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4876581> [All/리부트/대립] 월야의 나라는 잠들지 않는다 - 제 1장 :: 1001

피안의뱀 ◆6fGkSDZCMs

2018-01-02 16:02:51 - 2018-01-03 21:21:42

0 피안의뱀 ◆6fGkSDZCMs (818621E+58)

2018-01-02 (FIRE!) 16:02:51

『"내 영토와 자식들을 언제까지 농락할 셈이냐 빌어먹을 에오스..! 좋다. 나도 너를 끝까지 괴롭게 해주마."

- 분노로 가득찬 태양의 신, 헬리오스 』

시트 >1514797618>
선관 >1514819391>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9B%94%EC%95%BC%EC%9D%98%20%EB%82%98%EB%9D%BC%EB%8A%94%20%EC%9E%A0%EB%93%A4%EC%A7%80%20%EC%95%8A%EB%8A%94%EB%8B%A4

그렇게 역사는 흘러간다. 피와 절망을 듬뿍묻힌 채로-.

441 데릭 - 리치 (6453409E+5)

2018-01-03 (水) 01:09:28

" 아 뭐, 그런 놈이 있다. 건방진 의사. "

마음 같아선 앞에 돌팔이도 붙여주고 싶긴 하지만, 그 신 치료법이라믄 것들이 의와로 잘 먹히니까. 가끔 실패하는 것도 있긴 하지만, 그것도 금방 보완한다. 유능하긴 한 놈이지. 그럴거면 그냥 의사하지 왜 이단심문관으로 온걸까? 좀 궁금증이 생기는 녀석이다.

" 어어, 귀엽.......네. "

힘겹게 말을 끝마치고 덩어리를 관찰해보았지만... 별다른 수확은 없었다. 귀여운 구석은 당연하고, 대체 소리 말고 어느 부위에서 저것을 '개' 라고 인식할 수 있는가에 대해 관찰해보았지만 뭐..... 나로써는 무리인 듯 하다.

" 아니, 그 녀석을, 여기에 묻는다. "

조금 수고스럽지만 쌓인 흙과 녹아내린 녀석을 다시 안으로 옮기고, 흙으로 덮었다. 환상종들 사이에 묻히긴 했지만, 그래도 편한 땅으로 돌아간게 어디냐. 싸우다 죽은 녀석들의 대부분은 땅 위에서 썩어갈테니.

" 그래, 동감이야. 괜한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다면야 환영이지. "

" 하지만, 서로가 그렇게 죽여대는 와중에 멈추는것도 힘든 일이거든. "

환상종들도 이유 없는 살인은 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누군가에게 들을 바에 의하면, 그들도 '살아가기 위해' 살육을 저지른다 들었다. 인간을 죽임으로써 어떻게 살아가는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우리도 결국 살아가기 위해 환상종을 죽인다. 누가 먼저했느냐, 누가 더 많이 죽였느냐. 그런것은 벌써 아무 상관 없는 시대가 된것이다. 그저 살아가기 위한 전쟁을 시작했을 뿐.

" 뭐... 합리적인 판단이군. 이름은 데릭이다. 데릭 로이드. "

나나 상대나, 서로 적인건 변함 없다. 안내자가 되었다곤 해도, 그것이 지킴이가 되어주는 것도 아니고. 안내받는자가 되었다곤 해도, 안내받는 척 하면서 랑대를 죽이려는 속셈이라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수긍하기로 했다.

" 난 높은 사람이 아냐. 나한테 물어도 만족할만한 답은 나오지 않아. 교회에서는 너희들이 인간을 사냥했다고 했다. 나 역시 그것을 목격했다. 그래서 대항했다. 이게 다야. "

" 애초에 난 이 이상한 것들에 대하서 궁금증이 너무 많아. 하나하나 열거하기도 힘들지. 언젠가 다시 만난다면, 그때 내가 답을 찾아낸다면. 들려주지. "

442 부캡틴◆l/SEpUL78Y (0571873E+4)

2018-01-03 (水) 01:11:10

>>440 역시 리치주밖에 없다....엉엉ㅇ엉,,,, 진짜 최고의 천사....... 스레를 뒤집어 놓으셔따!!

443 희야 - 리치 (2990935E+5)

2018-01-03 (水) 01:12:49

이 곳은, 달빛조차 잠든 밤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곳.
분쟁과 배척에 얼룩져 불신이 싹트는 땅이지만, 밤하늘 만큼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곳이었다. 희야는 그런 밤하늘을 좋아했다.
밤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자신이 사랑하던 평화가 저의 어깨를 두드리는 것 같아서, 반짝이는 별빛들이 저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아서. 물론, 어둠 사이로 빛나는 벚나무를 보는 재미도 있었고 말이지. 이 야밤에 누군가를 만날 것이라곤 생각 조차 하지 않았던 희야였기에, 오늘은 숲 속 깊은 곳에 나무 덩쿨들을 만들어 그 위에 몸을 누이고 있었다. 한 눈에 들어오는 밤하늘이 예뻤기 때문일까. 그 덩쿨 침대 근처에는 이름 모를 들꽃들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지나서일까, 갑작스레 느껴진 인기척에 희야가 슬며시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인간인가? 인간이라면 수상하단 이유로 공격을 당할지도 모르는 일이었기에, 희야는 몸을 약간 움츠리며 인기척이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 어어, 리치...? "

경계태세로 노려보던 숲모퉁이에서 나타난 것은, 리치를 태운 검은 말. 희야는 놀라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잠시 후, 그의 눈에는-

" 리치? 왜 이렇게 다친거에요? "

엉망이 된 왼팔을 내려다보며, 희야가 미간을 찌푸렸다.
인간의 공격이군요. 희미하게 나는 탄약냄새에 희야가 조용히 중얼였다.

444 서뉼 (3765804E+5)

2018-01-03 (水) 01:16:09

혹시 노실 분이 계시면 말해주시길!!!!

445 알리시아주 (2004284E+4)

2018-01-03 (水) 01:16:45

그러고 보니 나는 오늘 아무것도 하지 않았네.

446 알리시아주 (2004284E+4)

2018-01-03 (水) 01:17:37

자정이 넘었으니 정확히는 어제 겠지만.

447 부캡틴◆l/SEpUL78Y (0571873E+4)

2018-01-03 (水) 01:18:22

일상에 치이다 보면 그럴수 있지~

448 리치-데릭 (1470836E+5)

2018-01-03 (水) 01:20:36

"음... 그렇구나. 신기하네."

인간은 항상 신기한것 투성이었다. 의사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거짓말이지? 다 알아. 우리쪽에서도 귀엽다고 해주는 사람 많이 없으니까. 이렇게 귀여운데, 왜 아무도 몰라줄까? 정말로 슬퍼."

진짜로 슬픈것인지, 어깨가 조금 축 처졌다. 아, 물론 왼쪽 어깨는 원래 처져있었지만.... 여하튼, 그것관 다르게 말투는 여전히 무덤덤했다.

"난 그냥 이대로 덮어주려고 했는데, 굳이 묻는구나. 그럴수 있지, 넌 인간이고, 죽은것도 인간이니까. 네 의견을 존중해주도록 할게. 그래도, 왜 굳이 그러는지는 말해줄수 있어? 궁금하네."

조용하고, 또 무덤덤하게 물어봤다. 인간은 참 신기했다.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하는지 조금 더 많이 보고싶었다. 모든 생명들을 유심하게 관찰하고, 배우는건 내게 큰 즐거움이었다.

"흠, 너는 마구잡이로 죽이는 놈은 아니구나? 얘기가 통할만도 하네. 자주 그래, 내 말을 들어주는 인간은 대화를 해볼법 하더라고."

죽여대는 와중에 멈추는것도 힘든 일이거든, 그런 말엔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그래, 합리적이지. 우리의 전쟁도 합리적으로, 양 측에게 좋은 결과를 내줄 방법이 있을거야. 가장 간단한건, 모두가 마법을 써서 완전히 인간과 우리의 땅을 나누는거지. 거대한 마법이겠지만, 모두가 힘을 합치면 가능할지도 몰라. 물론 너희는 그럴 마음이 없겠지만."

그런것 같더라고. 간단하게 덧붙였다.

"맞아. 우리는 너희를 죽였어. 그렇지만, 너희도 우리를 죽였지. 하지만 그건 아주 작은 일에 불과했어. 그런데, 너희 인간들은 전쟁을 선포했고, 아주 작은 사람과 우리들이 죽어갔던 몇 안되던 일이, 이제는 매일 많은 인간이 죽고, 많은 우리가 죽어가."

그건 슬픈 일이야, 정말로. 슬픈듯 덧붙이곤, 나도 인간이 궁금한게 많아. 간단하게 이야기했다.

"그래, 답을 들을수 있으면 좋겠네, 언젠가는. 전쟁도 끝났으면 좋겠고."

449 리치-희야 (1470836E+5)

2018-01-03 (水) 01:25:45

얼마나 걸었을까, 깜빡 졸았는데 희야의 목소리가 들려서 깼다. 그런데 너무 피곤해서, 아직 잠도 덜 깼고. 일어나고 싶지는 않았다.

"왕한테 가자."

푸르릉. 너는 대답했고, 곧 너와 가까워지자 네 목소리가 더욱 가까이 들렸다. 너는 키가 커서, 네 얼굴이 환히 보였다. 음.... 달빛이 너무나도 부시고, 넌 달빛을 등지고 내 얼굴을 바라보고 있으니 내 얼굴이 훤히 보일지도 모르겠구나. 좀 보여주기 부끄럽고, 싫네. 슥, 천천히 일어나 앉았다. 그리곤 로브의 모자를 더욱 푹 눌러썼다. 이제 좀 안심이야.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난 원래 많이 다쳤잖아? 알면서. 이정도 다치는건 괜찮아."

너무 걱정하지 마. 진심으로 이야기하며, 네가 인간의 공격이군요,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누가 내 숲에 들어와서 돌려보내주려고 했는데, 날 쐈어. 그러지 말라고 했는데 쐈어. 그래서 조용히 시켰더니 인간이 총을 들었어. 그래서 그러지 말라고, 그러면 죽일거라고 말했는데 또 날 쐈어. 그래서 죽였어. 그래서 다쳤어. 아, 그런데 누굴 만났어. 데릭이라고 하는 인간이었는데, 내가 무사히 숲 바깥으로 돌려보내줬어. 그 인간이랑은 얘기가 통해서 더 안 다쳤어. 어깨가 빠진것같아. 덧나면 더 혼날까봐, 치료해달라고 널 찾아왔어."

훌륭하게 설명을 끝마친것에, 뿌듯한듯 가볍게 미소지어보였다.

"근데, 그렇게 빨리 치료 안 해줘도 돼. 오늘은 달빛이 예쁘네, 좀 이야기 하고 싶기도 하다. 왕님, 오늘은 어떻게 보냈어?"

450 부캡틴◆l/SEpUL78Y (0571873E+4)

2018-01-03 (水) 01:26:21

↑ 일상을 관전하는 부캡틴의 모습

451 알리시아주 (2004284E+4)

2018-01-03 (水) 01:28:04

>>450 그리고 그 옆 자리에는 알리시아주도 같이 있었다고 합니다.

452 서뉼 (3765804E+5)

2018-01-03 (水) 01:29:48

나도..나도 돌리고싶어어어!!!

453 알리시아주 (2004284E+4)

2018-01-03 (水) 01:34:21

>>452 그럼 제가 그 바램을 이루 드릴수 있습니다. 단, 저는 답글을 다는 속도가 굼뱅이가 기어가는 수준이라는 것을 염두해주세요.

454 부캡틴◆l/SEpUL78Y (0571873E+4)

2018-01-03 (水) 01:39:53

뜬금 없는데 라면 먹고싶다 ㅋㅋㅋㅋㅋ

455 희야 - 리치 (2990935E+5)

2018-01-03 (水) 01:41:54

리치의 검은 말은 천천히 희야에게 다가왔다. 리치는 막 잠에서 깬 듯 보였고, 희야가 리치의 팔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 그제야 일어나 로브의 모자를 푹 써버렸다. 희야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그런 리치를 바라볼 뿐이었다.

" 다치는 게 괜찮은 사람이 어디있나요. 아플텐데... "

희야가 후우, 숨을 내쉬었다. 또 하나의 생명이 다쳤다. 내가 바라던 세상은 이런 세상이 아니었는데, 내가 기도해왔던 세상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고통이 심할텐데도 괜찮단 말을 건네는 리치를 보며 희야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 그런가요? 그 인간과는 말이 잘 통했어서 다행이에요. 상처가 덧나면 제가 혼을 낼까봐 온거예요? "

희야가 옅은 미소를 피워냈다. ' 리치가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그런거예요. ' 라는 말을 덧붙여내며, 상처에 좋은 식물이 무엇이 있을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우선은, 기본적인 상처 치료부터 해야겠지만.
가볍게 지어낸 미소에 희야 또한 옅은 미소로 화답한다.

" 이런,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더 아플텐데요. 그래도 괜찮다면... "

희야가 힐긋 리치의 왼팔을 바라보았다. 너무나도 고통스러울 것이다. 희야 자신이었다면, 소리를 지르며 아파했을 것이다.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닐텐데도 무덤덤한 리치를 바라보며, 희야는 씁쓸한 미소를 피워냈다.

" 저야 늘 비슷한 하루죠. 산책을 하고, 식물들을 돌보고. 참, 오늘은 시이라는 친구를 만났네요. 커다란 벚나무도 심어두고, 꽃들도 주변에 많이 피워두었는데. "

여기서 조금 가면 나오겠네요. 희야가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달빛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다시 리치에게로 시선을 옮겨낸다. 그러곤 왼손을 쥐었다 피고는 어느새 제 손아귀에 쥐어진 장미꽃 한 송이를 리치에게 건네며 다시금 미소를 짓는다.

" 자, 선물이에요. 치료 받기 위해 저를 찾아와서 드리는거예요. 저는 치료마법은 잘 못다루지만..., "

치료마법을 좀 더 공부해야겠다 느꼈다. 비록 마법은 이해하는 것이 어렵지만 말이지.

" 리치는 어땠나요? 아, 인간을 만나기 전의 하루를 얘기해줘요. 오늘은 리치를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 있었나요? "

456 알리시아주 (2004284E+4)

2018-01-03 (水) 01:41:58

하지만 살이 쉽게 찌겠죠. 야식은 체중의 적! 입니다. 하지만 먹고싶은 것을 어찌 하겠습니까.

457 부캡틴◆l/SEpUL78Y (0571873E+4)

2018-01-03 (水) 01:44:59

ㅋㅋㅋㅋ 그렇겠지~~~!! 오늘 새우 볶음밥 밖에 안 먹었거든... 그치만 괜찮아!! 안 먹을거다아아악!

458 데릭 - 리치 (6453409E+5)

2018-01-03 (水) 01:46:37

" 뭐... 그건 다 다른거 아닐까. 언젠가는 벽(Wall)이랑 결혼한 여자도 있었고. 사람들의 시선은 하나하나 전부 다르니까. "

환상종들도 뭐... 근본 자체는 인간과 큰 차이가 없으니, 다들 비슷하겠지. 어떤 자에게는 기계 장치가 귀여워보일 수도 있는거고, 누군가는 동물들이 귀여워 보일 수도 있는 법.

" .......밖에 있으면, 춥잖아. "

짧고 무심하게 중얼거리고는 묻어있는 흙을 말끔하게 털어내었다. 밖은 춥다. 적어도 땅 속에 있으면, 밖보다는 덜 춥지 않을까. 그런 마음에서 묻어준 것이다. 별로 친하지 않았던 말단이지만, 그래도 한때는 동료였다. 이 정도는 해줘야 그래도 동료였노라고, 얘기할 수 있을것 같았다.

" 그건 인간을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야. 얘기를 들어줘야 대화가 성립하거든. 얘기도 듣지 않고 자기 할 말만 하는건 대화라고 보기 힘들어. 그런건 괴롭힘이다. "

또는 강요라고도 불리지. 환상종 입장에선... 말도 안듣고 죽이려고만 드니까, '죽음의 강요' 인가?

" 그게 가능한지 못한지의 여부는 둘째치고, 그랬다간 단기간이든 장기간이든 상당히 힘들어진다. 너희들의 터전에서 얻을 수 있던 자원들은? 우리들의 터전에서 얻을 수 있던 자원들은? 동물들의 터전은? 나누는것은 무모한 짓이다. 어느 한쪽이... 아니, 어쩌면 양쪽 다 괴멸할 수 밖에 없는 선택지야. 아마 그건 최후의 최후까지 보루로 남겨둬야겠지. "

특히 교회쪽은 이제 발전이 술술 풀려나가는 참인데, 그렇게 되면 큰 곤란이다. 환상족 측에서는 어떻게 볼지 모르겠다. 그들은 이 환상종의 말을 달가워할까?

" 그래. 그것은 이제 더 이상 어느쪽이 미워했냐, 어느쪽이 먼저 시작했냐로 따질 것들이 아니야. 이건 100% 내 생각이지만, 아마 '누가 먼저 끝을 내었는가' 이게 가장 중요해질것 같다. "

끝을 낸 자라는건 곧, 승전보를 울린 쪽이겠지. 그게 평화적이든 폭력적이든 다름은 없을거다. 만약 지금 이대로 이어진다면 말이지.

" 전쟁이 끝나면 밥이나 한번 사지. 그때는 천천히 얘기해주마. 끝난다면 말이야. "

피식 웃음지었다.

" 아, 그래. 이번에 한 번 빚졌으니, 다음에 곤란한 일 생기면 딱 1번. 내 선에서 도와주마. 기억해둬서 나쁠건 없겠지. "

459 리치-희야 (1470836E+5)

2018-01-03 (水) 01:55:51

"음, 난 네가 슬퍼하면 더 아파. 몸이 아픈건, 언제부터 그랬는지 기억도 안나서 괜찮은데... 네가 한숨쉬고, 걱정해주면 마음이 아파. 그건 익숙하지가 않아서, 너무 아파. 그러니까, 그렇게 걱정 안해줘도 돼. 우리의 왕아, 우리는 지금 슬프지만 전쟁중이야. 나는 다쳤지만 살아있고, 많은 우리들이 죽어가고 있어. 그건, 내 다친 상처처럼 고칠수가 없잖아. 넌 이런것에 슬퍼하고, 마음 아파하면 안돼. 우리의 왕아, 네가 걱정해야 할건, 언젠가 죽을 내가 아니라 많은 우리야."

안타까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길게 한숨을 내쉬는 네게 그렇게, 무덤덤하고 조용하게 말해주었다.

"잘 통하는건 아니었던것같아. 잘 통하는건.... 너랑, 시이일까? 그정도, 밖에 지금은 떠오르지 않네. 왜 전쟁하는거냐고 물어봤지만, 자기는 말단일 뿐이라 대답을 들려줄수 없다고 했어. 언젠가 대답을 들려줄수 있으면 좋겠다고 해서, 나도 그러면 좋겠다고 말해줬어. 왜 우리는 이렇게 죽고 죽이게 된걸까? 인간은 정말로 우둔해. 같은 신의 피조물들일 뿐인데... 자기와 다르다고 전쟁이라니. 인간은 태초부터 우리와 함께 살아서, 많은 종족들 중 하나일 뿐이란걸 깨달았어야해. 그러면 지금같은 세상이 아니라, 네가 바라는 평화로운 세상이 있었을텐데. 물론 개개인의 사사로운 분쟁은 있겠지만, 너같은 왕이 있다면 분명 그들도 전부 미안하다고 서로 사과하고, 다시 친해질수 있을거야."

나는 그렇게 믿어. 긴 말을 끝마치고, 네가 내가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그런거에요. 하고 말해주자 곧 슬픈듯 고개를 떨구었다.

"난 너에게 소중한 사람이지? 그래서 기뻐. 시간을 돌릴수 있다면 좋겠어. 많은 사람들을 저주하고 잡아먹은 과거가 없었으면 좋겠어. 그랬더라면, 나는 평범하게 너에게 응석부리고 어리광부리며 행복하게 지낼수 있었을까?"

대답은 굳이 안해도 된다는듯, 길게 침묵했다. 그러다 네가 내 왼팔을 바라보며,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더 아플텐데요... 라고 말하자, 곧 너를 덤덤이 쳐다보았다. 넌 씁쓸하게 웃고 있었다. 마음이 아픈걸까.

"그러면, 치료하면서 말하는걸로 하자. 사이좋게, 반씩 해서."

좋은 대안이지? 물어보다가, 네가 시이를 만났다고 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시이를 만나고 싶네. 우리 집 앞에 심어둔 꽃이 요즘 영 상태가 별로인것 같아. 너도 함께 와서, 같이 식물을 가꾸면 재밌을것같아. 애벌레가 꽃을 타고 올라가는걸 보는건 재밌어. 네 나비를 보는것도 재밌고, 널 보는것도 재밌고, 시이를 보는것도 재밌어."

그래서, 즐거워. 희미하게 미소를 짓곤, 여기서 조금 가면 나오겠네요,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보고싶네."

가볍게 중얼이다가, 네가 왼손에서 장미꽃 한송이를 피워내자 소중하게 오른손으로 받들었다. 양손으로 받고 싶었지만, 어깨가 빠져 팔이 축 늘어진 모양이어서. 로브자락 위에 얹어진 장미꽃 한송이를 유심하게 쳐다보다가, 다시 널 쳐다보았다.

"고마워. 널 찾아온건, 다친걸 말하고, 날 치료해줄 사람에게 데려다줄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왔어. 하지만 시간이 너무 늦은것같아. 이미 자고있으면 자게 냅둬야지. 네가 원하는만큼 치료해주고, 내일 같이 찾아가서 치료를 받자."

간단하게 말한뒤, 진심으로 고마워. 그렇게 덧붙였다.

"나는.... 글쎄, 잘 기억이 안나. 하루가 일주일같고, 일주일이 하루같으니까. 시간 감각이라는건 참으로 애매해. 우리처럼 수명이 긴 종족에게는 특히 말야. 그래도, 오늘 날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 있었냐고 묻는다면... 널 만난것같아. 그게 오늘 하루의 행복한 일이야."

460 부캡틴◆l/SEpUL78Y (0571873E+4)

2018-01-03 (水) 02:07:25

리치를,,,,교황으로....!!!

461 리치-데릭 (1470836E+5)

2018-01-03 (水) 02:08:43

"벽이랑 결혼을 어떻게 해? 벽은 생명이 깃들어있지 않은데."

정말로 순수하게, 진짜로 궁금한듯 물어보았다. 벽이랑 결혼을 어떻게 하지? 한참을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벽은 인간을 아내로 맞을것을 약속합니까? 라고 교회의 인간이 물으면 벽은 대답을 못할텐데."

정말로 정말로 궁금한걸 찾았다는듯이 말했다. 그리고 너는, 짧고 무심하게 말했다.

"슬프니?"

간결하게 물어보았다.

"죽으면 춥지 않아. 덥지도 않고. 죽으면 그 자체로 끝이야... 데릭이라는 인간은 더이상 존재할수 없어. 영적으로 따지면 다를수도 있겠지만, 이 세상에 데릭이라는 인간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아. 알고 있어? 우리가 하고 있는건 그런 거야. 전쟁이라는것은 그런 거야. 그걸 너희 인간이 먼저 하자고 말했어. 너희 인간은, 인간을 죽이면 그 인간을 죽여. 죽인다는 행동이 나쁘다고 말하지만, 그건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것에 한해서 말하고 있어. 너희 인간은 동물을 잡아먹으면서 그건 나쁘다고 말하지 않아. 너희 인간은 우리를 죽이면서 나쁘다고 말하지 않아. 나도 우리가 죽으면 슬퍼. 우리는 그걸 알아야 해. 인간의 오만함을 모두 깨달아야 해. 우린 조금 더 합리적으로 생각해야 해."

그게 내가 내린 결론이야. 그렇게 말했다.

"그렇구나.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인간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좋은걸 알았네."

기억해둘게. 고개를 끄덕이며 얘기했다.

"나는 적어도, 인간의 땅에 발을 딛지 않아. 죽으니까. 나는 죽지 않는게 아니야. 나는 살아있는 생명이야. 그러니까 반드시 죽을 수 밖에 없어. 많은 우리들이 그걸 알고있어. 인간의 땅에 함부로 발을 디디는 우리는 내가 알고 있는한 없어. 죽음보단, 자원이 없어지고, 동물들의 땅이 제한되는게 더 이로워. 동물들은 진화할것이고, 새로운 영역에 적응할거야. 우리도 마법으로, 그 자원을 대체할 방법을 찾을수 있을거야. 너희 인간들의 멸망은 상관하지 않아. 우리 땅에 있던것은 우리의 것이고, 인간 땅에 있는것은 인간의 땅이니까. 오히려, 이 방법이 파멸을 불러오는게 아니라, 가장 최선의 방법일거야."

너희의 강요에 의한. 그래, 네가 알려준 강요라는걸 이 상황에서 쓰게 되겠네. 조용히 이야기했다.

"그래. 그리고 그건 아마 우리가 죽든, 인간이 죽든간에 하나의 선택지가 되겠지. 언젠가 그 날이 오면, 내가 존재하지 않게 되든, 네가 존재하지 않게 되든... 그렇게 될거야. 나 또한, 단 한명의 인간이라도 살아있으면, 또 다시 전쟁이 벌어지지 않을거라곤 생각하지 않으니까. 너희 인간도 마찬가지겠지."

그 날이 되면, 밥을 얻어 먹지도 못할것같네. 슬프게 이야기했다.

"그러게. 혹시 인간에게 잡혀가면 너에게 살려달라고 말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네. 그 약속은 지켜줬으면 좋겠어. 거짓말이 아니기를 빌어."

462 리치주 (1470836E+5)

2018-01-03 (水) 02:10:49

>>460
교황이라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그렇게 띄워주지 마시라구요(///)

463 희야 - 리치 (2990935E+5)

2018-01-03 (水) 02:14:49

" 그래요, 리치가 아프다면 슬퍼하지 않을게요. 하지만 리치도 우리 중 하나이니까, 걱정 되는거예요. 나는 모두가 다치지 않기를 바라니까요. "

희야가 처연히 미소지으며 입을 열었다. 리치, 당신도 소중해요. 라는 짧은 문장을 덧붙인 뒤에야 희야는 다시 슬픔을 털어 낸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 그렇군요. 그러게요, 왜 우리들은 싸우고 죽이게 된 걸까요. ...답은 하늘만이 알겠죠? 인간도, 우리도 모두 같은 생명인데. 왜 누군가는 아픔을 겪어야 하는 걸까요. "

에오스, 당신은 알죠? 희야가 검게 물들은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내가 인간이 되기를 간절히 염원했던 그때처럼, 내 이야기를 한 번만 들어줘요. 하지만 검게 물들은 밤하늘은 대답하지 않았다. 기적을 다시 바라는 건 바보 같은 짓이었으니까. 자신은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냐 묻는 리치의 말을 가만히 듣던 희야는, 무어라 대답을 하려는 듯 입술을 달싹이더니 이내 그만두고 말았다. 긴 침묵이 그 대신이 되었다여기며, 그저 리치를 향한 미소를 지어내고 만다.

" 그래요. 시간이 늦어서 제가 찾아갈 수 있는 마법사들이 없을 거 같네요, 우선은 감염이 안 될 정도로만 치료하는 게 좋겠어요. "

희야가 어둠이 내려앉은 풀들을 가볍게 쓸었다. 곧 한줌 정도의 약초들이 자라났고, 희야는 그것들을 뜯어낸 뒤 분주히 손을 움직여댔다.
대충, 병풀과 비단풀과 같은 상처 치료를 위한 약초들이었다.
붕대와 같은 물건들도 가져오지 않았고, 치유 마법을 쓰기에는 희야에게 버거울 정도의 상처였기에, 우선적으로 약초를 이용한 뒤 덧나지 않게 하기 위해 치유 마법을 쓸 생각이었다.
희야는 약초들을 한 손에 쥐었다 폈고, 다져진 모양새로 변한 약초들을 조심스레 상처 위에 올렸다.

" 잠시 올려두었다가 떼내고, 치유 마법을 쓰면 내일까지 덧나진 않을거예요. 마법사들한테 배워놓은 치유마법이 조금 있어서 다행이네요. "

비록 머리가 안좋아서일지 어린아이들도 배울 수 있는 기초적인 마법 밖에 익히지 못했지만, 그나마라도 있는게 어딘가. 희야가 방싯 미소를 지어보였다.

" 그러게요, 하루가 일주일 같고 일주일이 하루 같고... 응, 우리들한테는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리치를 행복하게 하는 일이 저를 만난 일이란 거, 정말 기뻐요. "

희야가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런 뒤 약초들을 떼내고 간단한 주문을 외운다. 내 실력이 부족해서 마법이 제대로 안된다거나, 하진 않겠지. 라는 걱정이 약간 뒤따랐지만.

" 오늘은 달이 유난히 밝네요. 달도 기쁜 일이 있었나봐요. "

464 희야주 (2990935E+5)

2018-01-03 (水) 02:16:37

도대체 왜 셀피랩에는 커다란 아이스크림도 있으면서 그 흔한 나뭇가지는 없는건가... (환멸

465 알리시아주 (2004284E+4)

2018-01-03 (水) 02:21:05

>>464 저런... 상심이 크시겠네요. (토닥토닥)

466 희야주 (2990935E+5)

2018-01-03 (水) 02:21:47

>>465 불굴의 의지로 페이지 87까지 갔다가 찾았어.... (감격

467 이름 없음 (6564153E+5)

2018-01-03 (水) 02:22:06

신병 받아라-

슈텐주 입니다만, 저시트 통과받지 않으면 이름이 대격변해서 오게될 사람입니다.

468 알리시아주 (2004284E+4)

2018-01-03 (水) 02:26:09

>>467 환영합니다. 슈펜주.

469 알리시아주 (2004284E+4)

2018-01-03 (水) 02:27:13

>>468 앗, 이런. 슈텐인데 슈펜이라고 해버렸군요. 인사부터 불성이라니, 저도 참 못났군요.

470 희야주 (2990935E+5)

2018-01-03 (水) 02:28:30

>>469 우와, 오니면 도깨비!? 어서와 슈텐주!!

471 슈텐쨩 (6564153E+5)

2018-01-03 (水) 02:30:07

>>469 오타는 언제나 있을수 있져 ㅋㅋㅋ

>>470 뿔이 없어서 반도깨비, 반깨비입니다. ^^

472 알리시아주 (2004284E+4)

2018-01-03 (水) 02:30:57

일본의 오니는 한국의 도깨비하고는 좀 전승이나 능력이 좀 다른 존재라고도 하더군요. 일단 위격은 도깨비 보다 오니가 보다 한층 더 높은 존재인 듯 했습니다.

473 리치-희야 (1470836E+5)

2018-01-03 (水) 02:33:12

"고마워. 눈물이 나올것같이 슬프네. 그렇지만, 아직도 그때 아주 오랜 시간을 울었던게 생생해. 바로 어제 일 같아. 희야, 우리의 왕아. 내 첫 기억은 내 발 밑에 어린 여자아이가 썩어 문드러져서 녹아가고 있는거야. 그리고 그 이전을 떠올리려고 하면, 더 많은것들도 기억나. 우리의 왕아, 나는 많은 우리를 아주 처참하게 죽였어. 네가 소중하게 여기는 많은 우리를, 많은 우리의 땅을, 전부 저주하고 파괴하고 잡아먹었어. 나는 그런것들로 이루어져있어. 네가 소중하게 여겼던 모든것들이 부수고 으깨어져, 썩어 문드러져 녹아서, 내 일부가 되어있어. 우리의 왕아, 나는 아주 추악한 저주덩어리야. 나는 과연 우리중 하나일까? 네가 걱정해도 괜찮은 우리일까? 네가 날 소중하다고 말해줄만한 우리일까? 나는 그것에 정말로 자신이 없어. 너는 어째서 나를 싫어하지 않는거야? 항상 그게 궁금했어. 그리고 항상 그게 미안했어. 미안해, 미안해... 우리의 왕아. 난 씻을수 없는 죄를 지었어. 난 그걸 속죄하려고 해. 이 목숨을 바쳐서라도, 이 전쟁을 끝내고 모든 부정한것들을 짊어지려고 해."

그러니까, 나를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나를 미워해도, 난 네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을거야. 말을 마치곤 조용히, 로브를 더욱 푹 누르며 고개를 떨구었다.

"인간은 그걸 알지 못해. 인간은 다른 생명을 잡아먹으면서도 그걸 죄악으로 알지 않아. 그러면서도 인간이 인간을 해치는건 죄악으로 규정하고 그 인간을 죽여.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 깊은 구멍과도 같아. 인간은 항상 같은 실수를 반복해. 악마라는것을 알아, 우리의 왕아? 그건 모든 사악한것을 의미해. 그것은 악이야. 그렇지만, 그건 인간을 본따 만든것같아. 인간은 깨달아야해, 자신의 우둔함을. 그걸 깨닫지 못하는 이상, 누군가는 아픔을 겪을수 밖에 없어. 인간은 너무나도 나약해서, 너무나도 공격적이야. 우리의 왕아, 너의 잘못은 아무것도 없어. 이건 명백한 인간의 잘못이야. 인간이 전쟁을 선포했으니까."

넌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저곳에서 에오스는 무엇을 하고 있지? 곧 너는 날 향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고개를 떨군 나에게 아무런 말도 해주지 않았다. 그래, 너는 나에게 아무런 말도 해줄 필요가 없어. 네게 나는 소중한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어. 이 썩어문드러진 피부를, 부정으로 휘감은 나의 몸을 보여주는건 언제나 부끄러운 일이야. 너도 나를 부끄러워했으면 좋겠어. 희야, 우리의 왕아. 나는 네가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래, 그러자."

너는 어둠이 내려앉은 풀들을 가볍게 쓸고, 뜯어낸 뒤 분주히 손을 움직였다. 약초를 손에 올려 쥐었다 피고, 다져진 모양새로 변한 약초들을 조심스럽게 상처위에 올리자 곧 얼굴을 확 찌푸렸다.

"그러게. 고마워."

진심이야. 덧붙여서 말하곤, 네가 미소를 짓자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기쁘네."

약초들을 떼어내고 간단한 주문을 외우자, 팔이 한결 편해진것같았다. 좀 나아진것같아, 말하곤 달이 유난히 밝다며 말하는 네게 고개를 끄덕였다.

"달도 우리들을 만나서 기쁜게 아닐까."

474 희야주 (2990935E+5)

2018-01-03 (水) 02:33:28

>>471ㅋㅋㅋㅋㅋ반깨비ㅋㅋㅋㅋ 귀엽다!
>>472 맞아, 막 우락부락하게 생긴 도깨비가 일본 도깨비라고 그러더라고. 우리나라 도깨비는 오래 된 물건에 깃들거나 하는 귀신 같은 느낌이구..

475 리치주 (1470836E+5)

2018-01-03 (水) 02:33:59

슈텐주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 앗, 왜이렇게 길게 쓴것같은데 짧지..(슬픔)

476 슈텐쨩 (6564153E+5)

2018-01-03 (水) 02:34:07

>>472
저에도 꺼라 위키보고 설정을 차용한게 많아서 자세히는 몰라용 8ㅅ8

477 데릭 - 리치 (6453409E+5)

2018-01-03 (水) 02:37:52

" 알게 뭐야. 자기가 좋아하겠다는데 우리가 뭐라 해서 듣겠어? "

어깨를 으쓱였다. 벽은 대답을 못하지만, 그녀는 들을 수 있단다. 그게 초자연적인 현상이든, 그녀의 망상이든. 분명 그녀는 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가 뭐라고 하겠는가. 거짓말이라고 손가락질을 할 수는 있겠다만, 그들도 정말 벽이 말을 했는지, 그녀가 거짓말을 하는건지는 모른다. 다만 자기가 믿고싶은 것을 믿을 뿐이겠지.

" .....아니, 적어도 이건 슬픈게 아니야. 조금 다른건데... 뭐라 말하기가 힘든걸. "

난 인간이면서도 인간의 감정에 대해 완전히 아는게 아니라며 가볍게 피식 웃었다.

" 흐음. 굳이 사실을 콕 집어서 얘기해버리면 좀 귀가 아픈데. "

" 흠.... 그나저나 말이야. 그건 조금 틀렸어. "

잠시 머릿속으로 말을 정리하고,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 그 '인간'을 '교회'로 바꿔. 그럼 수긍하지. 너희들을 죽일 수 있는것은 교회고, 죽여 왔던것도 교회다. 너희들이 악이라고 판정한것도 교회고. '교회를 제외한 인간'들 중에선 너희들이 나쁜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사람이 있어. 너희들이 정말로 악인지에 대해 의문을 품는 자도 있어. 당연한거지. 네 말대로 환상종은 인간의 땅에 함부로 발을 들이지 않아. 그래서 너희들이 나쁜지 착한지는 교회의 정보를 통해서만 알 수 있지. 악역은 교회가 맡는걸로 충분해. 인간들은 전부 싸잡지 말자고. 그 사람들은 너희가 실제로 어떤지 모르면서 그저 교회의 말만을 듣는 사람들이니까. "

인간의 땅에 오지 않았던 이 녀석은 이해하기 힘든 말일지도 모르겠다.

" 그래. 그것 또한 맞는 말이군. 분단된 후에, 혹은 분단된단 소식을 들었을 때 교회의 공격이 얼마나 더 거세질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게 가장 합리적이라 생각되면 너희 대장에게 건의해봐. 적어도 너희 대장은 나보단 똑똑할거 아냐? 뭔가 말을 해주겠지. "

아무것도 아니면서 대장노릇 하고있는건 아닐테니. 난 대장같은거랑 안맞는다.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고, 통솔력이 좋은 것도 아니고, 단독행동을 좋아하고. 난 그냥 머저리인가?

" 글쎄. 앞날은 아무도 몰라. 정말 어쩌면 공존이라는 방안을 찾아낼 수도 있는거고, 자멸할 수도 있는거고. "

인간에게 잡혀가면.... 흠.

" 뭐, 지금 말했듯이 앞날은 모르는 거니까. 딱 한번이지만, 확실히 도와주마. "

뭔가 슬슬 숲의 끝이 보이는 것 같다.

478 데릭주 (6453409E+5)

2018-01-03 (水) 02:38:50

슈우우우우텐주 어서와요! 도깨비라니! 신기방기!

479 알리시아주 (2004284E+4)

2018-01-03 (水) 02:39:34

>>474 오래된 물건애 깃드는 것이라면 아마도 일본의 '츠쿠모가미(付喪神)' 쪽이 더 보편적일 겁니다. 왜냐면 서브컬쳐는 대대분 일본이 매체이기 때문이죠.

480 슈텐쨩 (6564153E+5)

2018-01-03 (水) 02:41:28

시트스레를 발견하고 재밌어 보여서 이것저것 설정을 구상해보던중에
동양풍 설정이 적어서 적극 채용한게 반응이 좋아보이네용!

단, 꺼삐딴이 지적해서 수정하게되면 상당히 다른 캐릭터가 될거 같지만...걱정이 태산인....

481 희야 - 리치 (2990935E+5)

2018-01-03 (水) 02:49:07

" 그 일은, 리치가 원해서 저지른 일이 아니었을테니까요. 죽어간 생명들이 안타깝고 불쌍하지만, 그 생명을 꺼트리는 일은 리치의 의지가 아니었을테니까요. 나에게 사과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리치는 나에게 소중하니까요. "

희야가 흐릿한 미소를 지어냈다. 어떤 말로도 리치를 위로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너무나도 상처받았고, 그걸 익숙히 여겨서. 희야는 어떠한 말도 이을 수 없었다. 그저 리치를 바라보며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것 밖에는.

"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들은 너무나도 공격적이어서, 희생 된 생명들이 너무나도 많아요. 소중한 나무를 베고, 식물들을 죽이고, 굶주림을 위해 생명을 죽이고. 그리고 우리들을 죽이고. 언제쯤이면 인간과 우리가 손을 잡고, 더이상 생명을 해치지 않게 될까요? "

그 순간이 오는 날, 나는 미소를 지으며 그 순간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헛된 질문이었다. 목구멍을 채 넘지 못 한 질문, 희야는 곧 저가 상처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리치의 말에 미소를 지어보였다. 슬픔과, 죄책이 묻어 얼룩진 미소.
나는, 그러한 말을 들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나의 우유부단함과 안일함이 우리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는걸요.

" 내가 조금 더 좋은 사람이었다면, 죽어가는 생명은 없었을텐데. "

짧은 푸념일 뿐이었다. 희야는 그 말을 마치자마자, 약초를 떼내고 치유 마법을 걸며 애써 그 작은 중얼임을 잊으려 했다. 마음 한 켠을 차지해 속삭임을 멈추지 않는, 그 감정을.

" 기쁘다 하니 다행이에요. "

팔이 조금 나아진 것 같다는 리치의 말에 환하게 미소를 지어 대답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도 열심히 해야지요. 부족한 왕이라도 노력은 한다는 걸, 당신은 알아 주고 있으니까요.

" 그런걸까요? 그런 거 같네요. 우리도 달을 만나서 기쁜 만큼, 달도 우리를 만나 기쁜걸거예요.
참, 죽었다던 그 인간은 어떻게 되었나요? 동료가 데려갔나요, 리치가 묻어주었나요? "

안타까운 생명 하나가 꺼져버렸다. ...우리를 이유 없이 공격한 생명도, 소중한 생명이다.
이러한 생각을 하는 나는 과연 환상종의 우두머리 자리에 어울리는 건지, 의문점이 떠올랐다.

482 리치-데릭 (1470836E+5)

2018-01-03 (水) 02:50:42

"음..... 내가 궁금한건 그게 아닌데. 너도 잘 모르는구나. 신기하네."

조금 더 알고싶어졌어. 누군가 그걸 알고있는 사람이 있을까? 조용히 중얼였다.

"그런가. 나도 우리지만, 우리의 감정을 잘 모르니. 이해해, 그럴수 있지."

가볍게 피식 웃는 널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 아하하. 아하하하하."

소름이 끼칠정도로, 무덤덤하게 웃었다. 분명 웃는 말, 그러니까, 소리였지만, 아무런 감정도, 하나의 억양도 없는 웃음이었다.

"인간아, 데릭아, 무지한 인간아. 달리는 기차위에 중립은 없어. 우리가 잡혀 죽어갈때 구해준 인간이 어디있었지? 뭐, 나쁜게 아닐지도 모르는 인간이 있어? 의문을 품는자가 있어? 한가지만 물어볼게. 인간아, 우리의 어린 아이들이 죽어갈때 대체 그 인간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니?"

우리에겐, 교회는 곧 인간이고, 인간은 곧 교회야. 싸늘하게 말했다.

"분단은 우리의 힘 만으로는 할수 없을거야. 가능한가? 잘 모르겠어. 하지만, 만약 둘의 힘을 합쳐서 분단하게 되는거라면, 공격할 일은 없겠지. 만약 공격하게 된다 하더라도, 내가 말한 분단은 완전한 분단을 의미해. 공격이 거세지더라도, 그 어떤것도 통할수 없게끔 완벽한 마법을 사용해야지. 강물과 공기만 흐르게끔 한다던가. 그리고 우리에겐 대장이 없어. 우리는 너희들과는 체계가 달라. 그리고 건의하더라도, 이건 인간의 힘도 필요한 일이야. 굳이 건의할 필요가 없지."

곧 네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걷다가, 숲의 끝이 보였다. 그리곤 우뚝, 서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인간아, 이대로 쭉 나가면 우리의 땅은 끝이야. 그러니까 어서 가렴. 그리고 그 말, 정말로 거짓말이 아니었으면 좋겠네. 잘 가렴, 데릭아. 다음에 또 대화할수 있으면 즐거울것같아."

천천히, 손을 흔들어주었다.

//
고생많으셨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막레 주세요 :)

483 희야주 (2990935E+5)

2018-01-03 (水) 02:50:56

>>479 일본에도 그런 도깨비가 있구나,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도깨비가 오래 된 물건에 깃들거나 하는 도깨비래. 사람을 좋아한다더라고, 일본쪽에도 그런 도깨비가 있는 줄은 몰랐네!

484 알리시아주 (2004284E+4)

2018-01-03 (水) 02:54:09

>>483 전승상 위계라면 되려 일본쪽 높습니다. 왜냐면 츠쿠모가미는 요괴이기도 하고 신령(神靈)으로도 포함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츠쿠모가미는 도깨비와 달리 위험한 존재입니다.

485 부캡틴◆l/SEpUL78Y (0571873E+4)

2018-01-03 (水) 02:59:41

앗 슈텐주 와있었구나! 미안해~ 늦었지! 시트스레에 적어놨으니까 한번만 봐줘~!

486 리치-희야 (1470836E+5)

2018-01-03 (水) 03:09:49

"아냐, 아냐,아니라구. 그건.... 그건 내가 원해서 한 일이었어. 태초에 나는 저주덩어리였어. 나의 왕아, 그건 전부 내가 원해서 한 일이었단 말야. 그러다가 문득 의문이 들었을 뿐이야. 이런것에 의미가 있나 하고. 너무 늦게 깨달았어. 너무 늦게 깨달았어.... 아무런 의미도 없는데. 이미 내가 죽여버린 우리들은 살아 돌아오지 않는데."

곧 뚝, 뚝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자기가 죽여버린 소녀의 모습이 눈가에 아른거렸다.

"미안해, 미안해. 희야, 우리의 왕아. 미안해... 나도 할수만 있다면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 이렇게 추한 모습으로 살고 싶지 않단말야.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곧 로브 모자를 질끈, 쥐어잡고는 얼굴을 완전히 감추고 몸을 웅크렸다. 소리죽여 흐느껴 울면서, 몇번이고, 몇번이고 미안하다고 말할 뿐이었다. 너는 왜 이런 나를 소중하다고 말 해주는거야? 난 이렇게 추악한 존재인걸.

"인간들을 가르쳐야해. 자신들이 얼마나 무지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해야해. 인간들의 윗 세대는 항상 틀려왔음을 어린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해. 하지만 우리가 할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지. 인간의 문제는 인간이 해결해야 하니까. 그리고, 결국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지도 몰라. 어쩌면 이미 늦은 때가 될정도로,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몰라.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우리들은 죽고있어. 우리의 왕아, 아마 그러지 못할지도 몰라. 난 우리가 죽거나, 모든 인간이 죽는 미래밖에는 떠오르지 않아. 다른것들은.... 솔직히 그렇게 될수 있을까 자신이 없어."

넌 얼룩진채로 웃었다. 나는 안다. 저것은 얼룩진 웃음이다. 네게 오른 팔을 천천히 뻗어, 네 뺨을 어루만져주려고 했다. 비록 로브 위로밖에 만지지 못하는 몸이었지만, 이렇게라도 해주고 싶었다.

"희야, 우리의 왕아, 너는 우리의 왕이야. 너는 그래서는 안돼. 네 직책이, 네 그런 모습을 허락하지 않아... 너무도 슬프겠지만, 자신을 자책하면 안돼. 너는 항상 더 나은 상황을 만들 방법을 생각해야 해. 우리의 왕아, 너는 우리의 대표야. 너는 우리의 왕이야. 너는 모자라지 않아. 너를 믿는 나를 믿어. 아니, 너를 믿는 우리를 믿어. 너는 우리이고, 우리는 너야. 우리의 왕아, 희야. 자신을 자책하지 마. 너는 모자람 없이 좋은 우리의 왕이니까."

네 부족함이 오히려 너를 완전하게 채워주고 있어. 조용히 속삭여주었다.

"다행이기는. 아, 그 인간은 내가 흙으로 덮어서 무덤을 만들어주려고 했는데 다른 인간이 멋대로 묻어버렸어. 그러면 춥지 않을거래. 죽으면 모든게 끝인데. 자신도 누군가의 모든걸 완전히 끝내버렸을텐데. 인간은 이해하기 힘들어."

//
헉 벌써 세시네요.... 너무 졸려서 이만 자러가겠습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내일 답레 이어드릴게요!!

487 리치주 (1470836E+5)

2018-01-03 (水) 03:10:16

그으럼 이만 리치주는 자러가겠습니다.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

488 알리시아주 (2004284E+4)

2018-01-03 (水) 03:12:49

>>487 안녕히 주무세요, 리치주!

489 부캡틴◆l/SEpUL78Y (0571873E+4)

2018-01-03 (水) 03:13:13

리치주 잘 자~ 좋은 꿈 꾸자!

490 데릭 - 리치 (6453409E+5)

2018-01-03 (水) 03:19:28

" 그들은 몸을 숨겼겠지. 자신들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너희들을 돕는 순간 그들은 이단이 된다. 추방당할지, 사형에 처해질지. 아무도 몰라. 다만 그들이 위험한 상황이 놓인다는것은 변함 없어. 그들이 나쁜건가? 너희들이 잡혀갈때 가만히 있었다는 이유로? 자신들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몸을 숨긴것이 나쁜건가? 그렇다면 세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들은 모두 나쁜것인가? 난 그렇게 생각 안해. "

지금 이렇게 의견이 갈리는 것도, 어떻게 보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거겠지. 이대로는 끝나지 않는 공방이 될 것 같다.

" 그렇다면 그건 실현 불가능이겠군. 아쉽지만 말이야. "

근데 대장이 없다고...? 에버초즌인가 하는 녀석은 대장이 아니었어? 내가 잘못 알고 있던걸까. 흠.

" 뭐, 다음에 대화할 때는 조금 더 평화로운 상황이었으면 좋겠군. "

말을 마치고 숲 밖으로, 내가 사는 땅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약속은 걱정 마. 한 번 약속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니까. "

근데 이거 윗놈들한테 어떻게 보고해야 하지... 저 녀석의 일은 빼야 하려나. 하아... 또 머리아파지겠군.

//리치즈도 수고하셨고, 좋은 밤 보내요!

491 데릭주 (6453409E+5)

2018-01-03 (水) 03:20:03

리치즈는 뭐지... 새로운 치즈 이름인가... (절레절레)

여튼 저도 이만 자러가보겠습니다! 다들 좋은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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