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다시피 나는 도전을 반기는 성격이 아니다. 하물며 지하감옥에서 무언가 탈출했다고 바로 그리로 달려나갈 사람은 더더욱 아니다. 감옥에 뭐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함부로 움직이면 위험하다는것 역시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누군지도 모르는 녀석이 학교에 고삐풀린 상태로 나돌아다니는걸 두고 보고 있을수만은 없다. 그렇다면 역시, 답은 나오지 않는가. 따라가 보자. 따라가다 위험하면, 돌아오고.
'설마,그•••'
건 아니겠지, 아니겠지, 남몰래 감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 혹여 잘못되었단 느낌이 들면 양호실로 뛰어가자.
그저 평범한 하루였다. 짧은 봄날의 꿈과 같았던 게임기와의 추억을 뒤로 하고, 사이카는 지겨운 수업에 치여서는 수척한 정신으로 연회장으로 기어들어왔다. 아무리 다 죽어가는 정신 상태가 너덜하더라도 밥은 먹어야 했으니까. 입으로 들어가는 게 오늘 배웠던 이론 수업 레포트인지 쌀알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당장 이대로 시간이 흘러 저녁이 되었으면 하는데...
"으응?"
갑자기 소란한 일이 생겨버렸다. 지하 감옥, 녀석, 그리고 심상치 않은 분위기 등등. 영 말이 아닌 정신 상태로도 대화의 양상을 알아들을 수는 있었다. 그리고 곧이어 내려진 교장의 지시까지. 음. 오늘 공부 하기 싫어서 학교 다 뿌서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설마 그것 때문인가. 하필이면 소원이 좋지 않은 쪽으로 이루어진 것 같다. 어쨌거나 현재 상황은 좋지 않다. 감옥에 있던 누군가가 빠져나온 모양인데, 그게 무엇인지는 몰라도 최소한 감옥에 가둬놓을 만한 이유는 있었겠지. 위험한 일에는 휘말리기 싫다. 교장의 말대로 다른 학생들을 따라 기숙사로 돌아가려 했는데.
"비나야?"
비나가, 없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어깨 위에 앉아 있던 페럿이 사라져 있었다. 어디로 간 거지? 어쩌면 잠깐 인파에 휩쓸렸던 때 사람들과 부딪혀 제 몸에서 떨어졌을 수도 있다. 그게 아니라면 호기심에 다른 곳으로 가버렸을지도 모르고. 아니, 그것도 아니라면 아직 이곳에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비나는 평소 장난을 좋아했으니, 시기가 좋지 않은 지금에도 자신 몰래 숨어 놀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빨리 찾아야 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지만. 찾아내면 오늘만큼은 특별히 호되게 잔소리를 해줄 것이다.
찾아낸다면.
"....."
보이지 않는다. 아니, 아직 자신이 둘러보지 못한 곳이 있을지 모른다. 조금만 더, 연회장을 둘러보자.
그저 평범한 하루였다. 짧은 봄날의 꿈과 같았던 게임기와의 추억을 뒤로 하고, 사이카는 지겨운 수업에 치여서는 수척한 정신으로 연회장으로 기어들어왔다. 아무리 다 죽어가는 정신 상태가 너덜하더라도 밥은 먹어야 했으니까. 입으로 들어가는 게 오늘 배웠던 이론 수업 레포트인지 쌀알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당장 이대로 시간이 흘러 저녁이 되었으면 하는데...
"으응?"
갑자기 소란한 일이 생겨버렸다. 지하 감옥, 녀석, 그리고 심상치 않은 분위기 등등. 영 말이 아닌 정신 상태로도 대화의 양상을 알아들을 수는 있었다. 그리고 곧이어 내려진 교장의 지시까지. 음. 오늘 공부 하기 싫어서 학교 다 뿌서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설마 그것 때문인가. 하필이면 소원이 좋지 않은 쪽으로 이루어진 것 같다. 어쨌거나 현재 상황은 좋지 않다. 감옥에 있던 누군가가 빠져나온 모양인데, 그게 무엇인지는 몰라도 최소한 감옥에 가둬놓을 만한 이유는 있었겠지. 위험한 일에는 휘말리기 싫다. 교장의 말대로 다른 학생들을 따라 기숙사로 돌아가려 했는데.
"비나야?"
비나가, 없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어깨 위에 앉아 있던 페럿이 사라져 있었다. 어디로 간 거지? 어쩌면 잠깐 인파에 휩쓸렸던 때 사람들과 부딪혀 제 몸에서 떨어졌을 수도 있다. 그게 아니라면 호기심에 다른 곳으로 가버렸을지도 모르고. 아니, 그것도 아니라면 아직 이곳에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비나는 평소 장난을 좋아했으니, 시기가 좋지 않은 지금에도 자신 몰래 숨어 놀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빨리 찾아야 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지만. 찾아내면 오늘만큼은 특별히 호되게 잔소리를 해줄 것이다.
찾아낸다면.
"....."
보이지 않는다. 아니, 아직 자신이 둘러보지 못한 곳이 있을지 모른다. 조금만 더, 연회장을 둘러보자. 그러려면 교수들의 눈을 피해야 했다. 교수들에게 부탁해 비나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감옥을 탈출한 무엇 때문에 한시가 바쁜 그들이 사람도 아닌 제 패밀리어를 찾는 데 집중할 수 있을까? 적당히 주변을 둘러보던 사이카는, 일단 교수들의 눈을 피해 구석진 곳으로 숨어들어갔다. 나중에, 시선이 조금 분산될 때를 노려 다시 찾아야했다.
// 헉 그러면 질문은 포기하고 교수님들 이놈도 피할 겸 계속 숨어서 비나 찾고 있어도 되나요????
꿉꿉한 느낌이 드는 지하감옥에 도착해서 소년은 천천히 지팡이를 손에 들었다. 검은색 보석이 손바닥에 닿는 느낌이 묘한 안정감을 준다. 소년의 눈이 차분하게 주변을 훑다가 쓰러져있는 파수견의 모습을 발견했다.
머리 셋 달린 파수견. 이제는 뭐가 나와도 놀라지 않을 것 같았다. 학원에 지하감옥이 있다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고, 게다가 지하감옥을 지키는 것 같은 머리 셋 달린 파수견의 모습을 봐도 별다른 감흥이 없던 소년은 더 아래로 내려갔다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대체.. 저건 뭐야?"
까맣고 눈이 새빨간, 유니콘이라고? 소년은 지팡이를 들어올리고 주머니에 넣어둔 거울을 다른 손으로 움켜쥐었다. 저렇게 날뛰고 있는데 제압을 안하면 더 큰일 날것 같다. 몇번만 더 벽을 들이받으면, 저 덩치와 저 힘에 지하감옥이 안무너진다는 보장은 없다. 크기도 거인만해서 잘못하면 저 발굽에 밟힐지도 모르지만.
안전을 위해 택한 기숙사가 흔들렸다. 이렇게 되면 결국 안전은 소용없어지는 게 아닌가. 승하는 입술을 꾹 깨물고 지팡이를 힘주어 잡았다. 교수님들을 찾아보는 게 좋겠다.숨어있는 건 이런 상황에서는 안전하지도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 거라는 걸 느꼈다. 일단 어디부터? 고민을 하는 사이 뱅이 연회장쪽으로 기어가가 시작했다. 급하게 뱅을 잡아 어깨에 올린 승하는 특유의 속삭임으로 말했다.
"뱅, 진짜로 위험할지도 몰라."
승하의 말에 뱅은 어깨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긴장으로 굳은 표정을 지은 승하는 천천히 연회장으로 걸어갔다. 왠지 볻고가 긴 느낌이다. 아마 긴장해서 그렇겠지. 너무 긴장해서인지 심장이 아프다.
아무래도 연회장은 위험하다 판단을 해 기숙사로 다시 돌아왔다. 저녁을 먹지는 못했지만 굳이 위험한 일에 빠지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으니깐. 저의 기숙사로 돌아와 잠시 침대에 앉았다.
“...무슨 일이지...?”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기숙사가 흔들렸다. 아스타는 책상에 있다가 진동에 깜짝 놀랐는지 제 품으로 뛰어 들어왔다. 아스타를 제 머리위에 올려놓고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기숙사 밖으로 나왔다. 다른 학생들도 그 진동을 느낀 것인지 많은 학생들이 쏟아져 나왔다. 교수님들의 대화소리가 드문드문 들려왔다. 실종이라고? 아스타는 어딘가 불안해보였다.
“음, 이렇게 쓰이게 될 줄이야...”
품속에 넣어두고 있던 비밀지도를 꺼냈다. 나는 나쁜 짓을 할 것임을 엄숙하게 선언합니다. 주문을 외우자 아무것도 없던 양피지에서 지도의 모습이 펼쳐졌다. 저는 비화 교수님과 유키마츠 교수님의 점을 지도에서 찾아보기 시작했다.
기숙사가 흔들렸다. 채헌이 짜증을 내며 기숙사 안으로 들어갔다. 지나치며 대화 소리를 들으니 교수 두엇이 실종된 것 같았다. 방 안으로 들어가자 침대 위에 앉아있던 나나가 채헌에게 뛰어들었다. 나나를 껴안은 채헌이 책상 위를 대강 훑었다. 딜루미네이터를 코트 주머니에 대강 넣고 다시 기숙사를 나왔다. 지하 감옥은…은 좀 아닌 것 같고. 채헌은 다시 연회장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