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눈앞의 키노 사이카라는 여학생을 세번 본게 다였다. 멈뭄미신 때 한번, 그리고 선배님들과 있을 때 한번. 나머지 한번은, 글쎄. 소년은 잠시 또 한번의 만남을 기억하기 위해 생각에 잠겨 입가를 손으로 매만졌다. 그러다가 사이카가 건넨 손수건을 받는게 아닌 무언가를 찾듯이 이곳저곳을 더듬거나 뒤지는 모습에 잠자코 기다렸다.
손수건. 아아. 소년은 조용히 호흡을 끊는 감탄사를 중얼거렸다. 그러고보니 빌려준 적이 있었는데 완전히 까먹고 있었던지 소년도 사이카로 인해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구깃구깃한 손수건은 보관상태가 좋지 못했지만 소년은 선선히 그 구깃한 손수건을 받으며 입을 열었다.
"계속 가지고 계셨습니까."
소년은 그렇게 말하고 시선을 쉬이 마주치지 못하는 사이카의 모습에 양 무릎에 손을 대고 몸을 가법게 굽혀보였다. 괜찮으십니까. 걱정을 담은 목소리와 다르게 소년은 담담한 표정이다. 횡설수설하며 멈뭄신때 들었던 존댓말에 소년은 여전히 시선을 맞추고 있었다.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무례한 발언을 한것 같으니 사과드리겠습니다."
아무리 봐도 사이카의 말은 현실을 부정하고 제 말에 변명하는 것 같았지만 소년은 그런가하고 넘겨버렸다. 세번밖에 만나지 않은 이에게 불필요한 발언을 했다는것에 소년은 순순히 목례를 하며 깍듯이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일단 받은 손수건 보다는 제가 지금 드린 손수건으로 털어내시는게 났겠습니다. 사람들이 지나는 곳이니까 말입니다."
내 예상대로 역시 사이즈가 맞지 않았다. 탕에 들어가기 전부터 예상한 일이었지만 역시 남성용 유카타를 받아왔어야 했다는 후회가 앞섰다. 발목을 덮었어야했는데 이게 뭔 봉변인가, 분명히 제일 큰 사이즈를 받았는데. 그래도 입는 데 큰 불편함은 없었기에 불만 없이 유카타를 걸쳤다. 허리를 생각보다 더 조여야 하는 건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적당히 수건으로 젖은 머리를 감싼 뒤 네 쪽을 돌아보니 끈을 매는걸 어려워하고 있더라. 아마 제 등에 잘 손이 닿지 않기 때문이겠지. 제 옷은 다 입었기에 네 옷 입는걸 돕는 건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았다. 도와줄까, 고개를 까딱이며 네 뒤로 다가가 허리끈에 손을 뻗었다. 조금의 이질감도 없이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묶기 어렵지. "
차분히 네 허리끈을 뒤로 매어주며 속삭였다. 자, 다 됐다. 이제 가볼까. 목욕바구니는 이번에도 내가 다 들고 갈 생각이다. 이정도야 얼마든지 들 수 있으니까.
하며 제법 공손하게 90도로 허리를 숙이기까지 하는 것이다. 같은 학년이지만 그래도 예의는 갖춰야겠지.서로 아직은 초면이기도 했으니까. 다시 허리를 편 도윤은,이내 초콜릿을 먹는 세연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이번에는 오팔아이 때문이 아니고,그 초콜릿 때문에.초콜릿을 쥔 손을 따라 시선이 쭈우욱 옮겨갔다.
"..아아,자퇴ㅡ.하셨군요.그건 좀 아까운걸요."
제법 유서깊은 분파 사람과 같은 기숙사를 쓸수 있을 절호의 찬스였는데-했지만 뭐 이젠 아무래도 좋았다.자기 앞에 있는 이 누ㄴ..아니 친ㄱ..아니 형도 그쪽 분파 친척이었으니까!그걸로 괜찮아! 그리고 천간 분파가 오래되기는 했다는 말에 귀를 기울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와아,그 정도면 거의 시초급 가문 아니예요?!헐 대애박.참 누ㄴ 아니 형!질문이 하나 있는데요,그럼 어째서 친척인데 형은 눈이 오팔아이가 아닌 거죠?"
하며 마음속에 담고 있던 의문을 말하며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아무리 친척이라고는 해도 그쪽 분파에 해당되는 인물이니만큼 오팔아이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게 정상일 텐데.조금은 의문이 들었다.
"앗,세연이었군요!그렇다면 세연이 형이라도 불러도 될까요!"
....꺼내기 정말 싫은 이야기지만,저보더 키 크면 다 형이잖아요.그죠.하며 말하는 도윤. 일단은 키 이야기도 이쯤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같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키가 더 작다니.나 애초에 남자는 맞는걸까?(???)
귀곡산장에 오기 전 유채헌이 막연하게 생각한 것은 기껏해야 귀신이나 시체 정도였지, 저런 종류의 짐승은 아니었다. 유령은 이미 학교에서도 질릴 정도로 봤지만 짐승은 아니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음에도 그 형형한 금색 눈이 선명했다. 그게 꼭 유지헌을 연상 시켜서 기분이 나빠졌다. 차라리 천장에서 시체가 떨어지는 쪽이 기분은 덜 나쁠 것 같았다.
“음, 일단 옷부터 놓는 게 어때.”
크게 불편한 것은 아니었지만 계속 잡힌 쪽을 의식하게 됐다. 이 상황을 무서워 했다고 생각하는 건 상관 없으니 놔 줬으면 좋겠다.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본 채헌이 문을 향해 걸어갔다. 바람 때문인지 문이 살짝 닫혀 있었다. 유채헌은 처음 왔을 때처럼 발 끝으로 문을 열었다.
“돌아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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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레주 그 비설 질문 혹시 언제 하실지 정해둔 날이 있으신가용? 요즘 저녁 시간대가 계속 바뀌어서 미리 비워두려구요!
>>508 어쩌면 도윤이 막 키 3cm갖고 자랑하다가 순간 동질감 들어서 막 자랑하던거 그만두고 너도 힘들지..?사실 나도 힘들어..하고 위로하고 그럴지도 몰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ㄴㅋㅋㄴㄴㅋㅋ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응응 장하다 사이카!^v^*(쓰담담
>>52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도윤이 너무 귀엽잖아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사이카 얘도 가끔 실감날 때 뺴고는 키 작은 거 신경 안 쓰는 편이라서 아무 생각 없었는데 막 도윤이가 위로하면 /????? 어 그래 너무 힘내라....우리 존재 화이팅...(멍) 이럴 것 같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딱히 용서하고말고 그럴 건 아니었지만 받아준다는 듯 살짝 미소지었습니다. 그리고 초콜릿은... 처음엔 살짝 달콤했지만. 입 안을 강타하는 매운맛에 살짝 허리를 숙였습니다. 매..매워요!
".....매...맵네요." 매운 초콜릿을 먹어서 볼이 붉게 달아올랐습니다. 흐으으.. 하고 신음소리를 내뱉고는 우유가 있는지 찾아보려고 했습니다. 과자점이니 음료수 같은것도 팔지 않으려나요..? 그러다가 자퇴했다는 것에 아쉽다고 말하자 약간 먼 곳을 보는 듯하며 느리게 생각했었습니다.
"준비하고 있는 게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지만요." 준비라도 안하게 되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우울해하고 있었을 거예요. 라고 말하다가 질문을 듣고는 왜 물어보는 것인지 조금 이해가 힘들어서.. 였다가 관점을 조금 낮추고서야 이해했습니다.
"유명하다면 유명한 이야기지만. 보통 오팔아이를 드러내고 다니는 사람은 잘 없어요." 변신술로 가리고 다니죠. 너무 눈에 띄니까요 라고 나름 친절하게 이야기해줍니다. 그것도 있지만.. 오팔아이가 가져다주는 다른 관점을 간혹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란 생각을 했습니다. 세연주가 쓸데없이 비유하자면, 다른 사람들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인데 본인은 전지적 작가 시점. 혹은 3인칭 관찰자 시점이라는 느낌이려나요(뭔가 이상함)(대강 넘기시면 됨)
생긋 웃으며 여전히 유채헌의 옷깃을 잡고있는 손을 위 아래로 흔들었다. 오랜만에 시비나 걸어보자는 심산이었다. 여튼간에 귀곡산장 안을 빠져나오자 아까 스산했던 느낌은 언제 그랬냐듯 전부 사라져 있었다. 작게 한숨을 내쉬며 다시끔 귀곡산장을 뒤돌아보았다. 언젠가 다시 올 일이 있겠지만 웬만해선 이 곳에 발을 들이고 싶지 않았다.
"그럴까~ 슬슬 할 것도 없고."
역시 여명은 할 게 없다. 돌아가기 전에 넥타르에 들러 아까 구입하지 못한 간식들을 사가지고 가는게 좋을까 잠시 고민되기 시작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딜루미네이터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일단 리멤브럴만 아니면 됩니다........리멤브럴만 아니면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하진짜 미치겟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