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능력.. 글쎄, 마법 응용 센스라던가, 사용할 타이밍을 잘 아는 거라던가.. 하는 거. 그보다 의지, 라? "
제인은 문득 고개를 푹 숙이곤 키득거리기 시작한다. 작디작던 웃음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하면,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고개를 홱 틀어서 당신의 얼굴 가까이에 제 얼굴을 바짝 들이미는 것이다.
" 되게 웃긴다. 그 의지가 정말 네 의지야? 너희 가문의 의지가 아니라? 오. 그래, 그렇다고 치자. 그럼 차라리 이번 기회에 바꿔 보는 건 어떠니? "
좀 갑갑하지 않아? 하고 덧붙이는 말투가 제법 신랄하다. 당연하지만 이유를 알려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던 중 제인은 몸을 옆으로 살짝 틀더니, 상체를 조금 더 숙인 후 팔을 뻗어서 당신의 손목을 손 끝으로 톡 건드렸다. 거의 당신의 어깨 부근에 이마를 붙이다시피한, 보기에 따라서 괴상쩍은 광경이겠다만 정작 본인은 별 생각이 없었겠지.
" 손목은 좀 가만히 냅두고. 피난다. 과다출혈로 일찍 훅 가고 싶은 건 아니지? 어쨌거나 잘 생각해 봐. 아주 나쁜 제안은 아닐 걸? "
>>213 도윤주 저거보고 심쿵사 크리티컬떠서 쥬것슴다 찾지 말아주시란....(아련 헐 근데 넘나 귀여운것 아니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뭔가 너무 귀염귀염하고 평화로워서 중간에 갑툭튀짤 하나 섞여있을까봐 좀 조마조마하면서 보긴 했지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의 발랄한 목소리에 츠카사는 낮게 웃음을 흘렸다. 그를 레지스탕스로 오해하진 않았다. 그저 누군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행위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뿐이다. 만약 인기척의 대상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인지했을지라도 똑같은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도윤은 언제나 가벼웠다. 적어도 자신은 그렇게 생각했다. 방금 전 까지만 하더라도 꽤 긴장한듯 보였는데, 얼마되지않아 태연하게 브이자를 만들고 있는 모습을 보니 조금 마음이 놓였다. 전쟁이 일어난 직후 교내에서도 장소를 가리지 않고 추종자들과 레지스탕스 사이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도윤이 저 꼴이 되도록 누군가와 싸운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전투를 치른 이유에 대해선 자세히 알지 못했지만 딱히 물어보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츠카사는 작게 앓는 소리를 내며 나무에 등을 기댔다. 이젠 부드러워진 눈초리로 다시끔 도윤을 위 아래로 훑어보았다.
"만신창이가 따로없네. 맞고 온 거야?"
직접 보신건 아니죠? 라는 질문에 대답대신 그의 옷차림을 가리켰다. 자신의 추측은 확실히 들어맞은 모양이다. 승패의 결과가 궁금해졌지만 아직은 질문하지 않았다. 기다리다보면 그가 먼저 말해줄 것이다. 그가 졌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자신이 볼때 그는 꽤나 승부욕이 강한 사람이었고, 자신과 마찬가지로 이기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것만 같았다. 패배했다고 하더라도 상관없었다. 패배에 대해 꾸짖을 생각도 없었다. 패배에 굴욕감에 가장 치를 떨고있는 사람은 그 자신일텐데, 거기다 불을 지피고 싶진 않았다. 가까운 사람에 대한 자신 나름대로의 배려였다. 배려심 깊은 성격은 아니지만 언제나 예외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미 예측했던 사실이었기에 레지스탕스와 맞붙었다는 말에도 그저 태연하게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하루이틀 있는 일도 아니고 딱히 놀랄 이유도 없었다. 이 와중에도 다른 곳에선 전투가 벌어지고 있겠지. 이미 학교는 전쟁터 그 자체였다. 평화같은건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들었다. 아마 더러운 혈통을 가진 벌레들이 모조리 정리되기 전까진 끝나지 않을 것이다. 쓰레기 청소를 끝마치고 나면 조금 더 상쾌한 기분으로 학교를 다닐 수 있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레지스탕스쪽 누구랑 싸웠어?"
문득 도윤과 전투를 벌인 상대가 궁금해진 츠카사는 그를 향해 가벼이 질문을 던졌다. 살풋히 미소지은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부드러운 시선속엔 대답을 바라는 강요가 담겨있었다. 아니다다를까, 그가 먼저 승리의 여부를 제게 말해주었다. 지령을 놓쳤다는 말엔 그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러다가 한숨을 내쉬는 도윤을 보며 작게 소리내어 웃었다.
"아하핫....네,안타깝게도 그렇게 되버렸지 뭐예요.직접적으로 맞은 건 아니기는 하지만.."
스투페파이를 직격으로 맞아버린 강한 후배님쪽보다는 석화 마법으로 적당히 끝났으니까 다행히도 심하게 맞고 온 건 아니라고 할 수 있었다.어찌 되었던 자신도 하마터면 스투페파이에 당할 뻔 했고,일단 더 맞든 덜 맞든 결과적으로는 참패한 것이나 다름없었으니까.처음에 날린 봄바르다 막시마가 효과가 있었을지도 의문이었다.게다가 그건 그들을 향해 날린게 아닌,좀 떨어져있는 나무에다가 썼었거든.효과가 없는 게 당연할지도.
"게다가 씹다 뱉은 개뼈다귀같은 놈이라며 모욕까지 받아버렸어요...."
아직도 그때 그 일을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물론 자신도 벼멸구나 쌀벌레보다 쌀을 더 많이 낭비하는 재주밖에 없는 밥벌레같은 분이라거나 도롱이벌레라고 마주 말하기는 했지만,개뼈다귀만 할까? 지팡이를 쥔 손에 살짝 힘이 들어가고 몸이 파륵 떨린다.가만히 이를 악물었다.진짜로,다음에 만나기만 해 봐.그땐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쳇,지금 생각하니 너무나도 분하잖아.모독에 패배에..최도윤 인생 사상 최악최흉의 절망의 날이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그러다가 들려오는 물음에 이내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가 입을 열었다.
"아마...영이 형이랑 지애 형이었을 거예요."
일단 그 둘과는 나름대로 안면이 있는 사이였으니까.그렇게 거기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고 그때는 전투에 정신이 팔려가지고 미처 신경쓰지 못했었다만,하여튼 그들 둘이 분명했다. 쳇,그렇게 거기서 적으로 만나고,또 그렇게 모욕적인 말을 들어가며 데미지도 주지 못하고 처절하게 져버릴 줄 누가 알았단 말야.괜히 열이 올랐는지 바닥에 놓여진 돌멩이를 가볍게 발로 톡 차서 저편으로 날렸다.
"...네,분해요.엄청 분한거 있죠.영이 형한테는 지팡이 뺏길 뻔한것도 모자라서 스투페파이 맞을 뻔 했다니까요?아아,그리고 저보고 개뼈다귀같다고 한 사람은 지애 형이었어요.저처럼 귀엽고 깜찍하고 예쁘면서도 연약한 개뼈다귀 봤냐고 물어보니까 저한테 한 말 아니라며,반쪽짜리 개뼈다귀라는 말까지 하는 거 있죠?제 정체성이 개뼈다귀인지 뭔지 순간 햇갈렸을 정도로 말예요!게다가 저한테 석화 마법까지 걸어버렸어요!"
분하냐는 말에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그들 둘이 자신한테 했던걸 낱낱이 일러 바치기 시작했다.힝,그거때문에 상처 많이 받았단 말야.겉으로는 전혀 그렇게 안 보일지라도,이래뵈도 외강내유 타입이라고..아마도. 형의 성격을 잘 알기에,다 털어놓고 나서는 혹시나 하고 걱정이 되었다.나도 형이 증오하는 존재들과 같은 취급을 받는 거 아닐까.한심하다며,별 볼것 없는 애였다며 앞으로는 아는척도 말라고 할까봐 살짝 걱정되어서는 잠깐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역시 그런 걱정을 시원하게 깨트려주는 듯,형은 나긋나긋하게 다독이듯 말했고 그 말에 방금 전까지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있던 자신이 조금은 안타까웠다.그럼 그렇지,형이 마한테 그럴리가 없잖아!
"..헤헤,그쵸!다음에 실컷 밟아주면 되니까요!역시 츠카사 형은 친절하시다니까!제가 형을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는 거예요!"
위로의 말이 나름 힘이 되었는지 형을 올려다보며 해맑게 웃었다.역시 형은 그렇게까지 나쁜 사람은 아니라니까.이래서야,내가 안 좋아할수가 없다고.처음부터 성격이 꽤나 잘 맞았던 터라 더더욱. 아무튼,다음에 복수하게 된다면 반드시 내 쪽에서 먼저 일격을 가해 주겠어.그때 진 원한은,아직도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