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학생이자 추종자!그게 뭐 어떻다는 거죠?!재미를 볼수 있다면 그걸로 오케이 아닌가요!"
마법이 빗나가는 것에,작게 혀를 찼다.역시 아직은 이건 내가 미숙하다는 증거인걸까.아아,상관없어.미숙하더라도 이렇게 완벽하잖아!전쟁 시절 최전선에서 뛰었다던 전설적인 교수님과 맞붙었음에도,한치의 밀림 없이 잘 맞서 싸우고 있는걸!후흐흐흐,역시 나는 최고라니까.괜히 엘리트가 아냐.
"후후..그거 아세요,교수님?교수님은 인간임을 흉내내고 계실 때보다,지금 그 모습이 훨-씬 잘 어울리신다는 걸요!"
마치,제 분수를 깨닫고 그에 순응하는 하찮은 잡종들처럼!이미 인간의 것을 벗어난 그의 목소리에 피식 웃었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자신을 향해 찔러쟈오는 검을 눈치채고는 급해게 뒤로 몸을 뺐다.조금 늦은 탓이었을까,옷이 살짝 찢겨지고 핏방울이 조금 튀었지만,뭐 이 정도는 상관없지.가볍게 스쳤다.정도의 미미한 상처였으니.
"이미 본능에 완전히 충실하시군요!좋-습니다,저도 물러나지 않을 거라구요!레라시오!"
될 때까지 한다.안되면 맞을 때까지 쏜다. 다시금 자기 신념을 확고히 한 뒤,교수님에게 지팡이를 겨누었다.
물리법칙을 거스르고, 상식을 거슬러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능력을 얻었을 때, 그 능력으로 다른 인간을 공격하는 방법을 생각해 낸다.
지애는 사람이 싫었다. 아니, 사람들이 싫었다. 사람들 하나 하나는 퍽 괜찮았다. 그들은 똑똑했고 다정했으며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줄 알았다. 하지만 이들이 모여 사람'들'이 되었을 때, '모임'이든 '조직'이든 '기관'이든 집단을 이루었을때, 이들은 놀랍도록 어리석고 이기적이며 침묵하길 좋아하는 존재로 돌변했다. 적어도 지애는 그렇게 생각했다.
다들 눈이 멀어버렸냐고, 아니면 귀가 먹었냐고, 아니면 뇌가 멈춰버렸냐고. 목이 쉬도록 소리질렀지만 대답해주는 이는 한 명도 없었으니.
사람들은 추했고 자기중심적이었지만 악의는 없었다.
-하지만 다들 그런 건 아니야.
자신들이 얻을 게 하나 없음에도 남을 공격하는 놈들이 있었다. 고통에 겨워 실성 직전까지 놓인 사람의 숨통을 끊어놓는 놈들이 있었다. 모든 외식을 버리고 적에게 매달리는 살려달라는 애원에 킬킬대는 놈들이 있었다.
그놈들은 인간이 아니었다.
"하...."
원숭이의 머리, 너구리의 몸통, 범의 다리와 뱀의 꼬리를 지닌 흉측한 요괴. 그래, 이런 모습에 더 가까울 것이다.
이 기분 나쁜 표식이 머릿 속에 확실히 각인된 그 날 이래로, 항상 그렇게 생각해 왔다.
그들과 우리. 흑과 백. 바깥 세상에서부터 자신의 작은 공동체를 지키는 문지기. 지애의 세계에서 자신은 그런 역할을 맡고 있었고, 또 지애의 세계에서 '사람'은 '사람들'로 변하지만 '사람'이 '악인'으로 변할 수는 없었다. 그놈들은 처음부터 인간이 아니었으니까.
즉, 지금 눈 앞에 있는 사람이 누에의 추종자라면, 처음부터 제대로 된 인간이었을리 만무했다. 교묘하게 숨기는 재주가 뛰어났을 뿐.
속았다. 자신은 3년 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속았던 거다. 지금 줄로 묶여있는 것보다, 이제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보다, 그것이 너무나도 분하다.
사람이 변하지 않고, 사람이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를 리 없다는, 자신의 깔끔하고도 효율적인 세계관을 지키기 위해서. 사람이 변한다는 사실에 슬퍼하거나 예측할 수 없는 변수에 떨지 않기 위해서, 지애는 언제나와 같이 분노하는 편을 선택했다.
"줄 풀어, 새끼야."
이렇게 죽는다면 내세로 넘어가지 않고 유령으로 남아, 평생 따라다니며 저주해 주리라고 다짐한다.
//네 뭘 좋아할 지 모르겠어서 떡밥을 준비해봤어...! 는 이야 지애 얘가 이렇게나 중2중2한 얘였나, 사고방식이 미숙한 애인 건 알았지만 오글거려 죽을 것 같네요ㅋㅋㅋㅋㅋ
https://s17.postimg.org/haqi4grgv/image.jpg 이건 검은 아우프가베. 그러니까 가베의 형이고..음..여기서 밝히는 것 이지만 검은 가베는 순혈우월주의자. 니베스를 탐탁치 않아함.
https://postimg.org/image/fvoxfsg3v/image.jpg 이건 니베스쟝. 학교 끝나고 기숙사 골목으로 불러 죽빵을 후리는 평범한 여동생(가베: 얘 앞에서 뒷담화를 했는데 애가 터지면서 등을 쳤는데 갈비뼈가 두개나 나갔어. 평범하다고?(니베스: 오라버니, 저 아직 팔 쓸 수 있어요))쟝이구.
소년은 줄에 묶인 지애의 모습에, 그저 담담하리만치, 서늘하리만치 고요한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죽이려고? 고막을 관통하여, 뇌리를 흔드는 묵직한 환청이 끝나면 어김없이 이어지는 둔한 두통. 소년이 지팡이를 쥔 채 양손으로 자신의 귀를 가만히 틀어막았다. 제발, 시끄럽습니다. 제발, 잠깐만이라도 조용히 해주십시오. 소년은 그렇게 생각했다. 가문을 버리고 줄 끊어진 인형처럼 무감각해지는 제 몸뚱이를, 제 정신을 흔들고 흔드는 환청은 지독하리만치 처절한 악담을 퍼부어서, 소년은 윙 - 하고 이명이 울리는 착각을 느끼면서 다시금 귀를 막았던 손을 천천히 내리다가 그대로 툭 하고 떨어트렸다.
정장 소매를 걷어올린 팔에는 원숭이의 머리, 너구리의 몸통, 범의 다리, 뱀의 꼬리를 단 '그' 의 추종자라는 것을 알려주는 표식이 새겨져있었다. 소년의 손이 무기력하게 떨어졌다가 다시금 기계적으로, 움직여서 손끝으로 그 표식을 매만지고 더 위로 올라가, 자신의 짧기만한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둔한 통증을 달랜다.
분노. 소년이 지애의 눈빛과 목소리에서 읽은 것은 그것이였다. 喜怒愛樂에서 怒에 해당하는 반응. 아닌가, 저것은 단순한 분노가 아니였다.
증오였다. 소년은 너무도 당연하게 이제껏 자신에게 쓰러진 이들의 눈빛에서 읽었던 그 명백한 것을 유추해낼 수 있었다.
"아니오. 풀지 않겠습니다."
소년은 일정한 걸음걸이로 걸어가서 인카서러스에 묶인 지애의 앞에 천천히 몸을 숙이고 한쪽 무릎을 꿇은 뒤 시선을 맞추며 무감각하게 중얼거렸다. 높낮이가 없이 단조롭기 짝이 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던 소년이, 공허하게 미소를 띄웠다.
"증오하십니까. 아니면 경멸이십니까. 지금 느끼는 감정의 정의를 알려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만. 선배님께서는 그럴 생각이 없어보이시니 안타깝습니다."
오, 정말로 안타깝니 아가야? 웃기지마렴. 너는 안타깝다라는 정의도 모르잖니? 텅텅비어서 단지 걸어다닐 뿐인 시체인 녀석이! 울려퍼지는 악담에, 소년은 지애의 손에 쥐어진 지팡이를 빼앗기 위해 손을 뻗었다.
마법사 뿐만은 아니죠. 유키마츠는 이를 뿌득 갈았습니다. 머리를 식혀야 한다고 할 때는 언제고 왜 다시 이성을 이리 쉽게 잃는지.
' .... 흰소리를 다 하는군요. '
그 대답은 거짓말일 거에요. 도윤의 말에 유키마츠는 움찔거리더니, 잠깐 멈췄습니다. 눈 앞의 사람은 추종자이지만 학생이었습니다. 이렇게나, 공격하기 힘들고 까다로울 것이 두 번이나 있었을리가. 미미한 혈향이 코에 감돌면, 이성이 다시금 날아가버리지 않던가요? 본능에 완전히 충실해져서 얼려버릴 건가요? 어떻게 할 건가요? 곧이어 제게 날아오는 주문에 그는 높게 뛰어올랐다가 손에 들었던 검을 바라봤습니다. 팔이 한 쪽 없으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네요. 그렇죠? 주변의 온도가 조금 더 내려갑니다. 냉기가 점점 더 강해집니다.
' 단순한 재미에 추종자가 되었다는 그 자체가 잘못입니다. '
제 동족을ㅡ 다시금 유키마츠의 미간이 찌푸려졌습니다. 검을 다시 휘두르려던 그는 한숨을 내쉬곤 그것을 바닥에 두고 손가락을 튕겼습니다. 인카라서스 주문이군요. 어디선가 날아든 밧줄은 도윤을 얽어메려 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목에 예쁘게 감겨진 비단끈을 가리키며 생긋 미소지었다. 그녀가 진심으로 기뻐할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쁘긴 커녕 불쾌하겠지. 하지만 그녀는 내 앞에서 자신의 감정그대를 표출하지 못 한다. 그렇기에 내 멋대로 그녀의 감정을 단정 지어버리기로 결정했다. 그녀의 심정이 어떻든 난 내 스스로 그녀에게 내린 체벌에 대해 만족하는 중이다. 늘 발목을 잡던 거추장스러운 물건을 처리해서 내심 기뻤다. 그녀의 목에 둘러준 비단끈은 과거의 내게 있어선 둘도 없는 소중한 물건이었다. 비단끈에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그녀에게 직접적으로 말해주진 않을 테지만. '소중한 물건'이란 말 만큼은 믿어 줬으면 좋겠다.
"사이카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어. 고마워."
따분했던 감정도 사라졌다. 잠깐이나마 흥미로운 시간을 보냈으니 오늘은 슬슬 그녀를 놓아줄 때가 된 것 같다. 아무리 재미있는 장난감이라도 너무 자주 가지고 놀다보면 쉽게 질려버리기 마련이다. 그녀를 다루는데 있어 어느정도 여유시간을 두는 것도 나쁘지않다. 어차피 시간은 충분하니까.
"그럼 다음에 또 봐."
느릿하게 손을 흔들고는 가볍게 등을 돌렸다.
// 피자 먹고 온다고 넘 늦었네요ㅔ;;;;;;;;;;;;;;;ㅈㅅ합니다;;;;;;;; 막레 부탁드려도 ㄱㅊ?????????/
"흥,그게 무슨 상관이죠?누가 얼마나 피를 보든지,일단 재미를 볼 수 있다는 것이면 충분하다는 거예요!"
애초에 그 사람들,나랑 전혀 상관 없는 사람들이잖아?그렇다면 내가 궂이 신경쓸 것도 없을텐데. 헛웃음을 한번 흘리고는 이내 다시 교수님을 바라보았다.
"흥,정말로 흰소리라고 생각하세요,교수님?제가 옳고,교수님이 틀리다는 건 생각해보지 않으신 건가요?"
뒤이어진 주문을 높게 뛰어올라 피하는 모습에 칫.하고 혀를 찼다.쳇,방금은 운 좋게 피했지만 이번에는 절대 피하지 못할걸?공중에 있는 상대만큼 명중시키기 쉬운 상대는 없으니까. 다시금 지팡이를 겨누었다.그대로 레라시오를 시전하려 했다. 이걸로 끝입니다.잘 가시죠,유키 교수님! ....뭐,그런 전개일 줄 알았다만.
"...에..?뭐..지?"
갑자기 날아든 밧줄에 꼼짝 못하고 그대로 잡혀버렸다.뭐야,누구야!지원 온 레지스탕스라도 있는건가? 주변을 다급히 둘러봤지만,안타깝게도 그 가능성은 빗나가고 말았다.아무도 없어.지원 온 레지스탕스도,숨어있던 복병도. 그렇다는 건..나,또 진걸까.
"썩을."
가볍게 이를 악물었다.아아,그렇게까지나 이길 거라고 생각했는데.선전할 것 같았는데 또 이렇게 진거야? 나..이번에는 꼭 이길거라고.그때의 원한을 조금이라도 갚겠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렇게 되는거야? 몸이 꽉 묶여서,아무것도 할수 없었던 그때 그 상황과 지금 상황이 완벽하게 오버랩되었다.이런 바보같은.결국 나는 또 그때처럼 아무것도 못 하고 이렇게 되는 건가.이래서야,같은 추종자 편에 선 분들을 떳떳이 볼수 없게 되잖아.츠카사 형도,강한이 형도,진이 형도.그리고 다른 분들도 전부. 빠득.이를 갈던 도윤은 이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