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안은 레이첼이 보기 드물게 미소를 지으면서 제 뺨을 양손으로 쓰다듬기까지 하자, 마치 머리 위로 물음표를 몇백개는 띄운 것 같은 바보같은 표정으로 멍하니 레이첼을 바라봤다. 아니이 ~ 이 분이 왜이러실까~ 시마, 이해가 되요~? 그러니까 짧다고는 해도 먼저 키스를 해왔고, 그 상태에서 쓰다듬까지 받으니까 그녀는 대략 황당과 당황의 중간즈음에 놓인 묘한 표정으로 레이첼을 응시했다.
"답지않게에~ 굉~ 장 ~ 히 ~ 상냥한데 ~ 혹시 어디 다치고 그랬어요~?"
비비안은 결국, 머리를 쓰다듬는 것에 평소와 같이 그 손에 뺨을 살짝 가져다대어 가볍게 부비적거린 뒤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그래요 따져봤자 뭐하겠어요 시마, 그럼요. 그럼요. 좋은게 좋은 것이죠. 아니, 그런데 머리는 좀 말리고 앉을 것이지 ~ .
그녀는 레이첼이 썼던 수건을 들고 레이첼의 뒤로 돌아가서 가볍게 부스스한 야성적인 느낌이 물씬 드는 새하얀 머리카락을 몇번 매만지다가 수건을 가져다댄다.
"네에네에~ 이야기해봐요 ~ 하마터면 나도 모르게 뛰쳐나갈 뻔했단 말이에요 ~ "
부드럽게 비비안은 레이첼의 머리칼을 털어주면서 입을 열었다. 장난스럽고 짖궂은 목소리로 낮게 속삭이는 게 방금전의 당황은 어디로 갔는지.
사실 주캐는 금발의 레몬백작과 드럼치고다니는 보라머리 서브탱커 캐릭 이렇게 둘인데 적팀 조합이 너무 어마무시해서 그냥 뭐든지 다 잡아서 본진 직배송 택시를 소환시켜버리는 킹갓앰퍼러 여격가를 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너무 슬퍼요.. 음.. 그리고 저도 제가 2연승을 할때까지는 새벽 3시까지 달릴 줄은 몰랐습니다. 2연승 2연패 1승...
에일린이랑 하르파스의 차이점은 에일린은 인간모습일때도 복실한 귀와 꼬리가 그대로 있지만, 하르파스는 날개를 쫙 펼쳐야 안쪽에 보들보들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하르파스는 인간모습일때 날개를 크게 펼칠 일이 그닥 없다는 것 정도. 억지로 펼치면 끼에에엑!!!! 거립니다.
이건 다른 이야기지만, 예전에 제가 병아리를 사서 날개깃이 전부 다 자라서 병아리가 어지간한 곳은 전부 푸드득! 으로 올라올 정도로 키웠는데, 그때 제 취미가 병아리 날개 아랫부분에 손 넣고 손가락 사이로 다리 빠져나오게 해서 병아리 날개가 제 손 위쪽을 덮는 식으로 잡는 것이였습니다.
...매우 따끈했어요. 물론 그 짓을 하고나면 병아리는 한 3일정도 제가 이름을 불러도 오지 않았지만요.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먹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식겁) 비비안은 아마 보면서, 어........ 환상종인가요? 어라? 새아닌가? 하면서 망충미를 뽐낼 듯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병아리 무엇ㅋㅋㅋㅋㅋㅋ대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보다 에일린주 뭔가를 무척 잘 키우셔?!
다치는것이야 항상 그랬다. 싸움, 전투, 사냥이란게 원래 그렇지 않은가. 그러나 레이첼은 일부러 거기에 대해 더이상 입을 열지 않고 제 축축한 머리칼을 어루만지는 그녀의 손길을 잠자코 느낄뿐이었다. 난로에서 흘러나오는 뜨뜻한 빛이 방 안을 밝히고 있었다.
"그러지 않기를 잘했군. 그것은 수해의 망령이었다."
레이첼은 천천히 그때의 상황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칼을 겨눈것부터 물을 흠뻑 뒤집어 쓴것까지. 숲이 통째로 파도에 삼켜질 뻔했고, 하마터면 전부 날려버릴뻔한것도. 그것은 대개 위험한 상황임이 틀림없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중저음의 편안한 목소리로 얘기하고 있던것이다. 그런 까닭일까, 막 방금 일어난 일이었음에도 어쩐지 옛날의 이야기를 전해듣는듯한 느낌이 들고 있었다.
"어쨌든 내가 할 일은 돌려보내는 것이니."
결국 누구도 죽지 않고, 숲도 대부분 무사한 상태를 유지했다면서, 레이첼이 이야기를 마쳤다. 해피엔딩 해피엔딩.
비비안은 레이첼의 말을 들으면서, 수건으로 천천히 레이첼의 머리 끝부터 차근차근 익숙한 손길로 물기를 털어내고 살살 문질렀다. 부스스한 감은 없어지진 않겠지만 물을 잔뜩 뒤집어쓴 상태에서 머리까지 덜 마른 상태에서 있는 것보다는 낫~ 겠 ~ 죠. 그렇지 않나요~? 수해의 망령이라는 말에, 그녀는 장난스럽게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흐흥~? 망령이면 ~ 으음~ . 그런가요 ~ "
숲지킴이가 숲을 반쯤 날려보내지 않았냐며, 그녀는 머리를 말리던 손을 멈추고 수건을 쥔 채로 그대로 레이첼이 고개를 뒤로 젖히게 만든다. 마소야 공급 받았다고 하지마안~ 한번만 더~ 마소 소모 될 정도로 광범위 하게 ~ 쓰면 알죠~? 라고 눈을 가늘게 뜨고 짐짓 잔소리처럼 중얼거리며 그녀는 제가 젖힌 레이첼에게 가볍게 입을 맞추고, 아무렇지도 않게 이제는 빗질을 시작한다.
"네에~ 돌려보내는 일이죠~ 그래도 지인짜아!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다구요! 책임지시라구요!"
비비안은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았다. 앵화성역 때문일까, 경계쪽으로 접근하는 인간들을 사냥하는 게 조금 힘들기도 했으니까.
마소 섭취를 제대로 해야하는데 말이죠~ 시마~. 그래야, 이 사람에게 짐이 안될텐데~. 비비안은 눈을 가늘게 뜨고 조금 서늘하게 웃었다. 그러니까, 그녀는 거의 대부분을 잠으로 보냈다. 상처는 더디지만 확실하게 회복되었지만 그을쎄에~ . 그녀만이 몸상태를 잘 알고 있다. 안개는 한번 더 쓰면, 확실하게 쓰러진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