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보이시네요.. 다른 걸 먹으면 아마도 괜찮..지 않을까요." 라고 말하고는 멀쩡해보이는 초콜릿을 입에 넣고 매운 게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물 만드는 주문이 뭐냐고 묻는 그에게 고민하더니 아구아멘티가 아닐까요? 라고 말하고는 시험해보려고 합니다. 아니. 일단 변신술로 컵부터 만들고요.
"네. 머글 세계에서는 이러한 눈은 존재할 수 없으니까 보통은 숨기고 다니고, 관점이 다르게 되는 걸 힘들어하는 경우에는 적응을 위해 변하게 해두는 면이 있지요." 비밀은 아니었지만 딱히 널리 퍼지지는 않는 사실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쁜 눈이라는 말에.. 잠깐 침묵하다가
"가지게 되면 좋다는 소리는 나올 것 같지는 않을지도요.." 무심코 흘러나온 본심이었습니다.
"그걸 신경써봤자 당장 키가 크는 것도 아니잖아요?" 아니면 다른 사람들의 눈을 과할 정도로 신경쓰는 거라고 보아도 되려나요? 라고 말하고는 청룡은 마법사의 영혼을 중요시 여긴하고 했는데. 영혼은 어떤 신체에라도 공평히 깃들어 살아가는데. 영혼을 비교로 움츠러들게 하고, 신체가 좋지 않다면 그 영혼도 온전치 못할 거라는 사상처럼 들릴 수도 있는 말은 청룡의 마법사인 도윤 군에게는 조금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당장 떠오르는게 물밖에 없었던 것이다.일단은 그게 가장 확실하게 매운맛을 잡아주기는 하니까.물론,우유만큼 확실히 잡지는 못하지만. 그리고 들려오는 말에 손가락을 탁 튕겼다.
"아 맞아요.그 아구아멘티인가 뭔가 하는거!물 만들어내는 마법이 두개라서 잠깐 햇갈렸어요!자아,그러면 한번 해볼까요!"
세연이 변신술으로 컵을 만들어내자 지팡이를 잡은 도윤은 이내 마법을 사용했다.
"아쿠아..아니,아구아멘티..!"
실패할지 성공할지는 확정지을 수 없었지만...응.가능하면 성공했으면 좋겠네.그 편이 훨씬 기분 좋은 일이니까.
.dice 1 2. = 1 1 성공 2 실패
"하긴,머글들의 세계에서는 그런 눈은 찾아볼 수 없죠.음,관점이 바뀌게 되는 건 오팔아이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정확히는 가문의 단점...이라고 해야 하려나요?하며 고개를 갸웃였다.음,아무래도 역시 그냥 오팔아이의 단점이라고 하는 편이 낫겠다.가문의 단점이라고 하면 기분 안좋을 수도 있잖아. 그리고 무심코 흘러나온 본심에 이해가 안 가는건지 살짝 고개를 갸웃였다.
"..에,어째서죠?반짝반짝하고 예쁠 거 같은데."
으음.뭔가 또 다른 불편한 점이 있는 걸까요.하며 도윤은 의문을 표했다. 시점 변화 이외에도 뭔가 단점이 있겠거니..했다.
"....."
그리고 도윤은 이어 들려오는 말에 잠깐 침묵했다. 그래,어찌 보면 틀린말은 아니지.자신은 키따위는 신경 안 쓴다며 외치기는 했지만 속으로는 약간의 열등감을 느끼고 있었다. 남들보다도 키가 작으니까,무시받는것 같기도 하고.남들은 그러려는 의도가 아니었음에도 괜히 키에 관해서 혼자서 피해망상에 사로잡혀서는 행동하는 모습이 잦았다. 맞다.자신은 타인의 시선을 과하게 신경쓰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이런 모습은,청룡 기숙사인 나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
"...맞는 말이네요.스스로는 청룡 기숙사에 걸맞느니 뭐라느니 떠들고 다녔지만 사실 전...별로 맞지 않는 걸지도 몰라요."
영혼을 중요시 하는 이 기숙사에서,그렇게 안 좋은 사상을 품고 있다니.참,나도 나야.그치? 입을 몇번 오물거리던 도윤은 이내 무언가를 걀심한 듯 방싯 웃으며 세연을 올려다보았다.
"저,생각해봤는데요!지금껏 가졌던 생각들이 상당히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어요!세연이의 말이 맞아요.어떤 신체에도 공평히 깃들어지는게 영혼인데 그걸 비교하며 스스로를 힐난하고 깎아내리다니..저도 참 바보같았지 뭐예요?일단 따끔한 일침 감사합니다!제가 아직,정신적으로 덜 성숙했었나 봐요.그래서 혼자서 키 때문에 불편해했고,또 그것 때문에 잘못된 사상을 갖고 행동하기도 했고요.네네,이런저런 잡설이 길었지만은-결론은 앞으로는 제 키에 대해서 최-대-한 신경쓰지 않으려고요!키가 좀 작으면 어떤가요,몸무게가 좀 덜 나가면 어떤가요!저는 저라는 존재 하나만으로 이미 충분히 소중한데 말이죠!"
안 그래요?하며,마음에 짊어지고 있던 짐을 하나 벗어던진것 마냥 홀가분한 기분이 되어서는 세연을 올려다보았다.
"관점은...엄밀히 말하자면 단점은 아니예요." 그것은 단점이 아니었다. 그것은 목표에 가까웠다. 승격된 자들의 관점. 좀 더 라는 그 시점들.. 오래도록 내려온 보석안은 그 사람의 관점을 좀 더 초월적인 무언가의 관점으로 바꾸어놓았다. 그걸로 괜찮았던 걸까? 다른 이들을 마치 개미와도 같은 존재처럼 보는 것은 괜찮았던 걸까? 오팔아이를 켜지 않았음에도 두통이 몰려오는 기분을 매운맛 탓이라고 애써 생각하고는 본심에 나온 질문에 답하려고 했습니다.
"....그건..." 아. 말할 수 없었습니다. 말할 수 있을 리가 없었잖아요. 그걸 깨달았던 깨닫지 못했던. 세연은 잠깐 침묵하다가 대답해줄 수 없는 문제가 되어버렸네요. 라고 조용히 말하면서 가라앉은 분위기를 풍기다가 도윤의 말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어떠하더라도 도윤 군은 도윤 군일 테니까요." 그리고 더 클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을 테니까요? 라고 덧붙이고는 느릿하게 비어가는 과자점을 바라보았습니다.
"...진짜 과자점의 과자들을 다 샀는데도 용돈이 남네요. 물론 몇년동안 쓸 일이 없어서 거의 그대로라지만.." 중얼거리면서 정말로 현무 기숙사 퀴디치 팀에다가 파이어볼트 풀옵션으로 맞춰줘야 하는 건가요.. 라고 자신이 현무 기숙사라고 했을 때 스파르타로 죽어가던 이가 농담처럼 얘기하던 걸 중얼거렸습니다.
갈색 머리를 사이드 포니테일로 깔끔히 묶어올려 얄쌍한 목덜미가 여실히 드러났다. 아직 추위도 채 가시지 않았거늘, 짧은 반바지를 입어 드러난 맨다리는 보는 사람이 되려 추워질 정도로 허전했다. 그래도 마지막 양심이 있는지, 올이 살짝 풀린 넉넉한 스웨터를 티셔츠 위에 걸쳐 적당한 따듯함을 갖춘 제인은 숙소 안을 거닐다 말고 문득 멈춰 서서는 제 목에 걸린 반지를 엄지와 검지로 꼬옥 붙잡고 매만졌다. 불에 그을린 자국이 선명한 반지는 들여다 볼 때마다 느끼는 기분이 영 묘해서 의식적으로 보지 않으려 하지만, 어째서인지 특정한 주기를 갖고 자주 들여다보게 된다.
" 에휴. "
뭐야, 나 이 나이 먹고도 얼굴 한 번 제대로 본 적 없는 엄마 아빠가 그리운 거야? 한숨을 푸욱 내쉰 제인은 티셔츠 안에 반지를 넣고는 도로 걸음을 옮겼다. 새벽 감성인지 뭔지, 꽤 늦은 시간이거늘 영 잠이 오지 않는 밤이다. 기실 언제는 또 일찍 잤냐만은. 하여간 그런 연유로 정처 없이 걷던 제인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고양이 소리에 부끄럽게도 움찔 하고 놀라고 말았다. 뭐야 이거. 누구 고양이야. 살짝 불안한 감에도 불구하고 걷는 것을 멈추지는 않아, 마침내 복도 모퉁이를 돌면 새까만 머리카락을 한 장신의 누군가가 보이는 것이다. 그러니, 놀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겠지.
앗,성공했다! 크으,역시 너무나도 완벽한 나인걸.이렇게 원큐에 물 문제도 해결하고 말이야!
"앗,그런가요?단점이 아니라면...으음..특징....?아아,역시 그쪽 분파 사람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네요~"
역시 자세한 건,내가 그쪽 사람이 되어보지 않는 이상은 잘 모르겠지. 아무튼 단점이 아니라니 일단은 괜찮은 것처럼 보였다.으음,생각해보니 왠지 재미있을것 같기도 했다.관점이 막 휙휙 바뀐다니 뭔가 게임 속 세상 같달까...?물론,사람들이 많은 곳에 간다면 자신이 어디 있는지 조금 찾기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지. 그리고는 가라앉은 모습을 보고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앗,말씀하시기 힘든 내용이라면 궂이 안 알려주셔도 괜찮아요!그냥 쓸데없는 질문같은 거였으니까요!"
대답해줄수 없는 문제가 되어버렸다는 말에 괜찮다고 말했다.음,답하기 곤란한걸 궂이 계속해서 들으려고 집착할 필요는 없었으니까. 상대가 말하기 힘들어한다면,일단은 넘기는 게 나았다.조금 더 나중에,상대가 말할 마음이 생겼을때 들어도 늦지 않을 것이었으니까.물론 아예 말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것은 상대의 선택이기에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대화를 할땐 우선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해주는 게 우선이지.
"네,맞아요!그 무슨 상황이 있어도,저는 저랍니다!그건 절대로 변하지 않아요!"
격하게 고개를 끄덕인다.그래,나는 나야.키 따위로 남들과 비교해가며 혼자 열등감 느끼고 찌질대는 게 아니라,아무리 작아도 당당하게 나아갈수 있는.그게 바로 나 자신이지! 다시 고개를 들고 세연을 바라본 도윤은,이내 고마워요-하며 배시시 웃었다.아마 이번에 일침을 놓아주지 않았더라면 아마 자신은 끝까지 그랬겠지.그리고 영원히 모순된 인간으로써의 삶을 살아가게 되었을 것이다.정말,진심으로 다행이야.
"에에,그렇게 용돈이 많아요?그러면 저 조-금 나누어주시는건 어떠한지..헤헤."
그 왜,불우이웃 돕기라는 것도 있잖아요!하며 웃어 보였다. ...왜뭐왜.이럴땐 서로 돕고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