭐라고 말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아. 우리는 실험을 계속하고 성공을 만들 뿐이야. 우리가 널 탄생시켰듯이 말이야."
그 말을 남기고서, 연구원은 나가버렸다. 문을 잠궈버린채... 당연하지만 유나는 지금 방 안에 없었다. 아까전에 끌려나갔으니까. 문을 열기 위해서, 잠긴 문을 두들기고 또 두들겼지만 문이 열리는 일은 없었다. 울음소리를 내면서, 소리를 지르면서 문을 두들겼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힘을 써보려고 해도 쓸 수 없다. 구속구가 내 힘을 억제하고 있었으니까. 그렇기에..그렇기에...
"....으아아아아아아아!!!"
비명을 지르면서 절규하는 목소리를 내는 수밖에 없었다. 저 잔혹하기 짝이 없는 악마들의 손에서 유나를 구하고 싶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내가 성공했는데..성공했는데..어째서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거야. 내가 지금까지 받은 것들을 전부 생각하면서 떠올렸다. 그것을 유나가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어. 나도 몇번이나 구역질을 하고 피를 토했는데. 그걸 그 어린 애가...
"도와줘요...아무나 좋으니까 제발 도와줘요. ...정말로 도와주세요."
"......."
"......!"
얼마나 그렇게 울부짖고 있었을까. 갑자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 고개를 올려보니, 누군가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 사람은...그 사람은....
"...손 괜찮니? 피가 흐르는 것 같은데..."
"당신과는 상관없어요. ...내버려두세요... 부탁이니까."
이 연구소에서 나를 가장 걱정해주는 사람. 그 사람이 왜 이곳에 온건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저 사람도 그다지 보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문을 두들기다가 피가 흐르는 손을 감추려고 하면서 고개를 아래로 숙였다. 이런 모습. 그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아. 그렇게 이를 꽉 악물었다. 나도 모르게 눈물방울이 뚝뚝 아래로 떨어졌다. 감추려고 해도 흐르는 것은 어떻게 막을 수가 없었다.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있기에 내 앞에 있는.. 경비를 서는 사람이 무슨 표정을 짓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
하지만 귀가 막힌 것은 아니기에, 그 목소리는 들을 수 있었다.
"도와줄게. 내가."
"....네?"
"내가 도와줄게. ...그러니까 나가자. 여기서. 너의 여동생인 유나도, 그리고 너도 데리고 갈게. 유리야. 내가 너희들을 이곳에서 내보내줄게."
그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들어서 멍하니 바라보았다. 눈앞의 남성. 그는 나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언제나처럼, 언제나처럼...나를 향해 짓던 그 부드러운 미소를 보이면서...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하면서 나에게 손을 뻗고 있었다. 그 손을 잡아도 될지 알 수 없었다. 나를 속이는 거라면..? 나를 속이는 거라면..? 불안한 마음에 손을 내밀 수가 없었다.
"믿어줘. 내가, 반드시 너희 자매를 여기서 나가게 해줄테니까. 나도 더는 이 상황을 두고 보고 싶지 않아. 내가... 내가 도와줄테니까 자유를 찾도록 해."
"......"
"그러니까 믿어줘. 유리야."
그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나로서는 구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그를 믿고 싶었다. 그 말을 믿고 싶었다. 그렇기에 나는 손을 내밀어서 그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조용히, 조용한 목소리로 부탁했다.
시간이 흘러 우리는 14살이 되었다. 새삼스럽지만, 역시 그 때 조금만 어울려주겠다고 한 센하의 발언은 거짓이었나보다. 3년 이상이 되어버렸는데 그게 '조금'일리는 없잖아? 가을이 찾아와 우리는 놀이터 근처에 앉을 수 있는 넓은 자리가 있길래 거기에 앉아서 보드게임을 하기로 하였다. 주사위를 굴려서 말을 이동시키는 평범한 보드게임. 그러나 오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보드게임. 처음에는 생산성 없는 보드게임을 해서 뭐하겠냐고 퉁명하게 중얼거리던 센하였지만, 지금은 묵묵히 주사위를 굴리는 게 영락없는 즐기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상 내 제멋대로인 판단.
"아, 이럴 때 2가 나오냐..."
센하는 자신의 말 바로 앞의 칸을 보며 아쉽다는 듯 중얼거렸다. 왜냐하면 그 칸은 주사위를 한 번 더 굴릴 수 있는 칸이었거든. 봐, 이런 거에 아쉬워하니까 즐기고 있는 거 맞잖아. 한숨을 쉬면서 말을 두 칸 앞으로 옮기는 그 녀석을 보며 나는 짓궂게 웃었다. 좋아, 그럼 내가 4를 내서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해주지. 라고 일부러 얄밉게 말하면서. 센하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 같은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나는 여전히 짓궂은 분위기를 유지하며 주사위를 굴렸다. 자, 어서 4 나오라고. 4! 4! ...4...아니, 또 2다. 우와아...이러기 있습니까. 무슨 이 주사위에 콩신의 가호라도 내렸나. 자꾸 2가 나와. 센하를 슬쩍 보니...저 녀석, 가소롭다는 듯 조소를 짓고 있다. 저 자식...!! 나는 그 녀석에게 "웃지 마!"라고 비통하게 일갈하고는 말을 두 칸 앞으로 옮겼다. 빈 칸.
"...뭐, 어쨌든 다음 차례......가 아직 안 왔네."
아, 앞서 설명하기를 잊었다. 우리는 지난 여름에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아빠 분은 경찰이시고, 엄마 분은 전업 주부이신, 외동딸이라는 여자아인데. 유쾌하게 이야기를 나누던 우리에게 성큼 접근해와 넉살 좋게 말을 걸어온 것이었다. 아이스크림이 넘쳐나는데 같이 먹겠냐면서.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나는 냉큼 받아들였다. 그러나 센하는 역시나도 조금 경계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내가 옆구리도 찌르고 아이스크림 먹고 싶지 않냐고 혹하게 만들려고 하기도 했고...아무튼 나의 갖은 노력 끝에 센하는 경계심을 풀고 아이스크림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아, 답답한 녀석. 아이스크림 한 번 먹게 하기 힘들더라고. 아무튼 그렇게 그 뒤로 그 아이는 우리 둘과 같이 다니게 되었고, 금방 친해졌다. 아, 참고로 센하의 본래 정체는 모른다.
"음~료~수! 배달 왔습니다아!"
그리고 지금 온 아이가, 그 아이다. 타나카 카에데. 우리와 동갑이다.
"오오, 수고했어. 내가 주문한 건?" "있었답니다! 자, 성재의 코카콜라!"
카에데는 밝게 웃으면서 손에 든 두 음료수 사이에 끼우다시피 한 코카콜라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붉은 기가 살짝 도는 갈색 머리카락이 흘러내렸다. 허리까지 오는 상당한 길이의 머리카락이다. 무겁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마저 든다. 내 몫인 코카콜라를 끌어왔다. 카에데는 음료수를 양손에 든채로 자기 자리에 앉았다. 나이치고 앳된 얼굴에 꼬리가 살짝 올라간 눈매의 주황색 눈동자. 음, 솔직히 말하자면 예쁘게 생겼다. 응. 객관적으로 보자면.
"자, 센하 거! 아무거나 사오라길래 환타 사왔어!" "무난하네."
센하는 무심하게 환타를 받아들었다. 그래도 카에데는 기쁘다는 듯 히히 웃었다. 그 아이의 손에 남은 음료수는 칼피스였다.
"아무튼 주사위 굴려, 카에데. 네 차례야." "응? 벌써? 앗, 알겠어!"
네 차례라고 말해주니 카에데는 고개를 갸웃하다가도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주사위를 집어들었다. 칼피스는 옆에 내려놓고 주사위를 두 손으로 감싸더니 "좋은 거 나와라"라는 말을 주문처럼 중얼거렸다. 반복해서 몇 번 중얼거리더니 갑자기 눈을 번쩍, 신의 계시를 받은 듯 기합을 넣으며 주사위를 바닥에 굴렸다. 카에데의 주문 같은 중얼거림의 기운을 받아 과연 얼마나 좋은 게 나올까, 하며 코카콜라의 뚜껑을 따며 바닥에서 구르는 주사위를 바라보았다. 내 분석에 따르면 여기서 제일 좋은 숫자는 3, 나쁜 숫자는 2이다. 나는 계속 주사위를 바라보았다. 센하도 묵묵히 주사위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여기서 카에데가 제일 열심히 주사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기대하는 눈빛을 하면서. 그리고 나온 숫자는...
"...엣, 2."
카에데는 시무룩해하며 어깨의 힘을 뺐다. 나는 멍해졌다. 또 2다. 정말로 콩신의 가호인가요. 정말로 콩신의 가호냐고요. 지금 당장이라도 콩드립을 치고 싶었지만 일본인인 센하와 카에데가 이에 대해 알고 있기는 하나 싶은 생각에 관두었다. 아무튼 카에데는 말을 들어서 두 칸 앞으로 옮겼다.
"아무튼! 이제 다시 센하 차례네! 나처럼 나쁜 거 나와라!" "시끄러워."
센하는 무뚝뚝하게 대꾸하고는 주사위를 굴렸다. 그렇게 우리는 계속 즐겁게 보드게임을 즐겼다. 이 앞에 기다리고 있을 비극은 전혀 모른채...
○
"살인 사건이요...?"
모여들은 사람 중 한 명을 잡아서 상황을 물어본 나는 대답을 듣고 그대로 되물었다. 잠깐만. 사람들이 모여든 자리 앞의 저 집은...
"...누가 죽었는데요?"
대답이 들려왔고, 조마조마하던 나는 숨을 삼켰다. 눈앞이 깜깜해지는 기분이었다. 타나카 하루토, 타나카 마유미 그리고 타나카 카에데. ...타나카 일가가 몰살 당했다.
그 뒤로 센하도 만날 수 없었다. 나...새벽에 그 녀석 봤던 것 같았는데. 잠시 바람을 쐬러 나갔다가... ...입을 틀어막으며 어디론가로 급하게 향하는 그 녀석의 모습을. 봤던 것 같았는데. 기분탓이었을까.
.....(동공대지진) 콩신 다이스는 함정카드였단 말인가...! 아..아니..근데..센하 주변에선 왜 이리 사건이 끊임없이 일어나나요?! 그리고..아무리 생각해도 저것은... 저것은..음..네.. 좋은 징조는 아닌 것 같군요. 센하가 저런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보면 말이에요.
제가 하는 일은 위키에 스토리 추가적 부분이랍니다. 스레주로서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 그리고 다음 사건도 조금 정리해야하고 말이죠.
아무리 생각해도 진짜 스케일 큰 사건은 아이디어가 막막 떠올라요. 물이 공급되지 않는 사건이라니! (엄지척)
260After case - The edge of a precipice
(1861337E+6)
2018-02-05 (모두 수고..) 14:22:34
너는 언제나 그렇게 홀로 벼랑 끝에서. 벼랑 끝으로.
"울은?" "...출근했어." "그 애를 그렇게 그냥 보냈어?" "말려도 소용 없었어. 너도 알잖아, 걔 성격." "......젠장..." "......"
너무도 담담한 리키의 말에 프레이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그 사이로 짙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리키도 속으로 같은 숨을 내쉬며 거실 소파에 몸을 묻었다.
방금 전까지 울프의 집에 다녀온 리키의 상의엔 검붉은 피가 한줌 던진 것처럼 번져 있었다.
"왜...도대체 왜, 고작 그 때문에!"
프레이가 분한 듯 슬픈 듯 북받치는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감정 덩어리 그 자체인 외침은 허공으로 사라졌다. 그에 반해 리키는 한없이 조용했지만 얼굴에 떠오른 표정은 프레이의 외침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했다.
안쓰러움, 안타까움, 슬픔, 어이없음, 분함...
그 감정의 화살이 향하는 끝은 당연하게도 울프였다. 그들의 말은 뭐 하나 귀담아 듣지 않는, 제 몸 귀한 줄 모르는, 어리석은 한 여자 때문에 두 남자는 속이 까맣게 타다 못해 바스라져 내리고 있었다.
"하아...!"
욱 하는 기분에 프레이가 깊은 탄식을 터뜨렸다. 어떻게 해도 그녀를 이해할 수 없었다. 이미 그녀가 이곳에 경찰로 남아야 할 이유는 없을진데, 어째서 남으려 하는 것인가. 왜 자신들의 곁으로 돌아오지 않는 걸까.
사실 이유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납득하고 싶지 않을 뿐인, 멍청한 사랑 때문에 그녀가 자신들과 함께 가지 않으려는 그 사실을 이해하고 싶지 않을 뿐이었다.
전날 밤, 돌아오자마자 현관에서부터 붉은 덩어리들을 토하는 그녀를 붙잡고 프레이가 참다 못 한 말들을 터뜨렸었다. 리키가 그녀를 부축하며 프레이를 제지했었지만 막히지 않았다. 오히려 더 발악하듯 외쳤다.
"네가 그렇게 아파해도 그 사람은 한번 찾아오지도 않았어. 네가 사건에 지친 채로 돌아온 후에도, 연락 하나 없어! 봐! 그런데도 너는 도대체 무엇이 좋아서 여기 있겠다는 거야! 이제 있을 이유도 없잖아, 돌아가서 네 부모님이랑, 우리랑 같이 행복하게 살면 안 되는 거야? 저번에 그랬잖아. 예전처럼 돌아가고 싶다고."
현실 그 자체를 들이대며 돌아가자 갈구하는 프레이를 보며, 그녀가 비릿한 숨 사이로 말했었다.
"내가, 내가 좋아서 그래. 연락 한번 없어도, 찾아오지 않아도... 그냥 좋아하니까 그런다고..."
너까지 날 괴롭게 하지 말아줘, 제발.
힘없는 손이 프레이의 옷깃을 잡았다가 놓았다. 그 바보 같고도 가슴 아픈 말에 프레이는 망연해졌고, 리키가 그녀를 부축해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밤새 앓던 그녀는 아침이 되자 너덜한 몸을 이끌고 출근했다. '그 사람'이 있을 그곳으로.
"이해할 수 없어, 아니, 이해하고 싶지 않아! 너를 위해주는 것 같지도 않는 그런 인간이 뭐가 좋다고 매달리는 거야. 뭐가, 뭐가 널 그렇게 만드는 거냐고...그렇게...아프게..."
혼자 닿지 않을 외침만을 반복하던 프레이는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꼴사납지만 지금은 그것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프레이는 울고, 리키는 그 옆에서 싸늘하게 굳은 얼굴로 입술을 짓씹었다. 피가 맺힐 정도로.
"......"
불 꺼진 거실의 어슴푸레한 어둠 속에서, 맹수의 것을 닮은 금빛 눈이 서늘한 안광을 빛내었다.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
어긋난 톱니바퀴를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선 무슨 수든 쓰겠다 생각하는 한 사람과 그저 슬픔에 잠긴 한 사람의 시간은 그렇게 속절없이 흘러만 가고 있었다.
>>259 추리적 요소까지 끼어든 스토리라서 스토리 정리라든가 짜는 것이라든가 상당히 힘들 거라 생각해요...센하주는 엄두도 못내는 일..(._. ) 대단해요 레주...!! 언제나 감탄해요! 정작 저번 이벤트에서는 추리부분에 많이 참가하지 못했지만.....(무한점)(추리물 매니아는 웁니다)
...화, 확실히 물이 공급되지 않는 사건은 큰일이네요..!!(동공지진) 씻는 건 어쩌고 빨래는 어쩌고 설거지는 어쩌고 애초에 밥을 못하고...아니, 이건 즉석식품으로 해결가능하다 치고 아무튼 근본적으로 물을 못 마시고...(흐릿)
>>262 사실 조금 힘들긴 해요. 짜는 것이라던가... 진상을 파악하게 하는 것이라던가.. 난이도도 너무 어렵게 하면 안되고, 일단 저 혼자 재미를 보면 안되니 어느정도 팁도 주면서 힌트도 주고... 하지만 사실 제일 힘든 것은 그거네요. 너무 완벽한 것에 집착하는 그런 거. 그냥 스레주는 상황극이고 픽션인만큼 완벽하지 않아도 그냥 재미있게 즐겼으면 하는 바에요. 이 스레가 스트레스 요인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실 스레주도 그냥 머리로 짜는 거라서.. 여러모로 구멍이 있을 수도 있고 그런지라.. 으음..그렇다고 합니다. 네.
>>265 뭔가 레주의 고민이 묘하게 많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아니에요, 레주! 적어도 저는 엄청 즐기고 있는 걸요! 좀 궁예질을 해보자면(?) 다른 분들도 분명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이번 사건도 모두 훌륭하게 진상을 파악하고 체포까지 성공했잖아요. 저는 엄청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레주의 스토리텔링 능력이라든가 진행 능력이라든가 말이죠. 그 퀄리티 높은 이벤트 뒤에 레주의 고민이 많이 들어간다는 걸 이번에 새삼 다시 깨닫는 느낌이네요. 레주가 말씀하셨던 걸 가져오자면, 전혀 스트레스적이지 않아요! 재미있어요! 저는 한편 레주가 스토리를 진행하시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셨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레주도 즐기시기 위해서 익스레이버 스레를 이끄시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모두 즐겼으면 좋겠어요! 가볍게! 아, 말재간이 없어서 이렇게밖에 못 말하는 게 서럽네요 으아아 ;ㅁ;(제자신을 때린다) 결론은 모두 행복한 익스레ㅡ버☆스레가 되자는 겁니다! 유후!
>>266 아무래도 고민을 안할 순 없더라고요. 그냥 정해진 스토리대로만 짝짝 나아가면 편하긴 한데 그것도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런 것은 재미도가 조금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고..음..음..결론은 그렇습니다! 스레주도 그냥 나름대로 생각을 많이 한다라는 것만은 말하고 싶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면 정말로 다행이지만요! 저는 일단 여러분들이 즐겁게 즐기는 모습으 보면서 힘을 얻는답니다..!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자..이제 Case 12니까.. 봅시다.. 앞으로 케이스 11개만 더 하면 끝이군요! 이제 진짜 50% 했네요. 정말로.
사건이 끝났다. 범인이 타고 있는 경찰차의 뒤꽁무니를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오토바이를 세워 둔 자리로 걸어 갔다. 갖은 피로와 부하가 한꺼번에 걸린 듯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 어젯밤에도 그저깨 밤에도 잠을 지세웠었으니. 하지만 이끌리는 것처럼, 비틀거리면서도 가족이 있는 곳으로 향하기 위해 오토바이의 시동을 건다. 병원 로비에 도착하자마자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수 없어 비상계단으로 뛰어올라간다. 5층 5161호의 개인병실, 심호흡을 하고 문을 열었다. 떠들썩하게 서로 장난을 치고있는 강준이랑... 지연이. 기척을 눈치 챈걸까? 이쪽으로 돌아본다.
"아 오빠? 이제야 오면 어떻.... 화났어?" "...병실에서 떠드니까 형이 화난거잖아 권지연..." "엑? 아니아니, 그렇게 크게는 안 떠들었다고?"
___다행이야...
"그렇게 멀뚱히 서 있지 말고. 이쪽으로... 엇."
다짜고짜 지연이를 껴안아 버렸다. 당황했는지 어깨를 흠칫 떨었지만 다독이듯이 등을 토닥여준다.
"미안... 미안해..." "오빠가 왜 미안해 하는건데..." "미안해 정말..." " 이렇게 일어났잖아. 어떤 버섯머리 아저씨가 와서 고쳐줬으니까. 지금은 숨도 제대로 쉬어진다고! 의사쌤이 금방 퇴원해도 된다고 했어... 그러니까 울지마."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내가 바쁘지 않았더라면, 신경을 조금만 더 썼더라면, 만약 그 택배를 대신 받아줬더라면... 오만가지의 만약이 자꾸 떠오른다. 누워있을때 곁을 지켜주지 못해준것도 미안하고 미안해서...
__________
"뭔가... 엄청 깨네."
"그런 소리하지마..."
"하지만 니가 쓰러졌을때도 냉정하게 사무실로 가버렸었는데. "
"...하여간 너는 하나도 안 귀여워."
아 그래도 눈이 빨개질 정도로 울었던 건 좀 귀여웠는데, 그렇게 말하자. 얼굴이 새빨개지는 강준이.
하지만 나는 이해가 가는걸. 오빠도 그렇게 나가고 싶지는 않았을거다. 하지만, 마냥 슬퍼하는 걸로는 범인을 잡을 수 없었을테니까. 아마도 그저 침착한 척을 하고 있었을 뿐이겠지.
>>279 아마 차라리 다 폭발해서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 1. 그러면 안된다는 생각 2. 생각해보니 심연씨가 빡쳐서-내가 최고가입찰한 타미엘을 누가 손상시키려고!-뛰쳐나와서 깽판칠지도 라는 불길한 생각 3(실제로는 사이렉스 모습으로 나타나지 읺는 이상 나타나서 손 휘두르자마자 페널티 먹고 다시 공간으로 쫓겨나서 제대로 못한다지만) 등등으...로.. 센하를 대하는 건 당연히 잘못한 부분에 대해선 쌀쌀맞지만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 같아요.
그냥 무시를 했어도 상관없었다. 듣고 흘려도 무방했다. 내가 그 얘기를 한 것은 그가 어렴풋이 흘린 속내에 맞춰주듯 한 것이었으니까. 이제와 그 일은 내게 아무런 것도 아니었다. 지나간 과거의 편린이자, 내 배에 남은 흉터의 이야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래서 그것을 지병이라 말하는 센하의 말은 의외였다. 그럴 거 같지 않게 생겼으면서.
한동안 입을 다물고 있으니 우스개소리 같은 말이 이어졌다. 장난스러운 말이었지만 그 속에 담긴 의도는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대답을 피할 수도 있었지만... 헛소리 하는김에 조금만 더 해보자. 그런 생각이 취기 오른 머릿속에 돌았다. 그 생각이 입을 움직였다.
"고백한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면 잘못이었지... 아무것도 몰랐어, 나는.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 뒤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하란 본능과 안된단 이성이 부딪혀 내 대답은 어중간했다. 이도저도 아닌 말을 내뱉고 잠시 우물거리다가, 그가 그런 것처럼 숨을 크게 내쉬고 다시 입을 열었다.
"네 말대로 하자면, 나는 설명서도 안 읽고 물건을 작동시켰다가 피해를 본 셈이겠지. 그래서 회사를 탓할 수도 없고 그저 내 실수라고만 생각할 뿐인거야. 내 실수가 맞기도 하고..."
우리 동생 부탁인데 안될리가 없지. 사실 내가 조금 기대하고 있기도 하지만. 너와 깊게 스킨십 할 기회는 그렇게 많지 않으니까, 이렇게라도 너를 채워야지. 차 문을 닫고 나서, 운전석 문이 닫히고 나서야 너의 품 안으로 향했다. 그리고 조심스레 너의 입술과 나의 입술을 포개었다.
"이러고 있으니까 좋다..."
그럼 키스 해 줬으니까, 시동 걸기전에 나도 하나 받아가야지. 너의 빈 왼손을 잡고 그대로 내 머리위에 툭 올렸다. 조금 어린애 같은 스킨십이지만, 난 이런 것도 좋다고 생각하는걸.
이지은: 157 어릴 때는 어떤 아이였을까요? 글쎄요... 그다지 좋은 성격은 아니었습니다. 사춘기가 심하게 와서 세상을 왕따시킨다라는 기분으로 살았거든요. 중이병도 같이 와서 제가 특별하다고 믿기도 하고 오글거리는 생각을 아무렇지 않게 했죠! 그당시 쓴 일기가 아직도 남아있지만... 제 평생 비밀로 삼으려고요.
078 종교 교회를 몇 번 가긴 했지만 지금은 무교입니다. 신이 있다고는 믿지만 특정 신을 믿는 건 아니니까요.
009 오랫동안 준비해온 고백(사랑고백, 비밀 등)을 망친다면 어떤 반응일까요? 고백이요? 일단 아무도 모르게 망쳤다면 조용히 마음에 묻지 않을까요? 저도 잘 모르겠네요. 모두가 보는 앞에서 망친다면 부끄러워서 죽일지도 몰라요. 물론 농담이에요.
대충 말을 빙빙 돌려서 다소 장난스러운 분위기로 물으니까, 마찬가지로 핵심은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모호한 답변이 들려오는 것 같았다. 고백한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 아무것도 몰랐다, 설명서도 안 읽고 물건을 작동시켰다가 피해를 본 셈이다...그러니까 저 말을 조금 더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울프 씨와 그녀가 고백한 그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든 꼬여있었다는 거겠지. 나는 그렇게 결론을 지었다. 시야 가장자리에서 어렴풋이 울프 씨가 가볍게 고개를 가로젓는 모습이 보였다. 저건 분명 떠올려내기 싫다는 표시겠지. 이해한다. 나도 그런 기억이 수도 없이 많고, 당장 지금 나온 것도 싫은 과거가 떠올라버려서니까.
"거북한 질문을 한 모양이네요. 이 점에 대해선 사과하죠. 뭐, 이해를 못하는 게 아니니까..."
나른하게 중얼거리듯 말하면서 눈을 느리게 감았다 떴다. 시선은 다시금 허공을 향해 있었다. 누구나 싫은 기억은 있을테니까요, 라고 무게없이 덧붙여보기도 한다. 그러다 정신을 차려보니 또 다시 제 손목을 부여잡고 있었다. 아직 따갑기는 따갑다. 미약해졌지만. 무의식 중에 저지른 행동에 나는 작은 헛웃음을 허탈하게 흘렸다.
"......"
그대로 침묵하다가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취기에 다소 비틀거리다가 우뚝 서있더니 뒤를 돌아서 울프 씨를 내려다보았다. 아까, 처음 왔을 때 그랬던 것처럼. 능청스러운 분위기를 유지하며.
"...계속 있을 건가요? 뭐, 벤치와 사랑에 빠지셨다면 어쩔 수 없지만요."
농담 같은 이상한 소리도 덧붙여보았다. 나는 이제 슬슬 돌아갈 생각이다. 방...이젠 다시 괜찮아졌겠지. 아마.
나는 센하를 불러보았다. 선술집에서 오래 있다 나왔는데, 센하가 많이 취해버려서 도저히 움직일 수 없어 벤치에서 잠시만 쉬다 가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센하...벤치에 등을 기대고 고개는 푹 숙인채 내 말에 아무런 반응도 없다.
"...센하? 저기, 센하아?"
몸을 푹 숙이고 고개를 돌려서 센하의 얼굴을 보려고 하였다. 자고 있는 거야? 나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하며 센하의 어깨를 잡고 가볍게 흔들어보았다. 앓는 소리가 들려온다. 우와...큰일났다. 이러면 내가 어떻게 서까지 데려다주냐고. 아무리 센하가 가볍다고 해도, 아무리 내가 경찰이라고 해도 완전히 늘어진 센하를 부축하고 갈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세진 않다고.
"...나...미...조으만 이따..."
부정확한 발음으로 웅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니까 조금만 이따가 가자는 거지...?
"...정말."
알겠어. 조금만 이따가 가자. 한숨과 함께 답했지만 미소를 지은 나는 다시 벤치에 등을 기댔다. 센하의 부스스한 머리카락이 눈에 들어온다. 한 번 손을 뻗어서 그 새카만 머리카락을 가볍게 만졌다. 음, 누가 관리 해주면 좋겠는데. 그런데 이 뻗친 머리카락은 아무래도 타고 난 것 같아서...무리려나.
"센하...센하..."
심심했는지 이 사람의 이름을 중얼거리다가 나는 어떤 한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나 센하 어떻게 부를지 많이 고민했었지. 센하, 센하 군, 센하 씨...사실 센짱도 생각했었다? 후후. 귀엽잖아."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계속 중얼거렸다. 듣고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혼잣말이어도 좋아.
"...사실, 나한테 제일 편한 건 센하 오빠인데 말이야..."
눈을 잠시 내리깔았다. 응, 역시 오빠가 제일 편하지. 아무래도.
"하지만 센하가 그 때 그랬잖아. 나는 아키오토 센하, 너는 호시야마 나츠미. 이제는 완전히 남남이 되어버렸다고. 원망스러워도 어쩔 수 없다고. 나는 분명히 경고했어, 라면서..."
그렇다. 반지를 부수기 전, 센하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ㅡ정말로 부술 거야? 어쩌면 네가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보다 더욱 잔혹한 이야기가 되어버릴지도 몰라. 그래, 이건 경고야. 넌 그걸 감당할 각오가 되어있어? 이걸 부술 수 있겠어? 선택은 네가 알아서 하는 거야. 그리고 뒤따라오는 결과는 네가 책임지는 거야, 타나카 나츠미. 다시 말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아.
나는 부수겠다고 대답했지.
"...후회하지는 않아. 나도 진실을 알고 싶었으니까. 그리고 알아버린 진상도 그렇게까지 마음 아프진 않았어. 오히려 후련한 감정이 더 컸지. 그런데 나는 외로워졌어, 그 때."
그렇게 자상하던 오빠가, 이제는 완전히 타인이 되어버렸다는 사실 때문에. 남이 봤을 때는 사소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마음이 여렸던 소녀에게 그것보다 잔혹한 이야기는 없었을 거야.
"그러니까...한 번만, 오늘만 눈 감아줘. 센하 오빠. 오빠를 이런 호칭으로 부르는 걸."
나도 조금 취했나보다.
"사실, 센하가 아직도 내 오빠였으면 나는 자랑하고 다녔을 거라고. 나한테 이렇게 잘생긴 오빠가 있답니다~라면서. 후후."
장난스러운 이야기를 하며 헛웃음을 지었다. 응, 그만큼 기뻤을텐데.
"한 때 자신의 오빠였던 사람을 남처럼 대한다는 건 역시 버거운 일이야, 나한테는..."
그렇지만 코미키 스즈나는 이미 죽은 사람이니까. 이미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게 되어버렸으니까. 더 이상 나는 스즈나로서 당신을 토오야 오빠라고 부를 수 없게 되었어. 당신도 이제는 더 이상 코미키 토오야가 아니고. 물 흘러가듯 조용히 생각하며 나는 눈을 느리게 감았다 떴다. 센하가 자주 그러는 것처럼.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여기는 유난히 별이 밝네. 회색 눈동자에 그 별빛을 담았다. 응, 코미키 라이무에게서 물려받은 이 색깔. 하지만 이제는 호시야마 나츠미니까. 327이었지만, 이제는 723. 하하, 웃긴 말장난이네. 코미키 텐마. 이것만큼은 마음에 들어. 센하의 말장난 같아서. 호시야마 나츠미로서 쭉 지낼테니까.
"...이제 슬슬 몰락해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지이..."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옅은 미소를 띄우면서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이야아아압 다들 예상하셨을 것 같기는 하지만 비설 하나를 푸는 독백 이야아아압!!!(던지기)(도주)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라도. 그냥 평범한 동료로 남아도 좋아. 원친 않지만 저주 하는 상대가 되어도. 그저 상처를 주고 싶은 존재라도 좋아. 혹은 동정심 드는 불쌍한 아이로 보인다면 그렇게 남을게. 이름 하나 기억에 남지 않아도 괜찮아.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던, 날 기억 해줬으면 좋겠어. 내가 세상에 있었다는 작은 흔적 하나만 당신들 기억 속에 남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
어제 새벽의 울렁거림은 가라앉은 모양이였지만... 아무래도 이명이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게 영 나아질 기세가 아니다. 하지만 병원에 가면 귀찮아 질 것같아, 일부러 가지 않고 있다. 동생의 퇴원 때까지만 휴가를 낼까 생각해봐도 한번도 휴무를 써본적이 없는데다, 하던 일은 마무리해야 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핑계로 많은 일들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였다.
책상에 머물러 있는 것만으로는 더이상 진척이 없어서 간만에 렛쉬를 데리고 순찰이라도 하기로 한다. 렛쉬는 꼬리를 흔들며 좋아했지만. 렛쉬가 멈추면 기다려주고, 속도에 맞춰 느릿느릿 산책하다가도, 갑자기 빠르게 달려가면 같이 뛰어준다. 하지만 렛쉬가 이끄는대로 정처없이 떠도는데다, 정신은 어딘가에 빠뜨리고 온 듯 멍한 표정이였다. 마치 렛쉬가 권주를 산책시키는 모양새였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성류시와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아니, 떨어졌다기보다는 구석에 있는 납골당이다. 내가 이곳에 온 이유는, 바로 지금 내 앞에 있는 비석을 보기 위해서이다. 이곳에는 내가 사랑하는 여성. 그녀가 잠들어있다. 물론...그에 대해서는 조금 여러가지로 복잡하지만, 아무튼 이곳에 비석을 세웠다. 거기에 쓰여있는 이름 세 글자를 바라보면서 나는 이를 꽉 악물었다.
그때의 일을 어떻게 잊을 수가 있을까. 하윤이를 지키기 위해서 꼬옥 끌어안던 너의 모습을 어떻게 잊을 수가 있을까? 내가 지금까지 재혼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이유는 전부 그녀를 잊을 수 없어서다. 하윤이를 잘 부탁한다는 그 말. 자신이 더는 일어나지 못하더라도, 하윤이만큼은 잘 지켜달라는 그 말. 그 말 한 마디가 아직 내 가슴 속에 박혀있다. 생각만 해도 이가 갈리고 피를 토할 것만 같았다. 왜... 왜... 너여만 했을까. 차라리 내가.. 내가 너를 대신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분하기 그지 없는 이 마음, 슬프기 그지 없는 이 마음. 억울하기 그지 없는 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손에 쥔 하얀색 국화로 만들어진 꽃다발을 조심스럽게 비석의 앞에 내려놓았다. 사실은, 다른 사람들처럼 납골함을 만들고 싶지만 그것은 불가능했다. 여러가지로 복잡한 사정이 있으니까... 그리고 사실, 이 위치도 하윤이는 모른다. 하윤이는 자신이 어릴 적에, 성류시에 살았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없으니까. 그렇기에.. 하윤이는 자신의 어머니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 이 성류시에 이렇게 비석이 세워져있다는 사실도 모른다.
언젠간 밝혀야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만...아직 때가 아닐지도 모른다.
"언제쯤, 그 애에게 이야기하고 하윤이와 이곳으로 올지 모르겠어. ...네가, 너무 보고 싶고, 네가 그토록록 사랑하던 우리의 딸. 하윤이를 데리고 오고 싶은데...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해."
아직은... 그래... 아직은... 언젠가 데리고 올 때가 올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다시 한번 그녀에게 사과를 표하면서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피라도 흐르는 것일까? 피 특유의 비릿한 맛이 입가에 번졌다. 그 비릿한 맛을 애써 삼키면서 나는 조용히 비석을 바라보았다. 오로지 너를 그리며, 너를 생각하며... 그리고 너를 바라보며...
"보고 싶어. 정말로... 언젠가, 내가 그곳으로 가게 되면 보게 될까?"
하루 빨리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며, 오로지 내 눈앞에 있는 비석. 그 너머에 있는 아내의 모습을 그렸다. 정말로 보고 싶기에... 보고 싶기에...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도저히 잊혀지지 않는 그녀이기에...
"안녕하세요 권주씨." 그러고보니 자신이랑은 처음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것이던가요? 라고 생각하고는 나름 타미엘이랑 비슷한 표정을 지으려 하다가 권주가 건네는 스마트폰을 보고는....난처한 표정을 짓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쪽은 완전히 맛이 갔고(다시 들어갔을 때 되찾아서 형체는 구분할 수 있다) 다른 쪽도 영 좋지 않아서..
"미안하지만 한쪽 눈이 잘 안 보여서.. 스마트폰을 보는 게 무리예요." "제 스마트폰도 전화밖엔 잘 안 쓰게 되었네요.." 음성인식으로 소리 설정 같은 게 있으면 괜찮겠지만요.. 라고 말하고는 기대하지도 않았다는 듯 고민합니다.
"누구에게 물어보면 되지 않을까요.." 적어도 약국까지 가면 거기부터 경찰서까지는 몇 번 시뮬레이션 해 본 터라 눈 감고도 갈 수 있거든요. 라고 말하고는 약국 마크가 박힌 비닐봉지를 흔들거려 바삭거리는 소리를 냅니다. 약이 가득 들어있는 것 같지만 그건 무시하도록 합시다.
으음... 리크리에이터님 = 하윤이 어머님 이란 가설이 맞다면 어머님의 시체가 없어서 임시로 묘비만 세워둔건가...? RRF에서도 위치를 찾는다는 둥의 말을 한 거 보면 리크리에이터의 능력을 가진 본체가 이동을 할 수 있는 상태란건데 파동만 존재한다면 위치라고 집어낼 게 없을테니... 실험의 결과가 신체 자체에 능력을 부여하게 된 것이라면 하윤이 어머님의 유골이나 뭐 그런 게 다른 이의 손을 통해 RRF에게서 도망치고 있다고 볼 수 있을....(아무말
어서 오세요! 유혜주! 흐음..흐음...하지만 그 가설이 맞으려면 월드 리크리에이터=하윤이 어머님이라는 결론이 나오게 되죠? 그리고 차민경은 그 동생이고 말이에요. 하지만 어제 올린 독백을 보시면 알겠지만 월드 리크리에이터의 동생의 이름은 차유나였답니다! 자..이건 어떻게 설명을..!(??
근데 이게 유리랑 유나의 독백 시간대를 몰라서... 어쩌면 차민경이랑 하윤이 어머님이 그들—유리나 유나—중 하나의 딸이라거나 할 수도....? 그렇게되면 리크리에이터 = 하윤이 어머님이란 가설은 깨지겠지만 노래소리가 익숙한 이유는 보통 자장가는 자기 어머님에게서 배우니까 하윤이이 어머님이 듣고 자란 자장가를 하윤이에게 불러주셨을 수도 있고..., 사실 이 가설은 너무 막장 드라마 같아서...(흐릿) 이건 그냥 소설이라 생각합니다...(끄덕
...인강 하나 듣고 다른거 넘어가기 전에 쉬다가 갑자기 소름돋아서 잠시 갱신합니다! 다들 안녕하세요! 그러니까 뭐에 소름돋았냐면.. 지강운을 자모음 아나그램하면 강이준이네요..(동공지진) 이건 복선이었던건가...! 아니면 단순히 우연...? 아무래도 역시 지강운=강이준 같아요.(했는데 아님)
xxxx년 03월 03일 오늘부터 중학교 1학년이다. 내 짝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래서 기분이 나빴다. (지은 "대체 왜?!!")
xxxx년 04월 02일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은 비밀이 있다. 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난 내 능력을 『불확정 무의식』이라 이름 지었다. 마음만 먹는다면 날 놀리는 고아원 녀석들 모두를 이 '능력(ability)'으로 이 세계에서 없는 존재로 만들 수 있지만 그렇게 된다면 아무도 날 막을 수 없을테니 내 욕망을 절제한다. (지은 "그래봤자 투명화잖아!! 과거의 난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던 거야!")
xxxx년 04월 28일 학교 애들이 자꾸 나한테 아는 척을 해서 귀찮다. 감히 나랑 친구를 하려고 하다니. 나는 평범한 친구 따위 필요 없다. 진정한 친구를 찾을 것이다. (지은 "이건 또 무슨 소리야!!!!")
xxxx년 05월 09일 인수분해 따위를 왜 해야 하지? (지은 "....")
xxxx년 05월 19일 어른들은 더러워. (종이가 눈물로 얼룩져있다.) (지은 "내 생일이잖아? 설마 아무도 안 알아줘서 삐진 건가.")
xxxx년 06월 09일 왼쪽 눈이 아프다. 나는 지금 광기에 휩싸이고 있다. 하지만 이 광기를 이겨내지 못한다면 나는 다른 '나'에게 잠식되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이지.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괜찮아. (지은 "뭐에 잠식되는 건데? 뭘 알아주는 건데?!!!")
xxxx년 06월 12일 나에게 일상이란 의미 없어. 더 이상 살아가는 것에 흥미 따위 없거든. 이런 날 살아있게 하는 것은 오직 '모차르트'의 월광뿐... (지은은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모차르트가 아니라 베토벤이다.)
"죄송할 필요까진 없어요." "기본적으로 티를 안 내는 데엔 능숙하니까요." 아닌가.. 티를 내면 걱정받잖아요? 라고 쌀쌀맞게 말하고는 어차피.. 곧 부서져버릴 테니까. 란 생각을 삼키고는 길을 찾겠다며 서점으로 향하는 권주의 소매자락을 잡으려 합니다. 막 떨어져서 다시 미아가 되어버리는 상황이 오면 그건 무리예요. 여기서 닉시 불러내면 그거 굉장히..안 좋을 것 같잖아요. 기본적인 것부터가.
"그러고보니 저번 사건에서 좀 공격적인 것 같았는데.." 물론 타미엘이 기억하는 거나 자신이 보아온 거나 영 정확하진 않지만-타미엘의 기억에선 대부분 전투가 감정적인 게 빠져서 그런지 영..그랬고 본인이 본 거는 당연히 적으니까..-왠지 베어냈다. 라는 거에서 느껴지는 공격성에 대해서 물어버려고 합니다.
뭔가 떡밥을 좀 더 풀고 싶은 마음이 드는군요..! 음..음.. 무엇을 더 풀면 좋을까요..다갓님..!!
.dice 1 5. = 5 1.비장의 무기로 남겨두고 있는 Case 20에서의 보스 전의 모습을 살짝 써봐 2.R.R.F에 대한 떡밥을 뿌려보던지. 3.선착순으로 딱 하나의 질문을 오로지 사실로만 답해보던지. 너무 스포가 안되는 선에서. 4.정말로 비밀에 감싸여있는 델타에 대한 정보는 없니? 5.사라져라. 스레주...! 그냥 들어가서 잠이나 자!
음..음... 일단은 씁쓸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는 것으로 할게요! 너무 이런 이야기만 해도 울프주나 정상주도 좋아하진 않을테고 말이에요! 아무튼..주제를 바꿔서.... 위에서 100일 관련으로 뭘 준비를 하실지를 고민하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냥 편한대로 준비하시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안해도 크게 상관은 없기도 하고.. 스레주는 일단 주제를 정했습니다만..뭐인진 비밀입니다.(끄덕)
불쾌하기까지 할 수도 있는 이야기인 건가. 울프 씨의 말을 조용히 곱씹으면서 나는 눈을 잠시 가늘게 떴다. 나는 감추어져 있을수록 들추어보고 싶어하는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서, 사실 더욱 추궁하고 싶었다. 그러나 현재의 그녀의 기분은 그럴만한 것 같지도 않고, 나도 이미 돌아가려고 일어선만큼 이번 건 그냥 이런 식으로 넘어가기로 판단했다.
사랑 운운했던 이상한 소리에 친절하게도 답해주네. 당장 일어날 마음은 들지 않으니 먼저 돌아가라는 말에는 굳이 눈에 띄게 반응하지 않았다. 그냥 옆눈으로 한 번 쳐다보는 걸로 반응 아닌 반응을 다하였다. 그냥 있고 싶어하는 건 취기 때문인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다가 들려오는, 내일 출근 안 하면 여기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전해달라는 말에 나는 무표정 위에 헛웃음을 지었다.
"내일까지 여기 계셨다가는 동사할텐데요. 뭐, 그래도 동사할 때까지 여기 계시지는 않겠지만...전언은 하죠."
눈을 완전히 감은 울프 씨에게 "...라고 했는데 내일 아침에 동사 소식을 들으면 무섭겠어요"라고 무게없이 덧붙이는 말을 남기고 그럼 저는, 이라면서 자리를 떴다. 아무리 술기운이 돌았다고 해도 저 사람도 자리를 뜨기는 하겠지, 라고 생각하며.
//으으음..막레인데...약간 애매한 상황이네요...으으음...(말재간없음)(흐릿) 일단 수고하셨습니다 울프주! 그리고 갱신합니다!
나름대로 맛있게 먹었답니다. 음... 센하주가 지금 뭘 애매하개 생각하는지는 잘 알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부분을 더 깊게 언급해도 좋을 것은 없겠죠. 그 이상은 우리들이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까요. 너무 그 일을 언급해도 두 분만 부담을 느낄테니까요. 그러니까...음..스레주는 일단은 침묵을 지키겠습니다. 그리고 어제 엄청난 추리로 가설을 가지고 온 센하주는..음..음... 아무래도 그 남성이 이준이라고 확신하는 분위기로군요?
맛있게 드셨다니 다행이네요! 0v0 음, 그리고 그에 대해서는...으음...확실히 레주의 말씀이 맞네요. 저도 더 깊게는 언급하지 않을게요. 앗 어제의 엄청난 추리라니 전혀 엄청나지 않아요오오(창피)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네, 확신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정말로, 지강운을 자모음을 적절히 섞어서 그러니까 아나그램을 하면 강이준이 되어서...이게 우연은 분명 아닐 거라고 확신하고 있어서요...!(끄덕) 네네, 왠지 맞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들어요..!!(근거없음)
...사실 최근에 읽은 추리소설 중 하나가 등장인물의 이름을 어떻게 잘 읽으면 범인의 이름이 되는 장난을 쳐서...진짜 그걸 보고 멍했던 기억이 있어서...요즘 이름만 보면 의심부터 하게 되네요.(동공지진)
하지만 만약에 그렇게 된다고 한다면, 정말로 월드 리크리에이터는 하윤이의 어머니가 될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되면 서하가 찾고자 하는 월드 리크리에이터의 혈육은 하윤이가 되는 것이고... 서하가 하윤이에게 해를 끼치게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센하주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가...!(??
>>723 그 전개가 사실인지 거짓인지도 아직 확실하지 않기에 스레주는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습니다.(끄덕) 하지만 만약에 정말로 그렇다고 한다면... 스토리는 더 뭐라고 할 것도 없는 클라이맥스로 흘러가게 되겠지요.(끄덕끄덕) 참고로 스레주는 이쪽이 더 재밌어보인다. 혹은 들킨 것 같다라고 생각해서 스토리 전개를 바꾸거나 하진 않습니다. 그렇기에 차후 지켜보면서 그 루트가 맞으면 맞다고 전율을 느끼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724 후후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하는 재미도 있죠! 네! 맞으면 맞는대로 틀리면 틀리는대로 전율을 느낄 거예요 분명! 맞으면 맞힌 쾌감! 틀리면 통수맞은 쾌감!(?) 본래 추리물이란 이런 게 매력 아닙니까!(반짝)(추리물 매니아) 그런 이유로 앞으로의 익스레ㅡ버 전개 엄청 기대하고 있어요! 앗, 그러고보니까 다음은 물을 못 쓰는 사건이네요... ...뭔가 갈증에 시달려서 데플 일어날 것 같다.(????)
>>725 사실 데플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겠지만 다들 엄청나게 힘들지도 모르지요. 물이 공급되지 않는 사건. 하지만 이 사건은...음..음.. 자세한 것은 스포일러 공개 금지입니다.(끄덕) 아무튼... 이번 사건은 철저하게 추리에만 집중되어있습니다. 제압전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그냥 철저하게 추리에 집중하면 되는 거예요.
기대해준다고 하니 정말로 감사하기 그지 없습니다. 여담이지만 Case14에서 R.R.F의 멤버인 감마와의 전투가 잡혀있습니다만... 지금 이대로 가게 되면 3월 3일 토요일이 되겠군요. 새학기라...음..음... 여러모로... 진짜로 빠르게 쭉쭉 진행되면 4월달에 Case 20까지 갈 가능성도 매우 크긴 합니다만... 사실 시험기간이라던가 그런 것을 생각해보면 그것도 마냥 쉬운 것은 아니로군요. 어떻게든 되겠지요..!! 어떻게든..!!
"성재야, 멍 때리고 있니?" "...아앗, 아니아니. 짐 싸야지. 응." "...그런 일이 일어나고 이렇게 가버리게 되다니 타이밍도 참 안 좋아...엄마가 무슨 말을 해줘야할지 모르겠네. 미안해."
힘없이 고개를 숙이는 엄마에게 나는 다가가서 "아니야, 괜찮다니까"라고 기운차게 말해주었다. 역시 그 때 약한 모습 보이지 말 걸. 엄마는 한 번 걱정하시면 오래 가시니까. 아무리 힘들더라도 약한 모습은 보이지 말 걸. 타나가 가족이 살인 당하고 나서, 경찰들의 작업이 끝나고 마침내 시체를 받아, 장례식이 치루어졌다. 장례식을 치룬 사람들은 가장인 타나카 하루토의 형인 타나카 유이토, 그리고 그 사람의 아내인 타나카 메이. 덧붙이자면 두 분 다 경찰이시다. 듣기로는 겨우겨우 상부의 허락을 받아 이번 살인 사건의 수사에 참가하고 있다는 것 같다. 그리고 시체 부검 작업이 끝나고 장레식을 치르신 것. 누구보다도 마음이 아플 것 같다. 장례식장에서 나는 그들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잠시 서있다가 분위기와 내 감정을 이기지 못해 금방 나와버렸다. 살인 사건 뒤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센하는 장례식장에도 오지 않았다. 휴대폰도 없어서 내 휴대전화번호만 일방적으로 알려줬고 그야말로 감감무소식. 처음부터 자신을 '코미키 토오야'로서는 대하지 말아달라는 이야기를 들어서도 그렇고, 어쩐지 안 된다는 감각이 들어서 나는 그를 보러 코미키 가의 저택을 방문하지 못하였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그 때, 새벽에 입을 틀어막고 급하게 어디론가로 향하는 그 녀석의 발걸음은 굉장히 위태로웠다.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릴 것 같은 느낌. 나는 영문을 모르겠다.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설마 시체를 본 건 아니겠지. 들리는 이야기로는 시체의 상태는 끔찍했다고 한다. 날붙이 같은 걸로 전신이 사정없이 난도질 당해있었다고.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수준이라고. 손가락 길이 같은 것도 제각각이었다고... 상상만 해도 끔찍한 광경이다. 센하는 그걸 본 건가. 그래서 그렇게 구역질을 막는 것처럼 입을 틀어막고 급하게 어디론가로 향했던 건가. 지금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녀석이 향했던 곳은 코미키 가의 저택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잠깐만. 최초 발견자는 아침에 시체를 발견했다고 들었어. 그런데 만약에 센하가 그 때 시체를 보았다면, 왜 알리지 않은 거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의문들이 한없이 이어졌지만, 어느 하나도 제대로 된 답을 찾지 못했다.
"...으윽..."
머리가 아파 신음소리를 내었지만, 걱정하는 것 같은 엄마의 시선이 느껴져서 나는 금방 환하게 웃어보였다. 얼른 짐이나 싸야겠다. 우리 가족이 일본으로 온 것은, 어렸을 때는 두루뭉실하게 듣기는 했지만 나중에 커서 들으니 아빠의 회사 관련 일로 온 것이었다. 어떤 프로젝트를 한다고 온 건데,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뭐,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회사 관련 일이니. 그리고 올해 겨울이, 돌아가야하는 때였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지금 짐을 싸고 있는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
후련하지 않은 건 사실이다. 지난 가을에 카에데가 죽었고, 그 뒤로 센하도 볼 수 없게 되었다. 학교의 친구들과는 작별인사를 모두 했는데, 어째서 그 둘과는 아무런 작별인사도 못하고 이렇게 떠나버리게 된 걸까. 이번 겨울은 고요했다. 무척이나.
여담이지만 스레주는 Case 20~22까지 쭉 이어지게 될 클라이맥스를 가장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결말 부분이기도 하고..그만큼 난이도도 어렵고, 그만큼 대립도 심해지고... 최종보스라던가, 그 앞을 가로막는 이라던가.. 혹은 그 이외의 모든 것이라던가.. 정말 여러 의미로 여러분들의 반응이 정말 기대가 됩니다.
으아아앗(창피해 죽음) 음음 네 철저하게 관련 되어있답니다! 센하가 연락을 한 것은...뭐 그리 대단한 건 아니고 제 3자로서 아무것도 모르고 상황만 지켜보던 성재에게 나름대로의 해명을 하기 위해서, 였답니다! 다른 이유로 한국으로 온 김에 성재에게 연락도 해본 거죠! 그 다른 이유는 금방 밝혀질 거에요! 차후가 기대된다니 으아아 막장이에요 레주 기대하지 마세요오오!!(쥐구멍)
그리고...스레주는..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스토리가 조금 미뤄져도 좋으니까.. 크로스오버를 해볼까..생각중이에요. 역시.. 뭔가..그러니까.. 차원을 넘나들수 있는 S급 익스퍼의 범죄자로 다른 스레의 차원으로 넘어가고 그곳에 있는 이들과 서로 힘을 합쳐서 그곳 세계의 빌런과 손을 잡은 S급 익스퍼를 체포하는 그런 느낌도 좋지 않을까..생각하거든요. 여러 의미에서 말이에요.
...그런건 티를 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다. 약봉지에는 한눈에 봐도 꽤 많은 양의 약이 담겨 있었고, 눈은 잘 보이지도 않는다. 걱정받는 정도가 아니라 당장 병가를 제출해서 쉬어야 할 정도인것 같은데! 라고 하지만 골똘히 생각해보면, 저도 별반 다를게 없어 뭐라 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그때는... 확실히 감정적이였네요."
마치 다른 사람의 이야기인 양 말한다. 그래, 정상적인 판단이였다면 센하를 말려야 했다. 하마타면 지하철 역이 통채로 날아갈지도 몰랐는데. 감정이 앞서기 전 이성적으로 판단한다, 그렇게 살기로 했었는데. 하지만 그날은 잘 안됬던 것 이였다.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지만 센하에게 묻혀서 그렇지 너무 막 나갔었지.
"...그러고 보니 이야기를 안 했었죠. 아마도 서장님이랑 오퍼레이터들은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 쪽으로 피해자의 신원이 갔었으니까. 대강은 알고 있었을거다.
"동생 둘이랑 같이 살고있어요. 제 가족이나 다름없죠. 여동생 쪽은 클라리넷 연주를 잘해요. 이제 대학생으로 올라가는데,3 성적이 우수해서 원하는 대학에 붙었어요. "
"남동생은 아직 어리긴 하지만. 하지만 사교성이 좋아서 친구가 많아요. 제가 모르는 것도 잘 알고 있고요. 컴퓨터 같은 것도 잘 다뤄요!"
갑자기 타미엘에게 제 자식들을 자랑하듯이 동생들에 대한 얘기를 늘어놓았다. 타미엘은 꽤나 당황했겠지만. 무미건조한 목소리에 생기가 돌았다. 표정도 평소에는 볼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면서까지. 자신의 가족에 대해서라면 하루종일도 자랑할 수 있다.
"그 애들에게 저는 그저 오빠로서의 존재감밖에 없겠지만, 저한테는 정말 소중하고 중요해요."
그 아이들로 인해, 한때 태엽장치가 고장난 시계처럼 쓸모없던 내가 재조립되서 다시 돌아갈 수 있게 되었기에.
"그런데 그 사람이 마구잡이로 쓴 능력때문에 제 여동생이 죽을 뻔했어요."
걸음을 멈췄다. 잠시 입을 다물고 허공을 바라보았다. 눈에 시린 빛이 서려있었다.
"...댓가를, 치룬 것 뿐입니다."
. . .
"아... 음 너무 무거운 이야기를 한것같네요. 대형견은 무서워 하십니까? 렛쉬는 순해서 괜찮아요."
안녕하세요. 저번 사건에서 모두를 화려하게 죽일 뻔한 인간이에요. 아, 그 때는 위험했죠. 저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하, 머리와 배가 아직도 얼얼해요. 아직도 얼얼할리가 없다고요? 믿거나 말거나 :P
아무튼 그래서 사과하는 의미로 선물을 두 개 준비했답니다.
우선 알파벳 모양 버터쿠키. 여러분의 이름을 영어로 썼을 때의 첫번째 알파벳으로 각각 담았어요. 이렇게 해야 성의가 담겼다고 착각하실 거 아니에요? 뭐, 농담이에요. 하핫. 아, 참고로 전부 다 버터맛은 아니에요. 중간중간에 냄새만 버터지 입에 넣어보면 가루약을 능가하는 엄청난 쓴맛이 느껴지는 쿠키도 섞여있어요. 설마했던 복불복 쿠키 =D 이 복불복 쿠키는 제가 정성을 담아서 만든 거니까, 맛있게 먹어주세요. ;)
그리고 다음 선물은 다루마. 주먹만한 사이즈. 달마대사가 좌선하는 얼굴이 그려진 일본의 유명한 장식물이에요. 이것도 모두 제가 점토에 물감과 래커를 발라서 직접 만든 건데, 색깔을 다르게 해볼까 하다가 그냥 모두 기본 빨간색으로 통일했어요. 모두 수작업이라 모양이 조금씩 다를지도 몰라요. 참, 잘 보면 눈동자가 안 그려져 있을 거예요. 무서워라 :P 아실 분은 아시겠지만 소원을 비는 용이에요, 눈동자는. 소원이나 목표 등을 생각하면서 한쪽 눈을 그려넣고, 나중에 그게 이루어지면 남은 눈동자를 그리는 거예요. 아, 여러분의 자리 위에 있을 이 다루마가 모두 외눈박이로만 남았으면. 하하, 농담이에요.
그럼 이상, 저번 사건 때 여러분을 화려하게 죽일 뻔한 인간이었습니다. 아, 폭발은 예술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아쉽네요. 물론 이것도 농담이지만.
-1008-
(각자의 자리 위에 예쁘게 봉지에 싸인 많은 버터쿠키와 하나의 다루마가 올려져있다. 그리고 센하의 저 악마스러운 쪽지도 함께. 직접 하나하나 같은 내용으로 적은 모양인데, 글씨체가 깔끔하다.)
감정적이었다는 말에 감정적인 게 나쁜 건 아니예요. 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자랑을 하는 권주를 바라보며-청각이 나간 건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줍니다. 대학에 붙었다는 말엔 부럽네요.. 라는 말도 해주고(타미엘은 22살로서, 대학생활을 하지 않았다)
"그렇군요.." "그 소식 자체를 듣지는 못했어서 아키오토씨처럼 말릴까도 조금 고민했었지만.." "그래도 그 테러리스트가 자기 처지를 자각하도록 말했으니까요." 여동생이 죽을 뻔했다는 말을 듣고도 일견 담담해보이는 표정을 짓고는 느리게 한숨을 쉬었습니다.
"뭐라고 해야할까..엄청 믿고 있던 사람의 이면을 보았더니 이젠 환멸이 나요." 사이렉스 나쁜놈 같으니라고. 라고 한숨같이 내뱉고는 대가를 치렀다는 말을 들으며, 대가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익스퍼 범죄를 현실의 법치국가 수준으로 제대로 맞춘다면 괜찮을지도..요? 라고 서투르게나마 말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렛쉬를 쓰다듬으려 한 뒤
"대형견을 무서워하진 않지만, 아무래도 인간이 아닌 동물은 간혹 예민하니까.." 아마 내가 좀 다르다거나. 많이 고통스러운 걸 알지 않을까. 라고 말끝을 흐리고는 뭔가 쓸쓸한 표정을 지으며 쓰다듬으려고 합니다. 렛쉬를 처음 본 게 타미엘이었던가?
>>922 그리고 검사를 마치고 왔습니다. 이설리스주! 반가워요! 일단 시트 스레에서 이야기를 나눈 스레주랍니다. 본 스레에 시트를 내주신 점, 정말로 감사드리는 바에요. 스토리가 50%나 진행되면 보통은 잘 안내니까요. 아무튼...정말로 시트 내주셔서 환영하는 바이고..! 음.. 네! 혹시나 진행된 스토리나 그런 것들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얼마든지 스레주에게 질문해주세요! 결론은 환영합니다..! 우리 듬직한 신입 분..!!
창이나 검 종류, 타격무기등을 무작위로 적한테 쏘아보낸다. 주로 권주가 기억하고 있는 무기의 형태로 나오고(그래서인지 원본의 성질이나 모양이 완전히 똑같지 않다.) 한 싸움당 최대 소환은 100여개. 물량으로 승부하는 단순한 기술.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 낸 무기들은 계속 사용할 수 있고, 동료가 쓸 수도 있다. (범죄자도 들고 싸울 수 있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