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막히는 곳이다. 그 앞에 쓰러진 것이야 두말할 것도 없고, 구역질을 막으려 왼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채 지팡이를 꺼내고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파수견이 쓰러져 있다는 것은 침입자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이 주변에. 어쪄면 벌써 사라졌을지도 모르지. 너무 늦게 도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늦었다. 유니콘이 잔뜩 난폭해진 채 눈을 붉히고 있었다. 통상 크기보다 훨배 더 거대해진 채.
큰 소리가 울리는 지하 감옥으로 내려가기 전부터 제인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야 말았다. 하기사 그럴만도 하지. 그 누가 머리 셋 달린 개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있을까. 그나마 기절해있다는 걸 알고 나서부터는 더 무서워하지 않았다만, 아니. 그보다 대체 여기 뭐 하는 곳이야? 6년간 조용하다가 왜 갑자기 이래? 일이 터져도 기왕이면 나 졸업한 다음에 터져주면 좀 좋아?
" 아 진짜.. 놀래.. ㄹ.. "
미친. 험한 말이 자동으로 튀어나왔다. 아니, 대체 저게 뭐야. 흑화한 유니콘인가? 너무 놀라면 헛생각밖에 안 난다는 말이 참말인지, 제인이 상상할 수 있는 범위는 딱 거기까지였다.
" ...하. 저거 때문에 벽 다 부숴지겠네. "
아주 학교 건물 가라앉히려고 작정했나? 제인은 손에 들려있던 지팡이를 유니콘에게 겨누었다.
소란이 조금 잦아들었다. 연회장에 남아있던 교수들도 자리를 뜬 모양이다. 그러면 이제 나와도 괜찮지 않을까? 막 그렇게 생각하려던 차에, 서늘한 냉기가 사이카의 전신을 훅 뚫고 지나갔다. 지독한 추위였고, 동시에 며칠 전까지 연회장에서 지겹도록 느껴본 한기였다. 유키마츠 교수. 그가 제게 다가와 머리를 쓰다듬었을 때도 차가운 기운이 머리에 서렸었다. 그러나 그때의 냉기와는 다르다. 추위가 몰려들고 있다. 이대로면 몸이 얼어 계속 숨어 있을 수도 없게 된다. 그러나 그의 추위를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면 모습을 드러내야만 했다. 팔을 따라 소름이 돋고, 이가 딱딱 부딪힐 무렵까지도 고민을 해봤지만 결과는 이미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가 연회장에서 사라지지 않는다면, 자신이 떠날 수밖에 없다. 부디 그가 이쪽을 눈치채지 못하길.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으로 몸을 조용히 움직인다면 들키지 않을 수도 있다. 준비를 마친 사이카는 커튼 뒤에서 몸을 빼냈다.
//얍 요약하면 추우니까 유키쌤한테서 멀어지기임다!!!!!! 유키쌤이 너무 강렬해서 그런지 미셸 교수님이 계신 건 모르고 있답니다.....(절레
제압은 방법이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돌로 바꾸거나, 무장해제를 시키거나, 잠재우거나... 자, 지팡이를 들고 주문을 외웁시다. 진압을 원한다면 리덕토, 돌로 바꾸려면 듀로, 폭파 시키려면 봄바르다, 기절 시키려면 스투페파이를 쓰면 됩니다!!
분노한 누에의 애마 HP: ?????
//묘사와 함께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1이 명중, 2가 빗나감 입니다!
[히노키]
지하 감옥에 점 몇 개가 찍혀 있습니다. 유니콘과 함께... 현 호, 사기노미야 츠카사, 하 영, 시 제인의 이름표가 무수히 움직입니다. 그리고 연회장에 사이카와 미셸 교수, 미야노시타 유키마츠 교수의 이름표가 적힌 잉크 점이 움직입니다. 몇 몇 학생이 그 방향에 도착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비화 교수님은, 어째선지 비화 교수님의 방에 그대로 계셨습니다. 그리고 낯선 누군가의 이름표가 돌아다닙니다.
' 로날드 에프먼 '
에프먼이란 성은 처음 들어보는 성입니다. 그것은 금지된 숲으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 방향으로 백향이 걸어갑니다.
자, 어떻게 할 건가요?
[백향]
교수님을 찾아다닙니다. 그런데 교수님들은 모두 바쁘신지 보이지가 않습니다. 제대로 비상이 걸리신 거죠. 계속 걷다보면... 누군가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다가가기 붗길해 보입니다.
자, 어떻게 할 건가요?
[연회장]
' ...... '
유키마츠 교수는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씩 멀어집시다. 한기가 장난 아니군요.
'쉬이.... '
누군가 사이카를 툭 건들며 목소리를 낮추라는 것처럼 쉿 소리를 냈습니다. 미셸 교수님이 지팡이를 든 채 조용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지하 감옥에 몇 개의 점이 찍혀있다. 유니콘과 현호, 사기노미야 츠카사, 하영, 시제인 이라는 이름표가 움직이고 있었다. 진동의 원인은 이 유니콘인가...? 연회장에는 실종되었다고 하던 유키마츠 교수님의 이름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비화 교수님은 교수님의 방에 그대로 있었다.
“...로날드 에프먼...?”
처음 들어보는 성이었다. 게다가 금지된 숲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학생으로 추정되는 이름표고 그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 방향이 금지된 숲이라는 걸 모르는 건가? 일단 교수님들의 신원은 확인했으니 저는 금지된 숲으로 향해야 될 듯 했다. 아마도 혼자서 가는 것 같고.
로날드 에프먼이라는 이름과 백향을 찾아 금지된 숲의 방향으로 걸어간다. 이것이 걸린다면 문제가 되기는 하겠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저걸 대체 어떻게 진압할까 고민하고 고민하다 내린 결론은, 상처를 입히지 않고 제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엑스펠리아르무스를 쓰기엔 상대는 지팡이가 없다. 그렇다고 바로 기절시키기엔, 아, 기절시키는게 좋을까, 하지만. 역시 나는 진압하는 게 좋아서, 숨을 깊게 들이쉬곤 유니콘을 향해 주문을 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