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질문에 뜬금없이 초코바 이야기를 하는 유안을 보며, 유혜가 고개를 살짝 까딱인다. 살짝 난감한 듯 이마를 손으로 짚는 유안을 보며, 잠깐 괜한 질문을 한 것인지 자책하는 것 또한 빼먹지 않고. 자신의 일부- 라는 말에 유혜가 두 눈을 깜빡였다. 그리곤 곧 뒤이어지는 말들에 가만히 숨을 죽이고 그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다. 느릿한 말투에서는 꽤나 많은 고민의 흔적들이 묻어나왔고, 그는 이마에 두었던 손을 내려 하늘을 바라보았다.
“ 나는 유안씨처럼 말을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떻게 말을 해줘야할지 고민이 되네요. 그래도 내가 확실하게 할 수 있는 말은..., 많이 힘들었겠어요. 그동안... “
몇 문장을 말하기 위해 속으로 수 많은 단어들을 생각해냈다. 어떤 단어가 적절할 지, 그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 지. 생각해보면, 본인이 아닌 이상 어떠한 단어가 상처로 다가오는 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 나는 좋은 상담사도, 유안씨 본인도 아니여서 유안씨의 고통을 전부 헤아릴 수 없어요. 안타까운 일이죠. 지금만 해도, 내가 내뱉는 말이 혹여나 유안씨에게 상처가 될까 무서운걸요. “
수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어쩌면, 동질감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차마 다 헤아리지 못 할 동질감.
“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유안씨가 말해줬듯 사람들은 모두 모순적이에요. 방금전 나만 해도 그렇고. ...나는 그냥 유안씨가 원하는 대로 했으면 좋겠어요. 그냥, 괜한 감정들은 다 내려놓고. 죄책감 같은 것도 내려놓고. 모든 것은 유안씨의 잘못이 아니니까요. “
유혜가 차분히 숨을 골랐다. 차가운 바람이 부는 하늘은 시리도록 아름답다.
“ 우리 모두는 자신에게 확실치 않은 사람이니까요. ...내가 한 말이 유안씨에게 어떻게 와닿을 진 모르겠지만, 나는 그냥 그런 유안씨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유안씨가 잘못해서 그런 것도 아니라고. 아, 말이 많았네요. “
ㅡ역시 말하는 일은 제 전문이 아니에요.ㅡ 짧은 말을 덧붙여내며, 문득 눈에 들어온 성류시의 밤하늘을 마음에 새겨넣는다. 무수히 반짝이는 별들이 당신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모르죠.
자신이 지금껏 받아온 모든 걱정어린 시선과 말. 유안은 매정하게 돌아섰다. 쓸데없는 참견이라고, 필요 없다고. 어쩌면 그 말은 그저, 심리가 불안정하고 위태로운 자기자신을 향해 되뇌는 말이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야말로 모순으로 뭉친 인간이다. 사람다운 모순의 수준을 벗어나버린 추악한 모순. 그런 스스로가 또 싫었다. 혐오가 혐오를 낳는 악순환이었다.
어쩌면 유혜의 질문을 무의식 중에 예상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무의식 중에 바라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솔직히, 힘들거든. 하루하루가.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사랑 받지 않을 거라고 어린 나이에 연신 다짐은 했지만, 힘들었다. 아무리 스스로를 싫어한다고 해도. 아무리 사람을 만나는 걸 싫어한다고 해도. 인간이잖아?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해내는.
두 사람의 죽음이 뇌리를 스쳐지나갔다. 한 명은 형이었고, 다른 한 명은 고등학교 선배였다. '이 둘은 자신을 비뚤어진 형태로 사랑하다가 죽음을 맞이했다.' 게다가 한 명은 자신이 죽음에 영향을 끼친 사람이다. 한 번이면 모를까, 연달아서 두 번이나 그런 일이 터지니까 겁쟁이인 애송이는 더욱 두려워졌다. 정말로, 자신은 사랑 받아서는 안 된다고 확신하고야 말았다. 덤으로, 아무도 사랑하지 않겠다는 생각까지 하였다. 이런 불안정한 자신이 누구를 사랑해도 괜찮을리가.
그렇게 유안은 '자신'을 형성하였다. 언제 힘없이 무너질지 모르는 형태로. 불안정하고, 위태롭게. 결국 모두 자신이 초래한 일이었으며, 그것은 자신을 더욱 혐오하게 만들었다. 다시 말하지만, 악순환의 반복이다. 자기혐오란 원래 그렇다. 유안이 말하는 '일부'가 자신은 언제 어떻게 죽어도 상관없다고 자포자기식으로 중얼거리다가도 본래의 자신이 놀라버려 그 '일부'를 향해 조소를 터뜨린다. 그리고 결국은 그런 '일부'를 가지게 된 자신을 책망한다. 매일매일이 엉망이다. 본래 가졌던 제멋대로에다 거만하고 무뚝뚝한 성격으로 불안정한 자신을 그럴싸하게 포장한다. 그러나 속의 불안정한 실체가 견딜 수 있을까. 현재.
"...아, 그렇군요. 누님의 생각은 그렇습니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하며 고개를 푹 숙였다. 아래를 바라보는 눈빛은, 어쩐지 쓸쓸했다. 공허한 느낌은 아니었다.
"위로를 받는 입장이 되는 건..."
서툴러서ㅡ라는 말을 입밖으로 미처 내지 못했다. 고개를 살짝 들더니 무슨 말을 할지 고민하는 기색을 내비추었다. 벤치에 다시 등을 기대더니, 평소의 무표정으로 돌아오는 듯 싶었다.
"...질기지만 맛은 있군요, 초코바."
결국은 다른 소리를 내뱉고 만다. 유혜의 시선을 따라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신기하게도 이 도시는 밤하늘에 별이 이렇게 잘 보인단 말이지. 위화감 들게.
//좋아 이제 유안이는 정말로 숨길 거 별로 없어졌어!! 이번 레스에서 있는 거 다 털어놔버렸어!!(동공지진) 새벽이란 무서워...후덜덜... 이제 극복하는 일만 남았는데...이번 레스에서 보이다시피 유안이가...(흐릿)
어쩔때는 가끔 소외감이 느껴지기도 해. 이 곳 사람들의 잘못이 아니란 건 알지만 사소한 것들이 자꾸 그렇게 느끼게 만드네. 지나가듯 들어줬음 좋겠어. 분위기를 망치고 싶진 않으니까.
스레에 잘 끼어들지도 못하겠고, 이벤트 참여도 드문드문이고. 우으.. 너무 슬퍼요. 솔직히 스레 스토리도 제대로 못 따라간 상태고, 다들 일상을 어떻게 돌리고 있는건지도 모르고... 이 상태에서 관캐가 생기니 더욱 답답합니다. 일단 제 캐릭터는 그 캐릭터와 접점이 제로니까요. 일상도 안돌렸으니 당연하지요.. 혹시라도 대시를 해보려다가 만약 다른 캐릭터와 썸을 타던 중이었으면 초치기 + 개뻘쭘까지 따라오고. 하하하하하.. 으으 저도 막! 꽁냥꽁냥! 하고 막 우정도! 막! 하고 시픈데! 왜 난 햄보카지 못해! 그리고 레주 쓰담쓰담 (슥슥
선물 1 - 모두의 책상위에 메모와 함께 원두가 담긴 봉지가 놓여있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는 꽃향기와 고구마향이 인상적인 커피이며, 그 향 때문에 상당히 고급에 속해. 탕비실에 핸드블렌더와 드리퍼도 구비해 뒀으니까, 시간날 때 한번 마셔 봐. -생긴거랑 다르게 핸드드립 마니아, 이지현. ps. 이건 내 상환금이 십만 단위로 줄어든 자축의 의미야. 축하 선물이라면 언제든 환영이야. 싫음 말고.]
"겨울이잖아. 새해잖아. 우리 다들 스키장 가자! 어때?! 괜찮지? 잠시 놀다 오자구!! 평소에 고생 많이 하잖아! 하하하하! 자네들도 가끔은 그렇게 쉬어야하지 않겠나!"
그런 느낌으로 시작되어버린 스키장 행은 정말 순식간에 진행되고 말았다. 서하와 하윤이가 뭐라고 할 것도 없이 모든 것이 순식간에 예약되었고 갈 사람은 자율제로 가게 되는 느낌으로 모든 것이 계획되었다.
성류시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성류 리조트. 그곳에서 2박 3일로 스키를 탈 수도 있고, 온천을 즐길 수도 있고, 눈길을 산책할 수도 있고, 뷔페를 즐길 수도 있어 휴식을 취하기엔 정말로 딱일지도 모른다. 물론 그곳에 가고 말고는 각자의 자유였다. 언제나 그렇듯이 참가는 모두의 자율로 두고 있었으니까.
"갈 거예요? 서하 씨?"
"....가야겠지. 아무래도."
두 명의 오퍼레이터가 한숨을 내쉬는 것은 아무래도 좋은 일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지금 이 상황에서는 말이다.
//그런고로 금요일까지 스키장 일상을 돌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키를 타도 좋고 온천을 즐겨도 좋은겁니다..!! 모두들 즐겁게 이벤트를 즐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