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4876581> [All/리부트/대립] 월야의 나라는 잠들지 않는다 - 제 1장 :: 1001

피안의뱀 ◆6fGkSDZCMs

2018-01-02 16:02:51 - 2018-01-03 21:21:42

0 피안의뱀 ◆6fGkSDZCMs (818621E+58)

2018-01-02 (FIRE!) 16:02:51

『"내 영토와 자식들을 언제까지 농락할 셈이냐 빌어먹을 에오스..! 좋다. 나도 너를 끝까지 괴롭게 해주마."

- 분노로 가득찬 태양의 신, 헬리오스 』

시트 >1514797618>
선관 >1514819391>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9B%94%EC%95%BC%EC%9D%98%20%EB%82%98%EB%9D%BC%EB%8A%94%20%EC%9E%A0%EB%93%A4%EC%A7%80%20%EC%95%8A%EB%8A%94%EB%8B%A4

그렇게 역사는 흘러간다. 피와 절망을 듬뿍묻힌 채로-.

104 나이스주 (7587064E+6)

2018-01-02 (FIRE!) 19:17:11

그럼요! 외모가 10대 후반인데 나이가 무슨 상관인가요! 나이는 그저 숫자일 뿐...

105 시몬주 (4417351E+5)

2018-01-02 (FIRE!) 19:17:13

>>101 제가 하고 싶었으니까요! 교황님 오신 걸 다시 한 번 축하드려요!(폭죽)

106 시몬주 (4417351E+5)

2018-01-02 (FIRE!) 19:20:46

>>103 넵. 레온-리코-시몬 순서로 해요!

>>104 그렇죠 무엇보다 리코는 예쁘니까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107 나이스주 (7587064E+6)

2018-01-02 (FIRE!) 19:21:03

>>105 이, 이렇게 된 거 그냥 불꽃놀이를 해 버리죠!(터뜨림)

108 희야 - 시이 (7091771E+6)

2018-01-02 (FIRE!) 19:21:50

“ 그래? 다행이다. 내가 너를 기쁘게했구나. “

희야가 풀밭을 한 번 쓸어내렸다. 보드라운 감촉은 손끝을 타고 그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재잘거림과 웃음소리, 싱그럽고 생기 어린 목소리들. 자신을 보며 방싯 웃어주는 시이에게, 답레를 내놓듯 자신 또한 베시시 웃어보인다.

“ 많이 키우네, 그 십 년 전 꼬마는 하나 키우는 것도 벅차하던데. “

희야가 장난스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 네 손에 키워지는 아이들은 분명 행복할거야. 라는 말을 덧붙이며, 희야는 시이에게로 다시 한 번 시선을 옮겨낸다.

“ 으음, 오늘 날이 좋아서 그런지 볕이 세네. 그늘이라도 만들어줄까? “

장난기 어린 미소가 당신을 부른다.

109 시이주 (1936709E+6)

2018-01-02 (FIRE!) 19:22:45

저는 답레 계속 늦는데 희야주는 매번 예쁜 답레를 빨리빨리 주시는 것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에요 8ㅁ8
다른 하고 있는 일이 있어서... 죄송해요... 답레 잘 이어올게요ㅠ

110 희야 - 시이 (7091771E+6)

2018-01-02 (FIRE!) 19:22:49

모두들 반가워!!! 새로운 얼굴들 조아!

나는 환상종의 에버초즌인 희야를 굴리는(!) 희야주야!!

111 희야주 (7091771E+6)

2018-01-02 (FIRE!) 19:23:50

아냐아냐! 내가 성미가 급한건데! 시이주 답레도 너무너무 예뻐서 뭐라고 써야할지 한참 고민하는 걸 ㅡ3ㅡ ㅋㅋㅋㅋ 천천히 써와! 여유롭게 와도 돼!

112 레오닉 - 시몬 (9117926E+6)

2018-01-02 (FIRE!) 19:25:20

"그럼 감사히 받지요. 이제 커피는 더 이상 향긋하게 느껴지지도 않지만요."

허탈한건지 나름의 농담인지 그는 소박한 웃음을 터뜨리듯이 지어보였다.

레오닉은 문가에 놓여진 손님용 의자를 끌어 시몬과 마주보는 자리에 착석했다. 품에서 가져왔던 그 노르스름하고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독특한 서류봉투를 꺼내어 시몬의 앞에 내려놓았다.

"보통은 사람을 통해서 전달한다지만, 서로 애매한 사이잖습니까. 문건 상으로야 익숙한 얼굴이지만 기왕에 용건도 생겼겠다, 멀지도 않은 거리겠다, 짬으로 와봤습니다."

그런 다음에 그는 괜히 주변을 한번 훑었다. 턱을 매만지며 다시금 창가로 눈을 두고, 웅얼거리듯 읊조리듯 한마디를 뱉었다.

"아 참, 곧 입법 주교도 온다고 하시니 찻잔이 하나 더 필요할 겁니다."

113 나이스주 (7587064E+6)

2018-01-02 (FIRE!) 19:27:41

희야주 안녕하세요! 앗 자기소개할 타이밍인가..글러먹은 교황님을 굴리는 (아)나이스주입니다!

114 시몬주 (4417351E+5)

2018-01-02 (FIRE!) 19:30:16

주교들 만남의 장이 되어버린 시몬의 집무실ㅋㅋㅋㅋㅋㅋ(비서관:살려주세요(오들오들))

>>107 타마야! 카기야!(펑펑) 교황님 나이스샷!

115 레온주 (9117926E+6)

2018-01-02 (FIRE!) 19:31:41

>>113 nice주 안녕하새요!
행정 주교인 레온주라고 하는데, 혹시 레오닉이랑 형동생하는 선관 맺으실 생각 있으세요? 공적인 곳에서는 깍듯이 교황님 하지만 사적인데에선 행님 하는 사이!

116 시이주 (1936709E+6)

2018-01-02 (FIRE!) 19:31:48

음 그러면 저도 자기소개 할래요!
저는요
온건파
시이를
굴리고
있어요
그래서
시이주
랍니다

117 나이스주 (7587064E+6)

2018-01-02 (FIRE!) 19:32:33

진짜 저기서 제일 불쌍한 게 비서관인 것 같네요..ㅋㅋㅋㅋㅋㅋ어쩌다보니 주교 셋 사이에 낑겼..

118 레온주 (9117926E+6)

2018-01-02 (FIRE!) 19:33:56

>>114 의문의 3대장(??) 총집합... 비서관은 숨 쉬는 패턴조차 마음대로 할 수가 없고... (왈칵

119 나이스주 (7587064E+6)

2018-01-02 (FIRE!) 19:34:25

>>115 앗 네 좋습니다! 같이 선관스레로 가서 얘기 더 나눠볼까요?

>>116 멋..멋있어어...!!!(초롱초롱) 멋있어!!!!

120 리코 - 레오닉, 시몬 (818621E+58)

2018-01-02 (FIRE!) 19:35:06

주교. 이 인간의 땅 노토스를 움직이는 양광신성회의 거물들. 그 중의 둘이 만났다면, 셋 전원이 만나는일도 그리 우연은 아닐터였다. 라기보다 지금 이렇게 뚜벅뚜벅걸어 사법을 담당하는 주교의 방문을 걸어오는 여자, 누군가는 피안의 뱀으로, 누군가는 희망의 성녀로 부르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면모를 가진 리코에게 있어 슬슬 시몬과도 만날 겸해서 미리 행정을 담당하는 레오닉과 이야기를 나누고 오늘은 친선을 도모하려고 몰래 준비해둔것이다.

"실례하겠습니다. 다들 안녕하신지?"

리코는 복도의 창가로 바람이 불어 나부끼는 물빛의 머리를 정돈하고는 두 남자에게 예의바른 인사를 한다. 말로만 희망의 성녀가 아닌것인지, 그 면모에있어 결점하나없는 예법을 따른 그자체였다.

그리고 그것은 이 나라의 세 균형이 얼굴을 맡대는 자리이기도 했다.

121 시이주 (1936709E+6)

2018-01-02 (FIRE!) 19:35:30

>>119
글자 색을 말하는거라면... 참치로 이주하자마자 기능란부터 전부 싹 흝어본 저이기에 당연히 멋있을수밖ㅇ(자뻑)

122 나이스주 (7587064E+6)

2018-01-02 (FIRE!) 19:37:59

>>118 숨 쉬는 패턴이라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비서관 진짜 화이팅ㅋㅋㅋㅋㅋ

>>121 저는 봐도 모르겠던데..아무래도 날 잡고 기능란 제대로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123 시몬주 (4417351E+5)

2018-01-02 (FIRE!) 19:38:03

자기소개서 타임인가요. 온건파겸 글러먹은 사법 주교를 굴리고 있는 시몬주입니다. 잘 부탁드림다!

>>117 심지어 그 주교들이 자기가 탄 커피를 마신다고 생각하면...ㅎㄷㄷ

124 희야주 (7091771E+6)

2018-01-02 (FIRE!) 19:38:28

>>113 앗 나이스주 반가워!!!
아나에서 살짝 흠칫했...ㅋㅋㅋㅋㅋ

125 피안의 뱀 ◆6fGkSDZCMs (818621E+58)

2018-01-02 (FIRE!) 19:38:32

후후 겨우 그정도인가 이 나를 봐라.


이것이 전지전능한 나의 힘이다허세부려서 죄송합니다 살려주세요

126 나이스주 (7587064E+6)

2018-01-02 (FIRE!) 19:41:17

>>124 ㅋㅋㅋㅋㅋㅋㅋ고급시계의 그분의 이름이죠. 신념을 위한 싸움을 멈추지 마라(???)

>>125 !!!이것도 멋있어요!!!(반짝반짝) 이게 바로 신문물을 접한 기분인가요..!

127 시이주 (1936709E+6)

2018-01-02 (FIRE!) 19:43:43

>>125
음, 전 이런 것도 가능해요!

128 피안의 뱀 ◆6fGkSDZCMs (818621E+58)

2018-01-02 (FIRE!) 19:44:31

문법 겹치기가능한거였나보네 좀 의외로군

129 시이주 (1936709E+6)

2018-01-02 (FIRE!) 19:45:33

>>128
<clr red black><ruby 빨>赤</ruby></clr>
이렇게 하면 돼요!
아 참고로 off 콘솔 켰어용

130 시이주 (1936709E+6)

2018-01-02 (FIRE!) 19:45:51



off 끄면 이렇게 나와용

131 레온주 (9117926E+6)

2018-01-02 (FIRE!) 19:46:02

선관에 글 남겼어요!

이... 보잘 것 없는 레오닉은 아, 산은 산인데 오늘 뭐먹지나 고민하는 바부팅이지만 놀랍게도 이런 양반이 나라의 행정직을 해먹고 있답니다!
앗 잠깐 파면은 안대여

132 레온주 (9117926E+6)

2018-01-02 (FIRE!) 19:47:14

>>127 우와앙 싱기방기... 모바일 참치라 한자 쓰긴 넘모 어려워ㅠㅠ

133 레온주 (9117926E+6)

2018-01-02 (FIRE!) 19:48:44

>>123 인류야 내게 커피타는 솜씨를 빌려줘! (커피기옥

134 나이스주 (7587064E+6)

2018-01-02 (FIRE!) 19:49:05

여기 글자 배틀이 너무 고차원적이라 보는 것 만으로 차원의 늪에 빠질 것 같습니다..

>>132 전 한자뿐만이 아니라 영어랑 기호 번갈아 쓰는것도 힘겹다죠...

135 시이 - 희야 (1936709E+6)

2018-01-02 (FIRE!) 19:50:26

"그러고보니까 저 라일락이랑, 기린초 같은 것도 키워요! 기린초는 노란 별 같은 게 너무 예쁘거든요. 라일락은 향이 너무 좋고요..."

시이는 그리 말하며 방실방실, 어릴 적의 그 소녀 마냥 웃어보입니다. 그러다가도, 희야에 말에 부끄러운 듯 모자를 벗어 그 모자로 얼굴을 포옥, 덮습니다.

"꼬마라니. 갑자기 왜 어릴 적 얘기를 꺼내요, 희야 오빠..."

시이는 제 얼굴에서 모자를 치웁니다. 모자를 얼굴에서 치우자 나온 얼굴은 어쩌면 삐진 것도 같아보이는 모습입니다. 입을 비죽이며, 뺨을 붉히고 있는 것이 꽤나 부끄러운 모양입니다. 하긴 갑자기 어릴 적의, 식물 다룰 줄 모르던 꼬마 시절 얘기가 나오니 조금 부끄러울 만도 했겠죠.

"...그보다 그늘이요? 음... 하긴, 햇볕이 좀 세긴 하네요. 그늘, 만들어주신다면 고마울 것 같아요. 희야 오빠."

그러고보니까 그녀의 머릿속에 갑자기 떠오른 게, 희야는 벚꽃색의 고운 머리를 가졌다는 것입니다. 고운 색입니다. 평생을 지나도 갖지 못할.
모두들 너무나 예쁜 색을 가졌는데, 저는 그다지 예쁘지 못한 것 같아 잔잔했던 호수에 작은 돌이 던져져 파문을 일으킨 마냥 고요했던 기분이 흔들흔들 변해가는 느낌입니다.

136 희야주 (7091771E+6)

2018-01-02 (FIRE!) 19:53:14

>>126 ?? : 넌 강해졌다, 돌격해!! (?)

137 시이주 (1936709E+6)

2018-01-02 (FIRE!) 19:56:27

사실 시이의 이름을 영어로 쓰면 sii가 아니라 see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아니면 sea라던지, C에다가 장음을 붙인다던지.
물론 소문입니다 :)
제가 방금 만든 소문이죠!!!

138 시이주 (1936709E+6)

2018-01-02 (FIRE!) 19:58:05

아무튼 그 전에 자기소개 타이밍에 글자장난치느라 제대로 자기소개를 못했네요.
저는 저희 스레의 소녀 이단심문관이면서 숟가락 살인마(?)인 시이의 오너 시이주에요! 다들 잘 부탁합니당 :)

139 피안의 뱀 ◆6fGkSDZCMs (818621E+58)

2018-01-02 (FIRE!) 19:59:13

여담이지만 리코리스가 아닌 리코인 이유는 단순히 어감때문.
석산의 학명이기도하고.

140 레온주 (9117926E+6)

2018-01-02 (FIRE!) 19:59:25

>>137 시씨시씨씨시를 아시나ㅇ(끌려감

141 시이주 (1936709E+6)

2018-01-02 (FIRE!) 20:00:15

>>139
하긴 꽃무릇의 학명은 Lycoris radiata였죠.
리코리스!

142 시이주 (1936709E+6)

2018-01-02 (FIRE!) 20:00:55

>>140
음... 시씨식사사 아닌가요? 그, 중국 시인데 '시씨가 사자를 머거따 마시쪙 :3' 뭐 이런 시 있던 것 같은뎅

143 나이스주 (7587064E+6)

2018-01-02 (FIRE!) 20:02:20

>>138 숟가락 살인마라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거 그거 아닌가요ㅋㅋㅋㅋㅋㅋ

>>139 석산이라니 그 꽃은..!!(동공지진)

144 레온주 (9117926E+6)

2018-01-02 (FIRE!) 20:02:27

>>142 넹 그거요. 그냥 생각나가지구 (먼산)

145 피안의 뱀 ◆6fGkSDZCMs (818621E+58)

2018-01-02 (FIRE!) 20:04:04

피안의 뱀이라는 이유도 다 풀네임 때문.

146 시이주 (1936709E+6)

2018-01-02 (FIRE!) 20:04:46

>>143
네 그거죠. 숟가락으로 뚜까뚜까 때려서 죽이는 살인마.
시이의 무기는 숟가락이니까요! :3

>>144
으헿 하긴 그렇군요! shìshìshì(하략)

147 살려주세요 - 레오닉, 리코 (4417351E+5)

2018-01-02 (FIRE!) 20:06:01

"네...?"

뭐지 이 의문의 삼대장 총집합은? 슬슬 호흡곤란이 오는 것 같은 비서관이 간단한 다기와 다과를 가져오고는 빠른 걸음으로 도망쳐 버렸다. 도망칠 수 없는 시몬은 간신히 평정을 유지하며 끓는 물을 티포트와 컵에 조금 따랐다.

"미리 언질이라도 해주셨다면 준비라도 했을 것을."

양반은 못되는지 말이 나오자마자 도착하셨다. 한숨을 쉰 시몬이 리코에게 가볍게 목례를 했다. 이제 됐겠지. 컵의 물을 버린 시몬이 티포트에 찻잎을 넣고 끓이기 시작했다.

"안녕하셨는지요. 미흡한 솜씨이나 차라도 한 잔 들고가시겠습니까?"

능숙하다 못해서 우아함까지 느껴지는 손길로 자신의 컵에 차를 따른 시몬이 눈짓으로 맞은편 쇼파에 앉기를 종용했다. 홍차 종류라 불안했는데 다행히 향은 나쁘지 않았다.

"제가 차를 즐기기에 차를 선택했습니다만. 커피, 주스가 없지는 않습니다. 내어올까요?"

가엾은 비서관을 재소환 해야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괜찮다. 시몬이 자애심이 넘쳐흐르는 미소를 지으며 둘을 쳐다봤다.

//계속계속 늦어서 죄송합니다(마른세수)

148 희야 - 시이 (7091771E+6)

2018-01-02 (FIRE!) 20:13:09

“ 라일락? 엄청 예쁘겠다. 내가 좋아하는 꽃 중에 하나야. “

희야가 다시 한 번 살풋 미소를 지었다. 그 웃음에는 그 어떤 그림자와 부정도 없었다. 정말 깨끗한, 자연과 같은 웃음이었다. 꽃이라면 어떤 아이던 안좋아하겠냐만은 라일락은 그가 특히나 더 좋아하던 꽃이었다. 라일락이 잘 어울리는- 아, 그만. 희야가 잠시 눈을 가늘게 뜨더니, 다시 그 너른한 눈으로 시이를 바라본다.

“ 십년이면 엊그제 이야기지. 그때는 희야오빠, 희야오빠 하면서 따라 다니는 게 정말 귀여웠는데. 아, 물론 지금도 귀여워 “

부끄러워진 듯 모자를 푹 눌러쓰는 시이를 보며 희야가 장난스레 대꾸했다. 다시금 모자를 치워내자 장미꽃 색으로 물든 두 뺨이 햇살에 비추어진다. 희야는 그런 시이를 보며 쿡쿡, 장난스런 웃음을 그려낸다.

“ 으음, 잠시만... “

희야는 천천히 몸을 펴 일어난 뒤 시이에게서 두세 걸음 정도 떨어져서는 느긋히 그 주변을 걷기 시작했다. 두세걸음도 채 되지 않을 공간을 잠시 빙빙 도는 가 싶더니, 나무 한 그루 정도가 있으면 좋을 듯한 공간을 발견해냈다. 여기가 좋겠네, 볕도 잘 드는 자리이니 나무가 더 자라나기에도 나쁘진 않을 작은 공간. 희야는 몸을 숙여 햇빛에 반짝이는 풀들을 한 번 쓰다듬고는 다시 발걸음을 옮겨 시이의 옆에 풀썩 앉아버렸다.

“ 자, 신기한 거 보여줄까? “

그늘을 만들어준다던 사람은 어디가고, 희야는 두 다리를 쭉 뻗고 앉아서는 시이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그는 시이의 대답을 채 듣기도 전에, 살짝 손가락을 퉁겨냈다.
방금 전 희야가 손으로 쓸어내렸던 자리에는 아까까진 보지 못했던 작은 새싹 하나가 피어 올라 있었다. 너무도 작고 여려서, 금방이라도 짓밟힐 것만 같은 새싹이. 다시 한 번 손가락을 퉁기는 소리가 들려오자, 새싹은 푸르른 빛을 머금더니 마치 시간을 빠르게 돌리는 듯 자라나기 시작했다. 작고 귀여웠던 새싹은 어느새 꼬마아이의 키 정도로, 그리고 또 다시 성인 남성의 키 정도까지 올라오는 어린 나무로, 그리고 또 다시 자라나 어엿한 벚나무로.
몇 십, 몇 백 년을 걸쳐 일어날 나무의 성장은 채 오분도 되지 않을 시간에 마침표를 찍어냈다. 그 과정을 보는 기분은, 신비하면서도 어딘가 석연찮았지만. 하지만 어떠하랴, 만개한 벚꽃은 너무나도 아름다웠고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의 장난에 흩날리는 꽃비는 당신의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추억 조각이었다.

“ 자주 하는 건 아닌데, 시이가 그늘을 만들어 달라고 해서 한거야. “

분명 그늘이 필요하냐 물었던 것은 희야였건만. 희야는 어린아이 같은 웃음을 지어냈다.

149 피안의 뱀 ◆6fGkSDZCMs (818621E+58)

2018-01-02 (FIRE!) 20:13:51


이노래 틀면 되는 부분인가

150 희야주 (7091771E+6)

2018-01-02 (FIRE!) 20:13:52

꺄악 너무 길어졌어

151 시몬주 (4417351E+5)

2018-01-02 (FIRE!) 20:14:22

시몬:인류야 나에게 차타는 솜씨를 빌려줘(덜덜)

뻘글이지만 시몬의 집무실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의자&책상이 맨 끝에 있고 그 앞으로 푹신푹신한 긴소파와 세로로 긴 직사각형 모앙의 탁상이 있습니다.

152 시이주 (1936709E+6)

2018-01-02 (FIRE!) 20:16:41

하긴 어릴 적에는 시이가 좀 더 순수했겠죠. ㅎㅎㅎㅎㅎ
부스러기 시이(아홉쨜): 와아... 희야 오빠 머시땅...(눈반짝반짝)(빵끗빵끗)
쪼가리 시이(열네살): ...희야 오빠는 그나마 믿을만한 사람이에요.(죽은눈)(처량)
덩어리 시이(현재, 19살): ...희야 오빠 덕에 다른 사람도 믿고 있어요.(생기)(미소)

153 나이스주 (7587064E+6)

2018-01-02 (FIRE!) 20:16:44

>>149 ㅋㅋㅋㅋㅋㅋㅋㅋㅋ적절한 브금입니다ㅋㅋㅋㅋ

>>151 아나이스의 하찮은 솜씨라도 빌려 드릴까요..!(안된다)

154 시이주 (1936709E+6)

2018-01-02 (FIRE!) 20:17:16

>>150
괜찮아요! 저 잠깐 편의점 나갔다 오느라 쪼금 늦을수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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