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죽어버렸으면. 싸늘한 다용도실 바닥에 쭈그려 앉은 소녀는 갈라지는 목소리로 저주에 가까운 말을 내뱉었다. 악의로 가득찬 목소리가 섬뜩하기 그지없다. 입술이 터져서 질질 흐르던 피는 어느 새 턱에 말라붙어선 손 끝에 그저 까쓸한 촉감만을 남길 뿐이다. 더불어 불쾌한 혈향까지. 역겹다.
구불구불 굽어진 돌담을 따라 오르막길을 오르면, 전단지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전봇대 옆에 해당화가 곱게 피어 있는 벽돌집. 동네에 얼마 되지 않는 양옥집이라 신기하지만, 거기 사는 개는 물기 때문에 오래 있으면 안 돼. 양옥집 오른쪽을 돌아서, 책가방을 벗어야만 지나갈 수 있는 좁을 골목길을 지나면, 나타나는 작은 한옥집. 집에 도착했어. 돌아온 거야. 드디어.
돌아왔다고? 떠난 적이 있었었나?
그래, 떠났었지. 떠나야만 했다. 하지만 결국 다시 돌아왔으니, 그런 건 아무래도 좋을 일이다. 기름칠이 반질반질하게 되어 있는 철제 문고리를 만지작거리며 한참을 서있다. 감회에 젖기라도 한 것일까. 아니, 그게 아니다. 그렇다고 하기에는 이 문을 열기가 두려워서-
-윽, 하고 허파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날 정도로, 달려온 너와 세게 부딪힌다. 초등학교 이후로는 한번도 보지 못한 나의 친구.
오랜만이다, 잘 지냈니, 가족분들은 잘 지내시니.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 간의 나이스 투 미츄, 하우 두 유 두 따위의 형식적인 인사이지만, 너와 함께 하니 뜻깊은 대화 같다. 진정성이 느껴진다. 애틋하다. 마음이 두둥실 부풀어 오른다.
인사치례가 끝나고, 그제서야 넌 내 목 둘레에 걸었던 헤드락을 풀며 -둘째 가면 서러워 할 장난꾸러기였던 너에게는 아마도 포옹과도 같은 의미일 것이다- 넌 아마도 네가 가장 궁금했을, 가장 먼저 하고 싶었을 말을 내뱉는다.
-너, 마법사였다며.
어떻게 그런 걸 숨길 수 있냐, 서운하다는 네 말에 사과 대신 간단한 마법을 보여 주기로 한다. 비밀 유지 조항이니, 신변보호조치니. 나에게도 사정은 있었지만 이미 다 끝난 일이고, 다른 세상에 살고 있던 너는 아마도 이해하지 못할 내용일 테다. 오르키디어스. 지팡이 끝에서 꽃잎이 흩날린다. 넌 손뼉을 치며 아이같이 기뻐하고, 난 그런 너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좋다. 너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더 좋아. 너와 나, 머글과 마법사는 드디어 눈에 눈을 마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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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잔이 어지럽게 널부러져 있는 연회장 바닥에서, 지애는 눈을 떴다. 멍하다. 꿈이 현실 같고 현실이 꿈 같은 상황이 수 초간 지속된다.
찌뿌드드한 몸을 억지로 일으켜, 연회장 바닥에 다리를 뻗고 앉는다. 습관적으로 뒤통수를 매만지니, 틀어올렸던 머리는 반쯤 풀어져 있고, 손에는 역한 냄새를 풍기는 끈적한 젤 상태에 가까운 무언가가 묻어 나왔다. 멈뭄신의 연회 동안 연회장은 그런 난리가 없으니, 누군가 음료를 엎어 놓은 곳에 자신이 쓰러져 잠을 청했거나, 아니면 누군가 잠들어있는 자신 위로 음료를 엎은 모양이었다. 처음 보는, 형언하기 힘든 질감과 향을 자랑하는 걸로 봐서 여러 음료가 섞여 들어간 것 같았다. 아니면-어깨 너머로 무지개색 토를 게워내는 같은 기숙사생을 보고는 소스라치며 생각했다-다른 게 섞여 들어갔을 수도 있고.
“…애도 아니고, 그런 꿈을 꾸냐.”
어서 머리를 감아야겠다는 생각에, 몸을 일으키며 중얼거린다. 정말이다. 현실성이 전혀 없는, 제멋대로인 꿈이다. 무언가를 원한다면 포기하는 것도 있는 게 당연할 텐데, 그런 게 전혀 없다. 꿩도 먹고 알도 먹겠다는 심보다. 게다가, 애초에 불가능한 꿈을 꾸려면은 아빠가 깨끗하게 나은 꿈이나 엄마가 돌아오는 꿈, 아예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던 꿈도 있었을 텐데. 자신은 가족을 사랑하긴 하는 건지 한순간 진지하게 고민한다. 렘 수면 상태의 두뇌에게도 그건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걸까. 한번 일어난 일은 잊지 않는-원하지 않는 데이터라도 측정값을 무시할 수는 없으니-본인의 성정이 반영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 나쁜 것은 아니다. 불가능한 꿈이지만, 기분 좋은 꿈이었고 지금의 자신에게 필요한 용기를 주는 꿈이었다. 그 덕분에 계속할 힘을 얻는다면, 이뤄지지 않을 꿈을 꾸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
//낮에 써놓고 쪽팔려서 쟁여두고 있었는데, 잠결에 수치심이 퇴화된 틈을 타 던져놓고 도망치겠습니다; 아 진짜 권지애 얘 중2병이 낫긴 나아야 하는데 말이죠;;;;;;
끌려가는(?) 와중에도 그는 자유로운 한 손을 들어—정확히는 약지와 소지로 지팡이를 아슬아슬하게 걸치고— 한 손 꽃받침(????)을 해 보이며 웃었다. "몇 년간 못 보여줬잖아. 딱딱한 대표님이 이렇게 멋지고 자상하고 유쾌한 모습도 있다는 걸." 따위의 말은 꽤나 능글맞았더란다. 기숙사 가서 물 마시고, 쉬다가 정신을 차리라니. 제정신이라고 몇 번을 말해야 하는거람.
"에이, 책임지지 않아도 돼. 당하게 되는건 나인데 어떻게 너한테 책임을 묻겠냐."
네에, 네. 갑니다. 걸음을 재촉하는 그녀의 발걸음을 쫓아 그 또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걷는 것 하나하나도 이렇게 기쁜 일이라니. 그는 잠시 앞의 길을 쳐다보는게 아니라 그녀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내가 오랜만에 웃은건가? 잠시 진지하게 생각하며 그는 엄지와 검지로 제 턱을 매만졌다. 흠..그래, 그런 것 같기도 하네.
"네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웃어줄 수 있는데."
물론 네가 질색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말야. 얼음으로 만들어진 사람마냥 차가운 태도보단 상냥하게(?) 사고를 수습하는게 더 편하지 않겠어?—이 와중에도 사고 타령이었다.— 웃는 연습을 하듯 입꼬리를 올렸다 눈꼬리를 휘어보이길 반복하던 그는 꽤나 빠르게 도착한 기숙사 휴게실을 둘러보곤 자신에게 차가운 물이 담긴 컵을 건네자 평소라면 줄 없이 번지점프를 뛰게 될 것이라 협박해도 보여주지 않을 해사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고마워, 제인."
제 주인이 온걸 알았다는 것 마냥 기숙사 휴게실로 유유히 날아온 그의 동반자는 제인과 그의 주변을 향해 다가오다 궤도를 휘어 저 멀리 떨어진 장소에 착석했다.
공포감이 만연했다. 정확히는 자신에 대한 불신과 고통이 공포로 치닫았다. 나는 누구지? 사명을 제대로 이룰 수 있는겐가? 나는 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거지. 불안했다. 자신조차 믿을 수 없었다. 자신은 자신이 아니었고, 그림자에게 윤곽은 존재하더라도 구체적인 모습은 존재하지 않았으니. 위태롭게 지팡이를 쥐고 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지 않으려, 자신의 과거를 기억해내지 않으려 애썼다.
제 형이 어릴 적 으레 해주었던 포옹은 아니었다. 남들이 겪는다면 무언가 이질감을 느낄 포옹임에도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위로는 형식적임을 알고 있다는 듯. 그 누구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음을 안다는 듯. 베아트리스 또한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 아우프가베를 사랑하는게지. 당연한 것이다. 그의 눈동자의 떨림이 점점 잦아들어갔다. 몸 또한 미약하지만 떨림이 잦아들어가고 있었다.
과분할 정도의 자기혐오를 또 다른 자기혐오로 억누르는건 익숙했다. 자신은 모순에 얼룩지고 모순을 행하면서도 모순을 혐오하는 사람이었고, 자신은 어차피 그러하였으니 당연한 것 이라 억눌러 제 정신을 진정시켰다. 당연히 자신의 존재를 지워야한다. 겁에 질리는 나약한 아이는 지우고 온전히 사명이 되어야 한다.
괜찮습니다. 무엇이 괜찮을까. 이런 자신은 괜찮은 존재가 아닌데. 역겨운 피비린내가 코를 찌르는 듯 싶었다. 소중한 목도리가 더러워지겠어. 그만, 그만. 한심한 것. 그만두지 못하겠더냐.
괜찮습니다.
그제서야 그의 떨림이 눈에 띄게 잦아들었다. 그간 공포에 질려 제대로 쉬지 못하였던 숨을 가쁘게 쉬며 그는 지팡이를 더욱 세게 품에 안았다. 괜찮다. 괜찮을게다. 괜찮을것이다.
"....괜찮을겁니다."
그것은 떨리는 목소리로 그의 말을 작게 따라했다.
/ 으아ㅏㅇ 잠이 막 쏟아져서...88..일어나자마자 바로 이어오겠습ㄴ니다 괜찮ㅇ을까요....
>>507 ㄷㄷㄷㄷ ㄴㄴ해요 저 아직 학생임다;;;;;; 이제 졸업할 예정이긴 한데요;;;;;; 헐ㄹ 머지 싶어서 검색해봤는데 되게 무서워보여요 약간 아웃라스트같은 느낌;;;;; 아 그러게요 저 배는 고픈데 잠이 안옴 ㅎㅎㅎㅎㅎ.....망햇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네 저 심심할 때마다 위키 들어가서 캐들 시트 정주행하거든요@@@@@@@ 아 근데 진짜 정리 잘해놨네요 저 님의 정돈능력이 살짝 부러워졌어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아닌ㄴ대오;;;; 아 제가 솔직힠ㅋㅋㅋㅋㅋㅋㅋㅋ츸사주한테 막 님이 사이카고 사이카가 님이죠 이 소리 좀 듣긴 했잖아요ㅋㅋㅋㅋㅋㅋ ㅎㅎ 짤에 있던 옷 제가 제일ㄹ 자주 입는 옷임다 따뜻하고 좋아요......☆
>>509 ㅋㅋㅋㅋㅋㅋㅋ아 싫어요 저 ㄹㅇ 쫄보라서 그런거 못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ㅊㅋ는 감사히 받을게요 전 드릴게 없으니 작고 귀여운 전자파를 드리겟슴니다@@@@@@@ 아 근데 며칠만에 바로 돌아올 것 같아요 왠지 그런 느낌이 들거든요;;;;; 저는 뭔가 그럴 수 있는 사람이라서;;;;
네 완전ㄴ 따뜻함요 근데 안에 오리털 완전ㄴ 빠방해서 댕무거워요;;;;ㅌㅌㅌ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근데 왜 벌써 54번이나 본건데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맞아요 답레 봤슴다 나중에이어놓을게요@@@@@
헐 벌써 3시 넘었네요 망했다....ㅎㅎㅎㅎㅎㅎㅎ 야호 저는ㄴ 진짜 자러감요 츸사주는 영화즐ㄹ감하세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