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5151007> [ALL/경찰/이능물] 특수 수사대 익스레이버 - 32. 타오르는 화염, 마주하는 숙적 :: 1001

이름 없음◆RgHvV4ffCs

2018-01-05 20:16:37 - 2018-01-07 22:10:45

0 이름 없음◆RgHvV4ffCs (7123391E+5)

2018-01-05 (불탄다..!) 20:16:37

*본 스레는 다이스가 없는 스레입니다. 일상에서 다이스를 쓰는 것은 상관이 없지만 스토리 진행 땐 스레주가 판정을 내리게 됩니다.

*본 스레는 추리적 요소와 스토리적 요소가 존재합니다. 다만 시리어스 스레는 아닙니다.

*갱신하는 이들에게 인사를 합시다. 인사는 기본적인 예절이자 배려입니다.

*AT 필드는 철저하게 금지합니다. 문제가 될 시 해당 시트는 자르도록 하겠습니다.

*자신이 당하기 싫은 것을 남들에게 하지 않는 자세를 가집시다. 모니터 뒤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잘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스레주에게 물어봅시다.

*시트 스레 주소:http://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14633086/recent

*웹박수:http://asked.kr/EXlabor
(뻘글&익명의 메시지&익명의 선물&익명 앓이함 등등의 용도로 사용됩니다)

*위키 주소: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D%8A%B9%EC%88%98%20%EC%88%98%EC%82%AC%EB%8C%80%20%EC%9D%B5%EC%8A%A4%EB%A0%88%EC%9D%B4%EB%B2%84

135 이름 없음◆RgHvV4ffCs (9505056E+5)

2018-01-06 (파란날) 02:04:49

로..로제주...무리하면 안되는 거예요...!!

136 지은-유안 (4675217E+6)

2018-01-06 (파란날) 02:09:01

좋지 않았다. 매우 좋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 정말로 싫었다. 잔뜩 침체되어 나마저도 암울함에 빠져 질식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역시 괜한 말이었다. 빨리, 이 분위기를 수습해야하는데라고 생각하는 도중 귓속으로 유안의 선명한 목소리가 그녀를 현실로 끌어올렸다. 바다 밑바닥에서 다시 지상으로 끌어올려지는 기분이었다. 지은이 눈을 크게 뜨고 유안을 바라보았다. 왼쪽 눈은 초점이 없었지만 오른쪽 눈만큼은 안유안을 또렷이 바라보고 있었다.

”네, 안유안 선배님. 전, 말했듯이 이지은이에요.“

거꾸로 해도 안유안이란 말에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생각지도 못한 상대에서 나온 생각지도 못한 개그였다. 아까 웃음보다는 환하지 않았지만 훨씬 자연스러운 웃음이었다. 마치, 정말로 기뻐하는 그런 웃음이었다.

”선배님이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는데, 생각보다 유머감각이 뛰어나시는 군요! 저도 질 수 없죠. 제 이름은 지은이에요. 저희 부모님이 지은 ‘지은‘이랍니다.“

장난스럽게 손을 들어올려 ’짠‘이라고 작게 말했다. 이상한 드립이었다. 하지만 지은은 기대하고 있는지 눈을 반짝이며 유안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유안의 반응을 보고 싶어 견딜 수 없어하는 태도였다.

”물론 아시겠지만 참고로 전 24살이에요. 선배님은 어떤가요?“

디은이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이 넌지시 물었다. 아까부터 궁금해 하던 사실이었다.

# 제 개그의 한계입니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아재개그 모음집 같은거라도 읽어야겠군요... 수련이 필요하다.

137 지은-유안 (4675217E+6)

2018-01-06 (파란날) 02:09:42

타미엘주 안녕히가세요!

138 정상주 (1234744E+5)

2018-01-06 (파란날) 02:18:2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랜만에 날렸다.............

139 꽃돌이 (6031509E+5)

2018-01-06 (파란날) 02:19:10

아이고..(도담도담

140 지은-유안 (4675217E+6)

2018-01-06 (파란날) 02:19:27

헉 힘내세요 ㅠㅠㅠㅠ

141 정상주 (1234744E+5)

2018-01-06 (파란날) 02:22:03

울프주 내일 출근 아니신가.... 어여 주무세요 저는 멘탈 붙잡고 답레 다시 써올게요ㅠ

142 이름 없음◆RgHvV4ffCs (9505056E+5)

2018-01-06 (파란날) 02:24:57

저..정상주.....(토닥토닥)

143 꽃돌이 (6031509E+5)

2018-01-06 (파란날) 02:27:00

아고고 더는 무리..88 (털썩

지현주 정말 미안해요ㅠㅠㅠㅠㅠ...오후에 이을게요...ㅠㅠㅠㅠㅠㅠㅠ..

144 안유안-이지은 (4003033E+5)

2018-01-06 (파란날) 02:27:18

자신의 통성명에 지은은 웃음을 작게 터뜨렦다. 그러고서는 자신도 질 수 없다면서ㅡ애초에 유안은 웃길 목적으로 그렇게 소개를 한 건 아니지만ㅡ 자신의 통성명으로 개그를 시도한다. 부모님이 지은 '지은'이라면서. 장난스럽게 말한 지은은 유안을 반짝거리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반응을 기대하듯이.
유안은 그 모습을 보며 아재개그를 하는 점에서만은 자신의 아버지가 떠오른다고 생각했다. 경찰서 경찰앉아 드립을 제일 즐겨하는 아버지. 입이 닳도록 즐겨하셔서 이젠 질릴 지경이다.
안타깝게도 유안은 지은에게 그닥 재미있는 반응을 돌려주지 못하였다. 그저 그 아재개그에 잠시 멈칫하더니, '허...'하는 싱거운 감탄사나 흘리고 끝내는 것이다.

한편, 지은이 24살이라는 사실 또한 유안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아롱범 팀의 자료는 언제든지 주어지니. 지은은 아직 받지 못했거나, 받았으나 읽지 못한 것 같다. 반대로 유안의 나이를 물어봐온다. 유안은 조금 황당한 기색을 무표정에 비추었다. 아까부터 계속 누님이라고 불러왔는데 연하인 게 당연하지 않은가. ...아니, 그냥 정확한 나이를 궁금해하는 걸지도. 그 생각에 이제서야 미친 유안은 입을 열어 무미건조한 말투로 대답하였다.

"23살입니다. 딱 한 살 차."

계단까지 내려가고 보니 어느새 1층이다. 유안은 서의 문을 열면서 차가운 공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동시에 조용히 능력을 써서 따뜻하게 무장하였다. 그러다 문득 지은 쪽을 바라보았다.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말없이 어깨를 툭 건드렸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능력을 사용했다. 온각과 냉각의 적절한 차단. 차가운 공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따뜻할 것이다. 아무래도 방금 분위기 저하에 대한 대가인 모양이다.
무뚝뚝한 목소리로,

"능력을 썼습니다. 따뜻하겠지만, 느껴지지 않을 뿐이니 멍청하게 감기에 걸리거나 하진 마시고요."

라고 다소 거만한 분위기로 말한다. 머지않은 곳에 자판기가 있다.

//으아아 배도 아프고 졸리고 해서...자고 일어나서 답레 쓰겠습니다아아 ;ㅁ;
그런고로 천천히 답레 써주세요!
그럼 유안주는 이만 들어가겠습니다.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145 지은-유안 (4675217E+6)

2018-01-06 (파란날) 02:28:23

넵! 유안주 안녕히주세요! 저도 답레하고 빨리 자러 가야겠군요...

146 이름 없음◆RgHvV4ffCs (9505056E+5)

2018-01-06 (파란날) 02:28:37

로제주와 유안주 둘 다 안녕히 주무세요!!

147 지은-유안 (4675217E+6)

2018-01-06 (파란날) 02:29:10

>>145 ?? 오타있네요 안녕히주세요라니 뭘 달라니느 걸까요... 안녕히주무세요 입니다.. ;-(

148 지현 - 로제 (2866636E+5)

2018-01-06 (파란날) 02:29:35


지금 이 감정은 너에 대한 미안함일까, 아니면 너를 놓치기 싫은 것일까, 아니면 양자 모두일까. 턱밑까지 차올라온 그 알 수 없는 무언가는 조금만 건드려도 터질 것 같이 위태로웠다. 단지 정문앞에서 멈춘 택시기사 아저씨에게 만 원짜리 한장, 잔돈조차 받지 않은 채 그대로 다리를 재촉한다.

나는 왜

늘 실수 하고나서야 후회를 할까.

중요한 순간에만 남을 생각하지 않을까.

결국 상처 입힐거면서, 상처 입을거면서 뻔뻔해지는건 죽어도 못할까.

나는 그냥 바보다. 직진밖에 모르고, 평소엔 그렇게나 눈치빠르면서 중요한 순간에 초쳐버리고, 상처입힌 후에 뻔뻔해지지 못하는 그런 바보다. 하지만, 그런 바보가, 또다시 상처입고, 입힐지도 모른다. 이번에도 또 혼자 안고갈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도. 나는 달린다. 이번에는 정말로 다를 자신이 아주 조금이나마 있었으니까. 그걸 놓치긴 싫다.

거친 숨소리, 내 발걸음은 멈췄다. 아래에 눈물이 고여 살짝 뿌연 시야로 보이는 선홍색 머리카락, 늘 감고있어 보이진 않지만 가끔 보이는 예쁜 녹색 눈동자. 50미터도 안되는 짧은 길, 멈춰선 서로 사이에는 가로등 하나와 벤치 둘. 우리를 막아서는건 없었다. 한발, 한발, 다시 발걸음이 점점 빨라진다.

149 지은주 (4675217E+6)

2018-01-06 (파란날) 02:29:41

로제주 안녕히 주무세요!

150 지현주 (2866636E+5)

2018-01-06 (파란날) 02:30:07

로제주 수고하셨어요!

151 지현주 (2866636E+5)

2018-01-06 (파란날) 02:32:53

푹 주무시고 오셔서 편히 이어주세요!

152 이름 없음◆RgHvV4ffCs (9505056E+5)

2018-01-06 (파란날) 02:39:40

토요일이로군요..음..음..2주만에 스토리인가...! 좋아..! 잘하자! 나..!

153 지은-유안 (4675217E+6)

2018-01-06 (파란날) 02:45:24

생각보다 싱거운 유안의 답변에도 지은은 마냥 즐거운 듯하다. 여전히 기분 좋은 미소를 짓고는 유안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딱히 엄청난 반응을 기대하지 않았던 걸지도 모른다. 사실, 지은은 유안이 어떤 반응을 해도 즐거워했을 것이었다. 솔직해지자면 아예 기대를 안한 것은 아니었다. 저 무심한 얼굴이 환하게 웃는다면, 꽤나 아니 무척이나 볼만했을 것이었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라고 어렵지 않게 짐작하고 있었지만.

물론, 아롱범팀에 대한 정보가 담긴 자료를 받기는 했다. 하지만 새롭게 생긴 자리를 정리하고 그 외에도 이것저것 많은 자료를 받다보니 자연스럽게 서류 틈사이로 사라져버렸다. 그 자료를 다시 찾으려면 한참 걸릴 것이 분명했다. 차라리 차근차근 정리하면서 찾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유안의 답을 들은 지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보다 연하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나이차이가 적다.
분명 저것보다 더 어릴 줄 알았는데 의외네.

1충에 내려오자 한기가 느껴졌다. 지은은 아직은 한창 추울 때라며 사무실 의자에 걸려진 가운이라도 갖고 오지 않은 것을 한창 후회하고 있었다. 순간 유안이 자신을 툭 치자 의문을 가지고 유안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한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그 능력인 걸까.

"감사합니다. 선배님! 이렇게 되면 음료수는 역시 제가 사는 게 맞겠죠?"

상대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림을 확실히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선배님이라고 부른다. 어쩌면 이미 입에 배인 것일 수도 있다. 상대에게 물었지만 딱히 대답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이미 자판기 앞에 서서 무엇을 먹을 거냐는 표정으로 유안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154 지은주 (4675217E+6)

2018-01-06 (파란날) 02:45:47

지은주는 자러갈게요! 더이상은 무리...

155 이름 없음◆RgHvV4ffCs (9505056E+5)

2018-01-06 (파란날) 02:46:26

안녕히 주무세요! 지은주! 스레주도 이만 자러 가겠습니다!!

156 헤세드주 (8892166E+5)

2018-01-06 (파란날) 05:22:02

냐하! 완전히 깨벌인 헤세드주 갱신이에여!!! 한시간... 다시 잘 수 있을까...(깬 게 30분 정도 전)


타미엘 비설... 짐작하고 있었지만... 우아아...(동공지진)

157 사랑은 떠나도 내곁에 있었다 (1109441E+5)

2018-01-06 (파란날) 09:24:31



안녕! 월하 갱신갱신! 재밌게 봤던 영화가 한국에 개봉했단 사실을 뒤늦게 알았네 흑흑.
스페셜 굿즈도 있고 했다는데. 일찍 알았음 좋았을걸 ~-~.....

158 지은주 (214807E+57)

2018-01-06 (파란날) 10:19:48

지은주 갱신합니다!

159 헤세드주 (2517069E+5)

2018-01-06 (파란날) 11:07:53

헤세드주 갱신해요!!! 오늘은 왠일로 오전에 한가해욥!!XD

160 울프주 (9433097E+5)

2018-01-06 (파란날) 11:09:21

갱신만 하고 갈게여-
흨 퇴근해도 쉴 수가 없다니 (모임에 끌려간다(질질

161 헤세드주 (2517069E+5)

2018-01-06 (파란날) 11:13:07

우, 울프주...
(토닥토닥)

162 지은주 (4675217E+6)

2018-01-06 (파란날) 11:14:42

헤세드주, 울프주 모두 안녕하세요!

그리고 울프주... (토닥토닥)

163 이름 없음◆RgHvV4ffCs (9505056E+5)

2018-01-06 (파란날) 11:56:23

스레주가 갱신하겠습니다! 모두들 좋은 오후에요!!

164 > 호사유피 (1109441E+5)

2018-01-06 (파란날) 12:22:22



호사유피라는데
얼마나 많은 이들이 내 이름을 기억할까.

고통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게 만들어. 약은 더 이상 몸에 들지 않았지. 그래서 이따금 늦은 새벽엔 항상 몰래 병실을 빠져나왔어. 아무런 존재감이 없단 게 그럴 땐 얼마나 좋았는지. 눈 감고도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한 곳이라 별 재미는 없지만. 돌아다니는 동안은 아프지 않았으니까. 밤 하늘을 쳐다보는 것도 즐거웠고. 수천 개의 반짝이던 별들. 큰 달이 흐르는걸. 날이 밝아오는 걸 지켜보다 항상 마지막으로 영안실에 들렸었어. 왜 그랬을까. 내가 누워 있을 자리를 미리 살펴보고 싶었을지도 몰라. 아니면 다른 이들을 만나고 싶단 생각에서 그랬을지도. 물론 한 번도 다른 이들을 만난 적도 없었어. 그리고 다행히도 그곳에 누울 일도 없었지.

165 이름 없음 (1109441E+5)

2018-01-06 (파란날) 12:22:38

좋은 오후!

166 이른 결말, 그 남자의 후회(3) - PrairA (9433097E+5)

2018-01-06 (파란날) 12:22:48


한 사람이 자리를 비우고, 식탁엔 두 사람만이 자리를 지키고서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
"......"

어색하고 또 어색한 시간이 지나간다. 가느다란 초침 지나가는 소리가 이렇게 컸나 싶을 정도로 잘 들리는 순간이었다. 그 시간이 불편하다 못 해 무겁게 느껴질 즈음 프레이가 입을 열었다.

"저기..."
"어,어?"

나는 때마침 잔이 비어서 새로 커피나 타려고 일어나던 참이었다. 느닷없이 들려온 목소리에 일어나려던 몸을 엉거주춤하고서 그를 보자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보여, 짧은 한숨과 함께 다시 자리에 앉았다. 커피야 안 마셔도 되니까.
내가 다시 자리에 앉고 또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다. 잠자코 기다리고 있으니 리키와는 다른 저음의 목소리가 말했다.

"저번 병원에서, 내가 아직도 미워하냐고 물었을 때, 잊지는 않았다고 했잖아. 그거...무슨 의미였어?"
"...말 그대로야. 네게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떤 사정이 있었다고 해도 내 배를 찌른 건 잊지 않았다는 의미였어."
"그것 뿐이야? 정말?"
"정말."

평범한 내 대답에 그는 입술을 달싹이다가 이내 조용해졌다. 나는 다시 기다렸다. 잠깐 사이 아까의 흥분이 거짓말처럼 차분해져서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럴 필요도 없이 프레이가 못 다 한 말을 꺼내었지만.

"나는 지금까지 진실을 아는 것이 두려웠어. 그 이상으로 네가 아는 것도 싫었고. 그래서 너만은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날 원망하고 끝내는 나를 죽여주길 바랐지. 나는 네 부모를 죽인 원수이기도 하니까. 그런데 그게 아니라면...지금까지의 나는 뭐였던 걸까.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나로써는 네게 해줄 얘기가 특별히 없어. 거의 리키의 의도대로 움직였을 뿐이니까. 내가 그나마 할 수 있는 말은, 너에 대한 애정이나 혈육으로서의 정은 거짓이 아니라는 것 정도야.

너를 만나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 아무것도 몰랐을 때도, 진실을 안 후에도. 네가 있었기 때문에 내 인생에 빛이 들었으니까. 혼자 있어도 혼자라는 느낌이 들지 않게 해주는, 정말 소중하고 소중한 존재. 그게 너야.
네가 내게 고백하던 그 날 기억해? 그 날 너를 만나러 가는 길에 정말 많이 울었었어. 어떤 식으로든 너를 거절하고 나를 원망하게 만들어야 했으니까. 그렇게 소중하게 여겼던 보석 같은 너를 상처 입혀야 한다는게 너무 괴로웠어. 그렇지만 나중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서...

차라리 그 때 아무것도 하지 말고 죽을 걸 그랬나 봐. 너를 상처입히지 말고, 그냥 그 날 거기서 네게 죽을 걸.
이제와 후회하는 내가 너무 한심스러워..."

고해성사하듯 이어지던 말은 점점 흐려져 끝내는 목소리에 물기가 스며든다. 나는 그런 그를 위로하거나 책망하지 않고 말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새삼스럽게 그가 작아보였다. 언제나 크나큰 존재로 느껴졌는데.

그가 말했듯, 그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마 그것이 다였을 것이다. 한심한 짓이긴 하나 그는 거의 리키의 의견에 따르고 그의 의도대로 행동할 뿐이었으니까. 나 역시 이 자리에서 듣고 싶은 것은 리키에게만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모든 의문을, 거의 모든 의문에 대한 답을 리키에게 들은 상태였기 때문에 프레이의 말을 담담히 들을 수 있었다.

"......"

리키가 돌아오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있었기에 나는 프레이가 감정을 추스리길 기다렸다. 이제 우리 사이에 들춰야 할 잔혹한 사실 같은 건 더 없었다. 남은 것은 앞으로 어떻게 할 지 정하는 일 뿐.

깨닫고보니, 대화를 나누는 동안 시간은 제법 흘러 있었다. 붉게 황혼이 지던 하늘은 어느새 어두워졌고, 조금 있으면 날이 바뀔 때였다. 그렇게 새해가 밝아오고 있었다.

결국 새해 이전에 결말을 내리는 것은 하지 못 했네. 그런 아무래도 좋을 생각에 무심코 웃어버린다. 후후. 가볍디 가벼운 웃음소리에 눈가가 붉어진 프레이가 고개를 들어 나를 보았다. 나는 그를 보며 무어라 말하려 했으나 때마침 리키가 목에 거즈를 붙이고 돌아와 자리에 다시 앉았다. 그리고 나 대신 먼저 말을 꺼냈다.

"그래, 얘기 좀 했어?"
"뭐 그럭저럭."
"...리키, 미안...많이 아팠어?"
"그다지. 이 정도로 끝내줘서 고마울 정도인데. 최소한 팔 하나 정도는 내줘야하지 않을까 했어."
"팔은 너무 싸. 적어도 그 잘난 낯짝 정도는 뜯어줘야-"
"그, 그만! 둘 다 무슨 얘길 하는 거야?!"

다시 모인 우리에게 아까 같은 날 선 긴장감도, 빙판 위 같은 아슬아슬함도 없었다. 오히려 살벌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었다. 프레이만이 그 농담을 농담으로 듣지 못 하고 놀랐지만.

짧은 대화가 오간 후 잠시간의 침묵이 흐른다. 이제 더는 꺼낼 것도 감춘 것도 없었다. 어쩌면 이 관계는 오늘로써 끝이 날 것 같았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끌어보고자 이렇게 침묵으로나마 시간을...

"......"
"......"
"......"

하지만 나는 이대로 끝낼 생각이 없었다. 이렇게 끝낼 거라면 이 자리를 만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저 미련한 남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진 모르겠지만, 입 다물고 있는 꼴이 아무래도 말 할 생각이 없어보인다. 그럼 내가 말해야지 어쩌겠어.

to be continued...

167 울프주 (9433097E+5)

2018-01-06 (파란날) 12:23:42

으아 이제 라스트 한편 남았다...

168 이름 없음◆RgHvV4ffCs (9505056E+5)

2018-01-06 (파란날) 12:26:11

어서 오세요! 월하주!! 울프주! 좋은 오후에요! 그리고 멋진 독백으로 저를 맞이해주는군요..! 와아아!

169 헤세드주 (2517069E+5)

2018-01-06 (파란날) 12:31:23

자비주가 갱신해욥:3

170 이름 없음 (1109441E+5)

2018-01-06 (파란날) 12:33:35

스레주 울프주 헤세드주 안녕안녕!
헉 독백 다음에 독백이 올라올줄이야..

171 이름 없음◆RgHvV4ffCs (9505056E+5)

2018-01-06 (파란날) 12:35:05

어서 오세요! 헤세드주! 좋은 오후에요!

172 헤세드주 (2517069E+5)

2018-01-06 (파란날) 12:35:20

우와아아아 독백들이 엄청나요!!!>:3

반가어ㅓ

173 헤세드주 (2517069E+5)

2018-01-06 (파란날) 12:36:00

>>172 앗 도중작성..!!! 반가워애요!!X3 라고 쓰려고 했는뎁..!!!!(츄우욱)

174 울프주 (9433097E+5)

2018-01-06 (파란날) 12:36:20

다들 안녕! 좋은 오후!

으으 약속 때문에 스토리 올 수 있을까 모르겠다...

175 이름 없음◆RgHvV4ffCs (9505056E+5)

2018-01-06 (파란날) 12:37:29

그럼 스레주는 슬슬 점심을 먹고 오겠습니다! 영화를 보고 올지 말지..조금 고민중이에요.. 신과 함께인가...그거 재밌다던데..으윽...

176 타미엘주 (4932143E+5)

2018-01-06 (파란날) 12:38:16

타미엘주:(탈주시도)(어째서인지 거대한 박스가 있다)(후우. 이제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동생: 들어오는 건 맘대로지만 나가는 건 아니란다(쓸데없이 상큼)


후후.. 어제 5번이 안 나와서 탈주를 못했군요..
잠깐 갱신합니다.. 근데 묘하게 안이 아늑하네요.. 졸려..(고양이st의 습성인가)

177 헤세드는 CHESED야? (2517069E+5)

2018-01-06 (파란날) 12:46:25

Chesed, Chesed. 그는 제 이름을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했다. 푸른색이 상징인 그것은, 제 머리색과는 정 반대였지만, 상관은 없었다. 그 만큼의 것이다.


자비. 사람들을 모두 사랑하고, 미워하지 아니하며, 어엿비 여기는 마음이어야 하는 그것은, 그에게서 조금 모자란 부분이기도 했다.

제압할 때마다 대화로 풀려고 하기 보다, 제압을 우선시 했으니... 그것은 자비가 아니다.




그의 파괴적인 모습을 드러내기라도 하는 것처럼 중력을 조작하는 익스퍼였다. 제 성향을 모두 억누르고, 자비를 구가했다.



Din이라는 애칭도 싫어하는 건 아니었다. 단지, 그게 제 아명에서 비롯된 애칭이었다는 부분에서 더욱 그러했을 뿐이었다. 그는 정의롭다기 보다 자비롭기를 원했고, 그렇기 위해서는 아무리 악한 범죄자라고 하더라도 다가갔어야 했다.

피에 닿는 걸 싫어하지 말았어야 했으니. 오, 가엾은 위선적인 자비야. 네 위선이 그 부분에서도 비롯되는구나. 아롱범 팀에 들어간 후에는 네 가면이 쉬이 부숴졌잖은가. 이전에 있던 팀에선 넌 능력을 쓰기를 꺼려했었다.

까딱하면 죽는다.

어린 시절의 그 아저씨 처럼 만신창이가 되겠지! 그렇기에 혼자 제압을 할 때만 중력을 쓰고자 했다. 능력을 버릴 수 있다면 정말로 좋을텐데, 그렇지를 못하는구나.


"... 나는, 자비니까요"

정말로 네가 CHESED가 될 수 있을거라 믿는거야?


//의식의 흐름이 엄청난 독백쟝을 슬쩍... :3

178 헤세드주 (2517069E+5)

2018-01-06 (파란날) 12:47:59

모두 어서오세요!! 그리고 레주 다녀와요!! 신과함께 재밌다고 그러더라구요:3

앗 타미엘주 오늘이 생일이셨죠..!!! 즐거운 생일 보내요!!XD

179 타미엘주 (4932143E+5)

2018-01-06 (파란날) 13:07:01

다녀와요 레주! 다들 안녕하세요! 주말 내내 시달릴 걸 생각하니..ㅎㅎ.. 좋지만은 않..(용돈 보고 간다 카더라)

저랑 비슷한 나이대가 없기도 하고요.. 그나마 다행인 건 차 안에선 자유다. 정도겠네요.

180 이름 없음◆RgHvV4ffCs (9505056E+5)

2018-01-06 (파란날) 13:13:55

생일 축하합니다! 타미엘주! 음..힘들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생일...잘 보내세요..!! 그리고 스레주는 결국 충동을 못 이기고 영화를 보러 가겠습니다..나..나도 신과 함께 보러 갈거야!

181 타미엘주 (4932143E+5)

2018-01-06 (파란날) 13:17:39

메인은 내일이지만요. 크흡..

레주는 잘 다녀오세요! 신과 함께 재미는 있더라고요. 메마른 감성이라(자캐코패스) 눈물짜내는 사람들을 신기하게 보긴 했지만여..

182 지현주 (2866636E+5)

2018-01-06 (파란날) 13:42:19

갱신합니다! (━▽━)/

183 울프주 (745577E+50)

2018-01-06 (파란날) 16:10:36

술마실래 영화볼래 고르라길래 영화를 택한 울프주 갱신

신과 함께 보고 올게요!

184 이름 없음 (2892822E+5)

2018-01-06 (파란날) 17:02:54

외 계란말이를 할때마다 계란이 부족한걸까...?

185 天愉暳 (5658829E+5)

2018-01-06 (파란날) 17:26:38

나의 길은 언제나 혼자였기에
당신을 그리워 한 적도, 원망한 적도 없었다.
내가 당신의 황혼이 될테니, 당신은 눈이 멀 듯 빛나는 태양이 되어라.
내가 어둡고 썩어들어간 길을 걸을테니, 당신은 아름답고 꽃내음이 향긋한 길을 걸어라.
그것이 나의 단 하나의 바람이었으니 이 길을 홀로 걷는대도 외롭지 않겠구나.
언젠가 다시 마주할 당신을, 나는 그 때와 같은 순수한 눈으로 바라볼 수 없음을 그저 아파할 뿐익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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